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급 법원이 29일부터 2주간 휴정기에 들어간다. 매주 열리던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재판을 비롯한 주요 사건들의 재판도 휴정기 이후 재개될 전망이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국 최대 규모 법원인 서울중앙지법·서울고법을 비롯해 전국 대부분의 법원은 29일부터 내달 9일까지 하계 휴정기에 돌입한다. 휴정기 제도는 재판부마다 각각 쉬는 시기가 달라 소송 관계자들이 여름휴가를 가지 못하는 불편을 막기 위해 지난 2006년 도입됐다. 통상 하계와 동계에 걸쳐 연중 2차례 휴정기를 가진다. 하계 휴정기가 시작되면서 서울중앙지법에서 매주 2~3회 심리하던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재판도 잠시 멈춘다. '대장동·위례·성남FC·백현동 의혹' 관련 재판은 휴정기 이후인 내달 13일 재개된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는 오는 9월 6일 결심공판이 진행된다. 이 대표는 지난 2021년 12월 민주당 대선 후보 당시, 방송 인터뷰 등에서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해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를 허위사실 공표로 보고 기소했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와 남욱 변호사 등 대장동 민간업자들의 배임 혐의 사건도 휴정기 이후로 재판이 잡혔다. 이밖에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등과 관련해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혐의 공판, 민주당 허종식 의원, 이성만·임종성 전 의원의 관련 선고도 휴정기 이후로 예정돼 있다. 휴정기에도 모든 재판이 멈추는 것은 아니다. 민사사건의 가압류·가처분 심문과 형사사건의 구속 피고인 공판은 계속된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체포·구속적부심의 심문을 비롯해 재판부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건의 경우 재판이 진행된다. 실제로 허위보도로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 등의 첫 재판은 하계 휴정 기간인 오는 31일 열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허경무 부장판사)는 오는 31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씨와 신 전 위원장,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와 한상진 기자에 대한 1차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김씨와 신 전 위원장은 2021년 9월 15일 부산저축은행 수사 의혹과 관련해 인터뷰를 진행한 뒤 대선 3일 전인 2022년 3월 6일 뉴스타파에 보도되도록 해 윤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윤석열 당시 대검찰청 중수부 2과장이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의 범죄를 덮어주고 사건을 무마했다'는 취지로 인터뷰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인터뷰 5일 이후인 2021년 9월 20일 신 전 위원장이 쓴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혼맥지도' 3권 값으로 1억6500만원을 건넸는데, 검찰은 이 돈이 허위 보도의 대가로 보고 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2024-07-28 18:19:14[파이낸셜뉴스] 전국 각급 법원이 29일부터 2주간 휴정기에 들어간다. 매주 열리던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재판을 비롯한 주요 사건들의 재판도 휴정기 이후 재개될 전망이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국 최대 규모 법원인 서울중앙지법·서울고법을 비롯해 전국 대부분의 법원은 29일부터 내달 9일까지 하계 휴정기에 돌입한다. 휴정기 제도는 재판부마다 각각 쉬는 시기가 달라 소송 관계자들이 여름휴가를 가지 못하는 불편을 막기 위해 지난 2006년 도입됐다. 통상 하계와 동계에 걸쳐 연중 2차례 휴정기를 가진다. 하계 휴정기가 시작되면서 서울중앙지법에서 매주 2~3회 심리하던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재판도 잠시 멈춘다. '대장동·위례·성남FC·백현동 의혹' 관련 재판은 휴정기 이후인 내달 13일 재개된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는 오는 9월 6일 결심공판이 진행된다. 