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다수당인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의 파벌 갈등으로 4개월 넘게 의장 공석 사태를 빚고 있는 울산시의회가 오는 18일 후반기 의장 재선거를 앞두고 또다시 혼돈에 빠졌다. 앞서 국민의힘 울산시당이 소속 시의원 총회를 열어 단일 후보까지 선정했지만, 이 결정에 불복한 김기환 전반기 의장이 후반기 의장 후보에도 등록하면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울산시의회는 12일과 13일 이틀간 후반기 의장 선거 후보자 등록 신청을 받은 결과, 국민의힘 소속 이성룡 의원과 김기환 의원이 입후보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성룡 의원은 이달 초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 19명이 전원 참석한 회의에서 10표를 얻어, 9표의 김기환 의원을 1표 차로 따돌리고 의장 후보로 선출된 바 있다. 당시 울산시당이 두 후보에게 '결과에 승복한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받을 정도로 내부 단속에 신경을 기울였기에 이 의원이 단독 출마해 의장에 당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다만 김 의원이 총회 결과에 불복해 의장 출마를 강행하는 돌발 변수 가능성도 제기됐는데, 결국 이 변수가 현실화한 것이다. 의장 선거는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 출석의원 과반수 득표로 당선된다. 이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자신을 지지했던 10명의 의원들을 중심으로 표를 결집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총회에서 한차례 패배한 김 의원은 당내 지지자 9명의 의원과 무소속 1명, 더불어민주당 2명 등 총 3명의 의원을 규합해 본선 승리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무소속 1명은 지난 6월 이성룡 의원과 후반기 의장직을 두고 맞붙었다가 패한 뒤 무효표를 주장하며 법원에 의장 선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한 안수일 의원이다. 안 의원은 이후 국민의힘을 탈당한 상태다. 현재 상태에서 득표 결과는 이 의원 10표, 김 의원 22표가 예상되지만 비밀투표로 진행되는 만큼 변수 가능성은 있다. 이 같은 상황에 이성룡 의원은 "전반기 의장을 지낸 김 의원은 시의회를 파행으로 이끈 장본인이다"라며 "그런 분이 또다시 의총에 불복하고 의장 선거에 출마하는 것은 4개월 전 혼란으로 똑같이 돌아가자는 것인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반해 김 의원은 "순조롭게 후반기를 넘겨주지 못한 책임을 지고 시의회 정상화를 위해 제 모든 것을 바친다는 각오로 출마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힘 중앙당은 4개월이 넘는 의장 공석 사태를 서둘러 수습하라는 지침을 내리면서 재선거를 주도했지만 또다시 불거진 내홍으로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적잖은 진통과 후폭풍이 예상된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4-11-13 21:25:01【 수원=장충식 기자】 "협치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싸우지 않는 경기도의회를 만드는 것은 경기도민의 준엄한 명령이다." 전국 최대 최고 지방의회인 경기도의회 전반기를 책임졌던 염종현 의장이 임기를 마무리하며 당부한 말은 단연 '협치'였다. 지난 2년간 78대 78 이라는 초유의 여야 동수 구조에서 전반기 의장을 맡았던 그는 무엇보다 '상생과 협치'를 최우선 가치로 여기며 임기를 보냈다. 특히 그는 지방선거에서 도민들이 투표를 통해 만들어 준 '여야 동수' 구조를 '도민의 준엄한 명령'으로 여기며, "오직 상생과 협치로 민생에 힘이 되는 의회 구현을 향해 걸어왔다"며 임기를 마무리 하는 소감을 밝혔다.염 의장은 "여야 동수라는 의회사상 초유의 기록으로 출발해 오늘에 이르는 2년의 시간이 숨 가쁘게 흘러갔다"며 "엄중한 민의로 이뤄진 균형의 전당에서 의회가 나아갈 방향과 의장의 올바른 역할을 단 하루도 고민하지 않은 적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눈 덮인 벌판을 걸어갈 때 함부로 걷지 말라'라는 서산대사의 시 '답설가(踏雪歌)'의 한 부분을 인용하며 "오늘 내가 걸은 발자국이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기에 내딛는 한걸음 한걸음이 무거웠고 조심스러웠다"며 "가끔 출구 없는 미로에 놓인 막막함도 느꼈지만, 한뜻으로 노력한 155분의 동료의원 덕분에 빛이 보이는 길을 찾아 앞을 향해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경기도의회는 오는 17일부터 26일까지 '제376회 임시회'를 진행하고 신임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는 등 후반기 원 구성을 마무리할 예정으로, 전반기 임기를 마무리 하는 염 의장을 만나 그동안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싸우지 않는 경기도의회…국회와 다른 점은 '협치'염 의장은 임기를 마치면서 '협치'를 가장 큰 성과인 동시에 후반기 의회에서도 이어가야 할 과제로 꼽았다. 그는 "2년 전 의장 선거에 출마하며 크게 6개 정도의 공약을 제시했고, 빠짐없이 추진한 결과 크고 작은 결실을 맺었지만, 그럼에도 꼭 한 가지 성과를 꼽아야 한다면 단연 '협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경기도의회는 양당 교섭단체 중심으로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 등 집행기관과 상생 발전을 위한 소통·협치기구를 만들었고, 여야정 협의체를 구성했으며, 그 기능을 강화·확대한 여야정 협치위원회까지 실질적 상생 방안을 이어왔다. 염 의장은 특히 "여야 동수의 어려운 환경에서 협치의 싹을 틔워낸 점은 흐뭇하고 자랑스런 결실"이라며 "국회가 대치를 지속하며 국민께 피로감을 주는 상황에서 지방의회 차원의 협치를 제시했기에 더욱 뜻 깊었다"고 설명했다. 또 이 같은 협치는 "경기도의회 역사에서는 물론이고, 지방의회사에 새로운 방점을 찍으며 지방의회가 나아가야 할 바른 좌표를 제시했다"며 "협치의 강인한 생명력과 끝없는 가능성을 경기도의회에서 증명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염 의장은 "전반기 2년에 협치의 틀을 잡으며 초석을 놓았다면 후반기 2년에는 경기도민께서 협치의 결실을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결과물들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며 "전반기에 다듬어 온 협치 체계를 적극 활용해 앞으로 '정책합의문' 도출을 비롯한 실체적인 협치의 성과가 실현되기를 바란다"고 후반기 의회에 대한 바람을 밝혔다. ■ 자치분권 발전위원회 상설기구 전환…지방자치 강화이와 더불어 염 의장은 임기 동안 자치분권 강화에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온 점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염 의장은 "한정적이기는 하지만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으로 보다 강화된 자치와 분권 토대가 마련된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닌 행동 변화라고 판단했다"며 "자치분권 강화를 위한 실질적 노력을 지속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염 의장은 지난 10대 의회에서 한시적 기구로 운영됐던 '경기도의회 자치분권 발전위원회'를 상설기구로 전환하고, 시대정신인 지방자치와 자치분권 실현을 위한 다양한 정책 활동을 이어왔다. 특히 지방자치의 중심인 지방의회의 위상과 권한을 바로 세우기 위해 도의회 독자적으로, 때로는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등과 손잡고, 지방의회법 제정, 교섭단체 예산지원, 자치조직권 및 감사권 확보, 전문위원 정수 현실화 등의 다양한 제도개선 과제를 국회와 정부에 건의했다. 또 주어진 권한을 주체적·능동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의회사무처 인사시스템도 대폭 개선했다. 우선 의회사무처장을 개방형 직위로 변경해 임용하는 등 인사 독립을 통해 독립기관으로서 의회의 위상을 대내외적으로 정확히 선포했다. 이어 효율적 의정활동 지원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전문인력 확보와 전국 최대규모인 78명의 정책지원 전문인력(정책지원관)을 공정하게 선발해 각 상임위에 배치하기도 했다. 염 의장은 "인사는 기관 독립성과 전문성의 핵심 요인으로, 주민 대표기구로서 온전히 바로서야 자치입법기관의 역할에 더욱 충실할 수 있다"고 밝혔다. ■네트워크 확장·서울사무소 설치…더 큰 경기도의회 만들기그런가 하면 염 의장은 경기도의회의 전문성을 높이고 더 큰 가능성을 열어갈 발판을 만드는 데도 주력했다. 법제처를 비롯해 경기도시·군의장협의회, 국회사무처와도 잇따라 상생 협약을 체결하는 등 입법과 의정연수 분야를 넘나드는 강력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또 지난 4월 운영을 시작한 지방의회 최초의 서울사무소는 '지방의회법 제정' 위한 실천적 노력의 첫발이 되기도 했다. 염 의장은 "지방의회가 반드시 이뤄야 할 궁극의 목표는 '지방의회법 제정'으로, 규모·활동 면에서 전국 17개 광역의회의 맏형격인 경기도의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지방의회법 제정이라는 목표와 긴밀한 네트워크 구축이라는 수단을 통합적으로 사고한 결과, 전국 지방의회 최초의 대외협력기관인 서울사무소 설치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사무소 개소는 도의회의 실천적 노력이 집결된 기관으로, 지방의회법 제정을 시작으로 지방의회의 독립성을 혁신하려면, 중앙과의 촘촘한 네트워크를 지원할 거점 기관이 필요하다"며 이같은 시도가 경기도의회의 전문성을 높이고, 나아가 지방의회의 더 큰 가능성을 여는 발판이 될 것으로 굳게 믿고 있다. ■밤샘 예산처리 국회와 다른 모습…"경기도의회 차별적 존재감 증명"2년 간의 임기 동안 염 의장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는 모습은 2023년 예산안 처리 과정이다. 