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경북 울진군 후포항에서 울릉도 사동항 오가는 '크루즈형 여객선'이 이르면 오는 6월부터 운항된다. 경북 울진군은 후포항~울릉도 사동항 노선에 크루즈형 여객선을 추가로 투입하기 위해 에이치해운 측과 현재 협의 중이라고 14일 밝혔다. 새로 이 노선에 투입되는 크루즈형 여객선(사진)은 2020년 6월 건조된 1만5000t급, 길이 143m, 폭 22m 규모다. 이 여객선은 여객 정원 638명, 차량 200여대를 동시에 실을 수 있다. 선내에는 편의점 등도 갖춰져 있다. 운항 시간은 4시간 10분 정도 소요된다. 현재 울진 후포항~울릉도 사동항 노선에는 388t급 쾌속선(여객정원 450명)이 운항 중이다. 울진군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수차례 선사를 찾아 크루즈형 여객선 추가 투입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울진군과 에이치해운 측은 운항시간 조정, 지역 숙박업소 이용객 요금 할인 등의 협의를 마친 상태다. 크루즈형 여객선은 해양수산부 승인 절차를 거쳐 오는 6월 정식 취항할 것으로 보인다. 전찬걸 울진군수는 "기존 쾌속선과 크루즈형 여객선이 동시 운항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2022-04-14 17:11:56【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강화 후포항이 어촌뉴딜사업을 통해 제2의 도약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70~80년대의 전성기를 다시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광역시는 어촌지역의 다양한 자원 활용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추진해온 ‘어촌뉴딜 300사업’의 첫 성과인 강화군 후포항의 준공식을 16일 개최했다고 밝혔다. 후포항 어촌뉴딜사업에는 부유식방파제 설치(34m), 선착장 경관정비, 후포항 진입로 개선(6900㎡), 소원바위 탐방로(284m) 설치, 회센터 정비, 어업인을 위한 휴식 공간과 어구창고 신축 등 총 86억8900만원이 투입됐다. 이로써 후포항은 어선들의 안전한 이용과 원활한 어업활동이 가능해졌으며 진입도로 정비와 밴댕이 특화거리 정비, 수산물 직매장의 노후 시설개선 및 소원바위 탐방로 조성 등 먹거리와 볼거리를 갖춰 코로나19 이후 뚝 끊긴 관광객의 발길을 다시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준공식에는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박남춘 인천시장·유천호 강화군수 및 어업인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한편 어촌뉴딜사업은 선착장·물양장·방파제 등 항포구 기반시설을 확충하고 특화상품 개발·쉼터·탐방로 등 관광객 유인시설 설치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사업으로 현재 인천시 13개 지역에 1215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추진되고 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이번 준공식을 계기로 후포항의 어항시설을 확충해 국내 최고의 새우젓 유통 거점단지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21-09-16 14:44:04[파이낸셜뉴스] 해양수산부는 어촌뉴딜 300사업의 인천지역 첫 결실인 강화도 후포항 사업 준공식이 16일 개최된다고 밝혔다. 어촌뉴딜 300은 전국 300개의 어촌·어항에 대해 어촌 필수생활 기반시설(SOC)을 현대화하고 지역특화사업을 발굴하여 지역의 활력을 높이기 위한 사업이다. 이번에 준공식이 개최되는 인천 강화도의 ‘밴댕이 마을’ 후포항은 1970~80년대에 선창 포구가 번성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밴댕이를 먹을 수 있어 밴댕이 거리가 활발하게 운영되었던 곳이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밴댕이 어획량이 감소하면서 어업기반시설은 노후화되고, 낡은 상업시설을 방치함에 따라 방문객이 감소했다. 이후 후포항은 오랜 시간 침체된 상태였다. 이에 강화지역에서는 어촌뉴딜300 사업을 통해 ’밴댕이‘를 지역 특화 브랜드로 발굴했다. 먼저, 주민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어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부유식 방파제와 어민들의 작업공간을 설치하고, 파손돼 방치돼 있던 진입도로를 개선해 관광객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였다. 