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제 물류의 중요한 길목인 홍해 인근 국가들의 분쟁 사태가 장기화하는 등 여러 세계 물류 이슈들 속에서 선사 컨테이너 수급 방안을 찾는 자리가 마련돼 업계 관계자들이 모였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2024 컨테이너박스협의체 경쟁력 강화 세미나’를 진행했다고 12일 밝혔다. 앞서 공사는 지난 2021년부터 국적선사의 컨테이너 박스 전문가와 업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현장 지식과 주요 현안 공유를 위해 컨테이너 박스 산업 특화 세미나를 운영하고 있다. 공사에 따르면 올해 세미나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해운산업 위기 확산에 대비하고 관계산업과의 교류 활성화에 초점을 두고 마련됐다. 세미나는 올해 컨테이너 시황 분석과 전망에 대한 발표를 시작으로 컨테이너 박스 시장 동향과 전망을 주제로 한 전문가 특강이 진행됐다. 이어 컨테이너 박스 협의체 회원 간 자유토론으로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공사 윤상호 사업운영본부장은 “아직 홍해사태가 해결되지 않아 해당 지역의 물류난이 장기화하는 등 국제 정세가 불안정한 상황”이라며 “이러한 영향으로 컨테이너 박스 수급 위기가 해운산업 전반에 확산하지 않도록 적극 지원하겠다. 또 협의체를 바탕으로 공동 협력 네트워크를 꾸려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세미나 참석 회원은 “올해 세미나 참석으로 컨테이너 박스 시장 동향과 전망에 대한 정보를 얻고 산업 종사자 간 지식 교류도 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며 “앞으로도 이런 자리가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고 참석 소감을 전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2024-08-12 14:00:50#OBJECT0#[파이낸셜뉴스] 중동지역의 전운 고조로 상승한 해상운임이 유럽시장 수출 기업들의 하반기 수익성에 최대 악재로 떠올랐다. 특히, 유럽 수출 비중이 높은 가전과 타이어 업계가 물류비 부담의 타격이 가장 커지고 있다. 8일 산업계에 따르면 주요 글로벌 선사들의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하는 항로 선택이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산업계는 해상 운임 부담이 늘어날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희망봉 우회 항로 채택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희망봉 항로는 홍해 항로 대비 중동에서 유럽으로 가는 시간이 최장 2주까지 길어지면서 가전과 타이어 등 해상 수출 의존도가 높은 업계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북미·유럽 시장에 공을 들이는 국내 가전업계는 운임 비용 상승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65% 이상인 LG전자는 "하반기 컨테이너당 해상운임이 전년 동기 대비 58% 상승했다"면서 올해 물류비가 수익성 확보의 최대 장애물이 될 것으로 보고 비상이 걸렸다. 삼성전자도 주력 제품인 가전과 TV를 주로 바다를 통해 운반되기 때문에 해상 운임 변동에 민감하다. 올해 1·4분기 삼성전자의 운송비는 71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4% 증가했다. LG전자의 운송비도 691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소폭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연간 단위 장기 계약으로 안정적으로 선박을 운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현 상황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일부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업체들은 해상 물류비 인상이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장기계약 선사 확대 △대안선박 확보 △중간 경유지 통한 환적 △유럽지역 생산기지 가동률 확대 등 방안 마련에 나섰다. 타이어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넥센타이어는 올해 2·4분기 전체 매출액 대비 운송비는 10% 정도로 지난 분기 9.3% 대비 소폭 올랐다. 다른 타이어업계도 비슷한 수준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타이어업계 현지 물류 센터를 중심으로 해상운임 상승에 대응할 계획이다. 한국타이어와 코로나19 이후 현지 물류 재고량을 확대했다. 넥센타이어도 북미 등 주요 거점에 지역 물류 센터를 확장한 상태다. 금호타이어는 해상운임 상승을 면밀하게 모니터링 하고 있다. 국내 대표 수출품인 반도체와 스마트폰은 대부분의 물량을 항공으로 운송해 해상운임 상승의 여파를 피했다. 현대차·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현지 생산 비중을 높이면서 해상운임 상승의 영향을 최소화했다. 다만, 완성차 업체들과 차량부품 업체들의 계약 갱신 시점이 도래하면서 하반기 운임비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반면, 해운업계는 코로나19 이후 다시 호황을 맞았다. 해운업 침체와 1·4분기 비수기에 대비했던 해운업계는 지난해 연말부터 홍해 부근의 정세 불안으로 운임이 강세를 보이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국내 최대 해운선사인 HMM는 2·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전망치)가 지난해 영업이익을 초과한 7260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컨테이너선은 경기가 좋든 나쁘든 운영하는 '정기 서비스'라 운임이 오르면 수익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권준호 홍요은 기자
