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 온라인 게임이 여성혐오를 부추기고 있다며 비판받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7일(현지시간) 남성에게 접근한 뒤 금품을 뜯어내는 '꽃뱀 여성'을 내세운 온라인 게임 '라오뉘유시(꽃뱀 게임·撈女遊戲)'가 지난 6월 출시와 함께 게임 플랫폼 '스팀'의 인기 순위 1위에 오르며 인기를 끄는 가운데 논란의 중심에 섰다고 보도했다. 이 게임은 주인공 남성이 자신의 돈을 노리고 접근해 유혹하는 여성들을 상대로 대응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모든 꽃뱀 캐릭터는 여성이고 게임 속 "남자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보려면 돈을 얼마나 쓰는지 봐라"라는 등 자극적인 대사까지 나온다. 예술가로 활동하는 쉬이쿤은 게임을 실제 해 본 뒤 불쾌감을 느꼈다고 BBC에 말했다. 그는 "게임 이름 자체가 이미 여성혐오적"이라면서 "남자친구가 돈이 많거나 여성이 자기 외모를 꾸미기만 해도 '꽃뱀'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고 지적했다. 반대 의견도 있다. 이 게임의 팬들은 로맨스 사기 피해를 예방하는 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게임 제작자들도 게임 이름을 아예 '로맨스 사기 방지 시뮬레이터(Emotional Anti-Fraud Simulator)'로 바꿨다. 제작진은 "여성을 겨냥할 의도는 없었다. 그저 요즘 연애의 감정적 경계와 회색지대에 대한 열린 대화가 이뤄지기를 원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실제 지난 2023년 기준 중국에선 로맨스 스캠 사기로 인한 범죄 피해액이 20억 위안(약 381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게임의 모티브가 된 것으로 보이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해 한 남성은 여자친구로부터 경제적 착취를 당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바 있다. 이후 '꽃뱀'을 뜻하는 라오뉘라는 신조어가 중국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기 시작했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은 지난해 중국에서 크게 흥행한 '검은 신화: 오공'을 제치는 등 계속해서 상위권 자리를 지키고 있다. BBC는 전통적인 성 역할을 강조하고 성평등 활동가들에 대한 탄압까지 이뤄지고 있는 중국의 사회 분위기 속에서 차별적 요소가 있는 이 같은 게임은 기존의 성별 규범을 더욱 강화할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고 짚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2025-07-08 14:21:00[파이낸셜뉴스] 한성대학교가 교내에 욱일기를 형상화한 그림과 '조센징' 등 혐오 발언이 적힌 전시물을 무단 설치한 학생에게 최고 수위의 징계인 제적 처분을 내렸다. 4일 한성대에 따르면 학교 측은 미승인 전시물의 무단 전시와 관련해 해당 학생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 제적 처분을 내렸다. 지난 6월 3일 오후 11시 10분쯤 회화과에 재학 중인 한 남성이 학교 측 승인 없이 욱일기와 태극기를 섞은 그림 등을 내걸어 논란이 됐다. 전시물에는 '역겨운 조센징들은 부끄러움을 모른다' '조선은 도덕쟁탈전을 벌이는 유일한 나라'라는 문구가 적혀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전시물은 설치 후 약 40분 만인 오후 11시 50분쯤 철거된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 측은 다음날인 4일 사건 관련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당사자의 입장 소명을 듣는 등 조사를 진행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5-07-04 17:46:29[파이낸셜뉴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지금 한국 사회는 가장 저열한 정치가들이 국민을 미혹하는 세상이 되었다"고 비판했다. 30일 홍 전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가 싫어도 정치가 아무리 혐오스러워도 우리는 정치를 떠날 수 없다"며 이같이 전했다. 