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적 포크 음악의 대표 주자 송창식이 자신의 음악과 인생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오늘(20일) tvN 스토리 ‘지금, 이 순간’ 3화에는 송창식이 출연해 방송 최초 저택에서의 남다른 일상 공개와 함께 명곡 속 아무도 몰랐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나눈다. 송창식과 오랜 시간을 함께한 가수 양희은, 대한민국 최고의 기타리스트 함춘호와 스페셜 게스트 가수 안예은 그리고 몰래 온 특별 게스트까지 등장해 감동적인 공연과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전한다. ■"새벽 12~4시 곡 쓰기 최적화된 시간" 먼저 송창식의 일상생활이 방송 최초로 공개돼 흥미를 높인다. 저녁 7시에 기상한 송창식은 제자리를 도는 특이한 기상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며 첫 끼니로 홍어를 먹는 등 예측 불가능한 매력을 펼친다. 하지만 방송에서 처음 공개되는 송창식의 외손자들에게는 영락없는 ‘손자 바보’로 변신, 푸근한 할아버지 모습으로 훈훈함을 더한다. 송창식의 집에 도착한 백지영과 김민석은 송창식에게 밤낮이 바뀐 이유에 대해 질문하자 “과거 통행금지 시절 조용한 새벽 12시부터 4시까지가 곡 쓰기 제일 최적화된 시간이었다”라고 털어놓는다. 이어 하나에 1000만 원에 달하는 고가의 기타까지 공개하는 등 범상치 않은 일상을 소개한 송창식은 백지영, 김민석과 함께 그때 그 순간으로 돌아가기 위해 음악적 고향으로 이동한다. 함께 도착한 곳은 바로 약 56년 전, 윤형주와 함께 트윈폴리오 1집을 녹음했던 곳이자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장충동 스튜디오. 송창식은 “윤형주와 가사 의논하며 녹음했던, 특별한 애정이 많은 곳”이라며 감격한다. ■"가수 양희은, 고등학교 2학년인데 노래 암팡지게 잘했다" 먼저 송창식은 절친한 가수인 양희은과 함께 첫 만남을 회상한다. 1968년 트윈폴리오로 활동하던 송창식과 당시 고등학생이던 양희은이 학교 선후배로 만난 이후 지금의 음악적 동료가 되었다는 것. 특히 송창식은 첫 만남부터 남달랐던 양희은을 향해 “고등학교 2학년인데 노래를 암팡지게(당차게) 잘하는 거예요”, “아직까지도 그런 목소리는 없다”라고 극찬을 전한다. 양희은 역시 송창식 덕분에 가요계에 데뷔할 수 있었던 사연과 동요를 부르고 오디션에 합격됐던 순간, 송창식이 가장 바쁠 때 양희은과 의리를 지켰던 순간들을 공개한다. 이어 송창식은 1967년 가난한 형편에 혼자 집을 나와 힘든 생계로 인해 노숙 생활을 하던 시절을 떠올린다. ‘세시봉’에서 활동하기 전 밤에는 공사장 경비원을, 낮에는 대학생 행세를 하고 캠퍼스 단지에서 노래를 부르던 송창식은 천재적인 음악성으로 당시 ‘홍대의 명물’이라는 호칭까지 얻었다고. 그러던 어느 날 ‘세시봉’에서 먼저 일하던 귀인과 만나면서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었다고 고백한다. ‘세시봉’에서 일하게 된 송창식은 당시 사장에게 ‘세시봉’ 이름을 건 그룹 결성을 제안받은 배경, 윤형주와 트윈폴리오 그룹을 결성하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 등 곡 ‘웨딩 케이크’에 얽힌 비화를 공개한다. 특히 2년도 채 안 된 트윈폴리오의 활동 기간에 대해 송창식은 “배신당한 기분”이었다며 갑작스럽게 그룹이 해체된 당시의 심정을 솔직하게 토로했다. ■ 미국 정보부 비행기 승무원 아내와 러브 스토리 최초 공개 또한 현재 아내와의 풀 러브 스토리도 최초로 전한다. 미국 정보부 비행기의 승무원이었던 아내는 1970년대 은행원 월급이 2만원일 때 월급이 50만원이었다며 “당시 나하고는 완전히 다른 사회에 있던 사람”이라고 밝힌다. 너무나 다른 두 사람이 부부가 되기까지의 배경과 교도소에 있던 송창식이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아내와 나눈 러브레터로 만든 러브송이 히트곡이 된 영화 같은 이야기도 털어 놓는다. 여기에 솔로 가수로 성공한 송창식이 입대 후 미군 방송 채널을 시청하고 사흘간 통곡했던 일화도 전한다. 송창식 음악 스타일의 전환점이 일어난 계기가 되기도 한 사건으로, 현재까지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명곡이 탄생했다고. 특히 “남진, 나훈아와 비슷한 가수가 될 거야”라는 마음으로 썼던 곡과 당대 최고의 인기 여가수를 위해 만들었던 노래 등 어떤 명곡에 얽힌 사연일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6-20 08:21:03【파이낸셜뉴스 나주=황태종 기자】전라도 잔칫상 대표 별미이자 '600년 전통을 이어온 삭힘의 미학'이라 평가받는 '숙성 홍어'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먹거리 향연이 나주 영산포에서 펼쳐진다. 나주시는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영산포둔치 시민체육공원 일원에서 '제20회 영산포 홍어축제'가 열린다고 밝혔다. '영산포 홍어축제'는 나주지역 최장수 음식문화축제로, 홍어를 소재로 시식 및 다양한 체험, 콘테스트, 공연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축제추진위원회는 '홍어 맛보go~ 음악 취하go~ 양귀비 물들go'라는 주제로 600년 전통을 자랑하는 '삭힘의 미학'을 전국의 미식가들에게 선보인다. 특히 3일간 행사장 홍어 판매 부스에선 50% 할인된 가격에 홍어를 구매할 수 있는 파격적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인근 홍어의 거리 상가를 방문하면 30% 할인된 가격에 정품 영산포 '숙성 홍어'를 맛볼 수 있다. 토요일인 25일과 일요일인 26일에는 계란 1000개를 방문객 1인당 10개씩 선착순으로 증정하는 이벤트도 펼친다. 특히 축제 현장인 영산강 둔치공원 인근엔 붉은 치마를 두른 꽃양귀비가 만개해 절정을 이루며 연일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나주시는 이번 홍어축제 개최 시기에 맞춰 약 4만㎡규모로 조성했다. 