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근 각광받는 저속노화를 위한 과학적 해법을 담은 '젊음은 나이가 아니라 호르몬이 만든다'가 출간됐다. 이 책은 강남세브란스병원 안철우 교수(HLB라이프케어 대표)가 8년 만에 내놓은 개정본으로 호르몬의 최신 지견부터 최근 각광받는 저속노화를 위한 과학적 해법을 담았다. 지난 2017년 출간 이후 독자들의 지속적인 사랑과 관심을 받은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됐다. 독자들이 호르몬의 중요성을 이해하도록 돕고, 핵심 호르몬을 소개하면서 실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호르몬 관리법을 단계적으로 제시한다. 1부 '나도 천천히 나이 들고 싶다'에서는 노화의 진짜 의미를 되짚으며, 신체 나이를 결정하는 것이 숫자가 아닌 호르몬의 상태임을 강조한다. 호르몬이 면역력 증진, 만성질환 예방, 체지방 감소와 근육량 증가 등 생명 유지와 젊음의 원천이 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2부 '저속노화의 필수 4대 호르몬을 잡아라'는 네 가지 필수 호르몬으로 인슐린, 성장호르몬, 멜라토닌, 옥시토신을 소개한다. 인슐린은 '혈관 청소부'로 불리며 몸의 노화가 시작되는 혈관 건강을 지켜 대사 노화를 막는다. 성장 호르몬은 '청춘의 묘약'으로, 신체 노화를 늦추고 활력을 더한다. 멜라토닌은 '면역 지킴이'로서, 수면의 질을 높여 면역력과 재생력을 책임진다. 옥시토신은 '사랑과 배려의 호르몬'으로 사회적·정신적 건강을 돌보고 치매 예방에도 관여한다. 3부 '호르몬 저속노화 프로그램'은 일상 속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제시한다. 4대 호르몬 각각의 기능을 살리기 위한 식사법, 운동법, 생활 수칙을 상세히 안내한다. △거꾸로 식사법 △근력 운동 프로그램 △수면 수칙 △사회관계 수칙 등 독자가 직접 자신의 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실천 가이드를 담았다. 마지막 4부 '호르몬 저속노화 프로그램으로 젊고 건강해지다'에서는 실제 프로그램을 통해 건강을 되찾은 사람들의 생생한 사례를 통해 호르몬 관리법의 효과와 필요성을 이야기한다. 저자 안철우 교수는 "4대 호르몬인 인슐린, 성장 호르몬, 멜라토닌, 옥시토신의 균형을 통해 누구나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살 수 있다"며 "호르몬들은 서로 유기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식단 조절로 인슐린을 안정시키고 운동으로 성장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며, 건강한 생활 습관으로 멜라토닌과 옥시토신을 관리하는 통합적인 접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5-06-30 15:40:03[파이낸셜뉴스] LG화학이 저신장증 성장호르몬 장기 치료에 대한 확고한 신뢰 확보에 나선다. LG화학은 소아내분비 전문의 대상 '제20회 LGS 심포지엄'을 개최했다고 10일 밝혔다. LG화학은 이 자리에서 국내 저신장증 환아 대상 유트로핀 제품군 치료 장기간 관찰연구를 중간 분석하며 12년차 안전성 및 4년차 유효성 결과를 발표했다. LG화학은 국내 최초로 한국 소아 대상의 성장호르몬 장기 투약 데이터 확보를 위해 2012년부터 LGS를 진행중이다. 이 연구는 2027년까지 저신장증 환아 1만명을 모집해 유트로핀 안전성 및 유효성을 2035년까지 추적 관찰하는 장기 프로젝트이다. 연구 12년째인 지난해 말 기준 등록자 수는 7000여명을 기록했다. 이날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홍용희 교수는 ‘유트로핀 12년차 안전성과 4년차 유효성 결과’ 발표에서 유트로핀이 저신장 환아의 키 성장을 효과적으로 개선시켰다고 말했다. 발표에 따르면 치료 경과에 따라 또래 표준 신장에 근접하는 경향을 보였다. 성장호르몬결핍증, 부당경량아 환아의 경우 치료 시작 전 표준편차가 '-2.5'에서 치료 48개월 뒤 '-0.9'로 또래 표준에 점차 가까워졌다. 특발성저신장증에서는 '-2.5'에서 '-1.1'로 치료 효과가 나타났다. 표준편차는 0에 근접할수록 평균에 가까워졌다고 분석할 수 있다. 아주대학교병원 이해상 교수는 LGS 내 부당경량아 등록 환아들만을 상세 분석, 장기적 치료 방안으로 유트로핀의 효과 및 안전성을 발표했다.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은 “LGS는 우리나라 저신장증 아이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국내 최초, 국내 최대 규모의 성장호르몬 치료 데이터베이스가 될 것”이라며 “저신장증 연구를 적극 지원하고, 최적의 치료 솔루션을 제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LG화학은 1993년 수입제품 대체를 위해 국내 최초의 저신장증 치료제 유트로핀을 출시했다. 이후 액상, 펜 방식 등으로 제품의 제형을 다각화해왔으며 특히 ‘유트로핀에스펜’의 제형 개발과 생산 투자를 통해 공급 안정성을 한층 높였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5-06-10 09:31:21LG화학이 성장호르몬제 치료 이후 키 성장 정도를 예측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을 자체 개발, 국내 저신장증 치료 환경 개선에 나선다. LG화학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럽소아내분비학회 및 유럽내분비학회 총회에서 'AI 기반 성장 예측 모델 개발'을 주제로 포스터 발표를 진행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연구는 아주대학교병원 심영석 교수, LG화학 DX팀 정지연 책임 등 참여로 진행됐다. 