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홍해 해상 선박에 대한 예멘 후티반군의 공격을 막기 위해 이란과 비밀리에 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티반군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슬람 무장세력이다. 미국이 이란을 지렛대 삼아 후티반군의 공격이 중단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뜻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올해 미국이 이란과 비밀 협상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후티반군의 공격을 멈추기 위해 이란 카드까지 동원한 것이다. 양국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여전히 이란의 핵프로그램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미국은 지난 1월 오만에서 협상에 나섰다. 양국간 협상은 10개월 만이다. 미국에서는 백악관 중동담당 보좌관 브렛 맥거크와 이란 특사 에이브럼 페일리가 협상에 나섰다. 이란측에서는 알리 바게리 카니 외교차관이 협상에 참석했다. 카니 차관은 이란의 핵협상 대표이기도 하다. 양측 협상은 직접 테이블에 마주 앉는 담판이 아닌 오만 관리들을 사이에 두고 진행됐다. 오만이 양측 사이를 오가며 각국의 의견을 상대방에 전달했다. 미국이 영국 등과 함께 홍해에서 다국적 해군을 구성해 예멘 후티반군의 미사일, 드론 공격을 막고는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외교채널을 통해 후티반군의 공격을 멈추게 하려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이란과 직접 대화에 나설 경우 이란 핵프로그램을 암묵적으로 용인하는 제스처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오만을 통한 간접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으로 촉발된 이번 갈등이 이란으로까지 확대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분명한 의지를 확인하는 것이기도 하다. 후티반군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침공하면서 시작된 이번 전쟁의 종식을 요구하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할 때까지 홍해항로를 지나는 선박들을 공격하겠다고 밝혀왔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1월 회담에 이어 2월에도 회담이 예정돼 있었지만 연기됐다. 미국측 대표 가운데 한 명인 맥거크가 가자지구 전쟁 휴전 협상에 나서면서 바빠졌기 때문이다. 송경재 기자
2024-03-14 18:23:08[파이낸셜뉴스] 미국이 홍해 해상 선박에 대한 예멘 후티반군의 공격을 막기 위해 이란과 비밀리에 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티반군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슬람 무장세력이다. 미국이 이란을 지렛대 삼아 후티반군의 공격이 중단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뜻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올해 미국이 이란과 비밀 협상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후티반군의 공격을 멈추기 위해 이란 카드까지 동원한 것이다. 양국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여전히 이란의 핵프로그램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미국은 지난 1월 오만에서 협상에 나섰다. 양국간 협상은 10개월 만이다. 미국에서는 백악관 중동담당 보좌관 브렛 맥거크와 이란 특사 에이브럼 페일리가 협상에 나섰다. 이란측에서는 알리 바게리 카니 외교차관이 협상에 참석했다. 카니 차관은 이란의 핵협상 대표이기도 하다. 양측 협상은 직접 테이블에 마주 앉는 담판이 아닌 오만 관리들을 사이에 두고 진행됐다. 오만이 양측 사이를 오가며 각국의 의견을 상대방에 전달했다. 미국이 영국 등과 함께 홍해에서 다국적 해군을 구성해 예멘 후티반군의 미사일, 드론 공격을 막고는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외교채널을 통해 후티반군의 공격을 멈추게 하려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이란과 직접 대화에 나설 경우 이란 핵프로그램을 암묵적으로 용인하는 제스처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오만을 통한 간접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으로 촉발된 이번 갈등이 이란으로까지 확대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분명한 의지를 확인하는 것이기도 하다. 후티반군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침공하면서 시작된 이번 전쟁의 종식을 요구하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할 때까지 홍해항로를 지나는 선박들을 공격하겠다고 밝혀왔다. 