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제 유가가 상승할 때마다 정유회사에 횡재세를 물리자는 논의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재점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외 변수에 따라 실적이 자주 널뛰는 업종에서 실적 회복 조짐이 보일 때마다 횡재세를 걷자는 주장이 나오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반발의 목소리가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정유사들이 호실적을 기록한 것을 계기로 정치권에서는 이른바 횡재세(초과 이윤세)를 도입하자는 논의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당선자 워크숍에서 속도를 조절한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업계의 긴장감은 여전한 상황이다. 횡재세는 고유가, 고금리 등으로 이익을 얻은 기업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뜻밖의 횡재로 초과 이윤을 얻은 기업에게서 세수를 충당하자는 취지다. 정유업계가 1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둔 지난 2022년 상반기 횡재세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다만 막상 유가가 급락하자 정유회사들이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논의가 힘을 잃었다. 다만 업계에서는 에너지 업종은 국제유가, 원유 재고 수준, 원·달러 환율 등 여러 대외 변수들에 따라 실적이 널뛰는데 이러한 특성을 반영하지 않고 일시적인 실적 개선을 '횡재'로 규정해 과세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올해 들어 정유사들의 실적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국내 주요 정유사들은 지난 1·4분기 일제히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지난 분기 국제유가 상승과 함께 정제마진이 배럴당 최고 15달러 수준까지 급등한 영향이다. 다만 지난 4월부터는 복합정제마진이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지난달 마지막 주에는 배럴당 5.4달러로 급락했다. 통상적으로 국내 정유사들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BEP)는 5달러 안팎으로 알려져 있어 정유사들의 2·4분기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또 업계는 횡재세는 국내 정유사의 사업구조 차이를 간과한 주장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원유를 직접 시추해 판매하는 유럽·미국의 메이저 석유사들과 달리 국내 정우사들은 원유를 수입한 뒤 정제해 판매하는 구조다. 환율·에너지 시황에 민감해 고유가 수혜를 온전하게 누릴 수 없다는 뜻이다. 실제로 2007년 이래 국내 정유 4사의 정유 부문 누적 영업이익률은 2% 미만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횡재세를 논의하면서 정유사들이 정제마진 하락으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을 때는 손익을 보전해 줄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며 "유가가 오르면 오르는 대로 비싼 값에 원유를 사 올 수밖에 없는 정유사들의 수익구조도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주장"이라고 밝혔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4-06-09 17:30:21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3일 야당에서 주도하는 횡재세법에 대해 "(황금알을 낳는) 거위 배를 가르자는 것"이라며 "거위 주인과 주민들이 함께 살자고 하는 (상생금융)안에 대해 직권 남용 운운하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에서 열린 금투협 창립 70주년 기념식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 원장은 "최근 세계 곳곳에서 은행들의 다양한 사회공헌 방안이나 손해 분담 논의가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며 "이같은 논의는 우리 사회에서도 필요하지만 일부 정치권에서 주장하는 내용(횡재세법)은 '거위 배를 가르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원장은 최근 은행권 횡재세 논란을 마을 연못에 사는 거위(은행업)와 거위 주인(은행), 마을 주민(국민)에 비유했다. 그는 "마을에 수십년만에 기근이 들어 연못 관리가 힘들어졌는데 물이 썩어 거위들이 살지 못하면 거위 주인도, 마을 주민도 모두 손해"라며 "거위 주인도 마을 주민도 모두 잘 살기 위한 논의를 (야당에서) 직권 남용 운운하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원장은 "최근 횡재세안은 적어도 금융기관에 대한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이고 항구적으로 이익을 뺏겠다는 것이 주된 틀"이라며 "이는 금융산업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비판했다.