발표자로 나선 아주대 심영석 교수는 "저신장증 환아들의 성장호르몬제 치료 효과를 예상하기 위한 진료 현장의 수요가 지속 커지고 있다"며 "LG화학의 유트로핀 장기안전성 연구를 통해 누적된 대규모의 치료 데이터를 활용해 키 성장 예측 AI 모델을 고도화 시켰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여러 개의 기존 딥러닝 모델을 결합 및 재조합한 앙상블 AI 모델을 구축, 저신장증 환아 3045명의 치료 데이터를 학습시켜 예측 성능을 높였다. 550명 환아의 실제 성장치를 AI 성능 검증 데이터로 활용해 치료 1~3년차 예측 안정성 등을 평가했다. AI 기반 모델의 성능 평가를 위해 전통적 통계 기법 모델과 성장 예측 결과를 비교한 결과 AI 모델에서 더욱 정확한 예측 성능이 확인됐다. 특히 AI 기반 모델에서 첫 진료 측정값(신장, 체중, 성장호르몬제 처방 용량 등)만으로 치료 1년차 성장치를 평균 1.95cm 오차로 예측하는 결과를 보였다. LG화학은 성장호르몬제 치료에 따른 신장 백분위수 변화를 제시하는 유용한 진료 방안이 되도록 예측 성능을 추가 안정화해 의료 현장 적용을 추진할 계획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5-05-28 18:09:40[파이낸셜뉴스] LG화학이 성장호르몬제 치료 이후 키 성장 정도를 예측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을 자체 개발, 국내 저신장증 치료 환경 개선에 나선다. LG화학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럽소아내분비학회 및 유럽내분비학회 총회에서 ‘AI 기반 성장 예측 모델 개발’을 주제로 포스터 발표를 진행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연구는 아주대학교병원 심영석 교수, LG화학 DX팀 정지연 책임 등 참여로 진행됐다. 발표자로 나선 아주대 심영석 교수는 “저신장증 환아들의 성장호르몬제 치료 효과를 예상하기 위한 진료 현장의 수요가 지속 커지고 있다”며 “LG화학의 유트로핀 장기안전성 연구를 통해 누적된 대규모의 치료 데이터를 활용해 키 성장 예측 AI 모델을 고도화 시켰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여러 개의 기존 딥러닝 모델을 결합 및 재조합한 앙상블 AI 모델을 구축, 저신장증 환아 3045명의 치료 데이터를 학습시켜 예측 성능을 높였다. 550명 환아의 실제 성장치를 AI 성능 검증 데이터로 활용해 치료 1~3년차 예측 안정성 등을 평가했다. AI 기반 모델의 성능 평가를 위해 전통적 통계 기법 모델과 성장 예측 결과를 비교한 결과 AI 모델에서 더욱 정확한 예측 성능이 확인됐다. 특히 AI 기반 모델에서 첫 진료 측정값(신장, 체중, 성장호르몬제 처방 용량 등)만으로 치료 1년차 성장치를 평균 1.95cm 오차로 예측하는 결과를 보였다. LG화학은 성장호르몬제 치료에 따른 신장 백분위수 변화를 제시하는 유용한 진료 방안이 되도록 예측 성능을 추가 안정화해 의료 현장 적용을 추진할 계획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5-05-28 10:17:52[파이낸셜뉴스] 배우 김지석이 과거 건강검진에서 뇌종양이 발견된 적 있다고 고백했다. 김지석은 지난 1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내돈내산) 프리미엄 건강검진 체험기-상탈, 내시경, 그리고 남성호르몬'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김지석은 "사실 10년 전에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뇌에사 종양이 발견됐다"라며 "다행히 악성은 아니었지만 그 다음부터 건강 검진은 2~3년에 풀로 받는다"고 했다. 이어 "마흔 중반이 된 내게 선물을 해주고 싶었다"며 "프리미엄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일반 병원보다는 살짝 비싼데 생일 기념으로 받아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석은 3시간 동안 건강검진을 받았다. 검사 결과 체성분, 혈압, 당뇨 등 모든 부분이 정상으로 나왔다. 특히 남성 호르몬 지수가 15 이상으로 측청치가 초과됐다. 검진의는 "저도 이렇게 나온 건 처음 봤다. 혹시 남성호르몬 치료를 받으시냐"고 물었고 김지석은 "영양제를 잘 챙겨먹고 있다"고 답했다. 뇌종양은 머리뼈에 생긴 모든 종양을 말한다 악성 여부를 기준으로 할 때, 악성 뇌종양은 ‘뇌암’이라고 한다. 뇌암은 성장 속도가 빠르고 주위 조직으로의 침투 능력이 강하다. 정상 뇌 조직과의 경계가 불분명하여 치료가 어려운 편이지만, 악성 뇌종양의 종류에 따라 수술적 치료 외에도 방사선 치료와 항암 치료 등의 병행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김지석에게 발견된 ‘양성 뇌종양’은 악성보다 예후가 좋은 편이다. 양성 뇌종양은 성장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수술하지 않고 정기적인 추적 검사를 하는 경우도 많다. 크기가 커지거나 증상을 일으키는 경우 수술을 시행하게 되는데, 완전히 절제되는 경우에는 완치가 가능하다. 다만 양성 뇌종양도 완치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뇌간이나 척수와 같은 특정 부위에 생긴 종양은 수술로 제거할 수 없다. 또 크기가 작더라도 생명에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뇌와 척수에 심각한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이 경우 조직학적으로는 양성이지만, 임상적으로는 악성과 같다. 뇌종양의 발생 원인은 아직 완전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유전학적인 요소가 관여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지만 가족력 등으로 인한 뇌종양은 매우 드물다. 뇌종양의 가장 흔한 증상은 두통이다. 간질 발작이 나타나거나 점진적인 운동 및 감각 능력, 언어능력 등이 소실된다. 오심과 구토가 나타나거나 시력이 손실될 수 있다. 이밖에 뇌종양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남성, 40세 지나면 '상대적 남성호르몬 결핍상태' 놓여 남성에서 테스토스테론은 성기 확대, 체모의 성장, 변성 등의 2차 성징을 자극하며 정자형성을 촉진하고, 근육을 발달시키고 유지시키는 등의 역할을 한다. 남성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감소하면서 40세가 지나면 상대적인 남성호르몬 결핍상태에 놓이게 된다. 