당초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에 관련된 선박들만 공격하겠다고 했지만 이후 후티반군은 닥치는대로 공격하고 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1월 회담에 이어 2월에도 회담이 예정돼 있었지만 연기됐다. 미국측 대표 가운데 한 명인 맥거크가 가자지구 전쟁 휴전 협상에 나서면서 바빠졌기 때문이다. 한편 다국적 해군이 예멘 후티반군 공격을 막는데 치중하면서 보안이 허술해진 틈을 타 소말리아 해적들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소말리아 해적들의 활동무대인 아덴만은 홍해로 들어서는 입구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3-14 06:49:18예멘 후티반군의 예멘 항로 선박 공격으로 결국 사망자가 발생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AP 통신에 따르면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날 예멘 아덴만을 지나던 화물선에서 후티의 미사일 공격으로 사망한 선원이 3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미국과 영국 당국자들은 후티 공격으로 선원 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는 후티가 지난해 11월 홍해를 지나는 상선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한 이후 나온 첫 사망자다. 미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에 사망자가 발생한 선박은 바베이도스 선적의 라이베리아 벌크화물선 'M/V트루컨피던스'호다. 이 화물선은 공격을 받은 뒤 선원들이 탈출했고 연합국 전함들이 현재 사고 해역에서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선박 공격이 인명피해로 이어지면서 홍해와 지중해를 잇는 수에즈운하 항행이 이전보다 더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후티반군은 성명에서 이번 공격이 "정확했다"면서 선박에 화재를 일으키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이 선박 선원들이 자신들의 경고메시지를 무시해 목표가 됐다고 주장했다. 후티반군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에 대한 공격을 멈추고, 이들에 대한 억류를 풀 때까지 공격을 지속하겠다고 다짐했다.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후티는 홍해를 지나가는 무고한 민간인의 안전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무모한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불행하고 비극적이게도 무고한 민간인들을 살해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미국은 계속해서 후티가 그들의 공격에 대해 책임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석유 공급 차질 우려가 다시 불거졌다. 중국의 경제성장률 5% 목표, 석유수출국기구(OPEC)플러스(+)의 감산연장 합의에도 하락세가 지속되던 국제유가는 모처럼 반등했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배럴당 0.92달러(1.11%) 오른 82.96달러, 미국 유가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98달러(1.24%) 상승한 79.13달러로 마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3-07 18:18:32[파이낸셜뉴스] 예멘 후티반군의 예멘 항로 선박 공격으로 결국 사망자가 발생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AP 통신에 따르면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날 예멘 아덴만을 지나던 화물선에서 후티의 미사일 공격으로 사망한 선원이 3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미국과 영국 당국자들은 후티 공격으로 선원 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는 후티가 지난해 11월 홍해를 지나는 상선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한 이후 나온 첫 사망자다. 미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에 사망자가 발생한 선박은 바베이도스 선적의 라이베리아 벌크화물선 'M/V트루컨피던스'호다. 이 화물선은 공격을 받은 뒤 선원들이 탈출했고 연합국 전함들이 현재 사고 해역에서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선박 공격이 인명피해로 이어지면서 홍해와 지중해를 잇는 수에즈운하 항행이 이전보다 더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후티반군은 성명에서 이번 공격이 "정확했다"면서 선박에 화재를 일으키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이 선박 선원들이 자신들의 경고메시지를 무시해 목표가 됐다고 주장했다. 