또한, 지역주민 주도로 낡고 지저분했던 간판들을 현대적으로 정비했으며, 마을 브랜드 상품 개발을 위한 ‘어촌뉴딜 주민역량 강화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은 "어촌지역 주민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생활하며, 다양한 소득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해 어촌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는 것이 어촌뉴딜 300사업의 가장 큰 목적"이라며 "후포항이 ‘밴댕이 마을’로 유명했던 이전의 명성을 되찾아 다시 활력이 넘치는 마을로 재도약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1-09-15 10:19:59인천 중구 소무의항과 강화군 후포항 등 지역 내 5개항에 어항기반시설, 어촌관광시설 등 발전기반시설이 구축된다. 인천시는 해양수산부 주관 ‘어촌뉴딜 300’ 공모사업에 중구, 강화군, 옹진군의 5개소가 최종 선정돼 총사업비 456억원을 확보했다고 18일 밝혔다. 시는 지난 10월 해양수산부에 7개소, 710억원의 대상지를 발굴해 서면평가 및 현장평가, 종합평가를 거쳐 최종 5개소가 선정됐다. 해수부는 중구 소무의항, 강화군 후포항, 옹진군 야달항, 답동항, 대이작항 등에 2개년(2019~2020)에 걸쳐 어항기반시설, 어촌관광시설 등 어촌의 혁신역량 강화 및 지속가능한 발전기반시설을 구축한다. 게다가 소야리항은 여객 기항지 접안시설 확충사업이 타 사업에 포함돼 사실상 6개소가 선정됐다. ‘어촌뉴딜 300사업은’ 어촌의 혁신성장을 돕는 지역밀착형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으로 낙후된 선착장 등 어촌의 필수 기반시설을 현대화하고, 지역특성을 반영한 어촌・어항 통합개발을 추진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사업이다. 사업비는 개소당 평균 100억원으로 총 456억원(국비 70%, 지방비 30%)이 투입될 예정이다. 우선 내년에는 160억원이 투입된다. 정종희 시 수산과장은 “앞으로 어촌뉴딜 300사업에 추가 선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18-12-18 15:31:58경북 울진 후포항이 오는 2019년까지 레저와 휴양을 즐길 수 있는 '명품 리조트형 마리나항만'으로 탈바꿈된다. 정부의 거점형 마리나항만 개발 사업에 첫 삽을 뜬 셈이다. 해양수산부는 12일 울진 후포항에서 지역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후포 마리나항만 개발사업' 착공식을 연다고 11일 밝혔다. 국비와 지방비 553억원이 투입되는 후포 마리나는 총 305척의 레저선박 접안 시설과 마리나 리조트 등 휴양시설, 클럽하우스 등이 들어선다. 또 슈퍼 요트와 같은 외국 레저선박 유치 등을 통해 해양 관광, 선박수리 등 마리나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동해안 최고의 국제 마리나항만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아울러 일반 시민들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해수부는 이 사업을 통해 943억원의 생산유발효과, 295억원의 부가가치창출 효과, 619명의 고용창출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해수부는 국정과제 및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핵심과제로 지난 2013년 울진 후포를 포함한 전국 6개소를 거점형 마리나항만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울진군은 2014년 사업 공모에 참여한 후 가장 먼저 거점형 마리나항만개발에 착수한 것이다. 박승기 해수부 항만국장은 "2017년 이후 교통망 개선으로 접근성이 향상되면 후포 마리나항만은 주변 관광자원과 연계해 해안 해양레저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후포 마리나가 국민 힐링공간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2016-08-11 10:14:42【울진(경북)=정순민 기자】 경북 울진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어떤 이는 수려한 자연풍광을 품고 있는 불영계곡을 떠올릴 것이고, 또 어떤 이는 2억5000만년 전의 신비를 간직하고 있는 성류굴을, 또 어떤 이는 '관동제일루(關東第一樓)'로 불리는 망양정을 첫 손가락에 꼽을 것이다. 