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재일 한국인을 겨냥해 인터넷 게시판에 혐오 글을 쓴 일본 10대 소년이 검찰에 송치됐다. 17일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가나가와현 경찰은 이날 모욕 혐의로 지바현에 거주하는 10대 소년 A군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군은 올해 2월 말 인터넷 게시판에 일본에서 혐한 시위, 혐오 발언과 오랫동안 싸워온 재일 한국인 3세 최강이자 씨를 지목해 '일본에서 나가'라는 제목으로 혐오 글을 작성했다. 최씨는 도쿄변호사회가 인권을 지키기 위해 활동한 인물에게 주는 도쿄변호사회인권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이 작성한 글 중에는 차별적 언어 200개 정도가 나열된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청소년이 차별을 동기로 삼는 범죄인 '헤이트 크라임'의 가해자가 되는 환경이 개선되기 위해서라도 인터넷상에서 차별을 금지하는 법 정비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9-18 08:19:45국내 한 보육전문기관이 운영하는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신이 돌보는 아동들에게 혐오성 표현을 쓰면서 글을 올린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교사는 아이들이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패고 싶다”거나 심지어 2세 남아에게 남성 혐오표현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서울경제에 따르면 이달 중순 지방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 A씨는 자신이 돌보던 아동들에 대한 혐오표현이 담긴 게시물을 세 차례 SNS에 게시했다. A씨는 “TV 보면 아동학대(가) 밥 먹을 때 일어나자너. 이해 가더라. 오늘 진짜 손 올라가는 거 참았다. 개패고 싶음 진심”이라고 적었다. 또 그는 “만 2세 한남XX. 오늘 밥 먹는데 계속 드러눕고”라고 했다. ‘한남’은 인터넷상에서 한국 남성들을 비하하는데 쓰이는 대표적 혐오 표현이다. A씨가 근무한 어린이집은 전국 280여개 직장 어린이집을 위탁 운영하고 있는 유명 보육전문 재단 소속이라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해당 재단은 각종 대기업, 국가기관의 직장 어린이집을 운영 중인데다 보육프로그램 개발 및 시설연구 등 전방위적 투자도 병행해 학부모들 사이에서 만족도가 높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A씨가 쓴 글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도록 돼 있어 지금은 찾아볼 수 없지만 해당 글을 보고 충격받은 그의 지인이 게시글을 주변 사람들과 공유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이 글을 접한 또 다른 보육교사는 해당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재단에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재단 측은 혹시 A씨가 아동을 학대한 사실이 있는지 파악하고자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까지 확인했으나 학대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 이후 A씨는 소속 어린이집 원장과 상담한 뒤 지난 17일 교사직을 그만뒀다. A씨는 이달 초 기간제 교사로 채용돼 업무에 투입된 지 3주가 채 지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보육기관은 학대 정황 발견 시 신고의무가 있는 만큼 해당 재단과 어린이집은 A씨에 대한 법적고발도 검토했지만 학대 정황이 없는 상황에서 SNS에 쓴 글만으로는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1-03-22 07:00:26【파이낸셜뉴스 경기=노진균 기자】 온라인상에서 대통령의 신변을 위협하는 글을 작성한 20대 남성이 경찰의 수사망에 포착됐다. 이는 소셜미디어를 통한 정치인 위협이 증가하는 추세 속에서 발생한 또 하나의 사례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22일,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대통령을 위협하는 내용의 글을 올린 A씨의 신원을 특정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대 남성으로, 지난 9월 4일 오후 해당 게시판에 대통령에 대한 위해 의도를 담은 글을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게시글에 신변을 해치겠다고 위협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 협박죄의 구성 요건이 충족될 것으로 보인다"며 "A씨는 과거 저지른 다른 사이버 범행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어 이번 사건 역시 해당 기관으로 이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11일 해당 게시물을 본 당원 B씨의 112 신고로 경찰에 포착됐다. 