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에스텍시스템이 연세대 의료원 요청으로 세브란스병원 의료진을 대상으로 맞춤형 호신술 교육을 진행했다. 5일 에스텍시스템에 따르면 이번 교육은 최근 증가하는 의료진 대상 폭력 사건에 대응해 병원 내 위기 상황 발생 시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히 에스텍시스템 경호 전문가가 강사로 나서 △위협 상황에서의 안전거리 확보법 △폭력 상황 시 최소한의 힘으로 벗어나는 기술 △긴급 상황 시 효과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 등을 전달했다. 에스텍시스템은 2001년 강남세브란스병원을 시작으로 2003년 세브란스병원, 2020년 용인세브란스병원 등 연세대 의료원 주요 병원 보안과 시설관리, 미화, 방제 서비스를 담당해 왔다. 에스텍시스템 관계자는 "이번 교육은 단순한 호신술이 아닌 병원 내 특수한 환경을 고려한 맞춤형 보안 교육"이라며 "앞으로도 의료진이 안심하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환자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2025-02-05 11:04:01【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경기도는 스토킹, 묻지 마 범죄 등 각종 위험 상황에 닥쳤을 때 버튼만 누르면 경보음이 울리거나 경찰서 신고 등을 할 수 있는 휴대용 호신용품을 도내 청년들에게 무료 지원한다고 2일 밝혔다. 이를 이해 도는 오는 13일까지 19세 이상 39세 이하의 청년 2790명을 선차순 모집한다. 호신용품은 휴대전화 뒷면에 붙여 사용하는 것으로, 경보음(90dB)과 비상문자 발송, 경찰서 자동 신고, 자동 녹음, 현재 위치 전송 등의 기능을 갖고 있다. 위급상황에서 버튼을 누르면 먼저 경보음이 울리고 지정된 보호자에게 응급상황 알림 메시지와 현장 녹음, 위치 정보가 전송된다. CCTV 통합관제센터에서 사용자의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순찰차에게 출동을 지시하는 순으로 작동한다. 신청은 오는 13일 오후 5시까지 잡아바 어플라이 누리집을 통해 온라인으로 가능하다. 제출서류인 주민등록초본은 공공 마이데이터 서비스 시행에 따라 신청자 본인이 동의하면 자동 제출된다. 도는 신청자 가운데 1차 선정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호신술 강의를 진행하고, 30일 최종 선정 후 10월 1일부터 호신용품을 지급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도민이 제안한 주민참여예산에 따라 진행되며, 관련 문의사항은 경기청년지원사업단를 통해 안내받을 수 있다. 이인용 경기도 청년기회과장은 "청년들이 위급상황에서 자신을 방어하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호신용품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면서 "계속해서 청년들의 안전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4-09-02 09:27:28대한항공은 지난 20일 서울 강서구청에서 플라스틱 병뚜껑을 재활용해 제작한 '안전휘슬' 1000개를 기부하는 행사를 했다고 21일 밝혔다. 안전휘슬은 강서구 내 취약계층 아동과 1인가구에 전달돼 위급상황 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호신용 도구로 활용된다. 이번 안전휘슬 제작은 대한항공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6월 14일부터 30일까지 캠페인을 통해 페트(PET)병 뚜껑을 모았다. 김영권 기자
2024-08-21 18:21:02【도쿄=김경민 특파원】 도쿄 신주쿠구 한국학교에서 한 학생이 호신용 스프레이를 뿌려 30여명이 병원에 실려가거나 불편을 호소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1일 경시청 및 도쿄 한국학교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0분께 교내에서 학생이 호신용으로 가지고 있던 방범 스프레이를 장난으로 살포해 수십명의 학생들이 신체 이상을 호소했다. 이날 사고는 한국학교에 재학 중인 중학생이 학교에 가져온 호신용 스프레이가 진품임을 증명하기 위해 뿌렸고, 가스가 에어컨을 통해 퍼지면서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 인원은 38명이며 이중 31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중고생 전 학년인 720명이 11시 30분께 귀가 조치됐다. 