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양·서울=공동기자단 정용부 기자】 '한반도의 화약고' 서해에서 적대행위를 중단하는 완충수역 합의에서 우리 측이 북측보다 훨씬 많은 면적을 양보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완충수역의 남북 길이를 80㎞로 발표했지만, 확인 결과 135㎞인 것으로 나타나 혼선도 빚었다. 20일 남북이 채택한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에 따르면 완충수역은 '서해 남측 덕적도 이북으로부터 북측 초도 이남까지의 수역'이다. 남북은 완충수역에서 포사격 및 해상기동훈련을 중지하기로 했다. 정부는 서해 완충수역의 남북거리는 북방한계선(NLL) 기준 각각 40㎞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서해 완충수역 남쪽 끝 덕적도에서부터 NLL까지 약 85㎞, 다시 NLL에서 북측 초도까지 거리가 50여㎞로 총 135㎞로 나타났다. 이에 국방부 측은 "덕적도와 초도까지의 직선거리는 80㎞가 아닌 게 맞다"며 "당초 해설자료를 내면서 ㎞에 대해 오기가 있었던 점에 대해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정부의 잘못된 수치 발표도 문제이지만, 완충수역의 해상 면적이 우리 측이 북측보다 커 NLL이 아닌 북측 기준을 수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실제 NLL은 서쪽으로 갈수록 우리 측 면적이 넓어져 그 넓이가 한눈에 보기에도 우리 측이 더 크다.국방부 당국자는 "바다라는 건 누군가가 점령하는 측면에서 보면 안되고, 사용이나 통과의 의미로 봐야 한다"며 "이번 합의는 상호 발생하는 오인이나 유혈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합의"라고 말했다. 면적에 대해 등가적 비교보다 남과 북이 서로 대치 중인 무기들의 사용 여부와 앞으로 충돌 사태를 예방했다는 점이 더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demiana@fnnews.com
2018-09-20 18:42:42[파이낸셜뉴스] 북한이 2일 동해상으로 중거리급 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이 2일 오전 6시53경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IRBM으로 추정되는 비행체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어 합참은 북한의 미사일은 600여km를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올해 들어 13번째 무력도발이며, 지난달 18일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여러 발을 발사한 이후 보름 만이다.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Intermediate-Range Ballistic Missile)은 통상 사거리 3000~5500km급인 탄도미사일을 말한다. 합참은 우리 군은 北 미사일 발사 시 즉각 포착해 추적·감시하였으며, 미·일측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하였고, 세부 제원은 종합적으로 분석 중에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합참은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명백한 도발행위로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합참은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동향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군은 미·일측과 공조하에 이날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의 비행거리와 고도, 속도 등 정확한 제원을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 8일 앞두고 자신들에 유리한 정치지형 조성 노린 도발 일본 매체들도 이 탄도미사일의 비행시간은 15분가량으로 추정되며, 이날 오전 7시11분쯤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밖에 낙하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NHK는 일본 방위성을 인용해 북한 미사일의 최고고도는 100㎞, 비행거리는 650㎞ 이상으로, 동해상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에 낙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 재개는 4·10 총선을 8일 앞둔 시점이다. 북한이 남한 내 정치지형이 자신들에게 유리해지도록 무력 도발에 나선 것으로 신형 고체연료 기반 엔진을 탑재한 시험 발사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이번 IRBM 도발은 "극초음속 무기를 탑재해 시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북한 미사일의 비행속도는 극초음속(음속의 5배, 시속 6천120km 이상) 무기로 추정할 수 있을 정도로 빨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월 18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인민군 서부지구 포병부대에서 남한 전역을 타격권으로 두는 600㎜ 초대형방사포의 사격훈련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한미 정보당국이 'KN-25' 단거리탄도미사일(SRBM)로 지칭하는 이 방사포에 전술 핵탄두를 장착해 목표상공에서 공중폭발 하는 모의시험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유사시 핵탄두의 폭발 효율을 극대화해 사용하겠다는 노골적 핵 강압으로 평가됐다. 북한은 바로 다음날인 3월 19일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신형 무기체계 개발 일정에 따라 신형 중장거리 극초음속 미사일용 다단계 고체연료엔진 지상분출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월 15일에도 평양 일대에서 고체연료 추진체계를 적용한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유엔서 러시아 대북제재 거부권 행사후 北 화답 성격...적시적 보완 나서야 국제 외교·안보 전문가는 이번 도발은 다른 도발처럼 김정은이 2024년을 전쟁준비의 해로 규정한 후 그 후속 조치를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흐름의 성격이 있으며, 유엔 차원의 대북제재 결의에 대해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에 대한 북한의 화답이자 북·러 공조 성격이 짙다고 분석했다. 