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인천시와 인천관광공사는 오는 12∼13일 ‘Have A Nice Day #11’ 뮤직 페스티벌과 연계해 개항장 내 ‘옛 화교점포’에서 ‘2025 레코드 팝업스토어’를 연다고 7일 밝혔다.이번 팝업스토어는 옛 화교점포를 활용한 첫 팝업 이벤트로 한정된 공간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독창적인 콘텐츠를 선보인다. 공간 자체의 브랜딩 효과를 높이고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감각적인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화교점포는 개항기부터 무역의 중심 거점으로 기능하며 근대 인천의 국제 교류가 활발했던 장소다. 인천관광공사는 팝업스토어를 통해 이러한 잊혔던 공간에 새로운 문화적 의미를 부여하고 개항장의 로컬 트렌드를 대표하는 문화 명소로 재탄생시킬 계획이다. ‘2025 레코드 팝업스토어’에서는 루비살롱, 뮤직가이드 등 개항장 로컬브랜드와 더불어 국내 전문셀러들이 참여해 LP, CD, MD, 한정판 굿즈를 선보이는 레코드 마켓이 펼쳐진다. 이와 함께 음감회, 아티스트 사인회 등 관객 체험 중심의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된다. 아울러 국내 유명 뮤직페스티벌인 ‘Have A Nice Day #11’과 연계해 개항장 일대 체류형 관광을 유도할 예정이다. 이 페스티벌은 12~13일 양일간 상상플랫폼 및 개항광장 일대에서 열리고 로이킴, 멜로망스, 폴킴, 10CM, 정세운 등 국내 정상급 아티스트들이 출연한다. 백현 인천관광공사 사장은“이번 팝업스토어는 개항장 고유의 공간성과 음악 콘텐츠가 결합된 민관 협력형 로컬 팝업행사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인천형 문화관광 모델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25-04-07 14:54:35【 인천=한갑수 기자】 개항기 제물포 조약(1882년)으로 제물포가 개항된 이후 일본인과 청나라, 미국 등 외국인 전용 주거지역인 조계지(1884년)가 속속 생겨나면서 이곳에 자생적으로 생긴 시장이 신포국제시장이다. 인천 최초로 개설된 근대적 상설시장으로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다. 중국 상인들이 산둥성에서 채소 씨앗을 가져와 인천 도화동과 숭의동 일대에서 배추, 무, 양파, 피망, 당근 등의 농사를 지어 일본인들에게 내다 팔았다. 이곳에는 연안에서 잡은 수산물을 취급하는 어시장과 닭 전 거리도 있었다. 신포국제시장은 1970년대 전성기를 누렸으며 인천시청이 1985년 중구청 자리에서 현재 위치인 구월동으로 이전하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다. 그러나 한중수교보다 2년 앞선 1990년 인천항과 중국 웨이하이를 운항하는 한중 카페리가 운항하면서 중국 관광객이 인천항으로 입국하기 시작했다. 더욱이 차이나타운이 관광지로 각광받으며 신포국제시장이 관광객들로 넘쳐났다. 제2 전성기를 맞았다. ■인천 최초의 근대적 상설 시장신포국제시장은 인천 개항장, 차이나타운과 지리적으로 연결돼 있다. 노포와 숨은 맛집이 즐비해 이곳을 오랫동안 단골로 찾는 사람도 많지만 개항장과 차이나타운을 찾은 관광객들도 한 번 정도는 꼭 들르는 곳이다. 신포국제시장을 이야기 할 때 개항장과 차이나타운을 빼놓고는 말할 수 없는 이유다. 차이나타운과 개항장 일대에서 처음 만들어진, 인천을 대표하는 음식이 짜장면과 쫄면이다. 짜장면은 한·중·일 3개 국가의 음식문화가 서로 밀접한 영향을 주고받으며 진화를 거듭한 끝에 탄생한 음식이다. 짜장면에 고춧가루(한국)를 뿌려서 타쿠앙(일본)을 반찬으로 놓고 먹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차이나타운을 즐기는 비법 한 가지를 소개하면 짜장면 순례를 하는 것이다. 짜장면은 아무 중국집에서나 먹을 수 있지만 차이나타운에서는 맛과 재료가 특별하다. 백년짜장, 하얀짜장, 고기짜장 등 중국집마다 특색 있어서 한집씩 짜장면 순례에 나서는 것도 좋다. 쫄면은 1970년대 초 신포국제시장 건너편인 경동 광신제면에서 냉면을 만들다가 일반 면발에 비해 녹말가루를 더 넣는 바람에 냉면보다 덜 질기면서도 더욱 쫄깃한 면발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굵고 쫄깃한 면발에 고추장을 비롯한 갖은 양념을 넣고 콩나물 등 신선한 각종 야채를 함께 비벼 먹는 쫄면은 전국적인 명성을 얻게 됐다. 여름의 별미인 냉면은 이북에서 처음 만들어졌으며 그 유래는 고려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개항장 일대에도 냉면이 유명한데 동인천역 뒤편 화평동에 냉면거리가 조성돼 있다. 이곳은 세숫대야 냉면으로 유명하다. 세숫대야 같은 큰 그릇에 나오는 데서 이름이 붙여졌으며 그 만큼 양도 많고 맛도 좋다. 신포국제시장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는 평일이나 주말을 가리지 않고 중국·일본 관광객들로 넘쳐났다. 해외 관광객이 단체 투어를 올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관광객들의 발길도 끊겼다. 