성인에서 테스토스테론이 감소하면 불임, 성기능 감퇴, 발기 부전 등이 나타나며 여성의 갱년기 증상과 비슷한 골, 근육, 중추신경계, 생식계 등에 노화현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를 '남성 갱년기'라고 한다. 다만 테스토스테론의 수치가 높을수록 좋은 것은 아니다. 남성호르몬 수치가 일정 이하로 떨어지면 전립선이 위축되고 배뇨장애 증상이 심화된다. 반대로 수치가 너무 높으면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 전환이 과도해져 '전립선 비대'가 발생할 수 있다. 또 모낭을 수축시키고 모발의 주기 중 휴지기를 늘려 탈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남성의 테스토스테론의 평균수치는 4~6ng/mL이며, 정상범위는 2.7~10.7 ng/mL이다. 만약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3.5이하라면 낮은 것으로 간주하고, 관련 증상이 있을 경우 남성 갱년기로 진단할 수 있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은 경우 보충 약제의 복용이 도움이 될 수는 있다. 약제를 복용함으로써 호르몬 감소와 동반된 증상을 완화할 수 있고, 근육과 골 감소 저하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일부 테스토스테론 요법이 고환암 위험도를 증가시킬 수 있으며, 다른 기저질환이 있을 경우 증상개선이 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복용 여부는 의료진과 상담 후 결정해야 한다. 남성호르몬 정상수치를 유지하는 방법에는 꾸준한 하체 운동, 7시간 이상의 충분한 수면, 복부지방 감량, 비타민D·아연·마그네슘 섭취, 과도한 음주와 흡연 줄이기 등이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5-20 07:51:50[파이낸셜뉴스] 호르몬은 생명의 진화와 함께 종에서 종으로 전달되고 발전했다. 생명이 존재하는 한 반드시 존재할 화학물질이 있다면 바로 '호르몬'이다. 이런 의미에서 호르몬은 불멸이다. 안철우 교수가 칼럼을 통해 몸속을 지배하는 화학물질인 호르몬에 대해 정확히 알려주고 삶을 좀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낼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성조숙증도 아이에게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사춘기지연 또한 못지않게 고통스럽다. 다른 친구들은 외모가 점점 성숙해지는데 아이의 외모에 머물러 있는 것은 굉장한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보통 인구의 5%에서 나타나는데 여아보다 남아의 발생 비율이 훨씬 높다. 남아의 경우 13~14세까지 고환의 부피가 커지지 않고 음모, 변성기, 목젖 등의 발달이 보이지 않을 때 사춘기지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여아는 12~13세까지 유방과 음모에 발육의 기미가 보이지 않거나 15세까지 초경이 없을 때 의심해볼 수 있다. 왜소한 키, 신체의 기형적 성장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신체검사, 혈액검사, X레이 촬영을 통한 골연령 검사, 유전자 검사, 골반 초음파 촬영,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등이 필요하다. 사춘기가 느린 아이들의 50% 이상은 체질적 증상일 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온다. 느긋한 마음으로 기다리면 결국 사춘기가 시작되고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아이가 조바심을 낸다면 남아는 테스토스테론 주사를, 여아는 에스트로겐 알약이나 피부에 붙이는 에스트로겐 패치로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 단기간 치료를 진행하면 사춘기가 유도되어 자연스럽게 2차 성징이 나타날 수 있다. 만약 시상하부나 뇌하수체의 이상으로 생식샘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는 것이 문제라면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이런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은 중추신경 종양, 뇌하수체 종양, 림프구성 뇌하수체염 등이다. 역시 남아는 테스토스테론, 여아는 에스트로겐 치료를 받는다. 사춘기 진행 양상을 보면서 투약 기간과 투약 용량을 조절해야 한다. 사춘기지연 증상이 있는 아이들에게서 염색체 이상이 발견될 수도 있다. 대표적으로 여아에게는 터너 증후군Turner's syndrome, 남아에게는 클라인펠터 증후군이 있다. 터너 증후군은 X 염색체 두 개 중 하나에 부분적 또는 전체적 결함이 있을 때 나타나는 질환이다. 이로 인해 키가 매우 작고 목과 어깨 사이에 물갈퀴처럼 피부가 두텁게 자리잡는 신체 기형이 생긴다. 난소 기능이 정상이 아니라서 생리를 하지 못하며 하더라도 조기폐경될 확률이 높다. 또 에스트로겐 분비가 원활하지 않아 가슴이 정상으로 발달하지 못한다. 염색체 이상을 고칠 수는 없지만 에스트로겐 치료로 성장을 촉진하고 사춘기를 유도할 수 있다. 키 성장을 위해 성장호르몬 치료도 함께 받는 것이 좋다. 클라인펠터 증후군은 남아에게 두 개 이상의 X염색체가 있을 때 나타난다. 남자는 X염색체를 하나만 가져서 XY가 되어야 정상인데 클라인펠터 증후군은 XXY, XXXY, XXXXY 등으로 X 염색체가 1~3개 많다. 이로 인해 키가 크고 팔다리가 긴 몸으로 자란다. 고환이 매우 작으며 여성형 유방을 가질 수 있다. 지적장애도 동반하는데 X염색체가 많을수록 더 심각하다. 염색체 이상을 고칠 수는 없지만 테스토스테론 보충요법을 통해 남성적 외모를 발달시키고 지적장애도 완화할 수 있다. 칼만증후군도 사춘기지연을 일으킨다. 이것은 유전자 결함으로 시상하부에서 생식샘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이 분비되지 않는 질환으로 유전을 통해 발병한다. 남성은 성기가 작고 발기가 어렵고 무정자증이 확률이 높다. 