후티반군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에 대한 공격을 멈추고, 이들에 대한 억류를 풀 때까지 공격을 지속하겠다고 다짐했다.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후티는 홍해를 지나가는 무고한 민간인의 안전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무모한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불행하고 비극적이게도 무고한 민간인들을 살해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미국은 계속해서 후티가 그들의 공격에 대해 책임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후티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 발생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후티의 무모하고 무차별적인 선박 공격을 규탄하며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앞으로도 항해의 자유를 지지할 것이며 이를 행동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서방 관리들에 따르면 후티반군은 지금까지 미사일과 드론을 동원해 홍해에서 선박들을 향해 45차례 넘게 공격을 가했다. 이들 공격 대부분은 미국 주도의 연합함대가 격퇴하거나 목표를 빗나갔지만 일부는 타격을 줬다. 한편 이날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석유 공급 차질 우려가 다시 불거졌다. 중국의 경제성장률 5% 목표, 석유수출국기구(OPEC)플러스(+)의 감산연장 합의에도 하락세라 지속되던 국제유가는 모처럼 반등했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배럴당 0.92달러(1.11%) 오른 82.96달러, 미국 유가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98달러(1.24%) 상승한 79.13달러로 마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3-07 04:22:44[파이낸셜뉴스]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군이 3일(이하 현지시간) 예멘 후티반군에 대한 공습을 재개했다. 지난달 28일 요르단 미군 전초기지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 무장단체의 드론 공격을 받아 미군 3명이 목숨을 잃고, 30여명이 부상당하면서 2일 시작된 보복공습의 일환이다. 미국은 전날 이라크와 시리아의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 기지, 이란 지원을 받는 무장단체 지휘소와 로켓 저장시설 등을 공습한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미 주도의 다국적군이 3일 예멘 후티반군 시설 13곳을 공습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영국, 기타 6개국은 공동성명에서 "공습 목표는 홍해 긴장을 완화하고, 후티 지도부에 거듭 경고하는데 있다"면서 "전세계에서 가장 핵심적인 해상로가 지속적인 위협을 받는 가운데 우리는 생명과 자유로운 상업흐름을 계속해서 보호하는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명에 따르면 이날 공습은 후티반군의 무기저장시설, 미사일체계와 발사대, 방공망과 레이더 등을 목표로 진행됐다. 미국은 지난달 11일 후티반군에 대한 공습을 시작했지만 후티반군은 계속해서 홍해를 지나는 선박들을 공격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성명에서 후티반군이 국제 상선들을 향한 불법적인 공격을 멈추지 않는 한 미 주도의 다국적군 공격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란과 이라크는 앞서 이날 오전 미국의 공습이 역내 불안을 고조시킬 것이라며 반발했다. 후티반군은 미국의 추가 공습을 받은 직후인 지난달 26일 반격에 나서 홍해를 지나는 영국 유조선에 미사일 공격을 가해 유조선을 수시간 동안 화염에 휩싸이게 하기도 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2-04 07:49:09[파이낸셜뉴스] 미군이 16일(이하 현지시간) 예멘 후티반군 지역에 대한 3번째 공습에 나섰다. 후티반군의 대함순항미사일 4발을 파괴했다. 미국 테슬라, 스웨덴 볼보자동차 등은 물류차질을 이유로 공장 가동을 일부 중단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반군이 보복을 다짐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주도의 다국적군과 후티반군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수에즈운하를 끼고 있는 홍해항로 운항 차질이 심화하고 있다. 대함미사일 4기 파괴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세번째 공습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공습을 통해 후틴반군이 홍해 선박에 쏘려고 준비 중이던 대함순항미사일 4기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지난주 후티반군에 대한 공습이 시작된 뒤 세번째다. 그러나 공습 수시간 뒤 후티반군은 또 다시 미사일을 발사했다. 그리스 소유의 몰타선적 드라이벌크선 조그라피아가 미사일을 맞았다. 