최근에는 주말에만 소수의 중국 관광객과 한국인 관광객들이 시장을 방문하고 있다. ■주말 국내외 관광객 문전성시개항장 일대에는 개항과 더불어 외국인 전용 거주지역인 조계지가 형성되면서 국내외에서 사람들이 모여들고 상권도 번성했다. 이때 세워진 근대 건축물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제물포 구락부(현 인천시 역사자료관), 인천 일본 제1은행 지점(현 개항박물관), 인천우체국 등 많은 근대문화자산이 남아 있다. 개항장은 일본과 청나라, 미국, 러시아 등 열강이 각축전을 벌였던 장소이다. 이곳에 일본 조계, 청 조계, 각국공동조계(미국인, 영국인, 일본인, 청국인, 독일인, 러시아인, 프랑스인이 함께 거주할 수 있는 조계지)가 세워지면서 개항장은 신문물 도입의 관문 역할을 했다. 인천항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들이 서울로 가기 전 묵었던 한국 최초의 서양식 호텔인 대불호텔이 개항장에 들어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이곳에서 한국 최초의 커피를 맛볼 수 있었다. 점심을 먹고 돌아볼 요량으로 몇 번 가본 적이 있는 중국집인 태화원 안으로 들어갔다. 넓은 가게에 손님들로 가득 차 빈 자리가 없었다. 관광객들이 거리 대신 여기 모여 있었다. 잠시 기다린 후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날 다른 중국집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주말이면 대부분 가게가 손님들로 가득 찬다는 것이다. 식당에서 나오자 건물과 거리는 마치 중국에 와 있는 것처럼 중국풍으로 확 바뀌었다. 1960년대 설립 당시 중국 화교들의 성당이었던 천주교 해안성당을 지나자 짜장면 박물관이 보였다. 짜장면 박물관에서 중국성, 최초로 짜장면을 만든 것으로 알려진 공화춘, 연경, 만다복, 신차이로 이어지는 차이나타운에는 어디서 나타났는지 사람들이 갑자기 늘어나 서로 어깨를 부딪치며 걸어야 할 정도였다. 몇몇 공갈빵 가게와 꼬치 가게 앞에는 손님들이 줄을 길게 늘어서 있었다. 손님이 없는 가게에는 젊은 직원들이 관광객을 향해 목청을 높였다. "수제 공갈빵 있어요. 맛 보고 가세요!" ■100년 이상 역사와 함께한 신포국제시장때 이른 초여름 날씨로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할 즈음 자유공원에 도착했다. 눈앞에 광장이 펼쳐졌다. 광장에 전망대는 따로 없지만 인천내항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내항은 일제강점기 때 수탈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부두이다. 우리 국민들을 강제 동원해 삽이나 곡괭이도 주지 않고 맨손으로 땅을 파게 해 부두와 갑문을 건설했다. 백범 김구는 서간도에서 무관학교 설립 자금을 모으다가 1910년 체포(안악사건), 서울서 옥살이를 하다가 1914년 인천감리서로 이감됐다. 백범은 1부두 축항 공사장에 끌려가 강제노역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백범은 1896년 명성왕후 시해범을 살해해 인천감리서에 갇혔었는데 신포시장 상인들이 주축이 된 인천객주회가 백범 구명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개항장에서 신포국제시장으로 넘어가는 길인 신포패션 문화의 거리 입구에서 인천 내동교회까지 이르는 '청년 백범 역사의 거리'가 조성돼 있다. 자유공원 광장 끝에는 인천상륙작전을 기념하기 위해 1957년에 세워진 맥아더 장군 동상이 위용을 자랑한다. 한국 사회가 보수와 진보로 양분되면서 맥아더 장군 동상은 보수의 상징처럼 돼 논란의 중심이 되기 일쑤였다. 요즘 이 동상 받침대에 새겨진 부조를 새로 바꾸느냐, 이참에 철거하느냐를 두고 인천시가 시끄럽다. 현재의 부조는 인천상륙작전 모습이 아니라 1944년 태평양전쟁 당시 필리핀 레이테섬 탈환 작전 모습이라는 것이다. 자유공원에서 개항장 뒷길을 걸어 신포문화의 거리로 내려왔다. 뒷길에도 오래된 맛집이 있긴 하지만 신포문화의 거리에는 알려진 맛집과 숨겨진 맛집이 즐비하다. 청실홍실, 대성불고기, 등대 경양식, 민어횟집, 일본식 다다미 건물에 자리 잡은 작은 선술집, LP 뮤직 카페 등 가게마다 개성 있는 맛과 특색으로 손님들을 유혹하고 있다. 특히 개항장과 신포동 문화의 거리에는 70∼80년대 향수를 느낄 수 있는 LP판을 들으며 맥주를 마실 수 있는 '무디 블루스', '흐르는 물' 등 LP 뮤직 카페 10여 곳이 성업 중이다. LP 뮤직 마니아들 사이에선 성지로 불린다. 이곳에는 대부분 뮤직 박스를 갖추고 있으며 호젓한 저녁 시간이면 가수들의 라이브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소문난 맛집보다 숨겨진 맛집이 더 많아신포국제시장은 조성 당시 '새로운 항구'라는 의미의 신포(新浦)시장으로 불리다 2010년에 신포국제시장으로 이름을 바꿨다. 신포국제시장에는 140여 개의 점포가 있으며 신포 닭강정, 공갈빵, 신포만두, 에그 타르트 등이 유명하다. 시장 내 칼국수 가게가 모여 있는 칼국수 골목, 생선 골목, 옷을 수선하는 수선 골목이 있다. 개항장과 차이나타운, 인현동, 신포지하도상가까지 포함할 경우 점포수는 훨씬 더 많아진다. 신포국제시장에는 시장의 유래를 알려주는 푸성귀전 조형물과 우리나라 전통시장으로는 유일하게 소규모 등대공원이 설치돼 있다. 