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여행의 기술'을 쓴 알랭 드 보통은 여행 경험 그 자체보다 여행을 하면서 겪게 되는 개인의 심리적인 부분을 더 강조했다. 예를 들어 그는 "우리가 여행으로부터 얻는 즐거움은 여행의 목적지보다는 여행하는 심리에 더 좌우될 수도 있다"고 썼다. 또 "여행은 생각의 산파다"라며 "때때로 큰 생각은 큰 광경을 요구하고, 새로운 생각은 새로운 장소를 요구한다"고도 썼다. 한 여행의 성패를 평가할 때 여행자의 내면(만족도 등)이 가장 중요할 수 있다. 하지만 때에 따라 여행의 형태나 수단 역시 여행의 만족도에 큰 영향을 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이동 수단을 도보로 할 것인지 자전거로 할 것인지, 혹은 버스나 기차를 탈 것인지 정하는 단순한 결정으로도 여행의 모습은 크게 변하기도 한다. 후쿠오카 근교의 소도시를 둘러보며 '렌터카'를 택한 것은 지금에 와서 돌아봐도 정말 잘한 결정이었다. 4박 5일의 일정 중 4일째 되는 날에는 오전에 히타의 전통 거리인 '마메다 마치'를 둘러보고 이어 삿포로맥주 큐수 공장을 둘러봤다. 이어 또 다른 소도시인 우키하의 '이나리 신사'를 들려 구경했다. 차를 몰고 부지런히 도착한 다음 목적지는 일본의 전통 요괴 '갓파'를 닮은 '다누시마루 역'이었다. 이어서 후쿠오카 인근의 신사인 '다자이후'에 들린 뒤 마지막으로 불교 사찰인 '난조인'에 들렸다. 하루 만에 △히타 △우키하 △다누시마루 △다자이후 △후쿠오카 등 여러 도시를 모두 둘러본 것이다. 조금은 무리한 일정이었지만 한가롭게 산책을 하며 점심과 저녁 두 끼를 먹으면 하루가 다 지나버리는 후쿠오카 도심 여행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마메다 마치' 구경 후 히타 삿포로 맥주 공장까지 하루 일정이 빡빡했기 때문에 아침 8시에 일찌감치 호텔 조식을 먹었다. 호텔에서 도보 5분 거리인 '히타'역에 들려 진격의 거인의 주요 캐릭터인 리바이 동상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2019년 당시 진격의 거인 동상 설치를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는데 목표(1400만엔)의 2배가 넘는 돈이 모여 추가로 리바이 동상 등이 더 세워졌다고 한다. JG히타 역에는 관광안내소가 있는데 관광안내소에서 자전거를 빌려 천천히 도시를 둘러 볼 수도 있다. 우리 일행은 도보로 전통 건축물이 많은 거리인 '마메다 마치'로 이동했다. '규슈의 작은 교토'라 불리는 히타는 지난 1603년부터 1867년까지 이어진 에도막부 시대에는 규슈 지역의 정치, 경제 중심지였다. 히타에서부터 시작되는 지코쿠 강의 물줄기는 해상 교통의 요충지는 물론 각종 상인들이 드나들며 번창했다. 마메다 마치 거리를 채운 건축물은 100년에서 300년이 넘는 것도 흔하다고 한다. 마메다 마치 메인 거리를 벗어나 마을 곳곳을 흐르는 수로를 따라 발걸음이 옮기는 데로 걸어도 고즈넉한 맛이 있었다. 또 한 가게의 처마 밑에 자리 잡은 제비 가족을 보고 있자니 '어쩐지 가게 주인의 마음 씀씀이가 좋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웃음이 났다. 20~30분을 걷자 땀이 날 정도로 더웠기 때문에 근처 상점에 들려 히타에서 만드는 고급 생수 브랜드인 '히타텐료수' 1병과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또 거리의 마지막 부분에 있는 쿤쵸 양조장에 들려 각종 술과 전통주 등을 구경했다. 170년된 히타 간장을 파는 곳도 기념품을 사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마메다 마치를 둘러보고 숙소로 돌아와 차를 몰고 히타에 있는 삿포로 맥주 공장으로 향했다. 사전 신청을 하면 유료 안내 관광도 가능하지만 우리는 무료로 그냥 공장을 둘러 보기로 했다. 공장에 도착해 별다른 절차 없이 바로 맥주 공장을 둘러 볼 수 있었다. 강원도 홍천의 하이트 맥주 공장, 일본 오사카의 아사히 맥주 공장, 오키나와의 오리온 맥주 공장, 도쿄의 에비스 맥주 박물관 등을 가봤다. 별다른 일정이나 계획이 없을 때 여행지의 맥주 공장에 가서 무료 맥주 한 잔씩 마시고 오는 게 나만의 관행이었다. 히타 삿포로 맥주 공장의 경우 방문 당일은 별다른 맥주 생산이 진행되고 있지는 않았다. 공장의 규모도 그리 크지 않았기 때문에 동선을 따라 쭉 둘러보는데는 20~30분 정도면 충분했다. 수십년도 더 된 일본 맥주 광고 포스터에는 하얗게 분칠을 한 여성이 모델로 나왔다. 공장을 둘러 보고 시음 코너에 들렸는데 이곳은 맥주가 유료였다. 