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원 신윤복이 1811년에 그린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의 제갈량과 관련된 고사인물도가 오는 10일 경매에 부쳐진다. 미술품 전문 경매회사 K옥션(대표 김순응)은 1일 혜원의 ‘고사인물도’가 추정가 4억∼5억원에 경매에 출품된다고 밝혔다. 이번 경매에는 총 138 여점의 작품이 출품되었으며, 하이라이트 작품은 단연 혜원 신윤복의 고사인물도이다. 비단에 그린 신윤복 그림으로는 대작에 속하는 이 작품은 순조11년 신미년(1811년) 조선통신사의 사자관(寫字官)인 피종정이 신윤복에게 부탁하여 일본에 가져간 선물용으로 추정되며, 인물과 교자상의 표현이 섬세하고 화사한 채색으로 현실감 있는 풍속화의 기법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또 그림의 상단에는 “귀신같은 군사들도 마침내 그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수 없게 했다. 지금 무슨 분부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이분의 도덕이 매우 높음을 알겠다”라는 내용의 화제가 있다. 당대의 조선통신사의 사자관이었던 동강 피종정이 행서체로 쓴 이 화제는 제갈량과 맹획의 고사와 관련된 내용이며, 조선과 일본의 관계를 빗대어 표현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고사인물도의 출품은 현재 거래되는 혜원의 작품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미술계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noja@fnnews.com노정용기자
2008-12-01 14:54:56※열정과 애정을 담아…혜원의 ‘특별한 그녀’ 화가들이 모델을 그린 그림과 연인을 그린 그림에는 차이가 있다. 모델이 그림의 소재라면, 연인은 애틋한 감정이 깃든 존재다. 사랑하는 만큼 붓질마다 정성이 깃들게 마련이다. 초상을 그리는 과정은 곧 상대방을 자세히 알아가는 과정이다. 얼굴을 그리면서 상대방의 특징을 발견하게 되고, 그것을 새삼 가슴에 새기게 된다. 제삼자가 볼 때는 단순히 한 사람의 초상일 뿐이지만 화가에게는 그렇지 않다. 애정의 농도가 고스란히 반영된 존재인 것이다. 사랑하는 마음이 없고서는 도무지 표현되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이다. 사랑하는 만큼 그림은 상대방과 화가의 마음을 담고 또 닮는다. ■‘미인도’를 사랑한 혜원의 마음 혜원 신윤복(1758∼?)의 ‘미인도’는 곱고 아름답다. 윤기 있는 가체머리에 둥근 얼굴, 버들 같은 눈썹과 초승달 같은 눈, 다소곳한 콧날과 앵두 같은 입술 등 어린 태가 물씬 풍기는 청초한 모습이다. 게다가 수줍은 듯 매만지는 삼작노리개와 옷고름, 몸매를 드러내는 짧은 저고리에 펑퍼짐한 치마는 상체를 더욱 작게 만든다. 가히 뭇 사내들을 뇌쇄시킬 만한 미모다. 혜원이 이 그림을 그릴 때 어떤 마음이었을까. 비록 모델이 기녀였지만 특별한 감정이 있지 않았을까.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장안의 수많은 기녀 중 유독 이 여인을 화폭에 남겨놓았을까. 가냘픈 얼굴을 따라 흐르는 선은 깔끔하기 그지없고, 엷은 채색은 단아한 자태에 춘의(春意)를 더한다. 약간 고개를 숙인 표정이 교태스럽다. 그는 이 그림으로, 영원히 그녀를 가슴에 새겨둘 수 있지 않았을까. ‘미인도’는 혜원의 걸작이다. 남녀간의 사랑과 양반과 한량이 기생과 어울리는 모습을 담아온 혜원은 많은 기녀를 그렸으면서도 이렇게 단독상으로 그린 경우는 흔치 않다. 물론 이 그림 외에도 혜원의 미인도가 더 있다. 그렇지만 이 그림이 지닌 애띤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이 ‘미인도’는 <혜원풍속도첩>에 등장하는, 작게 그려진 수많은 기녀와 달리 기녀의 모습을 마치 세밀화를 그리듯이 자세히 그렸다. 사실 이 그림은 혜원의 그림 중에서도 유난히 크다. ■패션 속에 숨은 에로티시즘 처음에는 서민의 생활상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한 조선후기 풍속화. 