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김경민 특파원】 전세계적으로 신재생 에너지 투자가 주춤하고 전기차 시장이 불투명해지면서 일본이 대규모 화석연료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이미 미국, 유럽 등의 에너지 관련 기업들도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유지하고 화석연료 투자를 소폭 늘리고 있다. 다만 전세계적으로 탈탄소 흐름은 장기적으로 유지되지만 그 속도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늦춰질 것으로 전망했다. ■재생에너지 아직 멀었다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석유자원개발(JAPEX)은 에너지 수요 변화에 맞춰 기존 계획을 재검토, 2030년까지 화석연료 개발로 4000억엔(약 3조670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이는 앞서 2031년까지 2300억엔을 투자하겠다고 한 2022년 발표의 약 2배 수준이다. JAPEX는 미국 텍사스주에서 셰일 오일을, 노르웨이 북해에서 석유와 가스전을 채굴하고 있다. JAPEX는 그동안 미국에서 하루에 생산되는 1만 5000배럴에 대해 지금까지는 채굴하는 비용에 기여하는 대가로 이익의 일부를 받았다. 앞으로는 셰일 오일의 광구 취득부터 채굴까지 전 과정에 수억달러를 지출할 방침이다. 또 노르웨이 북해에서는 7월 영국 롱보트에너지와 공동 출자하는 노르웨이의 석유·가스 개발회사의 출자 비율을 49.9%에서 100%로 높여 완전 자회사로 만들었다. 이 회사는 7건의 석유·천연가스 프로젝트에 참가하고 있다. 야마시타 미치로 JAPEX 사장은 "향후 5년 정도는 원유 가격이 현재 배럴당 약 80달러에서 오르내릴 것 같지 않다"며 "충분한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재생에너지 개발 분야는 속도 조절에 나선다. JAPEX는 원래 재생에너지에 900억엔을 투자한다고 밝혔으나 원자재값 급등과 경쟁 심화로 당분간 소규모 개발만 진행할 예정이다. JAPEX의 이같은 결정은 미국과 유럽에서 전기차(EV) 수요가 정체되고 있는 반면 가솔린 수요는 원유 가격을 지지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6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으로 구성된 OPEC 플러스는 올해 연말까지였던 공동 감산 기한을 내년 말까지 연장했다. ■탈탄소 시대 늦춰지나…석유로 회귀친환경 돌풍이 불었던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화석연료로 회귀하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엑슨 모빌은 지난해 셰일 대기업 '파이어니어 내추럴 리소시즈'를 약 595억달러(약 80조원)에 매수했다. 영국 '셸'은 액화천연가스(LNG) 생산량을 늘리고 2030년까지 석유 생산량을 유지했다. 영국 'BP'는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량을 2019년 수준에서 40% 줄이겠다던 기존 계획에서 2030년까지 25%로 수정했다. 최근 몇 년간 유행처럼 번졌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도 한풀 꺾였다. 세계지속가능한투자연합(GSIA)에 따르면 2022년 세계 ESG 투자액은 2020년 대비 14% 줄어든 30조3000억달러로 2012년 조사 개시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다만 장기적인 탈탄소은 흐름은 여전해 석유의 세계 수요는 2030년 이내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km@fnnews.com
2024-09-02 18:05:58【도쿄=김경민 특파원】 전세계적으로 신재생 에너지 투자가 주춤하고 전기차 시장이 불투명해지면서 일본이 대규모 화석연료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이미 미국, 유럽 등의 에너지 관련 기업들도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유지하고 화석연료 투자를 소폭 늘리고 있다. 다만 전세계적으로 탈탄소는 흐름은 장기적으로 유지되지만 그 속도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늦춰질 것으로 전망했다. 재생에너지 아직 멀었다, "묻고 더블로"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석유자원개발(JAPEX)은 에너지 수요 변화에 맞춰 기존 계획을 재검토, 2030년까지 화석연료 개발로 4000억엔(약 3조670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이는 앞서 2031년까지 2300억엔을 투자하겠다고 한 2022년 발표의 약 2배 수준이다. JAPEX는 미국 텍사스주에서 셰일 오일을, 노르웨이 북해에서 석유와 가스전을 채굴하고 있다. JAPEX는 그동안 미국에서 하루에 생산되는 1만 5000배럴에 대해 지금까지는 채굴하는 비용에 기여하는 대가로 이익의 일부를 받았다. 