홍 전 시장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의 말을 인용해 "정치에 무관심하면 우리는 가장 저열한 인간으로부터 지배를 받게 된다"며 "지금 한국 사회는 가장 저열한 정치가들이 국민을 미혹하는 세상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말을 인용해 "국민들은 그들 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갖는다"며 "플라톤이나 처칠의 명언을 다시 생각나게 하는 장마철 아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홍 전 시장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 2차 경선에서 탈락한 뒤 정계 은퇴와 탈당을 선언했으나 이후 정계 복귀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지난 25일 자신의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을 통해 한 지지자가 '마음을 급하게 먹지 않고 때를 기다리면 좋겠다'라는 제목으로 남긴 글에 "조급하지 않고 세상이 다시 부를 때까지 기다린다. 내 능력이 소진되었다고 판단될 때까지 세월이 이끄는 대로 순리대로 간다"며 정계 복귀를 암시하는 글을 남긴 바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5-06-30 13:26:07[파이낸셜뉴스] 서울대에서 한 교수가 수업 시간에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혐오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학내에서 나오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연합뉴스는 13일 서울대 사회학과 대학원 자치회는 최근 학과 차원의 인권위원회 소집을 요청하는 이메일을 교수들에게 보냈다고 전했다. 자치회는 메일에 "(A 교수가 맡은) 학부 수업에서 반복적인 중국과 중국인 혐오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며 "중국의 한국 정치 개입 등 최근 시국에서의 음모론을 말하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자치회에 따르면 A 교수는 지난달 강의를 하던 중 "중국은 후진적", "중국은 사상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해 전 국민을 통제하려고 하는 야만적인 나라", "우리나라에 친중 세력이 암약하고 있다. 정치세력도 마찬가지" 등의 발언을 했다. 자치회는 "(A 교수의) 이런 발언들은 중국(인)에 대한 근거 없는 비하를 드러내고 있다. 학과 구성원 중 중국인 유학생이 많음을 고려할 때 반드시 시정돼야 할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A 교수는 자치회 지적과 관련해 중국 혐오 발언을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의 '기술 굴기'에 대한 한국 사회의 안일한 인식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설명도 했다. A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강한 표현을 사용한 것은 제 잘못"이라면서도 "중국이 부상하는데도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는 우리 모습에 대한 우려를 표현하는 과정에서 나온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또 "중국을 반공주의적으로 비판할 게 아니라 중국의 부상이 한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고민해야 한다"면서 중국인의 한국 이주와 관련해서도 "큰 나라 옆에 있는 작은 나라의 다문화 정책은 조심스럽고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2025-06-13 06:56:40[파이낸셜뉴스] 경기도의 한 수영 시설에 "저소득일수록 몸이 청결하지 못하다"라는 내용의 안내문이 부착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수영장 이용 수칙’이 적힌 한 장의 사진이 확산했다. 