사회의 변화에 따라 점차 신분갈등과 애정문제 같은 사회적인 문제까지 폭을 넓혀간다. 그러다가 에로티시즘의 표현에서 절정을 이룬다. 그 중심에 신윤복이 있다. 선구자로 단원 김홍도가 있으나 에로틱한 표현에서는 혜원이 압도적이다. 그의 기생의 풍모에는 도회적인 세련미가 넘치고 그것을 표현한 선묘나 채색도 매우 감각적이다. ‘미인도’는 조선시대 후기 패션의 특징인 ‘하후상박(下厚上薄)’의 선정성이 은근히 드러나 있다. 즉 짧은 저고리로 표현된 가냘픈 상체, 이런 상체와 대조적으로 속옷에 의해 겹겹이 싸여 부풀려진 하반신, 속옷의 노출 등으로 선정성을 강조한다. 이런 기녀들은 당대의 패션 리더였다. 일반적으로 의복은 두 가지의 모순된 경향을 갖는다. 하나는 인체를 은폐하여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인체를 노출시켜 내적인 욕구를 표현하는 것이다. 이 ‘은폐미’와 ‘노출미’는 하후상박과 더불어 조선후기 복식의 대표적인 에로티시즘 미학이기도 하다. ■풀어진 옷고름과 노출된 속옷 에로티시즘과 관련하여, 눈여겨볼 곳이 두 가지 있다. 먼저 풍성한 배추형의 치마 사이로 살짝 드러난 속바지와 외씨버선이다. 이는 치마의 풍성함을 강조하기 위해 속옷을 여러 겹 껴입어 인체를 은폐한 것과는 다르다. 마치 속살을 보여주듯, 치마 속에 감춰져 있어야 할 속옷을 슬쩍 노출시켜 선정적인 요염미를 풍긴다. 요즘 여성들이 미끈한 각선미를 드러내기 위해서 미니스커트를 입듯이, 당시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치마를 짧게 하여 속바지가 조금이라도 더 노출되게끔 한 것이다. 이런 노출은 속옷의 발달을 가져왔다. 그래서 노출되는 부위에만 고급 옷감을 덧대는 장식을 하기도 했다. 다음으로 살짝 풀어진 고름이다. 여미어져 있어야 할 고름이 풀어진 채 아래로 늘여져 있다. 그것도 풀다가 말았다. 그쪽으로 노리개와 고름을 만지작거리는 손이 있다. 그래서 감상자의 시선은 은근히 고름 주변으로 향하게 된다. 혜원이 보여주고자 한 것도 그것이 아니었을까. 기녀의 노리개 자랑이 아니라 고름이 아니었을까. 마치 꽃잎이 벌어지기 직전 같은 순간을 말이다. 혜원의 다른 그림들처럼 ‘미인도’가 뛰어난 것은 그의 탁월한 조형능력 때문이다. 은폐와 노출의 미학을 적절히 구사하여, 에로티시즘을 극적으로 포착하고 있다. 여기에 혜원의 마음은 생기를 불어넣는다. 고개를 숙여 응시하는 기녀의 표정에서 핑크빛 연정이 풍긴다. 누구를 향한 연정일까. 혜원일까, 아니면 다른 사람일까? 혜원은 다만 그림 곁에 이렇게 적었다. “높은 의자에 걸터앉은 여인의 가슴속에 감추어진 춘의를 어찌 능숙한 붓끝으로 전신할 수 있으리오.” ‘키워드’ 일에 대한 애정은 결과로 나타난다. 무슨 일이든 애정을 가지고 하면, 그만큼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애정이 없으면 일이 고통스럽지만 애정이 있으면 일이 즐겁다. 애정은 인생을 명품으로 만든다. artmin21@hanmail.net ■도판설명=신윤복, 「미인도」, 비단에 채색, 114.2×45.7㎝, 조선시대, 간송미술관 소장 /hyun@fnnews.com 박현주기자
2006-12-21 17:55:26※까까머리 사미승 ‘에로틱’을 입히다 넥타이 하나가 인상을 바꾼다. 꽃병 하나가 분위기를 환하게 만든다. 동료의 유쾌한 성격이 사무실을 웃음으로 밝힌다. 우리는 이들을 흔히 ‘분위기 메이커’라고 부른다. 그들은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메이킹(making)’하면서 업무의 효율성을 높여준다. 이런 분위기 메이커는 그림 속에도 있다. 혜원 신윤복(1758∼?)의 ‘단오풍정’은 분위기 메이커 때문에 그림의 운명이 달라졌을 정도다. 그림이 평범한 풍속화에서 돌연 ‘에로틱 버전’으로 도약하여 해학성까지 얻었다. 예로부터 동양의 대화법은 직설적이지 않았다. 상대방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말하는 서양의 대화 방식과는 거리가 있었다. 은근히 돌려서 말하는 식이다. 그래서 은은한 운치와 더불어 품위가 있었다. 혜원의 ‘단오풍정’은 이 은근한 화법으로 에로티시즘을 진하게 발산한다. ■혜원의 그림은 여색이 끼어야 제격 혜원은 단원 김홍도와 더불어 조선시대 풍속화에서 쌍벽을 이룬 인물이다. 