또 오래전 방영된 TV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의 촬영지로 유명해진 후포항을 가장 먼저 찾는 이도 있을 법하다. 하지만, 더 많은 이들은 울진 대게를 가장 먼저 떠올리지 않을까 싶다. 울진은 포항, 영덕 등과 함께 국내 대게 어획량 1~2위를 다투는 '대게의 고장'이어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은 울진에서도 대게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2월이 제철인 대게는 통상 12월부터 다음해 5월까지 조업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낙담하진 마시길. 울진엔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이 시기에 대방어, 고등어, 삼치 등이 많이 잡혀 오히려 더 저렴한 가격에 각종 수산물을 즐길 수 있어서다. 오는 8일부터 10일까지 울진 북쪽 죽변항 일원에서 열리는 '2024 죽변항 수산물축제'는 제철 대방어를 맘껏 즐길 수 있는 기회다. 죽변항은 북쪽으로 강원도 삼척과 인접하고 울릉도·독도와 최단 거리에 위치한 울진의 관문이자, 동해안 최고의 어업 전진기지다. 대게 어획량에서도 남쪽의 후포항과 쌍벽을 이룬다. 축제 기간 동안 죽변항에선 청정해역 울진에서 잡아 올린 각종 수산물을 만나볼 수 있다. 수산물 및 건어물 판매 장터와 활어 맨손잡기, 화려한 불꽃놀이와 어선 퍼레이드 등 대표 행사와 수산물 레크레이션, 죽변항 수산물 즉석경매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이중 하이라이트는 축제 마지막 날인 10일 메인 무대에서 열리는 '대방어 해체쇼'다. 여기엔 죽변수협 소속의 수산물 달인이 선보이는 해체 퍼포먼스에 이어 대방어 손질 방법 배우기, 싱싱한 방어회 무료 시식 순서 등이 마련돼 있어 제철 대방어를 실컷 맛볼 수 있다. 조학형 죽변수협 조합장은 "수온 상승 등으로 어획량이 예년에 비해 다소 줄었지만 대방어를 비롯해 고등어, 삼치, 대구, 가자미 등 제철 생선들이 많이 잡혀 지금이 오히려 더 싸게 각종 수산물을 구매하고 맛볼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제철 생선으로 배를 채웠다면 이번에는 푸른 동해 바다로 가보자. 가장 편안하게 울진 바다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죽변항 인근에 있는 죽변 해안스카이레일에 올라타는 것이다. 죽변스카이레일은 죽변항에서 봉수항으로 이어지는 2.8㎞ 길이의 A코스와 후정해변에서 봉수항으로 연결되는 2㎞ 구간의 B코스가 있다. 현재는 죽변항 승차장에서 출발해 하트해변 정차장을 지나 봉수항에서 유턴하는 코스만 운행 중이다. 죽변스카이레일은 시속 5㎞ 속도로 천천히 달리기 때문에 속이 뻥 뚫리는 푸른 동해 바다를 두 눈에 한아름 담을 수 있다. 죽변스카이레일 승강장과 죽변 하트해변을 잇는 해안 절벽을 따라 길을 낸 용의꿈길을 쉬엄쉬엄 걸어보는 것도 바다를 즐기는 좋은 방법이다. 산책길 중간에 있는 죽변등대도 근사한 볼거리다. 일제강점기인 지난 1910년 세워진 죽변등대는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뱃사람들의 길잡이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왔다. 등대 맞은편에는 동네 주민들의 쉼터 역할을 하는 죽변등대공원도 있는데 여기엔 독도 최단거리 표지석이 있다. 또 용의꿈길 끝자락에 있는 TV드라마 '폭풍속으로' 세트장은 인생샷을 남길 수 있는 사진 촬영 명소로 찾는 이들이 많다. 울진에선 바닷 속 풍경도 관찰할 수 있다. 죽변항에서 자동차로 4분 거리에 있는 국립해양과학관엔 수심 7m 지점에 만들어 놓은 바다 속 전망대가 있어 별도의 수중 장비 없이 이곳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바다 생물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울진에는 산속 트레킹과 뜨끈한 온천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도 있다. 강원도 삼척과 경북 울진의 경계를 이루는 응봉산(해발 998m) 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덕구계곡과 온천이다. 덕구온천호텔에서 원탕까지 이어지는 4㎞의 오솔길은 금강산 구룡폭포 가는 길의 축소판이라 할 정도로 절경이다. 금문교(미국), 노르망디교(프랑스), 하버교(호주), 서강대교(한국)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교량 12개를 본떠 만든 작은 다리들도 볼거리다. 