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호주 시드니 해변에 코카인 더미들이 떠밀려 와 현지 경찰이 자세한 경위 파악에 나섰다. 25일(현지시간) 호주 디오스트레일리안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8시께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시드니 북부 마젠타 지역 해변에 따개비로 덮인 꾸러미가 한 덩어리가 발견됐다. 발견 당시 이 꾸러미는 비닐로 포장돼 있었다. 이를 발견한 주민은 비닐을 뜯어봤고, 안에는 수상한 흰색 가루가 담겨있었다. 경찰에 신고해 확인한 결과 이 가루는 마약인 코카인으로 밝혀졌다. NSW주 경찰은 시드니와 뉴캐슬 사이 해안을 따라 수색 작전에 나섰다. 그 결과 24일까지 코카인 꾸러미 6개가 더 발견됐는데, 이 꾸러미들 역시 비닐로 포장돼 있었고 따개비들로 뒤덮여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같은 사례가 더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수색을 계속할 계획"이라며 "이와 비슷한 꾸러미를 발견하면 개봉하지 말고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지난 몇 년 동안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는 해외에서 들여온 대규모 마약을 바다에 던져놓고 위치정보시스템(GPS) 등을 이용해 이를 수거해 가는 일명 '던지기' 방식의 마약 밀수입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앞서 2월에는 뉴질랜드 당국이 태평양 바다에 떠 있는 3.2t 규모의 코카인 꾸러미 81개를 적발해 이를 압수한 바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12-26 07:57:31[파이낸셜뉴스]호주 동부 퀸즈랜드주에서 상어 방지용 그물이 설치된 해수욕장에 상어가 침입해 사람을 물어 죽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CNN에 따르면 8일 오후 5시 무렵 퀸즈랜드 골드코스트 인근의 쿨랑가타에서 46세 남성이 상어에게 공격을 당했다. 상어는 남성의 다리를 물었고 최소 6명이 서핑보드 옆에서 떠서 도움을 구하던 피해 남성을 해변으로 옮겼다. 남성은 즉시 치료를 받았지만 상처가 심해 현장에서 사망했다. 현지 경찰은 헬리콥터를 띄우며 문제의 상어 수색에 나섰지만 찾지 못했다. 골드코스트와 쿨랑가타에 걸쳐있는 그린마운트해변은 이날 상어 공격 이후 즉시 폐쇄됐다. 해당 해변에는 상어 출몰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 그물이 설치되어 있었다. 퀸즈랜드 주정부는 “상어 방지용 장비가 위험을 줄여주기는 하지만 상어가 절대 뚫지 못하는 방어막은 아니다”고 밝혔다. 호주에서는 올해 들어 상어가 사람을 공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CNN은 공격 사례가 2018년에 1건, 지난해에는 0건이었지만 올해 들어서만 최소 6건의 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는 백상아리의 공격을 받은 남성 서퍼가 상어의 방향감각을 관장하는 코를 반복적으로 때려 구사일생으로 살아나기도 했다. 그러나 퀸즈랜드와 뉴사우스웨일스에서 발생한 나머지 5건의 사건에서는 각각 1명씩 사망자가 발생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0-09-09 10:33:43호주 동부 백상어 공포 호주 동부에 백상어 공포가 확산됐다. 호주 언론에 의하면 최근 뉴캐슬 해안에 길이가 5m나 되는 대형 백상어를 비롯한 상어 2~3마리가 잇따라 출몰하면서 이 일대 해변이 일주일째 폐쇄됐다. 뉴캐슬 카운슬은 버우드와 메리웨더 해변 사이에서 포착된 이 상어가 길이는 5m 무게는 1천700㎏ 정도로 추산되는 대형 상어라고 알려졌다. 뉴캐슬 해안에는 상어의 공격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돌고래 사체가 밀려왔으며 이 돌고래의 피 냄새를 맡고 다른 상어들도 몰려왔다. 