여성은 가슴이 잘 발달하지 않고 무월경증이 나타난다. 특이한 것은 후각이 아예 없거나 약하고 여성보다 남성에게 2배 정도 발생률이 높다. 생식기능을 정상으로 만들 수는 없지만 그래도 호르몬 치료를 받으면 어느 정도 정상적으로 살 수 있다. 사춘기는 평생에 단 한 번뿐이며 신체와 정신에 평생 지속되는 큰 변화를 남긴다. 아이의 성 발달에 문제가 발견된다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일찍 진단하고 치료를 시작할수록 아이의 삶의 질이 높아질 것이다.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5-05-08 16:22:43[파이낸셜뉴스] 호르몬은 생명의 진화와 함께 종에서 종으로 전달되고 발전했다. 생명이 존재하는 한 반드시 존재할 화학물질이 있다면 바로 '호르몬'이다. 이런 의미에서 호르몬은 불멸이다. 안철우 교수가 칼럼을 통해 몸속을 지배하는 화학물질인 호르몬에 대해 정확히 알려주고 삶을 좀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낼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생리가 시작되었다는 것은 아이가 이미 사춘기에 접어들었다는 뜻이다. 사춘기 아이는 신체적으로 큰 변화를 겪는다. 특히 외모와 키의 변화가 가장 두드러진다. 한창 이성에 눈뜰 나이인 사춘기 소녀에게 외모의 변화는 더욱 예민하게 다가온다. 특히 또래에 비해 성장이 너무 빠르거나 혹은 너무 느린 경우 심리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너무 빠른 것을 성조숙증이라고 한다. 사춘기가 시작되는 시점은 여자는 11세, 남자는 12세가 평균이다. 하지만 개인에 따라 더 빨리 올 수도 있고 느리게 올 수도 있다. 보통 여자는 813세, 남자는 914세를 정상 범위로 본다. 만약 여자 아이가 8세 이전에 가슴이 커지고 초경을 한다면 성조숙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남자 아이의 경우는 9세 이전에 고환의 부피가 커지거나 음모가 보이고, 목젖이 튀어나오고 변성기가 시작된다면 성조숙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빠른 발달이 일으키는 가장 큰 문제는 이른 나이에 키 성장이 멈출 수 있다는 점이다. 성호르몬의 갑작스러운 분비가 성장을 가속화하여 초기에는 또래보다 키가 크지만 곧 골단의 성장판이 닫혀버려서 그 상태로 성장이 멈출 수 있다. 성조숙증은 보통 아동 1만명 당 1~2명에게 나타나는데 여아가 남아보다 10배 더 많다. 어째서 여아에게 더 많이 발생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과학자들과 의사들은 지나친 영양공급, 비만, 환경호르몬, 가정환경 등을 꼽는다.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우선 성조숙증 진단을 받아야 한다. 혈액 테스트를 통해 성호르몬 수치를 확인하고, X레이 촬영으로 골연령을 파악한다. 만약 성호르몬 과다가 원인이라면 여포자극호르몬, 황체호르몬의 수치가 높게 나올 것이고 골연령도 실제 나이보다 2~4년 더 높게 나올 것이다. 성호르몬 과다는 유전적인 요인 때문일 수도 있고 뇌수막염, 뇌염 등 뇌에 질환이 있어 시상하부에 장애가 발생한 것일 수도 있다. 이런 경우는 시상하부에서 분비되는 생식샘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을 억제하는 약물을 정기적으로 투여한다. 이 약물을 투여하면 시상하부-뇌하수체-난소 축의 순환을 끊어서 여성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할 수 있다. 만약 여포자극호르몬, 황체호르몬 분비량은 정상인데 성조숙증이 나타난다면 특별한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맥큔 올브라이트 증후군(McCune Albright Syndrome)은 에스트로겐을 생성하는 효소인 아로마타아제가 체내에 급격히 증가해서 사춘기를 앞당긴다. 이런 경우는 아로마타아제 억제제를 투여해서 증상을 완화시킨다. 또 난소에 종양이 생긴 경우에도 종양세포에서 여성호르몬을 과다 생성하여 성조숙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경우는 외과수술을 통해 종양을 제거해 주는 것이 가장 확실한 치료법이다. 성조숙증 진단을 받았다면 이제 치료를 받을 차례다. 그런데 치료를 받는다고 해서 과연 정말 키가 클까? 관련 논문을 보면 성조숙증 치료는 초경과 2차 성징의 발달을 늦추고 골연령의 진행을 늦추는 데에 좋은 효과가 있지만 실제로 키를 크게 하는 효과에는 논란이 있다. 치료 덕분에 키가 컸다는 연구 결과도 있지만 반대의 결과도 있다. 키가 컸다는 긍정적 연구결과들은 주로 치료 전 예상신장에 비해 최종신장이 더 크다는 점을 근거로 한다. 예상신장이란 치료를 받기 시작할 때의 신장과 골연령, 부모의 신장 평균, 아동의 성별을 바탕으로 도출해내는데 최종신장이 예상신장보다 더 크고 부모의 신장 평균에 가까우면 치료가 효과적이라고 판단한다. 2014년 한국 연구팀의 논문을 예로 들 수 있다. 이 논문은 성조숙증으로 치료를 받은 82명 소녀들의 사례를 분석했는데 최종 신장이 평균 160.4센티로 치료를 시작할 때의 예상 신장(156.6센티)보다 크고 부모의 신장 평균(159.9센티)에도 가까우므로 치료가 효과적이었다고 말한다. 반면에 부정적 연구결과들은 성조숙증 치료를 받은 그룹과 치료를 받지 않은 그룹 사이에 최종 신장에 거의 차이가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1999년 보스턴어린이병원 연구팀이 80년대 중반 성조숙증을 진단받고도 치료를 받지 않은 16명의 소녀를 추적 조사해보니 그들 모두 평균 165.5센티의 성인으로 자란 상태였다. 이들의 성조숙증은 대부분 멈추거나 천천히 진행되어 다른 또래 소녀들과 큰 차이가 없었다. 2022년 슬로베니아 류블랴나Ljubljana 대학 연구팀의 조사에서도 치료를 받은 그룹과 받지 않은 그룹 사이에 신장 차이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를 받은 소녀들의 최종신장이 161.3센티이고 치료를 받지 않은 소녀들은 161센티였다. 