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남태평양 섬나라 피지에서 43년 만에 개최한 미인선발대회 '미스 유니버스'가 당선자를 번복했다가 배후 논란 끝에 첫 우승자를 최종 우승자로 재선정했다. 주최 측이 준우승자를 우승자로 올려 '미스 유니버스' 당선자를 번복한 가운데 이는 새 당선자가 주최 측과 관련된 부동산기업 대표의 아내인 것으로 드러났다. 논란이 커지면서 결국 우승자는 5일 만에 다시 바뀌었다. 지난 7일(현지시각)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열린 미스 유니버스 피지(MUF) 대회에서 경영대학원생 만시카 프라사드(24)가 우승 왕관을 차지했다. 그러나 주최 측은 대회 이틀 만에 '심각한 원칙 위반'이 있었다며 곧 수정된 결과가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우승자인 프라사드에게는 오는 11월 멕시코에서 열리는 미스 유니버스 월드 대회에 그가 아닌 준우승자 네이딘 로버츠(30)가 참가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로버츠는 모델이자 부동산 개발업자로 알려졌다. 주최 측은 우승자를 번복한 이유로 우승자 선정 투표가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심사위원들이 반발하면서 각종 의혹이 불거졌다. 'MUF' 브랜드를 사용해 티켓 등 라이선스에 막대한 돈을 쏟아부은 부동산 개발회사 '럭스 프로젝트'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MUF는 운영비만 수백만 달러가 드는 큰 사업이라 피지처럼 작은 나라에서 주최할 기업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올해 럭스 프로젝트가 대회 후원 의사를 밝히면서 1981년 이후 처음으로 피지에서 대회가 열렸다. 이후 주최 측은 우승자 번복 이유로 대회 라이선스 소지자도 투표권을 가져야 하는데 이를 계산하지 못한 실수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결정적 투표권을 가진 라이선스 소지자가 로버츠에게 투표해 각각 4표로 동점이었지만 로버츠가 우승자가 된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심사위원 중 한 명인 멀리사 화이트는 "조사를 했더니 럭스 프로젝트가 제이미 매킨타이어라는 호주 사업가와 긴밀히 관련돼 있다는 게 드러났다"며 "매킨타이어와 새 우승자 로버츠는 부부 사이"라고 주장했다. 매킨타이어 측은 "MUF 심사와 관계있다는 주장은 음모론"이라면서도 "라이선스 소지자에게 조언을 하긴 했다"고 인정했다. 결국 논란 끝에 미스 유니버스 피지는 프라사드로 재선정됐다. 그는 지난 6일 이 같은 사실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정말 놀라운 여정이었다. 내가 진짜 미스 유니버스 피지 2024"라고 썼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9-09 19:38:36[파이낸셜뉴스] 최근 한미일 3국간 대북 공조 강화와 특히 한일간 군사협력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군사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북중러의 위협이 사라질 때까지 한미일 3국의 군사·안보 협력체제는 반드시 강화해야 하며, 한반도 유사시 주일 미군 기지와 연결된 일본에 위치한 유엔사 7개 후방 기지의 역할이 매우 크다고 진단하고 있다. 또한 한국과 일본은 유사시 생사를 같이 하는 상황이 됐다는 게 조금은 불편한(?) 진실이라고 짚었다. 이 같은 상황을 살펴본다. ■한반도 유사시 주일 미군 기지의 역할 주일 미군기지는 6·25전쟁(한국전쟁) 때부터 때부터 유사시 한반도에 전력을 투사할 수 있는 발진기지로 역할 해 왔다. 당시 한반도에 출격한 미 전투기 대부분은 주일 미군기지를 거쳐 날아왔으며 미 본토에서 지원된 지상병력과 해군 전력도 일본은 거쳐 한반도에 투입됐다. 지금도 한국의 전시 상황에선 주일미군 기지가 주한미군 기지와 다름없는 중요성을 가진다. 또다시 한반도 유사 상황 발생시 한국이 제대로 싸우려면 일본의 주일 미군기지가 제대로 가동돼야 하며, 반대로 일본의 육해공 기지 사용에 제한을 받게 된다면 한미연합의 전쟁 수행 능력에 결정적 불리함을 가져올 수밖에 없단 얘기다. 미일안보조약 제6조에는 일본의 안보뿐 아니라 극동지역의 국제평화와 안보(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in the Far East)를 위해 미국은 일본에 존재하는 육해공 기지를 사용할 권리를 허가받았다. 안보조약 부관(附款)에는 일본 안보가 아닌 지역 안보를 위해 일본의 미군기지를 사용할 경우 미국은 일본과 사전협의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한반도 컨틴전시(Contingency) 상황에선 주일 미군에 대한 일본의 기지 제공은 미일 동맹의 사전 협의 대상에서 배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한반도 유사시 미군에 대한 일본의 기지 제공이 UN 차원에서 제도화된 것으로도 해석된다. 1950년 6·25전쟁 발발 후 창설된 유엔사는 한반도 유사시 별도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없이 17개 회원국의 전력(戰力)을 즉각 제공받게 된다. 미국을 비롯한 회원국들의 병력과 장비 등 전력이 들어오는 통로가 바로 일본에 위치한 유엔사 후방 기지들이다. 이처럼 일본은 한반도 유사시 후방기지 역할을 유지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리스크를 부담하고 있다. 다만 일본 영토 내에 있는 만큼 후방 기지의 효율적인 운영에 관해 일본이 편의를 제공하지 않으면 적시에 충분한 기능을 받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일본 본토에 있는 유엔사 7개 후방 기지는 주일 미군이 위치한 △요코스카 해군 기지 △요코다 공군 기지 △캠프 자마 육군 기지 △사세보 해군 기지와 오키나와에 있는 △가데나 공군 기지 △화이트비치 해군 기지 △후텐마 해병대 기지 등이다. 요코스카엔 미 핵 추진 항모 로널드 레이건함 등 7함대 소속 이지스 순양함·구축함 10여 척이 상시 배치돼 48시간 내에 한반도에 긴급 출동할 수 있다. ■후방기지 역할에만 머물 수 없는 일본 세계 2차 대전 종전 후 패전국으로서 만신창이가 된 일본 경제를 기사회생시킨 일등 공신은 6·25전쟁이었다. "이것은 일본을 위한 천우신조(天佑神助)다!" 1950년 한국에서 전쟁이 터지자 요시다 시게루(吉田茂) 당시 일본 총리가 무릎을 치며 이렇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중심의 유엔군은 한국전쟁에 투입된 전쟁 물자와 서비스 등을 조달하기 위해 일본을 병참기지로 활용했다. 미군은 전투 중 파괴된 차량의 80%, 무기의 70%를 일본으로 옮겨와 수리했다. 군수물품 생산을 전담한 일본 내 공장도 860곳에 달했다. 일본 경제안정본부 통계에 따르면 한국전쟁 발발 직후 1년 동안 한국전쟁 병참기지 역할을 하며 일본이 누린 경제적 이익은 3억1500만달러에 달했다. 기계·자동차 등 물자 부문에서 2억2200만달러, 기지 공사·병참 수리 등 용역 부문에서 9300만달러의 수익을 거뒀다. 일본은 이후 베트남전에서도 '전쟁 특수'를 맞아 경제 재건에 큰 도움을 받았음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도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각종 무기체계는 고도화를 거듭해 주일 미군 기지들을 수용하고 있는 일본은 한국전쟁 당시와 달리 유사시 중국·북한으로부터 공격받을 위험성은 한국 못지않다. 한반도와 일본 열도간 물리적 거리는 한국전쟁 당시와 변함이 없지만 무기체계의 정밀도·파괴력·사거리의 증대 뿐 아니라 속도에 있어서도 북중러가 개발했거나 개발 중인 마하 5 이상의 극초음속 미사일 등으로 사실상 시공간의 범위는 상대적으로 좁혀져 있다. 