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3년보다 지금이 체감상 더 힘들어요. 의대생과 전공의 복귀가 내년에도 어렵다고 하는데, 복귀하더라도 매출을 회복하는 데 한참 걸릴 것 같네요." 말이 살찌는 계절로 본격 접어든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서울대병원 근처에서 36년 동안 고깃집을 운영하는 박모씨(62)는 교육부의 '조건없는 휴학' 승인 발표에도 학생들이 복귀할지 의문이라며 이같이 토로했다. 이 식당은 단체회식을 위해 의대생과 교수, 전공의들이 자주 찾던 곳이지만 이날은 50여석 중 10석을 예약받는 데 그쳤다. 의대 증원 사태 장기화로 이른바 의대 상권인 신촌과 혜화 상인들이 생사의 갈림길에 섰다. 손님은 들어오지 않는데, 자릿세는 올라가고 이자는 쌓이며 물가는 거침없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혜화동의 100석 이상 규모 삼겹살집 4곳 가운데 3곳은 매출이 90%가량 줄면서 잇따라 폐업했다. 같은 의대 상권인 신촌 역시 상가 10곳 가운데 1곳이 문을 닫았다. 살아남은 가게들은 의대 증원 사태가 정상화되길 기다리며 손해를 감수하고 있다고 하지만 정부 정책이 당장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신촌도, 혜화도 '의대 휴학' 직격탄 지난 2월부터 시작된 의대생 휴학과 대학병원 전공의 사직으로 의대 상권의 위기가 오랫동안 계속되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의대생 휴학과 전공의 사직, 대학병원 진료 축소로 매출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찾은 신촌과 혜화 식당들은 사람이 꽉 차야 할 점심시간에도 자리가 10% 정도 비어있었다. 평소 대기 손님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떠나면서 자리가 남아 있다고 했다. 신촌 연세대 의대 근처 2층~ 4층을 쓰는 한 카페는 전체 한 자리만 손님이 앉아 있었다. 의대생과 교수, 전공의들이 자주 찾던 혜화의 한 삼겹살집은 예약으로 기본 세팅이 돼있어야 할 자리 대신 빈 테이블이 헛헛함을 채우고 있었다. 의대생들이 밤새 공부하던 신촌의 카페는 야간 매출이 줄어들며 영업시간을 2시간가량 줄이거나 밤샘 개방을 멈췄다. 정부는 의대생 휴학을 사실상 승인하며 복귀에 물꼬를 텄다. 그러나 상인들은 고금리·고환율·고물가 등 3고가 더해지며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상황에 이르렀다고 호소한다. 신촌에서 30년째 갈빗집을 운영하는 70대 이모씨는 올해 매출이 작년보다 30% 이상 줄었다고 했다. 이씨는 "의대생뿐만 아니라 전공의와 의대 교수, 환자들과 행정직원이 손님이었는데 집단 휴학과 휴직 이후 타격을 입었다"고 전했다. 서울대병원 근처 카페에서 일하는 최모씨(31)는 "의대 휴학 전보다 매출이 40%가량 줄었다"며 "점심과 오후, 밤 시간에 방문하던 의대생이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혜화동 박씨도 "코로나 여파를 회복하려는 시점에 의대 증원 문제로 매출이 다시 반 토막이 났다"고 토로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올 2학기 의대 재적생 1만9374명 중 2학기 휴학계를 낸 비율은 96.6%(1만8721명)다. 대학병원에서 현장을 지키던 전공의들도 1만여명이 사직에 동참했다. ■의대생 복귀 "얼른 해야" vs "글쎄" 상인들은 내년 1학기 의대생들이 돌아올 수 있게 됐다며 안도했다. 반면 복귀가 쉽지 않을 거라는 의견도 상당했다. 복귀를 환영하는 상인들은 매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의대생과 대학병원 전공의, 교수, 환자와 가족이 모두 돌아오면 상권이 살아날 것이라는 희망이다. 신촌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A씨(29)는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복귀하면 병원 운영이 정상화하면서 환자와 가족분들이 다시 병원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혜화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40대 B씨는 "의대생들이 복귀하면 상권도 살아나고 매출이 늘어날 수 있으니 분위기도 좋아질 것"이라며 기대했다. 하지만 일부 상인들은 의대생과 전공의가 내년에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우려했다. 의대생 복귀 여부가 아직 불투명하고, 복귀하더라도 매출 반등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거라는 예상이다. 혜화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40대 박씨는 "내년에 돌아온다고 해도 이미 손해가 너무 커 체감하기 어렵다"며 "사태가 장기화한 만큼 바로 복귀하지 않는다는 병원 사람들 말도 있다"고 전했다. 