앞으로는 셰일 오일의 광구 취득부터 채굴까지 전 과정에 수억달러를 지출할 방침이다. 또 노르웨이 북해에서는 7월 영국 롱보트에너지와 공동 출자하는 노르웨이의 석유·가스 개발회사의 출자 비율을 49.9%에서 100%로 높여 완전 자회사로 만들었다. 이 회사는 7건의 석유·천연가스 프로젝트에 참가하고 있다. 야마시타 미치로 JAPEX 사장은 "향후 5년 정도는 원유 가격이 현재 배럴당 약 80달러에서 오르내릴 것 같지 않다"며 "충분한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재생에너지 개발 분야는 속도 조절에 나선다. JAPEX는 원래 재생에너지에 900억엔을 투자한다고 밝혔으나 원자재값 급등과 경쟁 심화로 당분간 소규모 개발만 진행할 예정이다. JAPEX의 이같은 결정은 미국과 유럽에서 전기차(EV) 수요가 정체되고 있는 반면 가솔린 수요는 원유 가격을 지지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6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으로 구성된 OPEC 플러스는 올해 연말까지였던 공동 감산 기한을 내년 말까지 연장했다. 탈탄소 시대 늦춰지나...석유로 회귀친환경 돌풍이 불었던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화석연료로 회귀하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엑슨 모빌은 지난해 셰일 대기업 '파이어니어 내추럴 리소시즈'를 약 595억달러(약 80조원)에 매수했다. 영국 '셸'은 액화천연가스(LNG) 생산량을 늘리고 2030년까지 석유 생산량을 유지했다. 영국 'BP'는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량을 2019년 수준에서 40% 줄이겠다던 기존 계획에서 2030년까지 25%로 수정했다. 최근 몇 년간 유행처럼 번졌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도 한풀 꺾였다. 세계지속가능한투자연합(GSIA)에 따르면 2022년 세계 ESG 투자액은 2020년 대비 14% 줄어든 30조3000억달러로 2012년 조사 개시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다만 장기적인 탈탄소은 흐름은 여전해 석유의 세계 수요는 2030년 이내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4-09-02 13:47:53[파이낸셜뉴스] 향후 5년간 자동차 산업이 성장할 것이라 확신하는 글로벌 경영진의 비중이 감소한 가운데, 경영진은 특히 화석연료, 희토류 원소, 반도체 등 원자재 및 부품 공급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삼정KPMGS는 1월 31일 전 세계 30개국 1041명의 자동차 및 관련 산업 경영진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담은 ‘24th KPMG 글로벌 자동차 산업 동향’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5년간 자동차 산업이 높은 수익을 내며 성장할 것이라 확신하는 경영진의 비중은 2022년 41%에서 2023년 34%로 감소했다. 일본의 경우 자국의 자동차 산업이 향후 5년간 수익성 높게 성장할 것임을 ‘매우 확신’한다고 대답한 비율이 10%에 그쳤다. 이는 2022년 32%에서 22%p나 떨어진 수치다. 서유럽과 미국 시장 내 경영진도 성장에 대한 확신이 각각 24%, 43%로, 전년 대비 7%p와 5%p 줄었다. 다만, 중국 응답자 중 36%는 자국의 자동차 산업이 향후 5년 간 높은 수익을 내며 성장할 것이라고 ‘매우 확신’ 했는데, 이 수치는 작년 28% 대비 8%p 증가했다.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연간 자동차 판매 목표량을 증가시키며 신에너지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내수 진작 정책을 펼치고 있다. 보고서는 “원가경쟁력을 갖춘 중국산 전기차가 유럽 시장 등에 수출되면서 중국 자동차 산업의 수익성이 오히려 증가할 것이라 기대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중국을 제외한 국가의 자동차 산업 경영진 40% 이상이 화석연료, 희토류 원소, 반도체 등 원자재 및 부품 공급에 대해 ‘매우 우려’하거나 ‘우려하는 편’이라고 답했다. 특히 리튬을 포함해 코발트, 니켈, 기타 배터리 부품 공급에 대해 우려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49%로, 가장 우려되는 분야로 드러났다. 반면, 중국 경영진은 리튬, 코발트, 니켈, 기타 배터리 부품 공급에 대해 ‘매우 우려’하거나 ‘우려하는 편’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28%로 중국 외 국가 대비 현저히 낮게 나타났다. 이는 중국이 원자재를 보유하며 타 국가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 데 기인한다. 