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아모레퍼시픽이 창업자 서성환 선대회장의 탄생 100년을 기념하는 영상 회고전을 개최한다. 17일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장원(粧源) 서성환, 오늘을 만나다'라는 이름의 이번 전시는 오는 19일부터 다음 달 16일까지 아모레퍼시픽 용산 본사 1층에서 진행된다. 전시는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영상 상영관의 경우 별도의 예약이 필요하다. 관람객에게는 추첨을 통해 서성환 선대회장의 평전 개정판 또는 특별 사진집을 증정한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2024-07-17 15:20:09[파이낸셜뉴스] 서울옥션은 한국 현대조각을 대표하는 조각가 중 한 명인 이영학의 조형세계를 돌아보는 회고전 '고요의 정원'을 개최한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10년 만에 열리는 이영학의 대규모 개인전으로, 1980년대 초기작부터 근작에 이르는 다양한 조각 작품과 아카이브까지 총 200여점의 작품이 출품된다. '물확', '새', '인물상' 등 시리즈 작품을 통해 최소한의 조형언어로 가장 한국적인 조각을 만들어 온 작가의 작품 활동 전반을 살펴보는 것이 가능하다. 서울옥션 측은 “이영학은 한국 현대조각을 대표하는 작가이지만 지난 1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우리가 잊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최소한의 조형언어로 자연과 인간의 본질을 담아내는 작가의 작업을 통해 과거와 현재, 자연과 인간이 교감하고 소통하는 ‘고요의 정원’을 직접 체험하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서울옥션 강남센터 지하 4층에서 오는 24일까지 매일 오전 10시~오후 7시 진행된다. 무료 관람.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03-06 10:56:52[파이낸셜뉴스] 수원시립미술관은 오는 6월 9일까지 수원시립미술관 1전시실에서 한국미술사에서 상대적으로 조명이 부족했던 수원 작가에 대한 재평가와 연구의 일환으로 '이길범:긴 여로에서' 회고전을 연다고 5일 밝혔다. 이길범은 1927년 수원군 양감면에서 태어나 17살이 되던 해 산수, 화조, 인물 전 분야에 걸쳐 큰 명성을 얻었던 이당 김은호를 만나 그의 문하에서 6여년간 그림을 배웠다. 작가는 1949년 봄날의 온후한 기운을 그린 화조화 '춘난'으로 제1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입선하며 등단했다. 하지만 6.25전쟁으로 작품활동을 중단하고 혼란스러운 시간을 겪게 된다. 제2국민병으로 소집된 작가는 대구와 제주, 부산에서 훈련 괘도를 그리며 복무했고, 전역 후에 대한도기와 대한교육연합회에서 도안 디자인과 삽화를 그리는 생활을 이어나갔다. 이후 53살이 되던 무렵, 전업 작가의 길을 걷기로 결심하고 자신만의 공간인 작업실을 마련하는 등 의욕적인 활동을 펼쳤다. 특히 1982년 수원미술계에 첫 한국화 동인인 성묵회를 결성하고 한국미술협회 수원지부장 등을 역임하며 정부표준영정 작가로 참여하는 등 인물화가로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지난달 27일부터 시작한 이번 전시는 온화하고 담백한 미감을 형성해 온 이길범의 생애와 작품을 회고하는 자리다. 그림의 소재에 따라 ‘영모화조(새, 짐승, 꽃, 새)’, ‘인물’, ‘산수풍경’으로 구성해 주요 대표작을 선보인다. 