신촌의 이씨는 "단골 의사들은 전공의와 의대생이 복귀하는 데 오래걸릴 것 같다고 했다. 의대생 복귀에 기대를 걸지 않는다"고 전했다. 소상공인들은 예기치 못한 타격인 만큼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본부장은 통화에서 "정책에 따른 주변 상권의 피해기 때문에 세심하게 접근할 필요는 있다"며 "지난 코로나 시기에 비대면으로 바뀌며 어려웠던 시기가 선례로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세심하게 분석해 도와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2024-11-03 18:13:22[파이낸셜뉴스] 회식 자리에서 후배 남자 검사를 추행한 여성 검사가 정직 처분을 받았다. 29일 관보에 따르면 법무부는 부산지검 소속 A검사에게 지난 23일 정직 1개월의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A검사는 창원지검에 재직하던 지난해 2월 회식 중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후배 남자 검사를 부축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신체 접촉과 발언을 한 혐의를 받는다. 법무부는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회식 중 술에 취해 소속 부원들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한 광주지검 소속 B검사에게도 최근 정직 6개월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 대검찰청 감찰부는 지난해 12월 당시 수원지검 안산지청 소속이던 B검사가 회식 자리에서 동석한 후배 여성 검사에게 비하성 발언을 한 사실을 인지하고 감찰에 착수했다. 법무부 산하 검사징계위는 B검사의 발언이 성희롱 발언에 해당하는지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심의해 징계 수위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법무부는 지난 2016년 12월 교수와 조교가 수정·보완하는 방식으로 작성된 논문을 자신의 박사과정 예비심사용 논문으로 발표한 수원지검 성남지청 소속 C검사에 대해서도 견책 처분을 내렸다. 이와 함께 법무부는 의정부지검 소속 D검사에 대해서도 정직 4개월의 징계 처분을 했다. D검사는 지난해 1월부터 6월까지 육아시간을 사용승인 받은 뒤 육아 목적 외로 사용해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혐의를 받는다. 한편 검사징계법에 따라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거나 게을리한 검사는 징계 대상이 된다. 검사의 징계는 해임, 면직, 정직, 감복, 견책 등이 있다. 이 중 견책을 제외한 징계 처분은 법무부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한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10-29 09:44:58[파이낸셜뉴스] 직장 회식을 마치고 귀가하던 20대 직장인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2일 인천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9일 새벽 서구 청라동에서 20대 남성 A씨가 실종됐다는 내용의 신고가 112에 접수됐다. 신고자는 A씨의 가족으로 경찰에 "집으로 돌아온다던 아들이 아직 집에 오지 않았다"며 신고했다. 실종 당일 A씨는 검은색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있었으며, 직장 회식을 마치고 귀가하는 길에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해 A씨의 지인인 B씨는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을 통해 "가족과 친구들이 애타게 찾고 있다"며 도움을 청했다. '인천 청라 실종된 친구를 찾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린 B씨는 "(A씨는) 절대 이유 없이 사라질 친구가 아니다"라며 "한 번씩만 관심을 가져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나흘째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토대로 A씨의 동선을 확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주변 하천 등지를 중심으로 드론 장비 등을 투입해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8-12 14:16:21[파이낸셜뉴스] 경남 통영시 소속 한 공무원 간부가 회식자리에서 음주를 거부한 직원에게 마시던 술을 뱉었다는 신고가 접수돼 직위 해제됐다. 15일 통영시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관내 행정복지센터 동장 A씨가 직원 10여 명과 저녁 회식을 하던 중 여성 팀장 B씨에게 술을 권했다. 