그는 "제11대 전반기 의회의 가장 극적인 순간은 '2023년도 예산안 밤샘 처리'일 것"이라며 "본회의 속개와 정회를 반복해 회기를 연장하고 차수까지 변경해가며 밤을 지샜던 기억이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염 의장은 "소통 구심점으로서의 의장의 역할을 오롯이 알게 됐다"며 "정쟁을 넘어 민생회복을 소망하는 의원들의 간절한 마음을 확인했던 값진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당시를 회상하는 염 의장은 "그때는 처음 겪는 여야 동수 구도 하에 준예산 편성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우세했던 상황이었다"며 "밤새 여야 의원, 집행부와 긴밀하게 소통하느라 계단을 몇 번이나 오르내렸는지 모를 정도로 다급했다"고 전했다. 다행히 155명의 의원 모두가 예산안만큼은 반드시 통과시켜 도민의 경제적 어려움을 덜어줘야 한다고 합심해 도의원이 전원이 밤을 세며 예산안을 통과 시켰고, 그 일은 도의회 사상 처음이고, 앞으로도 없을 역사로 남게 됐다. 특히 염 의장은 "국회도 해내지 못한 극적 협의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보람되고 감격스러웠다"며 "국회 파행이 일상화된 시점에 주민의 대표기구이자 자치입법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해내며 지방의회의 차별적 존재감을 본격적으로 증명했다고 본다"고 높은 평가를 내렸다. 이 같은 결정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탄탄하게 구축한 협치 시스템과 의장으로서 소통 중심 의정에 주력한 점이 유효했을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한 단계 도약한 지방의회, 한 뼘 더 성장한 경기도의회를 도민께 보여드리고자 하는 도의원들의 진심 어린 노력이 큰 고비를 넘어설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전국 지방의회 염원 '지방의회법 제정'이제 지방의회 한 의원으로서의 역할로 돌아가는 염 의장은 후반기 경기도의회에 '지방의회법' 제정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방의회는 지역 실정을 반영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이라며 "자치분권 시대에 지방의회 권한과 역할이 강조되고 있지만 '국회법'이 적용되는 국회와 달리 자체 법률이 없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기도의회는 지난해 6월 지방의회법의 조속한 제정을 위해 촉구 건의안을 의결하고, 시도의회의장협의회 추진으로 의견을 국회에 제출하는 등 지방의 간절한 염원을 지속해 전달해왔다. 염 의장은 "경기도의회는 지방의 의지를 중앙에 전달하는 것을 넘어, 법안 심사·의결 과정 곳곳에 지방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진취적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라며 "22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지방의회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전국 최대 광역의회인 도의회가 선두에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제11대 경기도의회 전반기 내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며 지방의회 협치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고, 자치분권 강화를 목표로 정책과 시스템을 진취적으로 정비해 왔다"며 "전반기에 수립한 체계를 기반으로 후반기 의회에서 더욱 발전적인 의정을 펼치길 바란다"고 후반기 경기도의회에 당부했다. jjang@fnnews.com
2024-07-07 18:30:38[파이낸셜뉴스] 22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면서 여당 몫 국회부의장 자리에 이목이 쏠린다. 서너 명의 후보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야권에서는 "부의장 마저 '용산 눈치'를 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국회부의장 후보자 등록을 진행한다. 단일 후보로 좁혀지지 않고 2인 이상의 후보자가 출마할 경우 오는 27일 의원총회에서 최종 후보를 선출할 예정이다. 6선인 주호영·조경태 의원과 4선인 박덕흠·이종배 의원 등이 국회부의장 후보로 거론되면서 현재로서는 경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한편 국민의힘을 향해 원 구성 마무리와 여당 몫 국회부의장 선출을 촉구했던 야권은 신임 부의장이 대통령실과는 철저하게 거리를 둬야 한다며 압박하는 모양새다. 특히 당적이 없는 국회의장을 대리하는 국회부의장 선출 과정에 대통령실의 입김이 작용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한 야권 관계자는 "용산과 관계가 깊은 의원이 부의장 후보로 언급되는 것은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국회 운영에 용산이 개입하는 그림이 그려지는 건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부의장이 용산 눈치를 보면 국회 운영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 몫 국회부의장 경선이 진행될 경우, 최소 2파전에서 최대 4파전으로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여당 내 최다선인 주호영·조경태 의원이 전·후반기를 나눠 부의장직을 맡는 시나리오가 거론되기도 했지만 박덕흠 의원이 출사표를 낸 상황이다. 당내 선수를 우선할 경우 주호영·조경태 의원이 부의장직을 맡아야 한다는 관측이 나오는 반면, 우원식 국회의장(5선)과 야당 몫 이학영 부의장(4선)의 선수를 고려하면 박덕흠·이종배 의원이 적합하다는 시각도 있다. 의장보다 부의장의 선수가 높은 상황은 모양새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주호영·조경태 의원은 영남권, 박덕흠·이종배 의원은 충청권에 기반을 둔 의원이라는 점에서 전·후반기 '지역 안배'도 주요 고려사항이 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의 '도로 영남당' 공세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내야 하는 탓이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2024-06-25 03:15:30【 수원=장충식 기자】4·10 총선과 함께 치러진 경기도의원 보궐선거 3개 선거구 모두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여야 동수로 시작한 경기도의회 의석수에도 변화가 생겼다. 민주당이 국민의힘 보다 1석 많은 다수당을 차지하게 됐으며, 개혁신당이 소수정당으로 새롭게 참여하게 됐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민주당 소속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경기도 입장에선 적잖게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도의회 의장직도 민주당이 계속 차지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제3당으로 새롭게 참여하는 개혁신당은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될 전망이다. ■ 양당에서 3당 제체로 변화14일 경기도의회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안산시와 오산시, 화성시 등 3개 선거구에서 경기도의원 보궐선거가 진행됐다. 그 결과 안산8 선거구에서 민주당 소속 이은미 후보, 오산1 선거구 김영희 후보, 화성7 선거구 이진형 후보가 각각 당선됐다. 당초 경기도의회에서는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한 의원 2명과 지병으로 별세한 도의원 1명 등 모두 3개 선거구에서 보궐선거가 진행됐으며, 국민힘에서 1석, 민주당에서 2석 등이 줄었다. 또 국민의힘에서 탈당해 개혁신당으로 자리를 옮긴 이기인 전 도의원이 총선 비례대표 출마를 위해 뒤늦게 사퇴하면서 성남6 선거구는 보궐선거를 하지 못하고 공석으로 남았다. 특히 도의원 2명이 민주당에서 탈당해 개혁신당에 합류하면서, 여야 동수였던 경기도의회는 민주당 74명, 국민의힘 76명, 개혁신당 2명 등으로 원구성에 변화를 겪었다. 그러나 이번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3석을 모두 차지하면서, 선거 다음날인 11일부터 민주당 77명, 국민의힘 76명, 개혁신당 2명 등으로 재편됐다. 공직선거법 제14조(임기개시)에 따르면 지방의회 의원의 임기가 개시된 뒤 실시하는 선거(보궐선거)에 의한 의원 임기는 당선이 결정된 때부터 개시된다. 이에 따라 지난 2022년 7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78대 78 여야동수로 시작한 제11대 경기도의회는 후반기(2024년 7월~2026년 6월)를 2개월여 앞두고 민주당이 1석 많은 다수당이 됐다. 또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에서 개혁신당으로 당적을 옮긴 도의원 2명은 캐스팅보트를 역할을 하게 될 예정으로, 양당 체제에서 3당 체제가 됐다. ■ 다수당 된 민주당, 후반기 의장도 노려이런 가운데 경기도의회에서 민주당이 다수당으로 바뀌면서 의석수만을 볼 때는 후반기 의장도 민주당 차지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지난 2022년 제11대 경기도의회는 원 구성을 두고 여야가 겨루다 약 한달 뒤 민주당 소속 염종현 도의원을 의장으로 선출했다. 당시 양당은 '전반기 의장은 투표로 선출하며 여야 동수 의석수 변동이 없으면 후반기 의장은 전반기에 못 한 당에서 맡고, 의석수 변동이 있으면 전반기와 마찬가지로 투표로 선출한다'고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의석수 변동으로 오는 7월 출범하는 후반기 의회도 민주당이 의장을 맡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에서 후반기 의장 선출 방식과 관련한 규칙 개정을 요구하는 '경기도의회 회의규칙 일부개정규칙안'을 오는 16~26일 열리는 임시회에 발의할 예정으로 알려져 '변수'로 작용할 지 관심도 모아지고 있다. 개정규칙안은 의장·부의장 선거에 단일 후보자가 나와 과반수 득표를 얻지 못할 경우 다시 선거일을 정해 후보자를 등록받아 선거를 실시하는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의장 선출을 위한 규칙 개정안 추진에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후반기 의장 역시 투표를 통해 선출될 전망이다. jjang@fnnews.com