삿포로 맥주와 에비스 맥주는 각 400엔, 논알콜 맥주는 200엔이었다. 자판기에서 종류별로 1잔씩 표를 뽑아 시음했다. 직원이 시원한 생맥주를 잔에 가득 따르고 넘치는 거품을 칼로 깔끔하게 정리해서 건넸다. 91개의 도리이가 만드는 절경, 우키하 이나리 신사 히타 맥주 공장에서 목을 축이고 다음 목적지인 우키하의 이니라 신사로 향했다. 고지대에 있는 이나리 신사는 91개의 '도리이'가 계단을 따라 늘어선 멋진 풍경으로 유명하다. 도리이는 불경한 곳(속세)과 신성한 곳(신사)를 구분 짓는 경계다. 일본 영화나 만화 등에 자주 등장하는 붉은 문과 같은 형태의 구조물이다. 차를 타고 이나리 신사 꼭대기로 향하는데 꾸불꾸불한 길이 꽤 길게 이어졌다. 이나리 신사 도리이가 시작되는 아래에서부터 위로 올라오는 코스도 있는데 도보로 이동할 경우 웬만한 등산보다 더 힘들게 분명했다. 91개의 도리이를 내려다보며 사진을 찍고 이나리 신사 뒤편으로 이어진 숲길과 꼭대기의 정상도 올라가봤다. 신사의 꼭대기에는 인증샷을 찍기 좋은 '우키하' 글씨가 적힌 흰색 벤치가 있었다. 이나리 신사를 둘러보고 구글 지도에서 우연히 발견한 공원으로 차를 몰았다. 평범한 공원처럼 보였는데 평점이 높고 사진도 여러장이 나왔다. '조음의 폭포', 구글 지도에는 'Choonnotaki Park'라고 검색하면 나온다. 공원의 초입에 들어서자 시원한 폭포가 떨어지고, 계곡이 나오면서 온도가 5도 이상 떨어진 것처럼 시원했다. 마치 제주도에 있는 용암동굴에 들어온 것처럼 여름 더위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공원 안에는 여름에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야외 수영장이 물이 빠진채로 방치돼 있었다. 공원 안쪽에는 작은 연못 같은 것이 있었는데 어른 허벅지 만한 초대형 잉어는 물론 민물에 사는 철갑상어도 있었다. 공원을 따라 산책로와 산길이 이어져 있는데 계곡을 따라 걷다 보니 6월의 초여름 더위가 사라지고 계곡풍으로 인해 몸이 서늘해질 정도였다. 시간이 많다면 반나절 정도 여유롭게 산책하고 계곡물에 수박을 담갔다 먹고 싶었지만 시간이 촉박해 20~30분 정도 둘러보고 발길을 옮겼다. 우키하에는 볼거리가 이나리 신사 정도만 알려져 있는데 사진을 몇장 찍으면 딱히 할 일이 없는 신사와 달리 '조음의 폭포' 공원은 훨씬 더 시간을 보내기에 좋아 보였다. 하루 일정으로 대중 교통을 타고 이나리 신사를 찾는다면 함께 둘러보기 좋은 곳이었다. #히타 #우키하 #이나리신사 #진격의 거인 #삿포로 맥주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3-07-15 15:23:08[파이낸셜뉴스] #. 가끔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어쩌면 지금 우리들은, 절경 속을 지나는 줄도 모르고 같이 걷는 동료들과의 대화에 정신이 팔려 있는 여행자들로, 우리가 지금 얼마나 아름다운 경치 속에 둘러싸여 있는지 깨닫지 못하는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행이란 건 그 목적지보다 함께 걷는 길동무가 더 중요한 게 아닐까? 작가 요시다 슈이치가 그의 소설 '워터'에 쓴 글이다. 여행은 떠나기 전에도, 그 안에 있을 때도, 혹은 다음의 여행을 기다릴 때도 모두 기분이 좋다. 지난 주말 애니메이션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을 봤다. 렌터카 여행 중 들렸던 '분고모리 역'의 모습이 작품에도 그대로 나왔다. 신카이 마코토라는 감독이 작품 속에 담지 않았다면 폐허가 된 분고모리 역은 그냥 거기에 있을 뿐 지금처럼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지 않았을 거다. 사람들이 낯선 장소로 여행을 떠나는 것은 그 곳이 정말 아름답고 멋지기 때문도 있을테지만 그보다 더 큰 동기는, 그 장소에 있는 어떤 '의미'를 찾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리고 그 의미는 혼자일 때보다 동행이 있을 때 더 커진다. 지온노타키 폭포와 히타의 야경 3일째 아침, 유후인을 떠나 △벳푸 지옥 온천 △사기리다이 전망대 △코코노에 꿈의 현수교 △분고모리 역사를 구경하니 시간은 오후 5시를 향해 갔다. 다음 목적지는 히타시 오이타현에 있는 지온노타키 폭포 였다. 지온노타키 폭포는 상단 20m, 하단 10m 등 2단으로 이뤄진 폭포다. 폭포를 바로 앞에서 볼 수 있을 만큼 가까워서 폭포가 떨어지는 소리가 귓가를 때리고, 폭포가 만드는 포말이 피부에 닿을 듯 하다. 