전문가들은 한반도 주변 동북아에서 전쟁이 벌어진다면 일본이 후방 병참기지 역할에만 머물게 될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고 분석했다. ■양적 질적으로 더욱 공고화 되는 미일동맹 일본 해상자위대는 보유한 항공모함 형태의 헬기탑재 호위함(DDH) 4척 가운데 최신형인 이즈모함과 가가함 2척에 대해 F-35B를 탑재, 운용할 수 있는 항모화를 추진 중이다. 지난 3월 일본은 가가함의 제1차 특별개조공사를 완료하고 이즈모함도 갑판 내열성 강화 작업을 마친 상태로 수년내 시험과 훈련을 거쳐 본격 운용될 예정이다. 일본은 최종적으로 항모 탑재형 42대의 F-35B와 105대의 F-35A를 포함해 모두 147대를 보유, 미국을 제외한 F-35 최대 운용국이 될 전망이다. 일본은 현재 F-35A를 인도받고 있으며 2024년 말에 첫 번째 F-35B를 인도받을 계획이다. 미국은 지난달 초 중국과 북한의 위협을 방어하기 위한 조치로 주일 전투기 전력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현대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 국방부는 일본 혼슈 북부 아오모리현 미사와 공군기지에 배치된 노후 F-16 전투기 36대를 F-35A 전투기 48대로 교체해 전술 항공기 역량과 전투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미사와 공군기지는 미국이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F-35A를 배치하는 첫 해외 기지가 된다. 아오모리현 미사와 기지는 일본 본섬 최북단에 위치해 유사시 이곳에 F-35A 스텔스 전투기가 대량 배치되면 북한 위협에 대처 가능한 역량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미 국방부는 일본 오키나와현 가데나 공군기지에 배치된 노후한 F-15 C/D 전투기 48대를 최신 F-15EX 전투기 36대로 교체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가데나 기지는 대만과 불과 700km 남짓한 거리에 있어 중국의 대만 침공 시 즉시 대응이 가능한 기지다. 이 같은 조치들은 미일동맹의 군사역량의 질적 강화로 읽혀지며 그 속도 또한 급격한 가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강화되는 한미일 군사안보협력 체제 지난 6월 말 첫 한미일 3국 연례 합동훈련인 제1회 프리덤 엣지 훈련이 열렸다. 7월 하순엔 주일 미해병 항공대(Marine Corps Aviation, USMCA) 기지에서 이륙한 스텔스 전투기 F-35B와 F/A-18 전투기들은 수원공군 기지 등으로 이동해 한국 상공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펼쳤다. 이는 유사시 주일 미해병대 전력이 한반도에 투입될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로 해석된다. 주일 해병대는 일본 곳곳에 10개의 기지가 있으며, 오키나와 캠프 포스터에 사령부를 두고 1만8000명 규모의 정예 병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주한 미군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같은 시기 독일·프랑스·스페인 전투기들이 주일 미 공군기지에 합류해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지난달 28일엔 한미일 3국 안보협력 프레임워크(TSCF) 협력각서(MOC)가 체결됐다. 3국 국방당국이 체결한 이번 첫 MOC는 협정(Agreement)이나 조약(Treaty)은 아니지만 양해각서(MOU)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구체적인 협력 사항에 대한 실질적인 협력근거를 마련했다고 국내외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구체적인 체결 내용의 핵심은 3국 간 △고위급 정책협의 정례화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 △3자 훈련 강화 △국방교류협력 등이다. ■타이완·한반도서 유사시 한미일 연결돼 있어 중국의 입장에서 추구하는 양안의 통일 즉 타이완의 흡수 합병, '하나의 중국 실현'은 명실상부한 절대과제로 간주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중국은 타이완 통일이 단지 장기적인 비전과 계획이 아닌 오늘이라도 실행 가능하다면 결행하고자 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2027년 내외 중국의 타이완통일 실행 예고 시기와 맞물려 북한을 사주해 한반도에서 군사적 상황을 일으키게 할 가능성이 높다는 잇단 분석과 경고를 내놓고 있다.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부족한 재래식 전력과 인적 요소 보충, 미국의 힘을 묶어 놓은 유리한 국면 조성을 위해 북러동맹을 복원하는 한편 한반도에서 군사적 충돌을 촉발할 수 있는 뇌관을 심어 놓는 작업에 한 발을 걸치고 있다는 것이 군사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 집권 13년 차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최근 한국에 대한 호전적 수사를 강화하고 있다. 그는 북한의 핵 능력과 미사일 프로그램의 급속한 진전에 힘입어 북한 헌법에서 평화 통일 목표를 삭제하고, 한국을 괴멸시킬 권리가 있다고 선언했다. 일부 저명한 분석가들은 김정은이 실제로 전쟁 준비를 진지하게 하고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하기 시작했다. 타이완과 한반도에서 군사적 충돌 발생시 선제적으로 주한미군과 한국군뿐 아니라 주일 미군 전력, 일본 자위대 전력을 묶어 놓은 것은 북중러의 전략적 이익에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한반도에서 충돌 발생시 주일미군 동원과 일본 후방기지 가동을 차단하려는 목적으로 북한 또는 중국의 일본 영토 공격이 감행되면 일본 또한 자위권을 발동해 북한과 중국을 상대로 한 원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최근 유력한 군사연구소들의 진단이다. 지난 7일 중국은 30대가 넘는 군용기와 군함들을 동원해 타이완 상공과 수역을 침범했다. 이 같은 일은 1년에 무려 200회가 넘게 벌어지고 있다. 중국은 많을 때는 타이완 상공과 해역에 전투기와 정찰기, 폭격기 등 100~200대의 항공전력과 항공모함과 구축함, 전투함 등 해상 전력을 동원하기도 한다. 최근 중국의 폭격기와 함대 전력을 한국과 일본 부근으로 투사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북중러 등 독재 진영은 군사적 강압과 전형적인 프로파간다적 선전선동술을 동원한 정치적 분열과 갈등 조장, 한미일의 군사협력을 깨려는 전략 전술을 이어가고 있다. ■한일 간 이해 상충문제, 소통·신뢰로 풀어야 한반도 유사시 한국 안보에 대한 미국의 관여는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의 연계를 통해서 전개된다. 미일동맹의 틀에서 일본의 안보적 역할이 증대되면서 지역 분쟁에 대한 미일 협력이 제도화되는 것은 한국 안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평가된다. 하지만 일본의 군사적 역할들이 한국의 이해관계와 상충하는 지점도 존재한다. 헌법 3조에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로 한다'고 규정돼 있다. 한반도 유사시 일본이 북한으로부터 군사적 물리적 타격을 받는 경우,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있어서 우리 헌법상 한국의 영역에 속하는 북한 지역에 자위대가 진입할 가능성은 한일 간에 논쟁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한반도 전시 상황을 가정한 것이지만 제대로 대처할 수 있을지 여부는 평시부터 한미일이 북한 문제를 두고 소통하며 신뢰를 축적했는지에 달려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 대표적 성과는 한미 동맹 강화, 한일 관계 개선, 글로벌 경제 협력 등 다양한 외교적 도전에 대응하며 국제적 입지를 넓히고 있는 것을 꼽을 수 있다. 