주차는 영산강둔치 시민체육공원과 인근 주차장, 도로변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장행준 축제추진위원장은 "올해로 스무 번째를 맞은 영산포 홍어축제에 전국 미식가 여러분을 환영한다"면서 "3일간 '숙성 홍어'로 대표되는 남도 음식의 진수와 다양한 볼거리, 즐길거리를 통해 나주 관광 활성화의 기폭제가 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홍어 주산지인 전남도에서는 톡 쏘는 알싸한 맛이 일품인 삭힌 홍어회를 주로 먹는다. '숙성 홍어'에 찰진 돼지고기 수육과 곰삭힌 묵은지를 얹혀 먹는 '홍어삼합(三合)', 여기에 구수한 김으로 감싸면 '홍어사합(四合)'의 풍미를 느껴볼 수 있다. 회뿐만 아니라 찜, 전, 무침, 홍어 간을 끓인 애국, 막걸리를 곁든 홍탁 등 '막힌 코가 뻥 뚫리는 알싸한' 홍어 요리를 종류별로 느낄 수 있다. 삭힌 홍어의 역사와 유래는 홍어 맛과 요리만큼이나 독특하고 다양한 설이 전해져 오는데, 조선 중종 25년 관찬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 따르면 고려 말 남해안 지역 왜구의 노략질로 흑산도 인근 영산도 사람들이 영산포로 피난을 오게 됐고 그때부터 이 지역에서 삭힌 홍어를 먹게 됐다고 한다. 당시 영산도에서 영산포까지 오는 데는 뱃길로 보름 정도 걸렸는데, 도착하고 보니 배에 싣고 온 생선들이 부패가 심해 버렸는데 유독 항아리 속에서 폭 삭은 홍어만큼은 먹어도 뒤탈이 없었고, 더욱이 먹을수록 알싸한 풍미가 있었다는 것이다. 1970년대 영산강 하굿둑 공사로 바다 물길이 막히기 전까지 흑산도, 대청도 근해에서 잡힌 홍어의 내륙 종착점은 영산포구였다. 싱싱한 해산물을 선호하는 연안 지역 혹은 항구에서는 오래되거나 썩은 홍어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았기에 홍어 배들은 영산포를 기착지 삼아 홍어를 대량으로 싣고 들어와 장사를 했다고 전해진다. 특히 그 시절 지금처럼 냉장 시설이 없어 홍어를 항아리에 담아 저온으로 숙성시켜 먹는 조리법이 생겨났다. 그 맛을 본 사람들이 조리법을 연구하고 발전시켜오면서 지금의 영산포 '숙성 홍어'로 명맥이 이어져 오고 있다.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영산포 홍어는 차별된 숙성 방식에서 오는 맛의 깊이와 효능에서 최고로 친다. 숙성 방법은 약간씩 각각의 차이가 있지만 전통적으로 추운 겨울에는 구들장 아랫목에 삭힌다. 봄철에는 항아리에 먼저 짚을 넣고 그 위에 홍어를 올린 다음 다시 짚을 넣어 삭혀서 먹는 것이 보편적이다. '숙성 홍어'는 많이 먹어도 탈이 나지 않고, 항암, 다이어트, 피부미용, 산후조리 등 건강에도 탁월한 보양식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시대 정약전(1758∼1816)이 흑산도 유배생활 중 집필한 '자산어보(玆山魚譜)'에는 '배에 복통이 있는 사람은 삭힌 홍어로 국(홍어애국)을 끓여 먹으면 더러운 것이 제거된다', '이 국은 술기운을 없애주는 데 매우 효과가 있다'라며 삭힌 홍어의 의학적 효용을 서술하고 있다. 오늘날 홍어를 '맛의 혁명', '삭힘의 미학', '발효가 탄생시킨 바다의 귀물'이라고 일컫는 이유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4-05-21 16:07:51【파이낸셜뉴스 나주=황태종 기자】전남 나주시는 국내 유일의 숙성 홍어 가공·생산·유통산업이 집적화된 영산동 상권이 전남 첫 '자율상권구역'으로 지정돼 상권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30일 밝혔다. 나주시에 따르면 '자율상권구역'은 '지역 상권 상생 및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 쇠퇴한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정하는 것이다. 해당 구역에 상업구역이 50% 이상이면서 상가 매출액 또는 인구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한 곳, 도·소매 점포 100곳 이상, 상인·임대인 동의율 3분의 2 이상, 상생 협약 체결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영산포 홍어의 거리를 중심으로 한 영산동 일원(영산3길 29-1)은 이를 충촉해 이번에 전남 첫 '자율상권구역'으로 지정됐다. 앞서 영산동 상인들은 지난해 8월 영산포 자율상권 활성화 준비위원회 구성을 시작으로 협동조합 설립 인가 절차를 거쳐 올해 3월 20일 '나주시 영산포 자율상권협동조합'을 출범시켰다. 이를 통해 상권 침체 및 공실 문제 해결, 상권 경쟁력 확보, 임대료 안정화 등을 위한 '자율상권구역' 지정을 착실히 준비해오며 이번에 소중한 결실을 이뤄냈다. 현재 해당 구역 내 점포는 총 231곳으로, 이중 42곳은 공실 상태다. '자율상권구역'으로 지정되면 상생 협약으로 정한 수준에서의 임대료 제한, 온누리상품권 가맹 특례 등의 혜택을 받으며, 특히 전남도 주관 '2025년 상권 활성화 사업'에 참여할 자격이 주어진다. 아울러 사업에 선정되면 침체한 상권 회복과 재도약을 위한 상권 활성화 사업에 5년간 최대 100억원(국비 50%·지방비 50%)을 지원받게 된다. 나주시는 '영산강 15일의 기적 홍어의 꿈, 대한민국 최대의 K-FOOD 글로컬 상권'을 주제로 2025년 상권 활성화 사업을 신청한 상태다. 이를 위해 '영산포 자율상권협동조합'과 함께 △자생적 상권 활성화 기반 마련 △인프라 조성을 통한 상권 경쟁력 확보 △주변 상권 융합 지속 가능한 경영을 전략으로 한 상권 활성화 계획을 수립했다. 또 △특산물인 숙성 홍어를 소재로 특화상품 개발 △영산포 K-FOOD(케이푸드) 테마거리 조성 △영산포 푸드엔터테이너 양성 △로컬 관광 축제 및 이벤트 등 23개 세부 과제도 발굴했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자율상권구역 지정을 통한 영산포 상권 활성화는 물론 영산포 지역 도시재생, 남도음식거리 조성 등 연계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면서 "숙성홍어 등 차별화된 먹거리와 천혜 경관을 갖춘 영산강, 풍부한 근대문화유산 등을 연계한 상권 활성화 전략 수립을 통해 영산포 전체 상권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4-04-30 15:14:00【파이낸셜뉴스 신안=황태종 기자】"흑산홍어 본고장에서 남도의 참맛과 뛰어난 경관을 함께 즐겨보세요." 