사진 속 이용 수칙에는 “수영장은 때를 미는 장소가 아닙니다, 비누 샤워로 깨끗이 샤워 후 사용, 수영 모자를 착용” 등 다른 수영장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내용들이 담겨있다. 문제는 마지막 수칙이다. “사용 후 수영장 탁도가 당신의 소득 수준을 나타냅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연구논문) 저소득일수록 몸이 청결하지 못하다”라고 적혀있다. 해당 글을 SNS에서 가져온 글쓴이는 "경기도에 있는 모 사설 수영장이라고 하는데 충격적이다“라며 ”저렇게 노골적으로 가난을 혐오하다니. 사회 구석구석 이렇게 가난 혐오와 계급 배제가 스며있다"라고 탄식했다. 몇몇 누리꾼들은 이 사진을 보고 수질 관리와 위생을 위해 수영장 내에서 때를 미는 행위를 금지했지만, 일부 회원들이 수칙을 위반하는 사례가 반복되자 이와 같은 안내문을 부착한 것으로 추측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다른 표현도 있을 텐데 굳이 저런 표현을 쓰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위생빈곤이라는 용어가 있지만 그런 연구나 논문을 우리나라에 대입하긴 무리지 싶다”, “논문과 관련성도 없는 논리를 갖다대면 자신의 천박함이 묻어나온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무지를 드러낸 셈”이라며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5-06-12 06:39:11[파이낸셜뉴스] 5·18기념재단(재단)은 전라도 지역을 비하한 후 사과한다며 500만원을 기부한 유투버 잡식공룡의 기부금을 거부한다고 11일 밝혔다. 해당 유투버는 지난 5일 이재명 대통령이 제21대 대통령 선거 당시 전남 지역에서 89.04%의 득표율을 기록한 사진과 "전라도 XX났네"라고 쓴 글을 갈무리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이어 "전라도에서 80∼90프로 나오면 나라 진짜 나눠야지. 같이 살 필요가 없어. 여행이나 비자 받고 가면 될 듯" 등 지역 차별적 내용도 올렸다. 논란이 확산하자 이 유투버는 자신의 지역 비하 논란에 대한 사과 취지의 문구와 함께 재단에 500만원을 기부한 후원금 내역서를 공개한 바 있다. 그러나 재단은 유투버의 기부 행위에 진정성을 의심, 후원금을 받지 않기로 했다. 재단 관계자는 "5·18민주화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기 위해 관련 기념사업에 후원을 받고 있으나, 혐오 발언의 책임을 기부활동으로 불식시키려 한 별도의 의도가 있다고 보여진다"며 "연락이 닿지 않는 유투버의 이메일 주소를 통해 기부금 반환 조치 관련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5-06-11 15:53:07[파이낸셜뉴스] 서울시극단을 이끄는 스타 연출가 고선웅 단장이 14년 만에 발표한 창작극 ‘유령’은 이름값을 톡톡히 한다. 지난해 ‘퉁소소리’로 백상예술대상 연극 부문 작품상을 수상하며 연출력을 다시금 입증했던 그다. 이번 작품은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 연극과 삶에 대한 깊은 이해가 독특한 형식으로 구현된 수작이다. 오랫동안 품었던 무연고자 이야기 "사람으로 태어났지만, 주민등록이 없다는 이유로, 혹은 무연고자라는 이유로 존재 자체가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웠어요."(고선웅 단장) 이 작품은 애초 사람에 대한 깊은 연민에서부터 출발했다. 그는 7년 전 접한 무연고자 이야기를 다룬 신문 기사를 오랫동안 마음에 품고 있다가 “어느 날 빠르게 홀린 듯 글을 쓴” 대본을 직접 연출했다. '유령'은 눈물 나게 슬프면서도 웃기고, 씁쓸하면서도 따뜻하다. 흔히들 “세상은 무대고 인간은 배우”라고 한다. 고 단장은 "무대 위에서 그 말을 한번 증명해 보고 싶었다"며 "세상에 인간으로 태어나 어떤 역할을 맡게 되는지, 내가 그 역할을 스스로 선택한 건 아닌지, 등장 인물들을 통해 그런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는 연출자의 의도를 무대서 증명해 보인다. ‘유령’은 매 맞는 아내 배명순(이지하 분)의 박복한 삶을 들려주면서 시작한다. 그는 남편의 폭력을 피해 가출하고 새 인생을 위해 주민등록도 포기한 채 ‘정순임’이란 이름으로 우여곡절을 겪으며 떠돈다. 16년 뒤 원래의 이름을 찾지만 말기 암 진단을 받고 무연고자로 쓸쓸히 죽는다. 