한국학교는 이날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구급대에 지원을 요청해 관련 학생들을 병원에 이송했다"며 "관련 학생 보호자와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그 외 학생들은 안전한 상태"라고 밝혔다. 학교는 이어 "상세 내용이 파악되는 대로 공지하고, 추후 가정통신문으로 정확한 정황을 알릴 것"이라며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전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4-06-11 12:28:34흉기를 들고 환전소를 위협해 금품을 털어가는 강도 범죄가 닷새간 3건이나 발생하면서 사설 환전소, 상품권 거래소 업주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소규모로 운영되는 환전소나 상품권 거래소는 서울 명동 일대를 제외하고는 보안이 취약해보였다. 범죄자들은 취약한 곳을 찍어둔 후 습격하거나 직원을 환전소 밖으로 유인해 범행을 저지르기도 한다. 잇따른 강도 사태로 불안감이 커지자 환전소와 상품권 거래소 업주들도 호신용품을 구비하거나 강화유리를 설치하고 있었다. ■잇따른 범죄에 '불안'6일 기자가 둘러본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지역 사설 환전소 일대. 이곳 보안 시설이라고는 대부분 폐쇄회로(CC)TV와 아크릴판이 전부였다. 이마저도 없는 환전소가 많았다. 매장엔 1명만 일하는 경우가 많았다. 매일 수천만원이 오가는 시설 치고는 강도 등 강력 사건 대응이 어려워 보였다. 앞서 지난달 30일 경기도 평택시 한 환전소에서는 타지키스탄 국적 2인조 강도가 현금 1000여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이들은 환전을 요청한 후 60대 여사장이 금고를 열자 모형 총기로 위협해 돈을 빼앗아 준비한 차를 타고 도주했다. 경찰 관계자는 "60대 사장만 환전소를 지켰고, 범행 당시 민간 경비업체와 연결된 비상호출 벨을 눌렀으나 범죄를 막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환전소 내부 보안만으로는 강력 사건을 막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최근 벌어진 3건의 환전소 관련 범죄 가운데 2건은 환전소 외부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서울 구로구에서는 30대 중국인 남성이 환전을 원하는 듯 접근해 현금 1억2000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가 4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3일 서울 영등포구에서도 40대 불법체류자가 30대 환전상을 불러낸 뒤 1000만원이 든 가방을 빼앗아 도주했다가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 순찰 강화와 함께 환전소 스스로가 보안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울 중구 명동 일대의 사설 환전소의 경우 2~3인 체제로 운영되며 경찰도 특별 순찰을 돌아 강도 사건 발생 위험이 적다. 대림역 근처에서 환전소를 운영하는 70대 왕모씨는 "하루에 많으면 수천만원이 오가는데 뉴스를 보고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며 "절대 밖에 나가서 거래하지는 않고 중문 보안 장치도 강화하려고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상품권 거래소로 튄 불똥환전소들이 잇따라 털리자 사설 상품권 거래소도 비상이 걸렸다. 이날 기자가 찾은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일대 상품권 거래소는 강도가 들 경우 투명 가림막 등 업주나 직원을 보호할 최소한의 안전 장치도 없는 경우가 많았다. 이 일대 상품권 거래소를 운영하는 70대 박모씨는 지난 2021년 500만원 정도의 강도 피해를 봤다. 범인이 창구 유리를 깨고 들어왔다고 한다. 이후 박씨는 이중 잠금문을 달고 강화 유리를 설치했다고 한다. 상품권 거래소를 운영하는 30대 박모씨는 "최근 환전소 강도 뉴스를 보고 불안한 마음에 스프레이와 3단봉 등 호신용품을 샀다. CCTV도 5대나 설치했다"며 "강화 유리 설치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3-09-06 18:12:23[파이낸셜뉴스] 흉기를 들고 환전소를 위협해 금품을 털어가는 강도 범죄가 닷새간 3건이나 발생하면서 사설 환전소, 상품권 거래소 업주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소규모로 운영되는 환전소나 상품권 거래소는 서울 명동 일대를 제외하고는 보안이 취약해보였다. 