또 작가와 작품을 이해하는 중요한 배경이 되는 자료를 함께 전시해 이길범의 발자취와 수원미술사가 전개되어 온 과정을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전시를 기획한 수원시립미술관 이채영 학예사는 "이번 전시는 수십 년간 수원을 기반으로 활동한 원로작가 이길범을 조명해볼 수 있는 기회"이라며 "작가 특유의 온화하고 담백한 미감이 주는 정서적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03-05 12:24:46[파이낸셜뉴스] 국립현대미술관이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과 함께 '가장 진지한 고백: 장욱진 회고전'을 내년 2월 12일까지 덕수궁관에서 개최한다. 13일 국립현대미술관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그간 축적된 장욱진(1917~1990) 연구와 전시들을 되짚어 보는 자리다. 1920년대 학창시절부터 1990년 작고할 때까지 약 60년간 꾸준하게 펼쳐온 장욱진의 미술 활동을 총망라해 유화, 먹그림, 매직펜 그림, 판화, 표지화와 삽화, 도자기 그림 등 270여점을 한 자리에서 조망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장욱진의 작품 세계를 청년기(10~20대), 중장년기(30~50대), 노년기(60~70대)로 재구성해 궁극적으로 그가 추구하던 ‘주제 의식’과 ‘조형 의식’이 어떻게 형성돼 변모해 나갔는지를 살펴본다. 전시는 4부로 나뉘는데, 전시실 1층 1부와 4부에서는 초년기부터 노년기까지 연대별로 작품세계를 살펴볼 수 있게 구성했다. 2층 2부에서는 장욱진 그림에서 반복되는 소재들을 ‘내용’과 ‘형식’으로 접근해 장욱진 그림을 보다 쉽고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또 2층 3부에서는 장욱진의 불교적 세계관과 철학적 사유에 대해 면밀히 다룬다. 전시와 연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디지털 기반 참여형 워크숍 '나의 진지한 고백'은 장욱진 작품에 등장하는 주요 도상, 이미지를 관찰하고 관람객이 자신의 삶을 도상으로 표현하는 워크숍이다. 장욱진의 글을 읽고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그림과 글로 표현해보는 워크숍 '내 마음으로서 그리는 그림'도 2전시실 앞에서 진행된다.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근현대 화단을 대표하는 화가 장욱진에 대한 종합적인 고찰뿐만 아니라 그간 축적된 장욱진에 대한 학술적 연구를 보완해 장욱진 예술세계를 보다 온전하게 평가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3-09-13 14:44:19[파이낸셜뉴스] 세계적인 프랑스 사진작가 '제이알'(JR)의 국내 첫 대규모 회고전 '제이알: 크로니클스'가 MZ세대에 각광 받고 있다. 세계적인 작가의 적극적 소통 방식과 인권 수호를 위한 따뜻한 감성이 '대흥행 카드'다. 이번 회고전에서 MZ세대는 제이알의 어떤 작품에 주목할까. 9일 제이알 회고전 주최 측인 롯데뮤지엄에 따르면 제이알의 지난 20년간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이번 전시는 제이알의 대규모 단독 회고전이다. 사진과 영상을 비롯해 페이스트업, 프로젝트 과정을 기록한 아카이브 등 약 140여점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이중 대표적으로 MZ세대에 주목받는 작품은 이번 회고전의 메인 사진 중 하나인 '브라카쥐, 래드 리'다. 프로젝트의 첫번째 사진이며, 제이알 작업의 근간이 되는 상징적인 작품이다. 사진 전면에는 무기처럼 카메라를 들고 서 있는 사람은 제이알의 친구이자 영화 '레 미제라블' 감독인 래드 리인데, 제이알이 그를 찍기 위해 렌즈 초점을 맞추는 동안 동네 아이들이 같이 사진을 찍고 싶다며 다가왔고, 이 사진은 그 순간을 우연히 담아낸 것이다. 유색인종이 들고 있다는 이유로 카메라가 한순간 무기로 변모한 이 사진은 편향된 미디어가 우리에게 어떠한 인식을 심어주고 있는지 잘 나타내는 작품이다. 2005년 제이알이 친구 마르코와 함께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을 방문해 만든 프로젝트인 '페이스 투 페이스'도 대표적이다. 사진에서는 교사나 의사, 운동선수, 예술가 등 직업을 가진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사람들의 얼굴을 보여준다. 