이들 다리를 하나둘씩 건너다 보면 형제폭포, 옥류대, 용소폭포 등 덕구계곡의 명물들이 나타나고 곧이어 덕구온천 원탕에 이르게 된다. 덕구온천 원탕에는 온천 지역이면 어디나 있는 전설이 하나 전해진다. 약 700년 전인 고려 말기에 궁술과 창술의 명수인 전모(田某)란 사람이 사냥꾼 20~30명과 사냥에 나섰는데, 화살을 맞고 비틀거리던 멧돼지가 이곳에 몸을 담그더니 상처가 말끔하게 나아 홀연히 숲 속으로 사라졌다는, 믿거나 말거나 한 옛 이야기다. 트레킹에 자신이 없는 초보자라면 덕구온천호텔에서 용소폭포에 이르는 단축 코스를 선택해도 좋다. 원탕의 온천수를 계곡 아래 온천호텔까지 실어나르는 송수관이 쭉 이어지는 이 길은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는 계곡 산책길로 약 1시간30분이면 왕복할 수 있다. 이번에는 역사 공부를 할 차례다. 울진에는 조선시대 보부상들의 애환이 서린 십이령옛길이 있다. 교통이 발달하지 않은 100여년 전, 보부상들은 울진 지역의 소금, 생선, 미역 등을 안동, 영주, 봉화 등 경북 내륙지방에 내다 팔고 다시 곡물과 비단, 담배 등을 사서 집으로 돌아오곤 했는데, 그들이 봇짐을 지고 오가던 길이 십이령옛길이다. 이 길에는 쇠치재, 세고개재, 바릿재, 샛재 등 12고개가 있어 이런 이름이 붙었다. 십이령옛길 초입인 울진군 북면 두천리 마을에는 보부상들의 우두머리였던 접장 정한조의 은공을 기리기 위해 세운 '울진내성행상불망비'가 있다. 이 비석이 서있는 남대천 변에는 세월에 깎인 듯한 절벽과 그 아래 잔잔하게 흐르는 옥빛 계곡이 있는데 이 또한 절경이다. 이 길은 산림청이 국비로 만든 제1호 국가숲길인 '금강소나무숲길'로 이어져 경북 봉화 내성까지 이어진다. 울진에는 6세기 신라의 역사를 짐작해 볼 수 있는 신라비(新羅碑)도 있다. 지난 1988년 울진군 봉평리 논에서 마을주민에 의해 발견된 이 비문에는 울진 지역이 신라에 새로 편입된 사실을 기록한 398자가 음각돼 있는데, 비문의 일부가 마모돼 정확한 판독이 어렵지만 신라 법흥왕 11년(524년)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문구가 적혀있다. 신라비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형태는 고구려 장수왕 2년(414년)에 세운 광개토대왕비와 유사한 고구려계의 특징을 보인다는 게 학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4-10-31 18:44:27【울진(경북)=정순민 기자】 경북 울진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어떤 이는 수려한 자연풍광을 품고 있는 불영계곡을 떠올릴 것이고, 또 어떤 이는 2억5000만년 전의 신비를 간직하고 있는 성류굴을, 또 어떤 이는 '관동제일루(關東第一樓)'로 불리는 망양정을 첫 손가락에 꼽을 것이다. 또 오래전 방영된 TV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의 촬영지로 유명해진 후포항을 가장 먼저 찾는 이도 있을 법하다. 하지만, 더 많은 이들은 울진 대게를 가장 먼저 떠올리지 않을까 싶다. 울진은 포항, 영덕 등과 함께 국내 대게 어획량 1~2위를 다투는 '대게의 고장'이어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은 울진에서도 대게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2월이 제철인 대게는 통상 12월부터 다음해 5월까지 조업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낙담하진 마시길. 울진엔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이 시기에 대방어, 고등어, 삼치 등이 많이 잡혀 오히려 더 저렴한 가격에 각종 수산물을 즐길 수 있어서다. "죽변항 수산물축제로 오이소~" 오는 8일부터 10일까지 울진 북쪽 죽변항 일원에서 열리는 '2024 죽변항 수산물축제'는 제철 대방어를 맘껏 즐길 수 있는 기회다. 죽변항은 북쪽으로 강원도 삼척과 인접하고 울릉도·독도와 최단 거리에 위치한 울진의 관문이자, 동해안 최고의 어업 전진기지다. 대게 어획량에서도 남쪽의 후포항과 쌍벽을 이룬다. 축제 기간 동안 죽변항에선 청정해역 울진에서 잡아 올린 각종 수산물을 만나볼 수 있다. 수산물 및 건어물 판매 장터와 활어 맨손잡기, 화려한 불꽃놀이와 어선 퍼레이드 등 대표 행사와 수산물 레크레이션, 죽변항 수산물 즉석경매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이중 하이라이트는 축제 마지막 날인 10일 메인 무대에서 열리는 '대방어 해체쇼'다. 여기엔 죽변수협 소속의 수산물 달인이 선보이는 해체 퍼포먼스에 이어 대방어 손질 방법 배우기, 싱싱한 방어회 무료 시식 순서 등이 마련돼 있어 제철 대방어를 실컷 맛볼 수 있다. 