시신 안치실로 옮겨지고 그곳에서 화장도 못한 채 떠도는 유령을 만난다는 게 극중극의 주요 내용이다. ‘유령’에선 주요 배역을 빼곤 배우들이 1인 다역을 하는데, 극중극 배역과 무대 위 배우 역을 수시로 오간다. “10년 만에 연극하는데”(이지하), “168번째 맡은 역할”(신현종) 등 실제 배우의 상황이 대사에 투영돼 때로는 연극인지 실제인지 경계도 불분명하다. 극중극 속 삶과 죽음, 배우와 극중극 캐릭터, 우리네 인생과 인생의 축소판인 연극의 경계를 허문 독창적 형식이 무척 신선하다. 무대는 미니멀하다. 한쪽 벽을 가득 채운 시체 안치실과 무대 위 묘비석처럼 보이는 네모난 직육면체 오브제 그리고 분장실, 이 세 공간이 맞물려 돌아간다. 배명순 역 이지하는 무대에 첫 등장해 관객을 향해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생에서 배씨, 정씨 그리고 다시 배씹니다”라며 자신의 배역을 소개한다. 그러다 누군가에게 맞는 연기를 하면서 배명순의 박복한 인생을 들려준다. 이어 분장사가 등장해 이지하의 얼굴에 멍 분장을 한다. 그는 배명순과 대사를 주고받으며 드라마 전개를 돕다가 또 다른 배역으로 변신을 거듭한다. "그 대사 빼고 가자고 연출한테 몇 번을 말했다니까. 우리집 애들이 이 연극 보러 오겠어.” 배명순 삶의 빌런인 ‘오사장, 박사장, 형사’ 역의 강신구는 극중극 캐릭터 연기를 하다가 갑자기 악역만 맡는 자신의 현실을 한탄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번도 실제로 등장하지 않는 연출을 찾기도 한다. 마치 인간들이 신을 찾듯. 배우들은 자주 창작 진의 일원이 돼 방백을 통해 연출의 의도 등을 드러낸다. “분장사 시분 역할을 하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는 배우 전유경의 방백을 듣고 있노라면, 사람이 태어나 누군가의 아들이나 딸, 어머니나 아버지, 친구, 동료, 이웃 등 여러 역할을 수행하며 사는 우리네 인생이 떠오른다. 그 인생이란 게 사람에 따라 나쁘거나 좋거나 후지거나 빛나는 삶을 살다 죽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연극은 박복한 삶을 산 이들을 비춘다. “세상은 무대, 사람은 배우” “제아무리 후진 역할도” “제아무리 못난 역할도” “결국은 다 퇴장이구나”는 대사의 나열은 누구나 죽는다는 명제와 함께 무연고자의 삶을 신이 부여한 연극의 배역처럼 치환하며 그들의 삶을 가만히 위로한다. 고 연출은 무대감독 역을 맡은 배우 이승우를 통해 이 연극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자신의 간절한 속마음도 전한다.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사람으로 살다가 사람처럼 죽어야 마땅하다”는 연출의 변을 통해 무연고자가 처한 가혹한 현실에 대한 관심을 당부한다. 기발한 것은 이 모든 것이 소동극의 형태로 전개돼 웃음을 자아낸다는 점이다. 이는 무겁고 우울한 소재를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전달할지 오랫동안 고심한 노력과 실험의 결과다. ‘유령’은 삶과 죽음, 실제 배우와 그가 연기하는 캐릭터, 우리네 인생과 인생의 축소판인 연극의 경계를 허물며 재미와 감동,생각할거리를 안긴다. 무엇보다 우리 시대, 진정 필요한 가치는 혐오가 아닌 사람에 대한 연민임을 다시금 일깨운다. 사람에 대한 연민이야말로 인간성 회복의 첫걸음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6-11 10:02:04[파이낸셜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의 의원직을 박탈해 달라는 국민동의청원이 공개된 지 10일 만에 50만명의 동의를 받았다. 의원직 제명을 청원한 여성단체는 "차별·혐오를 선동하는 정치인은 필요 없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반영된 결과"라며 '이준석 퇴출'을 위한 행동에도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10일 국회전자청원 홈페이지를 보면 '이준석 의원의 의원직 제명에 관한 청원'은 이날 오후 1시 44분 기준 50만명을 넘어섰다. 청원 이유는 지난달 27일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TV토론과 연관이 있다. 