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제주에서 덤프트럭과 오토바이 등 4중 연쇄 충돌 사고로 2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지난 15일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32분쯤 제주 서귀포시 동홍동 사거리에서 내리막길을 주행하던 25t 트럭과 0.5t 트럭, 승용차, 오토바이가 연쇄 충돌했다. 이 사고로 60대 오토바이 운전자와 60대 경형트럭 운전자가 심정지 상태로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덤프트럭 운전자와 70대 승용차 운전자 역시 크게 다쳐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또 덤프트럭이 전신주를 들이받아 전신주가 부러지면서 동홍동과 서귀동 860가구가 일시 정전되기도 했다. 경찰은 덤프트럭 브레이크가 파열되며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6-16 06:38:32[파이낸셜뉴스] 중동에서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및 친(親)이란 조직들의 충돌이 임박한 가운데 오는 15일(현지시간) 전후로 확전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이스라엘은 이란 등이 여전히 이스라엘 공격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며 미국은 이스라엘을 방어하면서도 협상의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저항의 축', 15일 공격 나서나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11일 이스라엘 텔 하쇼머 기지를 방문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신병들에게 "우리는 상당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과거에 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이스라엘을 해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며 "그들이 이스라엘의 능력을 생각해 추가적인 전선에서 교전을 확대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우리는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날 이스라엘군의 수석 대변인을 맡고 있는 다니엘 하가리 해군 소장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이란의 공격에 대비한 민간인 행동 지침을 변경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의 계획에 관한 최신 발표와 관련해 현시점에서는 민방위사령부 지휘상 변경 사항이 없다"고 알렸다. 이어 "이스라엘군과 안보 기구가 적과 중동 상황을 주시하고 있으며, 상황을 지속 평가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이란의 지원을 받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은 하마스·헤즈볼라를 포함한 이른바 친이란 '저항의 축' 연합과 동시에 싸우고 있다. 저항의 축은 지난달 말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 하마스 수뇌부를 연쇄 공격하자 보복을 선언했다. 이란은 이미 지난 4월에 이스라엘을 향해 대규모 미사일·무인기(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11일 미국 정치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보 당국은 이란이 15일 협상 직전 보복에 나설 수 있다고 본다. 갈란트는 11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통화에서 이란이 대규모 공격 준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날 이란 정치군대엔 혁명수비대는 13일까지 이란 서부 지역에서 군사 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관계자들은 헤즈볼라가 먼저 이스라엘을 공격한 다음, 이란이 추가 공격에 나설 수 있다며 지난 4월보다는 공격 규모가 크다고 내다봤다. 지난 4월에 중동 주변국과 함께 이란의 미사일 및 무인기(드론) 공격을 차단했던 미국은 지난 2일에 핵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CVN-72)함을 포함한 해·공군 전력을 중동에 증파한다고 밝혔다. 오스틴은 11일에도 유도 미사일 잠수함을 중동에 추가 배치한다고 알렸다. 