신포국제시장은 5개 골목으로 구성돼 있는데 어떤 골목은 걸음을 옮기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사람들로 가득 찼으며 어떤 골목은 소수의 관광객만 보일뿐 한산했다. 신포 닭강정과 공갈빵 가게 등 일부 유명 점포 앞에는 물건을 사려는 십여 명의 사람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 있다. 신포국제시장과 개항장 일대에는 매스컴에 알려진 맛집도 많지만 그 보다는 노포와 지역 주민들만 아는 알려지지 않은 맛집이 훨씬 더 많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 개항장 일대에는 한국 최초의 유·무형 자산이 많아 볼거리를 제공하고 이것 못지않게 알려지지 않은 맛집도 많아 미식의 성지로 불린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2023-05-28 19:33:30【인천=한갑수 기자】 개항기 제물포 조약(1882년)으로 제물포가 개항된 이후 일본인과 청나라, 미국 등 외국인 전용 주거지역인 조계지(1884년)가 속속 생겨나면서 이곳에 자생적으로 생긴 시장이 신포국제시장이다. 인천 최초로 개설된 근대적 상설시장으로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다. 중국 상인들이 산둥성에서 채소 씨앗을 가져와 인천 도화동과 숭의동 일대에서 배추, 무, 양파, 피망, 당근 등의 농사를 지어 일본인들에게 내다 팔았다. 이곳에는 연안에서 잡은 수산물을 취급하는 어시장과 닭 전 거리도 있었다. 신포국제시장은 1970년대 전성기를 누렸으며 인천시청이 1985년 중구청 자리에서 현재 위치인 구월동으로 이전하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다. 그러나 한중수교보다 2년 앞선 1990년 인천항과 중국 웨이하이를 운항하는 한중 카페리가 운항하면서 중국 관광객이 인천항으로 입국하기 시작했다. 더욱이 차이나타운이 관광지로 각광받으며 신포국제시장이 관광객들로 넘쳐났다. 제2 전성기를 맞았다. 인천 최초의 근대적 상설 시장신포국제시장은 인천 개항장, 차이나타운과 지리적으로 연결돼 있다. 노포와 숨은 맛집이 즐비해 이곳을 오랫동안 단골로 찾는 사람도 많지만 개항장과 차이나타운을 찾은 관광객들도 한 번 정도는 꼭 들르는 곳이다. 신포국제시장을 이야기 할 때 개항장과 차이나타운을 빼놓고는 말할 수 없는 이유다. 차이나타운과 개항장 일대에서 처음 만들어진, 인천을 대표하는 음식이 짜장면과 쫄면이다. 짜장면은 한·중·일 3개 국가의 음식문화가 서로 밀접한 영향을 주고받으며 진화를 거듭한 끝에 탄생한 음식이다. 짜장면에 고춧가루(한국)를 뿌려서 타쿠앙(일본)을 반찬으로 놓고 먹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차이나타운을 즐기는 비법 한 가지를 소개하면 짜장면 순례를 하는 것이다. 짜장면은 아무 중국집에서나 먹을 수 있지만 차이나타운에서는 맛과 재료가 특별하다. 백년짜장, 하얀짜장, 고기짜장 등 중국집마다 특색 있어서 한집씩 짜장면 순례에 나서는 것도 좋다. 쫄면은 1970년대 초 신포국제시장 건너편인 경동 광신제면에서 냉면을 만들다가 일반 면발에 비해 녹말가루를 더 넣는 바람에 냉면보다 덜 질기면서도 더욱 쫄깃한 면발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굵고 쫄깃한 면발에 고추장을 비롯한 갖은 양념을 넣고 콩나물 등 신선한 각종 야채를 함께 비벼 먹는 쫄면은 전국적인 명성을 얻게 됐다. 여름의 별미인 냉면은 이북에서 처음 만들어졌으며 그 유래는 고려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개항장 일대에도 냉면이 유명한데 동인천역 뒤편 화평동에 냉면거리가 조성돼 있다. 이곳은 세숫대야 냉면으로 유명하다. 세숫대야 같은 큰 그릇에 나오는 데서 이름이 붙여졌으며 그 만큼 양도 많고 맛도 좋다. 신포국제시장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는 평일이나 주말을 가리지 않고 중국·일본 관광객들로 넘쳐났다. 해외 관광객이 단체 투어를 올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관광객들의 발길도 끊겼다. 최근에는 주말에만 소수의 중국 관광객과 한국인 관광객들이 시장을 방문하고 있다. 주말 국내외 관광객 문전성시개항장 일대에는 개항과 더불어 외국인 전용 거주지역인 조계지가 형성되면서 국내외에서 사람들이 모여들고 상권도 번성했다. 이때 세워진 근대 건축물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제물포 구락부(현 인천시 역사자료관), 인천 일본 제1은행 지점(현 개항박물관), 인천우체국 등 많은 근대문화자산이 남아 있다. 개항장은 일본과 청나라, 미국, 러시아 등 열강이 각축전을 벌였던 장소이다. 이곳에 일본 조계, 청 조계, 각국공동조계(미국인, 영국인, 일본인, 청국인, 독일인, 러시아인, 프랑스인이 함께 거주할 수 있는 조계지)가 세워지면서 개항장은 신문물 도입의 관문 역할을 했다. 인천항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들이 서울로 가기 전 묵었던 한국 최초의 서양식 호텔인 대불호텔이 개항장에 들어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이곳에서 한국 최초의 커피를 맛볼 수 있었다. 