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현대자동차가 휴머노이드 로봇분야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해 도요타와 손을 잡았다. 16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현대차 계열 로봇 제조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와 도요타리서치연구소의 거대행동모델(LBM) 학습 관련 전문지식 활용하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만든 로봇에 도요타리서치연구소가 개발한 AI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이를 통해 인간과 로봇 간 상호작용 분야에서 AI로 훈련한 로봇의 사용 사례 등을 연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20년 현대차에 인수된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일명 '로봇 개'로 알려진 4족 보행 로봇 '스폿', 2족 보행이 가능한 로봇 '아틀라스', 창고·물류 시설에 특화된 로봇 '스트레치' 등을 개발했다. 도요타는 단일 AI 기술을 이용해 로봇에게 광범위한 개별 업무를 수행하도록 가르치는 등의 분야에 집중해 왔다. 최근엔 로봇이 여러 업무를 동시에 배울 수 있도록 하는 LBM를 개발 중이다. 도요타의 수석과학자인 길 프랫은 "장래 엄청난 가능성을 선보일 기술"이라며 "우리의 생성형 AI 관련 작업은 보스턴다이내믹스와 보완적 관계를 형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종적인 목표는 로봇을 공장 제조라인에 투입하고 가정에서 노인 돌봄에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최고기술책임자(CTO) 에런 손더스는 이번 협력에 대해 "휴머노이드 로봇을 대규모로 세상에 내놓겠다는 약속을 실현하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도요타와의 협력은 좀 더 장기적인 목표를 위한 연구인 반면, 보스턴다이내믹스가 향후 몇 년 내에 현대차 공장에 맞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양측은 구체적인 시간표와 예산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현대차와 도요타 간 로봇사업 협력은 테슬라와의 경쟁구도 하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테슬라는 지난 10일 로보(무인)택시 공개 행사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작동을 선보이며, 로봇 시장 선점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인건비 절감, 생산 속도 향상 등을 목표로 생산 로봇 개발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생산 현장에 신규 투입된 로봇 가운데 4분의 1이 자동차 업계에서 이뤄졌다는 추정이 나올 정도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4-10-17 19:23:52[파이낸셜뉴스] 스톤브릿지벤처스는 자사를 비롯해 스프링캠프,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인터베스트, 현대차 제로원이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홀리데이로보틱스의 175억원 규모 시드(Seed) 라운드 투자에 참여했다고 27일 밝혔다. 홀리데이로보틱스는 수아랩의 창업자이자 대표이사였던 송기영이 인공지능과 로봇공학 전문가들과 2024년 4월에 설립했다. 수아랩은 딥러닝 기반 비전 검사 회사로, 2019년 미국 코그넥스에 2억달러에 인수됐다. 국내 기술 스타트업의 최대 해외 인수합병(M&A) 사례다. 이번 투자 라운드를 주도한 스톤브릿지벤처스를 비롯해 스프링캠프, 인터베스트는 딥러닝이 대중화되기 이전부터 수아랩의 딥러닝 기술에 대한 가능성을 알아보고 초기 투자에 참여했던 투자사들이다. 송기영 대표와의 인연과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의 큰 성장 가능성을 바탕으로 이번 투자에도 참여하게 됐다. 홀리데이로보틱스는 다양한 제조업에서 부품 조립 등에 활용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 중이다. 서비스업, 가정용 등으로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시뮬레이션 기반 강화 학습을 통해 로봇이 새로운 동작을 배우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최소화하는 연구와, 제조업에서 활용 가능한 정교한 로봇 손 중심의 매니퓰레이션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홀리데이로보틱스는 이번 투자금을 바탕으로 로봇과 AI 분야 최고 수준의 인재 채용 및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2025년 상반기까지 미국 내에 로보틱스 연구소를 설립할 계획이다. 