아직 꺼지지 않은 협상 불꽃지난해부터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을 중재했던 미국, 카타르, 이집트는 지난 8일 성명을 내고 오는 15일에 카타르 혹은 이집트에서 긴급 휴전 협상을 열어 긴장을 낮추자고 촉구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협상 대표단을 보내겠다고 밝혔으나 하마스는 대표단 파견을 거부했다. 하마스는 11일 성명에서 새로운 휴전 협상 대신에 지난 5월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결의한 3단계 휴전안을 그대로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마스는 추가 협상을 진행해봤자 "중재국들이 점령군(이스라엘군)의 침략을 은폐하고 우리 주민들을 대량 학살할 시간을 더 준다"며 "그 대신 점령군에 이를 시행할 것을 압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날 바이든은 미국 CBS 방송에 출연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여전히 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는 "내가 마련했던 계획은 주요 7개국(G7)과 유엔 안보리의 지지를 받았으며 여전히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든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다툼이 "지역 전반의 전쟁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나와 내 팀은 말 그대로 '매일'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CNN은 11일 보도에서 지난달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한 이스마일 하니예의 뒤를 이어 하마스 정치국장에 오른 강경파 야시야 신와르가 휴전 협상에 임할 생각이 있다고 주장했다. CNN은 이스라엘 관계자들을 인용해 최근 휴전 중재국인 이집트와 카타르 관리들이 신와르의 협상 의향이 담긴 메시지를 이스라엘 정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협상에 응할 지는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네타냐후의 연립정부에 참여한 우파 동맹 관계자들은 기자들과 만나 네타냐후가 연정 존속과 상관없이 협상에 나설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CNN은 극우에 가까운 이스라엘 연정 참여자들이 협상에 극렬히 반대한다고 지적했다. 관계자 중 하나는 "아무도 네타냐후가 뭘 원하는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8-12 13:29:32'일하는 국회'를 표방하고 호기롭게 출범한 21대국회가 막바지에 다다랐으나 성적표는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발의 법안 수는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으나 본회의 통과 비율은 현저히 낮은 데다 주요 이슈마다 당리당략에 따른 정쟁을 일삼은 탓에 상임위원회 활동이 원활치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후반기에도 거대 야당이 특검법 등 입법 독주에 더욱 속도를 내고, '밀리면 끝장'이라는 총선정국이 한창인 만큼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12월 31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1대 국회에서 현재까지 접수된 법안은 2만6154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중 처리 법안은 9245건(35.34%), 미처리된 계류 법안은 1만6909건(64.65%)으로 집계됐으며 본회의까지 통과한 법안은 230건이다. ■열리지 않는 상임위·특위21대 국회는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한 국회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기존 2·4·6·8월에 임시국회를 열도록 한 것을 3·5월도 추가해 매달 국회가 열리는 상시 국회 조항이 골자다. 또한 상임위는 매월 2회 이상, 소위원회는 매월 3회 이상 개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회의마다 소속 위원들의 출석 여부가 공개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법을 어길 경우의 벌칙이나 회의를 강제하는 규정이 없어 사실상 유명무실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해당 규칙을 모두 지킨 상임위원회는 전무하다. 