단원이 소탈한 서민생활의 단면을 포착했다면, 혜원은 한량과 기녀를 중심으로 한 남녀간의 연애감정을 포착했다. 물론 주막의 정경이나 무속 등을 그린 순수한 풍속화도 있다. 하지만 눈길을 끄는 그림은 역시 남녀간의 애정행각을 다룬 여색도(女色圖)들이다. 그래서 “여자가 끼지 않은 혜원 풍속도라고 하는 것은 별로 문제가 안 된다고 할 정도로 여색이 끼어야 혜원이 맛이 난다”(이동주)고 했다. 깊은 밤 한량과 기녀의 밀애를 그린 ‘월하정인’, 연못가에서 선비와 기생이 노는 광경을 그린 ‘연당야유도’, 한량과 기녀의 뱃놀이를 그린 ‘선유도’ 등이 그런 그림들이다. 화면 구성이 독특한 ‘단오풍정’은 ‘은근한’ 에로티시즘으로 관심을 모은다. 이 그림의 등장인물은 흐르는 냇물에서 젖가슴을 드러낸 채 머리를 감고 있는 여인들과 삼화장저고리를 입고 그네를 타거나 타래머리를 손질하는 여인들, 머리에 물건을 인 행상여인, 그리고 이를 훔쳐보는 까까머리 사미승 등이다. 이들은 대략 기생들로 보이는 7명의 동료와 3명의 외부인으로 나눌 수 있다. 즉 머리를 감는 한 무리의 여인들이나 머리 손질과 그네를 타는 여인들은 같은 무리다. 하지만 왼쪽의 사미승들과 오른쪽 모서리에 있는 행상여인은 외부인이다. 범주를 더 크게 잡으면, 여인들은 모두 같은 무리라고 할 수 있고, 사미승만 외부인임을 알 수 있다. 이 그림이 재미있는 것은 외부인의 시선으로 여성들의 공간을 훔쳐본다는 점이다. 만약 감상자가 그림을 보면서 에로틱한 감정을 느꼈다면, 그것은 십중팔구 젖가슴을 드러낸 여인들을 봤기 때문이 아니라 은연중에 사미승(남성)의 눈을 통해서 여인들을 봤기 때문일 것이다. ■그림의 운명을 바꾼 2인1조의 사미승 ‘단오풍정’은 여성적인 기운으로 충만해 있다. 하지만 그것은 남근의 세계에 포획된 여성의 세계다. 여인들, 계곡과 물의 상징성, 여성의 음부를 닮은 중앙의 나무 등이 있는 공간 전체는 자궁 같은 곳이고, 사미승이 있는 계곡 너머의 공간은 남근의 세계라 하겠다. 그러니까 이 그림은 남성을 등장시켜 성적 대상으로서의 여성을 부각시킨다. 한번 가정을 해보자. 이 그림에 여인들만 등장했다면 어떠했을까? 여인들이 목욕하고 그네 타는, 평범한 풍속화에 머물렀을 것이다. 하지만 혜원은 그림의 맛을 조율하듯이 결정적인 소스를 더했다. 에로티시즘을 가미한 것이다. 그는 왼쪽 바위틈을 비워두지 않았다. 그곳에 두 명의 사미승을 배치하여 분위기를 바꿨다. 사미승들의 역할은 여인들을 훔쳐보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단순했을 ‘단오풍정’이 에로틱한 장면으로 변한다. 사미승들은 그림의 운명을 바꾼 결정적인 분위기 메이커다. 그것도 한 명이 아닌 두 명(2인1조!)이다. 캐스팅이 절묘하다. 사미승이 한 명이었다면, 해학미는 반감되었을 것이다. 그러지 않았기에 에로틱하면서도 해학적이다. 그래서 감상자에게 에로티시즘과 미소를 동시에 안겨준다. 게다가 사미승들은 불도(佛道)를 닦는 수행자가 아닌가. 이 사미승들은 단원의 ‘씨름도’에서 그림에 생기를 더해준 엿장수 소년의 역할과 같다. 비록 조연이긴 하지만, 그림에 활력을 더해준다는 점에서 그들 역시 ‘빛나는 조연’이다. ■분위기 메이커로 볶아낸 에로티시즘 한국 회화사에서 보기 드물게 속살을 드러낸 그림으로 평가받는 ‘단오풍정’은 혜원만이 표현할 수 있는 여색도의 장점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즉 “여자의 선은 비교적 빠르지도 않고 느린 선으로 그렸는데도 어딘지 여색이 풍기는, 말하자면 혜원이 아니면 안 되는 고혹적인”(이동주) 자태를 보여준다. ‘단오풍정’은 분위기 메이커인 사미승들의 역할이 돋보이는 해학적인 그림이다. 그것도 속살의 여인을 직접 보여주기보다 그 여인을 훔쳐보는 인물을 통해 상황을 재구성함으로써 야릇한 에로티시즘을 부여한 수작이다. ‘키포인트’ 한 사람의 사고방식과 역할은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의 삶에도 영향을 끼친다. ‘분위기 메이커’는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주변을 밝게 해준다. 불빛 따라 나비가 모이듯 그런 사람 곁에는 언제나 사람들로 붐비고, 원하는 바를 이룰 확률이 높다. 스스로, 빛이 되는 분위기 메이커가 되자. /artmin21@hanmail.net ■도판설명=신윤복, ‘단오풍정’, 종이에 채색, 28.2×35.2㎝, 조선시대, 간송미술관 소장 /hyun@fnnews.com 박현주기자