폭포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는데 현지 택시를 탄 한 모녀가 내려 같은 장소에서 사진을 찍었다. '택시 투어를 하려면 적어도 십만원 이상은 들텐데, 렌터카를 빌려 온 것은 다시 생각해도 잘한 일이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온노타키 폭포 뒤쪽으로 지나갈 수도 있다고 하는데 출입이 금지된 상황이라 들어가 보지는 못했다. 6월 초의 지온노타키 폭포에는 이름을 알 수 없는 검은색 잠자리들을 수풀에서 수 십 마리 볼 수 있었다. 또 폭포 바로 옆에 있는 한 소바집에서 늙고 지쳐 보이는 고양이도 만날 수 있었다. 히타에 있는 숙소를 네비게이션에 찍고 다시 이동했다. 가는 길에 구글 지도에 표시된 '카에데 폭포'에도 잠시 들렸다. 산속 깊은 곳의 2차선 도로에 차를 임시로 세워두고 도로 난간에서 볼 수 있는 아주 작은 폭포였다. 숙소로 가는 길에 마지막으로 들린 곳은 텐류하시 공원이라는 아주 작은 공원이었는데 우연히 들린 이곳은 이날 봤던 어느 곳과 비교해도 만족스러웠다. 높은 지대에 위치한 공원으로 주차 공간에 차를 대고 내리니 일본의 전통 가옥이 가득한 히타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 공원에는 사람을 좋아하는 갈색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는데 지난밤 편의점에서 도시락과 함께 고양이 간식을 사지 않은 게 너무 후회됐다. 공원을 구경하는 내내 따라다니며 바닥에 누워 배를 발랑까고 애교를 부렸지만 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텐류하시 공원 인근에 있는 현수교에서 강을 내려다보며 해가 떨어지길 기다렸다. 책이나 여행 안내소에 나오는 그 어느 명소와 비교해도 손색 없는 멋진 야경을 볼 수 있었다. 히타를 흐르는 큰 강 위로 붉은색 태양이 서서히 내려오고 있었다. 진격의 거인 도시, 히타 숙소는 히타 시내에 있는 '소시아 호텔'로 예약했다. 하루 전 예약이라 4인 기준 1일 숙박비(방 2개)는 20만원 중반대로 싸지는 않았다. 호텔에 들어서자 한국에서도 히트한 만화 '진격의 거인'의 각종 캐릭터와 장신구, 피규어 등이 눈길을 끌었다. 히타는 '진격의 거인'이 태어난 마을로 유명하다. 더불어 히타는 마을 곳곳에 강이 흐르고 수로가 있어 '물의 도시'로도 불린다. 또 과거 일본 천황이 다스렸던 도시의 옛 거리 모습도 남아 있어 '규슈의 작은 교토'라고도 불린다. 히타에 있는 숙소에 도착하고는 호텔에 있는 욕탕에서 간단하게 씻었다. 사우나 시설도 갖춰진 나름 괜찮은 시설이었다. 간단하게 동네 산책을 했지만 시골 동네라 그런지 오후 7시에는 대부분 가게가 문을 닫고 있었다. 숙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늦은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대부분 식당들은 문을 닫았고, 일부 이자카야만 영업을 하고 있었다. 검색을 하고 우연히 '조이밀'이라는 패밀리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24시간을 하는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인테리어와 서비스는 한국의 뷔페식 레스토랑과 비슷했지만 가격대는 김밥천국과 비슷한 컨셉이었다. 스파게티, 덮밥, 튀김, 우동 등 엄청나게 다양한 메뉴를 판매하고 있었는데 가격은 500엔~1000엔 정도로 저렴했다. 또 개인당 약 200엔 정도를 추가하면 식당안에 갖춰진 음료 자판기에서 탄산음료와 커피 등을 무제한 먹을 수 있는 식당이었다. 후에 알게 된 사실인데 '조이밀'이라는 이 프렌차이즈는 저렴한 가격과 외식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30년째 물가가 오르지 않는 일본의 소도시에서 매우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어느 때보다 빡빡한 일정 탓에 이날은 늦은 저녁을 먹고 바로 잠에 들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3-07-14 17:06:23법원이 일본 기업 히타치조센이 일제강점기 강제 징용된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고법 민사19부(고의영 부장판사)는 11일 강제징용 피해자 이모씨(96)가 히타치조센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히타치조센이 이씨에게 50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씨는 1944년 9월 국민징용령에 의해 일본 오사카에 있는 히타치 조선소로 끌려갔다. 매일 8시간씩 방파제 보수공사를 했다. 