조학형 죽변수협 조합장은 "수온 상승 등으로 어획량이 예년에 비해 다소 줄었지만 대방어를 비롯해 고등어, 삼치, 대구, 가자미 등 제철 생선들이 많이 잡혀 지금이 오히려 더 싸게 각종 수산물을 구매하고 맛볼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죽변 해안스카이레일과 용의꿈길 제철 생선으로 배를 채웠다면 이번에는 푸른 동해 바다로 가보자. 가장 편안하게 울진 바다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죽변항 인근에 있는 죽변 해안스카이레일에 올라타는 것이다. 죽변스카이레일은 죽변항에서 봉수항으로 이어지는 2.8㎞ 길이의 A코스와 후정해변에서 봉수항으로 연결되는 2㎞ 구간의 B코스가 있다. 현재는 죽변항 승차장에서 출발해 하트해변 정차장을 지나 봉수항에서 유턴하는 코스만 운행 중이다. 죽변스카이레일은 시속 5㎞ 속도로 천천히 달리기 때문에 속이 뻥 뚫리는 푸른 동해 바다를 두 눈에 한아름 담을 수 있다. 죽변스카이레일 승강장과 죽변 하트해변을 잇는 해안 절벽을 따라 길을 낸 용의꿈길을 쉬엄쉬엄 걸어보는 것도 바다를 즐기는 좋은 방법이다. 산책길 중간에 있는 죽변등대도 근사한 볼거리다. 일제강점기인 지난 1910년 세워진 죽변등대는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뱃사람들의 길잡이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왔다. 등대 맞은편에는 동네 주민들의 쉼터 역할을 하는 죽변등대공원도 있는데 여기엔 독도 최단거리 표지석이 있다. 또 용의꿈길 끝자락에 있는 TV드라마 '폭풍속으로' 세트장은 인생샷을 남길 수 있는 사진 촬영 명소로 찾는 이들이 많다. 울진에선 바닷 속 풍경도 관찰할 수 있다. 죽변항에서 자동차로 4분 거리에 있는 국립해양과학관엔 수심 7m 지점에 만들어 놓은 바다 속 전망대가 있어 별도의 수중 장비 없이 이곳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바다 생물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덕구계곡, 트레킹도 하고 온천도 하고 울진에는 산속 트레킹과 뜨끈한 온천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도 있다. 강원도 삼척과 경북 울진의 경계를 이루는 응봉산(해발 998m) 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덕구계곡과 온천이다. 덕구온천호텔에서 원탕까지 이어지는 4㎞의 오솔길은 금강산 구룡폭포 가는 길의 축소판이라 할 정도로 절경이다. 금문교(미국), 노르망디교(프랑스), 하버교(호주), 서강대교(한국)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교량 12개를 본떠 만든 작은 다리들도 볼거리다. 이들 다리를 하나둘씩 건너다 보면 형제폭포, 옥류대, 용소폭포 등 덕구계곡의 명물들이 나타나고 곧이어 덕구온천 원탕에 이르게 된다. 덕구온천 원탕에는 온천 지역이면 어디나 있는 전설이 하나 전해진다. 약 700년 전인 고려 말기에 궁술과 창술의 명수인 전모(田某)란 사람이 사냥꾼 20~30명과 사냥에 나섰는데, 화살을 맞고 비틀거리던 멧돼지가 이곳에 몸을 담그더니 상처가 말끔하게 나아 홀연히 숲 속으로 사라졌다는, 믿거나 말거나 한 옛 이야기다. 트레킹에 자신이 없는 초보자라면 덕구온천호텔에서 용소폭포에 이르는 단축 코스를 선택해도 좋다. 원탕의 온천수를 계곡 아래 온천호텔까지 실어나르는 송수관이 쭉 이어지는 이 길은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는 계곡 산책길로 약 1시간30분이면 왕복할 수 있다. 보부상의 애환 담긴 십이령옛길과 신라비 이번에는 역사 공부를 할 차례다. 울진에는 조선시대 보부상들의 애환이 서린 십이령옛길이 있다. 교통이 발달하지 않은 100여년 전, 보부상들은 울진 지역의 소금, 생선, 미역 등을 안동, 영주, 봉화 등 경북 내륙지방에 내다 팔고 다시 곡물과 비단, 담배 등을 사서 집으로 돌아오곤 했는데, 그들이 봇짐을 지고 오가던 길이 십이령옛길이다. 이 길에는 쇠치재, 세고개재, 바릿재, 샛재 등 12고개가 있어 이런 이름이 붙었다. 십이령옛길 초입인 울진군 북면 두천리 마을에는 보부상들의 우두머리였던 접장 정한조의 은공을 기리기 위해 세운 '울진내성행상불망비'가 있다. 이 비석이 서있는 남대천 변에는 세월에 깎인 듯한 절벽과 그 아래 잔잔하게 흐르는 옥빛 계곡이 있는데 이 또한 절경이다. 이 길은 산림청이 국비로 만든 제1호 국가숲길인 '금강소나무숲길'로 이어져 경북 봉화 내성까지 이어진다. 울진에는 6세기 신라의 역사를 짐작해 볼 수 있는 신라비(新羅碑)도 있다. 지난 1988년 울진군 봉평리 논에서 마을주민에 의해 발견된 이 비문에는 울진 지역이 신라에 새로 편입된 사실을 기록한 398자가 음각돼 있는데, 비문의 일부가 마모돼 정확한 판독이 어렵지만 신라 법흥왕 11년(524년)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문구가 적혀있다. 