2006-10-12 16:30:12【파이낸셜뉴스 대구=김장욱 기자】 신윤복 '미인도'의 우아함을 담은 생수 롯데침성음료의 '아이시스8.0 미인도 스페셜'이 대구 지역에서 한정 판매돼 관심을 끈다. 대구간송미술관은 국내 대표 생수 브랜드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8.0이 대구간송미술관의 성공적인 개관을 기념하기 위해 '아이시스8.0 미인도 스페셜 에디션'을 출시하고, 8월까지 대구 지역에 한정 판매한다고 7일 밝혔다. '아이시스8.0 미인도 스페셜 에디션은 대구간송미술관의 개관과 개관전 '여세동보-세상 함께 보배 삼아'의 성료를 기념하고, 한국 미술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자 간송미술문화재단과 롯데칠성음료가 공동 기획했다. 간송미술문화재단 관계자는 "이번 아이시스8.0 미인도 스페셜 에디션은 단순한 아트 컬레버레이션레이션을 넘어 한국 고미술의 아름다움과 변치 않는 가치를 시민들과 공유하고자 기획됐다"면서 "특별한 가치를 담은 아이시스8.0을 통해 대구 시민들과 함께 대구간송미술관의 성공적인 개관을 기념하고자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한정판 제품은 간송 컬렉션을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이자, 대구간송미술관 개관전 당시 큰 감동을 선사한 혜원 신윤복의 '미인도'를 제품 라벨에 담아 대구간송미술관의 성공적인 개관을 축하함과 동시에 한국 전통 예술의 우아함과 섬세함을 우리 생활과 밀접한 제품에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컬래버레이션 제품은 3월 초부터 8월까지 대구간송미술관이 위치한 대구 지역에서만 한정 판매되며, 대구간송미술관 1층에 자리한 ‘간송 아트숍’과 대구지역 내 다양한 판매처에서 구매할 수 있다. 대구 외 지역에서는 간송미술관이 전시를 운영할 때만 간송미술관(서울 성북구 소재)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서울 중구 소재)에서도 한시적으로 만나볼 수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대표 생수 브랜드 아이시스8.0은 풍부한 미네랄, 부드러운 목 넘김이 특징인 천연광천수다. 국제식음료품평회(ITI)에서 최고 등급(쓰리스타)을 수상하는 등 국내외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수원지 또한 엄격한 수질관리 기준을 통해 선별된다. 한편 롯데칠성음료와 혜원 신윤복의 만남은 이번이 첫 번째가 아니다. 지난 2022년에는 청주 '백화'의 라벨에 '혜원전신첩'의 명장면인 '월하정인'을 실은 바 있다. 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
2025-03-07 11:08:56일본에서 197년 동안 있다가 국내로 돌아와 화제가 됐던 혜원 신윤복(1758∼?)의 그림이 사라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17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신윤복의 '고사인물도(故事人物圖)'를 소장하고 있던 사단법인 후암미래연구소 측은 그림이 사라졌다며 최근 서울 종로구청에 신고했다. 고사인물도는 신화나 역사 속 인물에 얽힌 일화를 주제로 그린 그림을 일컫는다. 해당 그림은 제갈량이 남만국의 왕 맹획을 7번 잡았다 놓아주고는 심복으로 만들었다는 '칠종칠금'(七縱七擒) 고사를 다룬 그림으로, 우측 상단에는 '조선국의 혜원이 그리다'는 묵서가 있다. 신윤복은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풍속 화가다. 이 그림은 1811년 마지막 조선통신사 파견 때 일본으로 가져간 것으로 추정된다. 상단에는 '귀신같은 군사들도 마침내 그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수 없게 했다. 