대불호텔은 경인선이 개통되기 전까지 성행했다. 경인선이 건설되면서 서울로 가는 시간이 줄어들어 굳이 개항장에서 숙박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대불호텔은 1978년 철거됐다가 문화재청이 보존을 추진해 2018년 개항기 당시의 모습으로 재현됐다. 지금은 대불호텔 전시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인천개항 박물관에서 외국인 사교클럽인 제물포구락부, 대불호텔 전시관이 있는 일본인 거리와 청·일 조계지 경계계단을 거쳐 차이나타운으로 이어지는 언덕길로 향했다. 차이나타운 입구임을 알리는 패루(중국식 대문)를 지나자 태림봉을 시작으로 거리 양쪽에 중국집들이 이어졌다. 점심을 먹고 돌아볼 요량으로 몇 번 가본 적이 있는 중국집인 태화원 안으로 들어갔다. 넓은 가게에 손님들로 가득 차 빈 자리가 없었다. 관광객들이 거리 대신 여기 모여 있었다. 잠시 기다린 후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날 다른 중국집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주말이면 대부분 가게가 손님들로 가득 찬다는 것이다. 식당에서 나오자 건물과 거리는 마치 중국에 와 있는 것처럼 중국풍으로 확 바뀌었다. 1960년대 설립 당시 중국 화교들의 성당이었던 천주교 해안성당을 지나자 짜장면 박물관이 보였다. 짜장면 박물관에서 중국성, 최초로 짜장면을 만든 것으로 알려진 공화춘, 연경, 만다복, 신차이로 이어지는 차이나타운에는 어디서 나타났는지 사람들이 갑자기 늘어나 서로 어깨를 부딪치며 걸어야 할 정도였다. 몇몇 공갈빵 가게와 꼬치 가게 앞에는 손님들이 줄을 길게 늘어서 있었다. 손님이 없는 가게에는 젊은 직원들이 관광객을 향해 목청을 높였다. “수제 공갈빵 있어요. 맛 보고 가세요!” 100년 이상 역사와 함께한 신포국제시장때 이른 초여름 날씨로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할 즈음 자유공원에 도착했다. 눈앞에 광장이 펼쳐졌다. 광장에 전망대는 따로 없지만 인천내항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내항은 일제강점기 때 수탈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부두이다. 우리 국민들을 강제 동원해 삽이나 곡괭이도 주지 않고 맨손으로 땅을 파게 해 부두와 갑문을 건설했다. 백범 김구는 서간도에서 무관학교 설립 자금을 모으다가 1910년 체포(안악사건), 서울서 옥살이를 하다가 1914년 인천감리서로 이감됐다. 백범은 1부두 축항 공사장에 끌려가 강제노역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백범은 1896년 명성왕후 시해범을 살해해 인천감리서에 갇혔었는데 신포시장 상인들이 주축이 된 인천객주회가 백범 구명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개항장에서 신포국제시장으로 넘어가는 길인 신포패션 문화의 거리 입구에서 인천 내동교회까지 이르는 ‘청년 백범 역사의 거리’가 조성돼 있다. 자유공원 광장 끝에는 인천상륙작전을 기념하기 위해 1957년에 세워진 맥아더 장군 동상이 위용을 자랑한다. 한국 사회가 보수와 진보로 양분되면서 맥아더 장군 동상은 보수의 상징처럼 돼 논란의 중심이 되기 일쑤였다. 요즘 이 동상 받침대에 새겨진 부조를 새로 바꾸느냐, 이참에 철거하느냐를 두고 인천시가 시끄럽다. 현재의 부조는 인천상륙작전 모습이 아니라 1944년 태평양전쟁 당시 필리핀 레이테섬 탈환 작전 모습이라는 것이다. 자유공원에서 개항장 뒷길을 걸어 신포문화의 거리로 내려왔다. 뒷길에도 오래된 맛집이 있긴 하지만 신포문화의 거리에는 알려진 맛집과 숨겨진 맛집이 즐비하다. 청실홍실, 대성불고기, 등대 경양식, 민어횟집, 일본식 다다미 건물에 자리 잡은 작은 선술집, LP 뮤직 카페 등 가게마다 개성 있는 맛과 특색으로 손님들을 유혹하고 있다. 특히 개항장과 신포동 문화의 거리에는 70∼80년대 향수를 느낄 수 있는 LP판을 들으며 맥주를 마실 수 있는 ‘무디 블루스’, ‘흐르는 물’ 등 LP 뮤직 카페 10여 곳이 성업 중이다. LP 뮤직 마니아들 사이에선 성지로 불린다. 이곳에는 대부분 뮤직 박스를 갖추고 있으며 호젓한 저녁 시간이면 가수들의 라이브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소문난 맛집보다 숨겨진 맛집이 더 많아신포국제시장은 조성 당시 ‘새로운 항구’라는 의미의 신포(新浦)시장으로 불리다 2010년에 신포국제시장으로 이름을 바꿨다. 신포국제시장에는 140여 개의 점포가 있으며 신포 닭강정, 공갈빵, 신포만두, 에그 타르트 등이 유명하다. 시장 내 칼국수 가게가 모여 있는 칼국수 골목, 생선 골목, 옷을 수선하는 수선 골목이 있다. 개항장과 차이나타운, 인현동, 신포지하도상가까지 포함할 경우 점포수는 훨씬 더 많아진다. 신포국제시장에는 시장의 유래를 알려주는 푸성귀전 조형물과 우리나라 전통시장으로는 유일하게 소규모 등대공원이 설치돼 있다. 신포국제시장은 5개 골목으로 구성돼 있는데 어떤 골목은 걸음을 옮기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사람들로 가득 찼으며 어떤 골목은 소수의 관광객만 보일뿐 한산했다. 