고국으로 보내준다던 월급도 가족들은 받지 못한 상태였다. 그는 1945년 8월 일본이 패전하면서 밀항선을 타고서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지난 2014년 11월 이씨는 '휴일도 없이 매일 8시간 일본에서 일했지만, 집으로 보낸다던 급여는 받지 못했다'며 강제노역 등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앞서 1심은 이씨가 청구한 위자료 액수 1억2000만원 중 5000만원을 인정했다. 히타치조센 측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따라 손해배상청구권이 소멸했다며 항소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개인 청구권이 청구권협정으로 소멸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지난 2012년 5월 대법원 판결을 들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이씨 손해배상청구권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는 히타치조센 측 주장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씨가 소송을 제기할 때까지 이를 행사할 수 없는 객관적인 장애사유가 있었다"며 "기업 측이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며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채무 이행을 거절하는 것은 현저히 부당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씨가 강제징용돼 귀국까지 약 1년 정도 소요된 점, 일본의 침략전쟁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이씨를 불법적으로 징용하고 생명과 신체에 대한 아무런 보호조치 없이 원치도 않는 노역에 종사하게 한 불법성의 정도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2019-01-11 17:20:22법원이 일본 기업 히타치조센이 일제강점기 강제 징용된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고법 민사19부(고의영 부장판사)는 11일 강제징용 피해자 이모씨(96)가 히타치조센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히타치조센이 이씨에게 50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씨는 1944년 9월 국민징용령에 의해 일본 오사카에 있는 히타치 조선소로 끌려갔다. 매일 8시간씩 방파제 보수공사를 했다. 고국으로 보내준다던 월급도 가족들은 받지 못한 상태였다. 그는 1945년 8월 일본이 패전하면서 밀항선을 타고서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지난 2014년 11월 이씨는 '휴일도 없이 매일 8시간 일본에서 일했지만, 집으로 보낸다던 급여는 받지 못했다'며 강제노역 등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1심은 이씨가 청구한 위자료 액수 1억2000만원 중 5000만원을 인정했다. 히타치조센 측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따라 손해배상청구권이 소멸했다며 항소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개인 청구권이 청구권협정으로 소멸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지난 2012년 5월 대법원 판결을 들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이씨 손해배상청구권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는 히타치조센 측 주장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씨가 소송을 제기할 때까지 이를 행사할 수 없는 객관적인 장애사유가 있었다”며 “기업 측이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며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채무 이행을 거절하는 것은 현저히 부당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씨가 강제징용돼 귀국까지 