리걸테크는 법률시장의 뜨거운 감자다. 기존의 관행을 깨트린 혁신적 법률서비스냐,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플랫폼 사업자냐를 두고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한다. 서로 간의 합의를 통한 해법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최종 결정은 정치권에서 도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 개척과 전통적 법률서비스와의 대결을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로앤컴퍼니, 로앤굿, 엘박스 등 리걸테크 업체들은 한마디로 악전고투하고 있다. ■로앤컴퍼니 누적 상담 74만건 로앤컴퍼니는 2014년 7월 법률서비스 플랫폼 '로톡(LawTalk)'을 출시한 후 성장을 구가해왔다. 로앤컴퍼니에 따르면 2022년 7월 말 기준 누적 방문자 약 3070만명을 기록했다. 누적 방문자 수는 2020년 7월 1420만명에서 2021년 7월 2040만명 등으로 꾸준히 늘었다. 누적 법률상담 건수는 약 74만건에 달한다. 2021년 말 기준 로톡에서 진행된 법률상담을 통해 사건을 수임하며 발생한 연간 추정 수임 거래액은 약 4735억원에 이른다. 2021년 7월 중소벤처기업부 '2021년도 예비유니콘 특별보증 참여기업'에 선정됐으며, 2022년 1월 약 230억원 규모의 프리-시리즈C 투자를 유치하면서 누적 투자액은 400억원을 넘어섰다. 국내 최초의 리걸테크 유니콘으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로앤컴퍼니는 올해 1월 '빅케이스' 출시 1년 만에 회원 수가 1만6000명을 기록하며, 법률정보 검색서비스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음을 알렸다. 빅케이스는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은 판례를 보유하고 있으며, 회원가입만 하면 누구든지 무료로 법률정보를 검색할 수 있어 주목을 받았다. 2022년 말 기준 전체 회원 수는 1만6400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변호사 회원은 약 3000명을 확보했다. 빅케이스의 보유 판례 수는 약 320만건으로 전문 판례가 약 115만건, 판례의 일부가 공개되는 미리보기 판례가 약 205만건이다. 연간 매출액 추이는 2020년 30억9000만원, 2021년 41억원, 2022년 29억5000만원으로 지난해 실적이 크게 감소했다. 대한변호사협회의 반발로 가입·활동 변호사 수가 6개월 만에 절반 가까이 급감해 주요 매출원인 플랫폼 광고 매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영업손실은 2020년 49억2000만원, 2021년 103억9000만원, 2022년 154억9000만원을 기록했다. 대표적인 수익성 악화 요인은 7년여 동안 이어지고 있는 대한변협과의 공방전이다. 이로 인해 주력사업의 성장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2020년 출시해 10개월 간 누적 이용 16만건으로 주목을 받았던 로톡의 형량예측 서비스는 대한변협의 광고규정 개정으로 베타서비스 단계에서 종료하게 됐다. 혁신의숲 관계자는 "규제로 인해 본사업 집중에 어려움이 있으나 2024년 총선 전에 규제 개혁에 대해 어느 정도 긍정적인 결과를 마련할 경우 법률정보 검색·분석, 법률문서 자동 작성, 전자계약 등 서비스를 확장할 기회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좀처럼 풀리지 않는 자본시장 분위기와 현재 리걸테크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펀딩 및 파이낸싱 측면의 어려움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특정 분야의 선점 효과를 고려하는 사모펀드 등의 입장에서는 전술적 기회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로앤굿 최단시간 100억 투자유치 로앤굿은 2020년 5월 설립 이후 3년 정도 업력을 쌓은 리걸테크 스타트업이다. 서비스 전략은 크게 3가지로 △변호사의 견적 제안서를 받고 상담할 수 있는 '법률상담' △변호사 선임시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는 '소송금융' △변호사 선임 이후 소송 진행상황을 알려주는 '사건관리'다. 특히 국내 최초 론칭한 '소송금융(소송펀드)'은 승소 가능성이 높은 의뢰인에게 변호사 비용(착수금)을 지급하고, 최종 승소시 약정금을 상환하는 형태의 서비스다. 패소할 경우 소송금융 회사의 손실로 처리된다. 로앤굿은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미래에셋벤처투자, HB인베스트먼트, 스프링벤처스, 한빛인베스트먼트, 나우IB캐피탈 등으로부터 지난해 7월과 올해 1월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4월 투자유치에 나섰을 당시 포스트 밸류(투자 후 기업가치)로 약 1000억원을 제시했다. 대한변협과의 공방속에서도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와 미래에셋벤처투자의 투자를 유치하며, 최단 기간 내 누적 투자금 100억원을 돌파한 리걸테크 기업이 됐다. 로앤굿의 연간 매출액은 2020년 3000만원, 2021년 1억원이다. 2020년 3억7000만원, 2021년 11억3000만원의 영업손실을 내 아직은 사업 성과를 유의미하게 측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다만, 거래건수 및 평균 거래단가는 전년동기 대비 성장을 보여준다. 회사 측에 따르면 로앤굿 서비스는 출시 2년 만에 약 200만명의 이용자가 4만건 이상의 사건을 의뢰했다. 착수금 기준 14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비대면 변호사 선임비율이 40%에 육박할 정도로 높다. ■엘박스, 변호사 3분의 1이 사용 판결문 검색서비스 엘박스는 전국 각급 법원의 판결문부터 판결 관련 뉴스, 참고문헌에 이르기까지 일괄적으로 검색할 수 있는 국내 최대의 법률 데이터 검색 서비스다. 약 200만건 이상의 판결문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핵심 경쟁력이며, 국내 전체 변호사의 3분의 1이 넘는 약 1만2000명의 변호사가 사용하는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2019년 5월 설립 이후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 연속으로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2022년 12월 SV인베스트먼트, KB인베스트먼트, 한국산업은행, 다올인베스트먼트, 아주IB투자,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로부터 총 18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올해 2월에는 삼성벤처투자로부터 20억원을 추가로 투자받았다. 국내 법률서비스는 송무, 자문, 컨설팅 등에서 업무 수행을 위한 리서치 및 법률 정보 열람에 접근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엘박스는 하급심 판결문 데이터 제공을 바탕으로 IT기술을 도입함으로써 서비스 과정을 효율화, 업무 효율을 높이며 변호사 수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성장시켜왔다. 매출액은 2021년 2000만원에서 2022년 8억8000만원으로 급격히 성장했다. 전년 대비 매출 성장을 보여주고는 있으나 매출과 영업이익을 통해 유의미한 사업 성과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시리즈B 투자유치 이후 엘박스는 올해 부산지방변호사회, 경기북부변호사회, 전북지방변호사회 등과의 양해각서(MOU)를 통해 법률전문가의 업무 효율을 개선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데 집중하고 있다.*해당 보고서 원문은 혁신의 숲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2023-06-14 18:16:51미국 투자은행 JMP증권은 수공예 등 고객 맞춤형 제품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오는 2025년까지 총 30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수공예 전자상거래기업 엣시(ETSY)는 지난해 4·4분기 활성 구매자가 2019년 대비 2배 증가했고, 국내 창작자 기반 커머스 플랫폼 역시 지금은 변화와 도전의 시기다. 백패커는 △아이디어스 △텀블벅 △스테디오를 통해 판매·펀딩·후원을 수직통합해 생태계 구축 및 핸드메이드 전체 시장을 키우는 방향으로 목표를 설정했다. 스타트업과 1인 창업가 기반으로 성장한 와디즈는 사업영역을 넓히며 금융 및 마케팅 지원, 제품 사입 등 종합지원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있다. 