반길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은 본지에 "이번 탄도미사일 도발은 그 시점상 남다른 의미도 더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반 센터장은 이번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 시점에 대해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행사하여 대북제재 전문가 패널을 무력화시킨 이후라는 점에서 그 영향의 심대함이 더 크다는 점을 주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엔 차원의 대북제재 결의에 대해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는 유엔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리스크를 감수하더라고 북한을 돕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며 "러시아가 북한을 등에 업고 유엔을 무력화하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나아가 국제질서를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변경하려는 전략적 포석의 일환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전폭적인 지지에 화답하는 성격이라고 볼 수 있다"며 "러시아가 대북제재라는 국제규칙을 무력화시켜 준 만큼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해당되는 탄도미사일도 이제는 별다른 구속 없이 발사할 수 있는 기회의 창이 열렸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진단했다. 러시아의 대북제재 전문가 패널 무력화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통한 유엔 안보리 결의 무력화는 일종의 한 쌍이라는 게 반 센터장의 견해다. 반 센터장은 "구속력 있는 유엔 안보리 결의마저 이처럼 무력화되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하면 규칙기반 국제질서는 와해되는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따라서 한·미·일 안보협의체와 G7, 유사입장국 협의체 등 대체 수단의 완성도를 높여서 이를 적시적으로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4-02 09:08:19[파이낸셜뉴스] 북한군이 7일에도 서해 연평도 북방에서 사격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군의 서북도서 인근 포 사격은 지난 5일 이후 연속 사흘째다. 이날 합동참모본부는 "북한군이 오후 4시경부터 5시10분까지 연평도 북방에서 90여 발 이상의 사격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이날 합참은 '북한의 적대행위 중지구역내 포병사격에 대한 우리 군의 입장' 발표를 통해 "북한의 계속되는 적대행위 중지구역 내 포병사격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로서 엄중 경고하며,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합참은 "오늘 김여정이 발표한 담화문은 코미디 같은 저급한 선동으로 대군신뢰를 훼손하고 남남갈등을 일으키려는 북한의 상투적인 수법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북한은 이날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를 통해 지난 6일 연평도 북서방 지역에서 단행한 것으로 파악된 포사격은 우리 군을 속이기 위한 '기만작전'이었다며 실제 포탄이 아닌 '발파용 폭약'을 터뜨린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부부장은 "어제 우리는 130㎜ 해안포의 포성을 모의한 발파용 폭약을 60회 터뜨렸다"며 "허세와 객기를 부려대는 대한민국 군부깡패들의 실지 탐지능력을 떠보고 불 보듯 뻔한 억지주장을 펼 놈들에게 개망신을 주기 위해 기만작전을 진행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군이 "폭약 터지는 소리를 포성으로 오판하고 포사격 도발로 억측하며 뻔뻔스럽게 탄착점까지 서해 '북방한계선'(NLL) 북쪽 해상 완충구역에 떨어졌다는 거짓을 꾸며댔다"라며 "우리 군대는 해당 수역에 단 한 발의 포탄도 날려 보내지 않았으며 대한민국 군부깡패들이 우리가 던진 미끼를 덥석 받아 물었다"라고 조롱했다. 이에 대해 합참은 "오늘 김여정이 발표한 담화문은 코미디 같은 저급한 선동으로 대군신뢰를 훼손하고 남남갈등을 일으키려는 북한의 상투적인 수법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은 총선을 앞두고 예상되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만반의 군사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적이 도발 시에는 '즉·강·끝' 원칙에 따라 압도적이고 단호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 5~6일에도 서해 접경지에서 각각 200발과 60여발 이상의 포사격을 실시했다. 이 가운데 5일 북한군이 발사힌 포탄은 대부분 해상 완충구역에 낙하했지만 NLL 이북 7㎞까지 근접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군사적 위협을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전날 북한군이 쏜 60여발은 연평도 북서방 개머리 진지에서 방사포와 야포 위주 사격으로 이 중 일부는 서해 NLL 이북 해상 완충구역에 낙하했다. 9·19 남북군사합의로 사격 및 기동 훈련이 금지된 해상 완충구역에 북한군 포탄이 낙하한 것은 2022년 12월 이후 1년 1개월 만이었다. 우리 군도 5일엔 K-9 자주포 등을 동원해 북한의 도발의 2배인 400여발의 대응 사격을 실시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1-07 19:13:41[파이낸셜뉴스] 김명수 제44대 합동참모의장 후보자(해군 대장·해사 43기)는 14일 '9·19남북군사합의' 때문에 "우리 군의 정보감시능력 훼손, 교육훈련 제한, 군사 활동 위축 등 군사적으로 제한 사항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15일로 예정된 국회 국방위원회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서에서 "군사적 제한사항이 없는 게 군사대비태세 유지와 작전수행에 유리하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의 이번 답변서 내용은 사실상 '9·19합의의 효력 정지가 필요하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北 무인기 침투, 다량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9·19합의의 목적·취지에 반해... 이어 "9·19합의로 북한 선박의 북방한계선(NLL) 침범 등이 특정기간 중 한시적·제한적으로 감소했으나, 근본적인 북한의 위협·도발이 지속 강화되는 상황에서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작년 (북한의) 무인기 침투는 9·19합의를 명백하게 위반한 사안"이라며 "올해 북한은 다량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해왔다. 이런 행위는 9·19합의에 명문화돼 있지만 않지만, 일체의 상호 적대행위를 중지하기로 한 9·19합의의 목적·취지에 반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김 후보자는 "한반도 통일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김정은 정권과 북한군"이라며 "북한은 주민들을 위해서라도 핵을 포기하고 비핵화의 길로 나오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고도화되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안보협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다만 그는 "한반도 유사시 일본 자위대의 참전은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나 정해진 절차 준수 등 종합적인 고려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김 후보자는 특히 독도 근해에서 실시하는 "'동해영토수호훈련'은 우리 영토 주권문제와 직결된 정례훈련으로 훈련목적과 목표에 따라 지속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2018년 12월과 이듬해 1월 각각 동해와 남해에서 발생한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의 우리 해군함 근접 위협 비행사건과 관련해선 "일본이 다시 해상초계기 도발을 자행한다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지난달 북한 주민 4명이 소형 목선을 타고 우리 측 해역으로 귀순하는 과정에서 군의 '경계 실패'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선 "정상적으로 실시된 성공적인 작전"이라고 거듭 반박했다. 