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 연휴 기간 방콕의 한 대형마트. 태국 현지에서만 판매되는 신라면 똠얌맛 1봉의 가격은 65밧(2600원)이었다. 현지 봉지 라면(7~20밧)과 비교하면 3~4배 이상 비싸지만 K-푸드 프리미엄을 타고 K-라면의 인기몰이는 거셌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 에 따르면 동남아를 비롯해 한국 라면이 세계적인 붐을 타면서 올해 1~8월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1.7% 증가한 8억달러(약 1조1000억원)로 잠정 집계 됐다. 국내 라면업계가 한국산 라면의 글로벌 수요가 높아지면서 그동안 수출 중심이던 오리지널 제품 외에도 현지 시장에 특화된 한정판 제품을 강화하며 틈새 시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태국 '신라면 똠얌', 미국 '신라면 골드' 인기 19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이 신라면 글로벌 콜라보 첫 제품으로 지난해 11월 태국에서 출시한 '신라면 똠얌'과 '신라면볶음면 똠얌' 2종이 누적판매량 500만 봉을 기록하며 흥행 중이다. 이 제품들은 태국의 대표 수프 요리로 새콤한 맛이 특징인 똠얌의 맛을 신라면에 접목한 제품으로 태국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현지 라면과 비교해 3~4배 이상 비싸지만 현지 소비자는 물론, 태국을 방문한 관광객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두 제품을 태국에서 직접 구매해오거나 역직구해 소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농심은 '신라면 똠얌'과 '신라면볶음면 똠얌'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 6월 말 태국에 '신라면똠얌 큰사발면'과 '신라면볶음면똠얌 큰사발면'을 출시했다. 연내 신라면 똠얌의 글로벌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2022년 신라면의 기본 베이스에 닭 육수를 더한 신라면 골드를 현지화 전략 차원에서 선보였다. 신라면 특유의 매운맛에 닭 육수의 담백함이 어우러진 것이 특징이다. 미국 현지에서 신라면 골드 출시 이후 아시아 및 유럽권 국가를 겨냥해 수출용 제품으로 '신라면 치킨'도 지난해 출시해 판매 중이다. 동남아와 일본, 호주 등에서는 라면에 치즈를 함께 먹는 소비 트렌드를 겨냥해 '신라면볶음면 치즈'는 지난해 출시했다. ■불닭면 해외 매출 80%…라인업 확대 삼양식품의 대표 해외 수출 제품인 불닭 브랜드는 2023년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이 80%에 달한다. 해외 판매 제품으로는 △핵X3불닭볶음면 △김치불닭볶음면 △양념치킨불닭볶음면 △마라불닭볶음면 △똠얌불닭볶음탕면 △불닭포테이토칩 3종 등이 있다. 삼양식품은 미국,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유럽 등 현지 판매법인을 중심으로 특화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는 스낵 시장 공략을 위해 라면이 아닌 불닭포테이토칩 3종을 지난 6월 출시했다. 현지 유통채널인 돈키호테, 라이프, 이온, 웰시아 등 3000여 곳에서 판매 중으로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30만봉을 돌파했다. 불닭 팬층이 두터운 동남아에서는 국가별 맞춤 전략을 펼치고 있다. 최근 태국내 마라 인기를 반영해 '마라불닭볶음면'을 론칭하고 대대적인 광고 캠페인을 진행했다. 또 각 국가와 대륙별 특화 제품으로 △하바네로불닭볶음면(미주) △야키소바불닭볶음면(아시아) 등을 출시해 수출 전용 브랜드를 확대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불닭 챌린지'를 이어갈 다양한 SNS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에는 불닭 글로벌 캠페인 '플레이 불닭'을 통해 댄스 챌린지를 진행했다. 태국, 중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아시아 9개국에서 '플레이 불닭' 음악에 맞춰 안무를 따라하는 SNS 챌린지였다. 영상의 총 조회수는 7억뷰로 참여자만 5만명에 달했다. 팔도는 특정 국가 한정 제품은 없지만 수출 전용 라면을 확대하고 있다. 수출전용 라면 판매 순위는 △일품짜장 △랍스타 킹컵 △볼케이노 순이다. 랍스타 킹컵은 히스패닉계를 겨냥해 저렴하게 랍스타 풍미를 즐길 수 있는 제품이고, 볼케이노는 카레향을 강조한 매운 볶음면이다. 팔도는 베트남의 경우 현지화를 통해 △점보 코레노 △코레노 프리미엄 △코레노 짜장 등을 판매 중이다. 팔도 관계자는 "베트남 현지 연예인과 함께 영상 광고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현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09-19 18:52:06한국 게임 업체들이 일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일본 게임업계와 지식재산권(IP) 협업에 나서는가 하면 개발자 인력 확보에도 적극적이다. 