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억만장자로 유명한 미국의 IT 사업가 브라이언 존슨(47)이 회춘을 위해 혈액 내 혈장(혈액 속 액체 성분)에 있는 유해 물질을 제거해 다시 주입하는 혈장교환술을 받아 화제다. 노화 방지 실험에 매진 중인 브라이언 존슨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혈장교환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혈장교환술은 혈액에서 혈장을 분리해 유해 물질을 제거한 뒤 다시 주입하는 치료법으로, 존슨은 노화를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술을 받았으나 주로 면역 질환이나 독소 제거에 사용되는 방법이다. 존슨은 "몸에 있는 독소를 제거하기 위해 시술받았으며 2시간 걸렸다"라며 "시술자가 내 혈장을 보고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깨끗하다'고 했다. 시술이 끝난 뒤에는 혈장을 버리기 아깝다더라“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내 혈장은 액체로 된 금"이라며 뿌듯한 기색을 나타냈다. 존슨은 매년 200만달러(약 27억원)를 들여 회춘을 시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에는 아들 탈메이지 존슨(18)의 혈장을 수혈 받고, 아버지 리차드 존슨(71)에게 자신의 혈장 일부를 이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존슨은 앞으로 한 차례 더 혈장교환술을 받은 이후 혈장을 경매에 부치거나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2019년 "젊은 사람의 피를 받는 것이 노화를 늦추는 데 효과가 있다는 임상 증거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30대에 소프트웨어 회사 ‘브레인트리’를 이베이에 8억달러(약 9850억원)에 매각하며 억만장자 반열에 오른 존슨은 노화 방지를 위한 ‘회춘 프로젝트’에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과거 심각한 스트레스와 자살 충동을 겪은 경험 때문에 젊음과 건강에 집착하게 됐다는 존슨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첨단 의료 기술과 엄격한 식이요법은 물론, 꾸준한 운동과 스트레스 관리를 받으며 회춘에 힘쓰고 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10-22 09:25:24[파이낸셜뉴스] GC녹십자가 캐나다에서 열린 국제학회에서 희귀출혈질환 관련 치료제 개발 동향을 발표했다. GC녹십자는 지난 24~28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진행된 국제혈전지혈학회(ISTH) 2023 총회에서 희귀출혈질환 관련 치료제 개발 동향발표를 진행했다고 29일 밝혔다. 총회에서 GC녹십자는 개발 중인 ‘혈전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TTP)’ 치료제(GC1126A) 관련 구두 발표와 혈우병 항체치료제(MG1113)에 대한 포스터 발표를 각각 진행했다. TTP는 전신에서 작은 혈전이 형성돼 뇌, 심장 및 신장과 같은 주요 기관으로의 혈액 흐름이 차단되는 희귀 혈액응고질환이다. 혈장교환술 등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부분 사망에 이르러 치명적이다. 발병 기전은 폰 빌레브란트 인자(vWF) 절단 효소인 ADAMTS13의 결핍 또는 자가항체로 인한 기능저하로 알려져 있다. TTP 치료제로 개발 중인 GC1126A는 ADAMTS13의 자가항체를 회피하는 동시에 반감기를 증대시킨 변이 단백질이다. 이번 발표에서 GC1126A은 질환 마우스 모델에서 기존 약물인 카플라시주밥 혹은 야생형 ADAMTS13(WT-ADAMTS13) 대비 우수한 효능(효력 바이오마커의 빠른 개선 등)과 높은 활성도 유지력을 보였다. 남현자 GC녹십자 디스커버리3 팀장은 “이번 결과는 GC1126A가 TTP 환자에게 잠재적인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학회에서는 혈우병 항체 치료제인 MG1113의 안전성 및 내약성 등을 연구한 임상 1상 결과도 포스터 발표로 진행됐다. MG1113은 혈액 내 부족한 응고 인자를 직접 주입하는 기존 약물들과는 다르게 외인성 경로의 억제인자인 TFPI(Tissue Factor Pathway Inhibitor)에 결합해 혈액 응고를 촉진하는 항체로 개발 중인 혈우병 치료제이다. 기존 8인자 약과 달리 피하 주사 투여가 가능해 환자 편의성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1상 임상시험의 건강인 코호트는 고려대 안암병원 임상약리학 박지영 교수, 혈우병 코호트는 연세암병원 소아혈액종양학 한정우 교수가 각각 맡아 진행했다. 단회 투여 연구에서 MG1113은 두 그룹 모두 3.3mg/kg까지 좋은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였다. 