2024-04-14 19:01:20【수원=장충식 기자】4·10 총선과 함께 치러진 경기도의원 보궐선거 3개 선거구 모두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여야 동수로 시작한 경기도의회 의석수에도 변화가 생겼다. 민주당이 국민의힘 보다 1석 많은 다수당을 차지하게 됐으며, 개혁신당이 소수정당으로 새롭게 참여하게 됐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민주당 소속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경기도 입장에선 적잖게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도의회 의장직도 민주당이 계속 차지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제3당으로 새롭게 참여하는 개혁신당은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될 전망이다. 양당에서 3당 제체로 변화14일 경기도의회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안산시와 오산시, 화성시 등 3개 선거구에서 경기도의원 보궐선거가 진행됐다. 그 결과 안산8 선거구에서 민주당 소속 이은미 후보, 오산1 선거구 김영희 후보, 화성7 선거구 이진형 후보가 각각 당선됐다. 당초 경기도의회에서는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한 의원 2명과 지병으로 별세한 도의원 1명 등 모두 3개 선거구에서 보궐선거가 진행됐으며, 국민힘에서 1석, 민주당에서 2석 등이 줄었다. 또 국민의힘에서 탈당해 개혁신당으로 자리를 옮긴 이기인 전 도의원이 총선 비례대표 출마를 위해 뒤늦게 사퇴하면서 성남6 선거구는 보궐선거를 하지 못하고 공석으로 남았다. 특히 도의원 2명이 민주당에서 탈당해 개혁신당에 합류하면서, 여야 동수였던 경기도의회는 민주당 74명, 국민의힘 76명, 개혁신당 2명 등으로 원구성에 변화를 겪었다. 그러나 이번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3석을 모두 차지하면서, 선거 다음날인 11일부터 민주당 77명, 국민의힘 76명, 개혁신당 2명 등으로 재편됐다. 공직선거법 제14조(임기개시)에 따르면 지방의회 의원의 임기가 개시된 뒤 실시하는 선거(보궐선거)에 의한 의원 임기는 당선이 결정된 때부터 개시된다. 이에 따라 지난 2022년 7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78대 78 여야동수로 시작한 제11대 경기도의회는 후반기(2024년 7월~2026년 6월)를 2개월여 앞두고 민주당이 1석 많은 다수당이 됐다. 또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에서 개혁신당으로 당적을 옮긴 도의원 2명은 캐스팅보트를 역할을 하게 될 예정으로, 양당 체제에서 3당 체제가 됐다. 다수당 된 민주당, 후반기 의장도 노려이런 가운데 경기도의회에서 민주당이 다수당으로 바뀌면서 의석수만을 볼 때는 후반기 의장도 민주당 차지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지난 2022년 제11대 경기도의회는 원 구성을 두고 여야가 겨루다 약 한달 뒤 민주당 소속 염종현 도의원을 의장으로 선출했다. 당시 양당은 '전반기 의장은 투표로 선출하며 여야 동수 의석수 변동이 없으면 후반기 의장은 전반기에 못 한 당에서 맡고, 의석수 변동이 있으면 전반기와 마찬가지로 투표로 선출한다'고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의석수 변동으로 오는 7월 출범하는 후반기 의회도 민주당이 의장을 맡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에서 후반기 의장 선출 방식과 관련한 규칙 개정을 요구하는 '경기도의회 회의규칙 일부개정규칙안'을 오는 16~26일 열리는 임시회에 발의할 예정으로 알려져 '변수'로 작용할 지 관심도 모아지고 있다. 개정규칙안은 의장·부의장 선거에 단일 후보자가 나와 과반수 득표를 얻지 못할 경우 다시 선거일을 정해 후보자를 등록받아 선거를 실시하는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의장 선출을 위한 규칙 개정안 추진에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후반기 의장 역시 투표를 통해 선출될 전망이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4-04-12 14:45:37[파이낸셜뉴스] 정부는 6일 신임 합동참모차장에 황유성 국군방첩사령관(중장·육사 46기)을 발탁하는 등 올 후반기 중장(3성) 이하 장성급 장교 인사를 단행했다. 이날 국방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 인사에서 육해공 각 군의 소장(2성) 12명은 중장으로, 준장(1성) 24명은 소장으로, 그리고 대령 79명은 준장으로 각각 진급시켜 주요 보직에 임명하기로 했다. 방첩사령관엔 여인형 육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장(소장·육사 48기)이, 수도방위사령관엔 이진우 합참 작전기획본부장(소장·육사 48기)이 각각 내정돼 중장 진급 후 보직된다. 신임 합참차장을 맡는 황유성 중장은 제20기계화보병사단장과 육군본부 군수참모부장·기획관리참모부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방첩사령관으로 근무 중이다. 군 방첩조직의 수장이 합참차장에 선임된 건 그 전신인 국군기무사령부 시절 등을 통틀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황유성 장군은 원래 방첩이 아닌 작전 특기자"라며 "(김명수) 합참의장 후보자가 해군이기 때문에 육군의 작전 특기자를 합참차장에 보직해 보좌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신임 방첩사령관에 내정된 여인형 소장은 합동대 육군대학장과 육군본부 작전·교훈차장, 제53보병사단장 등을 거쳤다. 곽종근(육사 47기)·이진우(육사 48기) 육군 소장도 이번 인사에서 각각 중장으로 진급해 육군특수전사령관과 수도방위사령관에 임명될 예정이다. 또 박정택(학군 30기)·박후성(육사 48기)·주성운(육사 48기) 육군 소장은 각각 중장 진급 뒤 군단장을 맡는다. 올 여름 집중호우 피해자 수색 중 순직한 고(故) 채모 해병대 상병 사고 당시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으로 근무했던 임기훈 소장(육사 47기)도 이번 인사에서 중장으로 진급해 국방대 총장직을 맡는다. "국방대 총장 임무 수행엔 중장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해 몇 개월 전에 계급 전환을 했다"며 "임 소장은 정책 전문가로서 한미동맹 발전과 국방정책 발전에 기여했고, 군 내 신망도 우수하다고 생각해 발탁했다"고 국방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해군에선 강동길 해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장(소장·해사 46기)과 최성혁 제1함대사령관(소장·해사 46기)이 각각 중장으로 진급해 해군참모차장과 해군작전사령관을 맡는다. 아울러 김형수 공군본부 작전참모부장(소장·공사 39기)과 진영승 공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장(소장·공사 39기), 손석락 한미연합군사령부 정보참모부장(소장·공사 40기)도 이번 인사에서 저마다 중장으로 진급해 공군작전사령관과 합참 전략기획본부장, 공군참모차장 임무를 담당하게 됐다. 정부는 이밖에 김성구 등 육군 준장 14명과 강동구 등 해군 준장 5명, 권영민 등 공군 준장 5명을 각각 소장으로 진급시켜 육군 사단장과 해군 함대사령관, 공군전투사령관 등 주요 직위에 임명하기로 했다. 이번 인사에서 기존 대령 중 새로 '별'을 다는 준장 진급자는 육군 52명, 해군 10명, 해병대 3명, 공군 14명 등 총 79명이다. 특히 준장 진급자 중엔 차종희(재정)·정경화(간호) 등 여군도 2명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합참 작전본부장엔 강호필 육군 1군단장(중장·육사 47기)이 맡는다. 합참 잔전본부장은 대장 진급자를 많이 배출해 '요직'으로 꼽힌다. 강 중장은 작년 합참 작전부장 근무 시절 북한의 잇딴 도발에 우리 군의 강경한 경고 입장을 발표했던 인물로 작년 12월 군단장직을 맡은 뒤 약 1년 만에 합참으로 돌아오게 됐다. 채 상병 사고 처리 '외압' 의혹 등과 관련해 논란이 일었던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중장·해사 44기)은 이번 인사에서 유임됐고, 채 상병 소속 부대였던 해병대 제1사단의 임성근 사단장(소장·해사 45기)은 당분간 보직 없이 '정책연수'를 받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번 인사에서 출신 지역 안배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국방부 관계자는 "역량과 전문성, 인품, 신망, 리더십 등을 보고 인사를 하기 때문에 지역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이번 인사에선 다양한 야전 경력으로 불확실한 전장에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는 탁월한 전투감각 및 작전지휘 역량을 보유하고, 군심 결집을 위해 군내 신망이 두터운 장군을 선발했다"며 "군이 직면한 안보상황을 극복하고 미래 안보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한미동맹 강화 및 국방태세 구축, 첨단과학기술에 기반을 둔 국방혁신 추진에 박차를 가할 역량과 전문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인사를 통해 싸워 이길 수 있는 '군인다운 군인, 군대다운 강한 군대'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3-11-06 16:47:01[파이낸셜뉴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연금·노동·교육도 반드시 개혁돼야 한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며 이같이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개혁에는 기득권 포기와 희생이 따른다. 따라서 저항도 만만치 않다"며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고 했다. 