전기차 구매 보조금 정책과 관련해, 자동차 산업 경영진은 예년에 비해 더욱 강력한 지지를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에는 75%의 경영진이 소비자에게 전기차 구매 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에 동의한다고 응답했지만, 2023년 조사에서는 84%의 경영진이 동의했다. 특히 고가의 전기차 모델까지 포함해 모든 전기차에 보조금을 시행해야 한다고 응답한 경영진의 비중은 2022년에는 21%에서 2023년 30%로 훨씬 늘었다. 전기차 충전 시장 내 높은 경쟁력을 가진 주체는 전기차 충전 기업(19%), 전력 유틸리티(19%), 테슬라 수퍼차저(17%), 정유 기업∙주유소(17%), 완성차 제조사 또는 컨소시엄(14%), 딜러사(14%)로 대동소이한 결과를 보였으나, 개별 기업으로 보면 테슬라의 비중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주행성능이 자동차 구매 결정 요소로 ‘매우 중요’하다고 응답한 경영진 비중은 38%이며, ‘중요’하다고 응답한 비중은 40%에 달했다. 삼정KPMG 자동차산업 리더 위승훈 부대표는 “이번 조사에서 글로벌 자동차 산업 경영진들이 미래를 위한 중요한 어젠다로 고객경험과 디지털 소비자에 대한 대응, 다양한 시뮬레이션에 입각한 공급망 전략 다각화, 인공지능 및 자율주행 분야 인재 발굴 등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 대상은 CEO(24%)와 C레벨 임원(24%, CEO 제외)이 절반 이상이다. 미국(277명), 서유럽(314명), 중국(154명)을 중심으로 북미, 남미, 동유럽, 인도 및 아세안, 동북아시아(한국, 일본) 등 다양한 지역이 포함됐다. 2022년 기준 연간 매출 규모가 100억 달러(약 13조원) 이상인 기업이 8.5%, 10억 달러~100억 달러(약 1조3000억원~13조원) 기업 22.6%, 5억 달러~10억 달러(약 6,655억~1조3000억원) 기업이 22.9%를 차지했다. 이번 보고서는 삼정KPMG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4-01-31 08:52:25[파이낸셜뉴스] NH투자증권이 1월 31일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해 올해 비화석연료로의 프로젝트 다변화로 외형 성장이 기대된다며 목표주가 3만8000원을 유지했다. 투자의견도 ‘매수’를 유지했다. 전 거래일 종가 기준 삼성엔지니어링 주가는 2만4050원이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7배로, 밸류에이션 매력은 충분”이라며 “지금 같은 부동산 시장 상황이 지속되면 주택 중심 건설사는 비용 이슈가 불거진 것으로 예상돼 삼성엔지니어링을 업종 내 최선호주로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엔지니어링 올해 수주 목표는 12조6000억원, 매출과 영업이익 목표치는 각각 10조원과 8000억원이다. 주요 프로젝트로는 사우디아바리아 아람코 파드힐리(1·4분기, 40억달러), 사우디 SAN6 블루암모니아(상반기, 20억달러), 말레이시아 OPG2(하반기, 15억달러), 사우디 알루자인 PDH·PP(하반기, 20억달러) 등이 포진해있다. 지난해 4·4분기 삼성엔지니어링 매출액은 2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26% 증가한 2699억원을 기록했다. 이 연구원은 “종료 단계 프로젝트에서 정산손익이 화공과 비화공에서 각각 700억원, 150억원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4-01-31 08:22:10[파이낸셜뉴스] - 화석 연료 단계적 퇴출 의무화 놓고 갈등 - "약 200 회의 참여국 가운데 80%가 의무화 요구" EU 대표 - 사모아 대표 "섬나라 사망선고에 서명 안 한다" - 사우디 반대 속에 합의문 문구 갈등으로 폐막 시한 연장 유엔 기후변화 회의 합의문을 놓고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산유국들과 대다수 나라들 간에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서 12일(이하 현지시간) 폐막 예정인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합의문에 '화석연료 단계적 퇴출' 의무화를 포함해야 하는지를 놓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막판 갈등 속에 폐막이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일부 회의 참석자들의 말을 인용해 약 200개 회의 참석국 가운데 80%가 모든 화석연료를 점진적으로 퇴출해야 한다는 의무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초 초안에는 이 의무화가 포함돼 있었으나 지난 주말 사우디가 이번 회의 의장국인 UAE를 압박해 의무화 대신 자발적 참여로 수위를 낮추도록 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11일 공개된 합의문 초안에는 사우디의 입장이 반영됐다. 그러나 바뀐 합의문 초안에 대다수 나라들이 반대하고, 사우디는 강경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막판 진통이 뒤따르고 있다. 