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에서 대규모 반(反)러시아 시위로 국회의장이 물러나는 사태가 발생했다. 22일(현지시간) AP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인 21일 해외 순방중이던 이라클리 카자히제 조지아 국회의장은 돌연 사퇴 의사를 밝혔다. 같은 날 벌어진 대규모 반정부 시위 및 경찰의 고무탄·최루가스 진압으로 최소 240명이 부상을 입은 데 따른 것이다. 조지아는 역사적으로 과거 러시아와 병합 등으로 인한 반러 정서가 국민들 사이에 뿌리깊게 박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8년 8월에는 조지아와 친러 성향 남오세티야 분리주의자들의 분쟁에 러시아가 개입하면서 전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번 시위 역시 지난 20일 러시아 국회의원인 세르게이 가브릴로프가 조지아 의회에 출석해 의장석에 앉았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조지아 내부의 오랜 반러 감정을 자극하며 발생했다. 외신에 따르면 시위대는 카자히제 의장 사퇴 의사 표명에도 내무장관 사퇴를 요구하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시위대는 아울러 시위 중 눈을 잃은 동료에 대한 연대 의사 표시를 위해 안대를 착용하기도 했다. 사태가 가라앉지 않자 역시 해외 순방 중이던 살로메 주라비슈빌리 조지아 대통령은 속히 귀국하기 위해 일정을 단축했다. 한편 이번 사태를 접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다음달 8일부터 자국 항공사의 자국민 조지아 운송을 중단하도록 하는 명령을 내렸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이에 따라 러시아 아예로플로트항공이 다음달 8일부터 조지아행 항공편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관료들에게 조지아에 있는 자국민의 귀국을 돕도록 지시했다. 조지아에는 현재 여행사를 통해 여행상품을 구매한 5000~7000명 상당의 러시아인이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2019-06-22 23:0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