약 1년 정도 소요된 점, 일본의 침략전쟁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이씨를 불법적으로 징용하고 생명과 신체에 대한 아무런 보호조치 없이 원치도 않는 노역에 종사하게 한 불법성의 정도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2019-01-11 16:06:28한국 넥스트미디어 그룹의 조희준 회장과 일본 히다치 맥셀사의 사토 토리 회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본사 사옥 12층에서 합작투자 조인식이 끝난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넥스트미디어그룹을 아시아 최대의 종합멀티미디어회사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 히다치 맥셀의 규모와 투자 방식은? ▲사토 회장=히다치 맥셀은 자본금이 16억2000만달러(1조8000억원)로 지난해 17억2700만달러의 매출에 2100만달러의 흑자를 낸 업체다.우선 7월13일까지 1차로 35억엔(380억원)이 투입된다.이는 총지분의 15%에 해당하는데 단계적인 방향으로 1년내에 34%(70억엔)까지 투자하기로 했다. ― 합작투자 기획 시점과 일본기업 선정 경위는? ▲조회장=파이낸셜뉴스 창간작업을 하면서 구상해왔다.파이낸셜뉴스의 자금,판매부수 등 구체적인 전략을 짤 때 해외자본 유치와 자금규모 등을 함께 계획했고 대상기업을 물색하던중 일본의 아크시스 증권사의 주선으로 계약이 전격 이뤄진 것이다. ― 아시아 시장에 공동진출키로 했는데? ▲사토회장=넥스트미디어그룹과 함께 일본은 물론 중국,홍콩,싱가포르,대만,태국 등 아시아 주요국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이를 통해 넥스트미디어 그룹을 아시아를 대표하는 종합 멀티미디어 업체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그러나 해당 국가와의 구체적인 접촉은 아직 없었다. ― 합작투자 이후 넥스트미디어그룹의 향후 계획은? ▲조회장=인공위성을 포함한 온,오프라인상의 첨단 멀티미디어 사업,해외기업과의 합작투자등 확실한 수익모델을 제시해 4∼5년 내에 새로운 미디어를 출현시키겠다.아시아의 주도권을 갖추게 될 것이다.회사명을 ‘넥스트미디어’라고 정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 넥스트미디어그룹의 새로운 사업은? ▲조회장=이번 합작을 계기로 기존 신문,방송 사업 등은 기본이고 차세대 ‘기록 미디어’를 이용한 소비자 상품을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오는 9월쯤이면 소비자들이 어떤 상품인지 구체적으로 알게될 것이다. / msk@fnnews.com 민석기
2000-06-30 04:43:31히타치 맥셀은 히다치제작소가 지분의 51%를 소유한 세계 굴지의 미디어기기 전문업체로 특히 차세대 전지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아시아 미디어 시장은 앞으로 TV,인쇄매체뿐만 아니라 위성방송과 차세대 미디어 등 성장가능성이 무궁무진합니다. 넥스트미디어그룹은 각종 미디어부문에서 고급회원을 다수 확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터넷사업,케이블TV,신문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결집된 힘을 발휘하고 있어 아시아 미디어 시장에 공동진출하는데 가장 적합한 사업파트너로 판단했습니다. 미디어사업 진출을 모색하던 중 넥스트미디어그룹을 만난 것은 저희 히타치 맥셀사에도 크나 큰 기회가 될 것입니다. 특히 조희준 회장의 젊음과 열정,아시아 미디어시장에 대한 비전 등에 큰 신뢰를 느껴 2개월이란 짧은 기간에 투자를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양 사의 합작은 아시아 멀티미디어 시장에서 새로운 차세대 선두주자가 탄생한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조회장과 넥스트미디어그룹의 이상을 현실로 만드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 jgkang@fnnews.com 강종구
