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사 도중 건물 앞에 잠시 빼놓은 이삿짐에서 태블릿PC 등 일부를 도둑맞았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달 30일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서 일어난 일이 제보됐다. 글쓴이 A씨에 따르면 그는 10분이 채 안 되는 거리에 이사를 하면서 짐을 나눠 옮기고 있던 차에 이삿짐센터 직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A씨는 “어떤 할머니가 (이사갈 집앞에 미리 옮겨 놓은) 짐을 건드리고 있다”고 했고, 전화기 너머에선 “그렇게 가져가면 안 된다”고 소리치는 다른 남성의 목소리도 들려왔다. A씨는 우선 직원에게 할머니를 막아달라 부탁한 뒤 이사 갈 집에 도착해 1층 현관 옆에 쌓아둔 자신의 짐을 확인했다. 이후 A씨는 건물 관리인에게 요청해 CCTV 영상을 확보했다. 영상을 확인해 보니 먼저 한 할머니가 등장해 우편함을 뒤지고 뭔가를 꺼내가는 모습이 보였다. 잠시 후 유모차를 끄는 다른 할머니가 나타났고 이들은 본격적으로 A씨의 짐을 풀어헤치기 시작했다. 중요한 건 A씨의 태블릿PC를 가방에 챙겨 넣는 장면이었다. 먼저 온 할머니는 휴지나 종이컵 등의 생필품을 들고 사라졌고, 이후 유모차를 밀고 온 할머니가 가져온 가위로 소형가전과 멀티탭 등의 전선을 싹둑 싹둑 잘라내 챙겼다. 해당 건물에 거주하는 이웃 주민이 할머니를 발견하고 “뭐 하시는 거냐”고 묻자, 할머니는 A씨의 짐을 자기 짐이라고 답했다. 수상함을 느낀 주민은 근처에 있던 이삿짐센터 직원을 발견해 불러왔고, “내 짐”이라며 우기던 할머니는 직원이 오자 “쓰레기인줄 알았다. 몰랐다”고 발뺌했다. 직원의 추궁에 할머니는 결국 유모차에 실었던 삼각대와 침낭, 이불, 옷가지 등을 내려놨지만 미리 챙긴 태블릿PC와 캠핑용품, 잘라낸 전선 등은 총 100만원이 넘는 물건을 챙겨 달아났다. A씨는 글쓴이는 사건 당일 경찰에 신고했다. 그는 “비방하려고 글을 올렸다기보다는 저처럼 도난당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 이런 일을 아셨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7-04 13:3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