그는 "해군과 육군은 (당일) 오전 4시쯤부터 유기적으로 상황을 공유했다"며 "해군은 경비함과 해상초계기를 이용해 소형표적 탐색을 강화하고, 육군 해안경계부대는 다양한 상황 발생을 고려해 대비태세를 강화한 가운데 해안감시레이더 책임감시구역 내에 (북한 목선이) 진입했을 때부터 추적·감시하는 등 필요한 작전적 조치를 정상적으로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통합방위작전체계도 정상적으로 가동된 작전이었다"고 평가했다. 김 후보자는 "군 내 여성인력 확대가 필요하다. 특히 미래 기술집약형 군 구조 하에선 여군이 다양한 분야에서 크게 기여할 수 있다"면서도 여성 징병제 도입에 대해선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김 후보자는 합동특수전사령부 창설 문제에 관해선 "각 군 특수작전부대가 서로 다른 작전환경에서의 고유한 임무와 특성을 고려해 발전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9.19 남북군사합의, 애초부터 비례성 원칙에서 남측에 불리 논란 커 한편 '9.19 남북군사합의서’(공식명 '판문점선언 군사분야 이행합의서')는 지난 2018년 9월 19일 평양에서 개최한 정상회담을 계기로 채택한 '평양공동선언'의 부속 합의서로써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켜보는 앞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노광철 북한 인민무력상이 서명함으로써 이뤄졌다. 지난 2018년 9월 18~20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 3차 정상회담'을 북한에선 '제5차 북남수뇌상봉'이라고 부른다. 당시 미 트럼프 대통령이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의 방북을 직권으로 취소하면서 북·미 간 협상에 이상기류가 감지된 위기 상황에서 2018년 9월 5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단장으로 한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 특사단을 북한에 파견하고 당일로 돌아와 사흘 후인 9월 8일 미국으로 건너갔고 "김정은이 트럼프에 대해 여전히 신뢰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에 비핵화를 실현하겠다"는 메시지를 미국 측에 전달하는 중재를 시도하면서 북미대화를 극적으로 복구한 상황이었다. 9.19 남북군사합의는 기본적으로 접적지역에서의 군사적 우발 충돌 방지가 목적이며 일체의 상호 적대행위를 중지하기로 합의한 취지로 군사분계선(MDL, Military Demarcation Line)을 기준으로 비행금지구역, 포병사격 및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 금지구역, (해상)완충수역 등을 설정했다. 5개 분야 20개 항으로 된 주요 내용은 △비무장지대(DMZ)에서 남북으로 10~40㎞ 이내 비행금지구역 설정 및 공중정찰 금지 △북방한계선(NLL) 일대에서 서해 135㎞, 동해 80㎞ 구간 완충수역 설정, 해안포·함포 사격과 해상 기동훈련 중단 △감시초소(GP) 11곳씩 시범 철수 △군사분계선 5㎞ 이내 포 사격 훈련과 연대급 이상 야외 기동훈련 중단 등이다. 하지만 9·19 합의는 애초부터 비례성 원칙에서 남측에 불리해 군사전문가들의 논란과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합의서 내에는 북한의 핵 개발 프로그램이나 미사일 개발 제한과 폐기 등에 관해 명시적으로 다루지는 않았으며 합의 위반시 재발방지 대책이 포함되지 않아 한반도 평화에 기여한다는 당시 정부의 설명과 달리 유명무실한 합의란 비판이 일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3-11-14 16:24:39필리핀 어민들이 대대로 자기네 앞바다로 여기고 고기를 잡던 필리핀 근해에서 최근 중국과 영유권 분쟁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 최남단 하이난에서 약 1000㎞나 떨어져 있는 남중국해 세컨드 토마스 암초가 바로 그곳이다. 국제법상 엄연히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속하지만 이제 필리핀 어선들이 함부로 접근하기 힘든 곳이 되었다. 중국 해경선과 해상 민병대 어선들이 떼를 지어 근처 해역에 상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중국해 구단선 주장에 국제법적 근거가 없다는 국제상설재판소(PCA) 결정을 중국이 무시한 지는 오래다. 이미 남중국해 핵심지역인 스프래틀리 군도의 일곱 개 암초를 매립해 군사기지를 구축한 중국은 최근 세컨드 토마스 암초에서 필리핀을 완전히 몰아내려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난 8월 초에는 필리핀 해경선을 물대포로 공격한 바 있고, 지난달 22일에는 급기야 필리핀 보급선을 가로막고 직접 충돌하기까지 했다. 과거 해경과 민병대 어선만으로 '회색지대 전략'을 구사하던 중국은 이제 노골적으로 해군과 공군 전력을 직접 동원한다. 중국 정부의 허락 없이는 누구도 '자국 영해'에 들어올 수 없다고 공개적으로 엄포를 놓고 있다. 얼마 전 남중국해에 진입한 미국 함정과 군용기에 근접해서 위협비행을 하는 등 우발적인 군사충돌 가능성도 한층 커졌다. 이러한 중국의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변경' 행위는 필리핀 근해에서만이 아니라 남중국해 전역에서 현재 진행형이다. 남중국해는 우리에겐 에너지 수입과 수출입 물자 수송을 위한 핵심 해상교통로이다. 하지만 앞으로 남중국해를 통한 우리 에너지 수입과 수출입 물자 수송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국제사회가 이런 중국의 현상변경 행위를 계속 용인한다면 중국 정부 허락 없이는 남중국해에서 선박들의 항행의 자유가 불가능해지는 날이 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남중국해 문제에 어떻게 대응해 왔나. 최근까지 한국은 남중국해 문제에 외교적으로 침묵하는 소위 '조용한 외교'를 해 왔다.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중 갈등에 연루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지만 사실상 중국 눈치를 본 것이다. 중국의 국제법 위반행위를 우리와 상관없는 '남의 일'로 치부하고 방관자적 태도로 일관해 왔다. 다행히 최근 한국의 남중국해 '침묵외교'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지난 8월 초 필리핀 주재 한국대사관이 SNS를 통해 중국 해경의 물대포 공격에 대해 공식적 우려 성명을 발표한 것이다. 8월 중순 개최된 캠프데이비드 한미일 공동성명은 한발 더 나아가 중국의 '위험하고 공세적 행위'에 대해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지난달 중국 해경의 충돌사건에 대해서도 우리 외교부는 더 분명한 어조로 입장 표명을 하기 시작했다. 남중국해 문제에 그동안의 침묵을 깬 것은 한국 외교의 의미 있는 중요한 진전이다. 