일본 게임 시장은 세계 3위의 '빅마켓'으로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국내와 달리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큰 곳으로 평가된다. ■日게임시장 2027년 30조원대로 성장 18일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일본 게임 시장은 지난 2022년 기준 2 조 1170억 엔(한화 약 20조원)으로 지난 201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일본 게임 시장은 오는 2027년까지 약 3.9% 성장률로 약 30조원대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게임 인구도 5000만명이 넘는다. 업계는 서구권과 중국 시장에 비해 일본 시장을 안정적 공략이 가능한 곳으로 평가한다. 정치적 변동성이 큰 중국과 아직은 열세인 서구권 시장 대비, 국내 게임사들 주력 분야인 모바일 게임 선호도가 크고 문화적 유사성이 높은 일본에서는 성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의미다. 올해 일본 시장에 상륙한 K 게임들은 연달아 흥행중이다. 넥슨의 '블루 아카이브'가 대표적이다. 블루 아카이브는 지난 7월 3.5주년 대규모 업데이트가 적용된 지 하루 만에 일본 앱스토어 매출 순위 1위를 찍었다. 일본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도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경쟁이 치열한 일본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장기 흥행을 이어간다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것이 업계 평가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5월 모바일 수집형 RPG '에버소울'을 일본에 정식 출시해 첫날 구글 플레이스토어 1위에 올랐다. 엔씨소프트 신작 '호연'과 컴투스 신작 'BTS 쿠킹온: 타이니탄 레스토랑'도 일본 앱스토어에서 출시 직후 1위에 오른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시장은 현지화 완성도가 어느정도냐에 따라 성적이 갈린다"면서 "코로나19 이전에는 많은 업체들이 이 부분을 간과해 고전했다면 최근에는 높은 완성도와 현지화 전략으로 흥행 성공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IP협업에 개발자 영입…전방위 공략 일본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의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거나 인수합병, 협업 등을 통해 현지업체와 협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컴투스는 일본 IP 전문 에이전시 G홀딩스와 협력체계를 구축중이다. 일본 게임, 애니메이션 등을 게임 제작에 활용해 팬덤 효과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컴투스는 자사 스테디셀러 게임인 '서머너즈 워'에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주술회전'의 주요 인물을 등장 시켜 미국과 캐나다, 독일, 프랑스 등 글로벌 10개국에서 성과를 낸 바 있다. 크래프톤은 일본 개발사인 탱고 게임웍스를 사들여 일본 시장에 첫 발을 들였다. 탱고 게임웍스는 리듬 액션 '하이파이 러시', 서바이벌 호러 '디 이블 위딘', 액션 어드벤처 '고스트 와이어: 도쿄' 등을 개발한 곳이다. 크래프톤은 탱고 게임웍스 인수로 인기 IP인 '하이파이 러시'도 함께 확보하게 됐다. NHN은 지난 8월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 CEDEC 2024 참여를 시작으로 게임 플랫폼 솔루션 공급에 나서고 있다. NHN은 컨퍼런스에서 일본 개발자들에게 자사 게임플랫폼 '게임베이스' 솔루션을 공개했다. 한국의 NHN 본사에서 직접 일본 시장을 공략하며, 영업 및 기술지원 또한 NHN에서 직접 진행할 계획이다. NHN 류희태 게임기술센터장은 "일본은 전세계 2위 모바일 게임 시장이지만 대부분의 개발사들이 자체적으로 인증, 결제 등의 기능을 개발하고, '게임베이스'와 같은 게임 개발 플랫폼을 사용하는 개발사는 아직 극소수에 불과하다"며 일본 시장 진출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데브시스터즈는 요스타와 손잡고 일본에서 신작 '쿠키런:모험의 탑'을 출시할 예정이다. 중국 게임사인 요스타는 일본에서 '벽람항로' '명일방주' 등 흥행작을 내면서 상당한 인지도를 갖고 있다. 데브시스터즈는 요스타와의 시너지를 통해 쿠키런 IP 인지도를 일본 전역으로 넓히고, 일본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하겠다는 목표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24-09-18 18:32:02"(삼성전자가) 런던대 골드스미스 연구소와 AI가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설문조사를 한 결과 AI를 자주 쓰는 사람들은 삶의 만족도가 1.4배 더 높은 것으로 나왔다. 