이는 횡재세법이라 불리는 금융소비자보호법 개정안 등을 발의한 야당 의원들이 관련 입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3-11-23 18:16:11[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정부 여당에 “합법적으로, 국민적인 합의에 기초해 횡재세를 도입하는 법안 대비에 신속히 나서 주기를 바란다”며 “자릿세를 뜯을 것이 아니라 정당하게 세금을 걷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횡재세 필요성에) 대통령과 여당도 동의하는 것 같다. 문제는 방식”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0일 금융 지주 회장들과 만나 이자 부담 경감을 통한 상생 금융 방안을 요청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를 ‘압박’이라고 표현하며 “대통령과 금융위원장, 금감원장이 취하는 태도가 약간은 법과 제도에서 어긋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정부가 금융권을 상대로 ‘자릿세’를 뜯으려고 하는 것 같다고 비유했다. 그는 “똑같은 자리에서 영업을 하는데 누가, 힘센 사람이 ‘뜯어 갑니다’ 그러면 보통 우리는 자릿세라고 한다”며 “그런데 그 자리에서 누리는 혜택 일부를 모두를 위해 쓰자고 합의에 의해 제도를 만들면 그것이 바로 세금”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특수부 검찰식 표현으로 하면 (이런 태도는) 직권 남용”이라며 정부 여당에 횡재세 도입에 동참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최아영 기자
2023-11-22 10:09:18[파이낸셜뉴스]'300만명 자영업자 차주 일부가 최대 2조원 규모 대출이자를 돌려받을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코로나19 종료 이후 높아진 이자부담 증가분 일정수준을 직접적으로 낮춰줄 수 있는 방안'을 요청한 데 대해 금융지주 회장들이 "그렇게 하겠다"라며 중지를 모으면서다. 윤석열 대통령이 "소상공인이 은행 종 노릇을 한다"며 자영업자 부담 경감을 강조한 데다, 국회에서 '횡재세' 법안들이 발의된 만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상생금융으로 비판 여론을 막아줄 방파제를 세운 것이다. 금융지주는 대출만기 도래 전인 개인사업자 법인대출을 중심으로 2조원에 달하는 이자 캐시백(환급)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21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5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와 3대 지방금융지주(BNK·DGB·JB) 회장들은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요청에 응하기로 뜻을 모으고 연내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약 2조원 규모 이자감면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전날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지주 회장단과의 간담회에서 "현재 고금리를 부담하고 있는 자영업자·소상공인 분들의 절박한 상황을 고려해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최대한의 범위 내에서 코로나 종료 이후 높아진 이자부담 증가분의 일정수준을 직접적으로 낮춰줄 수 있는 방안을 우리 업계 스스로 강구해달라"고 말했다. 복수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대출이자 일부를 돌려주는 게 김 위원장이 말한 '체감할 수 있는 방안'이다. 구체적으로 개인사업자 법인대출을 받은 자영업자 차주, 이 중에서도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대출에 대해 높아진 이자일부를 환급해주는 것이다. 당국 관계자는 "국회에서 나온 입법안(횡재세 법안)을 올해 은행 부담금으로 환산해보면 약 1조9000억원이다. 어떻게 보면 국민들의 기대가 이렇게 모아진 것"이라며 "은행권에서도 국민 시선을 고려해 연말까지 공동 방안을 만들어 발표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참석한 지주회장 대다수가 "개별적으로 상생금융을 하기보다는 은행권 공동으로 하겠다", "역대급 이자이익을 낸 것이 맞기 때문에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범위와 방식이 돼야 한다"라고 말하는 등 공감대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의 강도 높은 비판까지 더해져 악화된 여론이 불붙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이자감면 규모는 2조원, 차주수는 최대 3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 '자영업자대출 현황(한은 가계부채DB)'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전(全) 금융권 자영업자대출잔액은 1043조2000억원으로 이중 사업자대출잔액이 688조5000억원, 가계대출이 354조7000억원이다. 자영업자대출 차주수는 지난 1·4분기 기준 313만3000명, 1인당 대출금액은 3억3000만원이다. 