하지만 이런 이유로 성조숙증 치료가 아예 불필요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키 성장을 보장할 수는 없지만 2차 성징의 발달과 골연령의 발달은 확실히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위 류블라냐 대학 연구팀의 조사에서도 치료받은 소녀들은 초경이 11.5세에 일어났지만 치료를 받지 않은 소녀들은 9세에 초경을 했다. 골연령도 치료받은 소녀들은 실제 나이보다 1.97년이 더 많았지만 치료를 받지 않은 소녀들은 2.76년이 더 많았다. 초등학교도 가기 전인 5~7세 아이가 가슴이 발달하고 생리를 시작하는 것은 아이에게 너무 가혹한 일이다. 너무 이른 사춘기는 심리적 트라우마를 남기므로 의사와 잘 상담하여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성조숙증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5-05-08 16:17:40[파이낸셜뉴스] 호르몬은 생명의 진화와 함께 종에서 종으로 전달되고 발전했다. 생명이 존재하는 한 반드시 존재할 화학물질이 있다면 바로 '호르몬'이다. 이런 의미에서 호르몬은 불멸이다. 안철우 교수가 칼럼을 통해 몸속을 지배하는 화학물질인 호르몬에 대해 정확히 알려주고 삶을 좀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낼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초경은 사춘기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이벤트다. 생리가 시작되었다는 것은 여포와 난자가 잘 만들어지고 배란이 잘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사회적으로는 여성으로서의 신체적 성장을 의미하고 의학적으로는 임신이 가능한 신체 상태를 의미한다. 초경이 나타나는 나이는 보통 9~14세를 정상으로 본다. 미국의 통계를 보면 평균 12세에 초경을 겪는다. 영국은 13세로 나타나고 네덜란드, 스웨덴, 스위스, 독일은 13~13.5세로 나타난다. 이렇게 초경 시기가 국가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것에는 지리, 인종, 민족, 문화, 생활수준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한다. 한국의 경우는 초경 나이가 계속 빨라지는 추세다. 질병관리청의 국민건강영양조사 통계에 따르면 2001~2011년 사이 조사된 평균 초경 나이는 12.7세다. 하지만 12세 이전에 초경을 하는 비율이 2001년에는 21%였지만 2011년에는 34.6%로 증가했다. 10년 사이에 초경을 빨리하는 여아의 비율이 64%나 증가한 것이다. 중국의 경우도 2014년에는 평균 초경 연령이 12.8세였지만 2014년에는 12.3세로 빨라졌다. 빠른 초경은 생리하는 기간이 늘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12세에 생리를 시작하여 50세에 폐경을 한다고 가정할 때 평생 총 495회의 생리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임신 기간을 제외한다 해도 평균 450회 이상의 생리를 한다고 볼 수 있다. 생리는 새로운 세포를 만들고 파괴하는 과정의 반복이기 때문에 이렇게 많은 생리 횟수는 자궁에 부담이 된다. 또 에스트로겐 및 여러 생식샘 호르몬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것이기 때문에 유방에도 부담이 된다. 현재 평생에 걸쳐 누적된 생리 회수가 유방암 및 자궁암 발병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초경을 겪으면서 아이가 가장 당황하는 것은 아마도 생리혈과 생리량, 생리통일 것이다. 아이가 놀라지 않도록 초경이 다가오는 10세 정도부터 생리에 대한 이야기를 엄마와 딸이 자연스럽게 주고받을 필요가 있다. 보통 생리혈은 맑은 분홍색에서 빨간색을 보이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생리량이 많은 날에는 어두운 자주색이 될 수도 있다. 생리 1~2일 차에는 붉었던 생리혈이 3일차에 다소 짙어지는 것은 자연스럽다. 또 생리가 끝날 무렵에는 자궁 내벽의 세포들이 함께 분비되어 생리혈이 짙은 갈색으로 변한다. 이 역시 매우 정상이므로 아이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얘기해주어야 한다. 생리량이 얼마나 되는지, 생리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도 알려주고 스스로 체크하게 해야 한다. 생리는 보통 5~7일 정도 지속되는데 총 출혈량은 30~50㎖다. 혈액뿐 아니라 다른 자궁내 노폐물과 함께 빠져나오기 때문에 총 분비물의 양은 70~80㎖가 된다. 이는 작은 야쿠르트 한 병(65㎖)을 조금 넘는 양이다. 아이가 기준을 삼을 수 있도록 알려주는 것이 좋겠다. 생리통은 아이에게는 매우 이상하고 불쾌한 감각일 것이다. 사실 초경과 더불어 곧바로 생리통을 경험하는 경우는 드물다. 생리통은 임신을 준비하면서 두꺼워진 자궁내벽이 자궁 근육의 수축을 통해 떨어져 나오면서 야기되는 감각인데 초경 시에는 배란이 충분히 완성되지 않은 상태라서 통증을 느끼는 경우는 드물다. 보통 초경 후 1~2년 이내에 생리통을 처음으로 경험하게 된다. 생리통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사람에 따라 그 증상과 강도는 다르다. 보통은 골반 부위가 무겁고 불쾌한 정도지만 심하면 꼬리뼈와 허벅지까지 통증이 뻗어 나갈 수 있다. 또 아랫배가 쥐어짜는 듯이 아플 수 있고, 구토, 메스꺼움, 설사를 할 수도 있다. 일반적인 수준의 통증은 온열기로 배를 따뜻하게 하거나 골반 부위를 마사지하는 것으로 어느 정도 다스릴 수 있다. 하지만 일상 생활에 방해를 받을 정도로 아이가 아파한다면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진통제의 원리는 자궁수축을 일으키는 물질인 프로스타글란딘의 생성을 억제하는 것이다. 시중에 판매되는 진통제는 모두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이기 때문에 복용하는 것이 인체에 크게 해가 되지 않는다. 생리통을 무조건 참는 것보다는 일상 생활을 편히 보내는 것이 중요하므로 약사의 복약지도에 따라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 만약 아이의 생리통이 진통제로도 다스려지지 않는다면 검사를 해 볼 필요가 있다. 