국내 창작자 기반 커머스 플랫폼 투 톱의 고객만족과 수익성 제고 전략적이 주목을 받는 상황이다. ■백패커, 공격적 M&A로 성장 김동환 대표가 설립한 백패커는 창립 10주년을 맞은 지난해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백패커는 2012년 수면을 도와주는 '굿슬립', 통합 검색 플랫폼 '퀵서치' 등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출시하며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특히 2014년에는 니치마켓으로, 통일된 판매채널이 없던 핸드메이드 시장을 발굴하면서 아이디어스 플랫폼을 구축했다. 아이디어스는 작가들이 직접 제작한 핸드메이드 작품을 감상하는 동시에 구매도 가능해 다른 패션 플랫폼과 차별화에 성공했다. 각종 수공예품(액세서리 등), 의류, 수제 먹거리 등 핸드메이드 제품을 사고파는 대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백패커는 핸드메이드 시장 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진행했고, 2019년 7월 모바일 콘텐츠 기업 '페이브'를 인수하면서 아이디어스의 동영상 콘텐츠 사업에 완성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 동영상 교육, 사용기 등의 콘텐츠 내용을 보강하는 것을 비롯해 전반적인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강화했고, 무엇보다 소상공인 작가가 직접 수업을 운영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취미 클래스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2020년 6월 국내 펀딩 크라우드 플랫폼 '텀블벅'을 인수하면서 신진 작가를 비롯해 아이디어스 플랫폼 내 활동 작가들의 수익 창출을 만들어 가는 전략을 강화했다. '텀블벅' 펀딩을 통해 창작자금을 확보한 작가는 아이디어스 플랫폼을 활용해 제품을 판매하는 선순환을 만들어가고 있다.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판매해 상품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더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말 기준 아이디어스와 텀블벅에서는 각각 핸드메이드 작가 3만5000명, 창작자 2만6000명 이상이 활동하고 있다. 올해 1월 투자자들은 금리 상승과 증시 침체로 투자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도 아이디어스의 추가 성장성에 주목하면서 투자 검토에 나섰다. 기업가치는 2020년 투자유치 시점보다 높게 인정받았다. 백패커는 확보한 투자금으로 △2024년 상반기 동아시아, 일본, 미국 등 해외 시장 진출 △아이디어스와 텀블벅의 사업 및 인력 등 인프라 확대와 서비스 고도화 △작가·창작자의 환경 개선 등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혁신의숲 관계자는 "핸드메이드 생태계를 만드는 게 백패커의 비전이기 때문에 당장의 수익성에만 매진하기보다 시장을 키우는데 기여하는 것에 목표 설정을 했을 것"이라면서 "향후 큰 규모로 성장을 가정할 경우 어떤 수익 모델과 사업의 확장 모델로 검증해 나갈 것인지 주목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와디즈, 국내 대표 클라우드 펀딩 플랫폼 2012년 5월 설립된 와디즈는 국내 대표적인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기업이다. 아이디어와 기술은 있지만 자금이 부족하거나 시장에서 테스트가 필요한 개인이나 스타트업을 소개해 크라우드 펀딩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사업 구조는 보상형(리워드형)과 증권형(지분투자형)으로 구분된다. 보상형은 커머스 형태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방식이며, 증권형은 기업의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한다. 특히 보상형 사업구조의 기반은 창작자 또는 창업자 기반의 커머스로 백패커 사업모델 유사하다. 와디즈는 크라우드 펀딩뿐만 아니라 공간 와디즈, 와디즈 스토어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 과정 속에서 보편적인 것이 아닌, 상품·브랜드 콘텐츠의 차별화에 집중해왔다. 온라인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던 와디즈는 2020년 4월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공간 와디즈, 2021년 9월 새로운 커머스 플랫폼 와디즈 스토어를 선보였다. 또 금융 외 마케팅 지원, 제품 사입 등 종합 지원 솔루션으로 발을 넓혔다. 그중에서도 와디즈 스토어는 검증된 제품만 입점할 수 있기에 좋아하는 것을 적극 지지하는 '팬슈머'들을 위한 신유통채널로 주목받고 있다. 와디즈의 1000여 펀딩 메이커(창작자·창업자)가 160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개설했으며, 와디즈 스토어는 첫 론칭한 2021년에 비해 2022년에 거래액 333%, 프로젝트 라이브 수는 352% 증가했다. 특히 스몰 브랜드의 판로 개척과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와디즈는 꾸준한 성장 자금 확보로 직접투자와 해외 진출·지원 등 엑셀러레이팅 영역으로 사업 확장을 시도했다. 2020년 5월 사내 조직에서 스핀오프로 출범한 와디즈파트너스(옛 와디즈벤처스)는 독립 이후 사모펀드(PEF) 운영을 통해 업체를 발굴하고 투자한다. 아이웨어 브랜드 '프레임몬테나'가 대표적인 사례다. 직원 3명의 소규모 핀테크업체로 출발한 와디즈는 매번 적기에 성장 자금을 성공적으로 유치했다. 2015년 4월 10억원의 시드자금 수혈을 시작으로, 2016년 1~3월 시리즈A로 45억원, 2017년 시리즈B 110억원, 2019년 시리즈C 310억원, 2021년 시리즈D로 1000억원까지 모두 5~6차례에 걸쳐 투자를 받았다. 특히 2016년 1월 와디즈가 금융당국에서 국내 1호로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 라이선스를 취득하면서 사업은 성장기에 진입했다. 사업이 제도적으로 가능성을 입증받으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높아졌고, 시리즈A에 아이디벤처스를 비롯해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디티앤인베스트먼트, 대교인베스트먼트 등 다수의 벤처캐피탈이 참여했다. 2019년에는 기업공개(IPO)를 위한 주관사과 신한금융투자와 미래에셋증권을 선정했다. 신한금융투자는 2017년 와디즈와 상장주관사 예비 계약을 체결했고, 미래에셋대우는 테슬라 제도(이익 미실현기업 상장) 사업모델 등을 활용한 IPO 딜을 성사시킨 경험이 높게 평가됐다. 당시 와디즈의 코스닥시장 상장 목표 시점은 2020년 하반기, 기술평가 특례제도로 IPO 계획을 수립했다. 상장 기업가치는 1조원 수준으로 언급됐다. 혁신의숲 관계자는 "와디즈는 단순 크라우드 펀딩 지원을 넘어 더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추가 투자, 와디즈 스토어를 통한 판로 지원, IP사업, 풀필먼트 사업(와-딜리버리) 등 밸류체인 플랫폼을 추구한다"면서 "이는 종합 지원 솔루션이 가능토록 사업 영역을 확장 및 전개하고 있는 점에서 지켜볼 만하다"고 전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2023-05-17 18:21:35우리나라는 미국, 유럽, 일본 등에 비해 주류산업에 대한 규제가 까다롭고 세율도 높은 편이다. 예를 들어 국내에서는 주류의 통신판매가 금지돼 있었으나 팬데믹 상황에서 제한적으로 규제가 완화됐다. 주류 구매자 본인 확인이 전제된 온라인에서 주문 및 결제를 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수령을 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규제 완화의 토대에서 탄생한 사업이 주류 스마트오더(픽업) 커머스 플랫폼이다. 주류 스마트오더 커머스 플랫폼들이 많은 사람들의 입맛을 바꿔 놓았고, 고가의 위스키마저도 '오픈런'이 나오기도 한다. 데일리샷과 달리는 새로 만들어진 주류 스마트오더 커머스 플랫폼 시장의 대표주자들이다. ■막오른 주류 스마트오더 시대 13일 혁신의숲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던 주류의 통신판매는 1998년 전통주에 한해 제한적으로 허용한 후 점차 확대돼왔다. 코로나19로 술자리가 극단적으로 축소되고, '홈술족'이 늘어나면서 2020년 4월 스마트오더 방식의 주류 판매를 허용하는 내용의 '주류의 통신판매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가 개정됐다. 