올해 1·4분기 예금은행 중소기업대출 가중평균금리가 연 5.29%(잔액기준)으로 전년동기(3.35%)대비 1.94%p 상승한 것을 적용해보면, 3억3000만원 대출을 갖고 있는 자영업자의 월 이자 부담은 92만1250원에서 145만4750원으로 53만3500원 올랐다. 1년 기준으로는 640만2000원 오른 것이다. 은행권에서는 연합회를 중심으로 △적용 대출 범위 △인상분 중 환급비율 등 '이자 캐시백 공통방안'을 만들 계획이다. 은행들은 만기 도래 전인 대출에 대해서는 매달 적용된 대출금리, 원리금 납입내역 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공통안만 나오면 계산 자체는 어렵지 않다. 실제 하나은행은 코로나19로 원금 또는 이자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고객에게 그 전달에 납부한 이자를 6개월 동안 매달 돌려주는 이자 캐시백을 다음달부터 시행키로 했다. 이날 간담회는 '상생금융'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상반기 진행된 당국과 지주 수장들간 간담회에서 계열사 간 데이터 공유, 금산분리(금융과 산업자본 분리) 규제 유연화 등 '규제 완화' 안건이 나온 것과 비교해 분위기가 확 바뀐 것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1시간 중 50분이 상생금융과 관련된 얘기였고, 8명 금융지주 회장들이 차례로 발언하며 당국과 뜻을 같이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참석자는 "금융지주 발전을 위한 규제 완화도 결국 국민적 공감대가 선행돼야 하는 만큼 그런 차원에서라도 상생금융을 논하자는 분위기였다"며 "내부통제와 관련해서는 당국에서 금융지주에 당부 얘기를 했고, 지주 제도개선 부분은 아주 간단하게 언급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서민금융진흥원, 지역신용보증재단 출연요율 상향 등 정책금융기관에 출연금을 더 내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박문수 김동찬 기자
2023-11-21 01:31:03김주현 금융위원장이 고금리에 시달리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이 체감할 수 있는 상생방안을 강구해달라고 은행권에 주문했다. 2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위·금융감독원-금융지주회사 간담회 자리에서다. 이에 8대 금융지주는 올해 안에 지원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한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금융지주사는 농협금융, 신한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 KB금융, BNK금융, JB금융, DGB금융이다. 애초 16일에서 이날로 연기된 간담회에서 상생방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발표는 다시 연말로 늦춰졌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이른바 '횡재세' 관련법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변수다. 정부와 여당은 횡재세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그에 필적할 만한 상생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한 금융지주사가 1000억원대의 상생안을 선제적으로 발표했지만 금융당국은 부족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은행의 큰 수익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은 여야와 윤석열 대통령, 정부가 같은 것이다. 이런 복잡한 상황이 맞물리면서 은행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는 듯하다. 우리는 은행들의 자발적 상생방안이 아닌, 입법으로 금융기관의 이익을 환수하는 데는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자영업자가 은행의 종노릇한다'는 윤 대통령의 발언에도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이익이 아무리 많이 난다고 해도 민간 금융기관의 이익을 국가가 환수하는 것은 옳지 않다. 사기업의 영역에 국가가 개입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자본주의의 근본을 해치는 행위다. 물론 은행들이 이자장사를 해서 사상 최대 규모의 이익을 낸 것은 맞는다. 그 이자로 거액의 희망퇴직금과 성과급을 주며 '돈잔치'를 했다는 지적도 틀리지 않다. '잔치'에 쓰인 돈 가운데에는 자영업자나 힘들게 사는 서민들이 어렵게 벌어서 낸 이자들이 섞여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가가 개입하는 순간, 자본주의의 원칙은 깨지고 만다. 금융의 본질이 돈을 가진 사람과 없는 사람을 연결해 주고 수수료를 받는 것인데, 그 수수료가 바로 이자이기 때문이다. 다만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예대 마진, 즉 예금 이자와 대출 이자의 격차를 늘려 과도한 수익을 얻는 부분이 첫째다. 그다음으로는 일반기업도 지고 있는 사회공헌에 대한 책임의 문제다. 예대 마진에 대한 관리는 금융감독기관이 관여할 수 있는 것으로 본다. 고리대금업을 규제하는 것과 같다. 근래 은행들의 수익이 급격히 늘어난 데도 과도한 예대 마진이 작용했을 수 있다. 