신포 닭강정과 공갈빵 가게 등 일부 유명 점포 앞에는 물건을 사려는 십여 명의 사람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 있다. 신포국제시장과 개항장 일대에는 매스컴에 알려진 맛집도 많지만 그 보다는 노포와 지역 주민들만 아는 알려지지 않은 맛집이 훨씬 더 많다. ‘청년 백범 역사의 거리’를 따라 넘어가면 전기구이 통닭과 삼계탕, 삼치골목으로 유명한 인현동이다. 동인천역 건너편인 이곳은 70∼80년대 젊은이들의 만남의 장소로 유명했다. 이곳에는 대한서림, 동인서관이 있었으며 인근 제물포고, 인성여고, 인일여고와 여러 중학교에서 사용하는 참고서 수요가 많아 학생들이 모여들었다. 음악다방과 길 건너편의 애관극장, 미림극장 등 문화·휴게시설도 많아 젊은이들뿐 아니라 시인·소설가·예술인들의 발길이 잦았다. 또 이곳에는 한국에 전파된 기독교 3대 주류 종파(개신교, 천주교, 성공회)가 위치한 기독교 성지이기도 하다. 인천 최초의 천주교 성당인 답동성당과 한국 감리교의 발상지 내리교회, 한국 최초의 성공회 성당 내동교회가 위치해 순례객들이 많이 찾는다. 동인천역에서 답동성당 앞 사거리까지 700m에 이르는 지하도상가는 국내에서 처음 지어졌지만 안타깝게도 역사에 기록되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지하도상가는 1967년 서울시청 앞 을지로1가에 세워진 ‘새서울지하상가’가 공식적인 국내 최초이다. 그러나 이보다 4년 앞선 1963년에 일명 ‘굴다리’로 불렸던 ‘동인천지하도’가 건설됐으나 인근 상인들의 반대로 상가 없이 지하도만 개통했다. 8년 뒤 정상 개장했지만 한국 최초로서의 기록은 날아간 뒤였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 개항장 일대에는 한국 최초의 유·무형 자산이 많아 볼거리를 제공하고 이것 못지않게 알려지지 않은 맛집도 많아 미식의 성지로 불린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23-05-28 12:23:55중국 무술의 총본산 숭산 소림사는 허난성에 있다. 역사상 소림사는 모두 7곳에 있었지만 원나라 이후 2곳만 살아남았다. 푸젠성 취안저우시에는 남소림사가 건재하다. 황비홍의 권법 홍가권, 엽문과 이소룡에 의해 이름을 떨친 영춘권이 모두 남소림사에서 전해졌다. 푸젠성은 남쪽으로 광둥성과 접하고, 해협을 사이에 두고 대만과 마주보고 있다. 1000만명의 화교가 전 세계 160개국에 퍼져나가서 '화교의 고향'으로 불린다. 푸젠성 3대 도시 중 하나인 취안저우는 대만이 실효지배 중인 진먼도를 행정구역에 두고 있다. 마르코 폴로가 동방견문록을 통해 세계 최대 상업항으로 소개할 정도로 한때 중국 최대 해외무역항이었다. 명나라의 마지막 충신 정성공이 다스린 '반청복명'의 중심지이기도 한 유서 깊은 도시다. 취안저우시의 코로나19 강제격리 시설로 쓰이던 7층짜리 호텔 건물이 불과 2초 만에 폭삭 무너졌다. 눈 깜빡할 사이 주저앉아 형체가 사라지는 CCTV 화면을 보니 망연자실할 따름이다. 사상자가 얼마나 늘어날지 알 수 없다. 이 호텔 1층의 빈 상가 점포 개조공사를 하던 근로자들이 기둥 변형 현상을 신고했다고 한다. 인재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중국은 코로나19로 우한을 봉쇄한 뒤 불과 열흘 만에 2500개 병상을 갖춘 전담병원 2채를 뚝딱 지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음압병실을 갖춘 입원실에는 화장실과 TV, 공조장치, 5세대 이동통신망이 설치됐다. 병원에는 인민해방군에서 선발한 1400명의 의무병이 배치됐으며, 우한에는 전국에서 차출한 간호사 1400명이 파견됐다. '만만디'는 옛말이다. 중국식 속전속결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우리는 1994년 성수대교와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2014년 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와 세월호 침몰 등 후진국형 사건사고를 경험했다. 질풍노도와 같은 산업화 과정에서 빚어진 부실시공과 안전불감증이 낳은 참혹한 결과였다. 남의 일 같지 않다. 혹시 붕괴 도미노의 시작 경보는 아닐까. joo@fnnews.com 노주석 논설위원
2020-03-09 18:01:21[제주=좌승훈 기자] 제주시 원도심에 있는 관덕정 주변 활성화 계획이 겉돌고 있다. 구호만 요란할 뿐, 정주권(定住權) 개선은 뒷전이다. 지자체가 되레 불법 건축물을 조성해 도시재생사업 취지를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 옛 시청 문화공간 활용…보행중심 교통체계 개선 제주도는 제주시 관덕정 광장 일대를 정비해 인구를 유입시키는 내용의 관덕정 광장과 주변지역 활성화 방안을 담은 기본계획이 수립됐다고 22일 밝혔다. 이에 따라 2030년까지 ▷정주환경 조성사업에 168억원 ▷보행중심 교통체계 개선사업 99억 원 ▷지역 정체성과 역사성 강화 19억원 등 모두 20개 사업에 286억원(국비 17억원, 지방비 252억원, 기타 17억원)이 투입된다. 기본계획에는 제주시 삼도2동 옛 제주시청 부지 등을 문화와 복지 시설로 탈바꿈하는 방안도 담고 있다. 앞서 제주도와 제주시, 제주문화예술재단은 원도심 활성화 차원에서 옛 제주대 병원(중앙로 14길)과 옛 제주극장・제주화교소학교(관덕로 2길), 삼도2동 주민센터(관덕로 4길・6길, 중앙로 12길) 일원에 문화예술 거점 조성사업을 추진해 왔다. 