송기영 대표는 “10년 전 이미지넷에서 딥러닝 성능 경쟁이 치열했던 것처럼, 현재 휴머노이드 로봇도 성능 경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성능이 높아도 사용성이 부족한 딥러닝 기술들이 상용화에 실패했듯, 휴머노이드 로봇의 상용화에 가장 중요한 것은 로봇이 새로운 동작을 얼마나 쉽고 빠르게 배울 수 있는지에 대한 사용성으로 수아랩이 비전 검사에서 딥러닝 기술을 선도적으로 상용화했듯, 홀리데이로보틱스도 휴머노이드 로봇의 상용화를 선도하겠다”고 설명했다. 스톤브릿지벤처스의 최동열 투자 부문 대표는 “산업현장이나 가정에 휴머노이드 로봇이 사용되기 위해서는, 사람의 뇌에 해당하는 새로운 액션에 대한 자율학습이 가능한 인공지능 S/W 개발과, 사람의 섬세하고 정확한 동작을 모사하기 위한 다양한 센서, 모터, 액츄에이터와 같은 H/W에 대한 컨트롤러 개발이 절실한 상황인데, 이 두가지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개발자는 극히 소수다. 송기영 대표를 9년 넘게 지켜본 결과, 머신러닝 비전검사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인공지능 S/W 및 복잡한 H/W 조합을 성공적으로 사업화 한 결과가 독보적이었고 또 그 과정에 있었던 상상을 불허하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솔루션을 해결해 내는 능력을 보여줬다. 송대표와 로보틱스 및 인공지능 개발자들로 구성된 홀리데이로보틱스야 말로 매우 높은 허들의 휴머노이드 개발에 최적임자라는 확신이 있었고 조금의 망설임 없이 투자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4-08-27 08:11:52[파이낸셜뉴스] 휴림로봇은 지난 10일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로봇이 적용된 AI 자율제조 솔루션 개발을 위해 디퍼아이, 에이로봇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휴림로봇은 AI 휴머노이드 로봇을 통한 AI 자율제조를 개발해 실제 산업 환경에 투입하는 등 상용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휴림로봇은 산업용 로봇 개발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공동개발 및 시스템 구축을 위해 협력한다. 에이로봇은 휴머노이드 플랫폼을 개발 및 운영하고 있다. 에이로봇은 이족 보행과 손을 이용해 물체를 조작하는 AI 시스템을 갖춘 휴머노이드 앨리스를 개발한 바 있다. 에이로봇은 이러한 기술을 공유할 예정이다. 에이로봇의 최고기술책임자(CTO) 한재권 교수는 2000년대 초부터 휴머노이드를 연구하며 로봇 기술의 전문성을 갖춘 엘리트로 평가받고 있다. 한 교수는 앞서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1기 위원 등을 역임한 바 있다. 또 이번 공동 개발간에는 고도화된 AI 기술 접목을 위해 엣지(온디바이스) AI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는 디퍼아이가 주요 역할을 맡는다. 디퍼아이는 이번 공동 개발에서 AI 반도체와 솔루션 지식재산권(IP) 개발을 통해 엣지 디바이스에서 실시간 데이터 분석과 스마트한 의사 결정 부분을 전담한다. 휴림로봇 김봉관 대표는 “이번 솔루션 개발을 위해 협력하며 본격적으로 신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라며 “고도화된 AI 기술을 접목시킨 AI 자율제조 솔루션 개발을 통해 제조 산업의 혁신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근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주요 글로벌 기업들은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에서도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이 이르면 연내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4-07-23 14:17:45[파이낸셜뉴스] 에스피지가 레인보우로보틱스에서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관절에 핵심부품을 공급한다는 소식에 장중 오름세다. 10일 오후 1시 45분 현재 에스피지는 전 거래일 대비 8.92% 오른 2만62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한 매체는 에스피지가 레인보우로보틱스에서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관절에 핵심부품인 감속기의 공급을 시작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레인보우로보틱스와 에스피지 양사는 협동로봇 개발 등 로봇에서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했다. 특히 최근 개발된 양팔형 로봇 'RB-Y1'은 팔당 3kg의 중량을 자유롭게 핸들링 할 수 있다. 각 관절에 20개의 감속기와 이동을 위한 바퀴 휠에 2개의 감속기가 필요한데 이 감속기 모두를 에스피지에서 공급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최근 100% 무인공정을 위해 인간의 형태를 한 로봇을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반도체 외에도 휴대전화와 가전 공장으로 확대 적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4-07-10 13:46:05"예전에 휴대폰에서 인터넷을 한다고 하면 '어떻게 해'라고 했는데 스마트폰이 나왔다. 