조그라피아호는 수에즈운하를 향하다 후티반군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앞서 후티반군은 15일에도 아덴만에서 또 다른 벌크선에 미사일 공격을 했다. 영국과 미국이 11일과 12일 후티반군 60여 목표물을 공습한데 이어 이날 세번째 미국의 공습이 있었지만 후티반군의 공격 능력을 파괴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볼보, 벨기에 공장 가동 중단 미국 주도의 다국적군 공습 강화, 후티반군의 공격 강화 악순환 속에 홍해 항로 운항 차질은 심화하고 있다. 지중해와 홍해, 인도양을 연결하는 지름길인 수에즈운하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을 도는 우회항로로 접어드는 선박들이 늘고 있다. 이 항로를 택하면 5100km 넘게 돌아야 한다. 자동차 업체들은 부품 부족으로 생산 중단을 선언하고 있다. 지난주 테슬라가 홍해 항로 차질에 따른 부품 부족으로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독일 베를린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하기로 한데 이어 이날 볼보는 현재 벨기에 공장 가동이 중단된 상태라고 밝혔다. 볼보는 기어박스 배달이 지연돼 생산이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타이어업체 미쉐린도 생산중단 대열에 가담했다. 미쉐린은 홍해 물류 차질로 인해 이달 유럽 공장들의 가동이 간헐적으로 중단되고 있다고 밝혔다. 런던 해사서비스 업체 클락슨에 따르면 홍해항로 위험이 고조되면서 우회하는 선박들이 늘고 있다. 지난 13~15일 홍해를 거쳐 아덴만에 도착한 드라이벌크선은 한달 전 보름에 비해 25% 급감했다. 클락슨에 따르면 드라이벌크선이 아닌 일반 컨테이너화물선의 경우 지난해 12월 초 이후 아덴만 도착이 90% 급감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아덴만 도착 선박 수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미국과 영국의 공습 뒤 긴장이 고조되면서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드라이벌크선의 홍해운항이 차질을 빚으면 식품 제조업, 금속 등 드라이벌크선을 통해 원료를 공급받는 산업들의 생산 일정이 늦춰지고, 추가 비용부담도 불가피해진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1-17 05:01:24[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영국이 13일(이하 현지시간) 이틀째 예멘 후티반군 지역 공습에 나섰다. 제대로 된 정보 없이 공격하기 쉬운 목표들을 공습한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러나 미국이 영국과 함께 공습을 이어가면서 후티반군이 원하던 것을 안겨줬다는 비판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라는 영원한 적 이란과 같은 이슬람 시아파에서 갈라져 나온 한 분파인 자디를 종교적 기반으로 하는 후티반군은 2015년 예멘 수도 사나를 점령하면서 중동지역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아랍국가들이 예멘 내전에 개입하기 시작했고, 정부군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에 맞서 이란은 후티반군을 지원했다. 그러나 지난해 사우디가 유엔과 함께 예멘 평화협상을 시작하면서 반군은 무장 투쟁의 근거가 약해졌다. 이런 와중에 홍해를 지나가는 선박들을 향해 공격하는 것을 막기 위한 미국과 영국의 공습은 후티반군에 명분을 줬다. 내부 불만을 돌리는 가장 손쉬운 방법인 외부의 적을 만들어 준 것이다. 후티 지도자 모하메드 알리 알-후티는 12일 사나의 사빈광장에서 열린 집회에서 "누가 여러분의 나라를 공격했는가?"라고 물었고, 집회에 참가한 수만명 시위군중은 "아메리카!"라고 답했다. 이제 후티반군의 주적이 미국이 된 것이다. 후티반군은 순교자 영국 케임브리지대 거튼칼리지 학장이자 중동 전문가인 엘리자베스 켄덜 교수는 후티족은 지속적인 대규모 공습에 익숙해 미국의 공습에 크게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켄덜 교수는 또 후티반군은 미국이 지역 긴장을 확산하거나 지상군을 투입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지금의 갈등을 고조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점 역시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이번 공습은 후티반군을 희생을 치른 영웅이자, 영웅적인 순교자로 만들어주고 있다면서 "후티반군은 갈등을 멈출 이유가 없으며 수많은 희생을 감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켄덜은 미국의 공습으로 수많은 예멘 민간인 희생자가 나오고 있다면서 후티반군은 이를 주민들의 반감을 끌어올리고 결속을 다지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예멘에서 "전쟁은 삶의 방식이 됐다"면서 "시민들을 위해 번영을 이루는 통치는 낯선 개념"이라고 지적했다. 선박 4분의1, 수에즈운하 대신 희망봉으로 후티반군 공격은 홍해 해상로 안전을 지키기 위한 고육책이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침공해 지금까지 팔레스타인 사람 2만3000여명이 목숨을 잃은 가운데 후티반군은 이스라엘과 연계되거나 전쟁과 연관된 선박들을 공격하겠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무차별적인 공격이 이뤄지고 있다. 