2000-06-30 04:43:31일본 히다치 맥셀사와 넥스트미디어그룹이 손을 잡은 것은 국내 종합미디어 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처음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국내 지식산업과 미디어 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한단계 끌어올리는 중요한 전기가 마련됐다. 특히 일본 대중문화에 대한 국내시장 개방이 확대되고 있는 시점에서 일본기업의 투자가 전격적으로 이뤄짐에 따라 앞으로 일본기업의 국내 미디어시장 진출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넥스트미디어그룹은 우선 이번 합작을 통해 아시아 미디어 시장에서의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자본만도 1조원이 넘는 세계 굴지의 정보통신 기기업체인 히다치 맥셀사가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시장에 뻗어있는 거미줄같은 해외망을 적극 활용해 넥스트미디어그룹의 진출을 적극 돕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양사는 사업영역 포커스를 일본은 물론 중국,홍콩,싱가포르, 태국,대만 등 아시아 주요국에 맞추고 있다.단계적으로 확대해 넥스트미디어그룹을 아시아를 대표하는 종합멀티미디어 업체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이렇게 되면 국내 미디어 시장은 지각변동이 불가피해지고 ‘글로벌리제이션’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환경으로 바뀌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일본 거대자본의 국내 미디어 시장 유입이 러시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일본 대중문화가 지난 98년부터 3차에 걸쳐 개방되면서 일본의 국내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기업의 첫 투자가 대규모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앞으로 일본 등 해외국가의 자본이 국내 미디어시장으로 속속 유입될 경우 신문,방송,인터넷,정보기술(IT) 등을 망라하는 지식산업이 뉴 패러다임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 msk@fnnews.com 민석기
2000-06-30 04:43:31넥스트미디어 홀딩스에 흔쾌히 투자를 결정해 준 히타치 맥셀과 사토 회장에게 감사 드립니다. 2개월이란 짧은 기간안에 저와 저희 회사의 비전을 보고 대규모 투자결정의 용단을 내린 것은 사토 회장이 아니면 불가능한 것입니다. 맥셀사와의 합작은 단순한 외자유치 차원을 넘어 양사의 ‘결혼’을 의미하는 것입니다.두 회사는 이번 자본제휴를 시발로 모든 분야에서 긴밀히 협조해 나갈 것입니다. 넥스트미디어그룹은 인터넷, TV, 신문 등 다양한 미디어사업을 통해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습니다.특히 인터넷을 위시한 정보통신과 미디어분야에서 구축한 방대한 지적재산을 토대로 새로운 콘텐츠 개발을 통한 비즈니스모델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이번 합작은 넥스트미디어의 노하우와 히타치 맥셀의 기술력의 결합을 뜻하는 것으로 아시아 미디어시장 제패의 발판이 될 것입니다. 특히 인쇄매체, TV, 위성방송에 이어 앞으로 2∼3년내 출현할 것으로 예상되는 차세대 미디어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 jgkang@fnnews.com 강종구
2000-06-30 04:43:31[파이낸셜뉴스] 팬스타그룹은 증가하는 여행객 편의를 위해 오는 10월 1일부터 부산과 일본 대마도를 오가는 고속선 팬스타쓰시마링크호를 증편 운항한다고 5일 밝혔다. 팬스타쓰시마링크호는 현재 월~금요일에 매일 1회,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2회 왕복 운항하고 있다. 이번 증편으로 목요일에는 부산에서 대마도 히타카츠로 가는 배편이 기존 오전 8시40분에 더해 낮 12시40분에 1항차 더 생긴다. 금요일에는 대마도 히타카츠에서 출발하는 귀국편이 기존 오후 4시30분 외에 낮 12시40분에 1항차 더 운항한다. 이번 증편에 따라 10월부터는 목·금요일에도 2회 왕복 운항을 하게 돼 승객들이 주말을 이용해 더 여유있는 일정으로 대마도 여행을 즐길 수 있게 됐다. 팬스타쓰시마링크호는 현재 주 9회 왕복에서 11회 왕복으로 운항횟수를 늘리면 월 3만7000여명, 연간 40만명 수송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와 함께 현재 화·목요일에 히타카츠를 경유해 이즈하라까지 가는 항차는 10월부터 월·수요일로 변경된다. 