범죄자들은 취약한 곳을 찍어둔 후 습격하거나 직원을 환전소 밖으로 유인해 범행을 저지르기도 한다. 잇따른 강도 사태로 불안감이 커지자 환전소와 상품권 거래소 업주들도 호신용품을 구비하거나 강화유리를 설치하고 있었다. 잇따른 범죄에 '불안'6일 기자가 둘러본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지역 사설 환전소 일대. 이곳 보안 시설이라고는 대부분 폐쇄회로(CC)TV와 아크릴판이 전부였다. 이마저도 없는 환전소가 많았다. 매장엔 1명만 일하는 경우가 많았다. 매일 수천만원이 오가는 시설 치고는 강도 등 강력 사건 대응이 어려워 보였다. 앞서 지난달 30일 경기도 평택시 한 환전소에서는 타지키스탄 국적 2인조 강도가 현금 1000여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이들은 환전을 요청한 후 60대 여사장이 금고를 열자 모형 총기로 위협해 돈을 빼앗아 준비한 차를 타고 도주했다. 경찰 관계자는 "60대 사장만 환전소를 지켰고, 범행 당시 민간 경비업체와 연결된 비상호출 벨을 눌렀으나 범죄를 막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환전소 내부 보안만으로는 강력 사건을 막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최근 벌어진 3건의 환전소 관련 범죄 가운데 2건은 환전소 외부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서울 구로구에서는 30대 중국인 남성이 환전을 원하는 듯 접근해 현금 1억2000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가 4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3일 서울 영등포구에서도 40대 불법체류자가 30대 환전상을 불러낸 뒤 1000만원이 든 가방을 빼앗아 도주했다가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 순찰 강화와 함께 환전소 스스로가 보안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울 중구 명동 일대의 사설 환전소의 경우 2~3인 체제로 운영되며 경찰도 특별 순찰을 돌아 강도 사건 발생 위험이 적다. 대림역 근처에서 환전소를 운영하는 70대 왕모씨는 "하루에 많으면 수천만원이 오가는데 뉴스를 보고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며 "절대 밖에 나가서 거래하지는 않고 중문 보안 장치도 강화하려고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상품권 거래소로 튄 불똥환전소들이 잇따라 털리자 사설 상품권 거래소도 비상이 걸렸다. 이날 기자가 찾은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일대 상품권 거래소는 강도가 들 경우 투명 가림막 등 업주나 직원을 보호할 최소한의 안전 장치도 없는 경우가 많았다. 이 일대 상품권 거래소 운영하는 70대 박모씨는 지난 2021년 500만원 정도의 강도 피해를 봤다. 범인이 창구 유리를 깨고 들어왔다. 이후 박씨는 이중 잠금문을 달고 강화 유리를 설치했다고 한다. 상품권 거래소를 운영하는 30대 박모씨는 "최근 환전소 강도 뉴스를 보고 불안한 마음에 스프레이와 3단봉 등 호신용품을 샀다. CCTV도 5대나 설치했다"며 "강화 유리 설치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3-09-06 14:43:34[파이낸셜뉴스] 대전의 한 중학교에서 점심시간에 학생이 흉기를 든 채 복도를 서성이다 교사에게 제지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29일 대전 유성경찰서는 중학교 1학년 A군을 위험물 소지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전 유성구 중학생 "신변 위협 느껴서".. 교사들이 제지 경찰 등에 따르면 A군은 지난 28일 낮 12시30분께 유성구의 한 중학교에서 미리 준비해 온 흉기를 들고 교실과 복도를 서성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를 목격한 교사들이 A군을 제지하면서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점심시간에 이 같은 일이 벌어져 목격한 학생들이 많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A군은 경찰조사에서 "학교 선배의 지인으로부터 협박을 받아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신변 보호용으로 흉기를 소지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측은 A군에 출석 정지 조치를 취해 등교하지 못하도록 했다. 