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재준 경기 수원시장이 4일 발생한 화재사고와 관련해 유족에게 긴급 지원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시장은 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아픈 소식이다. 어제 이른 아침 권선구 한 건물 3층에서 발생한 화재로 90대 할머니 한 분께서 유명을 달리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화마는 30여 분 만에 사그라 들었지만 네 식구의 안식처가 온통 검게 타들어 가는 것을 막을 순 없었다"며 "우리 시는 소식을 접한 즉시 유족이 머물 임시거주시설을 마련했고 응급구호세트 등 생필품도 긴급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분들의 망연자실에 위로가 될 리 만무할리언정 온전한 일상을 회복하실 때까지 정성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화성서부경찰서와 경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30분쯤 수원시 권선구 3층짜리 상가 건물 3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해당 층에 거주하고 있던 30대 손자 B씨는 90대 할머니 A씨를 안고 안방 창문을 통해 건물에 붙은 2층 높이의 패널 지붕 위로 뛰어내렸다. 지붕 위로 떨어진 할머니는 의식 저하 상태로 구조됐으며, B씨는 상반신에 2도 화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두 사람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고령의 A씨는 이날 정오쯤 결국 숨졌다. 특히 구조 과정에서 A씨가 한 번 더 땅에 떨어지는 사고도 있었다. 소방대원들이 A씨를 들것에 옮긴 뒤 2층 높이의 패널 지붕에서 사다리를 놓고 내리려는 과정에서 몸을 들것에 고정하지 않아 중심을 잃고 땅으로 떨어진 것. 이웃 주민들에 의하면 최근까지 직장을 다녔던 B씨는 고령으로 인해 인지기능이 떨어지고 거동이 힘들어진 A씨를 보살피기 위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불이 났을 당시에도 B씨는 할머니와 같은 방에 머무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현재 서울 영등포의 한 화상 전문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경찰과 소방은 화재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구조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9-05 14:34:22[파이낸셜뉴스] 남미 칠레 중부를 집어삼킨 화마로 인명피해가 커지고 있다. 현재도 소방관들은 화마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칠레 중부 비냐델마르 지역에 대규모 화재가 발생해 현재까지 100명이 사망하고 370명이 실종됐다. 또 3000여채의 가옥이 파괴된 것으로 전해졌다. 1931년 설립된 칠레 관광명소 비냐델마르 식물원은 90% 이상이 소실됐다.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은 전날 대통령궁에서 발표한 TV 연설에서 “비극의 상황을 감안할 때 희생자 수는 증가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8000헥타르의 숲과 도시 지역을 불태운 칠레 중부 산불은 비정상적으로 높은 기온, 낮은 습도, 높은 풍속으로 통제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또 “5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2010년 2월의 규모 8.8 대지진 쓰나미 때 이후 가장 큰 비극”이라고 전했다. WSJ 등 관련 보도에 따르면 산불은 중부 발파라이소주에서 지난 2일 오후 페뉴엘라 호수 보호구역 인근에서 처음 신고가 접수됐다. 이후 기록적인 고온건조한 날씨, 강풍 등으로 빠르게 산불은 확산됐다. 피해 지역은 칠레 대표적 휴양지인 비냐델마르를 비롯해 킬푸에, 비야알레마나, 리마셰 등에 집중됐다. 한편 화재 원인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방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보리치 대통령은 “누군가 의도적으로 불을 냈을 것이라는 데 당국이 조사 중”이라고 알렸다. 칠레는 희생자 추모를 위해 5∼6일을 국가 애도기간으로 정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2-05 09:06:26[파이낸셜뉴스] 성탄절 새벽, 화마가 덮친 집에서 딸들을 살리고 숨진 30대 남성의 빈소에는 고인을 애도하는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지난 26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한 병원에는 전날 도봉구 방학동 아파트에 난 불로 사망한 박모씨(33)의 빈소가 마련됐다. "법 없이도 살 아이" 눈물 보인 큰아버지 빈소 앞에는 유가족 이름으로 "사랑하는 ○○! 