온라인 구매 채널에서 1차 성인인증 후 주문하고, 직접 지정한 오프라인 상점에서 2차로 본인 확인한 다음 제품을 수령하는 방식이다. 규제 완화 소식과 함께 기존의 유통 대기업들이 자사 유통 플랫폼에서 일제히 스마트오더를 도입했고, 주류 분야 스타트업 데일리샷은 스마트오더 커머스로 선회했다. 오프라인 거점이 많은 편의점 앱을 중심으로 활성화됐는데 사용자 경험이 확대되면서 대형마트를 비롯해 신세계L&B 산하 리쿼샵 '와인앤모어', 롯데마트 산하 리쿼샵 '보틀벙커' 역시 스마트오더로 주류 주문이 가능하게 됐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도 데일리샷에 이어 법안 시행 전부터 사업을 준비한 달리를 비롯해 키햐, 짠샵, 1킬로미터와인 등 많은 사업자들이 적극적으로 독자적인 커머스 채널을 구축하고 있다. ■데일리샷·달리 시장 쌍두마차 데일리샷은 2020년 12월 스마트오더 서비스를 론칭했다. 2021년 7월과 지난해 9월에 각각 30억원, 9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독립 주류 스마트오더 커머스 1위 사업자다. 달리는 2019년 10월 식사와 와인, 위스키 등 다양한 주류의 페어링에 특화된 서비스로 출발했다. 창업 직후 팬데믹을 맞으면서 주류업계와 요식업계 모두 업황이 경색됐으나 때마침 스마트오더가 허용되면서 2021년 3월 스마트오더 커머스 플랫폼을 론칭했다. 주류 스마트 오더는 고객의 집까지 배송할 수는 없는 제도적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숫자의 픽업거점을 확보해 촘촘한 배송망을 구축하는 것이 관건이다. 지난달 기준으로 데일리샷은 전국 1546개의 픽업 매장, 달리는 431개의 픽업 매장을 확보하고 있다. 주류 스마트오더 서비스는 주류판매 면허가 있는 일반 음식점이라면 쉽게 가맹점이 될 수 있다. 유통 마진을 플랫폼과 소상공인이 분배하는데 소상공인 입장에서도 부가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에 가맹점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플랫폼 내 구매 가능 주류는 3월 기준 데일리샷은 스마트오더 픽업 상품 2331개와 직배송 상품 39개, 달리는 스마트오더 픽업 상품 2228개와 직배송 상품 352개 수준이다. 온라인 커머스 특성상 가격비교가 수월하기 때문에 동일 상품이라면 가격이, 희소성이 있는 상품이라면 입점 여부가 결정적인 차이로 작용한다. 데일리샷은 월평균 12.9%, 달리는 월평균 22.0%로 양사 모두 매우 가파른 트래픽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달리는 초기투자가 이뤄졌던 2022년 7월 이후 플랫폼 고도화를 통해 약 5배에 가까운 트래픽이 증가했다. 두 회사 모두 지난해 12월 최고 거래액을 기록했는데 연말 홈파티 수요가 급증한 덕분으로 분석된다. 월별 성장률은 데일리샷이 19.5%, 달리는 10.9% 수준이다. 금융권 거래데이터 기준 데일리샷의 객단가는 약 10만원, 달리의 객단가는 7만원선으로 알려졌다. ■데일리샷은 채널, 달리는 직배송 두 회사의 서비스가 지향하는 목표에는 차이가 있다. 데일리샷은 자신들이 취급하는 상품에 대한 테이스팅 노트, 역사와 이야기를 전달하는 콘텐츠 등을 통해 신뢰도를 높인다. 사실 오픈런이 일어나는 주류는 소수이고, 이 상품들은 별도의 마케팅이 굳이 필요하지 않다. 문제는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품목들인데 해당 상품의 판매를 가능하게 하는 요인이 바로 큐레이션 정보 전달이다. 테이스팅 노트 같은 정보를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통 방식의 확장 측면에서도 데일리샷과 달리는 다른 방향을 선택했다. 데일리샷은 지역 리쿼샵(주류소매상점)을 플랫폼으로 편입시켜 음식점 가맹점뿐만 아니라 리쿼샵도 거점으로 활용하는 '술픽업NOW'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역 리쿼샵들은 각기 다른 유통라인을 갖고 소매점을 운영하는 상인들이기 때문에 데일리샷이 커버할 수 없는 상품 소싱의 음영지역을 채워주는 역할을 해 다양한 주류 품목이 플랫폼에 입점되는 효과가 있다. 달리는 직배송 품목 확장에 더욱 역량을 집중한다. 다양한 주류용품, 전통주, 무알콜음료 등은 물론 해외직구 상품도 입점시켰다. 스마트오더가 편리하다고는 해도 직배송보다 편리하지는 않기 때문에 고객들의 이용 유인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이한 점은 해외직구 상품의 입점이다. 주세법에서 주류 통신판매를 금지하고 있는 근본적인 원인은 사업자의 탈세를 단속하기 어렵기 때문이며, 단속의 주체도 구매자가 아닌 사업자다. 그런데 해외 직구의 경우 단속의 주체가 해외 사업자이고, 관세청의 통관 과정을 거치며 명확하게 세금이 신고되기 때문에 단속할 이유가 없다. 유력한 해외 사업자와 협력관계를 구축해 직접 상품을 조달할 수 있다면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해당 보고서 원문은 혁신의 숲 홈페이지(www.innoforest.co.kr/report)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2023-04-13 18:32:11기술의 발전과 시장의 흐름에 발맞춰 여행산업도 진일보하고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 혁명으로 기존 여행사가 온라인 여행사(OTA)로 진화하고, 성숙기에 접어든 것이 최근 10여년 사이 벌어진 일이다. OTA는 여행 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공과 숙박을 최저가로 찾아준다는 고객가치를 내세우고 있다. 우선 고객은 최저가를 찾아주는 플랫폼을 옮겨가며 구매하는 것이 낫고, 공급자도 복수의 플랫폼에 상품을 내거는 것이 유리하다. 플랫폼 충성도가 비교적 낮고, 차별화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에 OTA 시장은 차별화 요소를 개발하는 대신, 몸집을 불려가면서 거래액을 키우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플랫폼에 현금이 유입되는 시점과 고객이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현금이 유출되는 시차가 존재하는데 그 사이에서 거대한 자금을 운용하며 금융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어서다. 그럼에도 OTA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나타내며 여행의 본질적인 요소인 장소와 시간, 경험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혁신을 시도하는 도전자들이 있다. ■장소의 확장-스테이폴리오 가벼운 마음으로 가족 또는 지인들과 펜션에 숙박해본 경험이 있다면 몇몇 불쾌한 기억이 떠오를 것이다. 청결하지 못한 외관과 내부시설, 전혀 흥미가 생기지 않는 인근의 즐길거리 등이다. 2015년 설립된 스테이폴리오는 '파인스테이' 큐레이션을 지향한다. 마치 고급 레스토랑의 파인다이닝처럼 고습스러운 숙소와 만족스러운 여행 경험을 제안하는 것이 목표다. 누구라도 하루쯤 묵고 싶은 숙소를 찾아 큐레이션하거나 여행자의 감성 및 동선을 고려해 공간을 전면 재구성하기도 한다. 스테이폴리오가 여행장소를 큐레이션하는 기준은 독창성, 디자인, 환대, 그리고 가격이다. 이들 요소가 만족할 만한 수준이어야 입점이 가능하다. 건축가 출신인 이상묵 대표의 철학에 따른 것으로 플랫폼의 개성과 차별화를 만들어낸다. 입점하는 공간들 역시 자신들의 철학에 부합하는 플랫폼에 입점하기를 원한다는 측면에서 소싱 경쟁력 확보도 기대할 수 있다. 덕분에 스테리폴리오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여행산업이 침체됐던 2021년 시리즈A로 50억원을 유치했고, 지난해 12월에 같은 라운드로 50억원을 추가했다. 스테이폴리오는 트래픽과 소비자 거래 측면에서 월 평균 4.4%, 5.0%의 증가세를 보이며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이다. 혁신의숲 관계자는 "스테이폴리오의 기준을 충족한 국내 숙소와 특정 수요 고객 집단의 교집합에서 수익 시장이 형성돼 있고, 고객들의 취향과 숙소의 질적인 동반 성장이 이뤄질 것이기에 수익 시장의 크기가 더욱 확장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해외여행의 회복에 발맞춰 해외 지점을 늘리는 방식으로도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양질의 인력 수급이 필수적인데 3년 전에 비해 4배 가까운 조직 확대를 이뤄내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시간의 확장-트래블메이커스(호텔에삶) 제주도를 비롯해 여러 지방에서 한 달 살기가 유행이다. 많은 단기임대 플랫폼들이 임대매물을 받아 플랫폼에 입점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으나 고객 가운데는 편리한 시설, 서비스와 접근성을 중시하는 고객이 존재한다. 