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여성혐오 표현으로 논란을 불렀던 아마추어 웹툰 '이세계 퐁퐁남'이 네이버웹툰 공모전에서 최종 탈락했다. 22일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2024 지상최대공모전' 2기 최종 수상작에 '이세계 퐁퐁남'이 포함되지 않았다. 대상은 '귀신망치'가 받았고, 최우수상은 '괴이현상 하나', 독자 인기상은 '과학고 사변' 등에 돌아갔다. 지상최대공모전은 국내 콘텐츠 산업 발전과 콘텐츠 창작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진행하는 공모전이다. 2차 심사에 통과한 수상작은 네이버웹툰 정식 연재와 매니지먼트 기회를 준다. '이세계 퐁퐁남'은 연애 경험이 많은 여성이 경제적 조건을 따져 결혼한 남자를 뜻하는 '퐁퐁남'이란 인터넷 신조어를 전면에 내세우고, 여성혐오적인 표현과 내용을 담아 논란을 불렀다. 이 웹툰이 지난 9월 25일 지상최대공모전 1차 심사를 통과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여성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불매운동이 이어졌다. 논란이 지속되자 네이버웹툰은 이날 별도의 공지를 통해 콘텐츠 운영 정책 개선 방향을 발표했다. 네이버웹툰 측은 "최근 공모전과 관련된 이슈로 독자 및 웹툰 창작자분들에게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더 나은 서비스 운영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개선 방향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플랫폼과 만화 산업 및 창작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외부 자문위원회를 마련하겠다"며 "자문위원이 공모전을 포함한 전체 콘텐츠 서비스의 현행 운영 정책을 검토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창작의 자유를 존중하는 동시에 책임 있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4-11-22 15:33:53[파이낸셜뉴스] 지난 14일 오후 경기 부천시의 한 세차장. 손님이 없어 '나른한' 오후의 정적을 깨려는 듯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한 대가 힘차게 세차장으로 들어섰다. 순간 사무실에서 기자와 인터뷰하던 신동우씨(56·사진)의 표정도 동시에 밝아졌다. 그는 곧장 사무실 문을 박차고 나가 친절한 미소로 차주를 맞이했다. 이윽고 고압세척기를 들며 차 전체에 물을 뿌리더니 고객의 요구에 맞게 문틈 사이 얼룩을 구석구석 닦았다. 신씨의 손과 발은 바빠졌지만, 얼굴은 오히려 빛이 났다. 오후 햇살도 적당히 따뜻했다. 차주 A씨는 "동네 다른 세차장보다 일을 더 꼼꼼히 한다"며 "젊은 사람들이 자신의 직업에 열중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말했다. A씨의 단골 세차장인 이곳은 '꼼꼼함'이나 '젊은 직원' 외에 '마약류 중독 회복자의 직장'이라는 특별한 점이 하나 더 있다. 신용원 목사가 이끄는 마약류 중독 자활(自活) 공동체인 '소망을 나누는 사람들'의 직업 자활 사업장 중 하나다.< 본지 지난 6월 12일자 9면 참조> 신씨는 '소망을 나누는 사람들'에서 20년 이상 직업 자활을 하고 있다. 그는 직업 자활의 의의를 단순히 "경제활동을 한다"에 국한하지 않았다. 대신해 "사회구성원으로서 다시금 사회에 복귀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빠져나올 수 없었던 마약류의 늪, 직업 자활 통해 단약 성공 신씨는 마약류 투약으로 두 차례의 감옥 생활을 했다. 처음은 19살 때 대마초와 러미날을 경험하면서 시작됐다. 별다른 계기는 없었다. 그저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서였다. 내성적인 성향에 음주·가무에도 특출나지 못했던 신씨는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점 친구들과 멀어졌다. 무리에서 혼자 도태되는 것이 싫고 무서웠던 신씨는 해서는 안 될 마약류에 손을 댔다. 그는 "마약류에 빠지면서 친구들 무리에 낄 수 있었다"며 "친구들이 취한 모습을 보면서 취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그게 안 되다 보니 약을 했다"고 옛 시절을 떠올렸다. 한번 빠진 마약류의 늪에서 헤어 나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 28살에 약 2년간 첫 번째 징역살이를 했다. 출소하고 그는 단약을 결심했다. 실제 약 2년 동안 약을 끊는 듯 했다. 하지만 마약의 늪은 깊고 어두웠다.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았던 신씨는 약을 계속 권하는 지인들의 유혹에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한 번 끊어봤으니 또 끊을 수 있겠지'라는 안일한 생각도 한몫을 했다. 결국 그는 다시 철장 안으로 향했다. 