신라비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형태는 고구려 장수왕 2년(414년)에 세운 광개토대왕비와 유사한 고구려계의 특징을 보인다는 게 학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4-10-30 20:57:35[파이낸셜뉴스] 해운업계에서도 전기차 선적을 기피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바다를 운항하던 중 배에 실린 전기차에서 자칫 화재라도 발생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충전율 50% 이하만 싣는다" 전기차 선적 제한 1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선사와 선주 대부분은 지난 8일 내려진 해수부 권고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 충전율을 50%로 제한해 전기차 선적을 일부 제한하거나 아예 금지하고 있다. 통영항에서 연화도·우도·욕지도를 오가는 차도선을 운항하는 한 선사는 권고 기준에 따라 배터리 충전율을 50%로 제한해 전기차를 선적하는데, 화재로 인한 불안에 주말인 지난 17일과 18일에는 급기야 전기차 선적을 금지했다. 선사 관계자는 "최근 전기차 화재로 불안감이 큰 상황이기에 지난 주말에는 아예 선적을 금지했고, 지금은 권고 기준을 따르고 있다"며 "예약해놓고 충전율 등 권고 기준을 고객이 당일에 지키지 않는 경우를 막기 위해 전기차 선적 관련 온라인 예약은 아예 막고 있다"고 말했다. 통영 가오치항과 사량도를 연결하는 차도선 2척을 운영 중인 통영의 한 선사는 전기차 선적 제한을 별도로 두지 않는 대신 전기차를 배 끝자리에 싣도록 했다. 울릉도와 육지를 잇는 여객 선사도 전기차에 대한 규제에 나섰다. 울릉크루즈는 앞서 7월 22일부터 울릉 사동항과 포항 영일만항 사이를 오가는 울릉크루즈 여객선에 충전율 40% 이하의 전기차만 싣고 있다. 전남 여수항을 운항하는 선사들은 소유자인 운전자가 선박에 동승할 경우에만 전기차를 선적하도록 했다. 다만 이 경우에도 배터리 충전율은 50% 미만으로 규제했다. 공간 한정돼 진압 시설 갖추기 쉽지 않아…"현실적 대안 마련해야" 해운업계에는 전기차에서 갑작스럽게 불이 났을 경우 이를 진화할 수 있는 적절한 진압 장비를 갖추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관련 대책이 절실하다고 토로한다. 부산지역 선사로 구성된 부산항국제여객선협회는 전기차가 나오기 시작한 초창기부터 안전 문제로 전기차를 싣지 않고 있다. 당초 정부 당국에서는 불이 났을 경우에 대비해 전기차를 들어 올릴 수 있는 장비와 진화용 수족관 등을 선박 내 비치하기를 권고했다. 그러나 선박 안이라는 한정된 공간 속에서 이 권고를 지키기란 쉽지 않다. 부산지역 한 선사는 "전기차가 불이 났을 경우 배가 침몰하기 전까지는 사실상 진화가 어렵다고 본다"며 "수차례에 걸쳐 대안을 찾는 회의를 했는데, 사람 생명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0.1%의 위험이라도 있을 경우 전기차를 실어서는 안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의 충전량을 줄여 선적한다고 하더라도, 소비자가 타고 오는 전기차의 관리 이력을 알 수 없어 선적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음 달 1일부터 울릉 사동항과 울진 후포항 사이를 오가는 울릉썬플라워크루즈호의 전기차 선적을 중단하는 에이치해운 역시 비슷한 입장이다. 에이치해운은 전기차 불이 났을 경우에 대비한 완벽한 진압 장비를 갖출 때까지 전기차를 싣지 않기로 했다. 회사 측은 "전기차 화재 매뉴얼과 소화 설비를 갖추고 있으나 완벽한 진압 장비가 존재하지 않아 승객의 안전과 원활한 운항을 위해 전기차 선적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8-20 06:40:55【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인천시는 올해 소연평항과 예단포항 등 지방어항이 건설·보수하고 수산물을 저장할 수 있는 수산물 냉동·냉장 시설을 지원하는 등의 지원사업을 펼친다. 시는 시민들에게 안전하고 위생적인 수산물 공급과 어촌 어업인들의 안정적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올해 어촌·수산분야에 총 586억원을 투입해 86개 사업을 추진한다고 19일 밝혔다. 시는 △어촌·어항재생사업을 통한 어촌생활 및 안전기반 개선 △어항 기반시설 구축 △접경해역 조업여건 개선 및 안전한 조업환경 조성 △풍요로운 수산자원 조성 및 친환경 양식어업 확대 △수산물 유통기반 조성 및 어촌 활성화 등 5개 중점과제를 추진해 어촌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다 함께 잘사는 어촌을 만들 계획이다. 