관덕정 광장 활성화 사업도 같은 맥락이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 동안 33억원을 들여 문화예술거리 조성사업을 추진했다. 또 2014년부터 빈 점포 임대사업을 통해 현재 13개소 16명의 작가가 입주했다. ■ 노상방뇨까지 조장…주거환경 개선 뒷전 비판 그러나 정주권은 뒷전이다. 제주시 관덕로 2길, 옛 제주극장 부지 맞은편 소방도로 부지에는 야외 전시장이 들어서 있다. ‘헛돈’에 ‘불법’이다. 도시계획도로(소2-33호선·폭 8m)용지 보상 후 도로 개설은커녕 85㎡ 규모의 전시장을 만들었다. 게다가 2013년 개장 후 지금껏 단 한 번도 전시작이 교체된 바 없다. 오랫동안 방치되다보니, 전시작도 빛바랜 상태다. 민망하기 그지없다. 불법은 또 있다. 옛 제주극장 부지 맞은편 또 다른 도로용지에는 아예 불법 컨테이너 갖다 놨다. 주거지 입구를 불법 컨테이너와 함께 클린하우스로 막아 놔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 게다가 가림막까지 쳐놔 노상 방뇨 장소가 돼 버린 상태다. 정주권 개선은 뒷전이고, 되레 불법 건축물을 10년 넘게 방치하면서 주민들이 머물러 살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 더욱이 이 일대는 지난 2005년 제주에서 가장 오랜 도시계획도로인 가칭 ‘삼도대로(옛 제주극장-남문로터리 구간)’ 노선 계획을 공청회는 물론 주민들의 동의 절차 없이 슬그머니 철회한 바 있다. 당시 주민들은 "수십 년간 상업지역 적용을 받아 토지세, 건물세, 심지어 도시계획세 등 납세의 의무를 충실히 지켜왔는데도, 행정은 재산권 침해에 따른 보상대책도 없이 주민을 기만하고 ‘삼도대로’ 노선을 무산시켜 버렸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제주도는 이번 관덕정 주변 활성화 기본계획 수립을 위해 2016년 7월 지역주민과 관계전문가가 참여하는 T/F를 구성하고, 총 13차례에 걸친 회의를 통해 사업추진 전반에 대한 방향을 설정했다. 지난달 실시설계용역에 들어간데 이어 오는 6월 용역을 완료하면 7월부터 공사를 시작한다. 제주도는 기본계획 가운데 '보행중심의 교통체계개선' 사업에 내년까지 36억 원(국비50%)을 투입해 완료하기로 했다. 주민들은 이에 대해 “문화예술거리 조성이니, 관광객 유치는 수단일 뿐”이라며 “수단이 본질을 위협한다면 주객전도(主客顚倒)나 다름없으며, 사업 추진과정에서 주민들의 정주권이 침해되고 삶을 구경거리로 만드는 식의 도시재생이라면 차라리 안하는 게 낫다”고 지적하고 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2019-01-22 16:12:15신한은행은 베트남 호치민시 최대 화교상권지역인 안동지역에 현지화 특화점포인 안동지점을 신규 개점했다고 19일 밝혔다. 신한은행 최재열 부행장(오른쪽 세번째)이 홍순창 호치민 부총영사(오른쪽 네번째), 휜 티 타오 호치민 5군 인민위원장(오른쪽 다섯번째) 등과 테이프 커팅을 하고있다.
2015-03-19 17:15:55신한은행은 베트남 호치민시 최대 화교상권지역인 안동지역에 현지화 특화점포인 안동지점을 신규 개점했다고 19일 밝혔다. 신한은행 최재열 부행장(오른쪽 세번째)이 홍순창 호치민 부총영사(오른쪽 네번째), 휜 티 타오 호치민 5군 인민위원장(오른쪽 다섯번째) 등과 테이프 커팅을 하고있다. 신한은행은 베트남 호치민시 최대 화교상권지역인 안동지역에 현지화 특화점포인 안동지점을 신규 개점했다고 19일 밝혔다. 호치민시 중심부 남서쪽에 위치한 안동지역은 안동시장, 안동플라자를 중심으로 대형 유통매장, 상가 및 고급레지던스호텔 등이 밀집한 지역으로 유동인구가 많아 순수 베트남 고객을 대상으로 리테일 시장 공략이 가능한 곳이다. 베트남 유일의 한국계 현지법인인 신한베트남은행은 현지은행 및 글로벌은행과의 경쟁 기반 구축을 위해 2011년부터 현지화 영업을 펼쳐 왔다. 금번 개점하는 안동지점은 이러한 은행의 BIZ 모델 확장 전략에 따라 한국계 은행으로는 처음으로 순수 베트남 고객 위주의 영업을 추진한다는 게 신한은행 측의 설명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특히 베트남 리테일 시장을 가장 잘 이해 할 수 있는 현지인을 지점장으로 선임함으로써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리테일 시장 확대 의지와 600여 현지 직원들에 대한 비전을 함께 제시했다"면서 "국내에서 인정받는 신한만의 차별화된 고객서비스와 높은 고객만족 영업을 베트남 시장에도 선보여 '글로벌 리테일'의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신한베트남은행은 금번 안동지점 개점으로 베트남 내 11개의 채널을 보유하게 됐으며, 연내 3개 영업점(하이퐁·타이응웬·팜훙)을 추가개설할 예정이다. gms@fnnews.com 고민서 기자