한국이 동아시아 지역 안정과 평화에 핵심적인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침묵하면서 외교적 방기를 계속하는 것은 더 이상 곤란하다. 통상국가인 우리의 국익뿐만 아니라 국제해양법 질서 유지를 위해서도 더 이상 침묵하지 말아야 한다. 외교적 방관과 침묵은 사실상 중국의 행위를 용인하고 그 주장에 암묵적으로 동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국제법과 그에 따른 결정을 무시하는 중국의 태도가 남중국해에 국한되지 않고 이어도 문제, 한국의 방공식별구역 침범, 서해에서의 불법조업 등 한반도 주변 상황에도 점차 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유엔해양법(UNCLOS) 등 국제법 원칙 준수에 대한 한국의 단호한 입장 표명이 더욱 필요한 이유다. 앞으로도 국제법과 다자주의 원칙에 기초해 남중국해 관련 외교적 입장을 적극적으로 표명하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 국제법적 원칙에 근거해 단호하게 대응하는 것이 정석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우리의 국익과 외교적 입지를 확보하는 길이기도 하다. 최원기 국립외교원 교수
2023-11-09 18:19:23[파이낸셜뉴스] 합동참모본부는 30일 심야 시간인 오후 11시 40분경부터 11시 50분경까지 "북한이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각각 360여km를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으며, 한미 정보당국은 세부제원을 종합적으로 정밀 분석 중이다. 이날 합참은 '北 주장 우주발사체' 재발사에 연이은 탄도미사일 도발은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 행위이며,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임을 강력히 규탄하고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우리 군은 확고한 연합방위태세 하에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과 연합훈련을 철저히 시행하는 가운데, 북한의 의도와 추가 징후·활동을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기초로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북한의 모든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으로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도발로는 지난 24일 정찰위성 2차 발사 시도 후 1주일 만이며, 지난달 24일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한 이후로는 37일 만이다. 북한은 올 들어 북한 주장 우주발사체 발사를 포함해 지금까지 총 16차례의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것으로 집계된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지난 21일부터 이달 31일까지 진행 중인 한미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 훈련과 30일 美 B-1B 전략폭격기를 동원한 한·미 연합공중훈련에 대한 반발 차원으로 관측된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진행된 연합공중훈련은 우리 공군의 FA-50 전투기와 주한 미 공군 F-16 전투기 등이 참가했으며 UFS 중 야외기동훈련(FTX) '전사의 방패'(WS)의 일환으로 서해 상공에서 실시됐다. 핵투발 용도로 개발된 B-1B는 현재 핵무기는 탑재하지 않지만, 최대 57t의 무장을 장착할 수 있어 B-2(22t)나 B-52(31t) 등 다른 전략폭격기보다 월등한 무장량을 자랑한다. 북한은 B-1B가 한반도에 전개될 때마다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이날 탄도미사일 발사는 북한의 정권수립일인 9월 9일을 앞두고 2차 우주발사체 실패를 만회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의도로도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 2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기반의 북한 주장 2차 우주발사체를 발사했으나 3계단 비행 중 비상폭발 체계에 오류가 발생해 실패했다. 우리 해군은 지난 29일 "한·미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는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각국의 이지스 구축함을 동원해 해상 미사일 방어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한편 김정은은 해군절인 지난 28일 처음으로 남한을 '대한민국'이라고 지칭하면서 최근 미국에서 정상회의를 가진 한미일 정상들을 향해 '깡패 우두머리'라고 막말 비난했다. 북한 관영 선전매체 조선중앙통신은 29일 전날 북한 해군절을 맞아 해군사령부를 방문한 김정은이 축하연설에서 "미제는 최근 조선반도(한반도) 주변 수역에 핵전략장비들을 상시배치 수준으로 증강전개하는 한편 우리 주변 해역에서 추종세력들과의 합동 해상군사연습에 그 어느 때보다 열을 올리고 있다"며 "얼마전에는 미국과 일본,《대한민국》깡패우두머리들이 모여앉아 3자 사이의 각종 합동군사연습을 정기화한다는 것을 공표하고 그 실행에 착수하였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김정은의 막말 비난은 한미일 정상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의를 갖고 연합훈련 정례화 등에 합의한 것에 대한 대응과 경계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분석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3-08-31 01:25:52미국과 일본 정부가 북한의 우주발사체 발사 강행에 엄중 항의하고 유엔의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미국은 아직 외교채널이 막히지 않았다며 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美, 北 '탄도미사일 도발' 간주 미 백악관은 5월 30일(이하 현지시간) 홈페이지에 백악관 안전보장회의(NSC)의 애덤 호지 대변인 명의로 성명을 내고 북한의 도발을 규탄했다. 백악관은 "미국은 북한이 여러 건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여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발사 행위를 강력하게 비난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행위는 긴장을 유발하고 역내와 그 이상의 안보 상황을 불안정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북한이 주장하는 우주발사기술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프로그램과 직접 연관돼 있다"면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국가 안보팀은 미 동맹 및 파트너들과 긴밀한 연락을 통해 상황을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미국은 세계 모든 국가가 이번 발사를 규탄하고 북한이 진지한 협상을 위해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외교의 길이 여전히 열려 있다"며 "북한 정부는 도발적인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미국의 안보를 보장하고 한국과 일본 동맹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日, 긴급대피 명령, "엄중 항의" 일본에서 정부 대변인 역할을 하는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은 5월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의 우주발사체를 언급했다. 