이처럼 AI는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이 되고 있다" 황인철 삼성전자 MX사업부 AI R&D 부사장은 5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에서 파이낸셜뉴스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동 개최한 'AI월드 2024'에서 'AI in Tech' 부문 첫 강연자로 참석해 모바일 AI의 미래를 소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S24의 신경망처리장치(NPU) 성능은 2000년대 슈퍼컴퓨터 수준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AI 개인 비서 시대'라는 주제로 진행된 세션에서 윤현상 SK텔레콤 AI 서비스사업부 담당은 자사 AI 서비스 '에이닷'을 소개하면서 "에이전트 서비스는 사람들 기대치만큼 잘하기 위해서는 사용자와 더 사람같이 소통하고, 개인 데이터로 그 사람 상황에 맞게 적용하는 게 에이전트 회사들의 꿈이자 목표"라며 "좋은 피드백을 주면 우리에게 정말 효용성 높은 에이전트를 같이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세영 뤼튼테크놀로지스 대표는 AI 현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한국에 특화된 AI를 만들 때 중요한 것은 현지인처럼 답변하는 느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본, 중국, 중동에서도 그 나라 현지에 맞는 AI 검색기술을 만들어 글로벌화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지는 반도체 세션에서는 최장석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신사업기획팀 팀장, 정윤석 리벨리온 CSO가 발표한 뒤 송진호 연세대 교수의 사회로 패널토론이 진행됐다. AI 열풍이 한국 반도체 업계에는 큰 기회가 되고 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었다. 최 팀장은 "모든 로직 같은 경우 10년 사이 10배 성장이 예상된다"며 "AI 메모리가 수년 전 1%에 불과했다면 2028년에는 거의 50% 가까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CSO도 "AI 추론에 중요한 건 얼마나 빠른가, 얼마나 에너지 효율적인가인데 우리는 이 두 가지에 세계적인 수준"이라며 "업체들 간 협업이 잘 이뤄지면 기술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이후 'AI전환(AX) 가속화'를 주제로 한 세션 강연자로 나선 양승도 AWS코리아 크로스엔터프라이즈 솔루션즈아키텍트 리더는 생성형AI가 기업 혁신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리더는 "생성형AI를 활용하는 혁신에 대한 기회들은 많다"며 다양한 기업의 혁신사례들을 소개하면서 "AWS는 다양한 소비자 요구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용 LG화학HQ DX담당 상무는 "일반 임직원도 디지털전환(DX)을 하려면 전문가용, 일반 직원용 플랫폼을 나눠 만들어야 한다"며 "직원들에 대한 교육 또한 중요하다"고 전했다. 김진용 지코어코리아 Pre-sales 팀장은 "AI 레이턴시(지연시간)를 줄여야만 지금보다 AI 전환이 더 활성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별취재팀
2024-09-05 18:36:18[파이낸셜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4일(현지시간)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린 폴란드 국제방위산업전시회(MSPO)에서 폴란드 최대 민간 방산업체 WB그룹과 천무 다연장로켓의 유도탄 현지 생산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와 피오트르 보이첵 WB그룹 회장은 이날 이 같은 내용의 현지 합작법인(JV) 설립 검토를 위한 MOU에 서명했다. 두 회사는 천무의 폴란드 개량형인 ‘호마르-K’의 유도탄 중 사거리 80㎞급 유도탄(CGR-80)의 현지 생산을 검토하기로 했다. WB그룹은 현재 호마르-K에 자동 사격 통제 시스템 및 통신 장비 등을 공급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지화를 강화해 유럽으로의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유럽연합(EU) 내의 무기체계 사용을 확대하려는 유럽 국가들의 ‘방산 블록화’에 대응하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와 지금까지 천무 발사대 290대와 CGR-80 및 290㎞급 유도탄(CTM-290) 수출 계약을 맺었다. 