당초 분당경찰서가 수사를 맡을 예정이었으나,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14일 경기남부청으로 이첩됐다. 경찰은 19일 압수수색을 통해 국민의힘으로부터 A씨의 당원 정보를 확보했다. 해당 게시판은 글쓴이의 성만 표기되고 이름은 가려지는 방식의 익명 게시판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의힘 측은 해당 글 내용이 단순 정치혐오를 넘어 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당원 정보를 경찰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문제의 게시물 외에도 대통령을 비방하는 내용의 글을 여러 건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에게 명예훼손 외에도 협박 혐의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는 점을 강조하며, 엄정한 법 집행을 예고하고 있다.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
2024-11-22 15:31:40[파이낸셜뉴스] 동덕여대 학생들의 남녀 공학 전환 반대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자신을 '재학생들'이라고 소개한 유튜브 채널이 등장했다. 이들은 유튜브를 통해 교내 시위가 비이성·폭력적이라고 규정하고 현재 방식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지난 18일 개설된 '동덕여대 폭력시위 반대 재학생팀' 유튜브 채널은 20일 오전 6시 기준 2,500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 중이다. 자신을 '동덕여대 재학생들'이라고 소개하는 이 채널은 "현재 캠퍼스 내에서는 개인의 권리가 심각하게 침해당하고 있고, 일군의 시위자들로 인해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행위가 이뤄져 학교 공간이 폐허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희는 이와 같은 방식의 시위를 강력히 반대한다"며 "교내에 폭력 시위를 반대하는 학생들이 많지만, 이들은 시위대에 대한 두려움으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거나 문제를 제기해도 배척, 묵살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더 이상 침묵할 수 없고 시위대의 비이성적, 비논리적인 실체를 외부에 낱낱이 폭로하고 공론화시키고자 한다"며 채널 개설 이유를 알렸다. 채널 운영자에 대한 정확한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들은 지속해서 교내 농성 및 점거 현장 사진·학내 커뮤니티 작성 글 등을 게재하며 기존 방식의 시위에 대한 반대 입장을 거듭 피력하고 있다. 이들은 제작한 영상을 통해 '구성원의 출입을 강제로 통제하고 있다' '모든 학생들이 시위대와 같은 의견을 가진 게 아니다' '수업 거부를 강요하며 위협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 '온라인 수업마저 좌표를 찍고 있다' '여성 외부인을 끌어들였다' 등 주장도 내놨다. '남녀공학 전환' 논의 반대하는 학생들 시위 지속 앞서 '학교 측이 남녀 공학 전환을 논의했다'는 식의 내용이 확산하면서 지난 11일께부터 교내에서는 반대 농성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현재 학교 측은 일부 단과대학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 검토 과정에서 공학 전환 논의가 나왔으며, 구체적으로 진행된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거의 모든 건물을 점거·폐쇄시키고 기물 파손이 도를 넘은 점', '시위 주동 학생들의 행동이 과격하고 폭력적인 점' 등을 문제 삼으며 구체적인 피해 사례도 파악 중이다. 이에 동덕여대 총학생회 '나란'은 지난 8일 입장문을 통해 "공학 전환은 대학의 근간을 흔드는 것은 물론이며, 대학을 구성하는 여성의 지위를 상실케 한다"며 "여성 차별이 존재하는 한 우리에게 여자 대학은 사회에 만연한 차별과 혐오에서 안전한 논의의 장을 마련해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자 대학의 존재 의의를 다시 한번 상기하라. 