짧은 생 멋있게 살다 간다"라고 적힌 조화가 놓여있었다. 자신을 고인의 큰아버지라고 밝힌 유가족은 "어제 (사고 소식을 듣고)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가장 예뻐하던 조카였는데…"라며 말끝을 흐리다 끝내 눈물을 보였다. 그는 박씨에 대해 "재작년에 약사가 됐다. 늘 솔선수범하고 남을 돕고 정말 법 없이도 살 아이였다"라고 회상했다. 박씨는 모 대학 약학과 출신으로 약사로 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와 대학 선후배 사이라는 한 조문객은 "책임감 강하고 학교 다닐 때 뭐든지 늘 열심히 했던 후배"라며 고인을 추모했다. 풍물패 동아리에서 함께 활동했다는 한 친구는 "학생회장도 하고 동아리에서도 회장·부회장을 맡았었다. 너무 좋은 동생이고 친구였다"라고 전했다. 교회 장로는 "딸 정말 잘 챙기도 아빠였다" 박씨 가족이 평소 다니던 교회의 장로라고 밝힌 조문객은 "고인이 딸들을 정말 잘 챙기던 아빠였는데 남겨진 두 딸이 제일 안타깝다"라며 울먹였다. 그는 "늘 과묵하고 청년들을 잘 챙겨주던 좋은 형이었다. 배우자도 정말 착하신 분이라 늘 모두에게 모범이 되는 신앙인이었다"라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고인은 전날 화재가 난 아파트 4층에서 아내 정모씨(34)와 두 살배기·7개월짜리 딸과 함께 살다 변을 당했다. 박씨는 아래층인 301호에서 시작된 불이 순식간에 위로 번지자 재활용 포대 위로 큰딸을 던진 뒤 둘째 딸을 이불에 싸 안고 발코니에서 뛰어내렸다. 포대 위가 아닌 바닥에 떨어져 머리를 크게 다친 박씨는 심정지 상태로 인근 병원에 옮겨졌지만 결국 숨을 거뒀다. 이날 부검 결과 사인은 '추락사'로 추정됐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가 4층에서 지상으로 떨어지는 과정에서 받은 둔력에 의해 손상을 입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두 딸과 박씨를 따라 뛰어내린 정씨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아파트 다른 동에 살던 박씨 부부는 6개월 전 더 큰 넓은 집을 찾다 이곳에 전세를 얻어 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모님 먼저 대피시키고 숨진 '또다른 사망자' 임모씨 빈소도 한편 서울 노원구에 있는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에는 또 다른 사망자 임모씨(37)의 빈소가 하루 먼저 차려졌다. 임씨는 10층 거주자로, 화재 사실을 가장 먼저 119에 신고했다. 부모님과 남동생을 먼저 대피시킨 임씨는 가장 마지막으로 집에서 나와 화재를 피하려고 했으나 11층 계단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고 결국 숨졌다. 임씨의 사인은 '연기 흡입으로 인한 화재사'로 추정된다. 이번 화재로 박씨와 임씨 2명이 숨지고 30명이 부상을 입었다. 화재가 발생한 세대는 전소됐고, 일부 층 베란다 등이 소실돼 총 1억980만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경찰은 소방 당국·한국전기안전공사와 합동감식을 통해 화재가 사람의 부주의로 인한 실화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고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불이 처음 난 곳으로 추정되는 301호 작은방에서는 담배꽁초와 라이터가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 증거물을 화재 원인 규명의 결정적 단서로 보고 전날 사고와의 관련성을 확인하는 한편 그 외의 화재 원인 등 여러 가능성도 열어두고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12-27 06:53:30[파이낸셜뉴스] 사상 최악의 산불 사태로 잿더미가 된 하와이 마우이섬 라하이나 지역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빨간 지붕집은 합성사진으로 오해를 받을만큼 화제가 됐다. 22일(현지시각) 미국 LA타임스와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이 집의 소유주인 트 밀리킨과 도라 애트워터 밀리킨 부부는 매사추세츠로 여행을 간 지난 8일 화재 소식을 들었다. 부부는 이웃으로부터 동네 전체가 불에 탈 가능성이 있다고 들었지만, 마우이섬 상공에서 촬영한 사진을 통해 화재 피해 없이 멀쩡한 자신들의 집을 보고는 “마치 포토샵을 한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 집은 100년된 목조주택이었지만 2년 전 이들 부부가 집을 매입하면서 아스팔트 지붕을 금속 소재 지붕으로 고치고 흰개미를 피하기 위해 나무와 초목을 베어버리고, 강돌을 1미터 두께로 쌓아 집 주변을 빙 둘러쌌다. 