지금 무슨 분부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이분의 도덕이 매우 높음을 알겠다'라는 화제가 있다. 이는 조선조 순조 대인 1811년 조선통신사의 사자관(寫字官)인 피종정(皮宗鼎)이 행서체로 작성한 것으로 칠종칠금 고사와 관련된 내용이다. 국가유산청은 이 그림과 관련해 "신윤복이 1811년에 그린 그림으로, 2008년에 개인이 일본의 수집가에게 구입해 일본에서 국내로 197년 만에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2010년 숙명여대 박물관에 전시되며 국내에서 처음 공개됐고, 2015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그림으로 본 조선통신사' 전시에서도 선보인 바 있다. 박물관은 당시 "신윤복의 외가 친척이었던 피종정이 신윤복에게 부탁해서 그린 뒤 일본으로 가져간 것으로 보인다"며 "조선통신사를 통해 (두 나라를) 오고 간 대표적인 회화 작품" 중 하나로 소개했다. 그림을 소장해 왔던 후암미래연구소 측은 2019년에서 2020년 사이 작품을 도난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국가유산청에 신고하면서 "족자 형태의 그림을 말아서 오동나무 상자에 보관해왔으나, 2020년 1월 사무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소장품이 없어진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후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도 했지만, 소재를 확인하지 못했고 최근 종로구청을 통해 도난 신고를 내면서 국가유산청은 누리집의 '도난 국가유산 정보'를 통해 이 사실을 공고했다. 국가유산청은 고미술 업계와 주요 거래 시장을 확인한 뒤 제보를 통해 그림과 관련한 정보를 확인할 방침이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06-17 10:15:22[파이낸셜뉴스] 197년 동안 일본에 있다가 국내로 돌아와 화제가 됐던 혜원 신윤복(1758∼?)의 그림이 사라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17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신윤복의 '고사인물도'(故事人物圖)를 소장하고 있던 사단법인 후암미래연구소 측은 그림이 사라졌다며 최근 서울 종로구청에 신고했다. 고사인물도는 신화나 역사 속 인물에 얽힌 일화를 주제로 그린 그림을 일컫는다. 해당 그림은 제갈량이 남만국의 왕 맹획을 7번 잡았다 놓아주고는 심복으로 만들었다는 '칠종칠금'(七縱七擒) 고사를 다룬 그림으로, 우측 상단에는 '조선국의 혜원이 그리다'는 묵서가 있다. 국가유산청은 이 그림과 관련해 “신윤복이 1811년에 그린 그림으로, 2008년에 개인이 일본의 수집가에게 구입해 일본에서 국내로 197년 만에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그림은 2010년 숙명여대 박물관에 전시되며 국내에서 처음 공개됐고, 2015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그림으로 본 조선통신사' 전시에서도 선보인 바 있다. 박물관은 당시 “신윤복의 외가 친척이었던 피종정이 신윤복에게 부탁해서 그린 뒤 일본으로 가져간 것으로 보인다”며 “조선통신사를 통해 (두 나라를) 오고 간 대표적인 회화 작품” 중 하나로 소개했다. 그림을 소장해 왔던 후암미래연구소 측은 2019년에서 2020년 사이 작품을 도난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국가유산청에 신고하면서 "족자 형태의 그림을 말아서 오동나무 상자에 보관해왔으나, 2020년 1월 사무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소장품이 없어진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후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도 했지만, 소재를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약 4년이 지난 최근 종로구청을 통해 도난 신고를 냈고, 국가유산청은 홈페이지 ‘도난 국가유산 정보’를 통해 이 사실을 공고했다. 