그는 "탄도미사일로 보이는 물체가 오전 6시35분께 서해 상공에서 소실돼 우주공간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히로카즈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중국 베이징 대사관 경로를 통해 북한에 엄중하게 항의했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 미사일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으로 날아오지 않았다"며 "자위대는 파괴조치 명령을 시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은 북한의 인공위성이나 잔해물 등이 일본에 낙하할 경우 요격할 수 있는 '파괴조치 명령'을 일본 자위대에 발령했다. 일본 정부는 5월 31일 오전에 발사가 확인되자 남쪽 오키나와현 주민들에게 긴급대피 명령을 내렸다가 약 30분 만에 해제했다.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곧장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어 이번 사태를 논의했다. ■유엔, "안보리 결의에 반하는 것"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5월 30일 발사체 발사 직전에 성명을 내고 북한의 위성발사 예고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북한에 지속가능한 평화와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비핵화를 향한 외교적 노력을 재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어떠한 발사도 관련 안보리 결의에 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뒤자리크는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의 위성발사가 안보리 결의 위반이냐는 질문에 "분명히 그럴 것"이라면서 "무슨 일이 발생하는지 지켜보고 더 강한 코멘트를 내놓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05-31 18:24:07[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일본 정부가 북한의 우주 발사체 발사 강행에 엄중 항의하고 유엔의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미국은 아직 외교 채널이 막히지 않았다며 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美, 北 위성 발사 '탄도미사일 도발' 간주 미 백악관은 5월 30일(이하 현지시간) 홈페이지에 백악관 안전보장회의(NSC)의 애덤 호지 대변인 명의로 성명을 내고 북한의 도발을 규탄했다. 백악관은 “미국은 북한이 여러건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여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발사 행위를 강력하게 비난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행위는 긴장을 유발하고 역내와 그 이상의 안보 상황을 불안정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북한이 주장하는 우주 발사 기술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프로그램과 직접 연관돼 있다”면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국가 안보팀은 미 동맹 및 파트너들과 긴밀한 연락을 통해 상황을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미국은 세계 모든 국가가 이번 발사를 규탄하고 북한이 진지한 협상을 위해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외교의 길이 여전히 열려 있다”며 “북한 정부는 도발적인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미국의 안보를 보장하고 한국과 일본 동맹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日, 긴급 대표 명령, "엄중 항의" 일본에서 정부 대변인 역할을 하는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은 5월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의 우주 발사체를 언급했다. 그는 "탄도미사일로 보이는 물체가 오전 6시 35분께 서해 상공에서 소실돼 우주공간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히로카즈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중국 베이징 대사관 경로를 통해 북한에 엄중하게 항의했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 미사일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으로 날아오지 않았다"며 "자위대는 파괴조치 명령을 시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은 북한의 인공위성이나 잔해물 등이 일본에 낙하할 경우 요격할 수 있는 '파괴조치 명령'을 일본 자위대에 발령했다. 일본 정부는 5월 31일 오전에 발사가 확인되자 남쪽 오키나와현 주민들이게 긴급 대피 명령을 내렸다가 약 30분 만에 해제했다.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곧장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어 이번 사태를 논의했다. UN, "안보리 결의에 반하는 것"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5월 30일 발사체 발사 직전에 성명을 내고 북한의 위성 발사 예고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북한에 지속가능한 평화와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비핵화를 향한 외교적 노력을 재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어떠한 발사도 관련 안보리 결의에 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뒤자리크는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의 위성 발사가 안보리 결의 위반이냐는 질문에 "분명히 그럴 것"이라면서 "무슨 일이 발생하는지 지켜보고 더 강한 코멘트를 내놓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편 서방 외신들도 이번 발사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AFP 통신 등 주요 통신사들은 북한의 우주 발사체 발사 소식과 함께 오키나와현의 미사일 경보 시스템이 가동됐다고 전했다. 미 CNN은 서울에 경계 경보가 발령되었으며 이후 문자 메시지로 오발령이라는 통보가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서울에서 경계 경보 오발령 소동이 있었다고 전했다. 