2015-03-19 09:53:2017일 오후 10시10분께 서울 중구 수표동에 위치한 '화교사옥'에서 화재가 발생, 주민 2명이 숨졌다. 불이 나자 소방 당국은 차량 75대와 인원 338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에 나섰다. 하지만 불길이 세고 건물 일부가 붕괴하는 바람에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숨진 2명은 미처 건물을 빠져나오지 못한 추모(90·여)씨와 전모(81·여)로 확인됐다. 불은 1시간여만인 오후 11시10분께 꺼졌으며, 소방 당국은 이후 오전 1시40분께 굴착기 등 중장비까지 투입해 밤샘 구조 작업을 펼쳐 시신 2구를 발견했다. 한편 건물 안에 있던 박모(64)씨는 팔에 열상을 입고 국립의료원으로 옮겨지고, 김모(78·여)씨 등은 연기를 마셔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귀가하는 등 6명이 다쳤다. 이 불로 2층 440㎡가 모두 탔고 1층 100㎡가 소실됐다. 소방 당국은 1억8000여만원 가량 재산피해가 났을 것으로 추정했다. '화교사옥'은 '중국인들의 건물'이란 뜻으로 지난 1968년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을 위해 지은 목조 슬레이트 건물이다. 현재는 1층에 공구 상가 등 점포 26개, 2층 쪽방촌에는 방 42개가 들어서 있다. 이 건물은 법적으로 중국대사관 소유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노후화돼 화재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소방 당국은 불이 2층에서 시작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onnews@fnnews.com 온라인뉴스팀
2014-02-18 08:20:30하나금융그룹은 지난 10일 서울 을지로 하나금융지주 본사에서 세계 각국에서 근무하는 해외현지 직원들을 초청해 격려하는 '해외현지 직원들과의 건강한 소통' 행사를 가졌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앞줄 가운데)이 해외현지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최근 2025년을 목표로 그룹의 새로운 비전인 '신뢰받고 앞서가는 글로벌 금융그룹'을 발표하는 등 본격적인 글로벌 금융그룹으로의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말 현재 24개국에 127개 네트워크를 운용하고 있다. 중국시장에서는 중국하나은행이 한국계 기업과 현지기업을 대상으로, 중국외환은행은 한국기업을 중심으로 영업 중이다. 하나금융은 인도네시아에서 모두 37개의 점포를 운용 중이다. 특히 현재 인도네시아 현지 당국의 규정에 따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인도네시아 법인에 대한 합병 절차를 진행 중이다. 캐나다 지역의 경우 한국계 교민 중심 영업에서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역영업 활성화, 신용카드 경쟁력 강화, 화교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그룹사·길림은행과의 연계를 통한 화교 대상 마케팅 확대, 상품개발 등에 나서고 있다. 특히 하나금융그룹의 미국 진출과 동시에 미국·캐나다 지역에 대한 포괄적 차원의 연계영업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 8월 인수 승인을 얻은 미국 BNB 은행을 통해 리테일 부문에 강점이 큰 하나은행의 다양한 상품 포트폴리오, 전문화된 시스템 등을 BNB에 접목하고 현지 전문인력을 주축으로 경영진을 구성하고 동반자적 성장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하나금융은 미얀마 지역의 한국기업 노동자를 대상으로 대한 마이크로 파이낸스(소액금융)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기업영업, 수출입 및 송금업무 등을 위한 러시아 현지법인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김영권 기자
2014-01-26 17:46:50【 인천=송동근 기자】 인천은 예로부터 근대사의 여명을 가장 먼저 맞이한 곳으로 대륙의 문물이 한반도에 전해지고, 우리의 문물이 해외로 나가는 관문이었다. 또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그 중심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다한 곳이기도 하다. 오늘날 인천이 동북아 중심도시를 꿈꾸며 갖는 잠재력과 그 가능성은 무한하다. 인천국제공항, 인천항 등을 통한 개방성을 비롯해 중국과 가장 가까운 경제자유구역 및 동북아 물류 비즈니스 인프라, 한반도 신성장 동력 중심지 등의 여건을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송도유원지를 비롯한 작약도, 월미도, 연안부두, 소래포구 등 뛰어난 해양관광자원과 도시 곳곳의 문화유적이 인천의 매력을 한껏 더해준다. 특히 인천시 중구에 자리한 차이나타운은 1883년 인천항 개항 이후 중국인들이 모여 살면서 독특한 문화가 녹아든 '한국 속의 작은 중국'으로 중국을 보다 가깝게 느껴볼 수 있는 곳이다.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도 이름을 올려 연중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 속의 작은 중국, 차이나타운 옛 흔적이 잘 보존된 중국인 점포 주택이 즐비하고 화교인들이 직접 만든 정통 중국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차이나타운 거리는 1884년 청국영사관이 설치되면서 형성되기 시작했다. 