전남 신안군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수산물로 가장 향토적이고 지역 문화를 잘 대변하는 홍어를 소재로 한 '제10회 흑산도 홍어축제'를 오는 5월 4~5일 흑산도 예리항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축제는 홍어 비빔밥 만들기, 만선 기원 풍어제, 홍어잡이 어선 해상 퍼레이드, 흑산홍어 시식회, 흑산홍어 깜짝 경매, 삭힌 홍어 먹기 대회 등 관광객과 지역 주민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다양한 행사들로 진행된다. 아울러 흑산홍어 판매관 및 홍보·전시관, 특산물 판매장, 철새전시관, 고래공원 관람 등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 단위 관광객이 즐길 수 있는 부대행사도 준비돼 있다. 신안군에 따르면 흑산홍어는 육질이 찰지고 부드럽고 담을 삭이는 효능이 있어 기관지, 천식, 소화 기능 개선에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흑산도 인근 해역은 홍어 서식 및 산란장으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어 이곳에서 나는 흑산홍어는 타 지역 어느 홍어와도 비교할 수 없는 남도의 진미(珍味)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흑산홍어 잡이 어선 22척이 604t의 총허용어획량(TAC)을 확보해 조업 중이며, 연간 60억원의 위판고를 올리고 있다. 신안군은 흑산홍어의 명품화를 위해 지난 2020년부터 '흑산 홍어 썰기 학교'를 운영해 32명이 홍어 썰기 자격증을 취득했다. 또 수입 홍어, 타 지역 홍어와의 차별화를 위한 QR코드 부착·유통으로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흑산홍어를 구매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21년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된 흑산홍어잡이 어업 보전과 활용을 위해 2022년부터 3년간 국비 지원을 받아 홍어 전시관 건립 등 전통어업의 보전 및 계승을 위한 사업을 다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흑산홍어의 본고장에서 남도의 참맛과 뛰어난 경관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이번 축제로 지역 상권 활성화는 물론 청정해역에서 생산되는 흑산홍어의 폭넓은 홍보를 통해 지역 경쟁력 향상의 원동력이 되는 계기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4-04-16 12:59:57[파이낸셜뉴스] 국밥집에서 삭힌 홍어를 먹는 손님에게 사장이 '냄새를 빼고 가라'고 요구하자 손님으로부터 얼굴에 탈취제를 맞은 사연이 알려졌다. 12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외부 음식으로 홍어 먹고 사장 얼굴에 페브리즈 뿌리고 간 손님'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지난 10일 오후 국밥집을 운영하는 A씨는 약 10명 정도의 단체 손님을 받았다. 일행 중 일부는 식당에 홍어를 가지고 왔다. 이에 A 씨가 외부 음식을 매장에서 먹을 수 없다고 하자 손님들은 이에 수긍했다. 식자재마트를 가기 위해 잠시 가게를 비운 A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아르바이트생의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아르바이트생은 "손님들이 홍어를 꺼내서 드시고 있다"며 "두 차례나 말을 듣지 않는다. 빨리 와달라"며 전했다. A씨는 바로 식당에 도착했다. 이어 손님들에게 홍어를 먹은 이유를 물었다. 이에 손님들은 "서울에서 왔으니 봐달라" "삭힌 거라 냄새가 안 난다" 등 이해를 구했다. 하지만 홍어 냄새가 식당에 가득찼고, 이에 A씨는 홍어를 먹는 손님들에게 "갈 때 냄새를 빼고 가라"고 했고 해당 손님들은 "알겠다"고 답했다. 이후 손님들이 음식을 먹고 그냥 나가려 하자 A씨는 "페브리즈라도 사 와라. 냄새 빼고 가기로 했는데 지금 환기해도 냄새가 안 빠진다"라고 말했다. 이에 손님들은 "융통성 없다" 등 A씨를 비난했다. 거듭 실랑이를 벌인 뒤 한 손님은 편의점에서 탈취제를 사 와 가게에 뿌렸다. 이어 "백번 사과했으면 받는 시늉이라도 해"라고 말하며 말다툼이 일어났다. 그 과정에서 한 손님은 "우리는 애초에 홍어 먹으려고 국밥 먹은 거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부 손님은 A씨 얼굴에 탈취제를 5번가량 뿌리기도 했다. A씨는 "경찰에 제출하려고 CCTV(폐쇄회로TV)를 백업했는데 다시 봐도 기가 찬다"며 "가족들 보여주니 정말 미쳤다고 (한다). 페브리즈 뿌리는 장면, 밀치는 장면 다 찍혔다"고 했다. 누리꾼들은 "식당에서 업무 방해 한 것 아닌가" "황당한 사람들이다" 등 식당 주인을 옹호하는 의견을 보였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3-12 11:34:42【 광주=황태종 기자】광주광역시 서구 양동(良洞)에 위치한 양동시장(사진)은 110여년의 역사를 지닌 광주 대표 전통시장이다. 시장을 처음 방문한 사람은 방대한 크기에 한 번 놀라고, 세상 모든 종류의 상품을 가져다 놓은 듯한 막대한 물량에 두 번 놀란다. 