범아랍 방송인 알자지라방송은 서울 시내에 공습 사이렌이 울려 퍼졌다며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경보가 발령됐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05-31 09:58:10[파이낸셜뉴스] 지난 2018년 9월 19일 평양공동선언의 부속 합의서로서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켜보는 앞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노광철 북한 인민무력상은 '9.19 남북군사합의서’(공식명 '판문점선언 군사분야 이행합의서')에 서명했다. 이 같은 합의 체결은 같은해 11월 1일부터 시행됐다. 9·19 군사합의 체결은 이번 3월 19일부로 4년 6개월을 맞았다. 그 배경과 군사적 측면에서 조망해 보고자 한다. 지난 2018년 9월 18~20일 평양에서 '남북 3차 정상회담'이 열렸다. 북한에선 '제5차 북남수뇌상봉'이라고 부른다. 평양공동선언(공식명 '9월 평양공동선언' Pyongyang Joint Declaration of September)은 이 기간인 19일 평양에서 체결한 당시 문대통령과 김정은의 남북정상회담의 결과 발표다. 문 대통령은 이미 2018년 4월 27일 총 12시간에 걸쳐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제1차 남북정상회담 때 김정은과 함께 잠시 판문점의 콘크리트 경계석을 넘나든 연출과 같은 해 5월 26일 제2차 남북정상회담 때 UN 관리지역인 판문점 내 북측 통일각에서 2시간가량 회담할 때 방북했지만 평양에서 열린 남북 3차 정상회담은 그 상징성이 달랐다. ■남북 군사합의 ‘태생적 한계’ 당시 미 트럼프 대통령이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의 방북을 직권으로 취소하면서 북·미 간 협상에 이상기류가 감지된 위기 상황에서 2018년 9월 5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단장으로 한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 특사단을 북한에 파견하고 당일로 돌아와 사흘 후인 9월 8일 미국으로 건너갔고 "김정은이 트럼프에 대해 여전히 신뢰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에 비핵화를 실현하겠다"는 메시지를 미국 측에 전달하는 중재를 시도하면서 북미대화를 극적으로 복구한 상황이었다. 또 한 번 북·미 간의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중재자 역할을 하고자 문 정부는 평양 남북정상회담의 세부일정을 조율해 평양서 남북정상회담을 갖기로 확정한 것이다. 한반도는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을 통한 비핵화 실현 등 새로운 남북관계의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증폭됐다. 탈냉전 이후 미·중 대립 구도가 형성되면서 신냉전 기류 속에서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보딜레마를 해소해 나가는 과정에서 상당히 유의미한 접근법이라며 한반도 문제의 관련 당사국들이 상호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국가정체성과 이익’을 새롭게 구성한다면 현재의 신냉전적구조를 평화체제로 변화시켜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됐다. 그러면서 ‘핵무기와 전쟁위험, 적대관계가 없는 한반도’를 만들고 남북관계 발전의 새로운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역사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고 들떠 있었다. 하지만 당시에도 깨어있는 군사외교 안보 전문가 일각에선 합의서 내에는 북한의 핵 개발 프로그램이나 미사일 개발 제한과 폐기 등에 관해 명시적으로 다루지는 않았으며 합의 위반시 재발방지 대책이 포함되지 않아 한반도 평화에 기여한다는 당시 정부의 설명과 달리 유명무실한 합의란 비판이 일었다. ■尹대통령 "영토 침범땐 효력정지" 검토 지시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1월 4일 국가안보실·국방부·합동참모본부·국방과학연구소로부터 무인기 대응 전략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북한이 다시 우리 영토를 침범하는 도발을 일으키면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연내 스텔스 무인기 생산, 드론 킬러, 드론 체계도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사실상 무의미해진 9·19 남북군사합의가 4년 3개월 만에 존폐의 갈림길에 서게 된 것이다. 그간 북한의 숱한 도발과 위반에도 군사합의를 남북이 함께 지킬 때 의미가 있다며 준수를 촉구하고 신중한 입장을 취해왔으나 무인기 영공 침범으로 선을 크게 넘어섰다는 정부의 판단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2022년 12월 26일 소형 무인기 5대를 군사분계선(MDL) 이남으로 침투시킴으로써 또다시 9·19 군사합의를 위반했다. 우리 군은 9·19 합의를 의식해 무인기가 휴전선을 넘어오는 것을 뻔히 알고서도 총탄이 북한으로 넘어갈까 봐 혹은 지상의 시민들에게 낙탄 피해를 이유로 격추에 나서지 않았다. 전문가 일각에선 북한이 무인기에 소형미사일이나 북한이 자랑하는 화학·생물학 무기를 달고 살포했다면 서울 시민은 물론 군 통수권자가 있는 용산대통령실도 크게 위협받을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을 연출할 수 있었다는 분석과 우려를 내놓기도 했다. 지난 5년간 제한된 훈련과 군의 수동적 자세가 체질화된 결과이며 9·19 군사합의가 초래한 심각한 후유증으로 평가된다. ■한국 공중감시 축소 등 전략적 이점 상실 9.19 남북군사합의는 기본적으로 접적지역에서의 군사적 우발 충돌 방지가 목적이며 군사분계선(MDL, Military Demarcation Line)을 기준으로 비행금지구역, 포병사격 및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 금지구역, (해상)완충수역 등을 설정했다. 5개 분야 20개 항으로 된 주요 내용은 △비무장지대(DMZ)에서 남북으로 10~40㎞ 이내 비행금지구역 설정 및 공중정찰 금지 △북방한계선(NLL) 일대에서 서해 135㎞, 동해 80㎞ 구간 완충수역 설정, 해안포·함포 사격과 해상 기동훈련 중단 △감시초소(GP) 11곳씩 시범 철수 △군사분계선 5㎞ 이내 포 사격 훈련과 연대급 이상 야외 기동훈련 중단 등이다. 하지만 9·19 합의는 애초부터 비례성 원칙에서 남측에 불리해 논란이 컸다. 한국군이 군사합의에 얽매이다 보니 실전과 같은 훈련을 도외시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받고 있다. 완충수역은 서해의 경우 남측 덕적도~북측 초도 사이 수역, 동해는 남측 속초~북측 통천 사이다. 남북은 이곳에서 포사격 및 해상 기동훈련을 중지하고, 해안포와 함포의 포구 포신 덮개 설치 및 포문 폐쇄 조치를 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언론보도를 통해 서해 남측 덕적도와 북측 초도 사이 거리가 80㎞가 아닌 135㎞라는 지적이 제기되자 국방부는 서해상의 완충수역의 길이가 80㎞가 아닌 135㎞라고 정정했다. 이에 당시 국방부 관계자는 “해설자료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단순 오기”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남북이 군사분야 합의서에 서명하고 청와대 측의 공식 발표가 있은 후 기자들에게 주요내용을 설명하는 자리에서까지도 서해상의 완충수역을 80㎞라고 했다. 국방부는 합의서 내용에 대한 해설자료에서 “과거 남북 간 군사적 충돌이 발생했던 동·서해 해역을 포괄해 80㎞의 넓은 완충수역을 설정함으로써 다시는 우발적 충돌의 아픈 역사가 재발하지 않도록하는 취지의 합의”라고 친절하게 설명했다. 서해 완충 수역의 경우 사실상 NLL 무력화는 물론 연평도와 백령도가 모두 포함돼 논란이 일었다. 