무모한 공학 전환 철회를 요구하며 다시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거론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현아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1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대학 본부에서도 '전체 학생의 의견이 맞냐'는 의구심을 표하며 대답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인 만큼, 학생들의 전체 의견이 취합될 수 있는 객관적 지표를 내놓겠다. 정확하고 객관적 지표로 확인해 본부에 전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총학생회는 오는 20일 오후 2시 동덕여대 공학 전환과 관련한 학생총회를 열 예정이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11-20 06:15:24【파이낸셜뉴스 성남=장충식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신변을 위협하는 인터넷 글이 올라와 경기 성남분당경찰서가 수사에 나섰다. 11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9월 4일 오후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대통령을 상대로 위해를 가하겠다는 취지의 글이 게재됐다는 한 당원의 신고가 이날 접수됐다. 이 글에는 범행과 관련한 구체적인 시간이나 장소가 담겨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12에 신고를 한 당원 A씨도 두 달여가 지난 이날 뒤늦게 이 글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에 따라 경기남부경찰청은 분당경찰서에 사건을 배당해 글쓴이를 추적하고 있다. 글이 올라온 지 상당한 시일이 지난 데다 글 내용으로 미뤄 단순 정치혐오 글로 추정되나 경찰은 신고를 접수함에 따라 정식 수사를 해나갈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가 들어와 수사 중이며, 신고자가 분당지역에 거주해 성남분당경찰서에서 수사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4-11-11 15:37:16[파이낸셜뉴스]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에 홀딱 벗은 남성의 알몸 사진이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4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 A씨는 '당근'을 이용하던 중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남성 사진을 발견했다. A씨는 "한 판매자가 오는 11월에 이사한다며 당근에 저렴하게 올린 세탁기 사진을 보던 중 문제 사진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게시글에 첨부된 사진을 보면, 드럼세탁기 전면 유리에 나체 상태의 남성이 쪼그려 앉아 카메라를 들고 있는 모습이 고스란히 찍혀 있다. 심지어 세탁기 다이얼 사진에도 남성의 알몸이 비쳤다. 이 판매자는 그동안 김치냉장고나 가구 등을 판매해왔으며 '매너 온도'는 38.2도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거래한 사람을 평가하는 매너 온도는 기본 36.5도로 시작해 상대방 거래 후기에 따라 오르내린다. A씨는 "실수일 가능성도 있지만 혹시 노출증 환자면 어떡하나. 거래 상태가 '예약중'인데 행여 여성분들이 거래하다 봉변 당하지 않을까 걱정돼 제보한다"고 밝혔다. 사진을 본 박지훈 변호사는 "100% 고의"라며 "실수로 올렸다고 해도 보통 글을 확인하다가 삭제하지 저런 사진을 올리진 않는다. 저걸 올렸다는 건 뭔가 다른 의도가 보인다"고 했다. 양지열 변호사도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상황"이라며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의견을 냈다. 한편 당근에 따르면 해당 게시글은 운영 정책 위반으로 미노출 조치된 상태다. 당근 관계자는 "성적 수치심, 불쾌감과 혐오감을 일으키는 내용을 게시하는 경우 강한 제재까지 이어질 수 있어 이용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1-05 09:37:53[파이낸셜뉴스] 나의 고등학교 시절은 이미 저 먼 과거로 가버렸다. 이런 사실을 자각하는 순간, 비로소 나는 이 소설을 쓸 수 있었다. (중략) 그때처럼 자신의 변변치 않음을 혐오하거나 무작정 감동하는 것이다. 