트래블메이커스는 2019년 설립됐다. 장기투숙 트렌드에 맞게 접근성과 편의성의 좋은 호텔에서 '한 달 살기'를 제안하는 '호텔에삶'을 운영하며 높은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호텔과의 독점계약을 통해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이 차별화 포인트로 작용, 월 평균 트래픽 증가율 16.9%의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혁신의숲 관계자는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하는 양면 플랫폼의 경우 모두를 만족시켜야 비즈니스가 성사된다"면서 "호텔에삶은 언뜻 수요자 중심 서비스로 보이지만 공급자에도 충분한 고객가치를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숙박업은 평일과 주말의 수요가 불규칙하다. 기존 OTA는 단순히 예약을 중개하는 역할에 마무르는 탓에 수요예측이나 공실 리스크를 해소해주지 못하는 반면, 호텔에삶은 장기투숙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기획하고, 고객관리를 담당해주므로 공급자들로부터 놓은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 그 결과 트래블메이커스는 2021년 영업흑자를 냈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초기에 수익성을 포기하고 규모 확대에 힘쓰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혁신의숲 관계자는 "아직 입점하지 않은 국내 호텔 및 해외 거점으로 확장된다면 훌륭한 수익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전했다. 트래블메이커스는 지난해 5월 프리-A 투자로 마젤란기술투자와 신용보증기금 등에서 10억원을 유치했는데 후속 라운드에서 본격적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불러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경험의 확장-트립비토즈 '어느 시점이 여행의 시작인가'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다. '설렘'을 기준으로 따져본다면 여행을 계획하는 단계부터 여행은 이미 시작됐다는 판단이다. 트립비토즈는 영상 콘텐츠를 기반으로 여행 경험의 범위를 확장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대부분의 OTA는 텍스트와 사진을 베이스로 정보를 전달한다. 하지만 고객들은 스크롤을 내리며 텍스트와 사진을 '공부'해야 하는데 피로감을 호소한다. 트립비토즈는 여행지를 짧은 영상으로 만들어 미리 체험해볼 수 있도록 했다. 또 고객들이콘텐츠 제작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리워드(보상) 체계를 구축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트립비토즈는 월간 활성이용자 수(MAU) 및 거래건수 성장률이 각각 8.6%, 4.1%를 기록했다. MAU는 약 17만명, 월 거래건수를 2만건에 이른다. 30만원이 넘는 높은 평균 거래단가를 감안하면 일정부분 시장성을 증명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수의 고객을 확보한 기존 OTA들도 영상 리뷰 등을 시도할 수는 있겠지만 전면적인 개편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트립비토즈의 차별적인 매력이 여기에 있다. 이 덕택에 트립비토즈는 2020년 1월 시리즈A로 33억원, 2021년 10월 프리-B(60억원)에 이어 지난해 12월 시리즈B로 50억원을 각각 투자받았다. 다만, 트립비토즈는 2021년 결산 기준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혁신의숲 관계자는 "대량의 영상 콘텐츠 업로드와 대규모 트래픽으로 다른 플랫폼 대비 서비스 유지에 과다한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지속가능한 수익구조를 확보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해외진출이나 콘텐츠 역량강화 등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여행산업은 가치사슬 내에서 여러 산업과 환경으로부터 영향을 주고받는다. 스테이폴리오나 호텔에삶, 트립비토즈와 같은 스타트업 비즈니스가 성장하면 산업 전·후방에서 새로운 사업기회가 창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
2023-02-22 19:01:47[파이낸셜뉴스] 스타트업 성장 분석 플랫폼 '혁신의숲'에서 투자 성향이나 성과 등 투자 정보를 더 자세하게 얻을 수 있게 됐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마크앤컴퍼니(혁신의숲 운영사)는 최근 혁신의숲 '투자사 데이터룸'을 업데이트했다. 스타트업 투자사들에게 더욱 폭넓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투자사의 공동투자사, 선행·후속투자사, 그 외 투자 성향과 성과 등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공동투자사 간의 지향점이 다른 경우, 사업을 진행 할 때 혼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공동 투자 경험이 있는 투자사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 또 혁신의숲이 축적해온 스타트업 데이터와 교차분석을 통해 △투자했던 포트폴리오사들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투자사가 끊임없이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성향인지 △소신있고 도전적인 성향으로 투자하는지 등을 알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혁신의숲 관계자는 "스타트업 생태계 안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데이터들을 수집, 분석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할 수 있고, 그 관심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스타트업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목표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경표 마크앤컴퍼니 대표는 "스타트업 혹한기가 도래한 시점에서 스타트업들은 영리하게 투자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며 "혁신의숲의 투자사 데이터룸을 활용해 스타트업의 투자와 성장에 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2023-02-21 09:22:57[파이낸셜뉴스] 기술의 발전과 시장의 흐름에 발맞춰 여행산업도 진일보하고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 혁명으로 기존 여행사가 온라인 여행사(OTA)로 진화하고, 성숙기에 접어든 것이 최근 10여년 사이 벌어진 일이다. OTA는 여행 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공과 숙박을 최저가로 찾아준다는 고객가치를 내세우고 있다. 우선 고객은 최저가를 찾아주는 플랫폼을 옮겨가며 구매하는 것이 낫고, 공급자도 복수의 플랫폼에 상품을 내거는 것이 유리하다. 플랫폼 충성도가 비교적 낮고, 차별화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에 OTA 시장은 차별화 요소를 개발하는 대신, 몸집을 불려가면서 거래액을 키우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플랫폼에 현금이 유입되는 시점과 고객이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현금이 유출되는 시차가 존재하는데 그 사이에서 거대한 자금을 운용하며 금융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어서다. 그럼에도 OTA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나타내며 여행의 본질적인 요소인 장소와 시간, 경험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혁신을 시도하는 도전자들이 있다. ■장소의 확장-스테이폴리오 가벼운 마음으로 가족 또는 지인들과 펜션에 숙박해본 경험이 있다면 몇몇 불쾌한 기억이 떠오를 것이다. 청결하지 못한 외관과 내부시설, 전혀 흥미가 생기지 않는 인근의 즐길거리 등이다. 2015년 설립된 스테이폴리오는 '파인스테이' 큐레이션을 지향한다. 