한국은 북중러에 대응한 한미일의 군사·경제적 협력을 강화하면서도 한편으론 평시 한일 간의 역사 문제나 영토 분쟁 등 민감한 문제를 분리, 접근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군사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우리 국방·외교 정책 당국이 이를 한미일 간의 강력한 대북 공조 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 요인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8-25 19:00:13【파이낸셜뉴스 신안=황태종 기자】전남 신안군이 압해읍 일원에 '위대한 낙서마을(GRAFFITI TOWN)'을 조성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30일 신안군에 따르면 '1섬 1뮤지엄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월드클래스 그라피티 작가인 미국의 존원(JonOne), 스페인의 덜크(Dulk)가 참여한 가운데 '위대한 낙서마을(GRAFFITI TOWN)'을 만들고 있다. 오는 9월에는 포르투갈의 빌스(Vhils)도 참여할 예정이다. 신안군은 육지와의 접근성 등 압해읍이 가진 다양한 매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생기 있고 활력 있는 신안의 관문을 만들고자 청년층을 유입할 수 있는 '그라피티 타운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다. 지난 2023년 신안군과 '그라피티 타운'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후 이번 작품 제작 전반을 담당하는 어반아트브레이크의 장원철 대표는 "이전 국내 곳곳에 그려진 벽화마을은 벽에 그 지역의 상징물 또는 마을의 이미지만을 표현했다면,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그라피티 타운은 세계적인 거장들이 참여해 건물들의 벽 한 면 한 면이 작품인 글로벌한 그라피티 타운이 조성된다는 점에서 완전히 차별적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라피티 타운' 조성의 시작을 알리는 첫 번째 작품은 압해읍을 상징하는 대표적 관공서 건물인 '압해읍사무소'에 조성됐다. 이는 경직된 조직사회의 상징인 공공건물을 배경으로 한 것이어서 의미가 남다르다. 이 작업에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Expedition Expert로 유명한 덜크(Dulk)가 참여했다. 그는 작품 소재를 놓고 1년여 동안 신안군과 협의 끝에 세계자연유산인 신안 갯벌과 그 갯벌 속에서 자생하는 생물들, 한국의 멸종위기 동물에 영감을 얻어 노랑부리저어새, 동박새, 호랑이 등을 벽에 담았다. 덜크는 "자연적인 것과 연관된 작품을 하는데, 신안은 자연환경이 매우 좋은 친환경적인 공간이다. 신안군의 관문인 압해도라는 섬에 그라피티와 스트리트아트를 소개할 수 있는 게 특별하고 감사하다. 이곳을 방문하는 이들이 내 작품을 좋아해 주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두 번째 작품은 미국의 존원(JonOne)이 참여했다. 그는 뉴욕 할렘가 태생으로 17세부터 그라피티를 해왔다. 그러던 중 반도(Bando)라는 프랑스 그라피티 아티스트가 그의 예술가로서의 소질을 알아보고 프랑스 파리로 초청했고, 파리를 방문한 그는 줄곧 파리에서 지내며 예술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 2015년 프랑스 최고 영예인 레지옹 도뇌 문화예술훈장을 수상하는 등 그라피티 아트계에서 독보적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LG 등 세계적인 기업들과 수많은 협업을 통해 예술세계를 확장해 왔고, 국내에서는 가수 윤종신과 앨범 콜레버레이션으로 화제가 된 인물이기도 하다. 존원의 작품이 설치된 곳은 덜크의 작품이 있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지역으로, 특히 신안군에서 신혼부부에게는 1만원에 빌려주는 아파트인 '팰리스파크' 두 개 동의 벽면에 존원만의 생기 넘치는 작품을 선보여 의미를 더했다. 존원은 "신안의 그라피티 마을은 월드클래스가 모여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표현하고, 세계적이고 열정적인 작가들이 그 열정을 신안군과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해 깡촌이고 이름도 몰랐던 섬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또 "내가 거리를 지나다 거리에서 마주한 그림을 보고 세계적 그라피티 아티스트가 된 것처럼 신안의 낙서 벽에 숨겨진 재능을 마음껏 펼침으로써 동양 최초의 세계적 그라피티 아티스트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세 번째 작품은 무더위가 지나가는 9월경 작가의 조형 언어인 드릴로 벽이나 바닥에 단차를 만들어 음영을 주는 작품을 표현하는 포르투갈 출신 빌스(Vhils)가 작업할 예정이다. 신안군은 국내에서 생소한 그라피티 아트의 대중화를 위해 '낙서의 벽'도 조성해 추진할 계획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와서 불법이 아닌 합법적 낙서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할 방침으로, 외설과 욕설은 제한한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지금 당장 보이지는 않지만 신안의 미래라는 큰 퍼즐을 하나하나 조각조각 맞추어 가고 있다. 모든 조각이 맞춰지면 누구도 그려보지 못한 놀라운 그림을 보게 될 것"이라며 "신안군은 세계 문화 예술의 거장들이라면 생전에 근사한 작품 하나는 반드시 남기고 가야 할 곳이 '신안'이라는 목표를 가지게 할 만큼 국내외 문화 예술의 요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안군은 각 섬마다의 색을 지정하고, 이 색을 담아 섬들을 변화시키는 컬러 마케팅으로 이미 국내외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중 안좌도라는 섬은 CNN에서도 '퍼플섬'으로 소개된 유명한 곳이다. 거주민들의 속옷마저도 '보라색'을 입었다 할 정도로섬 전체를 '보라색'으로 물들이고 있으며, 보라색 수종인 라벤더 축제와 버들마편초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도초도는 '코발트블루'로 물들였다. 모든 가옥의 지붕이 파란색으로 덮여져 이를 지켜보는 이의 눈을 밝게 한다. 그리고 파란색 꽃잎이 많은 수국 축제를 연다. 더 이색적인 것은 '팽나무 숲길'이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팽나무들을 10리길에 식재해 이곳을 걷는 이들에게 그늘을 만들어 준다. 이 밖에 임자도는 홍매화를 소재로 '빨강', 장산도는 자작나무를 소재로 한 '화이트', 하의도는 인동귤의 '노란색', 신의도는 올리브의 '연녹색' 등 지속적으로 신안의 섬에 색을 입히고 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4-07-30 13:59:19[파이낸셜뉴스] 에어부산이 여름 휴가철을 맞아 김해와 인천 두 공항에서 필리핀 보라카이(칼리보) 부정기편을 운항한다고 3일 밝혔다. 부산~보라카이 부정기편은 오는 31일부터 8월 17일까지 주 2회, 인천~보라카이 부정기편은 오는 30일부터 8월 20일까지 주 2회 각각 운항한다. 부산~보라카이 부정기편은 요일별로 출도착 시간이 다르다. 수요일 운항편 기준 김해공항에서 오후 10시 출발해 현지에 다음 날 오전 1시 도착하며, 귀국 편은 현지에서 오전 2시 출발해 김해공항에 오전 7시 20분 도착한다. 토요일 운항편의 경우 수요일과 비교해 약 30분 정도 출도착 시간이 이르다. 