그럴 때 아무런 진보도 없는 자신에 놀라고 동시에 인간에게는 결코 진보할 수 없는 영역이 존재함을 새삼 느낀다. (중략) 어른이 된다는 건 진보하는 것이 아니라, 진보시키지 않아도 될 영역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지금 두 번째로 다시 읽고 있는 소설 '나는 공부를 못해'를 쓴 야마다 에이미는 작가의 말을 통해 위와 같이 말했다. 지금 이 글(여행기도 기사도 아닌 무언가)을 보고 있는 사람 모두는 한 번쯤 이렇게 생각해 봤을 것이다. 내 나이는 30 혹은 40인데 10년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바뀐 것이 전혀 없구나, 라고. 어릴적 막연하게 생각했던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느 시점을 지나면 훈장처럼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제와 다르지 않은 오늘'처럼 연속해 흘러가는 시간에 불과한 거라고. 어른이 되었어도 나의 내면, 육체안에 깃든 나를 구성하는 무언가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숫자가 하나씩 오를 때마다, 혹은 입고 있는 유니폼이 바뀔 때마다 그에 맞는 역할극을 아둥바둥 수행하고 있다. 너무도 오래 전에 읽은 글이라 기억이 정확하진 않지만 무라카미 류는 그의 소설에서 사회적으로 성공한 남성이 그가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유아적 퇴행'을 하는 현상을 묘사한 적이 있다. 사랑하는 이 앞에서는 나이와 직책에 맞는 역할극을 할 필요가 없어 사회적 갑옷을 벗어 던지고 본래의 그 자신에 가까운 모습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홀로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어쩌면 다른 의미의 또 다른 퇴행일 수 있지 않을까. 기존 사회적 맥락을 벗어나 자신을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본래의 나로 되돌아가는 경험 말이다. 열등감 덩어리였던 20대 무렵 홀로 떠난 타국으로의 여행은 필자에게 새로운 재충전의 기회가 됐다. 나에 대해 아무런 정보도 없는 그곳에서 사름들은 편견 없이 나를 받아들여줬고, 나는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최악'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세월이 지나고 나이를 먹으면서 지금은 그때처럼 민감한 감수성도, 열등감도 없어지고 둥글둥글 배나 온 아저씨가 됐지만 아직 자신의 인생에서 모서리가 살아 있을 때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경험의 측면에서 홀로 떠나는 여행이든 동행이 있는 여행이든 여행은 좋은 선택지 중 하나다. 베트남 속 베네치아 메가 그랜드월드 하노이 하노이 여행 이틀차, 일행의 제안으로 최근에 새로 생긴듯한 명소인 메가 그랜드월드 하노이에 가기로 했다. 그랩으로 택시를 불러 갔는데 도착하고 나서야, 하노이 시내와 이곳을 왕복하는 무료 셔틀 버스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택시를 타고 길에 내리자 파스텔톤, 형형색색의 건물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유럽의 어느 거리를 떠올리게 하는듯한 건축 양식이었다. 베트남 우기인 7월 이었지만 햇살이 피부를 파고 들정도로 따가워서 우산을 양산 대용으로 들고 다녔다. 가장 먼저 보이는 '콩 카페'에서 코코넛 커피를 마시면서 어디부터 둘러볼지 계획을 세웠다. 그랜드월드 하노이는 물의도시 베네치아를 모티브로 한 대형 쇼핑, 문화 시설이다. 한국의 교외형 아울렛과 작은 놀이동산을 합친 듯한 느낌이었다. 평일 오전 방문이어서 주점과 식당 등 많은 가게들이 영업을 하고 있지는 않았다. 도로변쪽에 '한국'을 모티브로 한 한국거리도 있었는데 카카오 캐릭터를 파는 상점이 정식 오픈을 앞두고 준비 중이었다. 다이소에서 1000원이면 살 수 있을 듯한 카카오 편지지가 현지 가격으로 2000원이 넘는 아주 비싼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관세가 붙었다고는 해도 현지 물가를 고려하면 아주 비싼 가격표에 한류 프리미엄 파워를 다시 느낄 수 있었다. 강을 따라 걸으며 양쪽 상점가를 순서대로 둘러 볼 수 있었다. 옷을 파는 매장, 각종 장식품과 기념품을 파는 매장, 식당과 카페 등 셀수 없이 많았다. 이곳 저곳 둘러 보면 연신 사진을 찍었다. 더운 날씨 탓에 구석구석 둘러보는 것은 포기하고 다시 카페에 들려 음료수로 목을 축였다. 돌아갈 때는 블로그를 검색해 무료 셔틀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무료 셔틀버스는 강의 한쪽 끝, 길 건너 정류장에서 탈 수 있었다. 오바마 분짜먹고 호아로 감옥 박물관 무료 셔틀 버스 하차역은 하노이 오페라 하우스 인근이었다. 지도를 검색하고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하노이 명소인 '오바마 분짜' 식당으로 향했다. 