제이알은 언론을 통해 두 지역간의 적대감을 접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사진을 함께 전시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두 지역 주민들은 모두 흔쾌히 벽을 내주었고, 사람들은 지나가던 길을 멈추고 프로젝트에 대해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제이알이 사람들에게 두 사진 중 누가 어느 지역 사람인지 맞혀보라고 질문하면 대부분이 선뜻 답하지 못했는데, 벽을 지나가는 두 지역의 사람마다 프로젝트에 관해 궁금해 했고, 제이알은 설명이 담긴 책자를 만들어 나눠줬다. 작품을 통해 인간의 적대성은 원초적인 게 아닌, 잘못된 인식으로 만들어졌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는 느낌이다. 이와 별도로 '총기 연대기: 미국의 이야기'와 '인사이드 아웃'도 MZ세대로부터 작품성을 인정 받고 있다. 우선, '총기 연대기: 미국의 이야기'는 미국의 총기 사용에 대한 개인의 다양한 관점을 시각화한 비디오 벽화다. 사람들이 원탁에 모여 토론을 벌이는 장면을 상상하며, 총기 수집가, 사냥꾼, 경찰, 총격 희생자, 총기 난사 사건의 피해자를 치료하는 의료진, 총기 산업의 로비스트 등 여러 이해관계에 얽힌 사람이 한 화면에 등장하는 장면을 기획한다. 제이알은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참여자를 찾았고, 마침내 250명의 사람들이 토론에 참여하고 있는 듯한 모습을 연출한 해당 작품이 완성된다. 이 작품은 시사주간지 '타임'뿐 아닌 영상 작품으로도 미국 전역에서 전시됐다. 벽화 속 주인공들이 들려주는 다양한 이야기를 들으며, 오랜 시간 대립해온 토론의 주제와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된다. '인사이드 아웃'은 청중을 작업에 참여시킬 수 있는 공공 미술 프로젝트로 기획됐다. 제이알은 누구든지 사진을 찍어서 제이알 스튜디오로 보내면 사진을 출력해서 전 세계 어디로든 무료로 보내주기 시작했다. 전세계 149개 국가에 50여만장의 사진 포스터가 발송됐고, 현재도 많은 사람들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제이알은 '인사이드 아웃'을 진행하면서 세상에 자신을 표현하고 무언가를 시도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전시장 벽면을 채운 여러 대의 모니터에서 재생되고 있는 영상은 '인사이드 아웃'에 참여한 사람들의 기록이자 세계 다양한 도시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한 이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밖에 '이주자들, 국경을 넘은 소풍'도 제이알의 대표작이다. 이 작품은 2017년 당시 제이알이 멕시코 테카테에 사는 1살짜리 아이 키키토의 대형 사진을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설치하면서 공개됐다. 많은 사람들이 울타리 너머 내려다 보는 듯한 모습의 거대한 아이 사진을 보러 와서 국경의 울타리를 통해 스마트폰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사진을 찍었다. 한 달 내내 국경에서 만나 스마트폰을 주고받는 사람들을 보고, 제이알은 이 프로젝트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켜 마무리지어야겠다 결심한다. 제이알은 국경을 관통하는 테이블을 만들어 두 국가 사람들이 함께 점심을 먹는 것을 계획했지만 미국에서 허가하지 않자 다른 방법으로 계획을 진행한다. 제이알은 멕시코에서 태어나 불법 이주한 부모를 따라가 지금은 샌프란시스코에 살고 있는 '마이라'라는 여성의 눈을 촬영한 작품 사진을 테이블에 붙였는데, 키키토와 그의 가족, 미국과 멕시코에서 온 수십 명의 손님들은 함께 식사를 하기 위해 피크닉에 참석한 것이다. 국경을 사이에 두고 밴드 연주자들은 동시에 음악 연주를 시작했고, 사람들은 장벽의 존재를 잊은 채 피크닉을 즐겼다. 이 프로젝트는 지금까지 전 세계인들에게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평가다. 