손 대표는 "현지화를 통해 유럽의 안보 수요에 적극 대응해 글로벌 방산기업으로의 입지를 강화하고, 대한민국과 폴란드의 동맹관계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4-09-05 13:32:41【 런던(영국)=조은효기자】미국 시장 조기 안착에 성공한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영국 등 유럽 현지에서 마케팅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까다로운 유럽시장을 파고들기 위해 골프, 자동차 경주, 특화 매장 등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유럽 골프-자동차 축제, 통큰 후원 제네시스는 지난주 11일(현지시간)부터 14일까지 유럽프로골프(EPGA)투어 최상위 4개 대회를 일컫는 롤렉스 시리즈 대회 중 하나인 '2024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을 공식 후원했다. 영국 스코틀랜드 노스 베릭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선 로리 맥길로이, 잰더 쇼플리 등 세계 최정상급 골프선수들이 대거 참여했다. 2022년부터 공식 후원사로 활동하고 있는 제네시스는 이번 대회에서 총 상금 124억원을 비롯해 각종 대회 운영비용 등을 후원했다. 이번 행사를 위해 서울에서 장재훈 현대차 사장이 현지를 찾아 이번 대회 주요 인사들을 직접 챙겼다. 장 사장은 "미국프로골프대회(PGA) 투어와 유럽프로골프(EPGA)투어가 역사상 처음으로 공동 주관하는 스코티시 오픈을 제네시스가 타이틀 스폰서로 후원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지원하고 전세계에 제네시스만의 진정성 있는 브랜드 경험을 소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제네시스는 대회 기간에 맞춰 영국 런던 인근 웨스트서식스주에서 열린 영국 최대 자동차 축제인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 고성능 전동화 모델인 '마그마'를 출격시켰다. 유럽시장에서 럭셔리 고성능 브랜드로서 사실상 첫 발을 내딛은 것이다. 미국, 유럽 등 자동차 전문 매체들은 마그마에 대해 "제네시스가 BMW의 M, 메르세데스-벤츠의 AMG같은 고성능 시장을 추격하고 있다", "비타민C 지수를 높일 정도로 밝은 오렌지 컬러다", "주요 사양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소 아이오닉5N 수준일 것"이라는 등의 관심을 쏟아냈다. ■英부촌에 제네시스 하우스 오픈 지난 2021년 유럽시장에 진출한 제네시스의 현지 판매대수는 연간 3000여대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의 경우 영국에서만 1300대를 팔았다. 유럽보다 5년 먼저 진출한 미국시장에서 연간 7만대에 육박하는 차량이 판매되는 것과 대비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전통을 중시하는 유럽시장의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당장의 판매실적보다, 현지에 고급 브랜드로서 입지를 다지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네시스보다 먼저 영국시장에 진출한 렉서스도 아직 자리를 못잡은 실정이다. 제네시스는 현재 런던 부촌인 웨스트필드, 배터시, 에든버러에 제네시스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엔 GV70에 반려견을 위한 고급 시트 콘셉트를 선보여 현지 애견인들로부터 호응을 받았다. 제네시스 배터시 스튜디오 관계자는 "테슬라 등 대중 브랜드를 본 고객들이라면 제네시스의 고급스러운 내장재를 보는 순간 관심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형님차'들의 측면지원도 주목되고 있다. 최근 영국 시장에서 현대차(영국시장 9위)와 기아(4위)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전기차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어 전동화 모델인 제네시스 GV60, GV70 모델에 대한 관심도 상승하고 있다. 조니 밀러 제네시스 영국법인 브랜드 디렉터는 "영국 전역에 최대 15개의 소매 파트너(현재 6개)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현대차, 기아의 영국 내 영향력을 기반으로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입지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hcho@fnnews.com
2024-07-15 18:23:11"뮤지컬 본고장 웨스트엔드는 넘어야 할 장벽이 너무 높고 예산도 감당 못할 수준일 줄 알았다. 하지만 작품만 좋다면 한국 뮤지컬 제작사의 웨스트엔드 진출이 그렇게 어렵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지난 8일(현지시간)부터 창작 뮤지컬 '마리 퀴리'의 영어 버전이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공연 중인 가운데, 이 작품을 제작한 라이브의 강병원 대표가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일 '2024 K-뮤지컬 국제마켓'에서 'K-뮤지컬 해외진출 사례' 발표에 나선 강 대표는 "일본 뮤지컬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현지에서 일본어로 공연하는데 1500석 전석이 매진되는 것을 보며 콘텐츠의 힘이 언어 장벽을 뛰어넘는다는 것을 실감했다"며 작품성을 강조했다. '마리 퀴리' 웨스트엔드 초연은 대본·음악 외 무대, 조명, 의상 등을 재창작한 논 레플리카(Non-Replica) 프로덕션이다. 