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국전기연구원(KERI) 표재연 박사팀이 카멜레온처럼 색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회절격자 기술로 별도 염료를 사용하지 않고도 빛 통과를 조절해 다양한 색을 만들 수 있다. 연구진이 나노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 카멜레온이나 공작새에서 관찰되는 구조색의 원리를 첨단 디스플레이에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다. 표재연 박사는 7일 "기판의 소재나 형태의 제약 없이 원하는 위치에 원하는 색을 정확히 구현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3D프린팅 기술"이라며 "디스플레이 장치의 정형화된 '폼-팩터(외형)' 한계를 극복하고, 형태의 다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에는 회절과 구조색 원리가 적용돼 있다. 회절은 빛이 장애물을 만나면 휘어져 돌아나가거나 구멍을 통과해 넓게 퍼져나가는 현상이다. 특히 빛은 파장 수준의 작은 미세구조, 머리카락 두께의 100분의 1~ 1000분의 1 정도의 구멍이나 틈을 만나면 회절해 경로가 바뀐다. 이때, 미세 구조에 규칙성이 있을 경우 회절에 의해 특정 파장의 빛만을 반사해 특정 색이 보이는데 이를 구조색이라 한다. 예를들어 카멜레온은 여러 색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피부의 미세구조를 바꾸면서 색이 다르게 보이는 것이다. 또 공작새의 깃털은 내부 미세 구조의 특징적인 배열때문에 아름다운 색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세계최고 수준의 나노 3D프린팅 기술로 고밀도의 나노선 회절격자를 인쇄했다. 3D프린팅 노즐을 마치 바느질하듯이 움직여 다리 모양의 회절격자로 여러 줄 인쇄하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이 회절격자가 첨단 디스플레이 분야에 활용처가 많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절격자 자체의 투명성으로 스마트 창문이나 거울, 자동차의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미래형 투명 디스플레이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또한, 핵심 구성요소로 이미 회절격자를 활용하고 있는 증강현실(AR) 장치에도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다. 나아가, 회절격자는 변형에 따라 다른 색상이 발현되도록 설계할 수 있어 변형 감지가 필요한 기계공학과 생의학 분야에 이용이 가능하며, 회절격자 자체로서 다양한 광 물리 연구에 활용될 수 있다. 전기연구원은 이 원천기술의 특허 출원을 완료했으며, 디스플레이 관련 기업들의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고, 수요 기업을 발굴해 기술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연구진은 이 회절격자 제작 기술을 재료과학 분야 최상위급 학술지 'ACS 나노'에 발표했으며, 학술지측에서 연구성과를 인정해 표지논문으로 게재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3-08-07 09:30:05[파이낸셜뉴스] 피피아이는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한 공모주 청약 결과 최종 경쟁률이 1147.7대 1로 집계됐다고 18일 밝혔다. 주관사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지난 16~17일 실시된 피피아이의 일반 공모 결과 일반 투자자 배정물량 20만주에 대해 총 2억2954만주의 청약이 몰렸다. 증거금은 총 8034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피피아이는 지난 10일~11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최종 공모가를 희망밴드가(6000원~7000원) 중 상단 금액인 7000원으로 확정한 바 있다. 지난 1999년 설립된 피피아이는 세계 최초 PLC(Planar Lightwave Circuit) 기술 개발 및 상용화에 성공한 기업이다. PLC 원천 기술 기반 스플리터(광파워분배기), 데이터센터·통신용 AWG(도파로 회절 격자), 계측기 등을 제조·공급하며 국내외 광통신 구축망 시장 내 입지를 다졌다. 