인천∼보라카이 부정기편은 인천공항에서 오후 7시 15분 출발해 현지 공항에 오후 10시 40분 도착, 귀국편은 현지에서 오후 11시 50분 출발해 인천공항에 다음 날 오전 5시 25분 도착한다. 필리핀 중부에 위치한 보라카이 섬은 동남아 대표 휴양지 중 하나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고운 백사장을 자랑해 세계 3대 해변 중 하나로 불리는 ‘화이트 비치’ 등 유명한 비치가 많다. 스노클링, 카약, 서핑과 같은 다양한 해양 레저 스포츠도 즐길 수 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2024-07-03 10:12:54[파이낸셜뉴스] 발리에서 3일째 되는 날은 평소보다 하루를 빨리 시작했다. 지프를 타고 발리 북부 바투르산 일출 투어와 다양한 액티비티를 하루에 다 돌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액티비티 앱 '클룩'을 통해 이틀 전 예약했고, 이날의 픽업은 새벽 4시였다. 새벽 3시 30분쯤 일어나 준비를 하고, 3시에 나오니 사전에 왓츠앱을 통해 연락했던 기사 '조이(가명)'가 승합차를 주차시켜 놓고 호텔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조이는 굉장히 수다스러운 친구였다. 유럽 관광객에게 들은 서구 세계의 동향, 발리와 한국의 GDP 차이, 자신의 가족 얘기와 꿈 등을 쉼없이 얘기했다. 예를 들어 "이 투어의 이름은 바투르산 '지프' 투어인데 사실 대부분의 차들이 비싼 '지프'사의 지프 트럭이 아니고 일본 회사의 트럭을 개조한 것"이라거나 "발리 말로 고양이는 발음이 돈과 비슷하다(사실 기억이 정확히 나진 않는다)"는 등 시시콜콜한 얘기였다. 조이는 생존 영어가 상당히 능숙했는데 아마도 이런식으로 꾸준히 영어로 소통하며 연습하는 모양이었다. 중간에 잠깐 잠이 들었는데, 눈을 뜨니 지프차로 환승하는 바투르산 초입의 집결지였다. 바투르산 일출 투어.. 자켓은 필수 바투르산은 한국의 한라산과 일견 비슷했다. 화산 활동으로 생성돼 정상에는 칼데라호가 있고, 산의 일부 지역은 검은 현무암 덩어리(블랙라바)로 이뤄져 있다. 승합차에서 내려 지프로 갈아탔다. 지프의 운전 기사는 '위(Wie)'라는 친구였다. 위는 조이와 달리 영어가 능숙하지는 않았다. 개인적으로 위의 첫인상은 영화 '엽문'의 주인공인 홍콩배우 견자단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열대 기후 지역인 발리였지만 지대가 높고 새벽인 탓인지 매우 추웠다. 또 창문 없이 뻥 뚫린 지프라 바람을 막을 방도도 없었다. 출발하기 전 현지 사람이 담요를 살거냐고 물어봤지만 담요의 가격을 듣고는 잠시 고민한 뒤에 거절했다. 하지만 산을 오르는 내내 상당히 추웠기 때문에 이 선택이 약간은 후회됐다. 지프는 깜깜한 어둠 속, 비포장 도로를 약 30분 가량 서서히 나아갔다. 수십, 수백대의 지프가 아주 좁고 울퉁불퉁한 산길을 사고 없이 나아가는 게 신기했다. "스콜성 소나기가 오면 진흙길이 미끄러워 투어가 취소되는 건지" 물어봤는데 위는 "비가 와도 아무 문제 없이 투어가 진행된다"고 해서 놀랐다. 바투르산 중턱에는 이미 수십, 수백대의 지프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춥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해서 지프에서 잠깐 잠이 들었다. 눈을 뜨니 이미 해가 구름을 뚫고 지평선을 넘어 올라오고 있었다. 아침으로 받은 커피(핫초코)와 샌드위치, 초코바를 먹었다. 커플, 가족 등 많은 관광객들이 일출에 맞춰 사진을 찍었다. 일출을 보며 '새해에 다짐했지만 이루지 못한 목표들을 다시 한번 점검해 보자'라거나 '자연의 웅장함에 가슴이 떨린다'거나 하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마흔 즈음까지 살아보니 사실 일출을 봐도 별다른 감흥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에도 이미 베트남 무이네의 화이트 샌듄에서 이미 비슷한 지프투어를 하고 일출을 봤기 때문이다. 태양이 2개가 아니라면 어차피 그때 봤던 그 태양일 것이었다. 여행을 자주 하다 보면 나라가 바뀌어도 관광 상품은 어딜가나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때가 있다. 여행의 감동도 익숙해 지다보면 그 여운이 감명 깊은 책 한 권을 읽었을 때보다 덜할 때도 많다. 위는 수많은 사진을 찍어 줬는데 특히 영상을 멋지게 찍어줬다. 틱톡 등에서 봤던 현란한 스마트폰 무빙을 통해서 마치 1분짜리 짧은 뮤직비디오를 보는 것처럼 생동감 넘치는 영상을 여럿 건질 수 있었다. 일출을 본 뒤, 블랙라바라는 현무암 지형으로 이동했다. 수많은 현무암의 자갈들이 모여 언덕과 산을 이룬 곳이었다. 일부 관광객들은 지프 차를 타고 이동하는 대신 트레킹을 선택해 이곳까지 조깅해 오는 경우도 있었다. 지프 투어를 마치고 이동을 위해 다시 조이가 기다리고 있는 집결지로 내려왔다. 팁을 건네자 위는 매우 고마워하며 한 가지를 부탁했다. 바로 클룩에 리뷰를 남겨 달라는 거였다. 하지만 지금 확인해 보니 이미 한 달이 지나서 리뷰를 남길 수가 없었다. 발리여행 최고 꿀잼, 아융강 래프팅 발리에 오기 전 몇몇 액티비티들 중 하고 싶었던 활동이 몇 가지 있다. 길라왕 섬의 바다거북 스노클링, 발리 북부에서 돌고래 보기, 아융강 래프팅 등이다. 그 중 실제로 했던 활동이 아융강 래프팅이다. 내가 신청한 투어 프로그램은 그라하 어드벤처 래프팅이라는 업체를 이용했다. 구명조끼와 안전모, 노를 받아 들고 트럭을 탄 뒤에 강의 상류로 이동했다. 노란색 노를 다리 사이에 끼고 안전모를 쓰고 트럭을 타고 이동하니 군대 시절 소총과 안전모를 쓰고 해안 경계를 나가는 육공 트럭위에서의 안 좋았던 기억이 잠깐 떠올랐다. 트럭에서 내린 뒤 한동안 산길을 따라 계단을 오르고 내리며 이동해야 했다. 강의 상류에서 간단하게 노를 젓는 법과 안전 설명을 들었다. 미리 스마트폰 방수포를 준비해 가지 못해 현장에서 8000원 정도인가를 주고 목걸이형 핸드폰 보호 비닐을 샀다. 20살 언저리 강원도에서 래프팅을 했던 기억이 있는데 아융강 래프팅은 스케일이 달랐다. 거의 1시간 30분에서 2시간 가까이를 내려오는 긴 코스였다. 중간에 산 절벽을 따라 흐르는 폭포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폭포 안에 들어가 폭포를 온 몸으로 맞으며 더위를 씻어 내렸다. 거대한 자연 속에서 고무 보트를 타고 세계 각지에서 모인 6명 정도의 관광객과 키잡이 1명 등 총 7명이 한 배를 타고 내려갔다. 중간에 간이 휴게소에서 맥주로 목을 축이며 휴식을 취하는 시간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7박 8일 발리 일정 중 가장 흥미로웠던 경험이었다. 자연 속에서 이름 모를 나비를 구경하고, 노를 저어가며 강을 가로질러 내려오는 경험은 그 자체로 힐링이었다. 래프팅을 마치고는 다시 계단을 따라 한동안 등산을 했다. 현지 직원은 거대한 고무 보트의 바람을 빼고 머리에 진 채로 계단을 올라왔는데 '밥 벌이의 고단함에 대해' 잠깐 짠한 생각이 들었다. 특히 남성뿐 아니라 아주머니 한 분도 그 무거운 보트를 지고 20분~30분 가까이 계단을 올랐다. 구명 조끼를 반납하고 현장에서 뷔페식으로 밥을 먹었다. 배가 상당히 고팠기 때문에 미고렝을 한 접시 가득 받아 먹었다. 인솔자였던 직원에게 팁을 건네고 간단하게 샤워를 한 뒤에 다음 일정지로 이동했다. 루왁 커피 농장에서 커피 테이스팅 만약 발리에서 한 달 살기를 했다면 바트르산 일출 투어, 루왁 커피 농장 투어, 아융강 래프팅을 하루씩 하루씩 쪼개서 체험했을 것 같다. 3개의 프로그램을 하루에 모두 체험한다고 해서 비용이 크게 저렴해 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융강 래프팅 투어는 2만5000원 정도인데 바투르산 일출 투어에 이를 추가해도 2만원이 넘게 든다. 사실 '가성비'를 생각하면 여러 투어를 합치는 게 좋지 않지만 발리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지 않았기 때문에 부득이 여러 프로그램을 합쳐 하루에 다 넣었다. 다음 목적지는 루왁 커피 농장이었다. 흔히 사향고양이로 알려진 루왁 커피는 사향고양이가 커피 열매를 먹고 똥으로 배설한 것을 잘 씻어 말린 뒤 만든 커피다. 과거에는 우리에 가둬 놓고 루왁 커피를 생산했다고 하는데 요즘에는 자연 상태의 사향 고양이가 배설한 똥을 농장의 사람들이 수거하는 형태로 바뀌었다고 한다. 