2024-08-08 16:16:29[파이낸셜뉴스] 후티 반군의 잦은 공격으로 홍해를 통과하는 선박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유조선들이 이곳을 피해 원유를 수송하는 것이 떨어지고 있는 글로벌 물가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뉴스는 영국 국가통계국(ONS)의 통계를 인용해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이달초까지 홍해를 지나는 해상 교통량이 66% 줄었다며 선박의 보험료와 연료비, 임금 추가 부담으로 인해 물가를 다시 끌어올리게 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홍해와 지중해를 연결하는 수에즈 운하 대신 아프리카 대륙 남쪽으로 우회할 경우 보통 14일 정도 더 소요된다. 지난해말부터 공격이 시작된 후 컨테이너비는 300% 이상 급등했다. ONS 통계에 따르면 수에즈 운하를 지나는 화물선과 유조선이 이달 첫주까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1%, 61% 줄었다. 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또한 예년에 비해 눈에 띄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후티반군은 이스라엘과 관련 있는 선박을 공격한다고 주장해왔다. 불안한 유조선들의 운항은 최근 유가 상승 원인으로 지적받고 있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올해초 배럴당 80달러대에서 이달 최고 91달러까지 올랐다. 이달 이스라엘과 이란이 서로 공격을 하면서 유가는 88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기에 미국 달러 강세까지 겹치면서 앞으로 소비자 휘발유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4-25 14:25:09원유 운반선이 최근 예상 밖 호황을 누리고 있다. 탈탄소화에 따른 환경 규제 영향에도 최근 홍해 사태와 러시아산 원유 수입 제재 여파로 원유 운반선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어서다. 7일 관련 업계와 조선·해운 전문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원유 운반선의 신조선가지수는 215.71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7년 기록한 최고치 237.59포인트에 근접한 수준이다. 신조선가지수는 새로 발주되는 선박의 가격을 지수화한 것으로, 조선업황은 물론 조선업체의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지표로 쓰인다. 원유 운반선 신조선가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156.15포인트로 급락해 이후 10년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후 2021년부터 상승하기 시작한 지수는 작년 200선을 회복했다. 이에 힘입어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3일 16년 만에 최고가로 원유 운반선의 일종인 석유제품운반선(MR탱커)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고 원유 운반선 몸값도 가파르게 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해 사태와 러시아산 원유 수입 제재로 유럽이 중국, 인도 등에서 원유 수입을 늘리면서 원유 운반선의 톤마일(화물의 중량과 이동 거리를 곱한 값)이 늘어났고, 이에 따른 운임 상승과 선박 추가 투입 수요가 발주량 증가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2024-04-07 18:36:29[파이낸셜뉴스] 원유 운반선이 최근 예상 밖 호황을 누리고 있다. 탈탄소화에 따른 환경 규제 영향에도 최근 홍해 사태와 러시아산 원유 수입 제재 여파로 원유 운반선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어서다. 7일 관련 업계와 조선·해운 전문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원유 운반선의 신조선가지수는 215.71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7년 기록한 최고치 237.59포인트에 근접한 수준이다. 신조선가지수는 새로 발주되는 선박의 가격을 지수화한 것으로, 조선업황은 물론 조선업체의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지표로 쓰인다. 원유 운반선 신조선가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156.15포인트로 급락해 이후 10년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후 2021년부터 상승하기 시작한 지수는 작년 200선을 회복했다. 