또 주 원내대표는 안보·기후·인구 위기 극복도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북핵 위기가 시작된 지 벌써 30년이 되었다. 지난 30년간 북한은 핵 개발 의지를 꺾은 적이 한 번도 없었고 계속 핵 개발 능력을 키운 결과 지금은 사실상 핵보유 국가가 됐다"며 "반면 우리는 여야를 초월한 하나의 일관된 국가 전략 없이 보수와 진보 사이에 정권교체가 일어날 때마다 전략적 기조 자체를 바꾸었고 국론이 분열됐다"고 했다. 이어 그는 기후 위기에 대해서도 "모두가 탄소중립을 말하고 있지만 탄소중립을 실제로 행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실행 가능한 탄소중립을 위한 마스터플랜이 보이지 않고 이 문제의 절박성을 정부나 국민이 실감하지 않고 있는 것이 위기"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저출산은 소리 없이 나라를 죽이는 암"이라며 "저출산을 극복하려면 온 국가가 필요하다. 국회도 절박한 마음으로 이 문제에 달려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문 전문. < 두렵지 않습니까! 절박한 위기 앞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까! > 1. 시작하는 말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김진표 국회의장과 동료 의원 여러분, 한덕수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대구 수성갑 출신 국민의힘 원내대표 주호영 의원입니다.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지진 피해의 처참함을 필설로 나타내기 어렵습니다. 두 나라 국민을 깊이 위로하면서, 더 많은 분이 구조되고 피해가 속히 회복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우수를 며칠 앞둔 요즈음 바람이 한결 부드러워지고 남쪽에서는 벌써 매화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꽃소식과 함께 코로나가 종식되고 우리 국민들 모두 활기차고 즐거운 봄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어제 존경하는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님의 연설을 잘 들었습니다. 받아들일 지적은 받아들이고 저희와 생각이 다른 부분은 의견을 말씀드리고 조율해 가겠습니다. 저는 5선 의원으로서 우리 국회에서는 고참 중진 중의 한 명입니다. 그동안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다고는 했습니다만 부족하고 미흡한 점이 많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짧지 않은 의정생활 동안 지금처럼 자괴감과 두려움이 엄습한 적이 없습니다. 우선 자괴감의 정체는 우리의 노력과 분투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회가 국민들로부터 그 어느 때보다 지탄의 대상이 되고 불신을 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십여 년 전 어느 대기업 회장이 한국 정치는 4류라고 하여 큰 파문이 인 적이 있었지만, 지금에 이르러서도 우리 정치가 여전히 4류임을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2017년에서 2021년 사이에 실시된 세계가치조사 7차의 경우 우리나라 응답자의 무려 79.3%가 국회를 불신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지난해 12월 15일에 발표된 전국지표조사의 국가기관별 신뢰도에서 국회는 겨우 15%로 국가기관 중 꼴찌를 기록했습니다. 응답자의 81%가 국회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해 세계가치조사의 결과와 거의 같았습니다. 정치 영역이란 사람들이 편을 갈라서 서로 치열하게 공격하는 영역입니다. 특히 한국 정치는 진영화되어 있어 상호 불신과 공격의 강도가 훨씬 더합니다. 더욱이 이런 모습이 방송으로 중계가 될 때가 많다 보니 다른 직역에 비해 국민 신뢰가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한 국회의원 생활의 성적표가 15밖에 안 된다고 하니 국민들께 죄송하고, 서글프고 참담한 심정입니다. 제가 전에 없이 두려움을 느끼는 까닭은 우리 대한민국이 지금 직면하고 있는 도전들이 너무나 중차대함에 비하여 우리나라의 국가 의사결정 능력이 역부족이라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부상과 미중 대결의 심화, 그리고 북핵 위기는 우리에게 엄청난 안보적 도전이 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와 이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중립은 산업 대전환은 물론 문명 패러다임 자체의 전환을 요구하는 문명사적 도전이 되고 있습니다.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저출산은 대한민국의 사회경제적 지속가능성을 위협함은 물론 물리적 생존마저 위협하는 인구학적 도전이 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노동, 연금, 교육 등의 분야에서 오랫동안 누적되어 온 심각한 문제들이 많습니다. 우리의 근·현대사는 두 차례의, 국운이 걸린 대위기를 겪었습니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 일어난 첫 번째 대위기로 우리는 국권을 잃고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수립 후 1950년 전후로 소련과 중공의 지원 아래 북한이 남침했을 때인 제2의 대위기는 미국과 유엔의 지원으로 파멸을 면했고 온 국민의 피땀으로 오늘의 성공 국가를 이루었습니다. 저는 지금 우리나라가 맞이하고 있는 대위기가, 아직 전면적으로 현실화되지는 않았지만, 그 심각성에서 앞의 두 번에 못지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3의 대위기를 맞고 있는 대한민국은 이전보다 훨씬 더 나은 위치에 있습니다. G7에 들어도 좋을 경제력을 가지고 있고 외적에 심대한 타격을 가할 군사력도 보유하고 있으며 높은 문화의 힘도 자랑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우리는 현재의 국난을 극복할 수 있는 다양한 자원을 갖추고 있으며, 지금 필요한 것은 이 다양한 자원을 제때 제대로 묶어내는 일입니다. 저는 이것이 바로 우리 국회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국회가 이 도전에 대한 국민적 응전을 성공적으로 이끈다면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국회 신뢰 회복 존경하는 동료 의원 여러분. 우리 국회는 1994년 처음으로 ‘국회제도개선위원회’를 만든 이래 지금까지 모두 11차례에 걸쳐 국회 개혁과 혁신을 위한 위원회를 운영하며 국민의 신뢰를 높이려고 애써 왔습니다. 전직 국회의장님들은 국민에게 신뢰받는 국회, 열심히 일하는 국회, 여야가 협치하는 국회, 미래를 준비하는 국회를 내걸고 이 위원회를 발족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회는 갈등의 조정자가 아니라 갈등의 조장자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우리 국회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방법은 ‘국회의원윤리강령’에 모두 들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국회 윤리강령을 국회 목욕탕 한곳에서밖에 보지 못했습니다.앞으로는 본회의 개회시나 중요한 행사때마다 의무적으로 윤리강령을 낭독하거나 서약하게 하고 국회 본관 중요한 곳에도 게시하면 어떻겠습니까? 저는 의원이 된 이래 한 번도 공식적으로 읽어본 일이 없는 국회의원 윤리강령을 이 자리에서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함께 읽어보겠습니다. 「국회의원은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 국정을 위임받은 대표로서 양심에 따라 그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여 국민의 신뢰를 받으며, 나아가 국회의 명예와 권위를 높여 민주정치의 발전과 국리민복의 증진에 이바지할 것을 다짐하면서, 이에 우리는 국회의원이 준수할 윤리강령을 정한다.」 1. 우리는 국민의 대표자로서 인격과 식견을 함양하고 예절을 지킴으로써 국회의원의 품위를 유지하며, 국민의 의사를 충실히 대변한다. 2. 우리는 국민을 위한 봉사자로서 오직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을 위하여 공익 우선의 정신으로 성실하게 직무를 수행하며, 사익을 추구하지 아니한다. 3. 우리는 공직자로서 직무와 관련하여 부정한 이득을 도모하거나,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아니하며, 청렴하고 검소한 생활을 솔선수범한다. 4. 우리는 국회의 구성원으로서 서로 간에 정치활동상 공정한 여건과 기회균등을 보장하고 충분한 토론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적법절차를 준수함으로써 건전한 정치풍토를 조성하도록 노력한다. 5. 우리는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우리의 모든 공사행위에 관하여 국민에게 언제든지 분명한 책임을 진다. 앞으로 저는 이 윤리강령에 비추어보면서 우리 국회의 현재 모습을 반성해 보려고 합니다. 제 자신이 참회록을 쓴다는 자세로 최대한 객관성을 유지하려고 하였습니다만, 민주당 의원님들에게 거슬리게 들리신다면, 지난 정부 때 집권당이었고 지금도 원내 제1당이므로 민주당에 대한 충언으로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1) 정치인들의 법률 위반과 사법 처리 제가 가장 먼저 지적하고 싶은 국회 불신의 이유는 정치인들이 부정부패를 비롯해 중대한 범죄 혐의를 받는 일이 많다는 것입니다. 참여연대의 집계에 따르면, 2022년 12월 14일 현재 21대 국회의원과 그 배우자가 수사와 재판을 받았거나 지금도 받고 있는 건수는 무려 88건에 이릅니다. 이들은 LH 사태 이후 드러난 부동산 불법 의혹, 21대 총선 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각종 부정부패 의혹 등에 관련된 의원들입니다. 정당별 분포를 보면 국회 양대 정당인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엇비슷합니다. 