하루에 한 마리의 사향고양이가 생산할 수 있는 루왁 커피 원두 양은 5g 정도(정확하진 않다)에 불과하다는 설명을 들었다. 농장을 돌며 아직 수확전의 커피 원두를 보고, 루왁 커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 사향고양이가 배설한 커피 원두는 5차례 이상 깨끗하게 씻은 뒤에 수제로 로스팅 하는 과정을 거친다. 로스팅을 마친뒤 분쇄하고, 포장해 현장에서 판매를 하게 된다. 현장에서는 약 15잔의 커피와 티를 무료로 맛볼 수 있다. 단 루왁 커피는 별도의 비용을 내야 하는데 약 5000원 정도다. 한국의 호텔에서는 이 10배에 달하는 가격에도 판다고 하니 한 번쯤은 시도해 볼만했다. 더불어 루왁 커피를 맛 본 뒤에는 현장에서 루왁커피 원두도 판매하는데 생각해 보니 루왁커피 판매를 위해서도 좋은 루왁 커피를 내렸을 확률이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식가는 아니라서 별로 특별한 맛을 느끼지는 못했다. 이후에도 한 두 잔 정도 더 루왁커피를 맛볼 수 있었는데 그때도 느낌은 비슷했다. 땀어 절은 채로 숙소에 돌아와서 가장 먼저 샤워를 했다. 샤워를 하고 저녁은 우붓 왕궁 근처의 관광객 골목에서 먹었다. '디스 이즈 발리'란 식당으로 현지식 백반인 '나시짬뿌르'를 관광객 상대로 비싸게 파는 곳이었다. 현지식 나시짬부르는 매우 저렴하지만 이 곳은 각각의 메뉴를 개별로 선택하거나, 추천 메뉴를 고르는 식으로 음식을 주문할 수 있었다. 고기, 야채, 소스, 밥 등 모두 맞춤형으로 주문하거나, 추천 조합으로 선택할 수도 있었다. 나는 고기 폭탄 메뉴를 골랐는데 여러 종류의 고기와 단백질을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OBJECT0#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06-27 16:31:38[파이낸셜뉴스] 프리드라이프가 ‘북유럽&알래스카 크루즈 여행’ 상품을 선보인다고 24일 밝혔다. 한국의 무더위를 피해 오는 7~9월 출발하는 프리드라이프의 ‘북유럽&알래스카 크루즈’ 여행은 프리미엄 크루즈와 함께 장엄하게 펼쳐진 자연경관과 다채로운 관광 명소를 두루 둘러볼 수 있어 인기가 높은 상품이다. 북유럽 크루즈 여행은 세계 최대 크루즈 선사 로얄캐리비안의 9만t급 주웰호를 타고 네덜란드와 아이슬란드, 스코틀랜드, 영국, 아일랜드 등 5개국을 여행하는 13박 15일의 일정이다. 코로나 이후 최초 출항으로, 올해에는 7월 28일 단 1회의 항차가 마련됐다. 크루즈에서는 수영장, 클라이밍, 미니 골프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도 제격이며, 저녁마다 웨스트앤드 스타일의 공연이 펼쳐지는 대극장과 카지노, 쇼핑 시설 등 즐길 거리도 가득해 긴 여행 일정을 지루할 틈 없이 채워준다. 프리드라이프 고객에게는 객실에 개별 발코니가 마련돼 있는 ‘발코니 선실’을 제공해, 선실에서 환상적인 경치를 직접 느낄 수 있다. 첫 여행지인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은 ‘운하의 도시’라는 별명답게 반원형으로 이루어진 세 개의 큰 운하로 둘러싸인 구시가지에 관광 명소가 밀집돼 있다. 2010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유서 깊은 관광지이며, 하루 평균 25개의 공연이 열리는 유럽에서 가장 트렌디한 도시 중 하나다. 다채롭고 화려한 자연풍광이 어우러진 섬나라 아이슬란드의 수도이자 최대 도시 레이캬비크에서는 96피트 높이로 떨어지는 이중 폭포인 굴포스 폭포, 끓어오르는 웅덩이인 게이시르 온천, 북미와 유라시아 지각판이 맞닿아 생긴 협곡 싱벨리르까지 아우르는 ‘골든 서클’을 둘러보며 자연의 신비로움을 마음껏 느낄 수 있다. 비틀즈와 축구로 잘 알려진 영국의 문화 수도 리버풀에서는 영국 최대 규모의 대성당과 비틀즈 노래의 배경이 된 페니레인을 비롯해 여러 랜드마크를 둘러볼 수 있다. 알래스카 크루즈 여행은 로얄캐리비안의 오베이션호를 타고 시애틀, 주노, 스캐그웨이 등을 항해하는 8박 10일 일정으로 구성됐다. 크루즈 선상에서 빙하가 펼쳐진 장관을 볼 수 있어 외국에서는 가장 인기 있는 크루즈 여행 코스 중 하나다. 8월 15일, 8월 29일, 9월 5일 세 항차를 진행하며, 오션뷰 객실에서 바다 위 리조트라고 불리는 크루즈만의 호화로운 여행 경험을 만끽할 수 있다. 첫 여행지인 시애틀은 미국 워싱턴 주에 위치한 아름다운 항구 도시다. 이곳에서는 스타벅스 1호점과 세계 최대의 스타벅스 매장인 스타벅스 리져브 앤 테이스팅 룸에서 커피 투어를 즐길 수 있다. 시내 관광과 더불어 바닷물과 호수가 만나는 지점에 세워진 수문과 연어들을 볼 수 있는 하이렘 운하 방문 코스도 있다. 만년설로 뒤덮인 알래스카의 주도인 주노에서는 빙하 옆을 거닐며 경이로운 빙하와 폭포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멘덴홀 빙하 체험이 마련돼 있다. 주노의 북쪽에 위치한 스캐그웨이에서는 1890년대 골드러시 때 물자 조달을 담당했던 ‘화이트 패스&유콘 기차’를 타고 언덕을 달리며 대자연의 품 속으로 빠져드는 색다른 경험도 놓칠 수 없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에 위치한 빅토리아는 그 이름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영국적 색채가 뚜렷한 지역으로 하이라이트 버스 투어를 통해 컬럼비아 박물관, 국회의사당 등의 랜드마크를 감상할 수 있다. 프리드라이프의 크루즈 여행은 분할 납부로 여행 비용의 부담을 낮추고, 성수기와 비성수기의 구분 없이 원하는 여행 시점과 여행지를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매력적인 전환 서비스다. 국적기로 이동하고, 크루즈 전문 인솔자가 전 일정 동행해 크루즈 여행이 처음인 여행객도 편안하고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다. 또한 샌딩팩, 네임택, 선실 목걸이, 슬리퍼, 에코백 등의 여행 물품이 제공되며 여행이 끝난 후 소중한 추억을 간직할 수 있도록 고급 포토 앨범 또는 액자를 제작해준다. 전 기항지 관광에서 팁과 쇼핑을 필수로 진행하지 않아도 돼 불필요한 옵션을 최소화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4-24 09:30:31중국 샤오미가 독일 카메라 업체 라이카와 협업해 만든 전략 스마트폰 ‘샤오미 14 울트라’를 공개했다. 23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는 전날 중국에서 샤오미 14 울트라를 발표했다. 이 제품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 2024 개최를 하루 앞둔 25일 글로벌 출시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샤오미 14 울트라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후면에 네 개의 카메라와 함께 라이카 브랜드 로고를 새긴 카메라 섬이 눈에 띈다. 메인 카메라로는 5000만 화소 소니 LYT-900 센서를 도입했다. 카메라 센서 크기가 1인치로, 조리개값은 f/1.63에서 f/4.0까지 변경 가능하다. 나머지 3개의 카메라는 5000만 화소 소니IMX858 센서를 탑재했다. 광각 카메라는 122도 시야각(FOV)과 조리개값 f/1.8, 망원카메라는 3.2배줌과 조리개값 f/1.8, 또 다른 카메라는 5배 잠망경 줌과 조리개값 f/2.5 등을 지원한다. 전면에는 3200만 화소 카메라를 장착했다. 또한 샤오미도 사진과 관련된 인공지능(AI) 모델이라며 ‘샤오미 AISP’를 도입했다고 했다. 동영상의 경우 전면 카메라가 4K 120fps, 후면 카메라는 8K 30fps를 지원한다. 샤오미 14 울트라는 퀄컴 스냅드래곤8 3세대, 최대 3000니트 밝기의 6.73인치 QH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화면, 최대 16기가바이트(GB) 램과 1테라바이트(TB) 저장 공간, 5300밀리암페어아워(mAh) 배터리, 90W 고속 충전, 80W 무선 충전, IP68 방수방진, 안드로이드 14 기반 하이퍼 OS 등을 채용했다. 