마치 고급 레스토랑의 파인다이닝처럼 고습스러운 숙소와 만족스러운 여행 경험을 제안하는 것이 목표다. 누구라도 하루쯤 묵고 싶은 숙소를 찾아 큐레이션하거나 여행자의 감성 및 동선을 고려해 공간을 전면 재구성하기도 한다. 스테이폴리오가 여행장소를 큐레이션하는 기준은 독창성, 디자인, 환대, 그리고 가격이다. 이들 요소가 만족할 만한 수준이어야 입점이 가능하다. 건축가 출신인 이상묵 대표의 철학에 따른 것으로 플랫폼의 개성과 차별화를 만들어낸다. 입점하는 공간들 역시 자신들의 철학에 부합하는 플랫폼에 입점하기를 원한다는 측면에서 소싱 경쟁력 확보도 기대할 수 있다. 덕분에 스테리폴리오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여행산업이 침체됐던 2021년 시리즈A로 50억원을 유치했고, 지난해 12월에 같은 라운드로 50억원을 추가했다. 스테이폴리오는 트래픽과 소비자 거래 측면에서 월 평균 4.4%, 5.0%의 증가세를 보이며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이다. 혁신의숲 관계자는 "스테이폴리오의 기준을 충족한 국내 숙소와 특정 수요 고객 집단의 교집합에서 수익 시장이 형성돼 있고, 고객들의 취향과 숙소의 질적인 동반 성장이 이뤄질 것이기에 수익 시장의 크기가 더욱 확장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해외여행의 회복에 발맞춰 해외 지점을 늘리는 방식으로도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양질의 인력 수급이 필수적인데 3년 전에 비해 4배 가까운 조직 확대를 이뤄내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시간의 확장-트래블메이커스(호텔에삶) 제주도를 비롯해 여러 지방에서 한 달 살기가 유행이다. 많은 단기임대 플랫폼들이 임대매물을 받아 플랫폼에 입점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으나 고객 가운데는 편리한 시설, 서비스와 접근성을 중시하는 고객이 존재한다. 트래블메이커스는 2019년 설립됐다. 장기투숙 트렌드에 맞게 접근성과 편의성의 좋은 호텔에서 '한 달 살기'를 제안하는 '호텔에삶'을 운영하며 높은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호텔과의 독점계약을 통해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이 차별화 포인트로 작용, 월 평균 트래픽 증가율 16.9%의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혁신의숲 관계자는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하는 양면 플랫폼의 경우 모두를 만족시켜야 비즈니스가 성사된다"면서 "호텔에삶은 언뜻 수요자 중심 서비스로 보이지만 공급자에도 충분한 고객가치를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숙박업은 평일과 주말의 수요가 불규칙하다. 공실이 큰 리스크다. 기존 OTA는 단순히 예약을 중개하는 역할에 마무르는 탓에 수요예측이나 공실 리스크를 해소해주지 못하는 반면, 호텔에삶은 장기투숙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기획하고, 고객관리를 담당해주므로 공급자들로부터 놓은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 그 결과 트래블메이커스는 2021년 영업흑자를 냈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초기에 수익성을 포기하고 규모 확대에 힘쓰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혁신의숲 관계자는 "아직 입점하지 않은 국내 호텔 및 해외 거점으로 확장된다면 훌륭한 수익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전했다. 트래블메이커스는 지난해 5월 프리-A 투자로 마젤란기술투자와 신용보증기금 등에서 10억원을 유치했는데 후속 라운드에서 본격적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불러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경험의 확장-트립비토즈 '어느 시점이 여행의 시작인가'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다. '설렘'을 기준으로 따져본다면 여행을 계획하는 단계부터 여행은 이미 시작됐다는 판단이다. 트립비토즈는 영상 콘텐츠를 기반으로 여행 경험의 범위를 확장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대부분의 OTA는 텍스트와 사진을 베이스로 정보를 전달한다. 하지만 고객들은 스크롤을 내리며 텍스트와 사진을 '공부'해야 하는데 피로감을 호소한다. 트립비토즈는 여행지를 짧은 영상으로 만들어 미리 체험해볼 수 있도록 했다. 또 고객들이콘텐츠 제작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리워드(보상) 체계를 구축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트립비토즈는 월간 활성이용자 수(MAU) 및 거래건수 성장률이 각각 8.6%, 4.1%를 기록했다. MAU는 약 17만명, 월 거래건수를 2만건에 이른다. 30만원이 넘는 높은 평균 거래단가를 감안하면 일정부분 시장성을 증명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수의 고객을 확보한 기존 OTA들도 영상 리뷰 등을 시도할 수는 있겠지만 전면적인 개편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트립비토즈의 차별적인 매력이 여기에 있다. 이 덕택에 트립비토즈는 2020년 1월 시리즈A로 33억원, 2021년 10월 프리-B(60억원)에 이어 지난해 12월 시리즈B로 50억원을 각각 투자받았다. 다만, 트립비토즈는 2021년 결산 기준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혁신의숲 관계자는 "대량의 영상 콘텐츠 업로드와 대규모 트래픽으로 다른 플랫폼 대비 서비스 유지에 과다한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지속가능한 수익구조를 확보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해외진출이나 콘텐츠 역량강화 등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여행산업은 가치사슬 내에서 여러 산업과 환경으로부터 영향을 주고받는다. 스테이폴리오나 호텔에삶, 트립비토즈와 같은 스타트업 비즈니스가 성장하면 산업 전·후방에서 새로운 사업기회가 창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팬데믹으로 여행산업이 주춤했던 만큼 향후 도약의 폭은 더욱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
2023-02-12 14:30:04웹툰이 어느덧 우리의 일상이 됐다. 지하철에서 휴대폰으로 웹툰을 보는 이들을 흔히 만날 수 있다. TV에서는 웹툰을 기반으로 만든 드라마가 인기다. 8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2 만화산업 백서'에 따르면 거의 매일 웹툰을 이용한다는 응답자가 24%에 달했다. 무엇보다 스마트폰의 확산이 웹툰의 대형 산업화 기반을 제공했다. 수월한 이용방법 등으로 접근성을 한층 높인 덕분이다. 국내 웹툰 업체들은 글로벌 시장 개척에도 나서고 있다. 동남아에서 먼저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킨 다음 일본과 북미, 유럽 등지로 확산시키는 전략이다. ■레진코믹스 '부분 유료화' 적중 레진코믹스는 2012년 '레진(Lezhin)'이라는 블로그 필명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올리며 시작됐다. 파워블로거로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온라인 만화방' 레진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이후 2013년 6월 모바일 앱을 출시하고 대형 포털이 주도하던 국내 웹툰 시장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확보해왔다. 부분 유료화 전략이 적중했다. 웹툰 시장에 콘텐츠 유료화를 추진하는 여러 회사들이 있었는데 레진코믹스는 성인 대상의 부분 유료만화 서비스를 비즈니스 모델로 내세워 빠른 시간 안에 성장을 만들어냈다. 2014년 시리즈A(추정 기업가치 335억5700만원)에 투자한 엔씨소프트는 2년 후 보유지분(58만2000주)의 약 10%를 매각(33억원)함으로써 투자원금의 66%를 회수했다. 엔씨소프트는 2018년 잔여지분 18.7%를 50억원에 처분했다. 2021년 9월에는 나머지 지분을 다우키움그룹 산하의 키다리스튜디오와 주식교환 형태로 정리했다. 2016년 IMM PE로부터 5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이를 계기로 기업공개(IPO) 추진과 국내외 2차 판권사업 확장을 계획했었다. 