로봇도 사람들이 내가 살아있는 동안 '휴머노이드가 있겠어'라고 생각하지만 지금 하고 있다." 김선욱 엔비디아 코리아 테크니컬 마케팅 상무는 2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제15회 퓨처ICT포럼에서 특별강연자로 나서 "예전에 IT가 컴퓨터, 휴대폰, 자동차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AI가 산업 전반으로 펼쳐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엔비디아는 남들이 안 하는 가속 컴퓨팅 분야에 집중을 했다"며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비싸다고 생각하시는데, 에너지와 돈도 절약할 수 있는 데다 그만큼 빠르게 연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의 AI는 디지털 AI라고 해서 물리법칙을 다 반영한 AI를 만들어야 하기에 연산량이 훨씬 많다"며 "그래서 우리가 하드웨어 아키텍처 블랙웰을 만들었는데, 하나의 칩이 아닌 네트워크·서버 등을 고려한 시스템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에 움직이는 물리적 형태를 넣으면 휴머노이드 로봇이 될 텐데, 로봇이 세상에서 많은 것을 하게 되는 건 너무 당연할 것"이라며 "지금의 AI 방향도 이 점에 집중해 연구한다면 미래를 생각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진원 구글클라우드 본부장은 '구글 제미나이와 AI 기술 전망'이라는 주제로 한 특별강연에서 구글 제미나이 기술에 대한 소개와 안전한 AI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 본부장은 "현재까지 AI는 이미 정답을 알고 있는 수준의 AI 형태라고 보면 되는데, 생성형 AI가 나오면서 답이 없음에도 추론하는 형태까지 발전된 상태"라면서 "향후 이 기술이 안정화될 경우 멀티모달(복합정보처리)로 우리가 대화를 통해 모든 것들을 처리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AI의 안전성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며 "구글은 AI를 비롯해 모든 기술을 개발할 때 항상 안전성을 보여야 하고 이 안전성이 인류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흘러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별취재팀 구자윤 팀장 조윤주 김만기 김준혁 임수빈 김예지 최아영 기자
2024-06-27 18:12:55[파이낸셜뉴스] 세계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시장이 적극적인 투자와 빠른 기술 혁신에 힘입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거대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세계 노동 시장 판도를 바꿀 인공지능(AI) 인프라와 로봇 스타트업에 적극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휴머노이드가 앞으로 예상되고 있는 노동력 부족을 메우고 생산성을 높일 날이 점차 다가오고 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올해 공개한 보고서에서 기대 이상의 빠른 AI 기술 발전과 투자 증가에 힘입어 2035년이면 휴머노이드 시장 규모가 380억달러(약 53조1900억원)로 당초 전망인 60억달러 보다 6배 상향 재조정했다. 투자은행 DA데이비슨은 거대 IT 기업들이 올해에만 AI 인프라에 1000억달러(약 137조원)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의 시장연구기업 SNS인사이더는 기술 혁신이 빠르게 진행된다면 휴머노이드도 스마트폰이나 전기차(EV)처럼 앞으로 보유가 필수적인 기기가 될 날이 올 것이라는 청사진도 내놨다. 휴머노이드로 최근 크게 주목받고 대표적인 기업으로 창업 2년이 된 스타트업 피규어AI(피규어)가 있다. 비행택시 서비스 기업 아처에이비에이션 창업자인 브렛 애드콕이 설립한 피규어는 지난 2월 기업가치가 26억달러(약 3조5700억원)로 증가하면서 유니콘 기업이 됐다. 투자자 중에는 벤처자본들과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 엔비디아, 인텔,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있다. 지난해 사람의 음성 지시에 따라 동작을 하고 작업에 대한 평가까지 말해주는 '피규어01'을 공개했다. 올해 안에 자동차 업체 BMW의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공장에 피규어의 로봇이 투입될 예정이다. 애드콕 최고경영자(CEO)는 “휴머노이드를 최대한 빨리 상업용 용도로 투입하는게 피규어의 비전”이라고 밝혔다. 피규어는 휴머노이드가 상자 운반 같은 작업 능력이 있다며 근로자 부족을 해결하고 미국내에서만 1000만개 자리가 비어있는 위험 또는 기피 직종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채굴과 재난 구조, 원자로 정비, 화학제품 생산은 휴머노이드가 투입될 수 있는 분야다. 고령자 돌보미로도 활용이 예상되고 있다. 앞으로 휴머노이드들이 자동차 제작 공정의 약 5~10%를 맡게 되면 전 세계 수요는 110만대에서 최대 350만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제작 기간이 긴 데다가 아직도 높은 가격은 휴머노이드 도입을 늦추게 만들고 있다. 