회의 참석 외교관들은 사우디가 화석연료 단계적 퇴출 의무화에 반대하는 구심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사우디를 중심으로 이라크, 러시아 같은 석유수출국기구(OPEC)플러스(+) 회원국들이 의무적인 화석연료 퇴출에 반대하고 있다. 봅케 혹스트라 유럽연합(EU) 기후담당 집행위원은 "(합의문이) 더 야심찬 것이 되기를 압도적인 다수 국가들이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혹스트라 집행위원은 이어 "바로 이것이 전세계에서 우리를 지켜보는 이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EU와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그리고 기후변화에 취약한 섬나라 국가들이 화석연료 퇴출이 어떤 식으로든 합의문에 담겨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섬나라들을 대표하는 사모아 자연자원부 장관 톨레술루술루 세트릭 슈스터는 "우리 섬들에 대한 사망선고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지난달 30일 약 2주 일정으로 시작한 COP28을 마무리할 예정이었던 이날 각 협상 대표들은 초반부터 격하게 갈등했다. 갈등이 커지면서 회의는 수시간 정회 뒤 재개돼 밤까지 이어졌다. 미국측 대표인 존 케리 기후특사는 이날 밤 술탄 알-자베르 COP28 의장과 만난 뒤 합의문구 개선을 위해 큰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케리 특사는 "진전이 있었고,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밤새 논의를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우디를 설득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됐다. 각국 대표들은 부지런히 무함마드 빈 살만(MBS) 왕세자 이복형제인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을 찾아 사우디의 입장 번복을 촉구했다. 각국 장관들은 사우디가 이번 회의 의장인 알-자베르를 압박해 합의문의 초점을 화석연료에서 돌리려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우디는 합의문 초안에서 화석연료 단계적 퇴출 의무를 자발적 참여로 바꿔버렸다. 유엔 회의 베테랑인 셰전화 중국 기후변화 사무특사는 이번 COP28이 자신이 참석한 '역대 가장 힘든 COP'라고 말했다. 중국은 이번 회의에서 이전에 비해 화석연료 퇴출 반대 의사가 무뎌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셰 특사는 중국이 원하는 합의문은 '올바른 방향'이면서 "모든 이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라며 두루뭉술한 원칙론만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12-13 03:32:28지구 온난화를 억제하기 위한 초석인 '모든 화석연료 단계적 퇴출' 문구가 유엔 기후변화 회의 합의문 초안에서 삭제됐다. 산유국들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다. 이에 국제 환경단체뿐 아니라 도서국 등 각계에서 거센 비판이 제기됐다. ■초안에서 '단계적 퇴출' 문구 삭제파이낸셜타임스는 11일(이하 현지시간) 중동 산유국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개최된 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8) 기후서밋 합의문 초안에서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phase out)이라는 문구가 빠졌다고 보도했다. 이전에 공유된 버전에는 이 문구가 들어 있었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산유국들이 강하게 반대하면서 초안에는 이를 대신해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석유·석탄·가스의 생산·소비를 줄일 '수 있다'는 완화된 표현이 담겼다. UAE 두바이에서 열리고 있는 COP28은 12일 폐막전 합의문을 발표하게 된다. 약 200개 나라가 이 합의문에 동의해야 한다. 화석연료 생산과 소비를 단계적으로 줄여 2050년에는 이산화탄소(CO2) 배출을 '순 제로'로 만든다는 합의도 실패했다. 합의문 초안에 따르면 각국은 2050년 순 제로 목표에 동참하는 것이 가능하다. 초안은 단계적 퇴출 대신 각국이 선택할 수 있는 8개 방안을 제시했다. 재생가능에너지 생산능력을 2030년까지 지금의 3배로 확대하는 방안, 배출가스 저감장치가 없는 석탄 화력발전소를 신속하게 폐쇄하고 신규허가는 제한하는 방안 등이 있다. 또 대기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저장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비효율적인 화석연료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철폐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UAE가 의장국? 