'HUONG LIEN' 분짜라는 식당으로 한국인이 가장 많이 가는 곳 중 하나다. 1층 식당의 벽면에는 오바마 방한 당시 사진이 걸려 있고, 메뉴 중에도 맥주를 포하만 오바마 세트가 있다. 식당 2층으로 올라가면 실제로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이 앉아서 식사를 했던 테이블이 유리로 차단돼 있어 당시를 기념하고 있다. 분짜의 맛 자체는 베트남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평범한 수준이었다. 분짜보다는 사이드 메뉴로 시킨 튀김류가 더 맛있었다. 하노이에는 유명한 분짜 집이 셀 수 없이 많으므로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숙소 근처 식당에 가길 추천한다. 정보가 없다면 숙소(호텔)의 카운터에 물어봐도 대부분은 친절하게 대답해 준다. 분짜를 먹고는 다시 도보로 이동했다. 중간에 더위를 식힐 겸 사파에서 봤었던 '카파' 카페에 들렸다. '카파' 카페가 프랜차이즈였다는 걸 이때 알았는데 사파에서 먹었던 것보다 음료의 맛은 별로였다. 한동안 걸어서 호아로 감옥 박물관에 도착했다. 19세기 말 프랑스 점령군에 의해 건설된 감옥이다. 매우 큰 부지로 1953년에는 2000명 이상이 수용됐다고 한다. 박물관이 초입에는 당시 수용자들의 모습을 알 수 있는 동상 모형이 있다. 프랑스군이 물러난 이후 이 감옥은 베트남 전쟁 당시 다시 베트남 인민군의 수용소로 사용됐다. 당시 고문도구와 처형도구 등이 있고 인상깊었던 점은 미군 파일럿의 옷과 장비들도 있었다는 점이다. 전쟁 당시 추락한 미국 파일럿인듯 보였는데 감옥에 넣는 대신 굉장히 극진한 대접을 해준 모양이었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점 푸드코트 이날 마지막 일정으로 저녁을 먹기 위해 그랩을 타고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점에 방문했다. 하노이에 지어진 초대형 쇼핑몰로 '서호'라는 거대한 호수가 있어 잠실에 있는 롯데몰과 흡사한 분위기였다. 쇼핑몰 고층에 위치한 고급 식당가도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하 푸드코트에서 저녁을 먹었다. 김밥과 떡볶이 등을 파는 한식관도 있었는데 한국 음식을 찾는 현지인, 외국인 관광객이 상당히 많았다. 푸드코트의 대형 TV 화면에서는 셰프용 검은 장갑을 낀 주방장이 불고기를 만들고 멋있는 요리를 하다가 마지막에 완성품인 김밥을 심혈을 기울여 자르는 장면이 나왔다. 일류 셰프 복장을 한 사람이 김밥을 심혈을 기울여 자르는 장면에서 웃음이 나왔는데 베트남에서는 길거리 음식인 김밥이 한류 버프를 받아 고급 요리로 인식되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행과 초밥 도시락과 닭고기 도시락을 하나씩 먹고 숙소로 복귀했다. 쇼핑몰을 돌아보는 중에 엄청나게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는데 일정 중에는 큰 비가 내리지 않아 럭키비키인 하루였다. #OBJECT0#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11-02 13:34:43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주요 인터넷 플랫폼 사업자를 대상으로 욕설, 차별·비하, 잔혹·혐오 정보 등 유해 정보에 대한 자정 활동 강화를 요청했다고 30일 밝혔다. 인터넷상의 유해 정보는 과도한 욕설이나 저속한 언어 등을 사용해 혐오감 또는 불쾌감을 주는 내용, 적대·위협·비하적 표현을 사용해 합리적 이유 없이 나이·출신 등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조장하는 내용을 말한다. 과도하게 신체를 손상하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거나 손상된 신체 부위를 지나치게 자세히 묘사하는 등 혐오감을 주는 내용도 포함된다. 방심위는 유해 정보의 유통 방지를 위해서는 사업자들의 선제적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며 사업자들의 모니터링 강화와 자율규제 조치 등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방심위는 건전한 인터넷 환경 조성을 위해 앞으로도 유해 정보 심의를 신속히 수행하고 사업자들의 관심과 노력이 지속될 수 있도록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방심위는 이날 대표적인 민생침해 범죄로 언론사 상표 등 부정 사용 정보에 대한 주요 시정요구 사례들도 공개했다. 한 신문사의 영업 표지와 동일한 표지를 사용하면서 '특별보고서: 손00 사장의 최근 투자 소식에 전문가들과 은행업계가 공포에 떨고 있다'는 제목의 인터뷰 글과 함께 가상화폐 투자플랫폼 이용방법과 링크 등을 제공한 사례 등이 공유됐다. 