이에 힘입어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3일 16년 만에 최고가로 원유 운반선의 일종인 석유제품운반선(MR탱커)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고 원유 운반선 몸값도 가파르게 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해 사태와 러시아산 원유 수입 제재로 유럽이 중국, 인도 등에서 원유 수입을 늘리면서 원유 운반선의 톤마일(화물의 중량과 이동 거리를 곱한 값)이 늘어났고, 이에 따른 운임 상승과 선박 추가 투입 수요가 발주량 증가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석유화학제품 운반선(PC)이 후티 반군의 공격을 피해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으로 돌아가는 항로를 선택할 경우 운항 기간은 기존 대비 61% 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근 운반선 발주가 많지 않았던 것 역시 선가 인상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국내 업체들도 수주 확대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만 PC선 32척과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6척, 원유 운반선 3척을 수주했다. 한화오션도 VLCC 2척의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러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2024-04-07 15:07:02[파이낸셜뉴스] 한국무역협회는 HMM과 공동으로 홍해 사태 및 파나마 운하 통항 장기화에 따른 기업 물류 차질을 해소하고자 '중소기업 해상 운송 지원사업'에 나선다고 24일 밝혔다. 홍해·파나마 운하 등 세계 양대 운하 통행 차질로, 수출 기업의 운임 부담이 증가하고, 운송기간도 2주 가량 늘어났다. 한국해양진흥공사 컨테이너선 운임지수(KCCI)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한국발 유럽 노선의 해상 운임은 지난해 10월 대비 250.1%, 미국 동부 노선의 해상 운임은 156.0% 상승했다. 아프리카 희망봉 우회로 인해 유럽연합(EU) 항로의 운항 일수는 수에즈 운하 통과 대비 12~14일 추가돼 왕복으로만 31일이 늘어난 상태다. 이에 무협과 HMM은 유럽·미국 노선에 매주 1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규모의 중소기업 전용 화물 적재 공간을 확보해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화주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지역별 선복량은 △미국 서안 500TEU △미국 동안 400TEU △북유럽 50TEU △지중해 50TEU 규모다. 무협은 올 연말까지 1차 선정 대상 95개 사를 대상으로 총 2만5650TEU 규모의 선복을 제공할 계획이다. 김고현 무협 전무는 "이번 사업을 통해 국내 선사와 수출 기업 간 장기 운송 계약 모델이 활성화돼 국내 해운 시장 변동성을 축소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무협은 앞서 해상운임 급등 및 선복 부족 사태가 불거졌던 2021년 글로벌 해운대란 당시에도, HMM, 고려해운 등 국적선사들에게 중소기업 화물운송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4-03-24 16:04:00[파이낸셜뉴스] 해양수산부는 21일 수출입 물류 비상대응반 운영 점검 회의를 열어 홍해 해협 통항 중단 장기화에 따른 수출입 물류 현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송명달 해수부 차관은 회의에서 "홍해 운항 중단이 석 달간 지속되면서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며 "해상 운임 동향을 지속적으로 살피며 기업의 애로 해소를 위한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한국해운협회, HMM 등 선사,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진흥공단, 한국해양진흥공사,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참석했다. 홍해 해협 통항 민간 선박에 대한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국내·외 주요 선사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홍해 운항을 중단하고 남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 운항했다. 해수부는 민관 합동 비상대응반을 운영하며 수출입 물류를 지원하고 있다. 화물 선적 공간이 부족한 북유럽 노선에 1만1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 선박 1척을, 지중해 노선에는 4000∼6000TEU급 컨테이너 선박 3척을 임시 투입했다. 또 선복(적재 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에 4500TEU 이상의 전용 선적 공간을 배정해 수출을 지원했다. 