끊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 구속도 구속이지만 정신적·육체적으로도 피폐해졌다. 그러나 방법을 몰랐다. 정신과 병동에 입원도 해봤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전국의 알코올 중독 치료 상담소들을 전전했다. 하지만 "매일 하는 마약류를 일주일에 두 번으로 줄여라"라는 황당한 말까지 들어야 했다. 완전한 절망은 아니었다. 그 즈음 TV에서 신 목사를 봤다. 단약 성공을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은 심정으로 신 목사를 찾아갔다. 그때부터 '소망을 나누는 사람들'에 참여해 직업자활에 들어갔다. 벌써 23년 전, 그의 나이 33살 때다. 직업 자활을 중시하는 '소망을 나누는 사람들'의 방향성에 따라 그는 35살 무렵부터 직업 자활을 했다. 전통시장 한쪽에 '소망을 나누는 떡집'이란 떡 가게를 연 것을 시작으로 '고추장에 빠진 순대'라는 이름의 순대공장, '보리떡 다섯개' 상호를 가진 떡 공장 등을 거쳐 지금의 세차장까지 '세월이 두 번 바뀌는 동안' 계속해서 직업 자활에 나서며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신씨는 직업 자활을 통해, 노동을 통해 다시금 세상에 나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그는 "정시에 출근하고 정시에 퇴근하고 사업장의 규범을 체화하는 등 몸이 다시금 '규칙적인 생활'에 익숙해지는 것을 체험했다"며 "마약류를 투약하면서 잃어버린 줄만 알았던 '정상인의 삶'을 다시금 찾게 돼 기뻤다"고 힘주어 말했다. ■마약류를 투약했다는 이유로 받았던 차별 그러나 지나간 세월이 결코 만만하지만은 않았다. 전(前) 마약류 중독자'란 이력으로 받는 정당하지 못한 차별도 이겨내야 했다. '소망을 나누는 사람들'이 떡 공장을 운영하던 2000년대 중반, 떡 공장이 임차해 있던 건물의 건물주가 갑자기 떡 공장을 상태로 24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걸었다. 떡 공장이 혐오시설이라는 게 명분이었다. '혐오'는 자신들과 같은 마약류 경험자를 일컬었다. 당시 건물주는 "마약류를 투약한 이력이 있는 사람들을 고용하면서도 알리지 않은 채 임대차계약을 한 것은 건물의 가치를 하락시키는 행위"라는 주장을 했다. 신씨는 "재판장이 법정에서 나에게 '참 힘드시죠, 죗값을 받고 새 삶을 살아가려고 하는데 어렵겠네요'라는 말을 했다"며 "그 순간 울컥해 눈물을 감출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신씨는 정부가 회복자의 직업 자활에 관심을 두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중독자들이 죗값을 받고 사회에 복귀하려면 경제 활동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먹고살아야 할 길이 마련돼야 재차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는 뜻이도 하다. 신씨의 말처럼 마약류 범죄의 재범률은 최근 5년 동안에 30%를 넘고 있다. 일반 형사사건의 재범률이 같은 기간에 20% 내외인 점을 생각하면 높은 수치다. 신씨는 "마약류 중독 회복자들이 사업장에 들어가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다양하게 있어야 한다"며 "직업 자활이 없었다면 치료는 정말 힘들었을 것"고 토로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10-22 13:05:46[파이낸셜뉴스] 미국 저비용항공사(LCC) 스피릿항공에 탑승한 여성 승객들이 배가 드러나는 크롭톱을 착용했다는 이유로 출발 직전 여객기에서 쫓겨나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지역매체 KABC 등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4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국제공항에서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로 향하려던 여객기에서 일어났다. 남부 캘리포니아 출신으로 알려진 두 여성이 비행기에 탑승해 좌석에 앉았는데 이륙 전 한 남성 승무원이 이들의 복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들 중 한 명인 테레사 아라우조는 지난 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같이 “끔찍한 서비스”를 받았다며 분노했다. 아라우조에 따르면 그와 친구는 당시 기내에서 크롭톱을 입고 있었다. 크롭톱은 가슴 부위 위주로 가린 짧은 상의로 가슴골과 배 일부 등이 드러나는 형태의 의상이다. 이들은 크롭톱 위에 얇은 가디건을 걸치기도 했으나 이륙 직전 기내에선 가디건은 벗은 채 크롭톱만 입고 있었다. 이때 이들에게 온 남성 승무원은 “(신체 노출을) 가려라. 뭔가를 입으라”고 말했다. 이에 아라우조와 친구는 스피릿항공의 복장 규정 정책을 보여달라고 요구했지만, 승무원은 이런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한다. 