중국에서는 양방향 위성 통신 기능도 사용할 수 있으며 프레임에 티타늄 소재를 적용한 티타늄 에디션도 있다. 제품 크기는 161.4 x 75.3 x 9.2mm이며 무게는 가죽 모델은 224.4g, 세라믹 모델은 229.4g이다. 샤오미는 USB-C를 통해 휴대폰에 연결해 카메라 같은 모습과 기능을 연출하는 샤오미 14 울트라용 특별 라이카 프로 키트도 판매할 예정이다. 해당 기기에는 셔터 버튼, 영상 녹화 버튼, 렌즈간 전환, 조리개값, 셔터 등의 설정을 제어할 수 있는 휠이 있다. 샤오미 14 울트라는 블루, 블랙, 화이트 색상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12GB+256GB 6499위안(약 120만원) △16GB+512GB 6999위안(약 129만원) △16GB+1TB 7799위안(약 144만원) △티타늄 에디션 16GB+1TB 8799위안(약 162만원)이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4-02-22 23:00:23얼마 전 한 저녁식사 자리에서 와인 라벨에 강렬한 메두사 그림이 그려져 있는 와인을 꺼내들었습니다. 비뇨블 벨라스((Vignobles Vellas)가 프랑스 랑그독 루시옹(Languedoc-Roussillon) 지방에서 비오니에 100%로 만드는 '메두사 비오니에(Medusa Viognier)' 와인입니다. 동석자들은 비오니에 품종이 주는 우아한 향과 고급스런 맛보다는 라벨 속 메두사 그림에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비뇨블 벨라스 오너인 니콜라스 벨라스가 직접 디자인했다고 알려졌습니다. 메두사 비오니에 와인 맛은 굉장히 좋지만 그림 실력은 별로인 듯 합니다. #1. 누구나 다 아는 그림 속 주인공인 메두사는 그리스 신 고르고네스의 막내딸로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 아테네 신전에서 사랑을 나누다 아테네 여신의 분노를 삽니다. 아테네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온통 뱀으로 변하게 만들고, 메두사는 나중에 프로세우스에게 머리가 잘려 죽게 됩니다. 그러나 그리스 신화 못지않게 유명한, 혹은 더 유명할 수도 있는 메두사는 카라바조가 그린 '메두사(1597년, 60x55, 유채, 우피치미술관)'입니다. 페르세우스에게 목이 잘린 순간을 마치 옆에서 사진 찍듯 잡아낸 그림으로 튀어나올 듯 한 눈동자와 비스듬한 시선, 비명을 지르며 벌어진 입이 압권입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메두사의 부릅뜬 두 눈은 목이 잘린 고통보다는 자신의 지금 상황이 믿을 수 없다는 듯 충격과 분노가 그대로 읽혀집니다. 비명을 지르는 일그러진 입과 잘려진 목에서 쏟아지는 붉은 피는 사건이 방금 일어난 것 같이 생생함을 더 합니다. 특히 메두사의 얼굴이 신화 속 아름다운 여성이 아닌 남성의 얼굴은 보는 사람에게 더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카라바조 자신의 얼굴입니다. 카라바조로 더 잘 알려진 미켈란젤로 메리시 다 카라바조는 20대 중반에 이 한 장의 그림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릅니다. 그러나 불같은 성격이 문제였습니다. 늘 음주와 도박에 빠져 지내고 툭하면 폭행에 연루되곤 했습니다. 그러다 나중에는 살인까지 저지르게 됩니다. 결국 도망자 신세가 되어 시라큐사, 시칠리아, 몰타 등을 떠돌아다니며 그림을 그려주고 연명하다 1610년 30대 후반 나이에 쓸쓸히 객사합니다. 이처럼 온갖 기행을 저질렀지만 카라바조는 미술사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에 서 있습니다. 너무도 유명한 '테네브리즘(명암법)'의 창시자이자, 르네상스를 완성하고 바로크 시대를 연 주인공이었습니다. 테네브리즘은 그림의 배경을 암흑에 가깝게 처리한 후 주인공과 그 주변의 등장 인물에 한 줄기 빛을 비추는 듯한 느낌을 줘 몰입도를 극대화 시키는 기법입니다. 마치 캄캄한 어둠속에서 성냥불을 그어대는 순간, 밝아지며 드러나는 등장인물의 모습을 마치 카메라 셔터처럼 잡아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카라바조는 여기에 더해 그림 속 등장인물의 얼굴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부랑자나 노숙자, 창녀 등 하층민의 얼굴로 그려 넣었습니다. 종교화를 그릴 때도, 성인의 모습을 표현할 때도 예외가 없었습니다. 이는 그림 속 상황에 맞는 극적인 표현을 가능하게 하고, 등장인물의 내면적 심리까지 드러낼 수 있게 만들어 진짜 극도의 몰입감을 줬습니다. 하지만 늘 신성모독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카라바조의 테네브리즘은 나중에 루벤스를 거쳐 렘브란트를 '위대한 빛의 화가'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시작은 바로 카라바조였습니다. #2. "하하하. 그렇게 작은 활로 뭘 할 수 있다고.."거대한 뱀을 쏘아 죽인 궁술의 왕 아폴론이 작은 활과 화살을 들고 다니는 에로스를 얕잡아보며 약을 올렸다. 화가 난 에로스가 납화살을 꺼내 근처를 지나던 요정 다프네를 향해 쐈다. 그러고는 금화살을 꺼내들더니 아폴론을 향해 활시위를 놨다. 그러자 아폴론을 본 다프네는 황급히 도망가고 아폴론은 그 뒤를 쫒기 시작했다. 에로스가 쏜 납화살은 처음 본 이성을 죽을 때까지 증오하고, 금화살은 처음 본 이성을 죽을 때까지 사랑하게 되는 화살이었다. 그렇게 쫓고 쫓기다 아폴론의 손이 다프네에 닿기 직전 다프네가 다급하게 아버지인 강의 신에게 기도했다. "아버지, 땅을 열어 나를 숨겨주세요. 그럴 수 없다면 위험을 불러온 저의 몸을 변하게 하소서." 순간 다프네의 머리카락이 월계수 잎으로 변하고, 아름답던 팔과 다리가 쩍쩍 갈라지며 나무껍질로 바뀌기 시작했다. 로마를 대표하는 조각가 잔 로렌초 베르니니는 이 장면을 마치 옆에서 지켜본 것처럼 찰나의 순간으로 잡아냈습니다. '아폴론과 다프네(1622~1625년, 243, 대리석, 보르게세미술관)'입니다. 아폴론의 손이 다프네 허리에 막 닿는 순간 기겁하는 다프네의 표정과 몸짓이 압권입니다. 너무 놀라 비명마저 지르지 못하는 듯 벌어진 입과 아폴론으로 향해 돌아간 눈에선 원망이 가득하고, 그의 손에서 떨어지려 휘어진 몸과 허우적대는 손가락 끝에서는 공포와 절규가 뚝뚝 묻어납니다. 우르바노 8세, 인노첸시오 10세까지 두 교황의 총애를 한 몸에 받던 베르니니는 20년 뒤 또 하나의 충격적인 작품을 내놓습니다. '성녀 테레사의 환희(1647-1652, 대리석, 산타마리아 비토리아 성당)'로 예술사에 손꼽히는 걸작입니다. 오른손에 황금화살을 들고 있는 천사가 성녀 테레사의 가슴쪽 옷깃을 조심스럽게 열어젖히고 심장에 화살을 꽂아넣으려는 모습의 작품입니다. 천사는 성녀의 가슴에 수차례 화살을 넣었다뺐다를 반복하고, 성녀는 누 눈을 반쯤 감은 채 입을 벌리고 축 늘어져 황홀경에 빠져 있습니다. 묘한 미소를 띤 천사의 모습과 옷 속에서 벌어진 성녀의 두 다리와 맨발은 야릇한 상상력마저 불러옵니다. "작은 천사가 내려오는 게 보였어요. 천사는 황금 창을 들고 있는데 창 끝에서는 불꽃이 피어오르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는 그 창을 들어 내 심장을 여러 차례 찔렀고 그 순간 내 몸이 관통되는 듯 했어요. 그 고통은 너무나 강렬해서 신음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그 고통만큼 내 몸은 신에 대한 위대한 사랑으로 맹렬히 타올랐고 그 격렬한 고통으로 얻은 희열은 잊고 싶지 않을 만큼 벅찼어요." 이 작품은 에스파냐 아빌라의 성녀 테레사(1512~1582년)가 자서전에서 천사가 신성한 사랑의 창으로 자신의 가슴을 꿰뚫는 환상을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찰나의 순간을 표현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3. 1506년 1월14일 로마의 에스퀼리노 언덕에서 포도밭을 갈던 한 농부가 소스라치게 놀라 자빠졌다. 땅을 파던 중 고통스런 얼굴을 한 남자의 얼굴이 튀어나왔는데 죽은 사람인 줄 알았던 것이다. 