예상된 수순이번 회의에서 기후위기 대응이 크게 후퇴할 것이라는 전망은 이미 파다했다. 사우디가 COP28 의장이자 아부다비 국립석유공사 수장인 술탄 알-자베르를 압박해 합의문에서 화석연료에 관한 조항에 초점이 맞춰지지 않도록 압박했다는 의혹이 협상대표들 사이에서 강하게 제기됐다. 기후위기 대응을 논의하면서 화석연료를 논의 중심에서 제외하는 것은 사실 어불성설이다. 화석연료는 기후변화 최대 유발 요인으로 온실가스 배출의 약 4분의3을 차지한다. 또 주요 석유수출국으로서 의장국을 맡은 UAE는 총회 유치 때부터 기후대응 노력에 진정성이 없거나 총회를 중동 산유국들의 환경훼손 이미지를 세탁할 '그린워싱' 수단으로 삼을 수 있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기후 싱크탱크인 파워시프트아프리카(PSA)의 모하메드 아도우 이사는 "사람들은 이것이 맞는 '요리법'인지 논쟁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적합한 '재료'가 거기 들어 있다는 것"이라며 초안에 대한 옹호 입장을 밝혔다. ■국제 환경단체·도서국 강력 반발그러나 유엔이 초안을 발표하자 유럽연합(EU) 회원국들과 남태평양 등지의 작은 섬나라들이 거칠게 반발했다. 특히 작은 섬나라들은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현재 국토 면적이 눈에 띄게 줄고 있고, 이대로 가면 나라가 사라질 것이라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어 반발이 거셌다. 미국은 강한 실망을 나타냈다. 미 국무부는 화석연료에 관한 언급이 "상당히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세계가 가능한 한 신속하게 화석 연료를 단계적으로 퇴출해야 한다"며 "이 비굴한 초안은 마치 석유수출기구(OPEC)의 요구를 또박또박 받아쓴 것처럼 보인다"고 썼다. 이어 "이번 총회는 완전히 실패 일보 직전"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나쁜 (결과)"라고 평가했다. 합의문 협의에 참여한 유럽연합(EU) 측도 초안이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EU 협상위원이자 아일랜드 환경부 장관인 에이먼 라이언은 "내용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EU가 협상에서 이탈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카리브해와 태평양, 인도양 등에 위치한 도서국들의 모임인 군소도서국가연합(AOSIS) 측은 "우리의 생존이 걸린 문제다. 사망 증명서에 사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에 대한 강력한 약속이 제외된 합의문에는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12-12 18:01:51[파이낸셜뉴스] 지구 온난화를 억제하기 위한 초석인 '모든 화석연료 단계적 퇴출' 문구가 유엔 기후변화 회의 합의문 초안에서 삭제됐다. 산유국들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다. 이에 국제 환경단체뿐 아니라 도서국 등 각계에서 거센 비판이 제기됐다. 초안에서 '단계적 퇴출' 문구 삭제 파이낸셜타임스는 11일(이하 현지시간) 중동 산유국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개최된 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8) 기후서밋 합의문 초안에서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phase out)이라는 문구가 빠졌다고 보도했다. 이전에 공유된 버전에는 이 문구가 들어 있었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산유국들이 강하게 반대하면서 초안에는 이를 대신해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석유·석탄·가스의 생산·소비를 줄일 '수 있다'는 완화된 표현이 담겼다. UAE 두바이에서 열리고 있는 COP28은 12일 폐막전 합의문을 발표하게 된다. 약 200개 나라가 이 합의문에 동의해야 한다. 화석연료 생산과 소비를 단계적으로 줄여 2050년에는 이산화탄소(CO2) 배출을 '순 제로'로 만든다는 합의도 실패했다. 합의문 초안에 따르면 각국은 2050년 순 제로 목표에 동참하는 것이 가능하다. 초안은 단계적 퇴출 대신 각국이 선택할 수 있는 8개 방안을 제시했다. 재생가능에너지 생산능력을 2030년까지 지금의 3배로 확대하는 방안, 배출가스 저감장치가 없는 석탄 화력발전소를 신속하게 폐쇄하고 신규허가는 제한하는 방안 등이 있다. 또 대기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저장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비효율적인 화석연료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철폐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UAE가 의장국? 예상된 수순 이번 회의에서 기후위기 대응이 크게 후퇴할 것이라는 전망은 이미 파다했다. 