2020년 11월 레진엔터테인먼트와 키다리스튜디오는 기업가치 2500억원 수준에서 인수합병(M&A)을 진행했다. 현재 키다리스튜디오와 레진엔터테인먼트는 일본과 미국, 태국, 대만, 독일, 프랑스 등지에서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BL(Boys Love)을 포함한 여성향 콘텐츠를 중심으로 '봄툰' △일본·미국에서는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레진' △프랑스·독일 등 유럽권에서는 '델리툰'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키다리스큐디오는 웹툰 제작업체 키다리이엔티를 통해 콘텐츠를 생산한다. 키다리이엔티가 만든 콘텐츠를 장르에 특화된 플랫폼에 배분함으로써 더 많은 수요층을 끌어오는 전략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레진엔터테인먼트의 플랫폼 운영체제는 그대로 존속함에 따라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레진엔터테인먼트 입장에서는 2018~2020년 3년 동안 지속되던 영업손실을 흑자로 돌리는 기회가 됐다. 레진엔터테인먼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0억원을 넘었다. 특히 지난해 7월 일본 시장에 선보인 '벨툰(Beltoon)'의 앱 버전은 월 결제금액이 1억원을 넘은 것으로 전해진다. 레진코믹스의 월평균 거래액 성장률 역시 2020년 2.41%, 2021년 6.39%에서 지난해 0.32%로 감소했지만 거래액 규모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투믹스 '유료 웹툰 플랫폼 1위' 투믹스는 2015년 6월 웹툰 서비스를 본격 시작했다. 8개월 만에 월간 페이지뷰(PV) 1억건을 돌파했다. 지금까지 누적 매출 200억원을 기록하는 등 단기간에 업계 상위권으로 도약했다. 덕분에 2016년 12월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으로부터 시리즈C로 13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자금을 작가 생태계 개선에 대거 쏟아부었다. 최소 원고료(MG)를 높여 작가들이 집필에 전념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 2017년에는 연간 1억원 이상의 수익을 내는 작가 100명을 배출했다. 2022년 7월 K-디지털 콘텐츠사업을 벌이는 미국 소재 테라핀스튜디오가 1억6000만달러에 투믹스를 인수했다. 테라핀스튜디오는 글로벌 투자사 NPX캐피탈의 포트폴리오 회사다. 354개 오리지널 콘텐츠(2021년 기준)를 보유한 투믹스의 플랫폼 유통 역량, 테라핀스튜디오의 글로벌 인프라 및 운영 노하우를 결합해 포괄적인 콘텐츠 플랫폼 구축과 함께 글로벌 시장 공략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투믹스는 후발주자로 등장해 빠르게 외형을 키웠다. 2018년 12월에는 레진코믹스를 제치고 유료 웹툰 플랫폼 1위에 올랐다. 지난해 월평균 트래픽 규모를 보면 레진코믹스(540만), 탑툰(320만)에 비해 투믹스(3160만)가 월등히 높다. 매출액 및 영업이익 추이는 2019년 153억원, -31억원에서 △2020년 207억원, 4억원 △2021년 247억원, 18억원으로 꾸준한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월등히 앞선 월평균 트래픽과 달리, 경쟁사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적다. 투믹스홀딩스 지분 100%를 보유한 테라핀스튜디오는 EY한영을 주관사로 선정, 600억원 규모의 프리-IPO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이후 미국 나스닥시장 상장에 나설 계획이다. ■탑코, 드라마제작사와 업무협약 탑코(탑툰)는 2014년 2월 플랫폼 서비스를 시작, 1200편 이상의 웹툰과 웹소설을 선보이고 있다. 2021년 7월에는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영어권 국가에 '탑툰플러스'를 론칭해 한 달 만에 2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같은 해 9월 NPX캐피탈과 키움증권에서 242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탑툰은 성인물(19금 콘텐츠)이라는 니치마켓을 주요 타깃으로 성장했다. 19금 콘텐츠는 독자들을 잡아두는 '락인 효과'가 크고 비용 부담이 작아 수익성이 좋다. 투자 매력도가 높은 이유다. 반대로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사업영역으로 확장하는 'OSMU(One Source Multi Use) 전략'을 펼치는 데 한계가 있다. 혁신의숲 관계자는 "관계사 메타크래프트가 운영하는 웹소설 플랫폼 노벨피아의 경우 비성인 콘텐츠의 비중이 높다. 이를 기반으로 비성인 웹툰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공급함으로써 사업의 확장성을 높이는 시도를 전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콘텐츠 활용성의 극대화를 위해 영상사업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탑툰은 지난해 초 드라마 제작사 초록뱀미디어와 웹툰의 드라마·영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탑툰은 매출과 영업이익도 658억원, 150억원(2021년 기준)으로 압도적 우위에 있다. 영업이익률이 20%를 웃돈다. 탑코는 우회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사업의 미풍양속 저해 관련 평가요소 때문에 직상장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2021년 11월 디엠티(현 탑코미디어)를 인수해 밑그림을 그려 놓았고, 올해는 합병 제한 요건 해소를 앞두고 있다. *해당 보고서 원문은 혁신의 숲 홈페이지(www.innoforest.co.kr/report)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
2023-02-08 18:24:31[파이낸셜뉴스] 올해 국내 스타트업 중 우수한 비즈니스 성장을 이룬 기업들에게 시상되는 '혁신의숲 어워즈'가 컴업(COMEUP) 2022의 주요 행사로 진행됐다. 올해 첫번째로 수상자를 선정한 혁신의숲 어워즈는 대한민국의 건강한 스타트업 생태계의 발전과 창업가들을 응원하기 위해 2022년 한해동안 성장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는 시상식이다. 혁신성장상, 트래픽성장상, 거래액성장상, 조직성장상, 특별상 등 총 5개로 구성됐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혁신의숲 어워즈는 스타트업 기업들의 월별 거래액, 월간 활성 사용자, 소비자 거래액, 재구매율, 객단가, 고용 등 1년간의 비즈니스 성장을 입증할 수 있는 실제 데이터, 기업 평판 및 영향력, 산업 트렌드 등을 기준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초기 기업을 대상으로 수상기업을 선정했다. 혁신성장상을 수상한 기업은 메라키플레이스(로 진료부터 약 처방, 배송까지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비대면 진료서비스 '나만의 닥터를 운영, 트래픽, 소비자거래 등 전반적인 서비스지표가 월평균 37%씩 성장했다. 하우스미디어는 기존 인테리어 플랫폼에서 2021년 6월 라이프스타일 숏폼 리뷰 커머스 '하우스앱'으로 서비스 전환을 시도해 트래픽이 월평균 16,8%씩 빠르게 성장했다. 빌리지베이비는 육아 콘텐츠 커머스 플랫폼 '베이비빌리'를 운영하고 있으며, 거래액이 연초대비 12.8배 성장하여 거래성장상을 수상했다. 최근 6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좋은 사람들이 모이면서 퇴사율이 낮고 고용 인원이 증가한 타임앤코는 서비스도 함께 성장하면서 조직성장상을 수상했다. 타임앤코는 매일 하나의 컨텐츠를 24시간 안에 읽지 않으면 사라지는 유니크한 미디어 플랫폼 '롱블랙'을 운영하고 있다. 특별상은 우수한 AI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인공지능에 특화된 인재와 기업을 육성하는 AI양재허브와 함께 시상했으며, 혁신부문, 조직부문, 성장부문, 기술부문 등 4개 부문이다. 특별상 혁신부문은 삼성전자와 실리콘밸리 개발자 출신이 만든 AI 영어회화 트레이닝 플랫폼 플랭, 성장부문은 AI기반 골프 스윙 분석 및 교육 서비스 플랫폼 '골프픽스'를 운영하는 모아이스, 조직부문은 메이크업 아티스트 매칭 및 뷰티 컨텐츠 큐레이션 플랫폼 '발라랩'을 운영하는 더발라가 수상했다.기술부문은 다수의 우수한 특허기술을 통해 AI 및 3D 공간스캔 기술 기반 인테리어 플랫폼 '아키스케치'를 운영하는 아키드로우다. 