이는 방화 조치는 아니었지만, 자연스럽게 화재를 피하는 조건이 된 것으로 보인다. 돌은 불에 타지 않는 불연재이기 때문에 주변에서 다가오던 불길이 밀리킨의 집터로 진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스탠포드 목재 환경 연구소의 기후 및 에너지 정책 프로그램 책임자 마이클 와라는 “화재에 충분히 대비한 집이라도 옆집이 불에 타면 불이 붙을 수 있다”면서 “조경을 제거하고 집 주변에 바위나 화강암 길을 설치하면 불길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내인 도라 밀리킨은 “불붙은 나무 조각들이 날아다니며 지붕에 부딪혔는데, 아스팔트 지붕이나 집 주변에 초목이 있었다면 불이 옮겨붙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라하이나 화재의 경우, 강풍을 타고 나무 조각 등이 날아다니다 주택 근처 가연성 물질에 불을 옮겨붙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라 밀리킨은 또 이웃 주택과 일정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고, 집이 바다, 도로, 공원으로 둘러싸여 있는 것도 화재를 막아주는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스프링클러가 화재를 막았을 것으로 추측했지만, 화재 발생 당시 이미 전력이 차단돼 스프링클러는 작동하지 않았다고 한다. 부부는 화마를 면했지만 오히려 죄책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부부는 “생존자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자원을 우리가 차지하게 될까봐 라하이나에 돌아가지 않고 있다”며 “돌아갈 수 있게 된다면 우리 집을 지역 재건을 위한 커뮤니티 허브로 사용하고 싶다”고 밝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8-23 17:10:28[파이낸셜뉴스] 100여명의 사망자를 낸 하와이 산불로 주택가가 대부분 전소된 가운데 기적적으로 화마를 피한 집 한 채의 모습이 공개됐다. "하와이 산불에서 살아남은 레드하우스" SNS 확산 1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곳곳에는 "하와이 산불에서 살아남은 레드하우스"라는 제목으로 한 장의 사진이 확산했다. 이는 화마가 덮친 하와이 마우이섬의 한 주택가를 상공에서 촬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을 보면 전부 하얗게 재만 남은 주택가 정중앙에 빨간 지붕과 하얀색 외벽이 그대로 보존된 집 한 채가 보인다. 화마로 주변은 전부 폐허 수준이 됐지만 이 집만 유일하게 살아남은 것이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모형처럼 보인다", "실낱같은 희망 아닌가", "그을린 자국조차 안 보인다니, 기적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해당 주택이 불타지 않은 구체적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현지 언론은 건축 방식에 비밀이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집주인 "다른 집과 달리 콘크리트 벽으로 만들었다" 집주인인 패티 타무라(67)는 “이 지역 대다수의 집들이 나무로 지어졌지만 우리 집은 두꺼운 콘크리트 벽으로 만들어졌다”라며 “과거 할아버지는 나무가 건조돼 썩는 것과 벌레로부터 견디도록 시멘트를 사용했다. 그의 건축 기술 덕분에 이 집이 살아남았다고 믿고 있다”라고 했다. 한편 하와이 산불 참사로 인한 사망자는 지금까지 111명으로 집계됐다. 실종자가 1000명을 훌쩍 넘긴 상황이라 인명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시신 훼손 정도가 심한 탓에 신원 확인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피해 면적은 최소 2170에이커(약 8.78㎢)로 추산된다. 서울 여의도(약 2.9㎢)의 약 3배가 며칠 만에 숯더미로 변한 것이다. 피해가 가장 심한 라하이나 지역의 재건 비용만 최소 55억2000만달러(약 7조3500억원)로 추산된다고 마우이 당국은 밝혔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8-18 20:24:33강원특별자치도 강릉의 한 야산에 지난 4월 발생한 대형산불로 숯처럼 변한 검은 나무가 앙상하게 남아 있다. 화마에 불탄 고목 옆에 새 희망을 보여주는 초록빛 생명이 함께 솟아나고 있다. 창간 23주년(6월 23일)을 맞는 파이낸셜뉴스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주역이 되는 MZ세대(20·30대)의 역동성이 침체에 빠진 한국 사회에 활력을 주길 기대한다. 사진=김범석 기자