이때문에 전세계 컨테이너 화물 20% 이상이 지나가는 홍해의 바브 알-만데브 해협과 수에즈운하 항해가 차질을 빚고 있고, 일부는 희망봉으로 우회하고 있다. 미국 주도 다국적군 공습은 후티반군의 홍해항로 훼방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지만 항로 변경을 촉발하는 원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미국의 첫번째 공습 뒤 선박 약 16척이 항로를 돌렸다. 그렇다고 홍해 항로가 완전히 봉쇄된 것은 아니다. 덴마크 컨설팅업체 베스푸치해상에 따르면 13일에도 약 41척이 이 해협을 통과했다. 공습 전 50대 수준에 비해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홍해항로를 이용하는 배들이 많다. 영국 해운정보업체 윈드워드에 따르면 후티반군의 공격으로 해상 운임이 뛰었고, 선박 약 4분의1이 희망봉 등으로 항로를 변경했다. 깜깜이 공습 미기업연구소(AEI)의 대테러 전문가 캐서린 지머맨은 미국이 후티반군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지머맨에 따르면 미국은 예멘 상황을 파악하지 못해 후티반군의 군사적 능력에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지난달 7일 의회에 보낸 서한에 따르면 미국은 2015년 예멘 대사관을 폐쇄한 뒤 소규모 군인들만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이들 군인 역시 알카에다, 이슬람국가(IS)를 상대하기 위한 것이다. 후티반군이 장악한 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주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머맨은 "실질적으로 미국은 후티반군이 스스로 능력을 과시할 때에만 군사적 능력을 확인할 수가 있다"면서 미 정보당국은 후티반군 무기가 어디에 주로 숨겨져 있는지조차 모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주도의 공습도 지금까지는 주로 전자신호가 감지되는 곳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정보국(CIA) 출신으로 중동경험이 많은 더글러스 런던도 미국은 최근 들어서야 첩보위성, 도청장비 등을 활용해 예멘을 감시하기 시작했다면서 사람이 정보를 캐는 휴민트도 전개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예멘이 부족중심 사회로 분권적인데다 후티반군이 매우 배타적인 특성을 갖고 있어 휴민트 확보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1-14 03:19:15[파이낸셜뉴스] 세계 3위 해운사인 덴마크의 머스크가 자사 선박이 홍해에서 이란이 지원하는 예멘 후티반군의 공격을 받자 48시간동안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홍해에서 선박 보호 작전을 주도하고 있는 미 해군은 홍해에서 후티반군의 선박 3척을 격침시켰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AP통신을 비롯한 외신은 머스크의 싱가포르 선적 화물선인 머스크 항저우가 후티반군의 미사일과 소형선박 공격을 받자 운항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콘테이너 1만4000개를 수송 중인 머스크항저우의 선원들은 무사했으며 선상에 화재가 발생하지 않아 이집트 포트 수에즈로 계속 이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티반군 측은 선박이 경고를 무시하자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미 해군은 헬기를 동원해 홍해 해상에서 후티반군의 선박 3척을 격침시켰으며 한척은 달아났다고 미 중부군 사령부가 발표했다. 미 해군은 구축함인 USS 그레이블리가 후티반군이 머스크항저우를 향해 발사한 미사일 2개를 요격했다고 밝혔다. 후티반군 관계자도 미군의 공격으로 10명이 사망했거나 실종했다고 시인했다. 백악관 국가안보 대변인 존 커비는 ABC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미국이 후티반군에 대한 선제 공격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았으나 답을 하지 않았다. 그는 “후티에게 공개적으로 위협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음을 분명히 전달했다”라고 말했다. 후티반군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을 침공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대한 지지의 표시로 홍해를 지나는 선박에 대한 공격을 감행해왔다. 이 같은 공격에 해운업체들은 위험한 홍해를 거쳐 수에즈운하를 거치는 항로 대신 시간이 더 오래 소요되는 아프리카 대륙 남단의 희망봉 부근을 지나면서 운임 부담이 커지고 세계 무역에도 차질이 생겨왔다. 세계 교역량의 약 12%가 수에즈운하를 거쳐간다. 미국은 지난달 19일 약 20개국이 참여하는 번영의 수호자 작전을 개시해 홍해를 지나는 선박 보호 임무에 들어갔다. 