피피아이는 납입기일인 19일 모든 공모절차를 완료하고 오는 12월 26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2019-12-18 12:13:25[파이낸셜뉴스] 피피아이는 지난 10~11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가 7000원으로 최종 확정됐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수요예측에는 총 1090곳에 달하는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해 99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가는 희망밴드(6000~7000원) 상단인 7000원으로 결정됐으며 총 공모금액은 70억원으로 확정됐다. 전체 참여기관의 약 86% 이상인 939개의 기관에서 공모희망밴드 상단 가격 이상을 제시했다. 피피아이는 세계 최초로 PLC(Planar Lightwave Circuit) 원천 기술을 기반으로 스플리터(Splitter·광파워분배기), 데이터센터용·통신용 AWG(Arrayed Waveguide Grating·도파로 회절 격자), 계측기 등을 제조·공급하는 기업이다.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는 흥행 성공 요인에 대해 데이터 센터 증설 및 5G 시장 개화로 인한 AWG 수요 증가와 5G 상용화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는 중국향 5G용 AWG에 대한 매출 확보 등을 꼽았다. 한편, 피피아이의 일반 투자자 공모주 청약은 오는 16~17일 양일간 진행되며 전체 공모 물량 중 20%인 20만주가 배정될 예정이다. 일반 투자자들은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를 통해 청약을 신청할 수 있다. 피피아이는 오는 26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2019-12-13 13:51:03[파이낸셜뉴스] 무선 통신장비 전문업체 피피아이가 다음달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한국거래소 코스닥 시장본부는 지난 15일 코스닥시장 상장위원회 심의에서 피피아이 상장 예비 심사를 승인했다. 이에 피피아이는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절차에 착수한다고 17일 밝혔다. 피피아이가 이번 상장을 위해 공모하는 주식 수는 총 170만주다. 공모 예정가는 6200~7200원으로 총 공모금액은 105억~122억원이다. 다음달 7일~8일 양일 간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 후 같은 달 12일부터 13일까지 청약을 받는다. 상장 및 매매개시 예정은 11월 말이다. 피피아이는 PLC(Planar Lightwave Circuit) 원천 기술을 기반으로 스플리터(Splitter·광파워분배기), 데이터센터용·통신용 AWG(Arrayed Waveguide Grating·도파로 회절 격자), 계측기 등을 제조·공급하는 기업이다. 세계 최초로 반도체 공정을 이용해 광집적회로를 양산하는 PLC 기술을 개발했으며 PLC 설계·제작·측정 기술을 통해 칩 집적화·소형화에 성공했다. 피피아이는 지난 2014년에 이어 지난달 30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핵심기술의 파급효과 등 우수성을 높이 평가받아 '소재·부품 전문기업'으로 인증받았다. 지난 2016년에는 미국 인텔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아 데이터센터용 AWG 납품업체로 단독 선정된 바 있다. 국내에서는 KT, SKT 등 차세대 통신 리더 그룹과 파트너십을 확보했다. 지난해 피피아이의 실적은 매출액 381억원, 영업이익 28억원, 당기순이익 25억원을 기록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2019-10-17 09:23:10섬유화학산업에서 촉매제로 많이 사용하는 제올라이트를 합성하는 과정에서 품질저하의 원인이 되는 결정변형이 일어나는 원인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11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서강대학교 물리학과 김현정 교수팀의 차원석 박사과정 연구원 등이 제올라이트의 결정변형 원인을 밝혀내 이 연구결과를 재료분야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네이처 머티리얼즈'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제올라이트는 실리카와 알루미늄, 산소 원자로 이뤄진 결정성 광물로, 분자가 드나들 수 있는 0.3~1나노미터(nm) 크기의 나노기공이 규칙적으로 배열돼 섬유화학산업에서 촉매제로 널리 사용된다. 