이 대표는 지난 2021년 12월 민주당 대선 후보 당시, 방송 인터뷰 등에서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해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를 허위사실 공표로 보고 기소했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와 남욱 변호사 등 대장동 민간업자들의 배임 혐의 사건도 휴정기 이후로 재판이 잡혔다. 이밖에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등과 관련해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혐의 공판, 민주당 허종식 의원, 이성만·임종성 전 의원의 관련 선고도 휴정기 이후로 예정돼 있다. 휴정기에도 모든 재판이 멈추는 것은 아니다. 민사사건의 가압류·가처분 심문과 형사사건의 구속 피고인 공판은 계속된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체포·구속적부심의 심문을 비롯해 재판부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건의 경우 재판이 진행된다. 실제로 허위보도로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 등의 첫 재판은 하계 휴정 기간인 오는 31일 열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허경무 부장판사)는 오는 31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씨와 신 전 위원장,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와 한상진 기자에 대한 1차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김씨와 신 전 위원장은 2021년 9월 15일 부산저축은행 수사 의혹과 관련해 인터뷰를 진행한 뒤 대선 3일 전인 2022년 3월 6일 뉴스타파에 보도되도록 해 윤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윤석열 당시 대검찰청 중수부 2과장이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의 범죄를 덮어주고 사건을 무마했다'는 취지로 인터뷰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인터뷰 5일 이후인 2021년 9월 20일 신 전 위원장이 쓴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혼맥지도' 3권 값으로 1억6500만원을 건넸는데, 검찰은 이 돈이 허위 보도의 대가로 보고 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2024-07-28 13:15:43[파이낸셜뉴스] 전국 법원이 겨울 휴가철을 맞아 2주간 휴정기에 들어간다. 휴정기가 끝난 뒤에는 대형 사건들의 선고가 이어질 전망이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서울고법을 비롯해 전국 대부분의 법원은 이날부터 내년 1월 5일까지 동계 휴정기를 실시한다. 법원 휴정기는 재판부별로 쉬는 기간이 달라 소송 관계자들이 제때 휴가를 가지 못한다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2006년 도입됐다. 이 기간에는 긴급하거나 중대한 사건을 제외한 대부분 민사·가사·행정재판, 불구속 형사공판 등이 열리지 않는다. 반면 구속 중인 피고인 사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체포·구속적부심 심문기일 등 신속히 처리해야 하는 사건은 진행되기도 한다. 휴정기가 끝난 뒤 1월 중순부터는 주요 사건들의 선고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서울중앙지법에서는 내년 1월 12일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손준성 검사장에 대한 선고기일이 열린다. 손 검사장은 총선 직전인 2020년 4월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 시절 범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 이미지와 실명 판결문 등을 텔레그램 메신저로 김웅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후보와 주고받은 혐의를 받는다. 1월 26일에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부당합병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선고가 예정돼 있다. 이 회장은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삼성 미래전략실 주도하에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계획적으로 추진하고 그 과정에서 회계부정·부정거래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제일모직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분식회계한 혐의도 있다. 