뉴캐슬 카운슬 관계자는 "최근 스톡튼에서 메리웨더에 이르는 이 지역 모든 해변에서 상어가 목격되고 있다"며 "지금 상황에서 물에 들어가는 것은 안전하지 않다"고 말했다. 호주에서는 지난달 서호주 올버니 앞바다에서 작살낚시를 하던 10대 소년이 백상어의 공격을 받고 숨지는 등 상어의 공격에 따른 인명피해가 잇따르고 있으며 잦은 상어 출몰로 해변 출입이 통제되는 경우도 빈발하고 있다. 또 같은 날 남자친구와 함께 뉴캐슬 항 방파제에 앉아있던 지역 주민 레이첼 컬크(22)도 방파제 앞바다에서 거대한 상어가 헤엄치는 모습을 발견했다. 컬크는 “방파제 바로 앞에서 거대한 상어가 이따금 흰 배를 드러내면서 헤엄치고 있었고 크기가 마치 차 한 대만 했다”고 증언했다. 한편 헬리콥터를 타고 해변 상공에서 사진을 찍던 뉴캐슬헤럴드의 피터 스툽 기자와 헬기 주인인 스티브 바직은 "처음 돌고래를 공격한 상어는 아직 완전히 성장하지 않은 여윈 상어였으나 돌고래 사체 주변에서 두 번째로 포착된 상어는 덩치가 크고 위험한 야수같은 놈이었다"고 말했다. /온라인편집부 news@fnnews.com
2015-01-17 12:07:59원본이미지 보기최근 호주 시드니의 한 해변가에 정체불명의 녹색 원형 물질이 발견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20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호주 시드니 디와이 해변에 녹색 원형 물질 수천개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언론에 따르면 이 녹색 원형 물질은 대부분 테니스 공 크기 정도로 지난 주 해변에 처음 그 모습을 드러냈다. 마치 실타래가 엉켜있는 듯한 모습이며,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처음에는 몇 개 정도에 불과했으나 최근에 갑자기 수천개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주민들과 관광객들 사이에는 이 정체불명의 물질이 UFO가 남긴 외계인의 흔적이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좀처럼 보기 힘든 모양의 물체가 갑작스레 수천개로 늘어났기 때문.그러나 과학자들은 이를 두고 외계 생명체가 아닌 특이한 형태의 녹조류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뉴사우스웨일스 대학 알리스테어 푸어 교수는 “과거에도 이런 형태의 바다 식물군을 본적이 있다”며 “북미 사막에서 볼 수 있는 회전초처럼 죽은 해초류가 바다 밑에서 굴러다니면서 해변까지 떠밀려 왔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또 일부에서는 이 물질이 사상균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포자로 번식하는 실 모양 세포로 이루어진 균류를 의미하는데 대표적으로 곰팡이가 여기에 속한다.kjy1184@fnnews.com 김주연 기자
2014-09-22 11:34:444.72m 괴물 상어가 포획돼 화제다. 지난 10일(현지시간) 호주의 한 매체는 호주 퀸즐랜드 주 선샤인코스트에 위치한 야룸바 해변에서 몸길이 4.72m, 무게 500kg에 달하는 대형 상어가 잡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임신 상태였던 4.72m 괴물 상어는 해변에 가까이에 있어 살려두기에는 매우 위험하다는 이유로 퀸즐랜드 주 상어통제프로그램(SCP)에 의해 곧바로 포획됐다. 상어를 포획한 상어 포획 전문가는 해당 매체를 통해 “상어 포획을 한 지 5년이 됐지만 이렇게 큰 상어는 처음”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4.72m 괴물 상어는 포획된 이후 곧 목숨을 잃었다고 알려졌고 일부 사람들은 무분별하게 상어를 사냥하는 것이 아니냐고 비난했다. 