국가유산청은 고미술 업계와 주요 거래 시장을 확인하는 한편, 제보를 통해 그림과 관련한 정보를 확인할 방침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6-17 09:41:06연 명장 '리기태' 방패연이 혜원 신윤복 작품과 함께 프랑스 파리에 전시됐다.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인 파리 올림픽·패럴림픽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원장 이일열)은 한·불 다양한 문화예술기관과 협력하여 한국의 놀이 문화를 집중 조명하는 특별 기획전을 지난 22일 프랑스 파리 한국문화원에서 개최했다. 이번 특별전은 오는 10월 5일까지 전시된다. 문화원은 이번 전시를 통해 민속놀이 연날리기 등 신윤복의 조선시대 풍속도에 나타난 풍류와 우리 민족의 역사와 함께한 전통 놀이, e-스포츠로 대표되는 현재의 놀이, IT 기술을 접목한 놀이, 가상 세계에서 즐기는 콘텐츠 등 미래의 놀이까지 소개한다. 이번 전시회는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원, 국가유산청, 국립기메동양박물관, 한국연협회, 리기태연보존회, 국가유산진흥원,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간송 미술관, LG전자, NH농협, 아모레퍼시픽, ID KAIST, ㈜범주 등이 협업했다. 리기태 방패연 명장(한국연협회·리기태연보존회 회장)의 방패연도 국내 최초로 전시된다. 리기태 명장은 19세기 조선시대부터 3대째 한국 전통연을 계승해 오고 있는 장인이다.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보테가 베네타’가 전 세계의 소규모 장인 공방을 조명하는 ‘2023 보테가 포 보테가스(Bottega for Bottegas)’에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선정됐다. 한 언론사는 “리기태 명장의 방패연은 압도적인 크기뿐만 아니라 마치 ‘탈’을 연상시키는 익살스러운 표정도 눈길을 끈다"면서 "동시에 초승달부터 보름달까지 달의 변화를 담은 듯한 눈썹의 눈의 조화, 태극기의 건곤감리를 연상시키는 흰색과 검은색, 붉은 색과 푸른빛의 사용, 대지와 태양을 연상시키는 초록과 노란색 등 다채로운 색상으로 현대 추상 회화 같다"고 표현했다. 또 "무엇보다 한지와 대나무살로 팽팽하게 긴장감을 조성하는 연의 모습에서 중력을 거스르려는 자유와 해방감을 읽을 수 있다"면서 "연을 바람에 날리며 하늘을 나는 경험을 대신할 수도 있고, 희망을 담아 올려보낼 수도 있다”고 소개했다. 이번 행사에는 한국연협회·리기태연보존회 회원들의 방패연 작품도 전시됐다. 한지와 대나무로 만든 과학적이고 아름답고 화려한 한국의 전통 방패 연이 서양인들의 눈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250년 전 신윤복의 혜원 화첩에 잠들어있던 한양의 풍경을 디지털 기술로 되살려낸 미디어아트 작품도 보여진다. 간송미술관은 18세기 풍속화가 신윤복의 대표작인 '혜원전신첩(국보 135호)'에 수록된 작품들을 대형 이미지로 확대 해 혜원의 붓 터치를 더욱 생생하게 느끼게 하고 한국문화재재단의 가상현실 영화를 통해 조선시대의 일상생활을 판소리와 함께 몰입하여 즐길 수 있게 했다. 특히, 한국의 전통문화뿐만 아니라, 문화원은 블록체인 기반 메타버스 플랫폼 ‘더 샌드박스’와 협력하여 전통과 미래 놀이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한다. 국립기메동양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19세기 말 풍속화가 기산 김준근의 작품 25점도 선보인다. 씨름, 줄다리기, 제기차기, 그네뛰기 등 작품에서 생생하게 묘사된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한국의 전통 놀이뿐만 아니라 당시 생활·풍속을 소개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뜻깊다. 