당시 이 의원은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를 지목해 여성에 대한 잔혹한 성폭력 행위를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발언을 여과 없이 읊은 뒤 "여성 혐오에 해당하느냐"고 물었다. 이재명 대통령(당시 대선 후보) 가족을 검증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여성 혐오와 신체적 폭력을 연상케 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토론 직후 한국여성단체연합(여성연합)이 이준석 의원의 국회의원직 제명을 촉구하는 국민동의청원을 국회전자청원 홈페이지에 올렸다. 여성연합은 "이준석 의원은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모든 주권자 시민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상대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여성의 신체에 대한 폭력을 묘사하는 언어 성폭력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또 "이준석 의원이 행했던 그동안의 차별·선동 행위와, 대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발화한 부적절하고 폭력적인 언어, 그리고 그 이후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는 무책임한 태도는 주권자 시민의 신뢰를 크게 저해하고 국회의원에 대한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라며 "국회의원의 청렴 의무를 규정한 헌법 제46조1항과 국회의원이 윤리강령을 위반하는 등 국회법에 따른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고 청원 취지를 밝혔다. 여성연합은 시민, 단체들과 연대해 '차별·혐오 선동 정치인 이준석 퇴출'을 위한 행동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들은 앞으로 국회와 정당에 이준석 후보의 정계퇴출 및 국회의원 제명 요구, 언론 대상 책임 촉구, 차별혐오 선동 정치인을 공적 공간에서 퇴출하기 위한 캠페인 등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국민동의청원에 동의한 이들이 5만명을 넘으면 해당 청원은 국회 소관위원회에 회부된다. 현재 이 청원은 소관위원회 및 위원회 회부 날짜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5-06-10 15:40:20[파이낸셜뉴스] 한성대학교가 교내 건물에 욱일기를 형상화한 그림과 '조센징' 등 혐오 발언이 적힌 전시물을 무단 설치한 학생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한성대에 따르면 대학 측은 지난 4일 오후 사건 관련 조사위원회(조사위)를 구성했으며 추후 당사자 학생의 입장을 들을 계획이다. 한성대 관계자는 "학교에서도 문제의 심각성을 중하게 생각하고 신속히 징계 절차를 진행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한성대 캠퍼스 내에는 학생처장 명의로 "대학 당국은 이러한 행위를 대내외적으로 한성대학교의 위상과 명예를 심각하게 실추시킨 반이성적 행동으로 보고 규탄한다"는 대자보가 걸렸다. 앞서 한성대에서는 지난 3일 오후 11시 10분께 회화과에 재학 중인 한 남성이 학교 측 승인 없이 욱일기와 태극기를 섞은 그림 등을 내걸어 논란이 됐다. 전시물에는 '역겨운 조센징들은 부끄러움을 모른다', '조선은 도덕쟁탈전을 벌이는 유일한 나라'라는 문구가 적혀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5-06-10 15:19:21[파이낸셜뉴스] "우리 아이들이 혐오 속에서 살지 않기를 바랍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한 투표소에서 만난 40대 가장은두 손에는 해맑은 두 아들의 손을 붙들고 말했다. 제21대 대통령선거 본 투표일인 3일 오후에도 투표 행렬이 이어졌다. 가족 단위 유권자가 오전 대비 많이 늘었다. 임시공휴일을 맞아 투표 겸 외식·나들이를 계획한 가족들이 많았다. 투표소 옆 놀이터와 공원은 뜨거운 햇살에도 아이들과 부모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아이들 미래엔 혐오 없길” 차기 대통령 국민 통합 역량 주목 방배2동 제4투표소를 찾은 40대 가장 현모씨는 "아이들이 투표 현장을 경험해봤으면 했다"며 "이번 대선을 지켜보며 마음이 아팠다. 