가장 적게 열린 상임위는 여성가족위원회로 지난 3년 반 동안 46회, 운영위원회는 47회의 전체회의를 열며 월평균 약 1회 개회하는 수준에 그쳤다. 가장 긴 공백 기간을 가진 상임위는 2021년 3월부터 9월까지 174일을 쉰 여가위로, 같은 해 1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173일을 휴회한 정보위원회가 그 뒤를 이었다. 특별위원회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인구위특별위원회는 2023년 한 해 동안 고작 4회 회의를 하는데 그쳤으며 첨단전략산업특별위원회가 5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가 6회로 그 뒤를 이었다. ■여야 정쟁으로 국감 기간 '연쇄 파행' 21대 국회는 양당이 상임위원장 자리를 두고 다투며 출발부터 파행돼 식물 국회가 예견됐다. 당시 민주당이 단독으로 원 구성을 강행하자 각 상임위에 강제 배정된 미래통합당 45명 의원 전원이 사임계를 제출하는 헤프닝도 벌어졌다. 특히 국정감사 기간에는 연례적으로 상임위 파행이 줄을 이었다. 2021년에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상대 유력 대선주자를 겨냥한 의혹들을 둘러싼 파행이 연이어 발생했다.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윤석열 대통령의 고발사주 연루 의혹 등이 대두되며 감사보다 정쟁에 치중했다. 정권 교체가 이뤄진 2022년에는 전현직 대통령을 둘러싼 논란들로 여야가 정면충돌했다. 또한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으로 검찰이 민주당사를 압수수색하자 민주당이 정치 수사를 주장하며 상임위를 일제히 불참했다. 이로 인해 국감 마지막 날 10개 상임위가 파행됐다.■'개점휴업' 국회로 민생 고통지난 해도 연초부터 후쿠시마 오염수, 강제징용 피해배상 등 현안으로 각 상임위가 진통을 겪었다. 민주당은 지난 8월 이 대표의 단식으로 상임위 보이콧에 나서며 국회를 멈춰 세우기도 했다. 또한 여소야대 상황에서 민주당이 양곡관리법, 간호법 등 일부 법안을 강행 처리하고 상임위를 연일 단독 개회하며 정국은 급랭했다. 지속되는 파행으로 지난 11월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타위법이 501건에 달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남은 4개월여의 국회에서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는 정쟁을 중단하고 민생 법안을 처리하고자 2+2 협의체를 가동했으나 출범 3주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마지막으로 열린 12월 28일 본회의에서 여야가 쌍특검법 처리를 두고 대립하며 갈등이 정점에 이른 상태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2023-12-31 19:34:42[파이낸셜뉴스] '일하는 국회'를 표방하고 호기롭게 출범한 21대국회가 막바지에 다다랐으나 성적표는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발의 법안 수는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으나 본회의 통과 비율은 현저히 낮은 데다 주요 이슈마다 당리당략에 따른 정쟁을 일삼은 탓에 상임위원회 활동이 원활치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후반기에도 거대 야당이 특검법 등 입법 독주에 더욱 속도를 내고, '밀리면 끝장'이라는 총선정국이 한창인 만큼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12월 31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1대 국회에서 현재까지 접수된 법안은 2만6154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중 처리 법안은 9245건(35.34%), 미처리된 계류 법안은 1만6909건(64.65%)으로 집계됐으며 본회의까지 통과한 법안은 230건이다. 법안 늘어가는데 열리지 않는 상임위·특위 21대 국회는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한 국회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기존 2·4·6·8월에 임시국회를 열도록 한 것을 3·5월도 추가해 매달 국회가 열리는 상시 국회 조항이 골자다. 