아라우조는 “승무원이 우리를 계속 나쁘게 대하면서 왜 내쫓으려는지에 대한 이유도 말하지 않았다”며 “다른 승객들이 가세해 우리를 변호했지만 결국 한 선임승무원이 오더니 ‘스스로 내리지 않으면 경찰을 부르겠다’고 했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결국 비행기에서 내려 다른 항공편 예약을 요구했으나 이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환불 역시 거절됐다. 이 때문에 1000달러(약 135만원)를 들여 다른 항공사에서 새로 표를 구해야 했다. 아라우조는 “공항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이 이것은 편견과 차별, 여성혐오 행위이며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쫓겨난 승객은 이들 2명뿐만이 아니었다. 다른 여성 승객 한 명이 “크롭톱이 부적절하다면 저도 부적절하겠다. 가디건 안에 크롭톱을 입고 있다”며 여성들을 옹호했다. 이 승객은 아기를 데리고 있었으나 아기와 함께 환불도 받지 못한 채 비행기에서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아라우조와 친구 타라 케히디는 KABC에 “비행기 탑승 전 대기실의 에이컨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시원하게 있기 위해 가디건을 벗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을 옹호한 아기의 엄마 칼라 헤이거 역시 “비행기가 매우 더웠고 다른 승객들 역시 가디건 등을 벗고 있었기 때문에 그 여성들을 지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편 스피릿항공 측은 KABC에 보낸 답변에서 “모든 고객은 당사 서비스를 예약할 때 특정 복장 기준 등이 포함된 운송계약을 따라야 한다”면서 해당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10-10 17:18:21[파이낸셜뉴스] 재일 한국인을 겨냥해 인터넷 게시판에 혐오 글을 쓴 일본 10대 소년이 검찰에 송치됐다. 17일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가나가와현 경찰은 이날 모욕 혐의로 지바현에 거주하는 10대 소년 A군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군은 올해 2월 말 인터넷 게시판에 일본에서 혐한 시위, 혐오 발언과 오랫동안 싸워온 재일 한국인 3세 최강이자 씨를 지목해 '일본에서 나가'라는 제목으로 혐오 글을 작성했다. 최씨는 도쿄변호사회가 인권을 지키기 위해 활동한 인물에게 주는 도쿄변호사회인권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이 작성한 글 중에는 차별적 언어 200개 정도가 나열된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청소년이 차별을 동기로 삼는 범죄인 '헤이트 크라임'의 가해자가 되는 환경이 개선되기 위해서라도 인터넷상에서 차별을 금지하는 법 정비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9-18 08:19:45[파이낸셜뉴스] 러시아 외무부는 28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일간지 기자 등 미국인 92명에 대해 러시아 입국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통신사 리아노보스티(RIA)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외무부는 텔레그램을 통한 성명에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러시아 혐오 정책에 대응해 미국인 92명에 대한 러시아 입국이 영국적으로 금지된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입국 금지 미국인 명단에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와 국장 등 직원 14명, 뉴욕타임스(NYT) 기자 5명, 워싱턴포스트(WP) 기자 4명이 포함됐다. 이외 대학교수와 변호사, 검사, 공무원 등이 입국 금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러시아는 미국에서 우주 정책을 담당하는 고위 관계자들에 대해서도 입국 금지 결정을 내렸다. 외무부는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와 그의 동료들이 침략 행위와 테러 공격을 저지르도록 부추기거나, 러시아 내정에 간섭하려는 시도 등 적대적 행동에 있어선 처벌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현 미국 당국에 상기시킨다"고 전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2024-08-29 15:40:57[파이낸셜뉴스] 숙명여대 등 서울 지역 6개 여대 총학생회가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딥페이크(인공지능 기반 이미지 합성) 성착취’ 사태에 대해 “가부장제 사회 아래 뿌리 깊은 강간 문화와 여성혐오가 만들어낸 결과”라며 비판 성명을 냈다. 28일 숙명여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이날 성명을통해 “본 사태는 여성 성착취 범죄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도, 근절되지도 않았기에 발생했다”며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실질적인 대응을 하지 않은 모두가 방관자이자 가해자”라고 지적했다. 