아이들에게 서로를 못 잡아 먹어 안달이고 혐오 가득한 사회를 물려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방배2동 제2투표소에서 만난 신모씨(27)는 대선 토론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토론을 보고 우리 미래가 암울하다고 느꼈다"며 "비전없는 후보들이 서로 혐오표현을 섞어가며 토론과 유세를 하는 걸 보고 젊은 사람들이 누구를 지지할 수 있겠냐"며 한탄했다. 같은 투표소에서 만난 90대 노부부도 우리 사회의 극단 대립을 걱정했다. 유모씨(90)는 "사회가 옛날 같은 정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이런 한국에 살아가야 할 젊은이들이 안타깝다"며 "젊은 세대가 서로 힘을 합쳐 같이 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역삼동 투표소에서 만난 유권자들도 '갈등 봉합'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땀방울이 맺힌 채 투표소를 찾은 60대 최모씨는 "새로운 대통령은 본인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도 두루 살피길 바란다"며 "국민들끼리 극단적으로 이념 대립을 하지 않는 사회가 되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3일 정오가 지나자 서울시 강남구 한 중학교에 마련된 역삼2동 제5투표소도 유권자들로 발 디딜틈 없었다. 점심시간 이후 투표소를 찾는 유권자는 더 많아져 투표소 밖 계단까지 긴 줄이 늘어섰다. 무더운 날씨처럼 차기 대통령을 ‘내 손’으로 뽑겠다는 시민들의 뜨거운 의지가 드러났다. 20대 대학생과 아이들에게 투표가 무엇인지 설명해주는 30대 부부 등 젊은 유권자도 눈에 띄었다. 어린 자녀에게 "투표소 안에서 아빠가 찍은 사람 번호 크게 소리치면 안돼"라며 유쾌한 당부를 하는 유권자의 모습도 보였다. 쉬는 날 여유로운 마음으로 투표소를 찾았다는 직장인 조모씨(34)도 사회 통합을 염원했다. 그는 "성별과 세대 등 우리 사회에 갈등이 너무 심해지고 지난 대선 때부터 갈등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며 "새로운 대통령은 갈라진 사회를 잘 봉합해줄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등학생 자녀 두 명과 함께 투표소 나들이를 온 여모씨(40대)는 "두 쪽으로 갈라진 사회를 잘 통합해주는 게 차기 정부의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가기 좋은 미래를 희망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공연 할인" "SNS 업로드"...MZ세대 중심 이색 투표 인증 행렬 투표소 앞 이색 인증 장면도 눈에 띄었다. 미리 준비한 투표 인증용지에 도장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는 유행 탓에 유권자들 일부는 투표를 마친 뒤 핸드폰을 들어 인증 용지를 찍기도 했다. 방배2동 제6투표소에서 만난 김모씨(31)는 "오늘 뮤지컬 공연이 있는데, 미리 배부된 투표 인증 용지에 도장을 찍으면 티켓값을 할인해준다"며 "이런 이벤트들이 투표를 독려하게 만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손수 그린 '망그러진 곰' 캐릭터에 인증 도장을 찍은 김모씨(23)는 "사전투표 때 친구들이 재밌는 인증 사진을 SNS에 올리는 것을 보고 귀여워서 따라해봤다"고 말했다. 그는 "SNS에도 직접 그린 투표 인증 그림을 업로드했다"며 "재밌게 투표하는 모습을 보고 아직 투표하지 않은 다른 친구들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러 투표소에 갔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평소 좋아하는 ‘헬로키티’ 카드에 도장을 찍은 김모씨(43)는 "손에 찍는 것보다는 휴대폰 케이스 안쪽에 늘 넣어다니는 헬로키티 카드에 도장을 찍고 싶었다"고 했다. 대선 본 투표 날인 3일 오후 3시 기준 투표율은 68.7%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대 대선과 비교해 0.6%포인트(p)높은 수치다. kaya@fnnews.com 최혜림 김형구 기자
2025-06-03 14:49: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