티투스 황제 궁전에 있다가 1500년 동안 사라졌던 '라오콘 군상(BC 175~150, 205 x 158 x 105, 대리석, 바티칸미술관)이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이 소식을 들은 교황 율리우스2세가 미켈란젤로를 발굴 현장에 보냈는데 미켈란젤로는 조각 작품을 본 순간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너무도 아름다워서. 조각 중앙에서 온 몸을 뒤틀고 있는 남자는 트로이 신관 라오콘이고 양쪽 두 아이는 그의 아들입니다. 왼쪽 아이는 이미 뱀에 물려 숨이 넘어가기 직전이고, 오른쪽 아이는 뱀에 휘감겨 꼼짝 못한 채 고개를 돌려 아버지를 원망스런 눈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 때 바다뱀 한 마리가 라오콘의 옆구리를 덥석 물어버립니다. 순간 라오콘의 몸이 고통에 뒤틀리고 얼굴은 하늘을 향해 몸부림칩니다.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는 입과 일그러진 얼굴에서 고통보다는 탄식과 허무함이 더 느껴집니다. 라오콘과 그 두 아들은 어쩌다 이같은 고통에 처해졌을까요. 트로이 전쟁에서 성문을 열지 못한 그리스연합군은 커다란 목마를 남기고 그리스로 철수합니다. 당시 사제이던 라오콘은 그리스 군의 음모를 간파하고 그 목마를 성 안으로 들이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그러자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바다뱀 두 마리를 보내 라오콘과 아들들을 물어죽이는 신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기원전 그리스 시대 로도스 섬의 예술가 아게산드로스, 플뤼도로스, 아타나도로스 세 명이 공동작업으로 탄생시킨 걸작입니다. 그런데 라오콘 군상이 발견됐을 때 라오콘의 오른쪽 팔이 없었습니다. 이를 복원하기 위해 당대 예술가들이 격렬한 논쟁을 벌입니다. 1500년 동안 본 적이 없어 사라진 팔이 어떤 모습일지 주장이 다 달랐습니다. 미켈란젤로는 몸의 형태와 근육을 볼 때 팔이 굽어져 있을 것이라 했지만 다른 예술가들은 쭉 뻗어있을 것이라 추정했습니다. 결국 쭉 뻗은 상태의 팔로 복원이 이뤄집니다. 그런데 1905년 본체가 발견됐던 근처에서 부러진 팔로 추정되는 조각이 발견됩니다. 라오콘 군상에 맞춰보니 딱 맞아떨어졌습니다. 그 팔은 구부러져 있었습니다. 지금 바티칸 벨베데레 정원에 있는 모습입니다. #4. 다시 돌아와 비뇨블 벨라 메두사 비오니에 와인을 엽니다. 비오니에는 프랑스 론 지역 화이트 품종입니다. 흰꽃과 약간의 장미꽃이 섞인 정말 화려한 향을 뿜어내며 살구, 복숭아 등 핵과류 과일향도 이 품종의 특징입니다. 산도는 미디엄이나 그 이하로 묵직하지만 우아한 맛과 향으로 향수같은 와인으로 표현됩니다. 잔을 가까이 하면 역시 절제된 유질감 있는 꽃향이 먼저 반깁니다. 중간중간 산뜻하고 관능적인 장미향도 들어옵니다. 과실향은 많지 않습니다. 입에 흘려보면 그제서야 알맞게 익은 복숭아, 살구 등의 아로마가 얹혀집니다. 산도는 굉장이 절제돼 있어 와인이 전체적으로 무겁습니다. 과실 아로마도 열대과일 등은 없습니다. 비오니에는 본고장인 론이나 다른 지역에서도 언제나 한결같은 고급스런 향수의 모습을 보입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
2024-02-22 18:16:50[파이낸셜뉴스] 얼마 전 한 저녁식사 자리에서 와인 라벨에 강렬한 메두사 그림이 그려져 있는 와인을 꺼내들었습니다. 비뇨블 벨라스((Vignobles Vellas)가 프랑스 랑그독 루시옹(Languedoc-Roussillon) 지방에서 비오니에 100%로 만드는 ‘메두사 비오니에(Medusa Viognier)’ 와인입니다. 동석자들은 비오니에 품종이 주는 우아한 향과 고급스런 맛보다는 라벨 속 메두사 그림에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비뇨블 벨라스 오너인 니콜라스 벨라스가 직접 디자인했다고 알려졌습니다. 메두사 비오니에 와인 맛은 굉장히 좋지만 그림 실력은 별로인 듯 합니다. #1.누구나 다 아는 그림 속 주인공인 메두사는 그리스 신 고르고네스의 막내딸로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 아테네 신전에서 사랑을 나누다 아테네 여신의 분노를 삽니다. 아테네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온통 뱀으로 변하게 만들고, 메두사는 나중에 프로세우스에게 머리가 잘려 죽게 됩니다. 그러나 그리스 신화 못지않게 유명한, 혹은 더 유명할 수도 있는 메두사는 카라바조가 그린 ‘메두사(1597년, 60x55, 유채, 우피치미술관)’입니다. 페르세우스에게 목이 잘린 순간을 마치 옆에서 사진 찍듯 잡아낸 그림으로 튀어나올 듯 한 눈동자와 비스듬한 시선, 비명을 지르며 벌어진 입이 압권입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메두사의 부릅뜬 두 눈은 목이 잘린 고통보다는 자신의 지금 상황이 믿을 수 없다는 듯 충격과 분노가 그대로 읽혀집니다. 비명을 지르는 일그러진 입과 잘려진 목에서 쏟아지는 붉은 피는 사건이 방금 일어난 것 같이 생생함을 더 합니다. 특히 메두사의 얼굴이 신화 속 아름다운 여성이 아닌 남성의 얼굴은 보는 사람에게 더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카라바조 자신의 얼굴입니다. 카라바조로 더 잘 알려진 미켈란젤로 메리시 다 카라바조는 20대 중반에 이 한 장의 그림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릅니다. 그러나 불같은 성격이 문제였습니다. 늘 음주와 도박에 빠져 지내고 툭하면 폭행에 연루되곤 했습니다. 그러다 나중에는 살인까지 저지르게 됩니다. 결국 도망자 신세가 되어 시라큐사, 시칠리아, 몰타 등을 떠돌아다니며 그림을 그려주고 연명하다 1610년 30대 후반 나이에 쓸쓸히 객사합니다. 이처럼 온갖 기행을 저질렀지만 카라바조는 미술사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에 서 있습니다. 너무도 유명한 ‘테네브리즘(명암법)’의 창시자이자, 르네상스를 완성하고 바로크 시대를 연 주인공이었습니다. 테네브리즘은 그림의 배경을 암흑에 가깝게 처리한 후 주인공과 그 주변의 등장 인물에 한 줄기 빛을 비추는 듯한 느낌을 줘 몰입도를 극대화 시키는 기법입니다. 마치 캄캄한 어둠속에서 성냥불을 그어대는 순간, 밝아지며 드러나는 등장인물의 모습을 마치 카메라 셔터처럼 잡아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카라바조는 여기에 더해 그림 속 등장인물의 얼굴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부랑자나 노숙자, 창녀 등 하층민의 얼굴로 그려 넣었습니다. 종교화를 그릴 때도, 성인의 모습을 표현할 때도 예외가 없었습니다. 이는 그림 속 상황에 맞는 극적인 표현을 가능하게 하고, 등장인물의 내면적 심리까지 드러낼 수 있게 만들어 진짜 극도의 몰입감을 줬습니다. 하지만 늘 신성모독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카라바조의 테네브리즘은 나중에 루벤스를 거쳐 렘브란트를 ‘위대한 빛의 화가’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시작은 바로 카라바조였습니다. #2.“하하하. 그렇게 작은 활로 뭘 할 수 있다고..”거대한 뱀을 쏘아 죽인 궁술의 왕 아폴론이 작은 활과 화살을 들고 다니는 에로스를 얕잡아보며 약을 올렸다. 화가 난 에로스가 납화살을 꺼내 근처를 지나던 요정 다프네를 향해 쐈다. 그러고는 금화살을 꺼내들더니 아폴론을 향해 활시위를 놨다. 그러자 아폴론을 본 다프네는 황급히 도망가고 아폴론은 그 뒤를 쫒기 시작했다. 에로스가 쏜 납화살은 처음 본 이성을 죽을 때까지 증오하고, 금화살은 처음 본 이성을 죽을 때까지 사랑하게 되는 화살이었다. 그렇게 쫓고 쫓기다 아폴론의 손이 다프네에 닿기 직전 다프네가 다급하게 아버지인 강의 신에게 기도했다. "아버지, 땅을 열어 나를 숨겨주세요. 그럴 수 없다면 위험을 불러온 저의 몸을 변하게 하소서.” 순간 다프네의 머리카락이 월계수 잎으로 변하고, 아름답던 팔과 다리가 쩍쩍 갈라지며 나무껍질로 바뀌기 시작했다. 