한 교수는 “MG1113은 국내 혈우병 신약이자 항체 기반 치료제로써 피하투여 장점과 혈우병 항체 환자 사용 등 보다 개선된 치료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3-06-29 09:03:37[파이낸셜뉴스] 60세 이상 고령의 말기신부전 환자에서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이 뇌사기증자 신장이식과 비교해 이식 후, 이식 신장의 수명은 차이가 없고 이식 후 환자 생존율은 더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동안 뇌사기증자의 신장을 이식받기 위해 오랜 시간 대기해야 했던 환자들에게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이식외과 허규하 교수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김덕기 교수팀은 고령의 말기신부전 환자에서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이 뇌사기증자 신장이식과 비교해 이식 후, 이식 신장의 수명은 차이가 없고 이식 후 환자 생존율이 더 높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식분야 국제학술지 '트랜스플랜트 인터내셔널(Transplant International(IF 3.782))' 최신호에 게재됐다. 60세 이상 고령 말기신부전 환자의 수가 증가하면서 투석을 받는 고령의 환자 역시 증가하는 추세이다. 말기신부전 환자가 질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신장이식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공여자가 턱없이 부족한 현실에서 신장이식을 받기는 쉽지 않다. 가족 중 적합한 기증자가 없으면 뇌사기증자로부터 신장이식을 받을 수 있으나 등록 후 이식까지 평균 대기 기간이 약 7년 정도가 소요된다. 고령의 환자일수록 빠른 시간 내에 신장이식을 준비하는 것이 신장이식의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고령의 말기신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한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 후 부작용 등 결과에 대한 보고가 없는 실정이다. 연구팀은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에서 지원하고 있는 한국장기이식연구단(KOTRY)의 데이터를 이용해 2014년 8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신장이식을 받은 60세 이상의 고령 환자 634명을 대상으로 혈액형 부적합 생존기증자 신장이식(80명)의 이식 후 결과를 혈액형 적합 생존기증자 신장이식(222명) 및 뇌사기증자 신장이식(332명)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연구 결과,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 후 거부반응 빈도는 혈액형 적합 및 뇌사기증자 신장이식과 비교해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이식 신장의 기능의 경우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이 혈액형 적합 신장이식에 비해 다소 낮았으나 뇌사기증자 신장이식과 비교해선 높게 나타났다. 이식 신장의 수명은 세 그룹 간 차이가 없었고 이식 후 환자의 연간 사망률은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0.5%)이 혈액형 적합 신장이식(0.3%)과 큰 차이가 없었고 뇌사기증자 신장이식(1.5%) 보다 낮게 나타났다. 허규하 교수는 "고령 말기신부전 환자가 혈액형이 맞지 않는 생존기증자가 있을 때 뇌사기증자 신장이식을 기다리는 것보다 적극적으로 혈장교환술 등의 처치 후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을 시행 받는 것이 환자의 생존율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2021-07-20 09:36:04한국 갬브로는 최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제4회 지속적 신대체 요법 마스터 코스'를 개최했다고 6월30일 밝혔다. 한국 갬브로는 최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제4회 지속적 신대체 요법 마스터 코스'를 개최했다고 6월30일 밝혔다. 지속적 신대체 요법은 신장기능이 급격히 저하된 급성신부전 환자의 신장 기능을 대체하기 위해 사용되는 체외혈액정화 요법이다. 갬브로는 꾸준히 발전하고 있는 지속성 신대체 요법에 대한 최신 지견을 공유해 임상 치료에서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의료진 교육 프로그램인 '지속적 신대체 요법 마스터코스'를 2011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다. 국내 신장내과 및 중환자의학과, 응급의학과, 소화기내과 등의 의료진 200 여명이 참석한 이번 행사에는 지속적 신대체 요법 치료 영역에 대한 소개 이외에도 간투석 및 혈장교환술 등의 체외혈액정화 요법에 대한 논의도 함께 진행됐다. 