또 학교폭력위원회를 열어 징계 수위를 결정하고, 예방 교육과 순찰 등도 강화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A군이 촉법소년이기 때문에 조사 후 소년부 송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호신용이라도 흉기에 해당되면 처벌 한편 대법원은 지난 2005년 8월 이후 '정당한 이유 없이 폭력범죄에 공용될 우려가 있는 흉기를 휴대하고 있었다면 다른 구체적인 범죄행위가 없다 하더라도 그 휴대행위 자체로 범죄가 성립한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폭력행위처벌법에 따르면 호신용으로 휴대하기만 해도 흉기에 해당하면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 대법원은 2007년 6월 판결에서 '자신과 가족의 생명을 위협하는 폭력배들로부터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한 자구 수단으로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고 있었더라도 범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08-30 06:28:41#. 건장한 남성이 여성의 어깨를 힘을 주어 밀쳤다. 그대로 몸이 밀려나 벽에 '퍽' 소리가 나도록 부딪혔다. '성인 남성이 조금만 힘을 줘도 이렇게 쉽게 밀려나는구나'라고 생각하며 놀란 1~2초 사이 바로 여성의 목으로 칼이 들어왔다. 지난 27일 오후 방문한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한 호신술 센터. 이곳은 필리핀 전통 무술 '칼리아르니스'를 기반으로 한 호신술을 가르치는 곳으로 스틱과 나이프로 적을 제압하는 방법과 함께 칼을 피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었다. 최근 잇따라 발생한 흉기난동과 성폭행 사건의 여파로 이곳 호신술 센터는 사람들로 북적였다.■맨손으로 칼 피하는 법 배워기자가 이날 직접 참여한 수업에서는 맨손으로 칼을 피하는 법 등을 배울 수 있었다. 상대방의 칼을 쥔 팔을 자기 팔뚝으로 쳐내면서 칼이 들어오는 반대방향으로 슬쩍 몸을 틀어 피하는 방식이었다. 공격자가 오른손에 칼을 쥐고 방어자의 왼쪽 목 부위를 노릴 경우, 방어자는 자신의 왼쪽 팔 바깥의 단단한 뼈 부위로 상대방의 팔목을 찍어 올린다. 이어 상대방의 오른팔이 접히는 부위를 오른 손바닥으로 쳐냈다. 동시에 오른발을 살짝 움직여 칼이 들어오는 방향에서 약간 비키도록 몸을 튼다는 등이다. 말은 쉽지만 실행은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 칼날이 다가오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누군가가 팔로 내려찍는 것을 온 힘으로 막아내 본 적은 없었기에 힘과 무게, 속도에 우선 놀라 머리가 멍해졌다. 교육을 담당했던 7년차 아르니스 강사 최모씨(49)는 "가장 최선은 위험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평소 주의하면서 다니는 것"이라며 "칼을 든 사람을 마주하게 됐다면 충분한 거리에서 도망치는 게 차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석에 몰려 어쩔 수 없이 싸우게 됐을 때 가방이든, 책이든 갖고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 싸울 수 있도록 호신술을 배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신술 센터 문의, 최근 크게 늘어 최근 흉기난동 등으로 호신술 센터도 변화가 많다고 한다. 찾는 사람이 늘어난 동시에 수업 방식이 바뀐 것. 기존에는 3개월간 기본기를 다지는 식으로 강습을 해왔으나 현재는 1~2주 만에 기본기 수업을 떼고 바로 칼을 막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 이는 실습 위주의 수업을 찾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방문한 센터의 문의 전화는 최근 40% 늘었다고 한다. 3개월째 수업을 듣고 있다는 유모씨(33·여)는 "실전처럼 연습하면서 대처 능력과 순발력이 생기는 것 같다"며 "연습하니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안심이 된다"고 전했다. 