리드 프로듀서로 활약한 강 대표는 "공연 제작의 본질은 같으나 인종과 체형을 고려한 캐스팅 등 시스템이나 정서는 달랐다"며 "현지화 과정은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마리 퀴리'는 300석 규모로 출발한 한국처럼 영국 현지에서도 비슷한 규모로 시작했다. 그는 "중소 규모 작품의 경우 예산은 한국과 비슷했다. 오히려 한국보다 프리 프로덕션 시스템이 잘 돼 있어 연습 첫날부터 일부 세트와 소품이 들어오고, 연출자가 연출노트를 통해 자신의 비전을 보여줬다"고 비교했다. 뮤지컬 '유앤잇(YOU & IT)'은 오는 8월 세계 최대 공연 축제인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에서 한 달간 장기공연에 들어간다. 이지뮤지컬컴퍼니의 이응규 대표는 이날 강연에서 "지난해 K-뮤지컬 국제마켓에서 한 영국인이 '유앤잇'을 보면서 울고 있던 것을 계기로 이야기를 나눴다"며 "제가 총괄프로듀서를 맡고 영국 뮤지컬 회사 CDM이 제너럴 매니저를 담당한 한·영 합작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해외 진출 노하우로 '예술경영지원센터'를 꼽으며 "내 작품을 아무도 제작해주지 않아서 직접 제작자로 나섰는데, 이를 위해 예경에서 하는 경영 수업을 싹 다 들었고, 예경 사업에도 지원했다. 노하우는 예경을 적극 활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브로드웨이 진출도 꿈꿨다. 브로드웨이에선 한국 뮤지컬에 대한 관심은 어느 정도일까? 미국 공연 전문 저널리스트 자크 고든 콕스가 이날 한 '브로드웨이 트렌드' 강연으로 미뤄볼 때 긍정적이다. 그는 "올해 토니상 의상디자인상을 수상한 '위대한 개츠비'가 한국공연산업의 위상을 많이 올려놨다"며 "한국의 야심을 엿보게 한 작품이다. 올가을 공연을 앞둔 '어쩌면 해피엔딩'까지 성공하면 한국 작품, 아티스트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디컴퍼니의 신춘수 프로듀서가 제작한 '위대한 개츠비'는 최근 토니상 수상 덕에 미국 뮤지컬계 비수기인 6월 말~7월 중순 기간 표도 잘 나가고 있으며 내년 봄까지 공연 기간도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콕스는 "스트리밍 서비스만 봐도 한국 작품은 재밌거나 기발하다. '어쩌면 해피엔딩'도 사랑에 빠진 젊은 로봇의 이야기라니, '하이콘셉트' 화제작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는 또 할리우드 공연계의 세대교체를 언급하며 "베이비붐 세대가 물러나고 창작자부터 관객까지 밀레니얼 세대로 교체되는 과도기다. 이들은 문화 간 교류나 협력에 더 열려있다"며 활발한 양국 교류가 한국 콘텐츠의 브로드웨이 진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6-24 18:16:22데이터가 돈이 되는 세상이란 말을 들은 지도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상품과 서비스의 자유로운 이동을 규정한 관세무역일반협정(GATT)이나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은 디지털 재화나 서비스는 물론이고 데이터에 대한 별도의 규정이 없다. 국경 간 데이터의 이동이 상품과 서비스의 이동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상회하는 상황에서 데이터 안보와 주권을 둘러싼 디지털 규범 정립에 대한 이해는 반드시 필요하다. 국제무역에서 디지털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면서 양자·다자 간 디지털 통상 규범에 대한 협상이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규범 정립의 양대 산맥이라 할 수 있는 미국과 중국의 대립을 보자. 국경 간 자유로운 데이터의 이동을 주장하는 미국의 규범과 데이터에 대한 국가주권 및 통제권한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중국의 규범은 상반된다. 이러한 구도 속에서 우리를 비롯한 많은 국가들은 다양한 수준의 데이터 현지화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러한 현지화 조치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정책과 배치된다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업적으로 미국·멕시코·캐나다(USMCA) 협정을 내세운다. 이 중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비밀병기가 있다. 그는 2020년 발효한 USMCA의 전신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포함되지 않은 디지털 무역의 중요성을 반영, 무려 한 챕터를 구성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는 단지 국경 간 전자정보 흐름에 불필요한 장벽을 부과하거나 유지하는 것을 자제하도록 노력하는 규정을 두고 있을 뿐이다. 반면 USMCA는 국경 간 정보이전을 제한하거나 금지하지 말 것을 의무로 규정한다. 