지난 19일 양동시장㈜ 상인회 사무실에서 만난 김용목 상인회장은 "우리나라 전통시장이 조선시대 5일장에서 비롯됐듯이 양동시장의 역사는 일제 강점기였던 1910년 광주를 가로지르는 광주천 백사장에서 열렸던 5일장에서 시작됐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또 "이후 '대광주계획'에 따라 하천정비사업을 하기 위해 광주공원으로 옮겨졌다가 1940년 일제가 지금의 광주공원 현충탑 자리에 있던 신사의 주변을 정리한다는 명목으로 현재의 장소로 이전했다"라고 설명했다. ■1910년 광주천에 들어선 5일장 모태로 110여년의 유구한 역사 자랑 김 회장은 이어 "일제 말기 전시동원령이 내려지면서 시장의 기능마저 통제돼 사실상 폐시 상태였으나, 해방과 동시에 광주시에 귀속돼 관영 5일 시장으로 새 출발했고, 1969년 광주시로부터 대지 1만580.5㎡를 불하받아 민영시장인 양동시장㈜를 개설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양동'이라는 동네 명칭에 대해서도 "원래는 큰 샘이 있어 '샘물'이라 불렀고, 일제 때는 '천정(泉町)'이라 불렸으나, 해방 후인 1946년 일제의 잔영을 없애기 위해 여러 직종의 드센 사람들이 모여 사는 장터라는 지역적 특성에 착안해 어질게 살라는 뜻으로 '양동(良洞)'이라 칭하게 됐다"라고 소개했다. 양동시장이 호남 제일의 시장으로 발돋움하기 시작한 것은 한국전쟁 이후라는 게 정설이다. 당시 광주시내는 물론 송정리, 나주 남평, 담양, 장성 등 광주의 변방을 통할하는 중앙시장의 역할을 하면서 성장을 거듭했다. 특히 양동복개상가㈜가 1971년 시장 등록을 마친데 이어 광주천을 복개해 2층 콘크리트 건물로 조성한 상가가 1972년 개설되고 인근 발산마을에는 전남지역에서 온 이주민들이 정착하면서 양동시장 일대는 광주 중심지 외곽의 생활권역이자 전남 최대 시장촌으로 자리 잡았다. ■"집안의 대소사를 치르기 위해 반드시 들려야 하는 시장" 명성 구가이렇듯 양동시장은 도시의 성장과 함께 해방 후 귀국한 동포, 한국전쟁 난민, 1960~70년대 궁핍한 농촌을 떠나 도시로 삶의 터전을 옮긴 이주자에게 귀중한 생계 기반을 제공하는 삶의 터전이 됐다. 이곳 상인들은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가마솥을 걸고 밥을 지어 시민군에게 제공했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김 회장은 "시장이 전성기를 구가했던 1980년대까지 양동시장은 지역 특산물로 결혼, 이사, 개업, 장례에 이르기까지 모든 애경사를 치를 수 있는 품목을 갖춰 "집안의 대소사를 치르기 위해 반드시 들려야 하는 시장"으로 통했다"라고 말했다. 양동시장과 복개상가는 이후 1990년대 광주 시가지 확대 및 고층 아파트 건립과 함께 백화점 시대가 도래하면서 정체기에 접어들었으나, 수산시장과 닭전길시장(2005년), 건어물시장(2006년), 산업용품시장(2008년), 경열로시장(2012년) 등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호남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시장이라는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대지면적은 8만6000㎡, 건물면적은 12만3000여㎡에 달한다. 10월 1일 현재 7개 시장에서 1000여개 점포가 영업 중인 가운데 1700여명의 상인이 종사하고 있다. ■100여개 점포에서 전라도 대표 향토음식인 홍어를 전문적으로 취급 전통시장의 맥을 이어가며 시장의 맏형 노릇을 하고 있는 양동시장㈜의 경우 홍어, 채소, 수산, 곡류 등을 다룬다. 특히 영업 중인 점포(238개)의 21%인 50개 점포가 전라도 대표 향토음식인 홍어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며 국내 최대 홍어 유통 시장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김 회장은 "홍어를 행사나 집안 대소사에서 메인 요리로 먹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면서 "양동시장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홍어를 유통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를 넘어서 세계 최대 홍어 유통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우스개로 말했다. 또 "양동시장에는 최상급인 서해 대청도에서 잡은 국내산 홍어를 필두로 그다음으로 치는 칠레산을 비롯해 아르헨티나산, 우루과이산, 러시아산, 미국산 등 전 세계에서 잡ㄴ힌 모든 홍어가 거래되고 있다"면서 "최상급인 국내산 홍어는 돼지고기로 비유하면 목살이나 삼겹살이고, 주로 행사장에서 쓰이는 최하급인 미국산 홍어는 뒷다리살이어서 가격도 5배 이상 차이가 나지만 양동시장에선 어느 상점에서나 믿고 구매하셔도 된다"라고 강조했다. 양동시장은 전통시장답게 홍어 전문점 외에도 야채(36곳), 한복(29곳), 수산(17곳), 의류(13곳), 침구류(8곳) 전문점이 들어서 있다. 고기를 사러 온 사람들이 많아 식육점도 7곳에 이르고, 쌀과 잡곡을 파는 미곡점도 5곳에 달한다. '양동시장 참기름은 더 고소하다'라는 입소문에 참기름 가게 4곳도 성업 중이다. 최근엔 젓갈이 듬뿍 들어간 파김치 등 전라도 김치를 맛보려는 출향인이나 타지역민이 잇따르면서 반찬가게 3곳도 온·오프라인으로 손님을 맞고 있다. ■7개 시장 각양 각색 전문점 운영으로 호남 제일 시장 명성 이어가양동복개상가에선 이불, 가구, 신발, 옷, 모자, 가방 등 공산품과 함께 100% 수공업 제품인 커튼을 판매한다. 전체 220여개 점포 중 100여개가 커튼 전문점으로, 대개 30~40년을 경력을 지닌 장인들이 고객의 취향에 맞춰 싸고 좋은 제품을 맞춤 제작해 고객 만족도가 매우 높다. 전국 커튼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1960년대까지 우(牛)시장이었다가 1970년대 수산시장으로 변모한 양동수산시장은 50여개 점포에서 각종 수산물을 판매한다. 이중 20개 점포는 홍어를 취급해 양동시장㈜의 홍어 전문점 및 주변 상가 홍어 전문점까지 합하면 양동시장에선 모두 100여개 점포가 홍어를 다루고 있는 셈이다. 양동닭전길시장은 원래 우시장 주변으로 닭, 오리 등 작은 가축을 팔러 온 사람들이 몰린 닭집(닭전) 거리 입구에 형성된 시장을 기반으로 조성돼 지금도 닭과 오리, 건재, 제분 등을 판매하고 있다. 