시는 먼저 어촌·어항 재생사업을 통한 어촌생활 및 안전기반 개선 사업으로 지난해까지 어촌뉴딜300 2~3단계 사업(8개소) 중 3개소를 완료했고 나머지 5개소는 올해 하반기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4단계 사업(3개소)은 올해 중 실시설계를 완료하고 착공까지 진행한다. 또 지난해부터 어촌뉴딜 300 후속사업으로 시작된 어촌 신활력 증진사업에 선정된 2개소(강화군 장곳항, 옹진군 백아리2항)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기본계획 수립을 마무리하고 실시설계에 들어가 빠른 착공에 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시는 2024년 어촌 신활력 증진사업 공모에 대상지 7개소를 발굴해 신청했으나 올해 1월 선정 결과 1개소(사업비 100억/강화군 주문도항)가 선정됐다. 어항 기반시설 구축사업의 경우 지방어항 건설사업은 3개 항(후포항, 소연평항, 광명항)에 46억원, 어항 보수.보강사업은 6개 항(창후항, 사하동항, 선두항, 승봉리항, 도우항, 예단포항)에 42억원, 복합 다기능 부잔교 시설사업은 강화군 3개 항에 8억원을 투입한다. 어항 유지.보수사업에도 9억원을 편성해 안전 시설물을 정비한다. 시는 접경해역 조업여건 개선 및 안전한 조업환경 조성을 위해 지난해 60년 만에 강화해역 조업한계선 조정 및 여의도 3배(8.2㎢) 면적의 어장확장을 위한 ‘어선안전조업법 시행령’ 개정 등의 성과를 이룬데 이어 올해는 신설된 어장의 안전사고 예방과 신속 대응을 위해 우선 소형(5톤급) 어업지도선 1척을 신규 건조·배치해 접경해역의 조업여건을 개선한다. 시는 또 노후기관 교체(10척), 레이더, 무선설비 등 안전장비(166대·개)를 지원, 태풍 등 기상악화 시 소형어선을 육지로 인양할 수 있는 다목적 고정식 크레인 2대(문갑항, 황산도항)를 설치해 어선안전 관리에도 신경 쓸 예정이다. 시는 풍요로운 수산자원 조성 및 친환경 양식어업 확대를 위해 수산 종자 매입방류와 인공어초 설치에 각각 23억3000만원과 16억4000만원을 투입한다. 또 주꾸미 산란·서식장 조성 사업(3억원)으로 연안 어장의 생태계 복원에 나서고, 방류효과조사·어초어장관리(4억9000만원) 사업비를 편성해 수산자원조성 사업의 실효성을 검증한다. 시는 어업인 소득증대를 위해 현지에서 생산된 수산물을 저장할 수 있는 수산물 냉동·냉장 시설을 지원(10억원)해 지역 특산물 품질을 향상시킨다. 또 수산물 유통·판매 소비 촉진(17억원)을 위해 수산물 포장 용기와 저장 용기 제작 지원과 유통 물류비 지원, 수산물 상생할인 지원, 전시회 및 박람회 참가 등을 지원해 안전하고 신선한 수산물을 시민들에게 홍보하고 공급할 예정이다. 어촌특화지원센터를 운영(2억원)해 어촌 특화상품 개발 및 판매 기반 구축, 어촌 체험 휴양마을 온라인 홍보로 어촌의 신소득 창출을 지원하고, 수산계고교 특성화 프로그램을 운영(1.5억 원)해 수산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오국현 시 수산과장은 “지속적인 어업인구 감소와 어촌소멸 예방을 위해 어업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수산 정책 사업을 발굴하고 소외되지 않도록 촘촘하게 지원해 다 함께 잘 사는 어촌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24-01-19 11:05:12【파이낸셜뉴스 울진(경북)=이환주 기자】 붉은 악마가 한 목소리로 '대·한·민·국'을 외쳤던 2002년은 한일월드컵의 해로 전 국민의 뇌리에 남았다. "2014년 6월에 뭐했어?"라고 누가 물으면 "뭐했더라" 생각에 잠기게 되지만 2002년 6월은 다르다. 모두 기억하는 그때 우린 광화문 광장, 혹은 술집에서 월드컵을 봤다. 많은 이가 잘 모르지만 과장을 살짝 보태자면 2002년은 '대·한·민·국'과 버금가는 전설의 캐치프레이즈가 탄생한 해이기도 하다. 바로 배우 신구가 롯데리아 크랩버거 광고에서 남긴 "니들이 게맛을 알어~"다. 게맛을 탐구하기 위해 2023년 2월, 경북 울진 후포항에 다녀왔다. ■울진대게, 붉은대게 취향따라 골라먹자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약 1시간 거리 강릉역에 도착, 이후 차를 타고 다시 1시간20분 정도를 이동해 경북 울진에 닿았다. 첫날 점심은 동해 바다에 맞닿아 있는 '연지리 바다횟집'에서 물회를 먹었다. 도로 바로 너머 펼처진 울진 앞바다에는 수백마리의 갈매기가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소설 '갈매기의 꿈'에 나오는 조나단처럼 '밥'보다 '비상(飛上)'을 꿈꾸는 갈매기가 동해 바다에도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싱싱한 물회 한 사발을 맛나게 비웠다. 