이들 중 이미 무죄 판결이 난 경우도 있고, 또 사안이 경미한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최대한의 윤리와 양심을 요구받는 국회의원들이 일반인보다 법률 위반 사례가 더 많다는 것은 매우 부끄러운 일입니다. 특히 소속 정당이 어디인지를 떠나서 현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여러 가지 부정부패 혐의를 받고 있는 것은 더불어민주당뿐만 아니라 국회 전체 위신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2) 무례하고 거친 언어 정치와 국회에 대한 국민의 깊은 불신은 정치인들의 무례한 막말에서 연유하는 바가 큽니다. 우리 의원들의 막말은 차마 이 자리에서 입에 올리기에도 민망할 지경입니다. 상대 당이나 의원을 향해 ‘무식한 놈’이니, ‘사이코패스’니, ‘오물 쓰레기’니 하는 말들을 함부로 내뱉습니다. 질문 시에도 비아냥거리기나 인격모독성 발언이 비일비재합니다. 각종 회의에서의 지도부 발언이나 대변인들의 성명에서 원색적이거나 인신모독 명예훼손이 없는 경우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영국 의회에서는 상대 의원에 대해 ‘거짓말쟁이’, ‘위선자’라는 단어는 금지되어 있고 발언 수위에 따라 처벌하고 있습니다. 미국 하원에서는 부적절한 언어 사용 행위에 대한 비난 결의안까지 통과시킨 바 있습니다. (3) 가짜뉴스 요즘은 모바일 환경과 소셜미디어로 인해 가짜뉴스가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져나갑니다. 이러다 보니 모바일과 인터넷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대표적인 공간이 되었습니다. 우리 국회도 가짜뉴스를 양산합니다. ‘대통령과 법무부장관이 등장하는 청담동 술자리 의혹’, ‘페르난데스 주한 EU 대사 발언 왜곡’이 대표적입니다. 진실 확인에 최선을 다하지 않은 채 성급히 가짜뉴스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했기 때문입니다. (4) 국회 윤리위의 기능 상실 우리 국회에는 윤리특별위원회가 있지만, 윤리위가 국회 윤리를 세우는 최고 기구의 기능을 잃고 그 자체 정쟁의 도구가 된 지 오래입니다. 18대 국회 이래 15년 동안 총 177건의 징계요구안이 윤리위에 제출되었지만, 본회의 의결까지 이루어진 것은 단 두 건에 불과하고 그것도 윤리위의 의결을 거쳐 본회의에서 처리된 징계안은 단 1건 밖에 없습니다. 21대 국회에서는 지금까지 33건의 징계안이 제출되었는데, 후반기에는 윤리위 구성에만 넉 달이나 걸렸으며, 3년이 지난 현재까지 단 1건도 결론을 내지 못한 상황입니다. 그중 29건은 ‘품위 유지 의무’ 위반으로, 상대 진영에 대한 모욕적 발언, 허위사실 유포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도 윤리위는 전혀 기능하지 못하고 오히려 상대 당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전락했습니다. 윤리위의 정상화가 시급합니다. (5) 정치의 사법화 정쟁이 격화하면서 정치의 사법화 현상이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의 시비를 정치권이 가리지 못하고 무작정 제소해놓고 보기 때문입니다. 정치인들이 정치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고소·고발만 남발하고 있습니다. 제20대 대선 선거사범 2,001명 중 고소·고발로 인한 인원은 1,313명(65%)으로 19대 대선에 비해 3배 이상 늘었습니다. 현재 각 정당 간의 고소·고발 미제사건은 100건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 정당들이 고소·고발을 남발하는 것은 국회의 권위와 품격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일입니다. 정치의 사법화는 정치의 종언을 뜻합니다. (6) 게으름 우리 국회는 양적으로만 보면 일을 아주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제20대 국회는 1년 평균 약 6,000건을 발의해 약 800건을 가결했습니다. 이는 큰 나라인 미국도 5,000건을 발의해 460건을 가결하는 것에 비한다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입니다. 하지만 우리 국회가 생산한 법률의 품질을 보면 우리가 자부심을 가질 수 없습니다. 선언적 규정 삽입이나 단순한 자구 수정에 그치는 법안도 많습니다. 불필요한 발의가 많아 임기만료 폐기되는 법안도 너무 많습니다. 제20대 국회에서는 62.2%가 임기만료로 폐기되었습니다. 한 마디로 우리 국회가 헛심을 쓰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깊이 생각하지 않고 입법 성과만 앞세우다 보니 부실한 법안도 많이 나와 위헌이나 헌법불합치 판정을 받는 법안도 많습니다. 2023년 1월 11일 기준으로 위헌 22건, 헌법불합치 19건이 우리 국회에서 개정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 국회는 대체 입법을 서두르지 않습니다. 이것은 국회의 명백한 직무 유기입니다. 위헌이나 헌법불합치 판정이 나면 대체 입법을 서두르는 것이 누구보다 헌법을 존중해야 하는 국회의 의무일 것입니다. (7) 내로남불 국회 불신의 또 다른 중요한 요인은 이른바 내로남불입니다. 우리 정당들은 언행이 불일치할 때가 많고, 이전과 이후가 다르고 여당일 때와 야당 때가 말이 다릅니다. 이 점은 특히 민주당에게 두드러집니다. 강준만 전 교수는 “민주당 내로남불 사례를 일일이 정리하다가 중도에 그만두고 말았다. 거의 모든 게 내로남불이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바꾸어 말해 민주당 정권 5년 전체가 내로남불의 역사였습니다. 항목별로 보겠습니다. 우선, 인사 내로남불입니다. 민주당은 병역 면탈, 탈세,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연구 부정행위 등등의 이유로 이명박 정부 17건, 박근혜 정부 10건에 대해 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했습니다. 그러나 민주당 정권 출범 초인 2017년 5월에 ‘5대 인사 배제 기준’을 제시하고 이를 지키겠다고 하더니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고위 공직 후보자 다수가 5대 비리 관련 의혹이 있었음에도 대부분 임명을 강행했습니다. 2019년 11월에는 5대 기준에 성범죄와 음주운전을 더해 ‘7대 공직 배제 기준’을 내놓았는데, 여러 가지 예외 조건을 달아 실상은 더 완화된 기준이었지만 여기에 걸리지 않는 후보자가 드물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 동의 없이 임명한 장관급 이상 인사가 무려 34명으로 역대 최다였습니다. 그러던 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자 “국민을 받들 능력과 자질 없는 결격자를 단호히 레드카드로 퇴장시키겠다”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다음은 재정 내로남불입니다. 2015년 9월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박근혜 정부의 2016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국가채무 비율이 재정건전성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GDP 대비 40%를 깨고 있다며 재정건전성 회복 없는 예산안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집권 후에는 40% 기준의 근거가 뭐냐며 전례 없는 포퓰리즘 확대재정정책을 임기 내내 지속해 결국 국가부채 1,000조 시대를 초래했고 2021년 말 국가채무 비율은 거의 46.9%에 달했습니다. 다음은 입법 내로남불입니다. 테러방지법은 2016년 민주당이 야당일 때는 인권을 침해하는 악법으로 규정하고 무려 38명이 9일간 필리버스터까지 하였지만 집권 후 다수당이 되고도 개정하기는커녕, 오히려 여당이 된 2020년 9월에는 감염병 검사와 치료를 거부하는 행위를 테러로 간주하는 무시무시한 내용의 개정안까지도 냈습니다. 반대로 여당일 때는 관심조차 없다가 야당이 되자 입법을 서두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방송법, 양곡관리법, 노란봉투법이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다음은 적폐 청산 내로남불입니다 민주당 정권은 집권하자마자 각 부처에 적폐 청산 기구를 만들고 정부와 공공기관의 전 정부 인사들을 쫓아내고 감옥에 보냈습니다. 청와대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은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다는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그러는 중에도 뻔뻔스럽게 민주당 정부는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검찰이 이 일로 문 정부의 몇몇 장관과 청와대 참모들을 기소하자, 이번에는 민주당이 정치보복이라며 발끈하면서 “5년 단임 대통령제 하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제도적 문제마저 기소로 앙갚음했다”며 바로 말을 바꾸었습니다. 참으로 편리한 기억력입니다. 이재명 대표의 내로남불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에 죄를 지으면 대통령도 구속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청와대 정문을 나서는 순간에 수갑을 채워서 구치소로 보내자고 했습니다. 그랬던 이재명 대표가 자신의 온갖 의혹에 대한 정당한 수사를 정치탄압이라고 우기고 있습니다. 불체포특권 포기를 공약했던 민주당, 특히 이재명 대표가 이를 지킬지도 국민들은 지켜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민주당의 민주주의 타령 내로남불입니다. 민주당은 오랜 기간 야당을 하면서 민주화 투쟁을 통해 민주화를 이루어낸 공이 지대한 정당입니다. 당 이름에서 민주가 떠난 적이 없고 이것을 자산으로 실로 많은 것을 누렸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민주는 민주당의 핵심 가치이자 자산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민주당이 민주라는 말을 떳떳하게 쓸 수 있습니까? 민주당 정권은 촛불민주주의와 공정을 표방하며 집권했습니다. 하지만 민주주의와도, 공정과도 거리가 멀었습니다. 촛불민주주의의 허구성은 민주당 정권 출범 전부터 드러났습니다. 김경수 전 의원과 드루킹 일당의 대규모 여론 조작이 문재인 후보의 당선을 도왔습니다. 