시장 입구에 위치한 통닭집은 닭발과 닭모래집을 함께 튀겨내 원래 유명했으나, 요리연구가 겸 사업가인 백종원씨가 한 공중파 방송 프로그램에서 진행한 '3대 천왕-치킨편'에 등장해 전국적으로 더욱 유명해져 미식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매년 통닭과 맥주를 주제로 양동통맥축제가 열린다. 양동건어물시장은 비수기 없이 연중 내내 다시마(4월), 마른 새우(5월), 멸치(6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 자연산미역(7월), 김(10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 오징어(11월) 등 건어물을 판매한다. 산지 직거래를 통해 양질의 제품을 대형 마트보다 30~40% 저렴하게 판매해 대부분 상가에서 전국 각지의 단골 고객을 25~30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 모든 전통시장을 대상으로 실시된 원산지 가격 표시 실명제 평가에서 전국 2위를 차지했다. 젊은 고객 유치를 위해 건어물과 맥주를 활용한 건맥축제 개최, '건물생심' 브랜드 상표 등록, 라이브 커머스 수시 진행, 소포장 상품 개발 및 판매 등을 추진하고 있다. 양동산업용품시장은 가정용 공구, 농기구, 산업현장에서 사용하는 기계 공구, 보일러, 콤프레이셔까지 산업용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고 있다. 지난 1955년부터 현재 위치에서 자리를 잡고 영업을 해온 결과, 모터, 공구, 전기 등 각 분야별 전문 기술자 120여명이 전국 최고의 AS를 제공하며 '못 고치는 것이 없는 시장'으로 정평이 나 있다. 양동경열로시장은 양동시장 인근 경열로 주변 상가과 노점상을 중심으로 형성된 시장으로 채소와 과일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이곳의 몇몇 음식점은 돼지국밥을 비롯해 칼국수, 김밥, 떡볶이 등 다양한 음식을 팔며 분식점이라는 상호를 달고 있는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드셨다는 돼지국밥을 파는 분식점도 여전히 성업 중이다. 이 음식점은 지난 2002년 12월 14일 노무현 당시 새천년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대선 5일 전에 시장을 방문했을 때 국밥을 남김 없이 비웠다고 해 일명 '노무현국밥집'으로 알려졌는데, 이후 20년이 넘도록 잊을만하면 정치인의 방문 소식이 전해져 온다. ■전통시장 상권 활성화 및 특상화 사업 유치로 침체 딛고 활로 모색광주광역시 서구는 중소벤처기업부 공모사업인 '전통시장 상권활성화 사업'을 유치해 지난 2019년부터 오는 2024년까지 일정으로 국비 40억원 등 총 80억원을 들여 7개 시장 일원에서 상권 환경 개선, 시장 자치거버넌스 육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가 있는 전통시장 조성으로 관광객 유입에 주력하고 있다.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참여형 축제인 야시장 운영, 시장 내 대표 먹거리 상가 육성 및 먹자골목 활성화를 위한 요리대회 개최, 다양한 시장 체험 프로그램 추진을 위한 거점공간 운영, 상인 DJ를 통한 라디오 프로그램 운영이 대표적이다. 또 시장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상인총회, 고객관리지원단, 상인대학원, 기자단 등을 운영하며 상인 리더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서구는 아울러 중소벤처기업부의 또 다른 공모사업인 '특성화시장 육성 사업'을 유치해 양동건어물시장을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키워가고 있다. 또 시설현대화 사업을 통해 노후 전기시설 개선 등 안전시설을 확충하고, 111면 규모의 공영주차장 조성, 양동산업용품시장 고객지원센터 건립, 양동경열로시장 아케이드 구간에 증발냉방장치 설치 등도 추진하고 있다. 서구는 나아가 양동시장을 '서구 8경(만귀정, 금당산, 풍암호수, 서창들녘 낙조, 용두동지석묘, 양동시장, 운천사마애여래좌상, 5·18 기념공원)' 중 6경으로 선정해 적극 홍보하고 있다. ■상인들도 친절한 서비스 제공 등으로 고객에게 확실한 믿음 주기 위해 안간힘 상인들도 시장 활성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전체 상인의 50% 이상이 70~80대이지만, 이들은 '상인대학원' 교육을 통해 신선한 상품을 판매하고, 반드시 원산지를 표시하며, 가격을 미리 고지하는 등 시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확실한 믿음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문의하는 고객이나 자신이 판매하는 물건이 아닌 다른 상품을 찾는 고객에게 해당 상품을 판매하는 점포를 상세하게 알려주는 등 '내가 우리 시장 안내사'임을 자임하며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용목 상인회장은 "새벽에는 지역 소상공인을 상대로 양질의 제품을 도매가로 싸게 팔고 주간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소량·소포장 판매로 좋은 상품을 선보이며 광주 대표 시장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2023-10-22 18:24:34【광주=황태종 기자】광주광역시 서구 양동(良洞)에 위치한 양동시장은 110여년의 역사를 지닌 광주 대표 전통시장이다. 시장을 처음 방문한 사람은 방대한 크기에 한 번 놀라고, 세상 모든 종류의 상품을 가져다 놓은 듯한 막대한 물량에 두 번 놀란다. 