그러나 외부 조건에 의해 스트레인이 형성되면 기공의 크기가 변하고 배열도 어그러져 촉매제로서의 효율이 떨어진다. 일반적으로 촉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제올라이트 결정에 기판을 붙이는데 이 과정에서 변형이 생기며 고온에서는 기판과의 열팽창계수 차로 변형이 생기는 문제도 있다. 따라서 제올라이트의 폭넓은 응용을 위해서는 결정 내 나노기공의 크기와 배열을 측정하고 결정의 변형부위와 그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 관건이었다. 연구팀은 기존의 '결맞는 X선 회절법'을 개량한 방식으로 제올라이트 결정의 모양을 얻는 동시에 결정 내부의 격자변형 정도를 0.01nm 해상도로 원자수준까지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상대적으로 빛의 산란 정도가 약한 나노다공성물질의 특성에 맞춘 방식으로 이 방법을 이용하면 변형 정도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이 방법은 내부를 들여다보기 위해 제올라이트를 파괴할 필요가 없고, 반응이 일어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연구팀은 또 제올라이트 합성시 결정 형성을 위해 넣은 극미량의 첨가물이 450도로 가열한 뒤에도 분해되지 않고 잔류해 가공배열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바로 이 유기물의 존재가 격자변형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제올라이트의 합성·제조 과정과 촉매와 같은 응용과정에서 효율을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ys8584@fnnews.com 김영선 기자
2013-07-11 14:58:07아주 미세하게 볼록한 면으로 이루어져 있는 금빛의 입방체(cube). 채은미의 화면은 향수와 같은 고급 화장품의 마개처럼 보이는 이 입방체들이 단단한 패널을 일정하게 뒤덮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체스판의 표면처럼 엇갈린 격자의 사방연속문양으로 배열된 입체들은 두 개의 평행한 레이어를 만들어낸다. 하나는 입방체의 윗면이 만들어내는 밝은 금색의 반사면이고, 다른 하나는 입방체들 사이사이로 보이는 자개로 덮인 패널의 표면이다. 밝은 금색의 윗면은 각 입방체 표면의 부드러운 굴곡으로 인해 화면 전체에 현란하고 밝은 빛의 리드미컬한 흐름을 부여하고 있으며, 입체들의 그림자들 사이로 보이는 패널의 표면에서는 색채와 자개의 미묘한 반사 그리고 그림자가 뒤섞이면서 섬세하면서 복잡한 색점들이 떠오른다. 정면에서 바라보았을 때 이 두 개의 레이어들은 일종의 점묘화 혹은 굵은 입자로 이루어진 직조 문양처럼 보인다. 동시에 전면의 금속성 굴곡면의 반사와 후면의 색점들이 만들어내는 이미지로 인해 앞뒤가 뒤바뀌어 보이는 착시효과가 일어나기도 한다. 그리고 여기에 세 번째 레이어가 덧붙여진다. 이 레이어는 관객이 화면을 비스듬히 바라보거나 이동할 경우 입방체들의 옆면에 의해 만들어진다. 다시 말해 모서리가 맞닿아 있는 네 개의 입방체들에 의해 패널 위에 빈 공간이 생길 때, 측면으로 서로 마주보고 서있는 네 개의 금빛 반사면들이 바닥의 색채와 서로 다른 면들을 반사함으로써 이 세 번째 레이어가 형태를 드러내게 된다. 이 입면들의 레이어는 여러 개의 반사들로 이루어진 피드백의 중첩을 통해 한층 더 짙은 금빛을 만들어내는데, 이것이 화면 전체에 형성되는 커다란 시각적 깊이와 몰입의 효과를 제공한다. 마치 불교에서 말하는 인드라망처럼 반사는 전체를 포함하며 동시에 부분들로 수렴된다. 조명의 변화나 관객들의 움직임에 의해, 혹은 자개로 덮여있는 패널 위의 이미지나 색채에 따라 이 세 번째 레이어는 관객으로 하여금 명확하게 형용하기 어려운 빛과 그림자, 형태와 반영의 추상적 변주를 경험하게 한다. 이 세 개의 레이어들은 모두 반사하는 표면을 지니고 있다. 첫 번째 레이어가 전면의 불특정한 공간을 반영하고 있다면, 두 번째 레이어는 자개로 덮인 표면 위에 다시 가해진 색채와 이미지들을 통해 빛의 회절(回折)과 투사(投射)를 동시에 일으킨다. 세 번째 레이어는 첫 번째 레이어가 지닌 금빛의 계조와 두 번째 레이어가 지닌 구체적 이미지-색채를 혼합하고 재귀(再歸)시킴으로써 화려하고도 모호한 시각적 용융상태를 만들어낸다. 