혁신의숲 어워즈를 기획한 마크앤컴퍼니 홍경표 대표는 "자신이 출연하는 영화 속 배역에 충실히 임한 배우들이 어워즈 수상으로 그 성과와 노력을 인정받는 것과 같이, 스타트업이 본업에 충실한 우수한 성장을 지속했을 때 응원과 격려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혁신의숲 어워즈를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오스카상으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2022-11-14 08:26:05전기자동차(EV)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누적 전기차 등록 대수는 29만8633대에 이른다. 2020년 13만5000대, 2021년 23만1000대에 이어 해마다 30%가 넘는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8월 말 기준으로는 33만대에 육박한다. 하지만 전기차 이용자들은 전기차 충전소 공급 부족이 심각하다고 입을 모은다. 9월 말 기준 전국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소는 14만5293곳이다. 경기도나 서울을 제외하면 1만곳 이상의 충전소를 갖춘 지역이 없다. 스타트업 성장분석 플랫폼 혁신의숲에 따르면 전기차의 차량 대수 30만대, 하루 평균 주행거리 40㎞, 평균 연비 5㎞/h, 충전요금 300원/㎾h를 가정할 때 충전서비스 시장 규모는 연간 26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배터리 효율화에 따른 연비 개선과 발전단가에 따라 시장의 크기는 달라질 수 있겠지만 전기차 보급률에 연동하는 시장인 만큼 앞으로 30년 간은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전기차는 급속충전이라도 일반 자동차가 주유하는데 걸리는 시간(5분 안팎)보다 오랜 시간이 소요돼 적체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충전 사업자가 증가하면서 요금 결제에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간적 제약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잉자의 편의성을 높이는 충전 사업자들의 솔루션이 필요한 시점이다. 소프트베리와 플러그링크는 전기차 충전서비스 사업자로서 시장성을 입증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충전소 정보 제공' 소프트베리 전기차는 기온이 낮아지면 배터리 소모가 빨라진다. 겨울에 예상 못한 방전을 만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이런 돌발 상황에서 충전소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부터 어렵게 찾은 충전소에 이미 차량들이 가득하거나 충전기 상태가 온전치 못한 경우도 있다. 박용희 소프트베리 대표는 직접 전기차를 운행하며 경험한 불편사항들을 해결하고자 2016년 회사를 세웠다. 집단지성을 기반으로 한 충전 정보공유 솔루션 'EV 인프라'를 개발했다. EV 인프라는 초창기 소수의 전기차 회원들의 자발적인 정보 공유에서 출발해 지금은 전기차 운전자의 92%가 이용하는 국내 1위 전기차 충전 정보 서비스로 발돋움했다. 혁신의숲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EV 인프라의 월간 활성이용자 수는 약 7만4000명이다. 전기차 초기부터 함께 해온 만큼 전기차 등록대수 증가와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확인할 수 있어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함께 EV 인프라도 안정적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소프트베리는 전기차 커뮤니티 기능을 유지하고 있어 고객의 이탈이 적고 충성도가 높은 것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사업 초기 충전소 정보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충전 사업자가 아닌 소프트베리가 뾰족한 수익모델을 찾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충전 사업자의 수가 많아지면서 사업자별로 다른 결제방식을 요구했다. 이용자들은 여러 개의 충전전용카드를 만들거나 할인혜택을 포기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는 점에 착안, 이미 확보한 이용파 풀(pool)을 바탕으로 통합결제서비스를 도입해 트래픽을 수익으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아직 모든 충전사업자들과 협업이 이뤄진 것은 아니어서 더 많은 충전사업자와 제휴를 맺는 것이 과제로 판단된다. 소프트베리는 올해 1월 시리즈A 자금조달에 성공하면서 누적 투자금액 86억원을 기록했다. 조달한 자금으로 대규모 인력을 충원, 본격적인 사업영역 확장이 기대된다. 소프트베리는 이용자별로 상이한 충전 포맷과 습관을 가진 전기차 이용 환경에 맞게 개인화된 충전 안내 서비스를 고도화함으로써 질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또 전기차 못지않게 보급률이 증가하고 있는 수소자동차에 주목, 수소차 충전소 정보를 제공하는 '수달'을 론칭했다. 수소차는 2019년 9월 등록대수 3436대에서 올해 9월에는 2만6719대로 늘었다. 월평균 성장률은 5.86%로 전기차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소프트베리는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동일한 비즈니스모델을 해외에서도 적용이 가능해 외형적인 성장도 기대해볼 만하다는 평가다. ■'충전 경험 디자인' 플러그링크 전기차의 충전방식이 급속과 완속으로 나눠진 이유는 운행하지 않는 시간에도 '연료(전기)'를 보급할 수 있어서다. 다만 운휴시간에 충전하려면 완속 충천기를 설치할 공간이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주거 및 사무 공간이 그 대상이다. 정부는 올해 초 100세대 이상의 공동주거시설 및 50면 이상의 주차공간을 보유한 공동이용시설에 대해 신축은 주차면 수의 5% 이상, 기축은 2% 이상의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토록 했다. 하지만 이 같은 규정에 맞춰 충전기를 설치한다 해도 전기차가 늘어나면 충전시설을 새로 설치해야 하는 만큼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란 쉽지 않다. 지난해 설립된 플러그링크는 충전기 설치 프로세스 정비, 충전서비스의 운영 효율 및 수익성 개선을 통해 급성장하고 있다. 후발주자임에도 올해 7월 70억원의 시리즈A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플러그링크의 성공 요인은 고객중심 서비스다. 아파트 주차장에 충전기가 필요한 고객이 고객센터에 요청하면 현장 점검을 통해 설치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입주자대표회의를 거쳐 설치가 이뤄진다. 계약 체결 이후 약 한 달이 걸린다. 다른 서비스와 비교해 현저히 짧은 시간이다. 특히 고객이 직접 필요에 의해 설치된 만큼 이용률 향상에도 기여한다. 결제방식이 RFID카드가 아닌 전용 앱 '플링'의 QR코드로 진행된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소지해야 하는 카드 수를 줄여준 것만으로도 고객의 호응을 이끌어냈을 뿐 아니라 충전서비스 시장 전반의 춤질 개선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올해 말까지 ㎾h당 168원의 업계 최저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고객들이 플러그링크를 선택하게 만드는 이유다. 플러그링크는 전력 부하가 많은 시간대에는 느린 속도로 충전을 하고 경부하 시간대에 충전속도를 높이도록 함으로써 효율적인 전력요금을 가능케 했다. 고객의 부담과 서비스 공급자의 원가를 모두 줄여주는 방향을 택한 것이다. 플러그링크가 도입된 이후 거래 건수는 월평균 69.4%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가격과 서비스 품질 면에서 고객이 충분히 만족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혁신의숲에 따르면 고객은 한 달간 약 8회 이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완충시 400㎞를 주행하는 전기차라면 하루 평균 주행거리를 감안할 때 한 달에 3~4회 완충이면 충분하다는 계산이다. 잠자리에 들기 전 휴대폰을 충전하는 것처럼 전기차 운전자의 충전 경험을 바꾸는 전략이 작동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플러그링크는 지금은 벽면형 충전기를 설치하고 있으나 조만간 천장형 충전기도 출시할 계획이다. 벽면형 충전기가 전용 주차구역이 제한되는 점을 고려하면 천장형 충전기가 나올 경우 주차구역의 구분 없이 유연하게 충전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해당 보고서 원문은 혁신의 숲 홈페이지(www.innoforest.co.kr/report)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