예금 이자는 찔끔 올리고, 대출 이자는 많이 올리는 은행들의 행태는 늘 문제가 돼 왔다. 다음으로 금융회사들의 사회공헌 책임이다. 일반기업이나 금융회사나 소비자가 없다면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금융사가 이익을 많이 냈을 때, 특히 자영업자·소상공인·서민을 위한 사회공헌 규모를 늘리도록 당국이 유도할 수 있다고 본다. 그것도 강압이 아니라는 전제하에서다. 물론 어느 선까지 자율로 보고 강압으로 볼지의 문제가 따른다.초과이익 환수 입법은 한국 금융사들의 최대주주인 해외 투자자들의 이탈을 부를 수 있다. 이익의 일부를 배당받는 게 투자의 목적인데 국가가 떼어간다면 누가 투자하려고 하겠는가. 그들의 이탈은 주가하락을 부르고, 금융사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음을 야당은 유념하기 바란다.
2023-11-20 18:35:37최근 여권발(發) 이슈몰이에 끌려다닌다는 지적을 받던 더불어민주당이 정국 반전 대신 대(對)정부 공세 전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우회한 모습이다. 여권 이슈에 직접 대응하기보다 집중해오던 대정부 공세를 수위를 높이며 거대 야당으로서 입지를 굳히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총선을 앞두고 마땅한 정책이 없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민주당은 20일 노조법 2·3조 개정안 거부권 행사 반대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시민사회와 손잡고 공세를 강화하고 나섰다. ■특검·국정조사 협의 촉구민주당은 이날 전문가 간담회에서 노란봉투법에 대한 정부여당의 거부권 행사에 명분이 없다고 지적하며 공포를 촉구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국회 밖에서 충분한 토론 과정을 거치고 정당한 국회법의 절차에 따라 통과된 법안"이라며 "이런 과정에도 불구하고 정부여당의 거부권 행사 건의는 국민을 무시하고 민생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해 "의혹을 부인해 온 국방부의 주장이 거짓임을 드러내는 물증이 나왔다"며 특검과 국정조사 협의도 거듭 요청했다. 이 밖에도 민주당은 본회의를 앞두고 탄핵과 쌍특검 카드를 고려하고 있다. 이번 정기국회 내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을 비롯한 검사 탄핵소추안을 재추진하고 대장동 50억 클럽·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등에 대한 쌍특검법안 조속 처리를 계획 중이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법안에 대한 사회적 합의, 국회의 신속처리안건 지정과 심사 기한의 충족에 따른 본회의 부의 등 법안 통과를 위한 모든 조건이 충족됐다"며 본회의 상정 추진을 시사했다. ■'횡재세' 이어 주 4.5일제 꺼내들어이 같은 공세 이면에는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제시한 정책들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민주당은 여권의 김포-서울 편입, 공매도 금지 등에 대응해 한국형 횡재세를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크게 이슈화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 초선 의원은 "지도부에서는 횡재세 이슈가 수 일을 갈 것이라 예상했지만 그렇지 않아 당황했다"며 "승부수를 던진 것인데 실패하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정부의 근로시간제 개편안에 반발하며 기존에 논의돼 왔던 주 4.5일제도 다시금 꺼내 들었으나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당 지도부는 이주 내 주 4.5일제 도입과 관련된 논의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15일 "지금은 양이 아니라 질로 승부하는 시대"라며 "우리 민주당은 주 4.5일제를 향해 나아가도록 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2023-11-20 18:22:26[파이낸셜뉴스]금융당국이 은행권에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횡재세 규모에 버금가는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책을 펼쳐달라고 당부했다. 연체율이 치솟을 때마다 돌아오는 은행의 이자감면 방식의 사회 공헌이 ‘배임’일 수 있다는 지적에는 그렇지 않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우리 경제의 뿌리인 소상공인이 버틸 수 있게 하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은행 등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한다는 설명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20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함께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지주 회장단 간담회에서 "과거 어느때보다 우리 금융권이 양호한 건전성과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업계 스스로 국민들의 기대수준에 