이일열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장은 “세계인의 축제 파리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이번 특별전이 프랑스 관객뿐만 아니라 전 세계 관객들에게 한국 놀이의 전통과 미래를 조명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문화원장은 "이번 특별전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대한민국의 전통문화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오늘과 미래에 이르기까지 세시풍속을 떠나 한국인 삶의 중심으로 하는 놀이 문화를 폭넓게 기획됐다"고 덧붙였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05-23 11:37:19【파이낸셜뉴스 대구=김장욱 기자】 대구 수성못에서 일제강점기 민족 문화재를 수집해 지켜낸 간송 전형필 선생과 그가 수집한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마련, 관심을 끈다. 간송미술관은 대구 시민들과 함께 우리 문화의 가치와 소중함을 공유하기 위해 문화 행사 '간송다담'을 운영한다고 16일 밝혔다. 간송미술관은 국내 최초의 사립미술관이자 '훈민정음 해례본', '미인도', '청자상감운학문매병' 등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다수의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다. 대구 시민과 함께 하는 문화 행사 '간송다담'은 '차를 마시며 나누는 이야기'(茶談)라는 뜻과 함께 간송미술관의 '여러 이야기를 담았다'(多談)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는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간송 선생과 소장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기획됐다. 이번 행사는 2018년 '간송 조선회화 명품전'에 이어 간송미술문화재단이 진행하는 두 번째 문화 행사다. 특히 대구 시민들의 대표 휴식처인 수성못(윤선갤러리)에서 오는 19일부터 12월 11일까지 약 3주에 걸쳐 운영된다. '간송다담'은 북 카페 & 강연 & 전시가 결합된 문화 행사다. 북 카페에는 '간송문화' 전권을 만날 수 있다. 1971년 1회 전시를 시작으로 간행된 '간송문화'는 간송미술관의 정체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전시 도록이자 연구 보고서다. 또 간송미술관 연구진들의 저서 및 한국 미술사 관련 서적을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북 카페와 함께 행사 기간 중 매주 6회(화, 수, 목/1일 2회) 간송과 간송 문화에 대한 강연도 들을 수 있다. 9일 동안 진행되는 총 18회의 강연은 총 3부로 구성된다. 갤러리에는 국·보물 중 일부 작품을 교예본(巧藝本, 정밀 복제본)과 미디어 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의 겸재(謙齋) 정선(鄭歚)이 72세에 그린 '해악전신첩海嶽傳神帖', 월하정인과 야금모행 등 혜원(蕙園) 신윤복(申潤福)의 풍속화 서른 작품을 엮은 '혜원전신첩蕙園傳神帖', 추사 김정희(金正喜)의 말년의 예술적 고민과 성과를 보여주는 작품 '침계梣溪'가 전시된다. 간송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통해 우리 문화의 우수성과 독창성을 대구 시민들과 함께 느끼고,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을 한층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면서 "'간송다담'은 행사 기간 중 무료로 참여할 수 있으며 강연의 경우 사전 예약을 통해 운영된다"라고 밝혔다. 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