게다가 세 개의 레이어들이 모두 화려한 금빛의 주조(主調)를 나타내는 까닭에 화면 위에는 커다란 빛의 볼륨이 형성된다. 실제로 보는 것 외에는 이러한 빛의 중첩과 파동을 달리 사진이나 영상으로 재현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없다. 거울의 표면은 모두 곡면으로 이루어져 있어 일방적이고 사실적인 반사가 아닌 벡터들을 만들어낸다. 때문에 화면은 이 커다란 빛의 흐름을 뿜어내지 않고 안으로 머금는다. 마치 물기가 흡수되거나 발수되지 않고 표면에 응결되어 있는 것처럼, 채은미의 화면 위에서 어지러울 정도로 강렬한 금빛의 입자들은 모두 표면에 응결되어 있다. 채은미의 화면은 빈 공간들로 이루어져 있다. 공허-모듈(emptiness-module) 혹은 셀(cell)이라고 부를 수 있을 이 빈 공간들을 만들기 위해 각각의 입방체들은 폭에 비해 다소 높게 제작되었다. 이 사소한 차이로 인해 화면 위에는 시각적으로 깊은 우물들이 형성된다. 각각의 우물은 볼록한 네 개의 벽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벽의 곡면은 아랫면의 이미지 뿐 아니라 측면과 측면에 반사된 대척면의 이미지들까지 고루 투영한다. 두 개의 오목거울을 사용하는 매직-미러(magic-mirror)가 그 사이에 있는 사물을 허공에 떠있는 것처럼 보여주듯, 이 네 개의 볼록거울로 이루어진 우물은 밑면의 이미지와 색채가 빈 공간 속에 가득 차 있는 것처럼 보이는 착란을 일으킨다. 이러한 시각적 반전은 위와 아래, 볼록면과 오목면, 입체와 빈 공간, 사물의 표면과 그것의 반영 등 다양한 층위에서 일어난다. 심지어 이러한 전위(轉位)는 시각적인 데에 머물지 않고, 우리가 대상에 대해 가지고 있는 관념이 동요를 일으키는 지점에까지 나타난다. 그것은 단순히 형태 심리학에서 설명하는 '형태-여백'의 이항(二項)이 아닌, '부재(absence)와 그것의 여백'이 상호-지시하는 관계를 보여준다. 부재는 '없음'이나 '떠남' 혹은 '소멸'이 아닌 의미와 주목으로 가득 채워져 있는 사건이다. 그것을 만들어내는 것은 아무 것도 스스로 재현하지 않고 단지 현재의 시간을 반영할 뿐인 주변의 사물들이다. '떠난' 장소, '소멸이 일어난' 공간들은 무의미하지만 동시에 고립을 일으키는 사물들로 둘러싸여 있다. 빈 공간과 그것을 둘러싼 '반영하는' 존재들은 둘 다 '부재'를 만들어내는데 참여한다. 채은미의 화면을 뒤덮고 있는 각각의 셀들은 그만큼의 거울로 이루어진 입방체들과 상호지시 관계에 놓여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입방체들은 종교적인 감정을 떠올릴 만큼 화려한 금빛의 사물들이다. 일종의 만다라와도 같은 현란함과 아름다움의 파동이 이 입방체들의 본질을 이루고 있다. 마찬가지로 채은미의 빈 공간, 공허-모듈 역시 승화(昇華) 혹은 초-물질화(trans-substantiation)의 과정에 있다. 그것들은 의식(儀式)을 위한 것이며, 이전까지 부재를 일으키던 모든 대상들을 대체하고 있다. 마치 종교적 의식에 사용되는 빵과 포도주처럼 이 빈 공간들은 절대적인 어떤 관념들을 실체로 바꾸어 놓았다. 그것들은 고립과 반영의 조건들을 재현한다. 그것들은 반복할 뿐 아니라 무한히 동일한 장소들을 만들어낸다. 모든 부재의 공간들이 반복한다 하더라도, 수없이 많은 소멸의 장소들이 버섯처럼 동일한 형태로 자라난다 하더라도, 각각의 빈 공간들은 어쩔 수 없이 각각 다른 순간들로 기록되어야만 할 것이다. 그것들이 한데 모여 전체를 이룰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각각의 셀들은 독립된 사건들을 함축하고 있다. 이 사건들은 가장 밑에 깔려있는 그림 혹은 색채들의 문양으로부터 비롯된다. 화면에서 각 셀의 바닥은 자개의 문양으로 이루어져 있어 서로 미세한 차이를 나타낸다. 결국 매직-미러의 가상적 공간으로 떠오르는 것은 이 바닥의 문양이다. '카페트의 형상'은 바로 바닥에서 가장 위의 표면으로 떠오른 자개 표면의 이미지인 것이다. 흥미롭게도 돌출된 입방체의 역할은 바로 맨 밑바닥에 그려진 이미지를 위로 떠올리는 것이다. 그것들은 사방이 벽으로 막혀 빛이 갇혀있는 우물들이지만 전체로 보았을 때는 네트워크를 형성하면서 '카페트의 형상'(Figure in the Carpet)을 이루어내는 그물코들이다. 고립되어 있지만 상호 소통하는 빈 공간들이 궁극적으로 만들어내는 전체의 상(像)을 작가는 '금빛 실루엣'이라고 부른다. '실루엣'은 윤곽선이나 문양의 형태를 가리키거나, 혹은 금빛의 산란에 가려진 배경의 이미지를 가리킬 것이다. 꽃이나 자기, 혹은 오방색의 전통적 문양이 나타나기도 하고 때로는 하나의 색채가 푸른 하늘이나 노을처럼 나타나기도 한다. 