아울러 관계부처와 협의해 수출 바우처 물류비 지원 한도도 기존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확대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4-03-21 15:17:21미국이 홍해 해상 선박에 대한 예멘 후티반군의 공격을 막기 위해 이란과 비밀리에 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티반군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슬람 무장세력이다. 미국이 이란을 지렛대 삼아 후티반군의 공격이 중단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뜻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올해 미국이 이란과 비밀 협상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후티반군의 공격을 멈추기 위해 이란 카드까지 동원한 것이다. 양국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여전히 이란의 핵프로그램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미국은 지난 1월 오만에서 협상에 나섰다. 양국간 협상은 10개월 만이다. 미국에서는 백악관 중동담당 보좌관 브렛 맥거크와 이란 특사 에이브럼 페일리가 협상에 나섰다. 이란측에서는 알리 바게리 카니 외교차관이 협상에 참석했다. 카니 차관은 이란의 핵협상 대표이기도 하다. 양측 협상은 직접 테이블에 마주 앉는 담판이 아닌 오만 관리들을 사이에 두고 진행됐다. 오만이 양측 사이를 오가며 각국의 의견을 상대방에 전달했다. 미국이 영국 등과 함께 홍해에서 다국적 해군을 구성해 예멘 후티반군의 미사일, 드론 공격을 막고는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외교채널을 통해 후티반군의 공격을 멈추게 하려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이란과 직접 대화에 나설 경우 이란 핵프로그램을 암묵적으로 용인하는 제스처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오만을 통한 간접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으로 촉발된 이번 갈등이 이란으로까지 확대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분명한 의지를 확인하는 것이기도 하다. 후티반군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침공하면서 시작된 이번 전쟁의 종식을 요구하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할 때까지 홍해항로를 지나는 선박들을 공격하겠다고 밝혀왔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1월 회담에 이어 2월에도 회담이 예정돼 있었지만 연기됐다. 미국측 대표 가운데 한 명인 맥거크가 가자지구 전쟁 휴전 협상에 나서면서 바빠졌기 때문이다. 송경재 기자
2024-03-14 18:23:08[파이낸셜뉴스] 미국이 홍해 해상 선박에 대한 예멘 후티반군의 공격을 막기 위해 이란과 비밀리에 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티반군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슬람 무장세력이다. 미국이 이란을 지렛대 삼아 후티반군의 공격이 중단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뜻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올해 미국이 이란과 비밀 협상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후티반군의 공격을 멈추기 위해 이란 카드까지 동원한 것이다. 양국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여전히 이란의 핵프로그램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미국은 지난 1월 오만에서 협상에 나섰다. 양국간 협상은 10개월 만이다. 미국에서는 백악관 중동담당 보좌관 브렛 맥거크와 이란 특사 에이브럼 페일리가 협상에 나섰다. 이란측에서는 알리 바게리 카니 외교차관이 협상에 참석했다. 카니 차관은 이란의 핵협상 대표이기도 하다. 양측 협상은 직접 테이블에 마주 앉는 담판이 아닌 오만 관리들을 사이에 두고 진행됐다. 오만이 양측 사이를 오가며 각국의 의견을 상대방에 전달했다. 미국이 영국 등과 함께 홍해에서 다국적 해군을 구성해 예멘 후티반군의 미사일, 드론 공격을 막고는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외교채널을 통해 후티반군의 공격을 멈추게 하려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이란과 직접 대화에 나설 경우 이란 핵프로그램을 암묵적으로 용인하는 제스처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오만을 통한 간접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으로 촉발된 이번 갈등이 이란으로까지 확대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분명한 의지를 확인하는 것이기도 하다. 후티반군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침공하면서 시작된 이번 전쟁의 종식을 요구하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할 때까지 홍해항로를 지나는 선박들을 공격하겠다고 밝혀왔다. 당초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에 관련된 선박들만 공격하겠다고 했지만 이후 후티반군은 닥치는대로 공격하고 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1월 회담에 이어 2월에도 회담이 예정돼 있었지만 연기됐다. 