평소 술을 못했던 B팀장은 이를 사양했고, 취기가 오른 A동장은 갑자기 입에 머금었던 술을 B팀장을 향해 뱉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신고를 받은 통영시는 곧장 사실 관계를 확인, A동장을 품위유지의무 위반으로 직위 해제했다. A동장은 시 감사실 조사에서 “술에 취해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실 관계자는 “술을 강요하거나 의도적으로 뱉은 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규정상 5급 이상 공무원 징계와 6급 이하 공무원의 중징계는 상급 기관이 처리해야 한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7-16 06:58:30[파이낸셜뉴스] 북한이 남한 전역에 오물풍선의 무차별 살포를 감행한 날 음주회식을 해 논란이 됐던 육군 제1보병사단장이 결국 보직해임됐다. 25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육군은 지난 19일 육군본부 보직해임심의위원회를 열고 1사단장의 보직해임을 결정했다. 이달 8일 직무배제된 지 열하루 만이다. 1사단장은 지난 1일 주요 참모들과 술을 곁들인 회식을 했으며 오물풍선이 살포된 심야 시간까지 작전 통제 현장에 복귀하지 않아 8일 직무에서 배제됐다. 지난 달 31일 합동참모본부는 기상예보를 근거로 북한이 남측으로 오물풍선을 날릴 수 있다며 경계태세 강화를 당부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신임 1사단장에는 이례적으로 원스타인 양진혁 준장이 보직됐다. 경기도 파주를 관할하는 1사단은 최전방 서부전선 강안 경계, 공동경비구역(JSA) 지원 등 임무를 수행한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6-25 09:32:14[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참석했던 부산 해운대 횟집 회식비 지출비용과 관련해 그 금액이 얼마인지 공개하라며 제기한 정보공개청구 1심 소송에서 시민단체 측이 승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신명희 부장판사)는 8일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가 대통령비서실장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 거부처분을 취소해달라"고 행정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날 판결을 선고하면서 별도의 이유를 언급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가 2023년 5월 원고에 대해 한 정보공개 거부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고 짧게 말했다. 지난해 4월 6일 윤 대통령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EXPO) 유치 지원을 위해 부산을 방문했을 때 해운대구에 있는 한 횟집을 방문해 국무위원들과 비공개 만찬을 진행했다. 당시 윤대통령이 일렬로 도열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식비는 대통령실이 계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 공동대표는 지출 액수와 지출 주체 등을 공개하라며 정보공개청구를 제기했으나 대통령비서실은 이를 거부했다. 이에 하 공동대표 등은 정보공개 거부처분을 취소하라는 이번 행정소송을 냈다. 한편 하 공동대표는 지난해 검찰의 특수활동비 내역을 공개하라며 제기한 정보공개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wschoi@fnnews.com 최우석 법조전문기자·변호사
2024-02-08 11:48:36[파이낸셜뉴스] 클린스만 감독을 상징하는 딱 하나의 요소를 꼽자면 미소다. 이를 조금 더 다르게 표현하면 긍정이다. 아마도 역대 모든 감독들 중 가장 긍정적이고, 가장 많은 미소를 보여주는 감독이 클린스만이다. 클린스만 감독이 며칠전 선수들 및 선수들의 가족을 모두 불러 함께 회식을 했다고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은 “나는 선수들에게 별 말을 하지 않는다. 그냥 긴장 풀라고 말한다.(웃음) 우리에게 당장 중요하지 않은 부분은 되도록 신경 쓰지 말라고 얘기한다. 얼마 전에 팀 회식을 했다. 