채은미의 '금빛 실루엣(Gold Light Silhouette)'은 삶에서 발견되는 일상적인 형태들이 금빛의 물질적/비-물질적 구조를 통해 추상화되는 과정을 그대로 드러낸다. 금속성의 입방체들이 부드러운 회화적 모티프들을 끌어올리는 과정을 바라보는 것은 전체와 디테일의 무한한 변주 속으로 빠져드는 것과 같다. 가장 최근의 작업인 '각도의 변화'는 이제까지 일관해 온 입방체들의 수직-배열을 사선으로 바꾼 것이다. '각도의 변화'가 몰고오는 변화는 이제까지의 단일한 화면을 여러 개의 면들로 분할하게 되는 것이다. 분할된 면들은 45도로 기울어져 전체 화면에 입체감을 부여하는데 활용된다. 전체 화면이 나타내는 것은 커다란 입방체 혹은 윗면이 없는 빈 공간의 모습이다. 때로 이 빈 공간의 아랫면은 일정한 거리를 두고 분리된 것으로 묘사되어 있기도 하다. 일종의 반복적 수사라고나 할까, 전체의 형식은 부분의 형태를 동일하게 재현하고 있다. 다른 측면에서 살펴보자면, 채은미의 작품은 화면을 기울어진 각도에서 바라보는 것이 실제로 작품의 시각적 효과를 가장 잘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므로 관객의 입장에서는 정면에서 캔버스를 감상하듯 바라보는 대신 측면으로 이동하면서 화면을 운동감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각도의 변화'는 제목이 구체적으로 적시하는 것처럼, 이 작품을 바라보는 가장 최적화된 시점을 유도하는 작품이다. 즉 입방체의 배열과 화면 전체의 형태 모두에 시선의 운동이 내재되어 있다. 그것은 셀의 깊이를 강조하고 입방체 표면의 반사를 더욱 극적인 것으로 증폭시킨다. 채은미의 화면은 반복과 확산의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모듈로 이루어져 있어 언제든지 어느 공간으로든지 전체로 이어질 수 있다. 반사와 깊이의 굴곡들로 이루어진 금빛찬란한 세계란, 철학적인 동시에 종교적인 절정의 장면들을 떠올린다. 이 장면들 속에서 모든 개체들은 반영들로 가득찬 텅 빈 내면과 단단하고 반사하는 외면을 갖는다. 이들이 서로 소통하며 만들어내는 커다란 이미지는 다시 일상이나 자연의 소소한 장면을 만들어낸다. 세계는 전체에서 부분으로, 부분에서 전체로 매번 다시 순환한다. 채은미의 화면이 만들어내는 법열의 순간이다. 심지어 화면 속에 아무 것도 그려지지 않더라도, 단지 단순한 푸른 색 혹은 붉은 색의 환영들 만으로라도 이 영속적인 순환은 그것을 바라보는 이를 풍경의 일부로 만들기에 충분하다. 금빛의 입방체 혹은 그것으로 가득 찬 빈 공간이 되는 것이다. airyoo@naver.com 유진상 계원예술대 교수 /파이낸셜뉴스 fncast 채진근, 박동신PD
2012-10-16 16:12:42홀로그램의 재생 원리 홀로그램이란 두 개의 레이저광이 서로 만나 일으키는 빛의 간섭효과를 이용하여 3차원 입체 영상을 기록한 필름이다. 다음은 영(Young)의 간섭실험을 보여주는 그림이다. (가) (나) 그림 (가)에서와 같이 두 개의 슬릿 , 에서 나온 빛은 회절하여 두 개의 구면파가 서로 겹치면서 (나)와 같은 간섭무늬가 얻어진다. 단색광이며 슬릿에서 동일한 위상을 갖는 두 입사광선이 스크린 P 위에 도달할 때에는 위상차가 발생하는데, 이것으로 인해 밝거나 어두운 패턴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때 간섭의 조건은 다음과 같다. 이면 보다 밝아지는 보강간섭 이면 어두워지는 상쇄간섭 일반적으로 이중슬릿 실험은 와 을 측정하여 실험에 사용된 빛의 파장 λ를 구하는 목적으로 수행된다. 그러나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보자. 만약 빛의 파장 가 일정하고 의 값을 임의로 바꿀 수 있다면 그에 따라 변하는 것은 각도 가 될 것이다. 즉, 그림 (나)의 무늬 패턴을 따라 금속 원자를 배치하고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이 판을 홀로그램이라고 한다) 스크린 위에 붙인다. 여기에 실험에 사용된 빛을 슬릿 각도에서 비추면 금속 원자들 사이에서 회절된 빛이 슬릿 에 모아지면서 관찰되는 것이다. 이것이 홀로그램의 재생 원리이다. 상상력을 조금 더 발휘해 보자. 가 슬릿이 아니고 점광원 혹은 표면에서 빛을 반사하는 아주 작은 물체, 더 나아가 지구본이라고 하면 실험을 역으로 진행했을 때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에는 간섭을 일으키기 위한 광원을 놓고, 스크린에는 간섭무늬를 따라 금속 입자들이 배열된 홀로그램을 두면 위치에는 그것이 점광원이든 아주 작은 물체이든, 지구본이든 입체적인 영상이 재현될 것이다. 질문 얇은 금속을 투과한 빛이 간섭무늬를 만드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답안 결정격자를 가진 물체에 X-선을 비추면 회절 현상이 일어납니다. 금속을 구성하는 원자들은 규칙적인 간격을 갖고 있는데, 이 간격이란 보는 각도에 따라 조금씩 다를 것입니다. 여기를 투과하는 빛은 간격을 만날 때마다 회절하며, 이 회절광 사이에서 간섭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또한 회절을 일으키도록 제작된 유리판이 있는데, 1㎜ 안에 1만 개의 줄을 그어 미세한 간격을 만든 것입니다. 여기에 빛을 비추어도 회절에 의한 간섭무늬가 얻어집니다.