서명에는 숙명여대 내 60개 단체를 비롯해 성신여대·덕성여대·동덕여대·배화여대·한양여대 총학생회가 동참했다. 이들은 ‘n번방’ 등 과거 발생했던 여성 대상 디지털 성범죄를 언급하며 “여성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성착취 범죄가 지속적이고 계획적으로 발생하는 이 사회에 통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텔레그램 성착취 방의 가해자는 ‘개설자’만이 아니며, ‘참여자’뿐만 아니라 그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한 ‘방관자’ 역시 명백한 가해자”라고 지적했다. 비대위는 “한국 사회의 방관과 침묵은 여성이 하나의 인격체가 아닌, 타 대상의 ‘놀잇감’으로 소비되도록 방조했다”며 “이는 ‘여성’을 성적 도구로 보고 멸시하는 문화를 고착화시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오직 여성이기에 범죄의 대상이 되는 현 시점에서 여성에게 안전한 공간이란 존재하는가. 여성인 우리는 과연 어디서 살아가야 하는가”라고 규탄했다. 아울러 이들은 “여성이 안전하게 지낼 공간은 소실된 채 무한한 디지털 공간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무자비한 학살이 계속되고 있다”며 여성들의 존엄과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연대가 절실히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경찰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내에 태스크포스(TF)를 조직, 딥페이크 성착취 허위영상물 집중 대응에 나섰다고 밝혔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8-29 06:47:42[파이낸셜뉴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오는 26일로 예정된 가운데, 야권에서 김 후보자를 향한 사퇴 촉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용우·김태선·박홍배)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혐오와 차별의 언어로 힘없는 자들을 할퀸 김 후보자에게 어떠한 공적 권한도 줄 수 없다"며 후보자직을 스스로 내려 놓으라고 촉구했다. 이날 회견에는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청년유니온,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민족문제연구소, 한국여성민우회 등이 7개 단체도 참석했다. 이들은 "김 후보자가 우리에게 던진 건 입에서 나오는 대로 뱉는 '막말'이 아니라 폭력이고 저주였다"며 "희롱할 목적으로, 폄훼할 목적으로, 그 대상이 정말 죽어 없어지길 바라는, 진심을 담아 쏟아낸 말들이다. 그 말이 김 후보자의 본질"이라고 쏘아붙였다. 이들은 "우리는 김 후보자에게 반성이나 사과를 기대하지 않는다. 사과할 사람도 아니지만, 설령 사과한다고 한들 기만일 뿐"이라며 "그냥 사퇴하라. 다시 자신의 신념대로 마음껏 떠들 수 있는 유튜버로 돌아가라"고 요구했다. 특히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다른 사람(후보자)을 찾으시라. 적어도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고, 청년들을 우롱하고, 노조를 혐오하고, 역사를 부정하고, 자식 잃은 부모에게 대못을 박는, 사람 같지 않은 사람은 빼고 찾으시라"고 힘주어 말했다. 앞서 김 후보자는 "청년이 개를 안고 다니느라 아이를 낳지 않는다"고 하거나 여성·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적 발언을 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제주 4·3 사건을 '좌익을 중심으로 한 폭동'이라고 하거나 세월호 참사 추모를 '죽음의 굿판'이라고 언급하는 등 극 관련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불법 파업에는 손해배상 폭탄이 특효약"이라고 말하는등 노조 투쟁에 대한 폄훼 발언으로도 비판을 받았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지난 2022년 김 후보자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뒤 업무상 배임을 저질렀다며 경찰에 고발장을 접수하기도 했다. 김 후보자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총괄제작국장 최 모 씨를 경사노위 자문위원으로 위촉하는 등 위원회를 사조직처럼 운영했다는 주장이다. 