자궁수축으로 인한 일차성 월경통이 아니라 골반강 내 이상으로 인한 이차성 월경통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궁내막증, 자궁 혹은 질의 기형, 자궁 내 유착, 자궁근종, 만성 기능성 낭종, 잔류 난소 증후군 등이 이차성 월경통의 원인이 된다. 골반 초음파로 이런 이상이 있는지 확인하고 이상이 확인되면 적극적으로 치료받아야 한다. 생리주기의 첫 시작은 뇌하수체에서 여포자극호르몬이 방출되면서부터이다. 이 호르몬은 난소 안의 여포(난소 조직에 있는 주머니 모양의 세포 집합체)를 자극하여 에스트로겐을 분비하게 하면서 동시에 여포와 난자를 성숙하게 만든다. 에스트로겐 분비가 충분히 높아지면 네거티브 되먹임 구조에 의해 여포자극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들고 황체형성호르몬의 분비가 늘어난다. 이렇게 분비된 황체형성호르몬은 성숙한 여포를 파열시킨다. 이때 여포가 파열되면서 그 안에서 자라고 있던 난자가 배출되는데 이것이 바로 배란이다. 배란이 이루어지고 나면 파열된 여포는 황체로 바뀐다. 황체는 파열된 여포가 발달해서 형성된 일시적 덩어리다. 황체는 황체형성호르몬의 자극을 받아 프로게스테론을 분비한다. 프로게스테론은 임신에 대비하여 자궁내벽을 두껍게 만들고 그 안에 코일 같이 촘촘한 혈관을 잔뜩 만든다. 또한 뇌하수체로 정보를 보내어 여포자극호르몬과 황체형성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한다. 이로 인해 새로운 난자가 자라지 않고 더 이상의 배란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여기서 두 가지 갈림길이 생긴다. 하나는 정자가 들어와 난자와 수정이 되었을 때다. 이 경우 황체는 계속 유지되어 프로게스테론을 분비한다. 에스트로겐 역시 분비량을 유지한다. 이로 인해 뇌하수체에서는 여포자극호르몬과 황체형성호르몬의 분비가 억제된다.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협력하여 자궁내벽을 두껍게 만들어 수정란을 보호할 태세를 갖춘다. 이 상태가 바로 임신이다. 다른 하나는 수정이 일어나지 않았을 때다. 이 경우 황체는 더 이상 할 일이 없어 퇴화된다. 황체가 사라지면 프로게스테론이 감소하게 되고 두껍게 만들었던 자궁내벽도 허물어지면서 모세혈관이 파열된다. 이것이 질을 통해 밖으로 빠져나오는 것이 바로 생리, 월경이다. 월경이 끝나고 나면 낮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수치 정보가 시상하부로 올라가 생식샘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을 내보내고 이것이 뇌하수체를 자극하여 여포자극호르몬을 분비하게 만든다. 이때부터 또 다시 새로운 생리주기가 시작된다. 이러한 생리 사이클이 약 28일을 주기로 반복된다. 28일 주기가 달과 관련이 있다는 설이 있지만 그저 우연의 일치일 뿐이다. 28일은 그저 평균 주기일 뿐 조금 짧아도 되고 길어도 된다. 보통 21~35일 주기를 정상범위로 본다. 매달 주기가 정확하게 맞아야만 정상인 것도 아니다. 며칠씩 빨라질 수도 있고 느려질 수도 있다. 다만 35일이 넘도록 생리를 하지 않는다면 몸 상태에 신경을 써야 한다. 생리를 늦추는 원인은 주로 심한 다이어트와 운동, 과로, 스트레스이다. 시험을 앞두고 있는 학생들이나 단기간 심하게 살을 뺀 여성들, 심한 체력 훈련을 하는 운동선수들 사이에서 생리가 멈추는 일이 흔히 일어난다. 이것은 몸이 임신을 하기에 충분히 건강하지 않은 상태이므로 스스로 생식기능을 멈추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어린 학생들은 본인이 생리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부모가 잘 체크해서 필요한 경우 병원 진단을 받아야 한다. 아울러 생리를 규칙적으로 잘하는 것은 여성 호르몬의 사이클이 원활히 돌아가고 있다는 뜻이므로 아이가 그것을 자신의 건강을 살피는 척도로 삼도록 미리부터 잘 교육을 시키는 것이 좋겠다.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5-05-08 16:11:41[파이낸셜뉴스] 호르몬은 생명의 진화와 함께 종에서 종으로 전달되고 발전했다. 생명이 존재하는 한 반드시 존재할 화학물질이 있다면 바로 '호르몬'이다. 이런 의미에서 호르몬은 불멸이다. 안철우 교수가 칼럼을 통해 몸속을 지배하는 화학물질인 호르몬에 대해 정확히 알려주고 삶을 좀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낼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에스트로겐의 합성은 시상하부에서 생식샘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시작한다. 생식샘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의 분비는 뇌하수체에서 황체형성호르몬과 여포자극호르몬을 분비하게 하고, 이것이 혈액을 통해 난소에 이르면 안드로겐 수용체와 결합하여 에스트로겐을 합성하게 된다. 그런데 에스트로겐을 합성해내는 곳은 난소만이 아니다. 간, 췌장, 뼈, 부신, 피부, 뇌, 지방조직, 유방에서도 소량의 에스트로겐이 합성된다. 이렇게 합성된 에스트로겐은 폐경기 이후 난소 기능을 잃어버린 여성들이나 난소나 자궁이 없는 여성들에게 매우 유용하게 쓰인다. 혈액으로 나온 에스트로겐은 에스트로겐 수용체와 결합하여 활성화된다. 에스트로겐 수용체는 난소, 자궁, 유방 등 생식조직에 다량으로 분포한다. 피부, 간, 장, 뇌, 뼈, 침샘 등에도 에스트로겐 수용체가 있다. 다른 안드로겐 호르몬과 마찬가지로 에스트로겐도 자동으로 세포 속으로 들어가서 핵 속의 DNA와 결합하여 유전자를 발현하게 한다. 그런데 혈액으로 나온 에스트로겐이 모두 다 수용체와 결합하는 것은 아니다. 수용체를 만나기 전에 일부는 알부민 혹은 성호르몬결합글로불린과 결합한다. 이렇게 결합된 에스트로겐은 꽁꽁 묶여서 사용이 불가능하다. 에스트로겐 생산량이 너무 과다할 경우 인체는 이렇게 일부를 무력화시켜 에스트로겐 수치를 스스로 낮춘다. 에스트로겐 수치를 낮추는 또 다른 방법이 있다. 혈액 내에 에스트로겐의 수치가 너무 높으면 이 정보가 시상하부와 뇌하수체로 되먹임 된다. 