사우디가 COP28 의장이자 아부다비 국립석유공사 수장인 술탄 알-자베르를 압박해 합의문에서 화석연료에 관한 조항에 초점이 맞춰지지 않도록 압박했다는 의혹이 협상대표들 사이에서 강하게 제기됐다. 기후위기 대응을 논의하면서 화석연료를 논의 중심에서 제외하는 것은 사실 어불성설이다. 화석연료는 기후변화 최대 유발 요인으로 온실가스 배출의 약 4분의3을 차지한다. 또 주요 석유수출국으로서 의장국을 맡은 UAE는 총회 유치 때부터 기후대응 노력에 진정성이 없거나 총회를 중동 산유국들의 환경훼손 이미지를 세탁할 '그린워싱' 수단으로 삼을 수 있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기후 싱크탱크인 파워시프트아프리카(PSA)의 모하메드 아도우 이사는 "사람들은 이것이 맞는 '요리법'인지 논쟁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적합한 '재료'가 거기 들어 있다는 것"이라며 초안에 대한 옹호 입장을 밝혔다. 국제 환경단체·도서국 강력 반발 그러나 유엔이 초안을 발표하자 유럽연합(EU) 회원국들과 남태평양 등지의 작은 섬나라들이 거칠게 반발했다. 특히 작은 섬나라들은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현재 국토 면적이 눈에 띄게 줄고 있고, 이대로 가면 나라가 사라질 것이라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어 반발이 거셌다. 미국은 강한 실망을 나타냈다. 미 국무부는 화석연료에 관한 언급이 "상당히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세계가 가능한 한 신속하게 화석 연료를 단계적으로 퇴출해야 한다"며 "이 비굴한 초안은 마치 석유수출기구(OPEC)의 요구를 또박또박 받아쓴 것처럼 보인다"고 썼다. 이어 "이번 총회는 완전히 실패 일보 직전"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나쁜 (결과)"라고 평가했다. 합의문 협의에 참여한 유럽연합(EU) 측도 초안이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EU 협상위원이자 아일랜드 환경부 장관인 에이먼 라이언은 "내용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EU가 협상에서 이탈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카리브해와 태평양, 인도양 등에 위치한 도서국들의 모임인 군소도서국가연합(AOSIS) 측은 "우리의 생존이 걸린 문제다. 사망 증명서에 사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에 대한 강력한 약속이 제외된 합의문에는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12-12 03:27:52[파이낸셜뉴스] 대형 석유기업 셰브론이 헤스를 530억달러(약 71조3050억원)에 인수하면서 에너지업계의 인수합병(M&A) 바람이 이어지고 있다. 오는 2030년이면 화석연료 소비가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대형 에너지업체들끼리 더 합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셰브론 헤스 530억달러에 인수 23일(현지시간) AP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를 비롯한 외신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상승한 유가 덕에 대형 석유개발업체들이 투자할 곳을 찾고 있고 화석연료 소비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지 않으면서 업체들간 합병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셰브론은 헤스를 530억달러에 인수한다는 내용의 주식 교환 계약을 체결했다. 마이크 워스 셰브론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합병은 높은 수익과 저탄소 배출이라는 목표와 맞는다”고 강조하며 “앞으로 5년동안 헤스는 셰브론의 산유량을 늘리고 현금 유입도 늘려줄 것”이라고 했다. 셰브론이 인수한 헤스의 자산에는 셰일석유 생산지인 미 노스다코타주의 바켄 유전과 시설, 남미 가이아나의 유전도 포함하고 있다. 산유량이 빠르게 늘고 있는 가이아나는 해저석유 생산량이 세계 4위로 순위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엑손모빌과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NC) 같은 개발업체들이 탐을 내고 있다. 