특히 갬브로의 지속적 신대체 요법 시스템인 '프리즈마플렉스'로 가능한 간투석 및 혈장교환술, 독성물질 및 중독에 의한 독소 제거 등을 위한 혈액관류, 패혈증 치료를 위한 혈액관류 치료 요법 등이 새롭게 소개되어 의료진 등의 주목을 받았다. 대한신장학회 최규복 이사장(이화여대목동병원)은 "지속적 신대체 요법은 급성 신 손상 환자 치료에 매우 중요한 요법 중 하나로 기술의 발전을 토대로 치료 영역이 보다 전문화 되어가고 다양화 되므로 이러한 지속적 신대체 요법 마스터 코스가 최신 지견을 공유할 수 있는 토론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갬브로는 글로벌 의료 기술 업체로, 신장/간 투석을 위한 제품 및 치료법, 골수종과 관련된 신장 치료 및 기타 급성/만성 환자치료를 위한 체외 혈액정화요법을 개발, 제조 및 제공하는 기업이다. 박스터 인터내셔널은 2013년 9월 세계적인 신장 투석 전문 기업 갬브로를 인수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2014-06-30 15:29:08고려대학교병원 장기이식센터 김동식 교수팀은 기증자와 혈액형이 맞지 않는 환자에게 간을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수술을 받은 환자는 50대 남성으로 간암과 B형 간염을 갖고 지난해 6월 병원을 방문했다. 의료진은 환자의 간 상태가 좋지 않아 이식수술을 하기로 결정했다. 일단 가족을 중심으로 이식환자를 찾았다. 하지만 형제들 중 혈액형이 맞는 사람이 있어 검사를 시행했으나 간이 너무 작거나 간수치가 높아 이식을 할 수 없었다. 결국 건강하지만 혈액형이 맞지 않는 환자 아들의 간을 이식하기로 의료진은 결정했다. 일반적으로는 기증자와 수혜자간 수혈이 가능한 혈액형일 경우에 한해 간이식을 시행할 수 있다. 혈액형이 부적합인 경우에는 수혜자의 몸에 존재하는 항체가 거부반응을 일으켜 심할 경우 죽음에까지 이를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증자의 혈액형에 대한 항체를 없애는 시술을 수술 전 전반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먼저 일반적인 간이식수술에 대한 의료진의 풍부한 경험이 뒷받침돼야하며 소화기내과, 마취과, 병리과, 진단검사의학과, 신장내과, 영상의학과 등 여러 진료과와 긴밀한 협업이 필요하다. 또한 기증자에 대한 혈액형 항체를 없애기 위한 시술인 혈장교환술 및 거부 반응의 위험을 감시하기 위한 각종 검사들을 원활히 진행할 수 있는 시스템 역시 필요하다. 특히 전반적인 프로세스를 거치기 전에 무엇보다 적절한 적응증을 가진 환자를 선정하고, 수술 후에도 이식받은 환자의 간에 항체가 생기진 않는지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의료진은 수술 전 항체제거와 합병증의 유무를 검사하기 위해 검사와 여러 시술을 2주간 진행했다. 이후 지난 2월13일 환자는 아들로부터 간이식수술을 받았다. 환자는 지난 달 21일 건강을 되찾고 퇴원할 수 있었다. 간담췌외과 김동식 교수는 "이번 혈액형불일치 간이식 수술성공은 고려대학교병원의 이식관련 진료 역량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혈액형불일치 간이식외에도 소아간이식, 분할 간이식 등 점차 영역을 확대시켜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13-04-08 10:32:49서울대병원 장기이식센터 양재석 교수(왼쪽)가 박성한씨와 외래 진료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장이식 대기 환자 중 이식 장기를 공격하는 교차반응항체(PRA)가 높은 환자들에게 탈감작 치료를 실시하면 신장이식 대기 기간이 짧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병원 장기이식센터는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서울대학교병원 신장이식대기환자 1231명을 분석한 결과 신장이식 대기 기간이 7년 이상인 환자 159명 중 약 30%의 환자가 교차반응항체 수치가 50% 이상으로 신장을 이식받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6일 밝혔다. 말기신부전 환자가 최근 급속히 증가하고 있지만 뇌사공여자는 부족해 이식을 받기까지 평균 4.7년을 기다린다. 하지만 교차반응항체 수치가 높을수록 대기기간은 그보다 더 길어진다. 또 환자가 이전에 잦은 수혈과 장기 이식을 경험했다면 혈액 내 교차반응항체가 높아져 신장을 이식받을 기회가 와도 다음 기회로 미뤄야 한다. 탈감작 치료법은 체내 교차반응항체의 양을 줄이고 항체를 생성하는 세포를 없애기 위해서 면역글로불린, 혈장교환술 및 리툭시맵 (rituximab), 볼테조밉(bortezomib) 등을 이용해 시행한다. 일반적으로 약 4주간의 준비과정이 필요하다. 혈액투석환자인 박성한씨(41)는 지난 1998년 아버지로부터 신장을 이식 받았지만 상태가 악화돼 2003년부터 혈액투석을 시작했다. 새로운 신장을 이식 받기 위해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KONOS)에 이식대기자로 등록했지만 교차반응항체가 생겨 이식이 좌절됐다. 7년 넘게 기다렸던 그는 지난 2011년 11월 서울대학교병원에서 교차반응항체를 제거하는 탈감작 치료를 받았다. 두 달 후 항체가 없어졌다는 최종 검사 결과를 받은 후 12월 30일 신장을 이식받을 수 있었다. 