당시 지금의 북성동, 선린동 일대를 중심으로 화교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고 중국 산둥반도와 정기적으로 배가 운항되면서 그들의 숫자가 크게 증가했다. 당시 화교들은 중국에서 가져온 식료잡화, 소금, 곡물들을 청관거리라 불리는 이곳에 내다 팔았고 우리의 사금 등을 사들여 상권을 점차 넓혀갔다. 청관거리에는 유명 요릿집과 무역상들이 대거 자리를 잡으면서 인천 최대의 상권으로 발전해 오늘날 1만여명이 북적이는 작은 중국으로 발전하게 된 것. 현재 차이나타운 특구 내에는 정통 중국음식점은 물론 잡화특산품점, 음식재료점 등이 길게 늘어서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이곳에서 만날 수 있는 주요 볼거리는 삼국지 벽화거리, 패루(牌樓·중국식 전통대문), 청·일조계지 경계계단, 한중문화관, 짜장면박물관, 중국식 점포 등을 꼽을 수 있다. 먼저 인천역에서 패루를 지나 언덕을 조금 오르면 차이나타운 중심거리에 이르게 된다. 1884년 청국조계가 조성되면서 만들어진 이 거리에서는 120년이 지난 지금도 치파오(중국 전통의상)를 입은 화교 상인들과 최근 새로 지은 중국식 근대건축물, 중국을 상징하는 붉은 색의 간판, 홍등을 만나볼 수 있다. 아울러 차이나타운의 대표음식인 짜장면과 월병, 공갈빵, 중국차 등도 맛볼 수 있어 나들이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인천 차이나타운 삼국지 벽화거리 ■문화예술이 융합된 아름다움, 패루 차이나타운에서 가장 눈에 띄는 패루는 중국 웨이하이시가 기증한 차이나타운의 대표적 상징물로 마을 입구나 대로를 가로질러 세운 탑 모양의 중국식 전통대문이다. 정교하면서도 아름다운 건축장식과 문화예술이 하나로 융합된 상징성이 매우 인상적이다. 현재 차이나타운 내에는 중화가(中華街), 선린문(善隣門), 인화문(仁華門) 등 모두 3개의 패루가 있다. 차이나타운 최고의 먹을거리는 단연 짜장면이다. 국내 첫 짜장면집으로 알려진 '공화춘(共和春)'은 1908년 무렵 지어진 중국음식점으로 중국 산둥지방의 장인이 직접 지었다는 중정형의 식당이다. 외부는 벽돌로 마감하고 내부는 중국 특유의 다양한 문양과 붉은색의 화려함으로 장식했다. 처음에는 무역상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는 곳으로 이용되다 중화요리가 대중적인 인기를 끌면서 대형 연회장을 갖춘 유명 음식점으로 그 명성을 날렸다. 현재는 중구청이 건물을 매입한 후 건물을 개·보수해 화교의 생활사, 짜장면의 역사, 조리법 등을 소개하는 전시공간 및 짜장면 박물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인천시 기념물 제51호로 지정된 청·일 조계지 경계계단은 1883년 설정된 일본조계와 1884년 마련된 청국조계와의 경계를 나타내는 계단으로 자유공원과 이어져 있다. 중앙에는 돌계단을 놓고 계단 양쪽으로는 조경 공간을 두었다. 자유공원 서남쪽 가파른 언덕에 위치한 이 계단을 중심으로 청국과 일본 건물들이 확연히 다르게 배치돼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계단 위쪽에는 중국 칭다오시에서 기증한 공자상이 세워져 있어 사진 찍기에 좋다. ■대표적 볼거리 '삼국지 벽화거리' 한중문화관은 인천 차이나타운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05년 인천 중구에서 건립한 곳으로 주말이면 다양한 공연과 한국인을 위한 중국어교실, 중국인을 위한 한국어교실 등이 진행된다. 무료 영화상영 및 각종 기획전도 수시로 열려 양국 문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곳으로 제격이다. 한·중 교류의 흐름은 물론 중국의 역사, 문화, 생활상 등을 알아볼 수 있어 아이들과 함께라면 한번쯤 들러볼 만하다. 이어 만나게 되는 '삼국지 벽화거리'는 차이나타운에서 대표적인 볼거리 중 하나다. 삼국지 속 유비, 관우, 장비, 제갈공명 등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150m 길이의 대형벽화가 길게 펼쳐져 눈길을 사로잡는다. 후한 말의 역사적 사실을 고사성어와 그림으로 표현한 과거로의 시간여행이 그만이다. 중국식 사당인 의선당(義善堂)에도 꼭 들러보자. 의선당이 세워진 시기는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지만 중국인들의 교화 기관으로 지금의 사원 역할을 했다고 보면 틀리지 않다. 이름 그대로 '의(義)를 지키고 착하게(善) 살자'는 뜻으로 부처, 관음보살, 관운장 등의 동상이 놓여 있다. 중국식 정원인 한중원(韓中園)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이곳은 중국 4대 정원 중 쑤저우시에 있는 졸정원과 유원을 모티브로 설정해 만들었다는 아담한 정원으로 중국 문화와 정취를 한껏 느껴볼 수 있다. 한쪽 벽면에는 '날아가는 기러기를 보고 고향을 그리워한다'는 두보의 시 '귀안(歸雁)'이 새겨져있어 여행객의 발길을 잠시 멈춰 서게 한다. dksong@fnnews.com
2013-08-02 03:23: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