한미 FTA에는 없는 컴퓨팅 설비의 지역화(localization) 조치 요구 금지와 소스코드 공개 요구 금지도 의무규정으로 포함했다. 어떤 국가가 자국의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를 통한 데이터의 저장과 처리만 허용하는 것을 요구할 경우 이를 원천적으로 봉쇄한다는 게 미국 입장이었다. 정부가 알고리즘이나 프로그램 설계도에 해당하는 소스코드 공개를 기업에 요구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미국은 오래전부터 자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차지한 과점적 지위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디지털 통상 규범을 만들려는 속셈이었다. 여세를 몰았나? 미국·일본 디지털통상협정(USJDTA)이 체결되어 2020년 발효되었다. 이 합의는 미국과 일본이 국제 규칙 제정을 주도함으로써 국가 주도로 데이터를 통제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졌다. 중국은 자국에서 데이터 비즈니스를 하는 사업자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왔다. 음악·영상 등 국경을 초월해 판매되는 디지털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USMCA 내용을 이 협정에 고스란히 담았다. "자유로운 정보의 이동은 많은 기회를 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한국 정부가 데이터 현지화 규제를 피해줄 것을 촉구한다." 이 말은 트럼프 대통령 당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한 말이다. 현지화 조치는 다국적기업의 고정사업장 은폐를 통한 세금탈루를 방지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입장이 유럽을 비롯하여 광범위하게 펼쳐진 상황이었다. 별도의 고정사업장 없이 인터넷망을 이용해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탈세행위는 세계적 지탄 대상이었다. 저세율국에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소득을 이전하는 방법으로 막대한 이익을 취한 것은 야만적이다. 유럽연합(EU)은 디지털 싱글마켓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독일은 데이터 지역화를 주요 내용으로 새로운 클라우드 이용규칙을 마련했다. EU 역내에서 현지화 요건을 금지하고자 하는 디지털 싱글마켓 전략과 배치되는 행위로, 제도적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미국 재선의 결과를 알 수 없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례를 보면 디지털 무역을 둘러싸고 디지털 교육, 법률, 의료, 금융 서비스 전 부문에서 한바탕 폭풍이 불어올 것 같다. 조원경 울산과학기술원 교수 글로벌산학협력센터장
2024-06-19 18:18:23[파이낸셜뉴스]의약품 연구개발 전문기업 씨티씨바이오는 중국 소재 과학 기술 기업 ‘Shandong New-line Biotech’과 중국 현지화 Bacteriophage(박테리오파지) 개발 목적의 합작법인(JV) 설립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씨티씨바이오가 중국의 ‘Shandong New-line Biotech(산둥 뉴라인 바이오텍, 이하 뉴라인)’과 합작법인 R&D센터를 설립해 중국 현지화 Bacteriophage를 개발하는 것이 주 골자이다. 뉴라인은 30명 이상의 석·박사 연구 인력을 기반으로 축산 및 농업 관련 Bacteriophage 생물학 솔루션을 보유한 기업이다. 뉴라인이 Bacteriophage 현지화에 필요한 연구를 담당할 예정이며, 씨티씨바이오는 연구에 필요한 노하우 및 기술을 담당할 계획이다. 이번 합작법인에 대한 지분은 씨티씨바이오가 70%, 뉴라인이 30%를 보유하게 된다. Bacteriophage는 항생제 대체재로서 세균성 질병 예방을 위해 특정한 병원성 세균을 선택적으로 사멸시키고 일반 유익균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씨티씨바이오는 항생제 남용으로 인한 위협의 대체재로서 Bacteriophage 동물용 사료첨가제를 개발해 15개국 이상의 여러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씨티씨바이오 김영덕 박사는 “씨티씨바이오는 Bacteriophage 사료첨가제와 관련해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 현지화 Bacteriophage 개발을 위해 이번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게 됐다”라며, “중국 현지화 Bacteriophage 개발 연구에 필요한 모든 노하우와 기술을 제공하고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4-06-05 14:42:49[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언어 데이터 전문 기업 플리토가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기업들과의 비즈니스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AI 솔루션 현지화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5일 밝혔다. 