같은 날 '사법농단' 의혹의 핵심 인물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1심 선고도 진행된다. 양 전 대법원장은 2011년 9월부터 6년간 대법원장을 지내며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역점사업이었던 상고법원 도입 등을 도모하려고 청와대·행정부 등의 지원을 받기 위해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 등을 받는다. 같은 달 25일에는 '김학의 출국금지 경위 수사무마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전 서울고검장)의 항소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 연구위원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재직하던 2019년 6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를 중단하도록 수원지검 안양지청에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2월 1심에서는 무죄가 선고됐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2023-12-26 09:42:15[파이낸셜뉴스] 서울중앙지법·서울고법을 비롯한 전국 법원이 겨울 휴가철을 맞아 2주간 휴정한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국 대부분의 법원이 이날부터 내달 5일까지 휴정기에 들어간다. 전국 최대 법원인 서울중앙지법은 매주 기일이 잡혔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위례·성남FC·백현동 의혹' 관련 재판을 잠시 멈춘다. 2주에 한 번씩 열리던 이 대표의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백현동 허위발언' 등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도 휴정기 이후로 조정됐다. 대장동 사태의 '본류' 재판 격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남욱 변호사 등의 배임 혐의 사건도 휴정기 이후로 재판이 잡혔다.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사건 역시 휴정기 이후 재개된다. 법원 휴정기는 혹서기나 휴가 기간 재판 관계자와 소송 당사자가 쉴 수 있도록 일정 기간 재판을 열지 않는 제도로, 2006년 도입됐다. 통상 전국 최대 법원인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법과 비슷한 기간에 다른 법원들도 휴정기를 정한다. 이 기간에는 긴급하거나 중대한 사건을 제외한 대부분 민사·가사·행정재판, 불구속 형사공판 등이 열리지 않는다. 다만 재판부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재판이 가능하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2023-12-25 17:21:08[파이낸셜뉴스] 전국 각급 법원의 하계 휴정기(7월 25일~8월 5일)가 종료되면서 전국 최대 규모인 서울중앙지법에서는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조국 전 법무부장관 부부의 입시비리 사건 등 주요 재판이 재개된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오는 8일과 12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정민용 변호사의 공판을 연다.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참여한 민간사업자들의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아들 퇴직금 명목의 수십억원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곽상도 전 국회의원의 공판도 10일 진행한다. 곽 전 의원은 지난달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에 보석을 신청한 상태다. 조 전 장관 부부의 입시비리 사건 재판은 오는 12일 열릴 계획이다. 이미 딸의 입시 비리 혐의 등으로 유죄가 확정돼 수감 중인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겸심교수가 건강 문제를 이유로 형집행정지를 신청한 상태다. 검찰은 조 전 장관 부부의 아들인 조모씨가 청소년 인문학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고 수료증, 멘토링 봉사활동 확인서 등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이 외에도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삼성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부당합병을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건의 재판도 오는 11일과 12일 진행한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2022-08-08 08:37:01서울중앙지법은 지난주부터 휴정해 2주차인 이번주까지 재판을 하지 않는다. 