2007-11-14 16:47:05지난 99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반도체 공정 분야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하던 박병선 사장은 당시 일본에서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디지털광학의 핵심부품인 회절격자를 개발, 광학부품의 국산화를 위해 안정된 생활이 보장된 직장을 뒤로하고 해빛정보를 설립했다. 당시 ETRI에서 재입사의 길을 열어뒀지만 박병선 사장은 과거를 돌아보고 편안한 생활에 미련을 두다보면 성공보다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 과감히 사직서를 제출하고 경영자의 길을 택했다. 박사장은 창업 당시부터 ‘광학과 반도체 공정기술을 접목하여 세계 최고의 광학부품 전문기업을 만들어보겠다’는 목표를 세우는 등 글로벌 경영마인드가 확고했다. 박대표가 주창하는 것이 ‘잉어경영론’이다. “잉어를 작은 어항에 기르면 7∼8㎝ 정도 자라지만 그 잉어를 큰 수족관에서 키우면 15∼20㎝까지 자랍니다. 연못에서는 46㎝ 정도 자라지만 넓은 호수에서 키우면 90㎝ 이상 큽니다.” 이 말은 자신이 사는 집의 크기에 비례하여 성장하는 잉어처럼 벤처기업도 사업경영의 무대를 세계시장으로 넓혀야 생존과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박사장은 여느 벤처기업가처럼 사업초기만 해도 기술만 있으면 시장을 석권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시장에서 기술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5%뿐. 나머지는 마케팅이 좌우한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래서 하루가 멀다하고 대기업의 연구책임자를 만나기 시작했고 여기서 해빛정보의 미래 성장 아이템을 찾기 시작했다. “기술은 아웃소싱할 수 있지만 마케팅은 그렇지 않습니다. 마케팅에서 경쟁사보다 우위를 점할 수 없다면 그 기업은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라며 박사장은 시장이 원하는 기술이 진정한 벤처기업의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강문순기자
2005-08-23 13:36:03해빛정보는 카메라폰의 이미지센서를 보호하는 필터인 IR컷오프필터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업체로 지난해 세계 시장에 보급된 카메라폰의 3대중 1대가 해빛정보의 적외선 차단 필터를 사용했다. 조사기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세계시장 점유율은 20∼30% 수준으로 1∼2위권이다. 삼성, LG 등 국내 메이저 3사에 모두 납품하며 국내시장 점유율이 90%에 육박한다. 머지않아 모토로라, 노키아 등에도 제품 공급이 기대돼 세계시장 점유율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 2002년 46억원이던 매출액 규모가 내년에는 522억원으로 4년만에 10배 이상 급성장할 전망이며 내년 영업이익률이 30%에 이를 정도로 수익성이 뛰어나다. 99년 설립된 해빛정보는 지난 6월24일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왜 글로벌 기업인가=해빛정보의 주력제품인 적외선차단필터는 카메라폰, 디지털카메라, 디지털캠코더 등 디지털영상장치에 반드시 사용되는 제품이며 그중에서도 가장 협소한 공간에서 광학적 정밀도가 요구되는 것이 카메라폰에서 사용되는 적외선차단필터이다. IR 컷오프 필터는 적외선에 민감한 카메라폰의 이미지센서를 보호하는 필터다. 이미지센서가 적외선에 노출되면 영상이 찌그러지거나 흐려지기 때문에 카메라 폰 사양이 메가급으로 높아질수록 적외선 영역을 미리 차단시켜주는 고감도 필터 장착이 필수적이다. 