부합하는 지원방안을 마련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지난해 17조7000억원 규모의 역대급 순수익을 낸 은행권에 금융당국 수장들이 서민 부담 절감을 압박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야당이 추진하고 있는 횡재세 규모의 지원이어야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식은 기금을 모으거나 사회공헌성 기부를 하는 것이 아닌,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 금리간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일문일답. -오늘 간담회에서 논의된 핵심 내용은? ▶(김주현 위원장) 민생이 어려운 상황에서 지주회사들이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 허심탄회하게 논했다. 정말 굉장히 고무적이었던 것은 (금융지주) 회장들이 지금 상황을 국민들이 좀 정말 체감을 할 수 있는 그런 방법으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한편, 오늘 주된 논의는 지주회사도 더 발전해야 되고, 우리 금융산업도 좀 더 발전해야 되는데 이와 관련해 자꾸만 금융사고와 지배구조 이슈가 발생하는 것과 관련해 제도개선하자는 간단한 논의가 있었다. -은행권 공동기금을 만드는 것인지. 은행별 자사 고객 대상으로만 지원을 하는 것인지 ▶(김주현 위원장) 코로나로 어려웠던 자영업자가 고금리로 또 힘든데 이자로 인한 부담을 줄여줄 것. 어쨌든 은행은 이자로 돈 벌고 있는데 이번 지원으로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을 좀 덜어줄 방침이다. 단, 원칙이 이럴 뿐 구체적 방법까지는 아직 얘기가 안됐다. -자영업자·소상공인으로 한정되는 것인지? 서민에게도 지원되는지 ▶(김주현 위원장) 어려운 분들은 굉장히 많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사업을 하고, 비즈니스를 하는데 코로나 때 영업을 완전히 못하게 해 굉장히 어려웠다. 일부 피해 보상을 받긴 했지만 그거 갖고는 충분하지 못했다.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서 좀 나아지나 했더니 고물가에 고금리 되니까 사실 너무 오랫 동안에 굉장히 피해를 많이 봤다. 그래서 어려운 분들이 많지만 일단 자영업자하고 소상공인 등 우리 사회가 제일 먼저 신경 써야 될 취약계층에 지원한다. 서민 금융은 또 서민 금융 프로그램이 따로 돌아가는 게 있다. -상생 규모가 2조원대로 커지면 외국인 주주 중심으로 배임 논란도 발생할 수 있을 것 같다. ▶(김주현 위원장) 배임 논리가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 ESG 경영을 한다고 해서 배임은 아니다. 어느 정도 어떻게 하느냐의 이슈는 있겠지만 이거 지금 상생금융을 하는 걸 배임으로 이해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복현 금감원장) 은행의 장기 운영의 기반이 되는 소상공인 영세 자영업자의 현황을 무너뜨리지 않고 유지한다는 건 은행에게도 중장기적으로 이익이 된다. 이 지점을 균형 있게 검토하고 있다. 법률적 이슈에 대해서도 잘 살펴보고 있다. -외국인의 투자금이 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김주현 위원장)주주 입장에서 보면 뭐 돈 번 거 다 배당하면 좋겠지만,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 있다. 외인들은 배당을 늘려달라는 특징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은행 산업이라는 게 국내에서 국내 고객을 바탕으로 국내 산업 개인 고객을 바탕으로 영업을 하는 것이다. 뿌리가 되는 이러한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이 거의 이제 막 다 무너진 상태에서는 미래가 없다. 중장기적인 어떤 지속 가능한 영업이라든가 발전 관점에서 봐도 이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들이 좀 부담할 수 있게끔 이자 비용을 좀 낮춰주는 건 정말 필요하다. - 연체율 상승기 사회공헌을 이유로 은행권에 부담금으로 거두는 것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시장 원리에 맞지 않다는 비판도 있다. ▶(김주현 위원장) 여러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다.횡제세 같은 경우에도 나라마다 도입한 데도 있고 도입하지 않는 데가 있다. 100% 다 좋다면 모든 나라가 도입했을 것이다. 각자의 입장이 있기 때문에 다른 것이고, 다만 금융당국 입장에서 보면 금융환경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정말 많다. 최근 물가가 좀 잡히면서 금리가 더 이상 오르지 않을 것이다.는 긍정적인 얘기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과거 1~2년을 되돌아 보면 예를 들어서 무슨 실리콘밸리 은행이 망할 거라고 누가 생각을 했나? 불확실한 상황이 많은데 금융이라는 것은 유연하고 정교하게 대응을 해야한다. 횡재세하는 것보다 업계와 당국 간의 어떤 논의와 합의를 통해서 하는 게 훨씬 더 합리적이다. 조금 더 아주 세부적인 상황까지 챙기면서 할 수 있다. -장관 거취에 대한 언론 보도 나왔다. 거취 관련하 입장은 ▶(김주현 위원장) 정무직은 뭐 일단 이 자리에 있는 동안은 하는 것이다. 