서울고법은 다음주까지 3주간 휴정이다. 일부 형사 사건 외에는 일정이 없다. 7월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휴정기에도 판사들은 밀린 업무를 챙기느라 분주하다. 해결이 어려운 '깡치사건' 파일도 이 기간동안 판사들의 손을 더 많이 탄다. 깡치사건은 기록이 방대하고 내용 파악이 어려워 품이 많이 드는 사건을 이르는 법조계 은어다. 더러는 공력을 쏟은 만큼 보람을 찾기 어려운 사건을 가리킬 때도 있다. 1년에 두 차례, 여름과 겨울 휴정기는 일상적인 재판 업무가 사라져 여유가 생기는 만큼 두꺼운 기록을 펼치기에 좋은 때다. ■나 홀로 소송·민원성 사건에 많아 깡치사건은 보통 민사사건에 많다. 대리인 없이 '나 홀로 소송'을 하는 경우 소송 경험이 없는 당사자가 직접 나서면서 서면의 질이 떨어지는 경우 사건 파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 현직 판사는 "무엇을 주장하고자 하는지 본인도 모르다 보니 불안해서 두꺼운 서면이 제출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빌린 돈을 받기 위한 구상금 소송은 대표적인 깡치사건의 예다. 곗돈과 관련된 소송은 장부도 없고, 있더라도 '철수엄마', '홍길동 미용실'처럼 실명이 아닌 기록들이 대부분이라 사건의 전모를 파악하기 더욱 어렵다. 빌려주고 받지 못한 돈을 두고 벌이는 소송이다 보니 양측 간 사연도 구구절절하다. 사실관계를 파악해야 하는 판사들 입장에서 곤란한 경우가 적지 않다. ■휴정기 내내 '깡치사건' 보기도 깡치사건을 들춰보다 휴정기를 다 보내는 판사도 있다. 수년 전 군 내 의문사 사건 항소심을 맡았던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일주일 내내 군 관계자 50명 이상의 진술 기록 2만페이지를 훑었다. 당시 사건 쟁점은 군 내에서 사망한 군인의 죽음을 타살인지 극단 선택인지를 가리는 것이었는데, 2심에서 1심 판단이 뒤집히면서 판결문을 다시 새로 써야 했다. 80여쪽이 넘는 판결문을 쓰는 데만 또 일주일이 걸렸다고 한다. 2년마다 재판부가 바뀌었던 탓에 여러 판사의 손을 거치며 '깡치사건화'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건 파악을 위한 품은 많이 드는데 재판부가 여러 번 바뀔 동안 결론이 나지 않은 사건은 종국에는 '누구도 손댈 수 없는 사건'이 된다. 또 다른 부장판사 출신의 변호사는 부장판사로 근무할 당시 '전기요금 누진제 소송'을 맡게 됐다. 전기요금 누진제 소송은 '누진제 적용은 평등권 침해'라며 차액을 돌려달라는 소송이었다. 이미 소송이 제기된 지 3년가량 지난 시점에 사건을 맡게 된 그는 선고기일을 인사가 있는 2월로 잡고 고민에 빠졌다. C 변호사는 "다음 재판부에 판결을 미루고 싶다는 유혹이 없지 않았다"고 했다. 깡치사건은 법원의 사건 적체 문제와도 맞물려 있다. 2년마다 한 번씩 재판부가 바뀌었던 탓에 소송 당사자도, 바뀌는 재판부도 지리한 재판과정을 반복해야 했다. 대법원이 올해 초 한 재판부에서 재판장이 근무하는 기간을 확대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2월부터 개정·시행 중인 '법관 등의 사무분담 및 사건배당에 관한 예규'에 따라 재판장이 한 재판부에서 근무하는 기간은 기존 2년에서 2년 이상으로 늘어났다. 한 현직 판사는 "재판부가 바뀌면 새로운 재판부는 기록을 처음부터 다시 봐야 한다"며 "재판부 사무분담 기간 확대는 깡치사건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2022-07-31 17:33:49[파이낸셜뉴스] 재판을 잠시 쉬어가는 법원 휴정기에도 판사들은 이른바 '깡치사건'을 들여다보느라 분주하다. 깡치사건은 기록이 방대하고 내용 파악이 어려워 품이 많이 드는 사건을 이르는 법조계 은어다. 더러는 공력을 쏟은 만큼 보람을 찾기 어려운 사건을 가리킬 때도 있다. A 현직 판사는 "각 재판부가 맡는 200~300건 사건 중 5%가량은 깡치사건이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그 어떤 판사도 깡치사건을 피해 갈 순 없다. 그래서 1년에 두 차례, 여름과 겨울 휴정기는 일상적인 재판 업무가 사라져 여유가 생기는 만큼 두꺼운 기록을 펼치기에 좋은 때다. 보통 2~3주간 주어지는 휴정기에 일주일은 휴가를, 나머지 시간에는 이 깡치사건을 들여다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부장판사 출신 B 변호사는 "10년 전에는 법원 휴정기에도 휴가를 반납하고 일하는 게 미덕이었다"고 했다. ■'나 홀로 소송'·'민원성 사건'에 많아 깡치사건은 보통 민사사건에 많다. 