선수들 가족, 아이들까지 와서 편하게 식사했는데 그 분위기가 참 좋았다”라고 말했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클린스만 감독이 어떤 식으로 선수들과 호흡하는 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편안함과 긍정의 힘이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비장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미 선수로서 모든 것을 이뤘다. 월드컵과 유로의 우승을 일궈냈고, 감독으로서도 월드컵 3위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나에게 과거는 중요하지 않다. 나에게는 첫 아시안컵이다. 너무도 영광스럽게도 좋은 경험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클린스만 감독은 “이제 국민들이 우리에게 어느정도 (우승에 대한) 기대를 하고 계신 것 같다. 하지만 결승을 입에 담을때가 아니다. 여러분들은 조별 예선에서 붙은 요르단이 얼마나 강한 팀인지 잘 아셨을 것이다. 내일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배가 고프다. 멀리 왔다. 준비된 부분을 보여주면 원하는 결과를 달성할 수 있다”라면서 필승을 다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처음 카타르에 도착할 때와 준결승 전을 앞둔 현재까지도 전혀 변하지 않았다. 그를 감싸고 있는 긍정 에너지가 대한민국을 결승으로 이끌어갈 수 있을지 많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2-05 19:06:06【 대구=김장욱 기자】 "인사 철 떡 돌리기·연가사용 눈치 주기·비상연락망 공지·계획 없는 회식 자제!" 대구시가 낡은 관행 타파를 통해 조직문화 개선에 총력을 기울인다. 대구는 조직 내 불합리한 관행을 없애고, 낡은 조직문화 개선을 통해 자유와 활력이 넘치는 직장 환경을 조성하고자 근무 혁신 4대 과제를 적극 추진한다고 17일 밝혔다. 홍준표 시장은 "조직 내부의 낡은 관행을 타파해 극세척도(克世拓道)의 자세로 한반도 3대 도시 위상을 되찾기 위한 담대한 도전에 한마음 한뜻으로 나아가는 조직문화를 만들겠다"라고 강조했다. 근무혁신 4대 과제의 첫 번째는 인사 철 떡 돌리기 자제다. 통상적으로 인사철이 되면, 전출자의 부서에 부서 전(全) 직원이 방문해 떡을 돌리는 문화가 있다. 이는 주로 근무시간 중 이뤄져 업무 공백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방문 일정 조율, 떡 구입 등 부담을 가중시켜 불합리한 관행 중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두 번째 과제는 연가사용 눈치 주기 자제다. 공무원은 연가(휴가), 육아시간, 유연 근무 등 다양한 복무제도를 개인의 여건에 따라 유연하고 자율적으로 사용 가능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조직 내 눈치 보기 문화로 인해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했다.이런 관행 타파를 위해 개인의 복무사항에 대해 부서장 대면결재 없이 원하는 시기에 자유롭게 사용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특히 간부공무원들도 시차 출퇴근제 등 유연근무 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유연근무 제도를 이용하는 직원 수가 증가하고 있다. 이외 부서장의 지시와 일정에 맞춰 마지못해 참석하는 저녁 술자리 위주 회식에서 사전에 예고된 점심 식사 위주의 회식으로 회식문화를 바꿔가는 △계획 없는 회식 자제도 직원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자택 주소, 유선 전화번호 등 공개를 꺼려 하는 개인정보는 비상연락망 구축을 위해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공개하는 △비상연락망 전 직원 공지 자제도 추진하고 있다. gimju@fnnews.com
2024-01-17 18:09:59[파이낸셜뉴스] 충남의 중학교에서 교장이 여성 교사를 공개적으로 모욕해 손해배상을 하게 됐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서산지원 민사소액 재판부(부장 김수정)는 여성 교사 A씨가 교장 B씨와 교감 C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B씨는 A씨에게 1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B씨는 2020년 2월 A씨가 “임신 계획이 있어 담임을 맡을 수 없을 것 같다”고 하자 “남편이랑 그렇게 사이가 좋냐? 애가 벌써 생기게?”라고 되물었다. 또 같은 해 10월 회식 자리에서는 다른 동료들이 듣고 있는 가운데 A씨에게 “너 결혼 전후로 몸무게 차이가 몇㎏이냐. 얘 결혼 전에는 돼지였다”는 모욕적 발언을 했다. A씨가 곧바로 성희롱이라고 항의하자, 옆에 있던 교감 C씨는 “교장 선생님이 A씨를 아끼고 좋아하니까 저런 농담도 하시는 거다”라며 상황을 무마하려 했다. A씨는 회식 다음 날 교내 성고충위원회에 교장 B씨를 성희롱으로 신고했지만 교감 C씨는 “교장 선생님이 나쁜 의도로 한 발언도 아니고, 정년도 얼마 안 남았다”며 “교직사회도 좁으니 그냥 넘어가달라”고 부탁했다. A씨는 결국 정신적 충격을 받아 병가 신청을 냈고 이어 교장 B씨를 신고했다. 