서울대병원 장기이식센터는 2010년부터 탈감작 치료를 시작해 현재까지 총 8명의 환자에게 실시했다. 안규리 서울대병원 장기이식센터장은 "신장이식을 받아야 하는 환자 중 재이식, 교차반응항체를 가진 사람이 증가하고 있어 이식 의료기관에서는 이들에 대해 체계적인 관리 지침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보다 많은 기관에서 탈감작치료를 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면, 교차반응항체 수치가 높아 이식을 못 받은 환자들의 신장이식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신장이식 대기 환자는 2012년 7월 기준으로 1만1700명(KONOS)이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12-12-06 10:34:56혈액형 부적합 신장-췌장 동시이식을 받은 러시아 환자 타티아나씨(왼쪽 첫번째)가 남편 알렉산드르씨와 손을 잡고 환하게 웃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일반외과 한덕종 교수가 당뇨병 합병증으로 복막투석을 받던 러시아 타티아나(여·37세) 환자에게 혈액형이 다른 아버지 니콜라이(남·60세)씨의 신장과 췌장 일부를 떼어 동시에 이식하는 '혈액형 부적합 췌장-신장 동시이식 수술'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지금까지 혈액형 부적합 장기이식은 간, 신장을 대상으로만 이루어졌으며 이식 후 발생하는 면역거부반응 때문에 췌장에서는 불가능하게 여겨졌다. 특히 췌장은 간, 신장 등 다른 장기와는 다르게 인체에서 가장 중요한 소화액이라고 불리며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분해하는 역할을 하는 췌장액을 분비한다. 이 때문에 수술 후 소화액이 환자의 인체에 잘 적응하며 올바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세밀하고 정교한 수술기법과 환자 관리가 중요하다. 하지만 이번 췌장 이식 수술의 성공으로 국내 장기이식 수준을 한 단계 올려놓은 것은 물론, 당뇨병으로 고생하는 수많은 환자에게도 당뇨병을 근본적으로 완치시킬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린 것이다. 이번 수술은 혈액형이 다른 기증자의 췌장과 신장이 환자에게 잘 적응할 수 있도록 B형인 타티아나 환자에게 면역억제제를 주입하고, 혈장교환술 등의 처치를 한 뒤 A형인 니콜라이씨의 췌장과 신장을 이식하는 방법으로 이뤄졌다. 지난 4월 4일 수술을 받은 타티아나 환자는 한 달이 지난 현재 정상적인 식사는 물론 산책이 가능할 정도로 빠른 회복세를 보여 퇴원을 앞두고 있다. 환자의 당뇨 수치도 수술 전에는 정상인보다 약 6배 이상 높은 680mg/dl까지 올라갈 정도로 위급한 상태를 보였으나, 현재 정상 수치인 110mg/dl을 유지해 인슐린을 끊고 당뇨병에서 해방됐다. 타티아나 환자가 새 삶을 얻기까지는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의 노력 외에도 과학자로 일하고 있는 그녀의 남편 알렉산드르씨(남·42세)의 열정이 있기에 가능했다. 환자는 24년 전인 13살 때부터 인슐린 분비가 제대로 안되는 제1형(인슐린 의존형) 당뇨병으로 진단을 받아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는 고통 속에서 살아왔고, 4년 전부터는 당뇨합병증이 악화돼 만성 신부전으로 투석을 받기 시작했다. 그의 남편 알렉산드르씨는 해외에서 치료를 받은 러시아 국민들이 의료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만든 웹 블로그에서 서울아산병원의 세계적인 의료수준을 파악했다. 이후 직접 서울아산병원에 연락을 취해 부인의 수술을 위한 절차를 밟아 나갔다. 이식 수술을 위해 알렉산드르씨는 그녀의 부인 타티아나 환자, 타티아나의 아버지인 니콜라이씨와 함께 지난 3월 5일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알렉산드르씨는 "인터넷에서 서울아산병원의 의료 기술을 접하고 부인의 망가진 신장 치료를 받으러 온 것이었는데, 췌장-신장 동시이식을 통해 당뇨병도 완치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놀랐다"며 "의료진에게 감사하고, 관심을 가져준 러시아 국민들에게 부인의 완치된 모습을 하루 빨리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덕종 교수는 "러시아 국민들의 성원과 바람을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한국의 의료 기술로 보답한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하다"며 "혈액형이 맞지 않는 환자의 췌장이식 수술이 가능할 정도로 국내 췌장이식 수준은 세계적인 만큼, 장기기증 인식이 활성화 돼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아가며 신장투석을 받아야 하는 수많은 당뇨병 환자들이 고통에서 해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12-05-11 16:2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