대리인 없이 '나 홀로 소송'을 하는 경우 소송 경험이 없는 당사자가 직접 나서면서 서면의 질이 떨어지는 경우 사건 파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A 판사는 "무엇을 주장하고자 하는지 본인도 모르다 보니 불안해서 두꺼운 서면이 제출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부장판사 출신 C 변호사는 "페이지 수에 따라 돈을 받는다거나, 의뢰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 10페이지면 가능한 내용을 100페이지까지 쓰는 대리인들도 있다"고 했다. 빌린 돈을 받기 위한 구상금 소송은 대표적인 깡치사건의 예다. 곗돈과 관련된 소송은 장부도 없고, 있더라도 '철수엄마', '홍길동 미용실'처럼 실명이 아닌 기록들이 대부분이라 사건의 전모를 파악하기 더욱 어렵다. 빌려주고 받지 못한 돈을 두고 벌이는 소송이다 보니 양측 간 사연도 구구절절하다. 언제 서로를 처음 만났는지, 서로에게 어떤 점들이 서운했는지 등 온갖 사연들이 법정에서, 또 서면을 통해 쏟아진다. '그때 밥을 산 것으로 일부 변제했다'거나, '수백만원짜리 모피코트로 갚았다'는 식의 얘기까지 나온다. '언제 돈을 빌렸고, 언제 얼마를 갚았다'는 사실관계를 파악해야 하는 판사들 입장에서 곤란한 경우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깡치사건'은 판사 입장에서 '들여다보기 좀 꺼려지는 사건'이기도 하다. ■휴가 반납한 채 휴정기 내내 '깡치사건' 들여다보기도 3주간의 법원 휴정기 내내 깡치사건을 들여다보는 경우도 없지 않다. 수년 전 군 내 의문사 사건의 항소심을 맡았던 부장판사 출신 C 변호사는 일주일 내내 군 관계자 50명 이상의 진술 기록 2만페이지를 훑었다고 했다. 당시 사건 쟁점은 군 내에서 사망한 군인의 죽음을 타살인지 극단 선택인지를 가리는 것이었는데, 2심에서 1심 판단이 뒤집히면서 판결문을 다시 새로 써야 했다. 80여쪽이 넘는 판결문을 쓰는 데만 또 일주일이 걸렸다고 한다. 2년마다 재판부가 바뀌었던 탓에 여러 판사의 손을 거치며 '깡치사건화'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건 파악을 위한 품은 많이 드는데 재판부가 여러 번 바뀔 동안 결론이 나지 않은 사건은 종국에는 '누구도 손댈 수 없는 사건'이 된다. 또 다른 부장판사 출신의 D 변호사는 부장판사로 근무할 당시 '전기요금 누진제 소송'을 맡게 됐다. 전기요금 누진제 소송은 '누진제 적용은 평등권 침해'라며 차액을 돌려달라는 소송으로, 당시 전국 주요 도시 법원에 제각기 제기됐다. D 변호사가 사건을 맡을 당시에는 이미 소송이 제기된 지 3년가량 지나 있었다. 어떤 판결을 내려도 부담스러운 사건이었다. D 변호사는 선고기일을 인사가 있는 2월로 잡고 고민에 빠졌다. D 변호사는 "다음 재판부에 판결을 미루고 싶다는 유혹이 없지 않았다"고 했다. 깡치사건은 법원의 사건 적체 문제와도 맞물려 있다. 2년마다 한 번씩 재판부가 바뀌었던 탓에 소송 당사자도, 바뀌는 재판부도 지리한 재판과정을 반복해야 했다. 대법원이 올 초 한 재판부에서 재판장이 근무하는 기간을 확대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2월부터 개정·시행 중인 '법관 등의 사무분담 및 사건배당에 관한 예규'에 따라 재판장이 한 재판부에서 근무하는 기간은 기존 2년에서 2년 이상으로 늘어났다. A 판사는 "재판부가 바뀌면 새로운 재판부는 기록을 처음부터 다시 봐야 한다"며 "재판부 사무분담 기간 확대는 깡치사건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2022-07-31 00:55:12[파이낸셜뉴스] 전국 법원이 27일부터 2주간 휴정기에 들어간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서울고법 등 전국 법원이 이날부터 다음 달 7일까지 동계 휴정기를 갖는다. 법원은 2006년부터 재판부마다 쉬는 기간이 달라 소송 관계자들이 휴가를 가지 못하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1년에 두 차례 휴정기를 갖고 있다. 이 기간에는 긴급하고 인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건 외에 불구속 형사공판, 민사·행정사건의 변론기일, 변론준비기일, 조정·화해기일 등이 모두 열리지 않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부의 자녀 입시 비리 의혹 사건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불법합병·회계 부정 의혹 사건 등의 재판은 법원 휴정기 이후 진행될 예정이다. 휴정기에도 민사사건 가압류·가처분 심문, 구속 피고인의 형사재판, 영장실질심사, 체포적부심 등 신속한 처리가 필요한 사건은 일부 열린다. 최서원씨(가명 전 최순실)가 검찰과 특검이 가져간 태블릿PC를 돌려달라는 취지로 낸 유체동산점유이전 및 변개 또는 폐기 등 금지 가처분 신청 첫 심문기일은 지난 22일에서 한 차례 연기돼 오는 29일 열릴 예정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사건 재판도 다음 달 7일 예정돼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2021-12-27 10:09:56[파이낸셜뉴스] 전국의 각급 법원들이 2주간 하계 휴정기에 들어간다. 