그러면 시상하부와 뇌하수체가 스스로 생식샘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과 황체형성호르몬, 여포자극호르몬의 분비량을 낮춘다. 이렇게 에스트로겐이 높으면 자극 호르몬을 낮추고, 에스트로겐이 낮으면 자극 호르몬을 높이는 '시상하부-뇌하수체-난소 축'의 네거티브 되먹임 구조에 의해 에스트로겐의 양이 자율 조절된다. 임신 초기 에스트로겐은 태아를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한다. 주로 엄마의 난소에서 분비되는 에스트로겐은 자궁 내벽을 두껍게 만들어 태아가 편하게 자리잡게 하고 태반을 무서운 속도로 자라게 하여 아기에게 호흡과 영양분을 공급할 기초 인프라를 만든다. 일단 태반이 자리를 잡으면 그때부터는 태반에서 자체적으로 임신기에 필요한 여러 호르몬을 분비한다.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태반성 젖분비자극호르몬, 인간융모성 생식샘자극호르몬(Human Chorionic Gonadotropin)등이 함께 작용하여 태아의 발달과 산모의 건강을 책임진다. 그렇다면 산모로부터 공급받는 것이 아니라 태아가 스스로 분비하는 에스트로겐은 어떤 역할을 할까? 여자 태아는 약 7주 정도부터 자궁을 형성하고 소량의 에스트로겐을 분비한다. 하지만 이때의 에스트로겐은 거의 존재감이 없다. 그러다 임신 중기로 접어드는 12주 무렵부터 에스트로겐 분비량이 치솟기 시작한다. 에스트로겐뿐만 아니라 황체호르몬과 여포자극호르몬도 동시에 치솟는다. 이렇게 임신 말기까지 쭉 높은 호르몬 수치를 유지하다가 출산하는 순간에는 거의 제로 수준으로 떨어진다. 이렇게 임신 중기~말기에 걸쳐 치솟았다 추락하는 호르몬이 태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이 시기 자궁이 완성되고 태아가 처음으로 여포를 만들어내는 등, 여성 생식력의 기초를 다지는 데에 이 호르몬들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추측한다. 탄생 전에 호르몬이 감소하는 것은 산모의 태반에서 분비되는 많은 양의 에스트로겐이 태아의 '시상하부-뇌하수체-생식샘 축'을 억제하는 것으로 본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무뇌증이 있는 태아도 임신 34주차까지 호르몬 분비를 포함한 모든 발달이 정상적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그 후부터는 정상 태아에서 관찰되는 막 자라나는 어린 여포들이 관찰되지 않는다. 이를 통해 태아의 호르몬 분비는 임신 7~8개월까지는 산모의 태반과 태아의 자궁에서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그 후부터는 뇌와 연결된 '시상하부-뇌하수체-생식샘 축'의 작용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추측할 수 있다. 탄생의 순간 여아의 에스트로겐 수치는 거의 바닥 상태다. 에스트로겐이 이렇게 부족한 상태는 약 6~10일 정도 계속되다가 다시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한다. 에스트로겐 부족 상태가 시상하부로 음성 되먹임되어 다시 왕성하게 호르몬을 분비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시상하부-뇌하수체-생식샘 축'이 활성화된 것이자 미니 사춘기의 시작이기도 하다. 여아의 미니 사춘기는 남아의 미니 사춘기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 남아의 미니 사춘기가 테스토스테론, 여포자극호르몬, 황체호르몬이 모두 피크인 상태로 3개월을 보내는 것인데 비해, 여아의 미니 사춘기는 매우 높은 여포자극호르몬과 적당한 황체호르몬이 분비되는 상태에서 에스트로겐이 약 1.5개월 간격으로 파도처럼 높아졌다 낮아졌다를 반복한다. 이러한 미니 사춘기는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년까지 지속된다. 미니 사춘기의 에스트로겐 파도는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남아의 미니 사춘기는 고환과 음경의 크기가 늘어나고 생식기능이 발달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여아의 미니 사춘기는 아직까지 베일에 싸여있다. 이것이 유선과 자궁을 자극하여 크기를 키울 것이라는 가설을 증명하려고 노력한 과학자들이 있었으나 모두 실패했다. 미니 사춘기 기간 동안 가슴의 크기와 자궁 길이에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이 에스트로겐 파도가 여포의 성숙과 위축의 주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추측할 뿐이다. 과학자들은 미니 사춘기를 '기회의 창'이라고 칭한다. 이 시기가 '시상하부-뇌하수체-생식샘 축'의 결함을 발견하고 치료할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 시기를 놓치면 '시상하부-뇌하수체-생식샘 축'은 닫히고 10년 후 사춘기가 시작되어 다시 활성화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미니 사춘기에 대해 좀 더 많은 것이 밝혀진다면 발달 지연이나 성장에서 나타나는 여러 장애들에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5-05-08 16:04:12[파이낸셜뉴스] 호르몬은 생명의 진화와 함께 종에서 종으로 전달되고 발전했다. 생명이 존재하는 한 반드시 존재할 화학물질이 있다면 바로 '호르몬'이다. 이런 의미에서 호르몬은 불멸이다. 안철우 교수가 칼럼을 통해 몸속을 지배하는 화학물질인 호르몬에 대해 정확히 알려주고 삶을 좀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낼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흔히 여성호르몬으로 추상적으로 알고 있지만 에스트로겐은 매우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다. 첫째, 에스트로겐은 체내에서 강력한 항염 효과를 낸다. 이러한 효과는 에스트로겐이 잘 분비되는 시기에는 느껴지지 않지만 폐경이나 난소적출로 인해 에스트로겐 분비가 곤두박질치면 확연히 드러난다. 폐경 후 5년이 지난 여성들은 폐경 이전의 여성들보다 혈청 사이토카인 수치가 높다. 