이에 퀸즐랜드 주에서는 최근 들어 호주 해안에서 상어로 인한 인명피해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수년 전부터 2m 이상의 상어를 통제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4.72m 괴물 상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4.72m 괴물 상어 완전 무섭다”, “4.72m 괴물 상어가 해변가에 있으면 무서울 듯”, “4.72m 괴물 상어라니 크기가 장난이 아니다”, “4.72m 괴물 상어 어쩔 수 없이 포획해야 되는구나”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jypark@starnnews.com박주연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2013-01-23 16:55:08호주 시드니 해변에서 제10회 해변조각전시회가 개막됐다. 15개국의 조각가들이 출품한 100여개 작품이 시드니 타마라마해변을 따라 19일까지 전시된다. 호주의 유명한 조각가 프랭크 맬러바의 ‘베일을 벗은 사람들’이라는 조각품밑에서 시민들이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사진=시드니AFP연합뉴스
2006-11-01 17:58:02[파이낸셜뉴스] 일본항공(JAL)이 일본 소도시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일부 나라를 대상으로 국내선 항공편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밝힌 가운데 한국은 제외했다. 이번 혜택은 일본의 잘 알려지지 않은 도시와 마을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방문객을 늘리기 위해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6일(현지시각)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항공은 최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 캐나다, 멕시코, 태국, 호주, 뉴질랜드에서 온 관광객에게 일본 국내선 무료 항공편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 혜택은 싱가포르,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인도, 대만, 중국 본토 관광객 등 아시아 국가들에도 동일하게 주어졌다. 다만 한국은 대상 국가에 포함되지 않았다. 일본 국내선 무료 항공권을 받으려면 일본항공에서 국제선 왕복 항공편을 예약하면 된다. 이 국내선 항공편으로 관광객들은 '일본 최고의 온천 마을' 중 하나인 기노사키 온천마을, 오키나와 해변, 교토 등의 명소를 방문할 수 있다. 일본항공 측 대변인은 "종료일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향후 혜택이 더 많은 나라로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0-06 09:52:27[파이낸셜뉴스] 호주 심해에서 말머리 모양을 한 거대한 심해어가 잡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낚시 전문방송 피싱 오스트레일리아 TV는 지난 20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을 통해 낚싯배 선장인 커티스 피터슨이 이날 낚싯줄로 잡은 물고기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물고기는 말 같이 생긴 머리에 갈치처럼 긴 은빛 몸통을 가지고 있다. 크기를 보면 성인 남성 2명이 들어야 할 정도로 보인다. 피싱 오스트레일리아 TV에 따르면 해당 물고기는 ‘오어피쉬(산갈치)’다. 오어피쉬는 수심 1000m 깊은 바다에 사는 심해 희귀 어종이다. 최대 11m까지 자랄 수 있는 오어피쉬는 뼈대가 있는 물고기 중 가장 긴 물고기로 알려져 있다. 온대와 열대 해역에서 발견되는 오어피쉬는 지진 등 재앙의 전조라는 속설 때문에 ‘종말의 물고기(Doomsday Fish)’라고 불리기도 한다. 