이날 2시간여 연습을 마치니 팔목 살갗이 가볍게 쓸려 3㎜가량의 흉터가 생겼다. 상처를 보면서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가 아닌 누군가의 폭력을 방어하기 위해 이렇게 많은 시간을 소모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도 일었다. 더불어 최근 사회에서 유행하고 있는 '각자도생'이라는 한자성어도 떠올랐다. 송모씨(29·여)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친구들과 호신용품에 대해 자주 대화한다"며 "'어떡하냐' '위험해졌다' 등 한탄이 많다"고 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3-08-28 18:07:11[파이낸셜뉴스] #. 건장한 남성이 여성의 어깨를 힘을 주어 밀쳤다. 그대로 몸이 밀려나 뒤에 있던 벽에 '퍽' 소리가 나도록 닿았다. '성인 남성이 조금만 힘을 줘도 이렇게 쉽게 밀려나는구나'라고 생각하며 놀란 1~2초 사이 바로 여성의 목으로 칼이 들어왔다. 지난 27일 오후 방문한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한 호신술 센터의 상황이다. 이곳은 필리핀 전통 무술 '칼리아르니스'를 기반으로 한 호신술을 가르치는 곳으로 스틱과 검(나이프)으로 적을 제압하는 방법과 함께 칼을 피하는 호신술을 함께 가르치고 있었다. 최근 잇따라 발생한 흉기난동과 성폭행 사건의 여파로 호신술을 배우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에 호신술 센터를 찾아 실제 수업을 들어봤다. 흉기에 대처하는 방법을 배우면서 연습을 반복했다. 다만 짧은 연습으로는 위협을 막아내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빠르게 위험상황 벗어나야"이날 맨손으로 칼을 피하는 법 등을 배울 수 있었다. 상대방의 칼을 쥔 팔을 자기 팔뚝으로 쳐내면서 칼이 들어오는 반대방향으로 슬쩍 몸을 틀어 피하는 방식이다. 공격자가 오른손에 칼을 쥐고 방어자의 왼쪽 목 부위를 노릴 경우, 방어자는 자신의 왼쪽 팔 바깥의 단단한 뼈 부위로 상대방의 팔목을 찍어 올린다. 이어 상대방의 오른팔이 접히는 부위를 오른손바닥으로 쳐낸다. 동시에 오른발을 살짝 움직여 칼이 들어오는 방향에서 약간 비키도록 몸을 튼다. 설명이 이해는 됐지만 실행하는 것은 달랐다. 칼날이 다가오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누군가가 팔로 내려찍는 것을 온 힘으로 막아내 본 적은 없었기에 힘과 무게, 속도에 우선 놀라 머리가 멍해졌다. 한번은 잘 막아내도 연속해서 공격이 들어오면 순간적으로 막는 자세가 떠오르지 않았다. 특히 칼에서 최대한 멀어지도록 자꾸 무의식적으로 엉덩이를 뒤로 빼는 일이 반복됐고 공격을 막아내지 못했다. 실제 상황이었다면 변사체로 발견됐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니 식은땀까지 흘렀다. 교육을 담당했던 7년차 아르니스 교사 최모씨(49)는 "가장 최선은 위험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평소 주의하면서 다니는 것"이라며 "칼을 든 사람을 마주하게 됐다면 충분한 거리에서 도망치는 게 차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석에 몰려 어쩔 수 없이 싸우게 됐을 때 가방이든, 책이든 갖고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 싸울 수 있도록 호신술을 배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센터를 운영하는 전성용 한국아르니스협회장은 "액션영화에서는 화려한 동작으로 적을 제압하지만 실전에서 쓰이는 기술은 단순하다"며 "빠르고 강하게 움직여서 위험 상황을 벗어나는 것"이라고 전했다. '각자도생의 시대'최근 흉기난동 등으로 호신술 센터 수업 과정은 많이 바뀌고 있었다. 기존에는 기본기부터 3개월간 기본기를 다지는 식으로 강습을 해왔으나 현재는 1~2주 만에 기본기 수업을 떼고 바로 칼을 막는 연습을 한다고 했다. 이는 실습 위주의 수업을 찾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방문한 센터의 문의 전화는 최근 40% 늘었다고 한다. 이날 수업을 듣던 수강생들도 불안감 때문에 호신술을 배우기 시작했다고 토로했다. 3개월째 수업을 듣고 있다는 유모씨(33·여)는 "실전처럼 연습하면서 대처 능력과 순발력이 생기는 것 같다"며 "조금이라도 연습하니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안심이 된다"고 했다. 