특히 연평도는 서해안 최전방이자 유사시 평양 방어선을 직접 노릴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또 백령도에 주둔한 우리 해병대 1개 여단은 북한 입장에선 전방 서부 전선에 배치된 인민군 군단들이 뒤통수를 얻어맞을 수 있고 황해도 해안 어디에 상륙할지 몰라 유사시 인민군 1개 군단을 황해도 해안에 발을 묶어 둘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임은 물론이다. 그런데 백령도·연평도에 주둔 중인 해병대는 신형 K-9 자주포를 보유하고 있지만 9.19 군사합의로 인해 해안포 사격이 금지돼 육지인 경기 파주 훈련장까지 나와 포 사격 훈련을 실시하고 돌아가는 불편과 훈련 코스트 상승 등으로 자연히 한때 훈련 숫자도 크게 줄었다고 알려졌다. 이같이 평소 훈련이 크게 제한을 받고 있고 충분한 대비에 소홀한 상태에서 전쟁이 일어날 경우, 정신력과 결기만으론 전략적 이점을 상당 부분 상실하게 된다는 것은 명약관화한 것이다. 더구나 휴전선을 기점으로 남쪽으로 수도 서울은 최단거리 23㎞ 정도다. 휴전선에서 북쪽으로 북한 수도 평양까지 150㎞ 정도다. 주요 핵심시설과 인력이 밀집해 있고 양측의 수뇌부가 위치한 군사적 전략적 타깃인 종심의 길이에서 6.5대 1 정도로 남한이 짧기 때문에 어떠한 미사여구로 포장해도 한국에 불리한 군사합의였다는 얘기다. 휴전선을 기점으로 평양은 서울보다 후방 깊숙한 곳에 위치한다는 것을 간과한 채로는 한반도에서 군사 전략을 논할 수 없음을 잊어선 안 된다. ■남북 DMZ 내 GP 철수도 동일 비율아닌 동수 적용 DMZ 내 감시초소(GP)의 경우 북한군의 GP는 우리 군은 보다 2.5배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상호 1㎞ 내 근접 GP를 철수시켰지만 ‘동수 철수’ 원칙이 적용돼 동수로 줄이는 바람에 한국 측의 전력 손실이 당연히 더 컷다. 공중 감시 자산은 군사분계선 기준으로 서부 지역은 20㎞, 동부지역은 40㎞까지 띄울 수 없게 했다. 한국은 이 구역에서 공중 감시 전력 기동 금지로 북한보다 질적 우위에 있는 공군 전력이 제한받을 수밖에 없다. 북한의 포병 화력 동향을 집중 감시해야 할 군단·사단급 무인정찰기들은 단거리에서 이들을 감시하는 데 한계가 있다. 북한의 포병 전력이 전방에 집중 배치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서울 등 수도권까지 무방비로 위험에 노출됐다는 비판이 나왔다. 한강 하구는 1953년 7월 휴전 이후 우발적 군사충돌과 북한군 특작 부대의 침투 등을 우려해 민간선박의 항행을 제한한 지역이다. 정부는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2018년 12월 남북 공동으로 수로 조사를 했으며 2019년 1월 30일 해양수산부가 제작해 한강 하구의 해저지도를 북한군에 건넸다. 해도 범위는 인천 강화도 말도부터 경기 파주시 만우리까지 길이 약 70km, 면적 280㎢다. 안보적 측면에서도 중요할 것으로 여겨지는 이러한 정보의 북한 유출에 대해서 군과 관련 정부 부처는 군사적 측면에서 충분한 토론과 검증을 거친 면밀한 검토 끝에 나온 결론이라는 이야기는 그 어떤 자료에서도 일언반구를 찾아볼 수 없다. 북한이라면 서해안 대동강 하구에서 수도 평양으로 이어지는 해도를 남북이 공동 조사해서 수십 년간 쌓인 퇴적물로 변형된 해저지도를 낱낱이 측정, 작성해 남한 군에 넘기겠는가 반문할 일이다. 더구나 이와 관련해 유사시 북한의 주공 축선은 김포반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은 군사적 상식에 속한다. 북한은 전통적으로 전쟁초기 남한판 인천 상륙작전을 벌이듯 어떻게든 제공권을 장악해 김포반도 북단 우리 해병진지를 장사정포 등으로 무력화하고 사곶 기지 등에서 전진 배치한 고속정과 공기부양선 등으로 급속도하 교두보를 확보하고 서울을 우회 오산-평택 축선으로 밀어붙이는 것이 남한 보급선의 허리를 끊고 서울을 조기에 장악하는 궁극적인 가장 빠른 승리의 한 축선이라고 보고 있다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다음날인 31일 남북 도로 연결에 필요한 기술적 자료를 북한에 제공했다. 청와대는 평양공동선언과 9.19 군사합의를 체결한 2018년 9월 19일 당일 밤 문 대통령이 평양 능라도 '5월 1일 경기장'에서 “매우 강력한 이행 의지를 담았다”며 “북한이 얼마나 평화를 갈망하는지 절실하게 확인했다. 두 정상은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평화의 시대가 열렸음을 전 세계에 엄숙히 선언했다”고 외쳤다고 전했다. ■9.19 군사합의 족쇄로 더 이상 안보 구멍 뚫리면 안 돼... 영국 네빌 체임벌린 총리는 1938년 히틀러와 뮌헨회담 후 런던으로 돌아와 합의문을 들고 “우리 시대에 평화가 찾아왔다”고 자신했지만 윈스턴 처칠은 ‘노상강도를 당했다'고 표현했다. 지구촌 역사상 수많은 사례에서 군사적 불가침 합의나 평화협정이 무용지물이 된 것을 조금이라도 인지했다면 그에 대해 대비했어야 마땅했다. 북한은 문 전 대통령 재임 중에도 빈번한 미사일 시험 발사를 감행했다. 북한은 2020년부터 2022년 5월 문 정권 퇴임 시까지 총 51회의 미사일 도발을 벌었다. 게다가 우리 군 통수권자를 대상으로한 북한 특유의 욕설에 가까운 거친 표현은 보너스인 셈이었다. 지난해 북한은 핵실험과 ICBM 실험을 유예하겠다는 모라토리엄을 깨고 핵선제 공격 가능성을 법제화하는 등 역대 최다의 고강도 고빈도 도발을 감행했다. 올해에도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2회와 두 차례의 전략순항미사일 발사를 포함해 총 9번의 무력도발을 벌이고 있다. 북한은 9.19 합의 이후 우리 군 GP 조준 사격,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NLL을 넘은 미사일 도발, 잇단 해상 완충수역 포 사격, 무인기 침투 등 합의를 17회 이상 위반했다. 군사합의의 유효성은 군사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신뢰를 바탕으로 실증 확인을 통한 비례성 있는 단계별 동시 실행에 있다는 것은 평범한 상식에 속한다. 북한이 실행할 의지가 없으면 합의를 지킨 우리 군만 자승자박 격으로 무장을 해제하는 꼴이 된다는 의미다. 북한의 군사합의 이행을 확인하기도 전에 마치 납품 확인도 안 한 채 내민 청구서에 입금하듯 스스로 믿는다면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상대로 위험천만한 도박을 벌인 셈이다. 백번 양보해서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수없이 노린 극악무도한 행위를 저지른자를 신뢰로 믿어본다고 쳐도 그가 시퍼렇게 날 선 칼을 내려놓기도 전에 뒷짐을 지고 목덜미를 무방비로 내줄 필요는 없는 것이다. 더구나 가족까지 모두 위험에 노출시킨다면 그 행위자는 무책임하단 비난조차 양보된 표현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도발이 이어진다면 9·19 군사합의에 대한 효력정지를 검토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파기'와 '효력정지'의 의미는 아주 다르다고 분석했다. 파기는 회복할 수 없는 영구적 의미를 지니지만 효력 정지는 상황의 완화와 합의에 따라 해지조치로 되돌릴 수 있는 탄력성을 갖는다. 더 큰 도발 명분으로 삼으려는 북한의 덫에 걸려들지 않으려는 여지를 두면서 군사적 방어 태세의 실질성을 회복하겠다는 뜻일 것이다.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제23조에도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에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남북합의서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북한도 의도적으로 완충구역 내 포사격과 무인기 침투 등 9·19 군사합의를 노골적으로 무력화하고 있으면서도 직접적으로 파기를 언급하지는 않고 있다. 