해빛정보는 최고수준의 품질이 요구되는 카메라폰용 적외선차단필터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88%에 달할 정도로 국내 메이저 휴대폰 3사에 휴대폰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극히 드문 회사이며 지난해 세계시장에 출하된 카메라폰의 3대중 1대가 해빛정보의 적외선차단필터가 사용됐다. 해빛정보는 지난 2002년 대만의 암코사에 적외선차단필터 수출로 첫 매출을 올렸다. 그리고 2003년부터 국내 카메라폰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휴대폰 제조사들이 카메라폰의 비중을 늘려가면서 국내에 본격적인 공급을 시작, 지난해 최고의 적외선차단필터 전문회사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는 본격적인 글로벌 광학부품전문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기 위해 해외시장 다변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머지않아 국내 메이저 3사 뿐만 아니라 모토로라, 노키아 등 세계 메이저급의 휴대폰 제조사들이 해빛정보의 적외선차단필터를 채택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반기 신제품으로 재도약 기틀 마련=해빛정보는 회절격자(Grating)를 기반으로 회사의 체제를 갖추었으며 적외선차단필터를 통하여 성장을 이룬 회사다. 2002년에는 창업 아이템인 회절격자를 통해 4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였고, 적외선차단필터가 본격적으로 매출이 일어난 2003년에는 101억원, 2004년에는 26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성장가도를 달려왔다. 올해와 내년 매출은 각각 330억원, 522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올해 2·4분기는 내수시장의 침체와 국내 휴대폰업체들의 해외시장 부진의 이유로 매출이 감소하면서 이익도 상당폭 감소했다. 또한 하반기에는 지난 6월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상장 이전에 부여하였던 주식매수선택권과 관련된 주식보상비가 재평가되면서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주식보상비는 상장에 따른 일시적인 비용이며 현금을 수반하지 않는 숫자에 불과하기 때문에 현금유동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고 오히려 내년부터는 주식보상비가 큰 폭으로 감소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익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해빛정보는 작지만 강한 회사다. 2002년 공장화재로 생산설비가 전소되는 등 자금난으로 회사가 존폐의 기로에 서기도 했지만 위기를 극복하고 도약에 성공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신제품을 통한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화소 카메라폰 촬영시 이미지가 찌그러지는 모아레현상을 제거해 주는 기능을 하는 HOLF™(Hologram Optical Low Pass Filter)는 이미 미국, 유럽, 대만 등 세계에 특허등록이 완료된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 다가올 카메라폰의 고해상도 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끝냈다. 또한 후발주자로 뛰어든 윈도 커버 글라스 부문은 앞으로 카메라폰이 고해상도화 되면서 재질이 아크릴에서 유리로 바뀔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특허를 출원한 혁신적인 가공기술과 다양한 디자인으로 시장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해빛정보는 차기 성장엔진으로 삼고 있는 신제품 개발을 하반기에 완료, 글로벌 광학부품 전문기업으로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 mskang@fnnews.com 강문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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