제이알은 대립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끊임없는 소통을 통한 상호작용으로 상상 이상의 새로운 시각을 보여줄 수 있다고 판단, 한계라고 생각했던 것을 예술로 뛰어 넘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술계는 인간의 존엄성을 내포한 제이알의 작품들이 MZ세대에 이해하기 쉽게 어필했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QR 코드 감상평 등 작가와의 적극적 소통 방식이 예술의 난해한 장벽을 허물었고, MZ세대의 흥행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제이알 회고전은 오는 8월 6일까지 계속된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3-06-09 15:44:41[파이낸셜뉴스] 삼화페인트공업이 '라울 뒤피 회고전'에 친환경 페인트를 후원했다. 7일 삼화페인트에 따르면 오는 9월 10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라울 뒤피 회고전 '라울 뒤피 : 색채의 선율'을 후원했다. 이번 전시는 예술의전당 전관 개관 30주년 기념 특별전이자 라울 뒤피 사후 70주기를 기리는 국내 첫 전시회다. 라울 뒤피는 색채의 음유시인이라 불리는 20세기 프랑스 미술 거장으로 회고전에는 라울 뒤피의 유화, 드로잉, 수채화, 의상등 주요 작품 180여 점이 출품됐다. 삼화페인트는 라울 뒤피의 작품을 빛내기 위해 삼화페인트 NCS컬러시스템을 적용, 전시장 내부 공간을 조성했다. 색채 이론에 맞춰 벽면과 구조물을 채웠고 라울 뒤피의 상징색을 더해 작품 몰입도를 높였다. 전시 내부는 삼화페인트의 고품질 친환경 페인트 '아이럭스 듀로엑스'가 사용됐다. 이 제품은 스크래치, 마모, 오염 등에 우수한 성능을 갖추고 항균·항곰팡이 성능 검증과 친환경인증마크를 받은 친환경 제품이다. 삼화페인트 관계자는 "예술의전당에는 고품질의 해외 유명 페인트가 사용되는데 이번 라울 뒤피 전시 내부에는 삼화페인트 제품이 사용됐다"며 "이는 삼화페인트 제품이 우수한 컬러 표현력과 품질 경쟁력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2023-06-07 08:45:15[파이낸셜뉴스] "수화(樹話) 김환기 화백(1913∼1974)은 달과 달항아리에 미칠 정도로 아름다운 관련 작품들을 그려냈고, 점화로 이어지는 서사를 보여줬습니다" (태현선 리움미술관 소장품 연구실장) 삼성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경기 용인의 호암미술관이 재단장(리노베이션)을 마치고 김환기 화백 전시로 18일 재개관했다. 달과 달항아리, 점화로 대변되는 '한 점 하늘 김환기' 전은 20세기 한국 미술사의 대표적인 추상 화가인 김 화백의 40년 예술 세계 전반을 살피는 회고전이다. 교과서와 언론 등에 소개된 시대별 대표작은 물론, 도판으로만 확인되던 초기작들, 미공개작 등 유화 88점(점화 15점), 1950년대 스케치북, 드로잉 등 약 120점을 소개한다. 김 화백의 유품과 편지, 청년 시절 사진, 낡은 스크랩북 등도 처음으로 전시에서 공개됐다. 전시는 '달/달항아리'를 주제로 한 1부와 점화 중심의 2부로 구성됐다. 특히 1부에서는 달과 달항아리, 산, 구름 등이 그림의 주요 주제로 등장하며 김 화백의 전형적인 추상 스타일이 정착돼 가는 과정을 볼 수 있다. 호암미술관 2층에 들어서면 달 그림의 대가 답게 '달과 나무'라는 김 화백의 작품이 관람객을 맞이 한다. '달과 나무'는 김 화백의 추상적 세계를 잘 보여준 작품이다. 양식화된 형태와 평면적인 화면, 흰색과 파란색으로 제한된 색채를 통해 그가 여전히 적극적인 추상을 시도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달과 나무' 작품이 파란색이란 제한적 색채로 표현했다면 '론도'는 색감을 고루 표현하고, 사람의 배 부분을 달항아리와 같이 유려한 곡선의 미를 보여줬다. 특히 유기적이고 리드미컬한 선묘에는 초현실주의의 영향이 확인된다. 눈 여겨 볼 부분은 면 분할에 의한 화면 구성으로, 이는 후기 작업까지 꾸준히 나타나는 김 화백의 가장 두드러진 추상 스타일의 하나이다. 김 화백의 대표적 달항아리 작품 가운데 '여인들과 항아리'도 빼놓을 수 없다. 