방심위는 "국내 유력 언론사의 제호를 사용하면서 유사하거나 동일한 웹사이트 외관 및 구성으로 돼 있다"며 "일반 이용자로서는 해당 언론사의 기사라고 오인할 우려가 크므로 이 같은 방식으로 유도되는 플랫폼 접속과 등록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4-10-30 18:03:22[파이낸셜뉴스] 네이버웹툰이 여성 혐오 콘텐츠를 방관하고 있다는 논란 속에 독자들의 불매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웹툰이 공식 사과문까지 내놨지만 여론이 악화되면서 회원 탈퇴와 환불 등 독자들의 거센 반발이 계속되는 중이다. ‘이세계 퐁퐁남’ 때문에…쿠키 환불·회원 탈퇴 인증글 줄이어 22일 웹툰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 불매운동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네이버웹툰 쿠키(웹툰 열람용 전자화폐) 환불과 회원 탈퇴 등을 인증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질적으로도 이용자 수가 줄어들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조사업체 모바일인덱스 기준 네이버웹툰의 일간활성이용자(DAU·안드로이드 기준)는 종전 220만∼230만명에서, 불매운동 후 200만∼210만명 수준으로 10% 가량 감소했다. 논란은 지난달 말 네이버웹툰의 2024 지상최대공모전에서 '이세계 퐁퐁남'이라는 아마추어 웹툰이 공모전 1차 심사를 통과하면서 촉발됐다. 이 웹툰은 39세 남성이 아내에게 배신당하고 이혼 과정에서 재산을 잃은 뒤 다른 세계로 넘어가는 내용으로, 여성들이 경제적 이득을 위해 남성을 이용한다는 편견과 성적인 뉘앙스가 담긴 여성 혐오적 신조어 '퐁퐁남'을 제목에 그대로 가져다 써서 논란이 됐다. 네이버웹툰이 해당 웹툰을 비공개로 전환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세계 퐁퐁남'이 공모전에 제출된 아마추어 웹툰이고, 표현의 자유를 고려해야하기 때문이다. 다만, 다음달 22일 발표되는 공모전 2차 심사를 통과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작화와 분량, 스토리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1차 심사와는 달리 2차 심사에서는 독자 반응도 종합해 평가하기 때문이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엄중한 사안으로 보고 고심하고 있다. 독자와 창작자들에게 실망과 심려를 끼친 점 사과드리며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고자 노력하겠다"라며 "해당 작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것 알고 있다. 공지된 프로세스대로 심사를 진행하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불매운동 조롱 논란에 웹툰 작가 연합 항의 성명 여기에 지난 16일 네이버웹툰이 X(옛 트위터) 공식 계정으로 웹툰 '소꿉친구 컴플렉스'를 홍보하며 "소꿉친구 컴플렉스 불매합니다. 불티나게 매입하기, 불처럼 뜨겁게 매입하기"와 같은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 문구를 사용하면서 최근 벌어진 불매운동에 대한 조롱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와 다시 한번 논란이 됐다. 이에 네이버웹툰은 이 마케팅 콘텐츠가 '이세계 퐁퐁남'으로 인한 불매운동이 벌어지기 전인 지난달 10일 제작·공개됐고, 노출도가 낮아 자동으로 재발행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공식 사과문을 게재하고 "광고 캠페인 운영상의 실수였으며, 이번 사안으로 인해 곤란하셨을 해당 작품 작가님을 포함해 불편함을 느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는 말과 함께 불매운동을 조롱한다는 오해를 산 마케팅 콘텐츠를 삭제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사태가 계속 악화되자 웹툰 작가들도 나섰다. 22일 226명의 웹툰 작가라고 밝힌 ‘웹툰 작가 연합’은 X를 통해 네이버웹툰의 불매 조롱 논란에 대한 사과와 해명을 요구하는 성명문을 올렸다. 이들은 독자 소통 강화, 차별적 검열 해명과 기준 공개, 미흡한 불매운동 대응으로 인한 사태 악화에 사과와 해명 등을 요구하며 “11월 5일까지 네이버웹툰의 신속한 답변을 촉구한다. 이번 사건으로 피해입은 작가들이 독자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네이버웹툰은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요구한다”라고 강조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10-23 07:31:18[파이낸셜뉴스]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폄훼하는 발언들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의 딸 정유라 씨가 한강의 작품을 두고 “역사 왜곡으로 쓴 소설”이라 주장했다. 