민주당 정권은 울산시장 선거에도 직접 개입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30년 지기 송철호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청와대 비서실 8개 조직이 나서 당시 김기현 울산시장을 억지 수사하고 송철호 후보의 당내 경쟁자를 매수하는 한편 송철호 후보에게 선거 공약까지 만들어 주었습니다. 민주주의의 꽃을 이렇게 짓밟고도 어떻게 민주라는 말을 입에 올릴 수 있습니까. 저는 어제 존경하는 박홍근 원내대표님의 연설 중에서 경청해야 할 부분도 많았지만, ‘국민이 일군 민주주의의 붕괴’라는 말씀을 듣고는 이렇게 인식의 차이가 크다는 데 깜짝 놀랐습니다.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중요한 기둥은 독립적 사법부의 존재입니다. 하지만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 하에서 사법부는 독립성을 잃고 행정부의 시녀가 되고 정치판이 되었습니다. 법치주의는 광범위하게 훼손되었습니다. 한때 참여연대와 민변의 회원이었던 권경애 변호사는 민주당 정권 시기를 ‘무법의 시간’이라 불렀습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대한민국 사법부를 이끌 사법행정 경륜이나 법원의 독립성, 중립성에 대한 신념도 부족한 사람입니다. 재판은 공정해야 할 뿐만 아니라 공정하다고 보여져야 합니다. 그런데 김명수 대법원장은 우리법연구회,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들로 사법부의 파벌을 조성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을 능력과 관계없이 요직에 발탁하였습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이례적으로 대법관 경력 없이 대법원장이 된 사람으로, 여러 차례 거짓말과 부적절한 행동으로 사법부의 명예를 훼손했고, 법원장 추천제, 판사 승진제 폐지로 법원을 망가뜨려 놓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 김미리 판사와 함께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등에 대한 재판을 지연시켜 정의의 실현을 늦추었습니다. 조국 사태는 민주당 정권의 모든 국정 철학이 허위와 기만임을 남김없이 드러내었습니다. 조국 일가의 범죄는 모든 국민에게 깊은 분노와 좌절감을 안겼습니다. 조국 일가를 맹목적으로 옹호하는 친문세력의 행태는 더욱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정권에 대한 현재와 장래의 검찰 수사를 막으려고 검찰 자체를 파괴하려 했습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의 후임이었던 추미애, 박범계 장관이 그 역할을 떠맡았습니다. 대한민국 75년 역사상 전례가 단 한 번밖에 없었던 수사지휘권 행사를 네 차례나 남발하며 검찰을 난도질했습니다. 특히 박범계 장관은 “저는 법무부장관이기에 앞서 여당 국회의원”이라고 말해 나라의 장관이기보다 친문세력의 첨병임을 자인했습니다. 헌법상 국회의원이 국무위원 국무총리를 겸할 수는 있지만 선거기간에는 중립적 선거관리를 위해 국무총리와 법무부장관, 행안부장관은 중립적인 인사로 교체하는 것이 관례였습니다. 민주화 이래 역대 선거기간에 국무총리와 국무위원으로 있으면서 여당 국회의원직을 보유하고 있던 사례를 보면 민주당 정부가 6명으로 압도적 1위입니다. 더욱이 총리, 법무부, 행안부 장관을 현직 민주당 의원이거나 당적이 있는 사람들로 채우는 전무후무한 일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러고도 어떻게 공정을 입에 올릴 수 있습니까. 민주당은 언제나 인권 정당임을 주장해 왔습니다만 그럴 자격이 없습니다. 탈북 선원 강제 북송 사건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은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인권 원칙을 언제든지 버릴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인권은 그저 입에 발린 수사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민주당이 북한인권재단의 정상 출범을 막고 있는 것도 인권정당으로서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해 2016년 9월에 북한인권법이 시행되고 그에 따라 북한인권재단이 만들어졌지만, 지금까지도 이사회가 구성되지 않아 온전한 출범이 미뤄지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민주당 몫 이사의 추천을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당과 통일부가 아무리 요청해도 민주당은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UN 북한인권결의안에 4번이나 불참하는 등 민주당의 인권은 북한 앞에만 가면 멈춥니다. 현대 민주주의 국가의 중심은 의회입니다. 하지만 민주당이 제20대 총선에서 압도적 다수의석을 차지한 이래 우리 의회민주주의는 급격히 붕괴되고 있습니다. 2012년에 여야 합의로 소위 국회선진화법이 통과하면서 우리 국회는 의사결정의 원리로서 단순 다수결이 아니라 합의를 우선하는 시대로 옮겨갔습니다. 합의제를 떠받치는 핵심적인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요건 제한, 여야 동수로 이루어지고 2/3 찬성으로 결정하는 안건조정위원회, 그리고 무제한토론이 그것입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압도적 다수의석을 차지하자마자 합의제의 핵심 요소들 대부분을 무력화하며 의회민주주의를 형해화하고 있습니다. 우선, 위장 탈당이나 다른 정당과 무소속 의원 동원을 통한 안건조정위원회의 무력화는 민주당의 전매특허가 되었습니다. 특히 검수완박법 처리를 위해 양향자 의원을 내치고 민형배 의원을 탈당시킨 후 법사위로 보낸 사건은 권모술수밖에 남지 않은 민주당의 민낯을 남김없이 드러냈습니다. 이러한 꼼수는 이것 말고도 대여섯 차례나 더 있습니다. 이러고도 어떻게 선진화법이라는 말을 붙일 수 있습니까. 무제한토론은 원내 소수당이 다수당의 일방독주에 저항하는 마지막 수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 국민의힘도 연동형 비례대표제법과 공수처법에 이어 민주당의 검수완박법 강행 처리에 맞서 무제한토론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국회법 조항을 악용해 회기를 잘게 쪼개는 전대미문의 살라미 전법을 써서 우리의 마지막 호소 수단마저 무력화했습니다. 민주주의는 자제와 관용으로 유지됩니다. 민주당은 자제와 관용은커녕 왜곡과 견강부회로 법치주의를 형해화하는 폭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정치는 ‘믿을 信’ 자 한 자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한마디 말이 맞지 않으면 천 마디가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우리 국회가 ‘신’을 회복하는 것이 곧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길입니다. 3. 두려움의 실체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동료 의원 여러분. 지금 우리나라는 코로나19 팬데믹에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에 큰 문제가 생기면서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경제위기 뒤에서 훨씬 더 근본적인 성격의 대위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안보 위기, 기후 위기, 인구 위기 등등이 그것입니다. 이러한 위기들은 일시적 위기와 달리 대한민국의 생존과 지속가능성 자체를 위협하는 근원적인 위기입니다. 저는 이러한 위기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두려움이 몰려오고 나라의 앞날이 너무 걱정이 됩니다. (1) 안보 위기 북핵 위기가 시작된 지 벌써 30년이 되었습니다. 지난 30년간 북한은 핵 개발 의지를 꺾은 적이 한 번도 없었고 계속 핵 개발 능력을 키운 결과 지금은 사실상 핵보유 국가가 되었습니다. 반면 우리는 여야를 초월한 하나의 일관된 국가 전략 없이 보수와 진보 사이에 정권교체가 일어날 때마다 전략적 기조 자체를 바꾸었고 국론이 분열되었습니다. 중국의 굴기와 러시아의 팽창주의는 이미 북핵으로 위기에 처한 우리의 외교안보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북핵정책의 실패에 관해서 제대로 복기하고 성찰해 본 적 있습니까? 우리는 이 새로운 안보 도전을 얼마나 절박하게 느끼고 얼마나 심각하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역사적으로 우리는 많은 외침을 받았지만, 그중에서도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그리고 경술국치는 우리의 가장 참담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 국난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국가 지도자들이 변화하는 세계정세를 제대로 읽지 못해 적절한 국가 전략을 세우지 못했고 심지어 외적 앞에서 분열했다는 것입니다. 임진왜란 때는 일본이 전국시대 이후 국력과 군사력을 급속히 키웠음에도 율곡 선생의 10만 양병설을 무시한 채 당파싸움에 몰두하는 바람에 7년 동안 왜적에게 국토가 유린되는 비극을 겪었습니다. 이로 인해 조선 백성 약 1,100만 명 중 수십만 명이 목숨을 잃는 참화를 겪었습니다. 병자호란 때는 조정이 명나라와 청나라의 교체라는 대변혁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결국 명나라에 대한 성리학적 사대 외교를 고수하는 바람에 인조 임금이 삼전도에서 삼배구고두를 올리는 치욕을 맞았습니다. 이때 무려 수십만의 백성이 청나라로 끌려갔고 환향녀라는 비극도 이때 생긴 것입니다. 19세기 말에서 1910년 경술국치에 이르기까지 우리 국가 지도자들은 삼정문란 등 무너지는 내정을 개혁하지 못한 채 서세동점이라는 문명사적 차원의 대변화를 읽지 못하고, 외세 앞에서 혹은 쇄국파와 개화파로, 혹은 친중파, 친러파, 친일파로 분열한 결과 결국 망국을 초래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나라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거대한 역사적 사변, 그 한가운데에 있으면서도 그 중대함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거나 대비하지 못했습니다. 