2022-10-12 18:11:30지난해 국내 온라인 쇼핑에서 패션 전문몰의 거래액은 14조원에 육박한다. 전년 대비 19% 증가한 수치다. 네이버와 쿠팡 등 여러 상품군을 판매하는 종합몰에서 패션부문 거래액이 약 6%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성장세다. 시장이 커지면서 투자도 잇따르는 모습이다. 패션 분야가 넥스트 이커머스로 떠오른 이유는 전문몰이 가진 전문성과 편의성이 소비자 특성과 맞아떨어진 덕분이다. 코로나 이후 온라인 쇼핑에 가속도가 붙은 가운데 취향과 개성을 중시하는 10~30대가 주된 소비층으로 떠오른 것이 결정적이다. 나이와 성별, 소득에 상관없이 관심사를 기반으로 모이는 '태그니티(취향 공동체)'가 큰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런 시장의 변화 속에서 패션 플랫폼의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다.■브랜디, 연매출 성장률 120% 브랜디는 2014년 쇼핑 후기 공유 플랫폼으로 새로 태어났다. 2017년 서울 동대문시장에서 물류 인프라 구축을 하고 있었는데 패션과 유통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서정민 대표가 유통구조를 갖춰 나가는 모습에 투자자가 몰려들었다. 시리즈A~C의 투자를 주도한 것은 세마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였다. 그해 DSC인베스트먼트 등과의 시리즈 A 투자 이후 2019년 시리즈B에 미래에셋벤처투자, DS자산운용과 함께 총 60억원을, 2020년 3월 시리즈C에서는 DSC인베스트먼트,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등을 추가로 끌어들여 210억원을 후속 투자했다. 혁신의숲에 따르면 브랜디는 올해 8월 시리즈 D까지 모두 13차례에 걸쳐 투자를 유치했다. 전체 금액은 1500억원을 넘는다. 마지막 투자유치를 기준으로 기업가치는 7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브랜디는 투자유치를 기반으로 30대 여성 타깃의 대표적인 쇼핑 앱으로 자리 잡았다. 인스타그램부터 인기 쇼핑몰과 브랜드까지 다양한 패션 아이템을 한곳에 모은 패션 플랫폼 앱으로 포지셔닝을 시도했다. 인플루언서들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쇼핑 플랫폼으로 사업모델을 피봇팅(핵심기술 유지 비즈니스 모델 전환)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서비스 출시 1년 만에 1700명이 넘는 인플루언서가 모였다. 2019년 3월에는 고객의 재구매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오늘출발' 서비스를 론칭했다. 앞서 2018년 9월에는 패션 풀필먼트 서비스 '헬피'를 운영하고 동대문 인근에 풀필먼트센터를 구축했다. 제품을 사들이는 사입부터 배송까지 하루 평균 5000건의 배송을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밸류체인을 완성했다. 브랜디는 2018년 남성패션 쇼핑 앱 '하이버' 2021년 육아 쇼핑 앱 '마미'를 출시한 뒤 올해 30대 여성 쇼핑 앱 '플레어'로 리브랜딩했다. 브랜디는 2017년 53억원, 2018년 154억원, 2019년 379억원, 2020년 858억원, 2021년 126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연평균 매출성장률이 120%를 웃돈다. 반면 5년 간의 영업이익률은 평균 마이너스(-)27% 수준으로 적자를 내고 있다. ■에이블리, 누적 투자유치 1730억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2015년 어패럴제이로 시작해 10대 전문 쇼핑몰 '반할라'를 운영했다. 다른 쇼핑몰과 가찬가지로 특정 타깃층에 맞는 옷을 찾아 판매하는 사업모델이었다. 평범한 쇼핑몰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새로 출시한 서비스가 '에이블리'다. '물류와 고객응대, 제작 등 알아서 다 해주는 종합 패션 플랫폼을 만들자'는 목표로 출시했다. 셀러나 디자이너는 패션에 대한 아이디어만 있으면 에이블리 플랫폼이 제적부터 유통까지 모두 지원하는 형태다. 브랜디의 헬피에 해당하는 에이블리의 '셀러스 솔루션'은 판매수수료가 0%다. 다만 판매 결제수수료(PG사)와 서버 및 서비스 통합 이용료를 받는다. 더 많은 셀러를 유치하기 위해서다. 핵심 경쟁력은 업계 최초로 도입한 인공지능(AI) 개인화 추천 서비스다. '상품 찜' '마켓 찜' '리뷰' 등의 빅데이터로 다양한 스타일의 성품과 이용자 취향을 제공한다. 에이블리는 인플루언서 마켓에 대형 쇼핑몰을 입점시켜 상품 선택의 폭을 넓혔다. 유명 크리에이터와의 콜라보(협업)로 패션 콘텐츠 제공, 상품 후기영상 제공 등 MZ세대를 이끌 수 있는 서비스로 성장해왔다. 2021년 에이블리 앱은 라이프 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으로 전환을 추진했다. 디지털 제품과, 가정용 인테리어 소품, 코스메틱 등 카테고리 확정을 시작했다. 에이블리는 카카오의 러브콜을 거절하고 지난해 5월 시리즈B 익스텐션에서 62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올해 1월 프리-시리즈C로 670억원을 추가로 투자받았다. 누적 투자유치 규모는 1730억원에 이른다. 최근에는 기업가치를 1조2000억원으로 책정해 시리즈C 투자유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의숲 관계자는 "몸값이 다소 높다는 업계의 평가와 투자 라운드 진행주기가 짧아지면서 수익구조에 의구심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그동안 트래픽과 외형 확대는 성공을 거뒀으나 지난 3년간 연속 적자인 데다 플랫폼의 수익성 확보에 대한 중단기적 해결 방안 및 실현 가능성을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블리의 메출액은 2018년 149억원에서 2019년 316억원, 2020년 526억원, 2021년 935억원으로 증가했다. 연평균 매출성장률이 84%에 이르지만 4년 간의 영업이익률은 평균 -47%가 넘는다. 실적 개선이 풀어야할 숙제로 꼽히는 이유다. ■지그재그, 지난해 거래액 1조원 지그재그는 2015년 동대문의 여성의류 쇼핑몰 3700개를 한데 모아 쇼핑몰 순위 정보, 상품 통합검색, 즐겨찾기 등을 제공했다. △2017년 11월 개인화 광고 도입 △2019년 제트(Z)결제 도입 △2020년 일본 서비스 '나우나우' 출시 △대금을 하루 단위로 정산하는 '데일리 정산시스템' 도입 등으로 주목을 받았다. 2018년 말 단일 콘텐츠(여성패션)로 거래액 5000억원에 이어 2021년 말에는 여성패션 플랫폼 최초로 연간 거래액 1조원을 달성했다. 지금은 입점 브랜드가 9000개를 넘는다. 지그재그는 2016년 말 할토스벤처스로부터 30억원을 유치했는데 초기 투자로서는 이례적으로 큰 규모여서 눈길을 끌었다. 이듬해 5월에는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알토스벤처스에서 70억원의 시리즈C 투자를 받았다. 또 2020년 7월에는 예비 유니콘 특별 보증으로 100억원을 확보했다. 지그재그는 지난해 4월 대전환점을 맞았다. 카카오가 카카오스타일을 운영하는 카카오커머스의 스타일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크로키닷컴과 합병한 것이다. 인수과정에서 크로키닷컴은 기업가치를 9000억~1조원대로 후하게 평가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혁신의숲 관계자는 "크로키닷컴은 2019년 영업이익률이 30%에 가까울 만큼 수익성이 좋았다. 2020년에는 매출이 36% 성장했지만 영업비용이 매출액을 넘어설 정도로 폭증, 적자로 전환했다"며 "추가 투자를 유치해야 하는 상황에서 카카오의 인수 제안을 받아들일 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규모 확장을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2021년 영업손실이 380억원으로 전년(120억원) 대비 손실 폭이 확대됐다. 지난해 거래액이 2019년보다 두 배가량 늘어난 만큼 당분간 몸집을 키우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거래액은 지그재그가 1조원으로 에이블리(7000억원), 브랜디(5000억원)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
2022-09-28 18:1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