비싼 휴머노이드는 가격이 대당 15만달러(약 2억500만원)에 이르고 있다. 기존의 로봇으로도 더 저렴하게 작업을 할 수 있어 굳이 비싼 휴머노이드를 도입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또 로봇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에 대한 우려와 사람과 비슷한 생김새를 가진 휴머노이드에 대한 거부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6-25 11:04:57"컴퓨터가 등장한 지 60년 만에 '생성형 인공지능(AI) 빅뱅'이 벌어졌다. 이후 물리적 성질을 지닌 생성형 AI 로봇이 다음 주자로 떠올랐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개최된 아시아 최대 정보기술(IT) 박람회인 '컴퓨텍스 타이베이 2024'에서 이같이 말하며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시대가 임박했음을 알렸다.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의 발달로 반복적인 작업을 벗어나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로봇 상용화의 길이 열리면서 삼성전자·현대차·LG전자 등 국내 기업들도 업계를 막론하고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도전장을 던졌다. ■삼성·현대車 '휴머노이드' 미래 먹거리로 '찜'휴머노이드 로봇은 사람과 유사한 모양, 크기, 관절 구조 등을 갖춰 인간과 상호 작용하거나 인력을 대체하는 데 사용된다. 개발 과정에서 △AI △보행 △그리퍼 △센서 △배터리 등 고도화된 기술력과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탓에 진입장벽이 높은 영역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생성형 AI의 발달로 휴머노이드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상용화에 탄력이 붙었다.20일 골드만삭스리서치가 발표한 '휴머노이드 로봇: AI 액셀러레이터'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는 2035년까지 380억달러(약 50조원) 규모에 출하량은 14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년 보고서와 비교해 시장 규모는 6배, 출하량은 4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휴머노이드가 스마트폰이나 자동차처럼 '차세대 필수 폼팩터(전자기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빅테크들은 이미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선점에 뛰어든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연이어 도전장을 내고 있다. 재계 '맏형' 삼성전자는 로봇 기업에 대한 지분투자와 연구개발(R&D) 역량을 집중하며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의 선행연구를 담당하는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는 지난달 연구과제에서 자율주행을 제외하고 '로봇 인텔리전스' 연구로 전환해 휴머노이드 로봇 연구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가장 휴머노이드 로봇 양산에 근접한 기업인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14.99%를 확보한 데 이어 올해 투자 전문 자회사 삼성넥스트를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1X테크놀로지스에 투자했다. 2021년 약 9600억원을 투입해 미국의 로봇기업인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한 현대자동차는 국내 기업 중 가장 활발히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력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4월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이족보행 로봇인 아틀라스 신모델을 공개했다. 뛰는 것은 물론이고 춤도 추고 백텀블링도 한다. 아틀라스는 현대차의 신규 자동차 제조공정에 투입될 예정이다. ■LG·두산·한화도 '로봇'에 미래 걸었다부품업계도 휴머노이드를 미래 먹거리로 삼고 역량 강화에 나섰다. LG전자를 비롯해 두산로보틱스, 한화로보틱스 등 기업들은 개화기인 휴머노이드 로봇 대신 협동로봇 등에 집중하고 있다. 협동로봇은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작업하며 물리적으로 사람과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로봇이다. 업계에서는 이들 기업도 향후 휴머노이드 시장의 본격 개화에 따라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및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서비스 로봇 시장에 강점을 보이는 LG전자는 지난 3월 미국의 AI 기반 자율주행 서비스로봇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에 6000만달러(약 800억원)를 투자해 베어로보틱스 지분을 취득했다. 