2023-06-21 18:31:48[파이낸셜뉴스]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 일대를 휘감은 것은 '행복' 대신 거대한 '불길과 연기'였다. 이날 오전 6시 27분께 구룡마을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는 좁은 길이 실핏줄처럼 이어진 마을 중턱 4구역에서 거대한 연기를 만들어냈다. 코를 찌르는 매캐한 냄새도 사방에서 진동했다. 이에 구룡마을 주민 500여명은 긴급 대피했다. 화재 진압에 나선 소방관들은 방화복이 검게 그을리는 줄도 모른 채 진압에 열중했다. 고생 끝에 화재가 완전히 진압된 것은 이날 11시 46분께였다. 4구역 주택 96세대 중 60세대가 소실되고 이재민 60여명이 발생했다. 그렇게 지난해 8월 기록적 폭우로 수해 피해를 본 구룡마을 주민들은 설을 앞두고 다시 한번 화마로 터전을 잃는 아픔을 겪게 됐다. ■조기 발견, 인명피해 없어 이날 화재로 이재민이 된 주민들은 망연자실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 채 마을 회관에 앉아 몸을 녹이고 있었다. 더구나 급한 마음으로 집에서 뛰쳐나온 주민들은 내복 차림에 슬리퍼를 신은 모습이었다. 구룡마을 4구역에 거주하던 70대 신모씨는 "내 몸 하나라도 건져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눈물을 훔쳤다. 최초 신고자 중 한 명이라는 신씨는 당시 긴박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새벽 6시 20분께 화장실이 가고 싶어 눈을 떴는데, 형광등과 김치냉장고에서 평소에 보이지 않던 불빛이 보이자 불안한 느낌이 들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집 문을 열었다고 한다. 목격한 장면에 대해 신씨는 "반대편 지붕에서 큰 나무처럼 불이 확 하고 올라오는 게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내복 바람에 슬리퍼를 신고 나와 온 동네방네 집을 두드리며 "불이야"하고 소리를 질렀다. 얼마나 소리를 질렀을까, 불이 점점 번져 도망가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다. 소방에 신고한 뒤 신씨는 짐을 챙기러 집으로 다시 들어갔다. 겉옷을 챙겨 입고 배낭에 짐을 챙기려 했으나 긴박한 마음에 빈 배낭만 메고 밖으로 도망쳤다. 구룡마을 4구역에서 40년 동안 살았다는 70대 조모씨는 "소란스러운 소리에 슬리퍼만 신고 나왔다"며 "너무 황망한 마음이다"라고 토로했다. 조씨는 놀란 마음에 "그저 앉아있고 싶다"고 하다가 아들의 부축을 받고서야 차로 인근 호텔에 갔다. 다행히 이날 화재 초기에 발견됐고 신고 5분 만에 도착한 소방이 적극적으로 대응한 덕분에 인명피해는 없었다. 부상을 입거나 연기를 마셔서 병원으로 이송된 주민도 0명. 구룡마을에 사는 666가구 주민 대부분은 60세를 넘은 고령층이다. 조금이라도 지체됐다면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었다. ■시설 노후화가 화재 키워 이날 화재를 키운 원인으로 쉽게 타는 합판과 비닐 등 가연성 소재로 지어진 낡은 판잣집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환경이 꼽힌다. 집 겉에는 보온을 위해서 이른바 '뽁뽁이'라고 불리는 비닐이 겹겹이 붙어있고 스티로폼을 둘러 넣은 경우가 많았다. 내장재도 이른바 '떡솜'으로 불리는 솜뭉치가 차 있다. 화재가 발생할 경우 불이 쉽게 붙고 번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 주민 김재완씨는 "낡은 집, 전선 피복도 벗겨지는 등 시설 노후화로 불이 점점 더 잦아지고 있다"며 "재개발 이슈 등도 엮어있어 당장의 문제 해결이 어렵고, 여름엔 수해, 겨울엔 대형 화재가 반복되며 주민들이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화마를 피했지만 다른 구룡마을 주민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구룡마을 주택 및 시설 구조가 대부분 비슷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불이 옮겨붙었다면 삽시간에 마을 전체로 번졌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들 역시 오전 내내 불안에 떨어야 했다. 4구역과 떨어진 곳에 사는 70대 주민 김모씨는 "새벽부터 큰 소리에 잠을 깼다. 