냄비 속 개구리가 되어 삶겨 죽어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싸움질하느라 세상이 바뀌는 것을 몰랐고 무책임했습니다. 이 점이 저는 두렵습니다. 지금의 우리가 그렇지 않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까. ‘정부가 알아서 하겠지’, ‘설마 그렇게 되겠는가’, ‘나 아니라도 누군가는 챙기고 있겠지’ 이러고 있지는 않습니까. (2) 기후 위기 기후 위기와 이에 대응하는 ‘탄소중립 2050’도 산업의 전환을 넘어 문명의 전환을 요구하는 거대한 도전입니다. 탄소중립 2050을 이루기 위해서는 세계는 탄소배출을 매년 7% 남짓 줄여 나가야 합니다. 2020년에는 탄소배출량이 전년도에 비해 7% 줄었는데, 그것은 코로나19로 거의 모든 활동을 중단할 때였습니다. 탄소중립 2050을 위해 이런 상황을 향후 30년간 계속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조업 비중이 높은 우리에게는 더 큰 어려움을 초래할 것입니다. 우리 철강산업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올해 10월부터 시범 운영될 EU의 탄소국경세에 대비하지 못하면 쇠퇴의 길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EU에서 2035년부터 시행할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 금지는 우리 자동차산업에 심대한 충격을 가할 것입니다. 모두가 탄소중립을 말하고 있지만 탄소중립을 실제로 행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실행 가능한 탄소중립을 위한 마스터플랜이 보이지 않고 이 문제의 절박성을 정부나 국민이 실감하지 않고 있는 것이 위기입니다. (3) 인구 위기 저출산 문제는 우리나라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의 하나이고 국가적 재앙을 불러올 사안입니다. 저출산 예산은 2006년에 처음으로 편성되어 2020년까지 총 380조2,000억 원이 투입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2000년 1.48에서 2022년 3분기 0.79로 낮아져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저출산은 다른 사회경제적 요인과 결합하며 농촌 소멸이라는 또 다른 치명적 결과도 낳고 있습니다. 농가는 2012년 전체 가구의 6.4%에서 2021년 4.4%로 줄었고 농가 인구는 같은 기간 5.8%에서 4.3%로 줄었습니다. 소멸 고위험 농촌지역이 2020년에 22개 군이던 것이 2022년 3월 현재 44개 군으로 2배 늘어났습니다. 이러다가는 농업 자체가 사라지고 미래농업이니 하는 것은 꿈도 못 꿀 지경입니다. 저출산은 소리 없이 나라를 죽이는 암입니다. 지금 당장 저출산 추세가 멈춘다 해도 그동안의 진행만으로도 나라에 큰 상흔이 남을 것입니다. 저출산을 극복하려면 온 국가가 필요합니다. 국회도 절박한 마음으로 이 문제에 달려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난 17년간 우리가 한 노력이 전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면 지금의 방식대로 돈을 더 투입할 것이 아니고 다른 특단의 대책을 찾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4) 사회적 지속가능 위기 연금·노동·교육도 반드시 개혁되어야 합니다. 개혁의 필요성을 구구절절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개혁에는 기득권 포기와 희생이 따릅니다. 따라서 저항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우물쭈물할 시간이 없습니다. 이 문제들이 조기에 개혁되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지속가능하지 않고 퇴보할 것입니다. 4. 마무리하는 말 그런데 우리는 이 중대한 문제들을 절박하게 여기고 엄정하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우리 대한민국 국회는 이 중차대한 문제에 대해 제때 제대로 의사결정을 하고 대처할 능력이 있기는 있는 것입니까.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의 다수는 오래된 문제들이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제대로 결정을 못했고 앞으로도 못할 것 같다, 이것이 제 두려움의 실체입니다. 흔히 대통령 중심제와 양당 구도를 가진 한국 정치는 상대 당이 무너지면 집권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끊임없이 상대 당을 공격할 수밖에 없는 정치환경이라고 합니다. 정작 그것이 문제이고 이대로라면 달리 어쩔 도리가 없다고 한다면 이번 기회에 반드시 고쳐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의 권력 구도, 정당 구도 하에서도 우리가 국가적 도전과 그 긴박성에 대해 진심으로 걱정한다면 지금보다는 더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 있는 우리도 언젠가는 정치를 그만두게 됩니다. 정치를 그만둔 다음에 후회해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우리 국회는 늘 국가적 과제에 대해 적기에 최선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를 점검해야 합니다. 정치는 유한하고 인생도 유한하지만, 대한민국은 영원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김형석 교수님은 “50년쯤 지난 다음에 다시 한번 태어나서 대한민국 국민이 얼마나 행복하고, 보람 있고, 값지게 잘 사나 봤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50년 쯤 뒤에 우리가 무능하고 무책임한 조상으로 기록될까 두렵지 않습니까. 우리 시대가 대한민국의 국운 재도약을 이끈 시대라고 후세에게서 칭송받는 정치 한 번 해볼 수 없습니까. 우리 대한민국은 국민의 피땀과 역대 정부의 노력으로 당당히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이제 글로벌 중추 국가로 더 높이 비상할 때입니다. 우리 앞에 놓인 위기와 도전을 극복한다면 대한민국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세계 중추 국가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나라의 미래가 우리 국회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이제 우리 국회는 진영정치와 팬덤정치의 위협에 맞서 합의 정치의 기반을 확대하고 국민통합의 중심이라는 원래의 위치를 회복해야 합니다. 협상과 타협의 정신을 복원하고 사실과 합리성에 기초한 토론을 통해 법안을 처리하는 정치적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국회는 생각과 가치의 용광로가 되어야 합니다. 여러 생각과 가치가 충돌을 일으키는 게 아니라 서로 녹아들어 더 높은 차원의 일반의지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우리는 K-Pop, K-Sports, K-Culture, K-Food 등 많은 영역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정치만 왜 4류에 머물러야 합니까. 우리가 지금부터 티핑포인트를 만들어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 정치인들은 중요하거나 의미 있는 일을 앞두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목숨을 바치신 애국선열, 호국 영령들이 계신 국립현충원을 참배합니다. 그분들의 애국심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와 동시에 국가 지도자들의 잘못으로 뭇 생명이 쓰러지는 것을 보며 느끼셨을 그 통분함과 절박함도 기억해야만 합니다. 저는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의원님들께 묻고 싶습니다. 우리는 지금 우리의 국가적 과제들이 얼마나 절박한 것인지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까? 우리는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까? 오랜 시간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3-02-14 10:20:23[파이낸셜뉴스] 김진표 국회의장이 '제식구 감싸기' 오명을 받았던 윤리특별위원회 제도 개선에 나선다. 김 의장은 여야 원내대표에게 윤리특위 상설화,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자문단 설치 등 개선방안을 제안할 예정이다.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윤리특위가 21대 국회에서 제 기능을 회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22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김 의장은 주호영 국민의힘,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게 국회 윤리특위 개선 방안을 제안, 제도 개선을 서두른다는 방침이다. 김 의장은 지난 20일 주 원내대표와 만나 윤리특위 재정비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회 관계자는 통화에서 "의장께서 윤리특위를 빨리 구성하는 차원이 아니라, 특위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라며 "주 원내대표와 만나 윤리특위를 다시 상설화하고, 전문성 있는 외부위원이 참여하는 특위 내 자문단을 설치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김 의장의 구상은 윤리특위 상설화, 특위 내 자문단 설치가 핵심이다. 20대 후반기 국회에서 비상설화된 특위를 다시 상설화한다. 특위가 2018년 7월 비상설 위원회로 전환된 후 징계안 심사가 부실해졌다는 지적이 나왔는데, 상설화를 통해 제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또 내·외부 전문가 구성된 자문단을 특위 내 설치한다는 구상이다. 관계자는 "특위 산하에 조사단 혹은 자문단을 꾸려서 징계 사유에 대해 팩트체크를 하고, 조사 보고서를 올리도록 하는 방안"이라며 "윤리특위 내에서 직접 징계사유를 조사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단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간 징계 사유와 당사자의 해명을 서면으로 받아서 징계 수위 등을 결정해왔는데, 조사까지 하는 자문단을 둬서 특위 역할을 내실화한다는 계획이다. 