지난 19일 양동시장㈜ 상인회 사무실에서 만난 김용목 상인회장은 "우리나라 전통시장이 조선시대 5일장에서 비롯됐듯이 양동시장의 역사는 일제 강점기였던 1910년 광주를 가로지르는 광주천 백사장에서 열렸던 5일장에서 시작됐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또 "이후 '대광주계획'에 따라 하천정비사업을 하기 위해 광주공원으로 옮겨졌다가 1940년 일제가 지금의 광주공원 현충탑 자리에 있던 신사의 주변을 정리한다는 명목으로 현재의 장소로 이전했다"라고 설명했다. 1910년 광주천에 들어선 5일장 모태로 110여년의 유구한 역사 자랑 김 회장은 이어 "일제 말기 전시동원령이 내려지면서 시장의 기능마저 통제돼 사실상 폐시 상태였으나, 해방과 동시에 광주시에 귀속돼 관영 5일 시장으로 새 출발했고, 1969년 광주시로부터 대지 1만580.5㎡를 불하받아 민영시장인 양동시장㈜를 개설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양동'이라는 동네 명칭에 대해서도 "원래는 큰 샘이 있어 '샘물'이라 불렀고, 일제 때는 '천정(泉町)'이라 불렸으나, 해방 후인 1946년 일제의 잔영을 없애기 위해 여러 직종의 드센 사람들이 모여 사는 장터라는 지역적 특성에 착안해 어질게 살라는 뜻으로 '양동(良洞)'이라 칭하게 됐다”라고 소개했다. 양동시장이 호남 제일의 시장으로 발돋움하기 시작한 것은 한국전쟁 이후라는 게 정설이다. 당시 광주시내는 물론 송정리, 나주 남평, 담양, 장성 등 광주의 변방을 통할하는 중앙시장의 역할을 하면서 성장을 거듭했다. 특히 양동복개상가㈜가 1971년 시장 등록을 마친데 이어 광주천을 복개해 2층 콘크리트 건물로 조성한 상가가 1972년 개설되고 인근 발산마을에는 전남지역에서 온 이주민들이 정착하면서 양동시장 일대는 광주 중심지 외곽의 생활권역이자 전남 최대 시장촌으로 자리 잡았다. "집안의 대소사를 치르기 위해 반드시 들려야 하는 시장" 명성 구가 이렇듯 양동시장은 도시의 성장과 함께 해방 후 귀국한 동포, 한국전쟁 난민, 1960~70년대 궁핍한 농촌을 떠나 도시로 삶의 터전을 옮긴 이주자에게 귀중한 생계 기반을 제공하는 삶의 터전이 됐다. 이곳 상인들은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가마솥을 걸고 밥을 지어 시민군에게 제공했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김 회장은 "시장이 전성기를 구가했던 1980년대까지 양동시장은 지역 특산물로 결혼, 이사, 개업, 장례에 이르기까지 모든 애경사를 치를 수 있는 품목을 갖춰 "집안의 대소사를 치르기 위해 반드시 들려야 하는 시장"으로 통했다"라고 말했다. 양동시장과 복개상가는 이후 1990년대 광주 시가지 확대 및 고층 아파트 건립과 함께 백화점 시대가 도래하면서 정체기에 접어들었으나, 수산시장과 닭전길시장(2005년), 건어물시장(2006년), 산업용품시장(2008년), 경열로시장(2012년) 등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호남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시장이라는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대지면적은 8만6000㎡, 건물면적은 12만3000여㎡에 달한다. 10월 1일 현재 7개 시장에서 1000여개 점포가 영업 중인 가운데 1700여명의 상인이 종사하고 있다. 100여개 점포에서 전라도 대표 향토음식인 홍어를 전문적으로 취급 전통시장의 맥을 이어가며 시장의 맏형 노릇을 하고 있는 양동시장㈜의 경우 홍어, 채소, 수산, 곡류 등을 다룬다. 특히 영업 중인 점포(238개)의 21%인 50개 점포가 전라도 대표 향토음식인 홍어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며 국내 최대 홍어 유통 시장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김 회장은 “홍어를 행사나 집안 대소사에서 메인 요리로 먹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면서 “양동시장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홍어를 유통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를 넘어서 세계 최대 홍어 유통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우스개로 말했다. 또 “양동시장에는 최상급인 서해 대청도에서 잡은 국내산 홍어를 필두로 그다음으로 치는 칠레산을 비롯해 아르헨티나산, 우루과이산, 러시아산, 미국산 등 전 세계에서 잡힌 모든 홍어가 거래되고 있다”면서 “최상급인 국내산 홍어는 돼지고기로 비유하면 목살이나 삼겹살이고, 주로 행사장에서 쓰이는 최하급인 미국산 홍어는 뒷다리살이어서 가격도 5배 이상 차이가 나지만 양동시장에선 어느 상점에서나 믿고 구매하셔도 된다”라고 강조했다. 양동시장은 전통시장답게 홍어 전문점 외에도 야채(36곳), 한복(29곳), 수산(17곳), 의류(13곳), 침구류(8곳) 전문점이 들어서 있다. 고기를 사러 온 사람들이 많아 식육점도 7곳에 이르고, 쌀과 잡곡을 파는 미곡점도 5곳에 달한다. '양동시장 참기름은 더 고소하다'라는 입소문에 참기름 가게 4곳도 성업 중이다. 최근엔 젓갈이 듬뿍 들어간 파김치 등 전라도 김치를 맛보려는 출향인이나 타지역민이 잇따르면서 반찬가게 3곳도 온·오프라인으로 손님을 맞고 있다. 7개 시장 각양 각색 전문점 운영으로 호남 제일 시장 명성 이어가양동복개상가에선 이불, 가구, 신발, 옷, 모자, 가방 등 공산품과 함께 100% 수공업 제품인 커튼을 판매한다. 전체 220여개 점포 중 100여개가 커튼 전문점으로, 대개 30~40년을 경력을 지닌 장인들이 고객의 취향에 맞춰 싸고 좋은 제품을 맞춤 제작해 고객 만족도가 매우 높다. 전국 커튼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1960년대까지 우(牛)시장이었다가 1970년대 수산시장으로 변모한 양동수산시장은 50여개 점포에서 각종 수산물을 판매한다. 이중 20개 점포는 홍어를 취급해 양동시장㈜의 홍어 전문점 및 주변 상가 홍어 전문점까지 합하면 양동시장에선 모두 100여개 점포가 홍어를 다루고 있는 셈이다. 양동닭전길시장은 원래 우시장 주변으로 닭, 오리 등 작은 가축을 팔러 온 사람들이 몰린 닭집(닭전) 거리 입구에 형성된 시장을 기반으로 조성돼 지금도 닭과 오리, 건재, 제분 등을 판매하고 있다. 