국제유가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으로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이 아직 원유 공급 차질로 이어지지 않고 있지만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앞으로 공급에 지장을 주면서 유가를 끌어올릴 변수로 주목하고 있다.. BP·셸, 토탈에너지스·에니 합병 가능성도 제기 FT는 지난 11일 엑손모빌이 미국 텍사스와 뉴멕시코 최대 석유 셰일석유 생산업체인 파이오니어 내추럴 리소시스를 600억달러(약 81조원)에 인수한 것을 포함해 미국의 최대 석유개발업체가 앞으로 수십년을 대비해 원유 매장지 확보에 나서면서 지난 1990년말과 2000년대초 이후 볼 수 없었던 대형 에너지 업체 M&A가 다시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에너지 업체들의 M&A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2030년 이전에 화석연료 수요가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도 나오는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당분간 잦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워스는 최근 FT와의 인터뷰에서 석유 수요는 2030년 이후에도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FT는 애널리스트들이 앞으로 예상되는 매력적인 대형 에너지 기업의 M&A로는 BP와 셸이 될 것으로 보고있다고 전했다. 미국 휴스턴 소재 에너지 자문업체 베리텐의 애널리스트 아르준 무르티는 엑손모빌과 셰브론의 규모가 인수합병을 통해 더 커진 것을 감안하면 BP와 셸이 손을 잡는 것은 매우 타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프랑스의 토탈에너지스와 이탈리아의 에니가 앞으로 합병을 추진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했다. 토탈은 더 이상 국영기업이 아니나 프랑스 정부와 밀접하며 에니는 이탈리아 정부가 지분을 30% 보유하고 있는 것이 통합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무르티는 보고있다. 에네루스의 애널리스트 앤드루 디트마르는 옥시덴탈페트롤리엄과 코노코필립스, 마라톤오일 같은 업체도 합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엑손모빌과 셰브론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3-10-24 11:12:05[파이낸셜뉴스] 러시아가 유엔의 28차 기후변화회의(COP28)를 앞두고 유엔 기후정상회의에서 추진하고 있는 화석연료 점진적 퇴출 방안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제재로 핵심 수출품인 석유와 천연가스 수출이 차질을 빚는 가운데 러시아가 이들 서방국가 주도의 화석연료 퇴출 방안에 반기를 든 것이다. 개발도상국들도 선진국들의 화석연료 감축 방안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러, 서방 주도 감축방안 반대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4일(이하 현지시간) 유엔이 발표한 보고서에서 서방 주도 감축 방안에 대해 반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리는 어느 정도 차별적이거나 또는 특정 에너지원 또는 화석연료 종류를 점진적으로 퇴출하는 그 어떤 계획이나 결과에 대해서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COP28은 다음달 30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서 열린다. 12월 12일까지 계속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세계 최대 산유국인 러시아는 화석연료 점진적 퇴출이 자국 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서방이 주도하는 기후변화회의에 딴죽을 걸겠다는 심산인 것으로도 보인다. 미 에너지부 산하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러시아는 경제제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세계 3위 석유 생산국이다. FT는 유엔이 이날 공개한 '청사진' 보고서에서 러시아가 이같은 입장을 내놨다고 전했다. COP28에 참여하는 180여개국 가운데 현재 80여개국이 지난해 이집트 COP27에서 제안된 화석연료 점진적 퇴출 방안에 찬성하고 있다. 화석연료는 온실가스 배출의 약 75%를 차지한다. 2015년 기후위기를 늦추기 위해 각국이 프랑스 파리에서 모여 합의한 파리협약에 따르면 전세계 각국은 지구 기온 상승을 산업혁명 이전 수준에 비해 2℃ 미만, 이상적으로는 1.5℃ 수준으로 제한해야 한다. 