발령 나면 발령나는대로 가는 것. - 총선 출마 등 거취에 대해 ▶(이복현 금감원장) 오늘 드릴 말씀 아닌 것 같고 제가 여러 번 말씀드린 것처럼 어쨌든 우리 금융위 금감원 지금 여러 가지 중요 현안이 많기 때문에 열심히 하겠습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2023-11-20 17:49:14[파이낸셜뉴스] '종노릇', '갑질' 등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권을 향해 거센 비판을 쏟아낸 가운데 20일 열린 금융당국과 금융지주 회장 회동에서 구체적인 지원규모가 확정되지 않자 은행권은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횡재세' 법안까지 발의되면서 상생금융 지원 규모를 결정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은 5대 금융지주 회장 및 3대 지방금융지주 회장단과 함께 상생금융과 관련한 간담회를 가졌다. 금융당국은 이날 간담회에서 자영업자·소상공인 이자부담 경감을 위해 공동의 사회적 역할 확대를 추진키로 하고 향후 발생할 이자부담의 일부를 경감하는 방식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며 세부적인 지원규모 등 최종방안은 연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전체 지원 금액과 방향성이 제시되면 각 금융사별로 나눈 이후에 지주에서 각 계열사별로 지원규모와 내용을 확정하는 형식일 것으로 예상했는데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다"며 "앞으로 당국과 소통하면서 자영업자분들이 체감할 수 있는 방안을 촘촘하게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지원 규모가 확정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 '횡재세' 법안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국회 정무위 법안심사소위에서 횡재세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액을 확정하기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란 해석이다. 민주당이 사실상 당론으로 정한 횡재세 관련 법안은 금융소비자보호법 개정안으로 금융회사가 지난 5년 동안의 평균 순이자수익의 120%를 초과하는 순이자수익을 얻을 경우 해당 초과 이익의 40%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상생금융 기여금'을 내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간담회에서 횡재세를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국회에서도 속칭 ‘횡재세’ 관련 법안이 발의되고 있다. 금융당국으로서는 수많은 대내외 불확실성을 감안, 유연하고 정교하게 대응해야 하는 금융산업에 대해 국회 입법 형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 많은 우려가 있다"며 "결국 우리 업계가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달려있는 문제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국 횡재세 논란을 덮을 만한 충분한 규모의 상생방안이 나와야 한다는 얘기다. 은행권 관계자는 "횡재세 논의가 확대되지 않도록 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상생방안을 내놔야 한다는 의미"라며 "지주 회장을 부른 것은 은행 뿐만 아니라 보험, 카드 등 금융업 전반의 참여를 요구하는 것인 만큼 구체적인 규모와 수준을 확정하기까지는 좀 시간이 소요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금융위와 금감원은 이번 간담회를 시작으로 은행·금융투자업권·보험 등 여타 금융권역별 CEO 간담회를 릴레이로 개최할 예정이어서 릴레이 간담회를 통해 구체적인 지원 내용이 순차적으로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김동찬 기자
2023-11-20 16:21:23[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우리 국민들도 70% 이상이 횡재세 도입을 찬성하고 있다"며 횡재세 도입에 정부여당이 협력해 줄 것을 거듭 촉구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정한 경제 환경을 회복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경제 위기 상황을 겪으며 국민 대다수가 고금리로 고통을 겪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익을 본 금융권에 그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융권 등을 향한 횡재세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 대표는 "아마 원리금, 대출 이자를 납부하는 분들은 평소보다 납부 이자액이 두 배 내지 세 배 가까이 늘었다는 생각을 하실 거 같다"며 "이게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경제 상황을 어렵게 만드는, 소비를 위축 시키는 한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 대표는 이어 "그러나 금융권들은 이 상황을 활용해 고금리로 엄청난 영업 이익을 쌓고 있다"며 "사상 최대, 상상을 하기 어려운 규모로 이익을 보고 있는데 그만큼 결국 우리 국민 국민들, 기업들이 부담을 안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해외에서도 횡재세와 같은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는 점을 들며 정부여당이 국내 도입에 함께할 것을 요청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은 고금리로 엄청난, 특별한, 예상하지 못한 이익을 보는 금융기관들, 그리고 고에너지 가격 때문에 많은 이익을 거둔 정유사 등에 대해서 횡재세를 부과하는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미 영국도 에너지 부담금을 통해 영업 이익의 35%를 횡재세로 부과하고 있다. 