시장 입구에 위치한 통닭집은 닭발과 닭모래집을 함께 튀겨내 원래 유명했으나, 요리연구가 겸 사업가인 백종원씨가 한 공중파 방송 프로그램에서 진행한 '3대 천왕-치킨편'에 등장해 전국적으로 더욱 유명해져 미식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매년 통닭과 맥주를 주제로 양동통맥축제가 열린다. 양동건어물시장은 비수기 없이 연중 내내 다시마(4월), 마른 새우(5월), 멸치(6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 자연산미역(7월), 김(10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 오징어(11월) 등 건어물을 판매한다. 산지 직거래를 통해 양질의 제품을 대형 마트보다 30~40% 저렴하게 판매해 대부분 상가에서 전국 각지의 단골 고객을 25~30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 모든 전통시장을 대상으로 실시된 원산지 가격 표시 실명제 평가에서 전국 2위를 차지했다. 젊은 고객 유치를 위해 건어물과 맥주를 활용한 건맥축제 개최, '건물생심' 브랜드 상표 등록, 라이브 커머스 수시 진행, 소포장 상품 개발 및 판매 등을 추진하고 있다. 양동산업용품시장은 가정용 공구, 농기구, 산업현장에서 사용하는 기계 공구, 보일러, 콤프레이셔까지 산업용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고 있다. 지난 1955년부터 현재 위치에서 자리를 잡고 영업을 해온 결과, 모터, 공구, 전기 등 각 분야별 전문 기술자 120여명이 전국 최고의 AS를 제공하며 '못 고치는 것이 없는 시장'으로 정평이 나 있다. 양동경열로시장은 양동시장 인근 경열로 주변 상가과 노점상을 중심으로 형성된 시장으로 채소와 과일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이곳의 몇몇 음식점은 돼지국밥을 비롯해 칼국수, 김밥, 떡볶이 등 다양한 음식을 팔며 분식점이라는 상호를 달고 있는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드셨다는 돼지국밥을 파는 분식점도 여전히 성업 중이다. 이 음식점은 지난 2002년 12월 14일 노무현 당시 새천년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대선 5일 전에 시장을 방문했을 때 국밥을 남김 없이 비웠다고 해 일명 '노무현국밥집'으로 알려졌는데, 이후 20년이 넘도록 잊을만하면 정치인의 방문 소식이 전해져 온다. 전통시장 상권 활성화 및 특상화 사업 유치로 침체 딛고 활로 모색 광주광역시 서구는 중소벤처기업부 공모사업인 '전통시장 상권활성화 사업'을 유치해 지난 2019년부터 오는 2024년까지 일정으로 국비 40억원 등 총 80억원을 들여 7개 시장 일원에서 상권 환경 개선, 시장 자치거버넌스 육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가 있는 전통시장 조성으로 관광객 유입에 주력하고 있다.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참여형 축제인 야시장 운영, 시장 내 대표 먹거리 상가 육성 및 먹자골목 활성화를 위한 요리대회 개최, 다양한 시장 체험 프로그램 추진을 위한 거점공간 운영, 상인 DJ를 통한 라디오 프로그램 운영이 대표적이다. 또 시장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상인총회, 고객관리지원단, 상인대학원, 기자단 등을 운영하며 상인 리더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서구는 아울러 중소벤처기업부의 또 다른 공모사업인 '특성화시장 육성 사업'을 유치해 양동건어물시장을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키워가고 있다. 또 시설현대화 사업을 통해 노후 전기시설 개선 등 안전시설을 확충하고, 111면 규모의 공영주차장 조성, 양동산업용품시장 고객지원센터 건립, 양동경열로시장 아케이드 구간에 증발냉방장치 설치 등도 추진하고 있다. 서구는 나아가 양동시장을 '서구 8경(만귀정, 금당산, 풍암호수, 서창들녘 낙조, 용두동지석묘, 양동시장, 운천사마애여래좌상, 5·18 기념공원)' 중 6경으로 선정해 적극 홍보하고 있다. 상인들도 친절한 서비스 제공 등으로 고객에게 확실한 믿음 주기 위해 안간힘 상인들도 시장 활성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전체 상인의 50% 이상이 70~80대이지만, 이들은 '상인대학원' 교육을 통해 신선한 상품을 판매하고, 반드시 원산지를 표시하며, 가격을 미리 고지하는 등 시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확실한 믿음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문의하는 고객이나 자신이 판매하는 물건이 아닌 다른 상품을 찾는 고객에게 해당 상품을 판매하는 점포를 상세하게 알려주는 등 '내가 우리 시장 안내사'임을 자임하며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용목 상인회장은 "새벽에는 지역 소상공인을 상대로 양질의 제품을 도매가로 싸게 팔고 주간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소량·소포장 판매로 좋은 상품을 선보이며 광주 대표 시장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대형 매장이 들어설 수 있도록 정부나 지자체에서 건물 신축을 지원하는 등 시대에 맞는 전통시장 육성 정책을 바란다"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3-10-20 10:32:52【파이낸셜뉴스 나주·신안=황태종 기자】홍어로 대표되는 남도 식(食)문화를 개척해왔던 전남 나주시와 신안군이 '홍어 식문화 세계화'에 본격 나선다. 나주시와 신안군은 12일 나주시청 대회의실에서 '홍어 식문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식에는 윤병태 나주시장과 박우량 신안군수, 이상만 나주시의회 의장과 김혁성 신안군의회 의장을 비롯한 양 시·군의원, 홍어 관련 명인·단체 관계자 40여명이 참석했다. 