플리토는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보통신산업진흥원과 함께 ‘한-사우디 ICT 비즈니스 파트너십’ 활동을 펼쳤다. 이 기간 동안 플리토는 사우디 수출개발청 관계자, ICT 기업인들과 만나 아랍어 데이터 공급 및 실시간 통번역 솔루션 적용을 위한 구체적인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플리토는 현지 디지털 공간화 솔루션 제공 기업인 ‘메타코드(Meta code)’와 주요 관광지 다국어 서비스 구축을 위한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유적지, 박물관 등에 구축된 공간화 시스템의 통번역 솔루션 기능 향상 △챗봇 서비스 다국어 적용 확대를 위한 기술 협력 △외국어 서비스 향상을 위한 다국어 데이터셋 구축 협업 등 리야드 현지 관광지 내에 다국어 서비스를 확대하고 사우디 관광객들을 위한 다양한 편의를 제공할 계획이다. 플리토는 4일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와 협력 운영 중에 있는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리야드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도 방문했다. 이번 방문을 통해 플리토는 사우디 디지털 전환 정책에 따른 현지 진출 전략을 마련하고, 아랍어 데이터 구축 및 AI 통번역 솔루션 수출 확대 기회를 모색했다. 플리토 이정수 대표는 "현지 기관, 기업들과의 만남을 통해 인공지능 학습용 아랍어 데이터의 필요성과 관광 분야 통번역 솔루션에 대한 높은 수요를 직접 체감했다"며 “이번 방문으로 구축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중동 지역 수출 확대와 자사 솔루션 현지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4-06-05 09:27:56【 광저우=이석우 특파원】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 중국 사업 환경과 여건은 나빠졌지만 현지화 등을 통해 더 큰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김주철 코트라 중국 광저우무역관장(사진)이 중국 진출을 고민하는 국내 기업들에 던진 조언이다. 5일 중국 광저우 캔톤 페어(중국수출입상품교역회) 현장에서 만난 김 관장은 "중국에서 기업 하기 어렵다는 말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관장은 상하이·칭다오·창사 무역관에서 15년 가까이 근무한 코트라의 대표적인 중국통이다. 김 관장은 "낮은 생산원가를 보고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에는 맞는 말"이라면서 "그러나 중국 내수시장을 보고 투자한 기업들은 어려워진 상황 속에서도 기회를 찾고 계속 발전하고 있다. '이 업종이 아직 중국에서 가능해?' 하는데 여전히 선전하는 기업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를 들면 노동집약형인 봉제인형업은 좋은 실적을 유지하는 우리 기업들도 있다"면서 "광둥성 둥관에 위치한 홍신완구는 미국의 세계 최대 완구업체 타이(ty)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베트남 등으로 이전한 대부분의 봉제기업과 달리 이 업체가 아직 광저우 둥관에 버티고 있는 이유는 대규모 주문에 대응 가능한 곳은 중국뿐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현지 기업들을 공략해 성공한 사례를 묻자 김 관장은 광저우와 인접한 포산에 위치한 철판 가공기업 P사를 예로 들었다. 그는 "P사는 당초 광저우의 일본 자동차 3사인 도요타·혼다·닛산의 차량 문에 사용하는 특수철판을 가공해 공급해 왔다"면서 "중국 진출 후 이들 일본 차 3사에 대한 판매호조로 매출이 계속 늘다가 2021년 중국산 전기자동차(EV)의 급부상과 함께 일본 차 3사의 매출 하락으로 매출도 급감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P사는 광둥성이 본사인 비야디(BYD)에 공을 들였고, 결국 2023년 말에는 BYD에 대한 매출이 기존의 일본 차 3사를 합친 매출액의 기록을 넘어섰다"고 강조했다. 중국 현지 업체들의 성장과 함께 동반성장의 기회를 찾아야 한다면서 현지 상황에 대한 유연하고 신속한 대응 등 현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관장은 "중국 시장은 사라진 것이 아니다. 달라졌을 뿐"이라며 "시장이 달라졌으면 우리도 방향과 전략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현지 기업의 부상과 발전을 더욱 눈여겨보고 그에 맞게 그들의 수요와 변화에 대응한다면 중국 시장은 다시 우리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2024-05-05 18:04: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