특위가 여야 동수로 구성돼 정치 공방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문제의식도 반영됐다. 김 의장은 지난 20일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이같은 제도 개선방안을 제안할 예정이었지만,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회동에 불참하면서 본격적으로 논의하지는 못했다. 다만 주 원내대표에게는 이같은 문제의식과 제도 필요성을 설명하고, 의견을 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장은 차후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주재한 자리에서 특위 개선안을 본격 논의할 계획이다. 여야 원내대표의 입장도 관전 포인트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본지와 통화에서 "의장과 회동에서 (윤리특위 관련) 얘기가 일부 나왔다. 윤리특위 내 자문단과 관련된 내용"이라며 구체적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본지에 "(제도) 개선 논의는 차차하더라도 일단 현행 규정대로 조속히 특위를 구성하는 게 급선무"라며 특위 구성이 먼저라고 밝혔다. 여야 원내대표가 동의하더라도 시간이 다소 걸릴 전망이다. 윤리특위 구성 등을 규정한 국회규칙과 국회법을 개정해야 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국회법 46조는 "의원의 자격심사, 징계에 관한 사항을 심사하기 위해 특별위원회 관련 규정(44조 1항)에 따라 윤리특위를 구성한다"며 "특위는 의원 징계에 관한 사항을 심하기 전 윤리심사자문위원회 의견을 청취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금까지 윤리특위는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21대 국회 전반기 윤리특위에는 22건의 징계안이 제소됐지만, 실제로 가결된 징계안은 한 건에 불과했다. 그 한 건마저도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의장석을 점거해 제소된 징계안으로, 국회법 155조에 따라 윤리특위의 심사 없이 본회의에 상정됐다. 김 의원의 경우 윤리특위를 거치지 않고 본회의에 상정돼 재석의원 268명 중 찬성 150명, 반대 109명으로 30일 출석 정지 징계를 받은 바 있다. 김 의원은 헌법재판소에 징계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해, 징계 효력 정지 판결을 받았다. 윤미향·박덕흠·성일종 의원과 이상직 전 의원 대한 징계안도 윤리특위에 상정됐지만, 징계 논의 소위원회만 구성됐을 뿐 실질적인 심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20대 국회 윤리특위도 47건의 징계안 중 단 한 건도 처리되지 않아, 20대와 21대 전반기를 합하면 69건의 징계안이 접수됐지만 처리된 징계안은 단 한 건도 없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정경수 기자
2022-10-22 00:12:11국회가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긴 샅바싸움 끝에 문을 열었지만 여야 간 대치는 되레 격화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대정부질문이 진행된 25일 본회의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정면 충돌했다. 여당이 추진하는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 야당이 밀어붙인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과 민주유공자예우법 등 사안마다 거친 공방만 주고받으면서다. 지각 개원한 국회가 뒤늦게 민생을 돌보는가 했더니 벌써 싹수가 노래 보인다. 21대 국회는 지난 22일 가까스로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을 타결했다. 막판 쟁점이었던 행정안전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는 여야가 1년씩 번갈아 위원장 자리를 맡기로 절충하면서다. 장장 53일 만에 '개점휴업'을 끝낸 셈이다. 그사이 입법부는 단 한건의 민생 안건도 처리하지 못했지만, 선량들은 세비는 꼬박꼬박 챙겼다. 국회도 공전 기간엔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여론도 높았지만, 세비 1285만원(세전 기준)을 반납하겠다고 한 이는 초선 조은희 의원(국민의힘)이 유일했다. 일부 지방의회의 행태도 국회 못잖게 가관이다. 여야 78대 78, 동수로 구성된 경기도의회는 밥그릇 싸움인 의장 선출방식을 놓고 다투느라 여태껏 개점휴업 상태다. 한 일이라곤 5분 만에 정회된, 지난 12일 본회의가 전부였다. 그러고도 경기도의원들은 첫 달 의정비로 554만원씩 수령했다. '꼴뚜기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는 속담이 떠오를 정도로 국회의원들이나 지방의원들이나 오십보백보의 도덕적 해이를 보여준다.지금 국회 의안과 캐비닛에는 무려 1만1000여건의 법안이 잠자고 있다. 그중에는 여야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검수완박법 등 쟁점안건을 제쳐두고라도 민생·개혁 법안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이른바 3고의 파고를 넘으려면 시급히 처리해야 할 법안도 한둘이 아니다. 납품단가연동제, 유류세 인하폭 확대법안, 직장인의 식대 비과세 한도를 상향하는 소득세법 개정안 등이 그런 범주다. 그런데도 여야는 당략을 앞세워 상임위별로 무한 대치를 이어갈 태세다. 거야는 운동권 인사 자녀들에게 특혜를 주는 민주유공자예우법을 재추진하고 있고, 여당은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과 관련해 국회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도입을 시도할 낌새다. 문제는 이로 인해 민생 법안이 뒷전으로 밀릴 개연성이 농후하다는 사실이다. 지금 글로벌 경제위기 여파로 한국 경제에도 '퍼펙트 스톰'이 밀려오고 있다. 여야가 정치 현안을 놓고 싸울 때는 싸워야 하지만, 이제 경제활성화를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그러려고 국회는 지난 18일 민생경제안정특위(민생특위)까지 만들지 않았나. 속히 민생특위를 가동해 여야가 문제점을 공유해온 부동산세와 소득세 법안 등을 손질해야 한다. 법인세 등 기업 관련 세제와 노동시간 유연화 문제 등 이견이 큰 안건도 '민생 우선'이라는 대의를 따른다면 절충이 불가능하진 않을 법하다. 늑장 개원한 국회가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더 키우지 말고 이제라도 숙의민주주의를 실천할 때다.
2022-07-25 18:18:48여야는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민생경제안정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처리하기로 18일 합의했다. 후반기 21대 국회는 개점휴업 상태였다. 지난 4일 의장단을 가까스로 선출했을 뿐 상임위 배분 등 원 구성을 마치지 못하면서다. 민생특위 가동은 이견이 적은 최소한의 안건부터 처리하려는 수순으로 풀이된다. 여야가 입법부 공백 장기화에 따른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피하려 '개문발차'를 선택한 형국이다. 앞서 17일 제74주년 제헌절 경축식은 사실상 입법부 부재 상태에서 열렸다. 헌법상의 생일을 맞은 국회였지만 상임위원장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국회법에 따라 후반기 임기가 시작되는 지난 5월 30일 이전에 끝냈어야 할 원 구성 협상을 50일 가까이 질질 끈 결과다. 법을 만드는 입법부가 여야의 당리당략에 휘말려 준법정신에 스스로 먹칠을 하는, 볼썽사나운 풍경을 연출한 셈이다. 그러는 사이 나라 안팎에서 그야말로 퍼펙트 스톰이 밀려왔다. 코로나19 사태의 여파가 가라앉기도 전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글로벌 차원에서 에너지·식량을 포함한 원자재 공급망 위기를 맞았다. 이에 따라 한국 경제도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이란 3중고에 직면하고 있다. 이 같은 복합위기에 정부도 아직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갓 출범한 윤석열 정부의 준비 안 된 모습을 탓하기 전에 민생대책을 입법으로 뒷받침해야 할 국회가 손을 놓고 있는 게 문제였다. 이렇게 되기까지 여야의 책임은 오십보백보다. 애초 법제사법위원장을 넘겨주기로 한 합의를 번복한 민주당이나 정부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한 국회 정상화에 절박감을 보여주지 못한 국민의힘이나 피장파장이란 얘기다. 더욱이 양측은 쟁점이던 법사위와 사개특위 구성에 합의하고도 소아병적 당략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경찰을 담당하는 행안위원장과 공영방송 등을 소관하는 과방위원장을 어느 당이 차지할지를 놓고 평행선 대치를 이어가고 있으니 그렇다. 여야가 민생특위 구성에 합의한 건 그나마 다행이다. 10월 말까지 여야 간 충돌 소지가 적은 경제현안부터 다룬다니 말이다. 유류세 인하폭 추가 확대, 납품단가 연동제, 부동산 관련제도 개선, 직장인 식대 비과세 축소, 안전운임제, 대중교통비 환급 등이 그런 범주다. 하지만 모든 입법 및 정책 안건은 전문성 있는 소관 상임위에서 다루는 게 정도다. 게다가 민생특위도 다른 정치현안과 연계될 경우 겉돌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그런데도 권성동 국민의힘,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다시 원 구성 '디데이'를 21일까지로 미뤘다. 특히 원 구성 성사에 책임이 있는 김진표 국회의장은 제헌절 경축사에서 생뚱맞게 개헌을 거론했다. 원 구성 지연이란 발등의 불도 끄지 못하면서 정치권의 이해가 난마처럼 얽힌 개헌을 추진한다니 공허하게 들릴 뿐이다. 여야 지도부 모두 일말의 양식이 남아 있다면 협상의 새 마지노선으로 삼은 21일까지는 원 구성을 반드시 매듭짓기 바란다.
2022-07-18 18:2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