야권이 26일 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에서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는 만큼, 여야는 청문회장에서의 강하게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2024-08-23 18:15:56[파이낸셜뉴스] 파리 올림픽 여자 복싱이 성별 논란으로 얼룩져 사실상 올림픽으로서의 의미를 상실해가고 있다. 2024 파리올림픽 여자 복싱에서 성별 논란에 휩싸인 알제리 선수가 자신에 대한 혐오 발언과 괴롭힘을 중단해달라고 국제 사회에 촉구했다. 이마네 칼리프(26)는 4일(현지시간) AP통신의 스포츠 영상 파트너인 SNTV와 인터뷰에서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올림픽 원칙과 올림픽 헌장을 지키고 모든 선수를 괴롭히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한다"고 말했다. 칼리프는 "괴롭힘은 큰 영향을 미친다. 사람을 파괴하고 사람의 생각과 정신, 마음을 죽일 수 있다"며 "그래서 나는 괴롭힘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한다"고 말했다. 칼리프는 이번 올림픽에서 대만의 여자 복서 린위팅(28)과 함께 성별 논란에 휩싸였다. 앞서 국제복싱협회(IBA)는 두 선수가 일반적으로 남성을 의미하는 'XY 염색체'를 가졌다며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두 선수를 실격 처분했다. 반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염색체만으로 성별을 결정할 수 없으며 두 사람이 규정에 따라 출전 자격을 따낸 만큼 파리올림픽 출전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칼리프와 16강전에서 맞붙은 이탈리아 안젤라 카리니가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칼리프의 펀치를 얼굴에 맞은 뒤 곧바로 기권을 선언하면서 칼리프 출전의 공정성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게 일었다. 이탈리아 일부 극우 인사는 칼리프가 '트랜스(성전환) 선수'라는 잘못된 말을 퍼트리기도 했다. 무엇보다 칼리프와 린위팅이 모두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4강에 오르며 이런 논란은 더욱 촉발되고 있다. 경기력에서 너무 우수하다보니 "누구 하나 죽어야 이런 성별 논란의 심각성을 알 것인가"라는 국제 사회의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칼리프는 자신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을 알고 있지만 경기에 집중하기 위해 가급적 외부 평가에 거리를 두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나는 소셜미디어를 잘 안 한다"며 "올림픽에서는 특히 정신건강을 관리해주는 팀도 있어서 나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이 소셜미디어를 자주 하지 않도록 관리해준다"고 말했다. 다만 "일주일에 두 번 정도 가족과 연락하는데 가족이 내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 가족이 큰 영향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이 위기가 금메달로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칼리프는 자신의 출전을 허용해준 IOC엔 "올림픽 위원회가 나에게 정의를 실현해 준 걸 알고 있으며 진실을 보여준 이번 결정에 기쁘다"고 고마워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8-05 21:37:17#.1 지난해 5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여경 비난 글이 올라왔다. 이 게시물은 "여성 대원들이 미화 담당 주무관들과 함께 화장실 등을 이용할 수 없다며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소속 여경 4명은 인터넷에 해명글도 올렸지만 역풍은 거세졌다. 이들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 끝에 결국 전출을 갔다. 경찰 감찰 결과 이들에 대한 비방 글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2 지난 2019년 5월. 서울 구로동에서 남·녀 1조로 출동한 경찰이 주취자 2명을 제압했다. 하지만 남성 경찰이 주취자 1명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여경이 다른 1명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다소 시간이 걸렸다. 구로경찰서 측에 따르면 여경은 매뉴얼대로 주변 사람에게도 도움을 요청하고 경찰 지원도 요청해 제압했다. 하지만 인터넷에는 '대림동 여경'이라는 제목으로 동영상이 올라오면서 비판이 이어졌다. 경찰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나온 경찰 관련 '여혐', '남혐' 등 등 젠더 관련 게시물을 전수 조사한다. 