수십년간 제작 연도가 모호했던 이 작품은 김 화백의 유품 속에서 발견한 수첩을 통해 1960년 작품이란 걸 알게 됐다. 그의 수첩에 '나 대로의 그림대로 밀고 가자'라는 문구가 적혀있는 것처럼 김 화백의 작품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항아리와 여인, 사슴, 구름과 새, 나무와 인물 등을 캔버스 전면에 고루 배치하고 배경의 불규칙한 색면들로 이 개별적인 요소들 사이를 이어 화면에 통일감과 변화를 동시에 주고 있다. 이밖에 김 화백의 구상화 '항아리와 시'도 주목을 받았다. 한국 문학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 '미당' 서정주 시인의 시 '기도 1'을 작품에 삽입해 달항아리의 풍성함을 더 느끼게 했다. 이 시에서는 '텡 빈 들녘'과 '항아리'가 서로 견줘지는데, 가을걷이가 끝나 물만 남고 텅 빈 들녘과 창작 후의 지치고 텅 빈 작가와 텅 빈 항아리의 접점이 생긴 것이다. 친분이 있던 두 사람은 예술적 교류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8년 이 작품이 2900만 홍콩 달러(약 39억3000만원)에 낙찰됐는데, 김 화백의 구상 작품 중 최고 금액이다. 1층 전시실로 내려오면 김 화백의 미국 뉴욕 진출 시기 작품부터 점화 작품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보여준다. 김 화백의 점화 작품 중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은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가 있다. 점과 선, 면으로 5년여의 다양한 추상 형식을 시도한 끝에 1969년과 1970년 사이 점화에서 새로운 길을 발견한 김 화백에게 지우인 김광섭의 시 '저녁에'는 작품에 시정을 더하는 최고의 화제였다. 고국에 대한 그리움, 별을 노래한 시정이 점화에 녹아들어 김 화백의 새로운 추상 세계를 이 작품을 통해 열어준 것이다. 김 화백은 '17-Vl-74 #337' 작품을 통해 본인의 병세가 악화됨을 암시했다. 전성기 때 작품상 '점'이 컸다면 말년에는 '점'이 비교될 만큼 작아졌다. 이 작품을 통해 마치 죽음의 검은 세계로 점이 피어 올라가는 모습을 보인다. 일련의 푸른 점화에서 보여준 다채로운 곡선 구획과 움직임 등의 유려한 화면 변주가 사라진 고요하고 정적인 점의 세계이다. 죽음을 예감하며 이 작품을 그린 김 화백은 1974년 7월 6일생의 마지막 점화에 점을 찍고 7월 25일 세상을 떠난다. 전시를 기획한 태 실장은 "그동안 김 화백 전시는 점화로 쏠리거나 구상이나 추상으로 나눠 소개되는 등 전체적인 그의 예술세계를 조망할 기회가 없었다"면서 "이번 전시는 점화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살피며 예술 세계를 조망하는 전시로, 김 화백 연구의 새로운 시작을 위한 전시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3-05-18 13:15:37[파이낸셜뉴스] 세계 최초의 여성감독이자 세계 최초의 서사 영화감독인 알리스 기 블라쉐 감독의 주요 작품과 주류 영화사에 제대로 기록되지 못한 그녀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 '자연스럽게 : 알려지지 않은 알리스 기 블라쉐의 이야기'가 제21회 서울국제대안영상예술페스티벌 회고전에서 특별상영된다. 알리스 기 블라쉐 감독은 크로노폰 시스템을 개발해 무성영화에 사운드를 삽입하여 실제로 사용했으며 총 1000여편의 영화를 연출, 제작했다. 오늘날 다양한 무빙이미지와 영화에서 다양한 서사를 구성할 수 있는 기초예술을 제시한 예술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서사영화의 창시자이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세계영화사에 기록되지 못했고 120년동안 최초 서사영화 창시자로 조르주 멜리에스 남성감독으로 왜곡되어 기록된 채 영화사에서 그 이름이 제대로 기억되지 못했다. 