국내 작가인 김규나는 “중국의 작가가 받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정 씨는 1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애가 아파서 노벨상이고 뭐고 내 알 바인가 싶다”면서도 “4·3, 5·18 옹호를 소설이라는 이유로, 어쨌든 그동안 노벨상이 없었으니 감사하자는 마음으로 우파 역시 긍정적으로 보는 것 같아 찝찝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역사 위에 노벨상 있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잘못된 역사 왜곡으로 쓴 소설로 받은 노벨상이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원래 좌파는 감성적이고 이성적이지 못하다. 나는 그 부분이 우파와 좌파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정 씨는 “무슨 상을 받건 왜곡은 왜곡”이라며 “여전히 명단조차 밝히지 못하는 유공자, 유공자 명단 밝히라고 하면 죽일 사람이 되는 나라가 정상이 맞느냐”고 밝혔다. 특히 “심지어 자기들도 명단 밝히면 왜 안 되는지 아는 놈들이 없다. 그저 명단 밝히라 그러면 나라 팔아먹은 매국노로 매도하고 본다. 명단 공개의 정당성 여부를 떠나서라도 이게 정상적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한강의 노벨문학상을 옹호하는 건 이치에도 맞지 않는다. 우리가 좌파를 혐오하는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이냐. 바로 그들의 내로남불과 오락가락하는 잣대 때문”이라고 했다. 김규나 작가 "중국의 옌렌커가 받았어야 했다" 그런가 하면 작가 김규나도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해 폄훼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그는 지난 10일 한강의 수상에 대해 “노벨상 가치의 추락, 문학 위선의 증명, 역사 왜곡의 정당화”면서 “(한강 작가가) 시대의 승자인 건 분명하나 역사에 자랑스럽게 남을 수상은 아니다”며 “꼭 동양권에게 주어야 했다면 중국의 옌렌커가 받았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한강의 소설에 대해 “죄다 역사 왜곡”이라며 “‘소년이 온다’는 오쉿팔(5·18)이 꽃 같은 중학생 소년과 순수한 광주 시민을 우리나라 군대가 잔혹하게 학살했다는 이야기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 사건이 순수한 시민을 우리나라 경찰이 학살했다는 썰을 풀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둘을 비교하고도 그녀(한강)를 선택한 것이라면 한림원 심사위원들은 모두 정치적이거나, 물질적이거나, 혹은 명단을 늘어놓고 선풍기를 돌렸을 것이다. 아님 여자라서?”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는 이같은 주장에 대해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폄훼가 지긋지긋하다”고 지적했다. 허 대표는 지난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 이른바 ‘보수 우익’을 자처하는 일부 사람들이 5·18을 폄훼하는 인터넷 댓글을 달고 있다고 한다”며 “경기도교육청이 ‘소년이 온다’를 유해 도서로 분류해 각급 학교에 공문을 내려보냈었다는 사실도 이번에 알려졌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는 5·18을 소재로 한 소설이다”면서 “저도 감명 깊게 읽었고, 그래서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는 메시지에도 ‘소년이 온다’의 문장을 인용했다”고 했다. 이어 “5·18 폄훼, 검열과 규제, 참 지긋지긋하다. 그렇게 5·18을 깎아내리고 광주를 조롱해 얻으려는 것이 대체 무엇인가”라면서 “그런 그릇된 사고관이 원천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대한민국의 보수는 영원히 고립만 자초하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5·18을 5월에만 추모하고, 5월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겠다고 말로만 떠드는 국민의힘도 반성해야 할 것”이라며 “저희 개혁신당은 오는 10월 19일에 여수 순천 10·19 사건 발생지를 방문해 추모할 예정이다. 역사의 아픔은 소통과 용서를 통해서만 극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10-13 19:3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