양 시·군은 이번 협약에 따라 '홍어 식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사업 공유, 지정문화재 추진 등 상호 협력에 본격 착수한다. 홍어를 매개로 두 지자체는 역사적 측면에서 남다른 인연이 있다. 신안 흑산도는 홍어 집산지로, 나주 영산포는 삭힌(숙성) 홍어의 본고장으로 유명하다. 조선 중종 25년 관찬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 따르면 고려말 남해안 지역 왜구의 노략질로 신안 흑산도 인근 영산도 어민들이 나주 영산포로 피난을 오게 됐고 그때부터 이 지역에서 삭힌 홍어를 먹게 됐다고 한다. 당시 영산도에서 영산포까지 오는 데는 뱃길로 보름 정도 걸렸는데, 이때 배에 싣고 온 생선들이 부패가 심해 버렸는데 항아리 속에서 폭 삭은 홍어만큼은 먹어도 뒤탈이 없는 데다 먹을수록 알싸한 풍미가 있어 숙성 홍어가 영산포에 정착했다는 것이다. 양 시·군은 홍어가 가진 역사적 전통성과 독창적인 식문화 계승에도 앞장서고 있다. 나주는 19회째, 신안은 9회째 각각 '홍어 축제'를 개최해오며 남도를 넘어 전국으로 뻗어나가는 홍어 음식 대중화에 이바지해왔다. 나아가 이번 협약을 계기로 '홍어 식문화'의 역사적·학술적 가치 조사 및 자료 공유, 국가무형문화재 지정신청 등에 협력하고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이번 협약은 나주와 신안이 손을 잡고 계승해온 '홍어 식문화'를 확산하고 세계 인류와 함께 나누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양 시·군과 의회, 생산과 발효의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온 명인, 주민들 모두가 함께 유네스코 인류문화문화유산 등재에 한마음으로 노력해가자"라고 말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영산도와 영산포는 명칭뿐만 아니라 문화적으로 한 뿌리를 갖고 있다"면서 "전라도 식문화의 본류를 세계에 알리고 문화적 자긍식을 높이는 기회로 만들어가겠다"라고 밝혔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3-06-12 17:51:21【파이낸셜뉴스 군산=강인 기자】 전북 군산 참홍어 어획량이 오는 7월부터 제한된다. 9일 전북도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는 7월부터 2024년 6월 어기까지 홍어 총허용어획량(TAC) 적용 해역을 서해 전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시도 배정 물량은 협의 중이다. 참홍어 총허용어획량 적용해역은 전남 신안군 해역과 인천 옹진군 인근 해역 2곳이었지만, 이번 결정으로 군산 해역도 어획량을 제한받게 됐다. 전북도는 수산자원 보호·관리와 군산 참홍어의 가치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총허용어획량(TAC) 제도는 어종별로 연간 잡을 수 있는 상한선을 정한 대표적인 수산자원 관리 제도다. 해수부의 서해안 전역 홍어 TAC 설정은 흑산도와 대청도 어민들의 주장에서 시작됐다. 수온 영향 등으로 최근 3∼4년 전부터 군산 어청도 인근 해역에서 많은 홍어가 어획되고 2021년 위판량도 전국 1위를 차지했지만, 어획량 제한은 받지 않아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 2017년 군산 홍어 점유율은 2%에 불과했으나 2018년 36t, 2019년 224t, 2020년 637t, 2021년 1천417t으로 늘어 전국 어획량의 45%를 점유했다. 이에 전북도와 서해근해연승연합회는 참홍어 자원관리 및 소득향상을 위해 의견을 수렴해 총허용어획량 참여를 해양수산부에 건의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수산 선진국처럼 수산자원을 엄격히 관리하고 지속 가능한 어업을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2023-06-09 17:00:36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원장 우동식) 서해수산연구소는 최초로 서해 홍어(학명 Okamejei kenojei)의 산란기와 성장특성 등 생활사를 구명했다고 7일 밝혔다. 홍어는 오각형의 체형을 지닌 어류로 전라도와 충청도 지역에서는 간재미로도 불린다. 홍어삼합으로 잘 알려진 참홍어(흑산도 홍어)와는 분류학적으로 같은 홍어목 홍어과에 속하지만 어종은 다르다. 홍어는 수심이 얕은 서해와 남해 연안의 모래질 지역에 주로 서식하는 어종으로 서해 바다에서 주로 어획되고 있다. 반면 참홍어는 수심이 깊은 근해 지역에서 주로 서식하는 어종으로 개체 크기가 크고 주둥이 끝부분(홍어코)이 뾰족해 코가 둥글고 크기가 작은 홍어와 구분된다. 홍어의 체반폭(가슴지느러미 양끝의 길이)은 평균 30㎝ 정도다. 참홍어는 체반폭이 최대 90㎝까지 성장한다. 서해 홍어는 지난 2010년 4131t이 어획됐으나 최근 3년간 국내 홍어 연간 평균 어획량은 약 2300t으로 감소세에 있어 자원관리가 시급하다. 이에 수과원 서해수산연구소는 홍어 자원관리를 위해 2018년부터 홍어의 산란·성숙·연령, 성장 등 생활사 전반에 대한 연구를 수행해 왔다. 1000마리 이상의 홍어에 대해 척추골을 이용한 연령 측정 결과, 최대 수명은 3.5세이며 부화 후 1년이면 약 17㎝까지 성장하고 최대 39㎝까지 성장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서해 지역에서 12~1월 사이에 교미해 암컷의 저장낭에 정자를 보관하고 있다가 6~7월에 수정된 난각을 해조류나 바닥의 돌 등에 부착하고 4~5개월이 지나면 부화된다. 홍어의 성숙체장은 체반폭 기준 암컷 26.6㎝, 수컷 26.2㎝로 큰 차이가 없었으며 자원관리를 위해 성숙체장보다 작은 개체는 어획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수과원 서해수산연구소는 이러한 연구 결과들을 국외 전문학술지에 2편의 논문으로 게재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2023-06-07 18:2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