경찰은 젠더 관련 갈등이 이어지고 있어 관련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관련 데이터를 분석할 예정이다. 1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최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관련 내용을 담은 '경찰청 성평등정책 기본계획(2025~2029) 연구' 용역을 맡겼다. 이번 연구용역은 경찰 내·외부적으로 젠더 관련 다양한 갈등과 이슈가 부각되는 상황에서, 복합적인 정책환경 변화를 고려한 경찰 맞춤형 성평등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시작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최근 3개년의 언론보도와 주요 커뮤니티의 게시글과 댓글의 데이터를 추출한다. 경찰 관련 '성평등' '여성' '남성' '젠더' '혐오' 등 키워드 중심 데이터 추출 및 의미망을 분석하고, 주요 결과는 워드클라우드 등으로 시각화하기로 했다. 최근 '여경 논란'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비난 글이 올라오고 있어 이에 대한 소셜 빅데이터 조사와 결과 분석을 하기 위한 방편으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정책 수요 조사를 실시하며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쳐 결과 분석을 할 예정이다. 연구자료는 향후 경찰의 중장기 성평등 정책방향을 재정비하는데 쓰일 예정이다. 지난 2018년 신설된 경찰청 양성평등정책담당관실은 현채까지 1·2차 경찰 성평등 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설립된 초기에는 '경찰 성범죄 예방 및 근절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조직 내 성희롱 등 성범죄를 은폐하거나 방조하지 못하도록 관리자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을 담았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4-05-01 18:48:59뜨거웠던 4·10 총선만큼이나 현장 곳곳에서 발로 뛴 파이낸셜뉴스 막내기자들의 고군분투도 빛이 났다. 각 당 출마자와 주요 정당에 총선은 승리 아니면 패배로 귀결된다. 다른 선택지는 없다.24시간을 마음 졸이며 유권자에게 한 표를 읍소하는 이유다. 바로 그들 옆에서 같이 땀 흘리며 현장의 생생함을 독자들에게 전달해온 본지 기자들에게 선거 취재는 그래서 늘 뜨겁다.제22대 총선TF에 파견 나와 매일같이 현장을 누벼온 김찬미(증권) 기자의 취재 후기를 들어봤다. 정치부의 꽃은 '현장'이라고 한다. 비교적 현장이 적은 경제부서와 다르게 정치부는 매일 현장에 가 인물을 따라다니며 그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을 기록한다. 총선 기간 당 대표부터 후보자들까지 수없이 많은 사람의 말을 써 내려갔다. 그런 손가락도 멈추는 순간이 있었다. 후보자의 '막말'을 기록할 때다. 이 기간 후보자들은 거침없이 막말을 쏟아냈다. 네거티브 전략이라는 이름 아래 '개' '쓰레기' 등 선을 넘은 수많은 막말과 혐오 표현이 판을 쳤다. 처음에는 여야 모두 점잖게 공정선거를 외쳤지만, 시간이 갈수록 유세 현장이나 각 당 선대위원회발(發)로 거친 표현들이 여과 없이 쏟아졌다. 표현 수위도 민망할 정도였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정치를 개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지 정치 자체는 죄가 없다"며 "범죄자들을 치워버리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국민을 조작하면 조작되는 그런 소위 엑스엑스(XX)로 아는 것이 아니냐"고 발언했다. 막말을 내뱉은 그들의 표정에는 그 어떤 미동도 없었다. 눈앞에 보이는 상대만 비난할 수 있다면 지금 자신이 뱉는 말은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모습에 가까웠다. 후폭풍은 유권자에게로 향했다. 증오와 혐오로 얼룩진 막말들은 후보자들의 자질과 공약을 검증해야 할 유권자들의 판단을 어렵게 만들었다. 선거에 대한 피로감을 키워 투표를 포기하게 만들기도 했다. 격전지 취재를 할 당시 김해에서 만난 한 할아버지는 누굴 뽑겠냐는 기자의 질문에 "투표를 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서로 싸우고 욕하고 헐뜯기만 하는 선거에 지쳤다"고 말했다. 계양에서 만난 20대 대학생은 "누가 더 잘하는지가 아닌 잘 까는지 선거를 하는 것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전문가에게 어떻게 하면 막말과 혐오로 얼룩진 선거를 멈출 수 있느냐고 물었다. 한 교수는 "결국 효과가 있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며 "유권자들이 먼저 정치문화를 바꾸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2024-04-10 19:35: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