두산그룹은 국내 협동로봇 시장 점유율 1위인 두산로보틱스를 통해 미래 성장 산업에 대비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전 직원의 약 40%를 R&D 인력으로 구성해 기술 고도화에 집중해 왔으며 특히 업계 최고 수준의 힘 감지력과 충돌 민감도를 자체적인 기술로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한화는 지난해 10월 한화로보틱스를 출범시키며 로봇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임상덕 로봇산업협회 정책팀장은 "챗GPT 등 생성형 AI가 등장하면서 로봇이 단순반복을 하는 머신(기계)을 넘어서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고도의 과업을 할 수 있어 제조현장에서의 활용도가 높아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홍요은 기자
2024-06-20 18:49:45천 개의 단어를 알고 있는 휴머노이드가 바라본 마지막 하늘은 무엇이었을까? 인공지능(AI)의 신기술들이 하루가 다르게 등장하고 있다. 이제 AI와 어떻게 공존할 것인지 그리고 어떤 태도로 바라볼 것인지를 결정해야 할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서울예술단의 신작 '천 개의 파랑'은 경마를 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이야기를 다룬다. 천 개의 단어와 인간보다도 더 따뜻한 마음을 가진 로봇 콜리와 무리한 경주로 인해 더 이상 달릴 수 없는 말 콜리 그리고 이들을 돌보는 세 모녀의 이야기다. 이들은 모두 어딘가 부족한 존재들이다. 고장난 로봇 콜리, 달릴 수 없는 말 투데이, 재난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난 엄마 보경, 하반신이 마비된 첫째 은혜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감수하며 살아야 하는 둘째 연재. 이들은 더 이상 뛸 수 없어 안락사만 남은 투데이를 위해 마지막 경주를 준비한다. 공연에서의 AI 로봇들은 영화처럼 디스토피아적인 미래의 모습보다는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이는 인간이 아닌 존재가 인간다운 선택을 하는 로봇을 통해 인간다움을 다시금 떠올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천 개의 파랑'에서도 콜리는 마지막 경주에서 힘들어하는 투데이를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는 모습을 보인다. 동물, 로봇, 아이 등 감동의 소재들을 포진해 놓은 이 공연은 객석을 울음바다로 만들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하지만 이런 설정들은 억지스런 신파가 아니라 질주를 강요하는 현실에 대한 메시지들이 함께한다. 무엇보다 소설을 뮤지컬로 만드는 난이도 높은 작업을 하면서 방백을 사용하지 않고 장면으로 구성한 작가의 기술이 뛰어나다. 죽은 아빠를 인물로 등장시켜 감동을 더하면서도 엄마를 컨피던트(대화의 상대역)의 역할을 하게 만든 것도 탁월한 선택이었다. LED를 활용한 무대의 구성도 이 작품에 반드시 필요했던 재현적 요소를 강화했다. 로봇의 경우 인형으로 구현해 말과 함께 인형 조종자를 노출하는 방식을 선택했는데, 실제 다르파 로봇, 맹인 안내 로봇 등의 동물형 로봇과 안내로봇, 청소로봇 등을 적절하게 등장시켜 로봇의 존재를 친숙하게 했다. 연출적으로도 인상적인 장면은 콜리가 하체를 결합한 후에 인형은 퇴장하고 그 이후부터는 배우가 연기하게 함으로써 관객들에게 로봇의 존재는 인식시키고, 연기적 불편함을 제거하는 현명한 선택들이 눈에 띄었다. 창작뮤지컬에 있어서 한국적 소재를 적극적으로 다루면서 소설, 웹툰, 영화 등의 K콘텐츠를 활용한 작품개발이라는 측면은 큰 의미를 가지는데, 국립단체인 서울예술단이 오랜만에 완성도 높은 K뮤지컬을 제작한 것에도 의미가 있는 작업이었다. 서울예술단 무용수들이 안무를 통해 구현한 몇몇 장면들은 일반 뮤지컬에서 쉽게 보기 어려운 형식이라는 측면에서 서울예술단의 장점을 잘 살리고 국립단체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낸 작품이었다. 발전에는 과감한 투자와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 그리고 국공립단체의 역할은 예술의 변화와 발전에 있어서 작품을 통해 가치를 보여주는 것이리라. 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장