김모씨(35·남)는 "온라인에 퍼진 신림동 사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10초 사이 멀쩡한 사람이 쓰러지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벌써 3회차 수업을 받고 있지만 지금도 움찔움찔하고 심리적으로 얼어붙는다"고 설명했다. 이날 2시간여 연습을 마치니 팔목 살갗이 가볍게 쓸려 3㎜가량의 흉터가 생겼다. 이튿날에는 팔뚝이 조금 붓고 지름 2㎝ 크기의 멍이 들었다. 힘을 줘서 진심으로 상대방의 팔뚝을 쳐내서다. 상처를 보면서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가 아닌 누군가의 폭력을 방어하기 위해 이렇게 많은 시간을 소모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공격하는 사람이 없다면 배우지 않아도 될 일이어서다. 동시에 최근 사회에서 유행하고 있는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한자성어도 떠올랐다. 송모씨(29·여)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친구들과 호신용품에 대해 자주 대화했다"며 "흉악한 일이 터져 '어떡하냐' '위험해졌다' 등 한탄을 많이 하고 나도 호신용품 들고 다녀야 하냐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3-08-27 12:10:11[파이낸셜뉴스] 대낮에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공원에서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범인이 '너클'을 이용해 피해자를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지난 17일 오전 11시44분께 "살려달라"라는 비명을 들은 등산객의 신고로 현장에 출동해 범인 최모씨(30)를 성폭행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피해자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이 없는 상태다. 경찰 조사 결과 피해자와 최씨는 서로 모르는 사이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이 발생한 장소는 공원과 야산을 잇는 둘레길에서 약 100m 떨어진 산 중턱 등산로다. 당시 사건 현장에서는 금속 재질의 '너클' 2점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씨가 너클을 사용해 주먹으로 피해자를 폭행했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다만, 우연히 너클이 해당 장소에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너클은 금속으로 된 고리에 네 손가락을 끼워 사용하는 공격용 무기다. 이는 치명적인 부상을 입힐 수 있어 불법 무기로 취급해 소지나 사용을 금지하는 국가도 있으며 항공기 내 반입 금지 물품이기도 하다. 그러나 국내에선 호신용품으로 알려지면서 온라인을 통해 제한 없이 구매할 수 있다. 최근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이 잇따르면서 너클 구매가 급격히 증가하기도 했다. 너클을 이용한 범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8월에는 온라인에서 말다툼을 벌이던 중학생들이 광주 광산구 한 거리에서 만나 주먹다짐을 한 사건이 발생. 이 중 1명이 너클을 사용해 상대 학생을 폭행했다. 앞서 지난 1월에도 '너클 범행'이 벌어졌다.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한 도로에서 차량 운전자가 보행자를 쳤다. 보행자가 운전자에 항의하자 운전자는 오른손에 너클을 착용한 채 차에서 내려 보행자의 왼쪽 눈 부위를 가격했다. 당시 보행자는 사건 직후 수술을 받았지만 실명 위기에 놓인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에서는 호신용품이 흉기로 사용되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너클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너클 사용 제한해야 한다", "모방범죄 난리인데 이번 사건으로 너클 사는 사람이 더 많아질까 무섭다", "칼부림 아니고 이번엔 너클부림이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8-18 08: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