유엔 기후변화정부간패널 과학자들은 이 목표 달성을 위해 온실가스 배출이 2030년에는 2019년 수준에 비해 43% 감소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개도국들, 불만 고조 유엔 청사진 보고서에서는 개도국들의 불만 역시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화를 끝낸 선진국들은 이미 수십년 전에 온실가스 배출이 정점을 찍고 하강하고 있지만 개도국들은 이제 산업화 길을 걷고 있어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려면 선진국들의 경제적 보상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의 기후위기를 만든 주범인 선진국들이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들은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을 제로로 만든다는 선진국들의 목표가 개도국들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개도국들은 이 기준을 적용하려면 자금을 지원해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엔 기후회의 책임자인 사이먼 스틸은 각국 사이에 이견이 있다면서 지구온난화를 제한하는 행동에 따른 고통 분담을 놓고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틸은 아울러 이번 보고서에서는 전세계가 "파리협약 목표 달성 궤도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점이 뚜렷하게 확인됐다고 경고했다. 선진국들도 후퇴 보고서는 이번 COP28에서 각국이 약속한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확실하게 추진하겠다는 다짐을 다시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탄소순제로' 목표에서 유턴하는 등 일부 국가가 이미 목표를 물리기 시작했다. 유엔 보고서는 아울러 기후변화 목표 달성을 위한 궤도로 되돌아가기 위해서는 재생가능에너지 설비 3배 확대, 에너지효율성 향상, 운송관련 배출가스 감축, 개도국들에 대한 재정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엔은 지난달 지금의 관행을 멈춰야 한다면서 그러지 않으면 2100년에는 지구기온이 산업혁명 이전에 비해 2.6℃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10-05 03:01:22[파이낸셜뉴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20일(이하 현지시간) 각국의 미온적인 온실가스 배출 감축 행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해 기준 7조달러(약 9289조원)에 이른 화석연료 보조금 정책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영국은 이날 휘발유·경유 등 내연기관 신차를 더 이상 팔 수 없는 판매 중단 시한을 연기했다. 지옥으로 가는 문 열어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후 야망 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인류가 지옥으로 가는 문을 열었다"면서 "참혹할 정도의 열기가 참혹한 충격을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테흐스는 기후 파국을 막기 위한 대응 강화 방안인 '가속 어젠다'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어젠다에 따르면 더딘 각국의 기후위기 대응 속도를 높이기 위해 우선 전세계 각국의 화석연료 보조금을 철폐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유가 급등에 따른 소비자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유류세 인하 등 보조금으로 지급한 규모가 지난해 7조달러를 찍었다. 날 것의 욕심 버려라 구테흐스는 인류가 그동안 온실가스 배출 감축 여정에서 "발을 질질 끌고, 팔을 비틀며" 더디게 나아갔고 "화석연료를 통해 수십억달러를 챙기려는 날것의 욕심에 파묻혀 있었다"면서 잃어버린 시간을 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전례없는 규모로 클린에너지원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수십년은 (계획에서) 뒤처져 있다"고 말했다. 구테흐스는 선진국들이 가능한 2040년까지는 탄소 순배출 제로, 신흥국들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할 것을 촉구했다. 영, 기후위기 대응 후퇴 그러나 같은 날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기후위기 대응에서 한 발 물러섰다. 수낵 총리는 당초 2030년까지로 설정했던 내연기관 신차 판매 금지 개시 시기를 2035년으로 5년 늦추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도 사전에 정한 전기차 전환 계획에 차질을 빚는다며 반발했지만 수낵은 이를 강행했다. 그는 내연기관 신차 판매 기한 연장과 함께 가정용 가스보일러 판매 금지 시한도 연장했다. 수낵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가계의 에너지 전환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기존 가스보일러 신제품 판매 금지 시한을 늦췄다. 아울러 가스보일러를 전기 히터 등으로 교체하는 사업에 정부 지원금을 50% 증액하기로 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09-21 03:00: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