2024-05-27 18:33:03휴머노이드 로봇 전문 스타트업 '에이로봇'과 국내 가상자산 수탁(커스터디) 기업 '한국디지털에셋(KODA·코다)'이 각각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26일 벤처캐피탈(VC) 업계에 따르면 에이로봇은 최근 35억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는 하나벤처스 주도로 진행됐으며 SGC파트너스, 가우스캐피탈매니지먼트 등이 참여했다. 지난 2018년 설립된 에이로봇은 한양대학교 에리카 로봇공학과 한재권 교수 연구실에서 스핀 오프한 기업이다. 2족 보행 휴머노이드 '앨리스'를 개발해 매년 로보컵에 참가하며 기술력을 다져왔으며 웰컴 로봇 '에이미', 반려 로봇 '에디' 등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앨리스4는 에이로봇이 자체 개발한 250W급 액추에이터를 탑재했다. 회사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더욱 고도화된 휴머노이드 로봇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코다도 최근 프리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는 해시드와 알토스벤처스가 리드했다. 투자 금액은 비공개다. 코다는 지난 2020년 11월 KB국민은행과 블록체인 투자사 해시드, 블록체인 기술 기업 해치랩스가 공동으로 설립한 가상자산 전문 커스터디 기업이다. 커스터디란 제3자가 고객을 대신해 가상자산을 보관·관리해 주는 서비스다. 해외에서는 골드만삭스와 씨티를 비롯한 대형 은행이 커스터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코다가 2021년 3월부터 법인·기관 고객을 위한 '원스톱 디지털 자산 수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가상자산 사업자 등록도 마쳤다. 회사는 추후 디지털자산 수탁 서비스 외에 스테이킹(예치)과 장외거래(OTC)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조진석 코다 대표는 "오는 7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준수를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며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실물연계자산(RWA)와 토큰증권발행(STO) 분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하 기자
2024-05-26 18:24:45삼성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차세대 로봇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첫 웨어러블 로봇인 '봇핏'을 개발한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의 로봇사업팀을 해체하고, 연구개발(R&D) 인력을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로 배치해 로봇분야 선행개발의 시너지를 노리는 전략적 변화를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인간형(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위한 포석을 두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DX부문의 조직개편을 통해 로봇사업팀을 해체했다. 로봇사업팀은 2021년 12월 태스크포스(TF)에서 팀으로 격상돼 삼성전자의 첫 상용로봇 시장 진출을 이끌었다. 하지만 2년6개월 만에 150여명의 로봇사업팀 구성원은 기존 부서로 복귀하거나 전경훈 CTO(삼성리서치장) 산하의 TF로 재배치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봇핏 개발과 양산을 위한 작업이 끝난 만큼 향후 로봇 사업 역량을 위한 조직개편"이라며 "R&D 인력은 CTO 산하 TF로 재배치해 삼성리서치 로봇 연구팀과 시너지를 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첫 웨어러블 로봇인 봇핏은 올해 상반기 기업간거래(B2B) 시장에 진출, 실버타운 등에서 보행 보조기구로 활용되고 있다. 봇핏은 올해 3·4분기 기업·소비자간거래(B2C) 판매를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봇핏의 본격 판매를 앞두고 로봇사업팀이 해체된 것을 이례적이라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판매와 운영, 마케팅 관계자들은 부서를 옮겨서도 기존 봇핏 업무를 맡는다"며 "제품 업데이트도 차질 없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5년을 공들인 봇핏의 기술력 발전이 예상보다 더뎌 전담팀 유지의 실효성이 떨어졌다는 반응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협동로봇 전문기업인 레인보우로보틱스에 전략적 지분투자를 확대하는 것과도 관련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삼성전자가 향후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한 부회장도 CES 2024에서 "삼성전자가 추구하는 로봇은 제조, 리테일, 홈과 개인을 위한 로봇"이라며 "결국 인간과 공존할 수 있는 지능형 로봇을 만드는 게 최종 목표"라고 설명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지난해 레인보우로보틱스에 이어 올해 1월 투자 전문 자회사 삼성넥스트를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1X테크놀로지스에 투자했다"며 "삼성전자는 로봇에서도 초격차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강재웅 기자
2024-05-12 18:3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