로마를 대표하는 조각가 잔 로렌초 베르니니는 이 장면을 마치 옆에서 지켜본 것처럼 찰나의 순간으로 잡아냈습니다. ‘아폴론과 다프네(1622~1625년, 243, 대리석, 보르게세미술관)’입니다. 아폴론의 손이 다프네 허리에 막 닿는 순간 기겁하는 다프네의 표정과 몸짓이 압권입니다. 너무 놀라 비명마저 지르지 못하는 듯 벌어진 입과 아폴론으로 향해 돌아간 눈에선 원망이 가득하고, 그의 손에서 떨어지려 휘어진 몸과 허우적대는 손가락 끝에서는 공포와 절규가 뚝뚝 묻어납니다. 우르바노 8세, 인노첸시오 10세까지 두 교황의 총애를 한 몸에 받던 베르니니는 20년 뒤 또 하나의 충격적인 작품을 내놓습니다. ‘성녀 테레사의 환희(1647-1652, 대리석, 산타마리아 비토리아 성당)’로 예술사에 손꼽히는 걸작입니다. 오른손에 황금화살을 들고 있는 천사가 성녀 테레사의 가슴쪽 옷깃을 조심스럽게 열어젖히고 심장에 화살을 꽂아넣으려는 모습의 작품입니다. 천사는 성녀의 가슴에 수차례 화살을 넣었다뺐다를 반복하고, 성녀는 누 눈을 반쯤 감은 채 입을 벌리고 축 늘어져 황홀경에 빠져 있습니다. 묘한 미소를 띤 천사의 모습과 옷 속에서 벌어진 성녀의 두 다리와 맨발은 야릇한 상상력마저 불러옵니다. “작은 천사가 내려오는 게 보였어요. 천사는 황금 창을 들고 있는데 창 끝에서는 불꽃이 피어오르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는 그 창을 들어 내 심장을 여러 차례 찔렀고 그 순간 내 몸이 관통되는 듯 했어요. 그 고통은 너무나 강렬해서 신음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그 고통만큼 내 몸은 신에 대한 위대한 사랑으로 맹렬히 타올랐고 그 격렬한 고통으로 얻은 희열은 잊고 싶지 않을 만큼 벅찼어요.” 이 작품은 에스파냐 아빌라의 성녀 테레사(1512~1582년)가 자서전에서 천사가 신성한 사랑의 창으로 자신의 가슴을 꿰뚫는 환상을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찰나의 순간을 표현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3. 1506년 1월14일 로마의 에스퀼리노 언덕에서 포도밭을 갈던 한 농부가 소스라치게 놀라 자빠졌다. 땅을 파던 중 고통스런 얼굴을 한 남자의 얼굴이 튀어나왔는데 죽은 사람인 줄 알았던 것이다. 티투스 황제 궁전에 있다가 1500년 동안 사라졌던 ‘라오콘 군상(BC 175~150, 205 x 158 x 105, 대리석, 바티칸미술관)이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이 소식을 들은 교황 율리우스2세가 미켈란젤로를 발굴 현장에 보냈는데 미켈란젤로는 조각 작품을 본 순간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너무도 아름다워서. 조각 중앙에서 온 몸을 뒤틀고 있는 남자는 트로이 신관 라오콘이고 양쪽 두 아이는 그의 아들입니다. 왼쪽 아이는 이미 뱀에 물려 숨이 넘어가기 직전이고, 오른쪽 아이는 뱀에 휘감겨 꼼짝 못한 채 고개를 돌려 아버지를 원망스런 눈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 때 바다뱀 한 마리가 라오콘의 옆구리를 덥석 물어버립니다. 순간 라오콘의 몸이 고통에 뒤틀리고 얼굴은 하늘을 향해 몸부림칩니다.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는 입과 일그러진 얼굴에서 고통보다는 탄식과 허무함이 더 느껴집니다. 라오콘과 그 두 아들은 어쩌다 이같은 고통에 처해졌을까요. 트로이 전쟁에서 성문을 열지 못한 그리스연합군은 커다란 목마를 남기고 그리스로 철수합니다. 당시 사제이던 라오콘은 그리스 군의 음모를 간파하고 그 목마를 성 안으로 들이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그러자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바다뱀 두 마리를 보내 라오콘과 아들들을 물어죽이는 신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기원전 그리스 시대 로도스 섬의 예술가 아게산드로스, 플뤼도로스, 아타나도로스 세 명이 공동작업으로 탄생시킨 걸작입니다. 그런데 라오콘 군상이 발견됐을 때 라오콘의 오른쪽 팔이 없었습니다. 이를 복원하기 위해 당대 예술가들이 격렬한 논쟁을 벌입니다. 1500년 동안 본 적이 없어 사라진 팔이 어떤 모습일지 주장이 다 달랐습니다. 미켈란젤로는 몸의 형태와 근육을 볼 때 팔이 굽어져 있을 것이라 했지만 다른 예술가들은 쭉 뻗어있을 것이라 추정했습니다. 결국 쭉 뻗은 상태의 팔로 복원이 이뤄집니다. 그런데 1905년 본체가 발견됐던 근처에서 부러진 팔로 추정되는 조각이 발견됩니다. 라오콘 군상에 맞춰보니 딱 맞아떨어졌습니다. 그 팔은 구부러져 있었습니다. 지금 바티칸 벨베데레 정원에 있는 모습입니다. #4.다시 돌아와 비뇨블 벨라 메두사 비오니에 와인을 엽니다. 비오니에는 프랑스 론 지역 화이트 품종입니다. 흰꽃과 약간의 장미꽃이 섞인 정말 화려한 향을 뿜어내며 살구, 복숭아 등 핵과류 과일향도 이 품종의 특징입니다. 산도는 미디엄이나 그 이하로 묵직하지만 우아한 맛과 향으로 향수같은 와인으로 표현됩니다. 잔을 가까이 하면 역시 절제된 유질감 있는 꽃향이 먼저 반깁니다. 중간중간 산뜻하고 관능적인 장미향도 들어옵니다. 과실향은 많지 않습니다. 입에 흘려보면 그제서야 알맞게 익은 복숭아, 살구 등의 아로마가 얹혀집니다. 산도는 굉장이 절제돼 있어 와인이 전체적으로 무겁습니다. 과실 아로마도 열대과일 등은 없습니다. 비오니에는 본고장인 론이나 다른 지역에서도 언제나 한결같은 고급스런 향수의 모습을 보입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
2024-02-20 15:25:38유림개발(주)(회장 유시영)이 필리핀 보홀 주 팡라오에 조성하는 럭셔리 복합 리조트 내 하이퍼엔드 풀 빌리지 ‘디 오션 보홀’을 국내에 독점 공급한다고 밝혔다. 디 오션 보홀은 필리핀 보홀 주 팡라오 일대 160만㎡ 부지에 호텔 1269실과 워터파크, 27홀 360도 오션뷰 골프장과 함께 조성되는 필리핀 최대 규모의 복합 리조트 내 프라이빗 단독 풀 빌리지 36개동으로 2026년 상반기 준공 예정이다. 디 오션 보홀은 하이퍼엔드 풀 빌리지로 모든 타입이 완벽한 프라이빗 단독 형태로 구성되며, 지상 1층부터 최고 지상 4층 규모의 총 36동으로 건설된다. 6가지 타입으로 구성되는 디 오션 보홀은 팡라오의 리바옹 화이트 비치를 바로 눈 앞에서 조망할 수 있는 319㎡ ‘오션 클리프 (Ocean Cliff)’ 2개동, 푸른 숲 속 이국적인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219~295㎡ ‘오션 브리즈(Ocean Breeze)’와 ‘오션 코랄(Ocean Coral)’ 16개동, 1층으로 바로 연결되는 프라이빗 풀을 중심으로 프라이빗한 휴식을 보장하는 143~152㎡ ‘오션 서프(Ocean Surf)’와 ‘오션 타이드(Ocean Tide)’ 18개동으로 총 36개동이다. 디 오션 보홀은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에 홍보관을 설치하고, VVIP 회원의 전용 의전을 위해 국내에서 오션 풀빌리지 버틀러 전담 운영본부를 운영하고 있다. 디 오션 보홀이 위치한 필리핀 보홀 섬은 제주도 2.4배 크기이며, 유네스코(UNESCO)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되었다. 뛰어난 수중 환경을 보유해 세계 3대 다이빙의 성지로 불리는 발리카삭 섬도 인근에 위치해 있다. 접근성도 우수하다. 인천-팡라오 직항 노선 이용 시 4시간대에 도착 가능하며, 팡라오 공항에서 리조트까지 차량으로 8분 이내에 도착 가능하다. 보홀 본섬, 발리카삭 섬, 알로나 비치 등 주요 관광 명소가 근접한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디 오션 보홀 관계자는 “디 오션은 타입별로 감각적이고 특색 있는 구성에 중점을 뒀다. 럭셔리 하고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여유로운 휴식을 원하는 수요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을 것"이라고 밝혔다.
2023-12-22 09:5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