앞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하기 전 오어피쉬 20마리가 일본 해안에 떠밀려 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도카이대와 시즈오카현립대 연구팀이 1928~2011년 발생한 일본 지진과 오어피쉬 등 심해어 출현 관련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은 속설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낚시 평론가 알렉스 줄리어스는 호주 매체 데일리메일에 “이 물고기를 산 채로 잡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대부분은 이미 죽어서 해변에 떠밀려온 상태로 발견된다”며 “맛은 별로라고 들었다. 식감이 젤리 같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9-26 05:53:18[파이낸셜뉴스] 부산관광공사는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2024 서울국제트래블마트(2024 SITM)에 참가해 바이어 대상 기업 간 거래(B2B) 상담과 부산관광 팸투어를 진행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2024 SITM은 해외 바이어 140개사, 국내 판매자 360개사 등 500여개사가 방문했다. 공사는 2024 SITM 참가 기간 동안 해외 바이어 18곳과 B2B 상담을 하고, 신규 부산 관광 상품과 서울-부산 연계 상품 개발 촉진에 중심을 두고 다양한 관광 자원을 소개했다. 이와 함께 20일부터 이틀간 중국, 싱가포르, 호주, 러시아 등 8개국의 관광업 관계자를 대상으로 부산 관광 팸투어를 진행했다. 공사는 투어 기간 동안 관계자들에게 태종대 짚라인, 해운대 리버 크루즈, 해변 열차 등의 관광지를 안내하고 부산 관광 업계 관계자들과 친목을 다지는 자리를 마련했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2024-06-21 09:43:43모란흠향(牡丹歆饗). 방금 열린 모란꽃 봉오리 속으로 들어간 벌 한 마리가 나오지 않는다. 가까이 코를 대고 들여다보니 꽃술들 가운데 나둥그러진 벌 한 마리. 모란 향에 기절했다. 마당에 핀 모란이 재건축 과정에서 용케 살아남아서 스무 송이나 꽃봉오리를 맺었다. 개나리가 옆에서 노랑 꽃잎을 아직도 달고 있는데. 자연의 혼돈이 목전에서 진행되고 있음을 본다. 모란의 시계가 자연을 제대로 진단하고 있다. 선거판의 혼돈은 시간이 지나면 제자리를 잡을 것이지만, 자연의 혼돈은 어느 방향으로 어떤 속도로 진행되는 것인가? 아무도 가늠하지 못하는 것이 혼돈의 정도를 말해주는 지표다. 40년 전부터 나는 이러한 문제를 강연과 논문으로 소리 높여 거론했다. 자연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삶을 모델로 살아보자는 일종의 생태환경운동이었다. 30년 전에는 '똥이 자원이다'라는 책을 발간했다. "원시시대로 돌아가자는 얘기냐"는 항의도 끊임없었고, '똥'을 입에 담는다는 조롱도 어지간히 뒤따랐다. 그래서 20년 전에는 다시 '똥도 자원이라니까'라는 제목의 책을 발행했다. 전자는 출판사 사장이 쌍수를 들고 환영했지만, 후자의 출판사 대표는 난색을 표시한 적도 있었다. 자연질서를 거스르는 삶이 가져올 파탄이 우리 집 마당에서만이 아니라 이제는 전 지구적으로 총체적인 자연에서 드러나 있다. 일부에서는 '지구탈출' 시험들을 하고 있지만, 그것도 모두 돈방석에 앉은 자들의 돈놀음일 뿐. 인류에게 적용되는 것은 무상(無常)과 필멸의 질서다. 군비경쟁과 인공위성 제작 과정에서 생산되는 엔트로피는 생각도 않는 것이 세계 과학계의 현실이 아닌가. 그 돈이면, 살림살이의 터전이 눈앞에서 수몰로 진행되고 있는 태평양 섬 사람들의 걱정을 덜어줄 수 있을 텐데. 학생들과 함께 뉴기니 섬을 찾은 적이 있다. 한반도의 3.5배나 되는 거대한 섬은 유럽이 식민지를 확장하던 시기 책상 위에서 삼등분으로 나뉘었고, 네덜란드와 독일 그리고 영국 차지가 되면서 외부지배의 가시밭길 역사가 시작됐다. 제2차 세계대전 동안 부분적으로 점령했던 일본은 이 섬을 신야마토(新大和)라고 작명하는 포부도 보였다. 태평양을 '대동아해'라고 개명한 것과 동일한 맥락이었다. 이 섬은 토레스해협을 격하여 호주 대륙과 마주 보고 있다. 그 토레스해협의 가운데 위치한 트로브리안드 섬에서 제1차 세계대전 동안에 인류학자 말리노브스키의 명작이 탄생했다. 