올해로 21회를 맞은 서울국제대안영상예술페스티벌(네마프2021)은 세계 최초 서사영화를 만든 알리스 기 블라쉐 감독을 비롯해 아방가르드 필름의 효시 제르멘느 뒬락, 하층민 여성들의 세계를 그린 도로시 아즈너, 진보적 형식과 내용으로의 대안영화의 가능성을 보여준 이본느 라이너 등 영화사 초창기 많은 업적을 일궈왔던 여성감독 4명의 장단편 작품을 모아 '재구성되는 영화의 역사전'이라는 회고전을 통해 네마프2021이 열리는 20일부터 23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24편의 작품을 상영한다고 4일 밝혔다. 한편 올해 네마프2021에서는 다큐 '자연스럽게 : 알려지지 않은 알리스 기 블라쉐의 이야기'와 함께 기 블라쉐 감독이 직접 제작한 '20세기의 수술', '경솔한 질문', '바퀴달린 침대' 등 단편 13편도 디지털 복원해 이번에 특별상영한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1-08-04 10:04:52[파이낸셜뉴스] 갤러리 BHAK가 최근 작고한 김창열 화백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회고전 'Recurrence(회귀)'를 연다. 20일부터 30일까지 서울 한남동 BHAK 지하전시장. BHAK와 김창열 화백과의 인연은 제법된다. BHAK 모태인 박영덕화랑 박영덕 대표가 현대화랑 재직 당시까지 거슬러올라간다. 그후 박영덕화랑에서 선보인 개인전만 4차례다. 이번 'Recurrence'전은 1990년대 후반, 2000년대 '회귀 시리즈' 작품 15점으로 구성됐다. 김 화백의 상징물 물방울은 작가가 명상하며 자신을 치유해 가는 과정을 담은 것이라고 생전 말한 바 있다. jins@fnnews.com 최진숙 기자
2021-01-19 11:54:45[파이낸셜뉴스] 부산 해운대 우동에 있는 신세계센텀시티는 백화점 6층에 위치한 갤러리에서는 다음달 29일까지 '변월룡, 우리가 기억해야 할 천재 화가전(展)'을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작고 30주기를 맞는 변월룡(1916-1990)의 천부적인 예술혼과 삶을 살펴보는 회고전이다.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작품 3점을 포함한 총 94 점의 주요 작품을 살펴볼 수 있다. 러시아 국적 고려인 화가 변월룡은 일제강점기였던 1916년 9월 29일 연해주 쉬코토프스키구에 있는 유랑촌에서 출생했다. 변월룡은 시골에서 어렵게 자랐지만 러시아 최고·최대의 미술대학인 상트페테르부르크 '레핀 회화·조각·건축 예술대학'(이하 레핀미술대학)에 입학해 수석으로 졸업하고는 같은 학교의 교수가 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6·25전쟁 이후 활동한 변월룡은 1950년대 소련 문하성의 지시에 따라 북한 교육성 고문관으로파견되어 평양미술대학의 학장과 고문으로 활동했다. 이 기간동안 북한의 예술인들과 교류하며 그들의 초상화를 그리기도 했다. 한국전쟁 휴전 당시 판문점에서의 북한 포로 송환 모습 등의 역사기록화를 비롯해 평양 대동문, 개성 선죽교 등 다수의 풍경화도 그렸다. 북한으로부터 영구 귀화를 요구받았지만 이를 거부해 숙청 당하면서 고국의 땅을 밟지 못하게 됐다. 남한에서는 그 존재가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그는 2016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탄생 100주년을 맞는 작가를 재조명하는 '백년의 신화:한국근대미술거장' 전시회에 첫 회고전 전시가 열렸다. 이후 제주도립미술관 '고국의 품에 안긴 거장, 변월룡', 서울 학고재 갤러리 '우리가 되찾은 천재 화가, 변월룡', 인천아트플랫폼 '태양을 넘어서' 등의 전시가 진행됐다. 이번 전시는 국내에서 열리는 6번째 고국 전시회로 변월룡 화백의 일대기에 초점을 맞춰 작품을 선보인다. 학창시절 발자취부터 1년3개월 동안의 고국 방문, 사할린에서 포르투갈까지 유라시아를 거닐렀던 시기, 가장 많은 작품을 그렸던 삶의 황혼기까지 그의 74년 인생을 돌아본다. 유화, 데생, 석판화 등 다양한 장르로 남긴 초상화와 데생, 동판화, 석판화 등으로 작업한 작품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2020-02-09 11:5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