사이토카인은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단백활성물질로 이 수치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몸에 염증이 많다는 뜻이다. 폐경 후 별다른 이상이 없는데도 몸이 이곳저곳 아프고 잠을 잘 자지 못하고 전에 없던 부종, 염증 등에 시달리는 것은 에스트로겐 부족으로 염증수치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둘째, 에스트로겐은 인지능력과도 관련이 있다. 난소적출을 한 여성들이 인지 능력이 떨어지고 특히 언어를 기억하는 능력이 감소하는 것은 잘 증명된 사실이다. 1988년 캐나다 맥길 대학 연구팀은 난소와 나팔관을 적출한 여성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3개월 동안 한 그룹에는 에스트로겐을 주사하고, 다른 한 그룹에는 플라시보를 주사한 후 인지능력을 테스트했다. 그 결과 에스트로겐 주사를 맞은 그룹이 기억력, 인지속도, 추리능력 등에서 훨씬 높은 점수를 받았다. 몇 년 후 이 연구팀은 후속연구를 발표했다. 이번에는 난소적출술을 받기 전과 후 여성들의 인지능력을 비교했다. 그 결과 난소적출술을 받은 후 에스트로겐 주사를 맞은 그룹은 인지능력에 아무 변화가 없었으나, 플라시보 주사를 맞은 그룹은 인지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셋째, 에스트로겐과 인지능력의 관련성은 치매와의 관련성으로도 이어진다. 사실 치매와의 관련성은 염증에서 출발한다. 동물실험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사이토카인을 주입받은 수컷 쥐는 기억력이 현저히 감소한다. 이때 사이토카인에 대한 항체를 주사하면 단숨에 기억력을 회복한다. 에스트로겐 감소가 염증을 야기하고 이것이 인지능력 감소와 치매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 두뇌에서 에스트로겐은 시냅스 형성을 촉진하고, 뇌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을 매개하고, 두뇌 세포의 사멸을 막고, 항산화 및 항염 효과를 낸다. 노년기 여성의 치매 발병률이 남성보다 높은 이유는 뇌에서 에스트로겐이 했던 이러한 많은 일들이 중단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때 에스트로겐을 약물이나 주사로 보충해주면 어떨까? 1997년 미국 국립노화연구소가 주도한 ‘볼티모어 노화 종단연구(같은 집단을 오랜 기간 관찰하는 연구방법)’에 따르면 에스트로겐 대체요법을 받은 여성의 알츠하이머 발병률은 대체요법을 받지 않은 여성의 46% 정도로 낮게 나타났다. 이들은 폐경기 여성 472명의 데이터를 16년 동안 추적했는데 총 34명이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으며 이중에서 에스트로겐 대체요법을 받은 여성은 9명뿐이었다. 넷째, 에스트로겐은 몸매 조절 호르몬이다. 사춘기부터 여성은 가슴, 엉덩이, 골반에 지방이 축적되어 굴곡 있는 몸매를 갖게 된다. 이는 다가올 임신과 수유에 대비하여 에너지를 저장해 놓으려는 에스트로겐의 작용이다. 그런데 폐경기가 되어 에스트로겐 수치가 곤두박질치면 이러한 지방 배치 패턴이 사라지고 복부와 내장에 살이 찌기 시작한다. 체중의 변화가 많지 않아도 복부의 총지방량이 늘어나고 제지방량(lean body mass)이 줄어들어 몸매가 바뀌는 것이다. 이로 인해 폐경기 여성은 쉽게 비만이 된다. 보통 45~55세 사이 매해 0.5kg씩 살이 찌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이 시기 근육량도 점점 줄어들기 때문에 신진대사가 저하되면서 살이 찌는 데에 가속도가 붙는다. 폐경이행기(배란 및 난소 호르몬 분비가 저하되기 시작하는 시점)으로부터 마지막 생리 후 1년까지의 기간에 5~8%였던 복부지방이 폐경 후가 되면 15~20%까지 증가한다. 더불어 당뇨병, 심장병, 뇌졸중, 암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여성의 당뇨병, 심장병, 암 발병 시기는 45세 이후로 껑충 솟는다. 이것은 난소의 노화, 에스트로겐 감소, 테스토스테론 감소, 폐경 등과 시기가 맞물린다. 다섯째, 에스트로겐은 스트레스에 큰 영향을 받는다. 스트레스가 심하면 인체는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코르티솔을 분비한다. 스트레스가 오랜 기간 지속되면 코르티솔 분비가 늘 높은 상태에 있게 되고 이것이 에스트로겐의 분비를 감소시킨다. 이로 인해 생리불순, 생리통, 탈모, 체중증가, 스킨태그(흔히 쥐젖이라 부르는 연성 섬유종, 여드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심하면 불임과 조기 폐경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조기 폐경은 40~45세 사이에 일어나는 폐경을 의미하는데 여성 인구의 5%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섯째, 에스트로겐은 심혈관 건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폐경 전 여성은 같은 나이대의 남성보다 심혈관 질환 발병률이 낮다. 그런데 폐경 후에는 발병률이 증가한다. 이렇게 여성의 심장질환 발병이 남성보다 10년 늦게 나타나는 이유는 에스트로겐과 그 수용체가 심장과 혈관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심장 조직의 미토콘드리아 세포막에 존재하는 에스트로겐과 에스트로겐 수용체가 항염, 항산화 효과를 내어 심장 세포의 손상과 세포자살을 막아주는 것이다. 에스트로겐은 이처럼 다재다능하다. 단순히 성호르몬이라고만 알고 넘어가기에는 인체에, 특히 여성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나 크다. 에스트로겐을 잘 이해하고 평생의 건강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발달 초기에 에스트로겐이 하는 일을 잘 알아 두는 것이 좋겠다.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5-04-25 17:1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