내가 간 곳은 그 반대편 동북쪽의 비악섬이었다. 파푸아로 불리는 이 지역은 무장독립단체(OPM)의 활동을 탄압하는 인도네시아 군대가 주둔하는 곳이었다. 해변을 끼고 있는 마을의 풍광은 야자수 그늘이 울창하고, 물장구를 치는 아이들의 모습은 한없이 평화스럽게 보였다. 그곳 마을에서 여아가 탄생하면서, 아내의 이름을 여아의 이름으로 승계받아도 좋겠는가 하는 요청이 있었다. 학교 선생님인 움베르또의 딸 이름이 '누미'다. 이제 14세가 되었을 것이다. 해변가의 도로변으로 돌 무더기들이 쌓여 있었고, 한쪽에서는 긴 모래사장에 돌담 쌓는 공사를 하고 있었다. 정부가 시멘트를 보조해주고, 주민들이 동원돼 산으로부터 돌을 운반하고 인부들이 해안벽을 치고 있었다. 파도가 센 날은 바닷물이 마을 안으로 들어온다고 했다. 파푸아 사람들의 묘지는 집 주변의 마당이다. 오래전 작고한 조부모의 묘소와 최근 사망한 부모님 묘소들이 마당에 즐비하다. 밤에는 묘소마다 등불을 밝힌다. 그것이 악령 출현을 막기 위한 방법이란다. '까르와르'로 불리는 악령은 잘못된 조상신이라고.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까르와르'는 개의 행동에 의해서 인지된다. 개는 '까르와르'를 볼 수 있다고. 그래서 개가 짖는 소리가 들리면, 사람들은 거의 자동적으로 "아, 까르와르!"라고 소곤대면서 몸을 움츠리는 시늉을 했다. 조상 묘소는 주민들의 일상생활 공간에 함께 있다. 묘소 주변은 시멘트로 되어 있고, 무덤과 무덤 사이에 밧줄을 걸어서 빨래를 널기도 하고, 아이들은 묘소 주변을 뛰어다니면서 숨바꼭질도 한다. 일상생활의 공간에서 함께 살고 있는 '죽은 자'의 집인 묘소가 바닷물에 잠기기 시작했다. 해수면 상승이 원인이고, 그렇게 해서 올라오는 바닷물을 막기 위해서 길고 긴 해안가에 돌담 시멘트를 구축하고 있었다. 태평양에 산재한 섬들 중에서도 바누아투 쪽이 해수면 상승의 피해가 가장 심각하다. 섬의 3분의 1이 잠기기 시작했다고 바누아투 총리가 유엔에 호소한 지가 오래되었다. 비악 사람들은 "산 사람은 산으로라도 도망을 가면 되지만, 조상들은 그대로 수장될 운명"이라고 한탄한다. 수장된 조상의 까르와르들은 악령으로 돌변할 것이고, 악령에 시달려야 할 사람들의 살림살이가 암담한 미래다. 파푸아 사람들은 그야말로 자연에 해를 끼치면서 살아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그들의 살림살이는 탄소의 '탄'자도 모르는 방식이다. 기름때가 바닷가의 돌바위에 여기저기 시커멓게 달라붙었다. 태평양을 지나는 선박들과 해상사고로부터 방출된 기름들이 파푸아 사람들의 살림살이를 위협한다.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의 살림살이 방식이 저지른 죄과를 엉뚱한 파푸아 사람들이 받고 있다. 알래스카의 이누이트도, 히말라야의 네팔과 랩랜드의 사미 사람들도, 아마존의 인디오들도 모두 기름 한 방울 안 만져보고 기후변화의 일차 피해자가 되어 버렸다. 서울의 누미가 비악의 누미를 생각한다. 모란흠향이 한 달이나 빨라진 서울 살림을 걱정하는 것이나, 비악 마을의 무덤들이 수장되는 것을 걱정하는 것이나 다 부자들의 탄소배출 때문에 일어난 결과인데. 이렇게 잘못 돌아가는 문제는 누구에게 손해배상 청구를 해야 하나.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누적되어 가고 있는 현상은 이미 과학적으로 증명됐고, 피해자도 속속 확인됐다. 피해보상을 위한 입법체계 앞에서 꿀 먹은 벙어리가 된 '가진 자'들의 행패를 바라보면서 속수무책인 나를 한탄한들 무슨 소용일까. 그래, 우리는 '법대로' 해야 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입증책임을 물어야 할 대상도 분명하게 확정된 상태이거늘, 입법체계의 한계를 저주만 하고 있을쏘냐. 국제법이라는 법체계가 적용될 수 없는 대상이라면 우주법이나 세계법이라도 만들어야 할 것 아닌가. 인류일원론과 공생론에 대한 철학 빈곤의 비극이다. 전경수 서울대 인류학과 명예교수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4-05-13 18:24: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