미국측 대표 가운데 한 명인 맥거크가 가자지구 전쟁 휴전 협상에 나서면서 바빠졌기 때문이다. 한편 다국적 해군이 예멘 후티반군 공격을 막는데 치중하면서 보안이 허술해진 틈을 타 소말리아 해적들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소말리아 해적들의 활동무대인 아덴만은 홍해로 들어서는 입구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3-14 06:49:18[파이낸셜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사태로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뱃길이 위험해지면서 러시아 국영기업이 떼돈을 벌고 있다. 해운사들이 지름길 보다 5배 이상 오래 걸리는 우회로를 선택하면서 러시아의 시베리아 철도로 화물을 옮기는 화주들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이후 시베리아 철도 이용 급증독일 물류업체 DHL은 1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를 통해 러시아 철도로 화물을 옮겨달라는 요청이 지난해 12월 이후 40% 증가했다고 밝혔다. 독일과 폴란드에 본부를 둔 물류기업 레일게이트유럽도 러시아 철도 수요가 1년 전에 비해 25~30% 증가했다고 밝혔으며 네덜란드 물류기업 레일브리지카고 역시 같은 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31%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철도 물류를 관리하는 러시아 기업인 유라시아철도연합은 지난 1월에 중국에서 폴란드로 향하는 물류량이 TEU(길이 6m 컨테이너 1개) 기준으로 1만4532TEU였다며 전년 동기보다 36% 많았다고 밝혔다.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가 지난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여러 러시아 기업들을 제재했다. 시베리아 철도를 포함한 대부분의 러시아 철로를 관리하는 국영기업 러시아철도공사(RZD) 역시 제재 대상이었다. RZD의 올레그 벨로죠로프 최고경영자(CEO)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졌으며 2022년 4월에 제재 명단에 올랐다. 유럽연합(EU)은 RZD가 일부 금융 서비스에 접근하지 못하게 막는 동시에 EU 화물이 러시아·벨라루스를 드나들지 못하도록 사실상 차단했다. 다만 러시아에서 화물을 싣거나 내리지 않고 그대로 통과하기 위해 러시아 철도를 이용하는 것은 제재 대상이 아니다. 스위스의 퀴네앤드나겔(Kuehne+Nagel), 덴마크의 머스크 등 일부 물류기업들은 제재의 구멍에도 불구하고 2022년 2월부터 자체적으로 러시아 철도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DHL은 수에즈 운하와 홍해를 이용할 경우 중국에서 북유럽까지 해운으로 화물을 운반하는데 7~10일 정도 걸린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국 남서부에 위치한 쓰촨성 청두에서 독일 서부 뒤스부르크까지 러시아 철도로 화물을 운송하면 약 25~30일이 걸린다. 운반 규모 역시 현대적인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한 번에 약 2만4000TEU의 짐을 옮긴다. 지난 1월 유라시아철도연합이 언급한 운송량(1만4532TEU)은 선박 1척의 수송량에도 못 미친다. 혼란한 홍해 피해 안전한 육로 선호 화주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도를 찾는 이유는 안전 때문이다. 예멘의 후티 반군은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충돌하자, 같은해 12월부터 이스라엘 및 서방을 견제한다며 홍해와 수에즈 운하를 지나는 선박을 본격적으로 공격했다. 이에 머스크를 비롯한 물류 기업들은 수에즈 운하 대신 희망봉을 돌아 아프리카 대륙을 둘러가는 우회로를 이용했다. 그 결과 중국·북유럽을 잇는 뱃길은 50~55일 거리로 늘어났다. 퀴네앤드나겔의 마이클 알드웰 해상물류 부사장은 홍해 상황 때문에 아시아에서 철도를 이용해 유럽으로 화물을 보내는 수요가 늘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싼 화물의 경우 철도 수송 수요가 항상 많았다”고 덧붙였다. 레일게이트유럽은 자신들이 직접 RZD와 거래하지 않고 독일 국영 철도기업 도이체반을 통해 화물 수송 예약만 잡아준다고 강조했다. 이에 도이체반은 자신들이 그저 중개인 역할만 한다고 밝혔다. FT는 RZD가 결과적으로 화물 수송비 및 철도망 이용료 모두를 가져간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유럽 화물의 대부분이 벨라루스와 러시아, 카자흐스탄을 통과하는 ‘서부 통로’를 통해 중국으로 이동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와 몽골을 통해 중국으로 향하는 ‘북부 통로’도 있다. FT는 아예 러시아에 진입하지 않고 튀르키예와 아제르바이잔, 카자흐스탄으로 연결된 ‘남부 통로’도 있지만 해당 노선의 경우 카스피해에서 페리선 이용이 필수라며 서부나 북부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고 설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3-11 13:39: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