이후 불안한 마음에 집에 있지를 못하겠다"라며 "여름엔 물난리난거 이제 겨우 복구했는데 겨울엔 불난리"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화재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소방과 경찰은 조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한다는 계획이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3-01-20 15:28:02【파이낸셜뉴스 강원=서정욱 기자】 강원도관광재단(대표이사 강옥희, 이하 재단)이 2022년 신사업으로 강원 야생화 군락지 관광자원화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17일 밝혔다. 17일 강원도 관광재단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야생화 인증 챌린지 ‘야생화 게임-야생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강원도를 방문한 여행객들이 자발적으로 강원도의 야생화 군락지를 찾고 이를 홍보하게 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재단은 지난해 빅데이터 수집을 통해 인제 곰배령 초입에 위치한 설피마을의 5월 방문객수가 전월 대비 277% 증가한 점을 들어 관광객 증가의 주요 원인을 봄철 트레킹과 야생화 출사로 분석했다. 아울러 올해는 알려지지 않은 야생화 군락지를 발굴, 위드 코로나 시대에 적합한 야외체험 위주의 안전 개별여행 콘텐츠를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최근 산불로 피해를 입은 삼척, 동해, 영월 지역의 화마 속에서도 꿋꿋이 피어난 야생화 여행을 통해 재해지역의 관광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 syi23@fnnews.com 서정욱 기자
2022-03-18 06:21:57[파이낸셜뉴스]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가 지난 주말 화재로 큰 피해가 발생한 영덕시장을 찾아 구호 활동을 펼쳤다. 희망브리지는 피해 현장을 신속하게 지원하기 위해 지난 5일 임직원들을 경북 영덕군 영덕시장으로 급파했다. ‘화재수습 비상대책본부’와 협의해 생수 1600병, KF-94 마스크 1만장, 손소독제 500점 등 구호 물품을 출고했다. 또 이동식 화장실을 지원하는 방안도 영덕군과 협의 중이며 피해 복구를 위한 성금 접수처를 영덕군청에 개소하는 등 다각도로 피해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장을 찾은 희망브리지 김정희 사무총장은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들지만, 명절을 앞두고 모든 것이 잿더미로 변한 영덕시장을 도와달라”며 “추석을 앞두고 사둔 물품들이 모조리 소실돼 피해가 너무 크고 참담하다. 시장을 둘러싼 작은 점포 상인들도 자다가 화마가 코앞까지 번져 아직도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현장 팀은 이후에도 현장에 상주하면서 피해 상인과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추가 지원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한편 영덕시장은 지난 4일 발생한 화재로 전체 점포 225곳 중 48곳이 완전히 불탔고, 31곳은 유리창이 깨지고 그을리는 등 총 79개 점포에서 피해가 났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비축해 놓은 많은 상품이 불에 타 피해가 더 컸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1-09-06 15:28:53불타오르는 산과 들. 거대한 화마로 둘러싸인 화재의 현장. 오랜 기간 동안 미국 서부의 산맥과 깊은 숲을 모두 삼켜버린 산불은 도저히 잡힐 기미가 보이지 않고 오히려 불길과 싸우는 소방관들마저 잡아먹을 기세다. 그 속에서 바람의 방향을 읽고 화재 진압 현장을 진두지휘하던 소방관 한나(안젤리나 졸리·사진)는 불길 속에서 길을 잃은 소년들을 구해내지 못하고 자책감에 시달린다. 수년이 지나 어느 시골의 깊은 숲속 화재 감시탑에서 일하게 된 그는 숲속에서 소년 코너(핀 리틀)를 만나게 된다. 코너를 통해 지난날 자신이 구하지 못했던 소년들을 떠올린 한나는 그를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킬러들과 맞선다. 킬러의 추격에 더해 그보다 더 무시무시한 불길을 피해 밤새 도망치고 맞서 싸워나가는 여정을 그린 범죄 스릴러물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은 마이클 코리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 한 작품으로 2019년 '말레피센트2' 이후 안젤리나 졸리의 2년만의 복귀작이다. 최근 영상을 통해 한국 기자들과 만난 졸리는 "살면서 누구나 무너지고 힘든 시기를 겪을텐데 이 영화 촬영 시점에 저 역시 강인하지 못했다. 하지만 연기를 하면서 내 안의 강인함을 찾고 나아갈 힘을 얻었다"며 "주인공이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모습을 통해 관객들도 그러한 치유를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15세 이상 관람가. 박지현 기자
2021-05-10 17:18: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