이에 대해선 북한의 교활한 의도에 말려들지 않도록 군사 외교 안보 당국의 면밀한 검토가 계획돼 있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하지만 북한이 9·19 군사합의를 지킬 마음이 손톱만큼도 없음이 드러난 마당에 더 이상 이 합의가 대북 대응에 족쇄가 돼 우리 안보에 구멍 뚫리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3-03-20 16:20:17[파이낸셜뉴스] 19일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11시5분경 오전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동해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1발을 발사 800㎞를 날아 동해상 탄착했다고 전했다. 합참에 따르면 이 미사일은 800여 ㎞를 비행한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 군은 고도, 속도 등 상세한 제원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지난 16일 평양 순안 일대에서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지 사흘 만이자 올해 들어 일곱 번째 탄도미사일 도발이다. 두 차례의 전략순항미사일 발사를 포함하면 올해 총 9번의 무력도발이다. 특히 북한은 지난 13일 시작된 한미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FS) 전후로 5차례 미사일을 발사해 무력도발을 벌이고 있다. 이번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도 한미 연합연습에 반발 및 대응 차원에서 감행한 것으로 관측된다. 합참은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 행위로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강력히 규탄하고, 즉각 중단하라고 북한에 촉구했다. 이어 합참은 "우리 군은 추가 발사에 대비해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 간 긴밀히 공조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일본 방위성도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관련 동향을 포착했으며, 미사일이 배타적 경제수역(EEZ) 밖으로 낙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모든 비행체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위반이다. 전문가들은 비행거리로 미루어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로 추정하면서 동창리는 서해위성시험장이 위치한 곳으로 북한이 지난해 12월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을 발사하면서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 단계 시험'을 했다고 주장한 바 있어 이와 관련이 있는 지에 대해선 추가 분석이 필요한 것으로 평가했다. 북한은 전구급 한미 연합연습을 '북침 연습'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반발한 만큼 23일까지 예정된 FS 기간 내내 도발적 군사행위를 계속할 가능성이 있다. 김정은은 지난 16일 화성-17형 발사 후 "공화국을 노골적으로 적대시 하며 조선반도(한반도) 지역에서 대규모 군사연습을 빈번히 벌이고 있는 미국과 남조선에 그 무모성을 계속 인식시킬 것"이라면서 "반공화국 군사적 준동이 지속되고 확대될수록 저들에게 다가오는 돌이킬 수 없는 위협이 엄중한 수준에 이르게 된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만들겠다"라고 밝혀 연합연습이 종료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도발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시사했다. 손대권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최근 북한의 일련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한미연합훈련이나 한·미·일 대북 공조에 대응한다는 성격도 있지만, 다른 한편에선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킴으로써 신냉전 구도를 고착화하고자 하는 의도로 읽힌다"고 짚었다. 북한이 도발을 하면 한·미·일 3국은 상호 간 안보협력을 더욱 강화하면서 중국도 이에 위협을 느끼고 공세적 대외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손 교수는 "이 같은 안보딜레마의 악순환 과정에서 신냉전 구도는 더욱 고착화 되는 가운데 문제는 그 결과 중국에 대한 북한의 전략적 가치는 상승하게 된다는 점"이라며 "미국이나 한국과의 관계개선이 요원한 상태에서, 이는 북한에 차선의 전략적 선택"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손 교수는 신냉전 구도의 고착화는 북한에 적어도 세 가지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첫째는 상임이사국인 중국의 동의가 없이는 안보리 대북제재는 불가하며 이를 알고 있기 때문에 북한은 맘 놓고 도발을 강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사회가 대북제재 수위를 강화하고 있지만 중국이 저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둘째는 도발을 통해 한국이나 미국과의 협상에서 더 큰 양보를 얻어낼 가능성이 생긴다는 것이다. 한·미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보상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피력하면서도 실제론 여러 차례 북한에 도발을 자제시키기 위해 양보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고 진단했다. 셋째는 북한은 향후 도발을 자제하는 대가로 한·미뿐만 아니라 중국으로부터도 경제적 지원을 얻어낼 수 있다는 계산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미국이 북핵 위협을 명분으로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고 동북아에 전략자산들을 강화해나가고 있으나, 실제로 이는 북한보단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고 판단하며, 북한의 도발이 미국에(중국에 위협이 되는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재배치 등) 빌미를 제공하지 않도록 북한의 도발 수위를 자제시키고자 하기도 했으며, 그 수단은 종종 경제적 지원이었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지난 9일 근거리탄도미사일(CRBM) 6발, 12일에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2발, 14일에 SRBM 2발, 16일에 화성-17형 ICBM 1발을 발사하는 등 한미 연합연습에 대응하는 국면에서는 2~3일에 한 번씩 무력도발에 나서고 있다. 앞으로 북한은 자신들의 정치·군사적 정세 판단에 따라 '7차 핵실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국지 도발을 포함해 고체연료 추진 ICBM 발사, ICBM 정상 각도(30∼45도) 발사, 군사 정찰위성 발사 등을 감행하며 긴장 수위를 고조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3-03-19 14:3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