또한 상임위는 매월 2회 이상, 소위원회는 매월 3회 이상 개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회의마다 소속 위원들의 출석 여부가 공개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법을 어길 경우의 벌칙이나 회의를 강제하는 규정이 없어 사실상 유명무실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해당 규칙을 모두 지킨 상임위원회는 전무하다. #OBJECT0# 가장 적게 열린 상임위는 여성가족위원회로 지난 3년 반 동안 46회, 운영위원회는 47회의 전체회의를 열며 월평균 약 1회 개회하는 수준에 그쳤다. 가장 긴 공백 기간을 가진 상임위는 2021년 3월부터 9월까지 174일을 쉰 여가위로, 같은 해 1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173일을 휴회한 정보위원회가 그 뒤를 이었다. 특별위원회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인구위특별위원회는 2023년 한 해 동안 고작 4회 회의를 하는데 그쳤으며 첨단전략산업특별위원회가 5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가 6회로 그 뒤를 이었다. 여야 정쟁으로 국감 기간 '연쇄 파행' 횡행 21대 국회는 출발부터 양당이 상임위원장 자리를 두고 다투며 파행돼 식물 국회가 예견됐다. 당시 민주당이 단독으로 원 구성을 강행하자 각 상임위에 강제 배정된 미래통합당 45명 의원 전원이 사임계를 제출하는 헤프닝도 벌어졌다. 특히 국정감사 기간에는 연례적으로 상임위 파행이 줄을 이었다. 2021년에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상대 유력 대선주자를 겨냥한 의혹들을 둘러싼 파행이 연이어 발생했다.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윤석열 대통령의 고발사주 연루 의혹 등이 대두되며 감사보다 정쟁에 치중했다. 이에 정의당과 기본소득당 등 비교섭단체 소속 의원들은 국감장에서 '국정감사 안합니까? 적당히들 하세요'라는 피켓을 내걸며 양당을 비판하기도 했다. 정권 교체가 이뤄진 2022년에는 전현직 대통령을 둘러싼 논란들로 여야가 정면충돌했다. 또한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으로 검찰이 민주당사를 압수수색하자 민주당이 정치 수사를 주장하며 상임위를 일제히 불참했다. 이로 인해 국감 마지막 날 10개 상임위가 파행됐다. '개점휴업' 국회로 민생 고통…21대 마무리 전망은 지난 해도 연초부터 후쿠시마 오염수, 강제징용 피해배상 등 현안으로 각 상임위가 진통을 겪었다. 민주당은 지난 8월 이 대표의 단식으로 상임위 보이콧에 나서며 국회를 멈춰 세우기도 했다. 또한 여소야대 상황에서 민주당이 양곡관리법, 간호법 등 일부 법안을 강행 처리하고 상임위를 연일 단독 개회하며 정국은 급랭했다. 지속되는 파행으로 지난 11월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타위법이 501건에 달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남은 4개월여의 국회에서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는 정쟁을 중단하고 민생 법안을 처리하고자 2+2 협의체를 가동했으나 출범 3주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마지막으로 열린 12월 28일 본회의에서 여야가 쌍특검법 처리를 두고 대립하며 갈등이 정점에 이른 상태다. 아울러 오는 1월 9일 본회의도 민주당이 이태원 특별법 강행을 예고하고 있어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2023-12-31 15:41:34[파이낸셜뉴스] 이노션이 국내 광고제인 '2023 대한민국광고대상'에서 대상 3개, 금상 4개, 은상 1개, 동상 2개, 특별상 2개 등 총 12개 상을 수상했다. 4일 이노션에 따르면 올해로 30회째를 맞는 국내 최고 권위 광고상인 대한민국 광고대상은 14개 일반 부문과 2개 특별 부문에 총 2600편이 출품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이노션은 이번 광고제에서 한화그룹의 '최적의 에너지 솔루션' 캠페인이 크래프트(크래프트 부문), 현대자동차 현대 트럭·버스 '이름을 모르는 자동차' 캠페인(크리에이티브 전략 부문), 무신사 '백그라운드 도네이션(Background Donation)' 캠페인(공익광고 부문)에서 각각 최고상인 대상을 받았다. 크래프트(기술·공예) 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최적의 에너지 솔루션' 캠페인은 글로벌 에너지 기업으로서 에너지 불균형 해소를 위해 앞장서겠다는 한화그룹의 의지를 아름다운 영상미와 감동적인 카피로 잘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이노션은 전했다. 