2022-11-16 07:52:35【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조선시대 화가 신윤복의 풍속화가 울산시립미술관 영상예술 전용관(XR랩)의 세 번째 전시회로 찾아온다. 19일 울산시립미술관에 따르면 이번 전시의 제목은 '엑스(X) 미인도'이다. 신윤복의 ‘미인도’에서 영감을 받은 이 작품은 연출가 양정웅씨가 혜원(蕙園) 신윤복의 풍속화를 실감미디어 영상으로 재해석했다. 시각특수효과 전문가 신지호, 사진작가 김용호, 한복 디자이너 김영진,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경민 등이 공동 제작에 참여했다. 전문 사진으로 고전 인물의 이미지를 창출하고, 전통 의상과 오브제 등에 대한 고증도 작품성을 더했다. 영상예술 전용관(XR랩) 정면과 좌, 우, 바닥까지 확장된 영상은 조선시대 한양 한복판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신윤복의 대표적인 풍속화 ‘단오풍정’, ‘월하정인’, ‘월야밀회’ 등을 차용한 작품은 조선의 낭만적인 풍류를 보여줌과 동시에 그 상황과 감정을 현대인들도 느낄 수 있도록 생생하게 전달한다. 전시에 관한 상세 정보는 울산시립미술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연출가 양정웅씨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신윤복의 유명 그림을 배우들이 재현하는 실험적 영상을 만들었다"라며 "그림을 2차원 공간에서 3차원 공간으로 확장하고 그 이면의 세계를 조명하려고 애쓴만큼 다양한 관점과 생생한 경험으로 이색적인 조선 회화를 만난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전시기간은 20일 개막해 내년 2월 19일까지 이어진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2-10-19 18:08:57한양도성 북쪽 동네 서울 성북동. 이 일대엔 유난히 한국 근대 예술가들의 흔적이 짙다. 만해 한용운이 머물렀던 심우장, 소설가 이태준의 고택, 미술사학자 최순우 옛집이 이 근처 골목길에 숨어있다. 일제강점기 간송 전형필이 세운 한국 최초 사립미술관 간송미술관도 여기에 있다. 1938년 처음 문을 열 당시 이곳 이름은 보화각이었다. 독립운동가 오세창이 '조선의 보배를 두는 집'이라는 뜻으로 그렇게 붙였다. 훈민정음 해례본, 청자상감운학문매병, 혜원 신윤복 풍속도화첩 같은 국보급 문화재 5000점을 소장하고 있다. 간송미술관의 문화재는 청년 전형필(1906∼1962)의 피와 땀, 집안의 막대한 재력으로 지켜진 것들이다. 간송이 우리 문화재 수집을 시작한 것은 그의 나이 스물세살 때다. 한국 근대미술을 대표하는 화가 고희동이 그의 고교 스승으로 간송의 초기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줬다. 사재를 털어 문화재를 사들였는데 그 규모는 어마어마했다.증조부부터 지금 광장시장과 동대문시장의 모태인 배오개시장 거상이었다. 그 재력으로 전답을 구입해 1년에 거둬들인 쌀이 당시 기와집 150채를 사고도 남았다고 한다. 이를 물려받은 간송은 10만석지기, 국내 자산서열 10위 안에 꼽힐 정도였다. 상속금은 일본에 유출될 뻔한 문화재를 다시 되찾아오는 데 썼다. 영국인 미술품 수집가 존 갓스비로부터 고려청자 컬렉션을 인수할 때도 마찬가지다. 당시 대대로 내려오던 공주 전답을 팔아 40만원을 지불했다. 기와집 400채 값이었다.국고보조금 한푼도 없었던 미술관은 간송 이후 장남과 차남, 장손 등 3대로 이어지면서 재정난을 겪었다. 급기야 국가보물로 지정된 금동 불상 2점이 27일 열리는 케이옥션 경매에 나온다고 한다. 2년 전 간송의 장남 전성우 재단이사장 타계 후 부여된 막대한 상속세를 해결할 방법이 없어 이 같은 결정을 했다. 전 재산을 털어 지킨 문화재가 상속세 때문에 경매로 팔리다니. 우리나라 상속세 최고세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2배 정도 된다. jins@fnnews.com 최진숙 논설위원
2020-05-21 16:46: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