이에 머스크는 지난 24일 홍해 운항을 재개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1-01 12:40:35[파이낸셜뉴스] 예멘 후티반군의 공격으로 수에즈운하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을 도는 배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란이 후티반군에게 선박들의 항해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에 대한 반발로 수에즈운하 관문인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하고 있는 후티반군과 정보를 제공하는 이란에 대해 이스라엘과 미국이 직접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압력이 고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이하 현지시간) 서방과 이 지역 안보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 준군사단체들이 예멘 후티반군에게 홍해를 지나는 선박들에 관한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후티반군은 드론과 미사일로 이들 선박을 공격하고 있고, 이때문에 상당수 화물선과 유조선이 수에즈운하 대신 약 5150㎞가 더 걸리는 희망봉 항로로 우회하고 있다. 후티 반군은 이란의 실시간 정보 제공에 힘입어 예멘 홍해 앞바다인 바브 엘-만데브해협에서 선박들을 공격하고 있다. 해협 폭은 32km에 불과해 반군이 작심하고 공격에 나서면 피할 재간이 없다. 미국은 18일 '번영수호작전'을 발표하고 미 주도의 다국적군이 홍해 선박 항해를 위해 '안전통로'를 확보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아직 큰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세계 1, 2위 선사인 MSC, AP몰러 머스크 등 주요 선사들이 홍해와 수에즈운하를 포기하고 희망봉 항로로 우회하고 있다. 후티반군이 이란 정보를 바탕으로 홍해에서 선박들을 공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자칫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란, 후티반군을 상대로 직접 맞서야 할 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적어도 후티반군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이란의 능력을 약화시키는 대응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한 서방 안보 관계자는 "후티반군은 배를 겨냥할 레이더 기술이 없다"면서 "이란의 지원을 필요로 한다. 이란 지원이 없으면 미사일은 그저 바다에 떨어진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주 노르웨이 화물선 한 대가 후티반군의 대함순항미사일을 맞았다. 화물선은 곧바로 불이 붙었고 인근 항만에 긴급 정박해야 했다. 한편 이란은 이 지역 영향력 확대를 위해 지난 수년간 후티반군에게 무기를 지원해왔다. 후티반군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는 예멘 정부에 대항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12-23 03:12:29[파이낸셜뉴스] 예멘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연합군이 21일(현지시간) 후티반군의 교도소를 공습해 적어도 77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반군 측이 밝혔다. 후티반군 보건부는 이날 연합군이 북부 사다주에 있는 임시 수감시설에 폭격을 가하면서 77명 넘는 재소자가 사망하고 146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겼다고 발표했다. 반군 당국은 연합군의 공중공격으로 수감시설이 완전히 파괴됐다면서 별다른 장비가 없어 잔해에서 희생자를 수습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보건부는 구조와 수색작업이 진행하면서 사상자 수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사다는 이란 지원을 받는 후티반군의 주요 거점 가운데 하나다. 후티반군 운영 알마시라 TV에 따르면 지난 몇 시간 동안 사우디 주도 연합군은 예멘 전역에서 59차례 넘는 공습을 단행했다. 이번에 폭격을 당한 곳에는 홍해 연안 호데이다도 포함됐다. 공습으로 호데이다에서는 통신센터가 파괴되면서 예멘 전역의 인터넷 연결이 끊겼다. 연합군의 대규모 공습은 후티반군이 연합군 일원인 아랍에미리트(UAE)를 미사일과 폭탄 적재 드론으로 공격해 사상자가 발생한 직후에 감행됐다. 이에 수도 사나에서는 후티반군 수백 명이 모여 연합군의 무차별적인 공습을 비난하는 항의집회를 벌였다. 후티반군 지도자는 연합군의 맹폭격에 보복하는 차원에서 사우디와 UAE의 도시에 대한 드론 월경 공격과 미사일 타격을 확대하겠다고 경고했다. 연합군 측도 후티반군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에는 상응하는 조치를 계속하겠다고 선언했다. 예멘은 2014년 후티반군이 북부 여러 주를 장악하고 국제적인 승인을 받은 아브드 라부 만수르 하디 대통령 정부를 수도 사나에서 축출하면서 내전 상태에 빠졌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2022-01-22 15:3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