이 캠페인은 일조량이 적거나 바람이 불지 않는 등의 자연환경으로 인해 에너지 불균형을 겪는 전 세계 곳곳의 모습을 마치 자연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처럼 연출하고, 이어 한화그룹의 실제 글로벌 에너지 사업 현장을 보여줌으로써 전 세계 어떤 환경에서도 최적의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철학을 실감 나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크리에이티브 전략 부문 대상을 차지한 '이름을 모르는 자동차' 캠페인은 현대자동차 현대 트럭·버스의 첫 브랜딩 캠페인으로, 국내 대표 상용차 브랜드로서의 사회적 역할과 존재감을 소비자 관점에서 쉽고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캠페인은 사회 인프라에서 소방차, 구급차, 통학버스 등으로 쉽게 만나볼 수 있는 현대 트럭·버스의 상용차들은 막상 브랜드명인 파비스, 쏠라티, 카운티 등으로는 불리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해 트럭·버스의 사용차 브랜드명을 하나하나 조명했다. 이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이노션은 설명했다. 공익광고 부문의 대상을 받은 무신사 '백그라운드 도네이션' 캠페인은 디지털 마케팅의 사각지대에 있는 중·장년 소상공인들에게 패션플랫폼 무신사의 패션화보 배경 화면을 무상으로 제공, 소상공인 가게 홍보용 지면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 공익적인 차원에서 광고의 순기능을 잘 실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캠페인은 커뮤니케이션디자인 부문 금상도 함께 받았다. 이노션은 또 보건복지부와 함께한 금연캠페인 '전자담배 연쇄흡연' 편 및 '노담사피엔스' 편으로 T영상 시리즈 부문과 인쇄 부문에서 각각 금상을 받았다. 이 밖에도 KCC건설 스웨첸 '문명의 충돌 시즌2: 신문명의 출현' 캠페인으로 온라인 영상 단편 부문 금상과 TV 영상 단편 부문 동상을, 한화그룹 '솔라 비하이브' 캠페인으로 공익광고 부문 동상을 받았다. 김재필 이노션 미디어본부장(상무)과 장성일 CX(고객경험) 본부장(상무) 국내 광고산업 발전 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 및 국무총리 표창을 각각 받았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2023-12-04 14:37:44미국이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갑작스런 공격으로 시작된 이스라엘 전쟁이 중동 전체를 흔들고 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확전을 막기 위해 지난 18일 서둘러 전장터인 이스라엘을 찾았지만 사실상 빈손 귀국했다. 방문 당일 가자 알아흘리 아랍병원 폭격 참사가 발생하면서 예정됐던 요르단, 이집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의 정상회담은 바이든이 이스라엘 땅을 밟기도 전에 무산됐다. 이틀간 일정에서 바이든이 얻은 것은 가자지구 내 구호물자를 실은 트럭을 보내기로 한 게 전부였다. 특히 이스라엘 공항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얼굴을 맞대며 뜨거운 포옹을 하는 장면은 되레 아랍권 분노만 키웠다. 미국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터지자마자 중동전으로 확전되는 것을 우려해 최첨단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 전단을 급파한데 이어 며칠 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함대를 추가로 보냈다. 그만큼 다급했다. 또 블링컨 국무장관은 전쟁 발발과 동시에 요르단, 사우디 등 아랍국가를 연일 방문하며 그야말로 동분서주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렇다할 성과는 없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앞에 지상군을 대거 집결시키고 "이제 죽은 목숨..생명줄 끊겠다"며 연일 지상군 투입을 예고하며 국지전을 벌이고 있고, 레바논 헤즈볼라, 이란 등을 비롯한 주변국은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우며 참전 의지를 높여가고 있다. ■도대체 왜 싸우나..3000년간의 악연 세상에서 가장 극한 대립을 빚는 이스라엘과 아랍은 원래 같은 민족이다. 노아의 첫째 아들 셈의 자손으로 두 민족은 아브라함을 조상으로 모시고 있다. 