우리만 하는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께서도 소상공인이 은행의 종 노릇을 하고 있다는 표현까지 써가며 은행권의 고금리 이익을 지탄한 바 있다. 이제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횡재세 도입을 할 수 있도록 협력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2023-11-17 09:31:10더불어민주당이 고금리 장기화로 막대한 이자수입을 올리는 금융권의 초과이익 환수를 정조준한 이른바 '횡재세' 도입에 팔을 걷어부쳤다. 금융계와 정치권 내부에선 '은행 경쟁력 약화, 이중 과세, 포퓰리즘' 등 횡재세 도입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지만 이자 폭탄에 시름중인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이 반기고 있는터라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대놓고 야당의 제도 도입에 브레이크를 걸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미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권의 이자 장사를 집중 질타하며 '갑질' '종노릇' 등의 강도높은 비판을 해왔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횡재세 추진은 정부·여당이 쏟아내는 각종 정책 이슈에 견제구를 던지는 한편, 예산정국의 협상 주도권을 쥐기 위한 카드라는 해석이 나온다. ■공식 입장 없는 與, 손안대고 코풀기?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이 금융회사가 고금리로 벌어들인 초과이익 일부를 부담금의 형태로 환수하는 횡재세 관련 법안을 내놓으면서 은행권은 1조9000억원 가량의 분담금을 내야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지난 10일 횡재세 도입 추진 의사를 밝힌 만큼, 이를 당론으로 추진하며 드라이브를 걸 전망이다. 민주당의 이러한 움직임은 윤 대통령과 정부의 '은행 때리기'에 야당이 합세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같은 배경 탓인지 국민의힘은 지금까지 횡재세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여권에서도 횡재세가 걷어질 경우 세수 결손을 메우는 등 이어지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여당 입장에서 '손 안 대고 코풀기'라는 것이다. 다만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검토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그래도 여당으로선 횡재세라는 세목이 신설될 경우 은행권 등의 조세저항이 만만치 않겠지만 이자폭탄에 힘들어하고 있는 영세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에겐 '희소식'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횡재세 명목으로 금융권의 막대한 이자수입에 대한 세금을 매겨 이를 소상공인 등 서민층 지원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면 굳이 제도 도입에 반대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이미 윤 대통령과 금융당국에서 은행권의 이자수입 사회환원을 고강도 주문한 상황에서 야당발(發) 횡재세 도입 추진은 여당으로선 그리 나쁘지 않은 제도라는 인식이 있다. ■野, 예산 협상권 쥐기 시도 다만 금융업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선 횡재세 추진에 '조삼모사격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은행의 대출 총량을 늘려준 것은 정부인데, 정부로 향하는 비난의 화살을 은행으로 돌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 교수는 통화에서 "횡재세는 이중과세도 아닌 삼중과세"라며 "형평성·효율성·조세행정의 편의성에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런 원리라면 내년에는 소상공인 이익이 늘어나면 소상공인에게 횡재세를 걷을 거냐"고 꼬집으며 "우리나라 은행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많은데, 전세계 어디에도 없는 세금을 만드니 해외 은행들이 우리나라에 못 들어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2023-11-15 18:1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