팬스타그룹은 2023년 2월 25일 부산~히타카츠 항로에 팬스타쓰시마링크호를 취항한 이후 약 25만명을 수송했으며, 고속선 최초로 인터넷 면세점을 운영하고 무인발권기를 설치하는 등 승객편의 제고를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부산~대마도 항로는 코로나19 이전에 연간 40만명 이상 이용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여객선 운항이 끊겼다가 2023년 2월 운항을 재개했다. 팬스타그룹 관계자는 “이번 증편으로 더 많은 대마도 여행 상품이 생겨 승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여행 패턴도 다양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승객 편의 제고를 위해 다양한 운항 스케쥴과 서비스를 개발하겠다”라고 말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2024-09-09 10:32:31[파이낸셜뉴스] 10호 태풍 산산이 일본에 상륙하면서 세력이 조금씩 약화되고 있으나, 느린 진행속도로 인해 폭우 피해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일본의 기상 예보 업체인 웨더맵은 “태풍 10호(산산)가 규슈를 횡단 중이다. 9월 2일께 걸쳐 서일본을 동진하며 느리게 움직여 장기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일본 서부와 동부에 걸쳐 선상 강수대 발생이 우려된다”라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역시 산산이 느린 속도로 일본 열도를 따라 북북동 방향으로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일본 서부를 중심으로 강한 바람과 비가 장시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30일 일본 서부, 동부에 걸쳐 국지적 호우를 유발하는 선상 강수대가 대거 발생해 산사태 등 재해 위험이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오전 4시 기준 산산은 규슈 오이타현 히타시 부근을 지나고 있으며 느리게 북동쪽으로 이동 중이다. 중심 기압은 992hPa(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은 초속 23m, 순간 최대 풍속은 초속 35m다. 전날 오후 4시 기준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은 초속 35m, 순간 최대 풍속은 초속 50m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세력이 천천히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기상청도 가고시마현 등에 내린 폭풍, 파도, 해일 '특별 경보'를 '경보'나 '주의보'로 전환했다. 그러나 세력이 약화했다고 해서 문제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TV 아사히는 29일 기상예보에서 “가고시마현 상륙 이후 세력이 약해지고 있으며 지금으로선 ‘강한 태풍’은 아니다. 그러나 이틀에 걸친 진행속도를 볼 때 장기간 영향이 우려된다”라며 “태풍의 세력이 약해진다는 것은 비구름이 아닌 풍속을 의미한다”라고 전했다. 또한 “9월 1일의 예보를 보면 산산이 거의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태풍이 한 자리에 머무른다는 것은 습한 공기가 계속 유입된다는 뜻이며 폭우에 경계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웨더맵 역시 “일본 서부와 동부 일대에 31일에 걸쳐 번개를 동반한 매우 심한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보이며 선상 강수대가 발생하면 국지적으로 강수량이 더 증가할 수 있다”라고 경계를 촉구했다. 한편 NHK의 집계에 따르면 이번 태풍 산산으로 인해 30일 0시 기준 4명이 사망하고 94명 부상을 당했으며 1명이 실종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앞서 규슈 지역 주민 225만명에 이어 시즈오카 아타미시 전역 주민 3만5000여 명에게도 피난 지시가 내려졌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08-30 08:2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