구속 사건 등의 경우 휴정기에도 진행되지만, 매주 진행되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과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재판 등은 휴정기 이후 진행된다. 25일 법원에 따르면 전국 최대 규모인 서울중앙지법 등과 대다수 법원은 오는 26일~다음달 6일 하계 휴정기를 실시한다. 통상적인 민사·가사·행정 사건의 변론기일, 변론준비기일, 조정·화해기일, 형사사건 중 불구속 공판기일, 그밖에 긴급하지 않고 인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기일은 진행되지 않는다. 휴정 기간 중에도 민사사건의 가압류·가처분 심문기일, 행정 사건에서 집행정지 사건 중 조속한 처리를 필요로 하는 사건의 심문기일이나 재판부가 기일을 미루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 사건의 기일은 그대로 열린다. 또 형사 사건의 구속 공판기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기일, 체포·구속적부심 심문기일과 이외에도 기일을 미루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기일도 휴정기에 진행된다. 서울중앙지법의 경우 매주 진행되던 이 부회장 등의 '삼성 부당합병 의혹' 관련 혐의 재판과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의 '청와대 하명수사 및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관련 혐의 재판은 휴정기 이후 속행된다. 판사들은 휴정기를 이용해 며칠 정도 휴가를 다녀오기도 하지만, 휴정기 후 선고될 사건들의 판결문을 작성하는데 대부분 시간을 보낸다. 아울러 휴정기를 이용해 복잡한 사건이나 그동안 깊게 들여다보지 못한 사건들의 기록을 읽기도 한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1-07-25 15:24:52[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법원 차원에서도 재판 일정 연기·변경을 권고한 가운데 재판이 가장 많은 서울 및 수도권 법원의 경우 선제적 대응과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7월 말부터 8월초까지 법원 하계 휴정기가 예정돼 있어 재판 지연 우려도 나오고 있다. 수도권 거리두기가 최고 수위인 4단계로 격상된 첫 날인 12일 국내 최대 법원인 서울중앙지방법원의 경우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서울중앙지법 한 관계자는 "법원의 경우 지난해 코로나19 2차 대유행을 겪으면서 이미 한 차례 재판 기일 연기·변경 등을 진행했고, 방역 노하우도 생겼다"며 "7~8월 휴정기를 고려해 재판부 별로 주요 선고 등 재판은 8월 이후로 미룬 경우가 많아 재판에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대법원 행정처는 지난 9일 코로나19대응위원회 긴급회의를 열고 오는 26일까지 수도권 재판부의 기일을 연기·변경 등을 검토해 달라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비대면 재판을 제외하고 방청객 수를 제한하거나 사건당 5~10분 간격으로 소환하는 시차제 소환 등을 병행할 수 있다. 대상 법원은 서울고법 산하 서울중앙지법과 서울남부·동부·북부·서부지법, 의정부지법, 인천지법, 수원지법 등이다. 다만 행정처의 기일 연기, 변경의 경우 권고사항일뿐 각 재판부의 재량에 따라 재판이 열릴 수도 있다. 행정처의 재판 연기 권고 기간이 끝나면 바로 법원의 휴정기에 들어간다. 이달 26일부터 8월 6일까지는 법원의 하계 휴정기로 이 기간 동안 대부분 재판은 진행되지 않는다. 휴정기 동안에는 민사사건의 변론기일, 변론준비기일, 조정·화해기일 및 형사사건의 불구속 공판기일 등은 진행되지 않는다. 다만 민사사건의 가처분 신청이나 형사사건의 영장 청구 등 긴급한 법원 업무는 이뤄진다. 법원 관계자는 "이제 막 거리두기 상향과 행정처의 권고가 있었던 만큼 앞으로 재판 일정 등이 변경되는 등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며 "다만 법원의 경우 각 재판별로 시차 소환제를 통해 법원 내원객의 접촉을 하지 않고 지난해부터 강화된 방역 조치를 시행해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크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 주요 법원의 경우 출입구에서 체온체크와 손소독을 진행하고 있다. 공판의 경우도 참석자 숫자 제한 등을 시행하고 있다. 법원 내 식당의 경우 과거 외부인도 이용이 가능했지만 현재는 법원 직원과 상주하는 관계자들만 이용이 가능하다. 법원을 출입하는 기자들도 다수가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으며, 기자실 출입 인원도 제한하고 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 김해솔 우아영 인턴기자
2021-07-12 15:5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