첫날 저녁으로 후포항 인근에 있는 '왕돌회수산'에서 울진대게와 붉은대게를 맛봤다. 서울에서는 대게를 1㎏ 단위 시가로 팔지만 울진에서는 1마리당 가격으로 받는다. 1마리에 4만~5만원 선으로 밑반찬을 추가해 비싸게 받는 서울보다는 40~50% 정도 저렴했다. 붉은대게 살이 담백한 맛으로 바다 향이 난다면, 울진대게는 살에서 더 단맛이 강하고 녹진했다. 처음에는 대게 다리와 씨름했지만 먹다보니 노하우도 생겼다. 대게 다리의 관절부분, 몸통 윗쪽 부분에 사선으로 3분의 2가량 가위로 자른다. 위쪽 껍질을 빼면 대게 살이 쏙 빠졌다. 대게 살을 발라 먹고 몸통에 남은 내장에 밥을 볶아 김가루를 뿌려 먹으면 여기가 바로 '울진도원'이다. ■2월말 4일간의 '울진 대게 축제' 대게의 '참맛'과 함께 대게의 '참뜻'도 알게 됐다. 당연히 '큰(大)게'라고 생각했지만 대게는 다리의 모양이 '대나무'를 닮아 대게라고 불린다. 우리가 먹는 대게는 모두 수컷이다. 법으로 암컷 대게는 못잡게 돼 있다. 수컷 대게도 몸통이 9㎝이하면 풀어줘야 한다. 대게는 5~10월이 금어기로 본격적인 대게 잡이는 12월부터다. 둘째날 아침 8시, 후포항 울진대게 경매 현장을 찾았다. 배에서 잡아 올려진 수백마리의 울진대게가 크기별로 바닥에 진열됐다. 등을 바닥에 대고 누운 게들은 뒤집지 못하고 긴 다리를 버둥거렸다. 과거처럼 큰 소리로 가격을 외치는 대신 구매 희망자가 쪽지로 가격을 전하면 그 중 최고가에 판매가 되는 방식이다. 배 별로 판매가 되는데 이날은 울진대게 250마리가 1마리당 1만1900원에 판매됐다. 울진대게 판매가 종료되면 오전 9시부터는 붉은대게 경매가 진행된다. 경매장은 혼잡하지만 관광객이 구경을 하거나 사진을 찍어도 괜찮다고 한다. '니들도 게맛을 알고 싶다면' 이달 23일부터 26일까지 4일간 울진군 후포항 왕돌초광장에서 열리는 '울진대게와 붉은대게축제'에 방문해 보자. 대게풍어 해원굿 등 공연 프로그램과 보물찾기 게임, 경매 참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숨은 명소, 이현세 만화거리 이번 울진 여행의 뜻밖의 수확은 이현세 만화거리가 있는 '매화마을'이었다. 이현세 작가는 울진 출생으로 어린시절 경주에서 살았다. 매화마을은 이현세가 아직 뱃속에 있을 때 부모님이 살았던 동네라고 한다. 매화마을 이현세 거리는 5년 전 조성을 시작해 지금은 거리 곳곳의 벽면에 이현세의 대표 작품인 '남벌', '공포의 외인구단' 캐릭터가 살아 숨쉬고 있다. 약 1㎞로 조성된 매화거리를 속속들이 둘러보기 위해서는 1시간 정도 소요된다. 거리를 둘러보고 나서는 기차의 한 칸을 카페로 개조한 '남벌' 카페에서 전통차를 마시며 휴식을 취해도 좋다. 마을 안에는 이현세 작가의 거의 모든 작품과 다른 책들도 볼 수 있는 작은 도서관도 있다. 황순섭 매화리 이장은 "지난해 제1회 웹툰영화제를 시작했고 올해는 10월에 제2회 웹툰영화제를 매화마을에서 진행할 예정"이라며 "매화마을은 후포와 죽변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중간에 들리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매화마을을 보러오는 사람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강송 에코리움에서 힐링과 재충전 울진을 떠나기 전 마지막 일정으로 울진 금강송면에 있는 금강송 에코리움을 찾았다. 금강송은 다른 소나무와 달리 자라는데 오랜 시간이 걸려 과거 왕의 '관'으로 쓸 만큼 단단하다고 한다. 금강송 에코리움은 체류형 산림휴양시설로 금강송 테마 전시관, 금강송 치유센터, 숲체험길, 찜질방, 특산품 전시장 등을 갖췄다. 전시관의 경우 문화관광해설사를 통해 숨겨진 이야기를 들으면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다. 이종림 문화관광해설사는 "2014년 당시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금강소나무 백만그루를 심고 200년 뒤에 경주에 있는 황룡사지 목탑을 짓자고 약속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해설사는 전시관에 있는 소나무로 만들어 먹던 음식인 '송기떡'의 유래도 설명해줬다. 곡식을 다 먹고 보리를 수확하기 전 가난한 사람들이 소나무 껍질에 쌀가루를 섞어 만들어 먹은 음식이 송기떡이다. 송기떡을 먹으면 변비가 생기고 항문 주위에 울형이 생기는데 변을 볼 때 피가 나기도 해서 '똥구멍이 찢어지게 가난다하'는 말이 유래했다고 한다. 울진대게가 아무리 맛있어도 과식은 금물.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3-02-16 18:1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