검찰은 2021년 6월 회식 중 B씨가 한 말은 모욕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면서도 발언 경위, 모욕 정도 등을 참작해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 이에 A씨는 B씨와 C씨를 상대로 각각 3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C씨에 대해서는 불법행위에 가담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B씨에게만 위자료 1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1-14 22:11:58"연말인데 회식도 안 해요. 이번주가 피크인데 2팀 정도밖에 예약이 안 들어왔어요."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안모씨(43)의 이야기다. 공덕역 인근은 편리한 교통으로 인해 업무지구는 물론이고 식당가도 형성돼 있어 평소 직장인들의 회식이 잦은 곳이다. 시기상으로도 '연말 대목'을 맞아 상인들은 한창 바빠야 할 시기다. 그렇지만 올해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이곳 상인들에게 업황에 대해 묻자 하나같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연말 대목이 다가왔지만 서민들의 지갑이 굳게 닫혔기 때문이다. ■ "회사 사정도 안 좋은데…"지난 20일 오후 7시 30분께 공덕동 먹자골목에서는 만석인 식당을 찾기 어려웠다. 이곳 골목에 있는 식당 20여곳 가운데 2개곳만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다. 다른 식당과 술집은 불을 켜고 영업을 하고 있지만 듬성듬성 손님이 앉은 테이블이 있을 뿐 휑한 분위기였다. 이곳에서 30여년간 식당을 영업해 왔다는 상인회장 권모씨(62)는 "전체적으로 이곳에 있는 가게 60~70%는 매출이 줄었다"며 "코로나19로 3년 동안 회식 문화가 적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추어탕집을 운영하는 김성훈씨(60)도 "저녁 장사하는 고깃집, 횟집이 특히 매출이 줄었다"며 "돈이 없으니 술도 안 먹고 저녁 늦게 회식하는 대신 점심을 먹는 것 같다"고 봤다. 회식 문화가 줄어든 측면도 있지만 더 큰 영향은 침체된 경기 상황으로 보였다. 고깃집을 운영하는 안씨도 "매월 500만원씩 적자가 나는 것 같다"며 "특히 연말엔 사람이 부족해서 모자를 정도여야 하는데 (손님이 없어) 이번달 직원 5명 가운데 2명이 그만둬야 했다"고 언급했다. 실제 직장인도 경기침체 및 사내 문화 변화로 인해 전반적으로 회식이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인근 직장인 정모씨(38)는 "코로나19 전에는 팀에 따라 일주일에 두세번씩은 회식이 있었고 못해도 한달에 1번씩은 있었다"며 "지금은 분기에 1번 있을까 말까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횟수도 줄고 1차나 2차까지만 가서 간단히 먹고 가는 분위기"라며 "회사 경영사정도 안 좋아 회식을 많이 하는 편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 교통비·인건비·재료비 다 올라사회적 분위기와 함께 자영업자들은 갈수록 늘어나는 비용 부담이 버겁다고 토로했다. 각종 물가와 인건비가 올라 부담이 된다는 목소리였다. 호프집을 운영하는 석모씨(46)는 올해 12월 1월부터 지난 17일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0만원가량 수익이 줄었다고 했다. 지난해부터 일하던 직원 2명을 내보냈음에도 수익은 줄어든 것이다. 석씨는 "월말까지 이렇게 줄어든다고 생각하면 월에 1000만원이 줄어드는 것"이라며 "술집이 원래 밤 12시면 한창이고 새벽 2시까지는 열었는데 요즘은 손님이 하나도 없어 12시면 닫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택시비가 올라 손님들도 '차 끊기겠다'며 12시 전에 집에 간다"며 "아르바이트생에게도 택시비까지 챙겨 줘야 하니 지난해에는 시간당 1만1000원 주던 것을 1만4000원으로 올렸다"고 말했다. 재료비 때문에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김씨는 "자재만 체감 40% 오른 느낌이다. 야채가 특히 올랐다"며 "배추, 대파, 부추 같은 채소가 1000원 하던 것이 1600~2000원 이렇게 막 올랐다. 야채는 식당들이 다 쓰는 것이니까 특히 부담될 것"이라고 전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3-12-21 18:0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