유대민족은 기원전 1500년 경 가나안에 살던 중 이집트로 이주했다. 이민족 힉소스 왕조 밑에서 준 지배계층으로 살다가 이집트 왕조로 바뀌게 되자 한 순간에 노예민족으로 전락했다. 투탕카멘을 거쳐 람세스2세 왕조때인 기원전 1000년 경 모세의 인도로 가나안으로 들어왔다. 유대인이 그 땅을 비운 사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들어와 이미 정착해 있었지만 다윗이 이들을 제압하고 이스라엘 왕국을 세웠다. 이 때 물리친 블레셋의 거인 장수 골리앗이 바로 팔레스타인 사람이다. 그러나 솔로몬 왕 이후 북이스라엘과 유다왕국으로 쪼개진 후 기원전 721년 북이스라엘이 아시리아에게 망하고 601년 유다왕국도 신바빌로니아에 멸망했다. 이후 페르시아 키루스 왕의 도움을 받아 다시 나라를 세웠으나 서기 70년 마침내 로마에 의해 완전히 멸망당하며 유대민족은 2000년 동안 국가없는 유랑생활을 했다. 한참 세월이 흐른 1897년, 유대인들이 비밀리에 모여 유대인 대회가 열고 팔레스타인에 유대국가를 세우기로 결의했다. 그러던 중 1915년 세계1차대전이 터졌다. 독일 등 추축국에 계속 밀리던 영국은 오스만 식민치하에 있던 아랍에 "오스만 제국에 맞서 싸우면 아랍의 독립을 보장하겠다"고 했다. 맥마흔 선언(McMahon Declaration)이다. 아랍은 영국의 약속에 종교적 율법을 어기면서 같은 이슬람인 오스만에 총구를 겨눴다. 결국 오스만의 철옹성 요새 '아카바'가 영국 수중에 들어오면서 연합군은 남부전선에서 승기를 잡아갈 수 있었다. 영국은 또 부족한 전쟁 자금을 확보하고, 미국 참전을 유도하기 위해 유대인에 접근했다. 1917년 유대 은행재벌 로스차일드와 비밀리 회동해 "연합국 편에 서면 팔레스타인에 유대민족국가 창설을 돕겠다"고 했다. 벨푸어 선언(Balfour Declaration)이다. 유대인이 즉시 연합국 편에 섰다. 영국은 여기에 더해 프랑스와 또 다른 조약을 맺었다. 사이크스-피코 협정(Sykes-Picot Agreement)으로 연합국이 전쟁에서 승리하면 프랑스는 시리아 등 지중해 해안지대를, 영국은 팔레스타인과 바그다드를 점령하기로 한 것이다. 1919년 영국이 전쟁에서 승리하자마자 팔레스타인을 위임통치하기 시작했다. 아랍은 분노했다. 윌슨의 민족자결주의에 따라 아랍인에게 자결권이 주어져야 했지만 영국이 배반한 것이다. 문제는 그 이후에 더 커졌다. 1920년부터 팔레스타인 지방에 유대인들의 이민이 대거 시작된 것이다. 그 해 1만6000여명이 들어온 것을 시작으로 해마다 급증세를 기록했다. 위임통치를 하던 영국은 그냥 방관했다. 게다가 1933년 히틀러의 나치 정권이 들어서며 유대인 박해가 시작되자 불법이민이 물밀듯이 밀려들었다. 1939년 결국 아랍인이 대규모 폭동을 일으켰다. 그제서야 영국은 유대인의 불법이민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 1947년 유엔총회가 팔레스타인 지역에 아랍인과 유대인 두 개의 독립국가로 분할하는 방안을 통과시켰다. 당초 아랍인이 중심의 팔레스타인 연방안을 유력했지만 미국이 제3세계를 지속적으로 설득해 뒤집은 것이다. 특히 팔레스타인 지역 전체 면적의 7%밖에 소유하지 못한 유대인에 전체 면적의 56%를 배정했다. 2000년 간 살아온 그 땅의 주인이 바뀌는 순간이었다. 이에 더해 1948년 유대인의 유명한 테러조직이 아랍마을을 야밤에 급습해 254명을 참혹하게 살해했다. 테러조직 수장은 메나헴 베긴으로 그 후 이스라엘 수상이 됐다. 극도의 공포에 휩싸인 아랍인들이 인근 국가로 도피했다. 불과 한 달만에 100만명이 레바논, 요르단, 시리아 등지로 흩어졌다. 이로부터 한 달 후인 1948년 5월14일 이스라엘이 건국을 선포했다. 마침내 아랍의 땅에 유대민족의 나라가 생긴 것이다. ■결국 중동전으로 갈까 바이든이 제일 우려하는 것은 중동전으로의 확전이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폭격에 나서자 항공모함을 급파한 것도 이스라엘을 돕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랍 국가들이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었다. 그러나 상황은 염려대로 흘러가고 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을 미루고 있지만 북부 레바논 접경지로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 이란의 후원을 받고 있는 헤즈볼라는 1982년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도시에 대해 무차별 폭격을 감행하자 이 때 창설된 시아파 무장단체로 최소 6만명 이상의 병력과 많은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더구나 시리아 내전에도 참전해 실전 경험까지 있어 하마스와는 비교되지 않는 전력으로 평가된다. 이란은 연일 참전 의지를 밝히고 있다. 이란은 중동 국가중 유일하게 핵무기를 보유한 나라로 이스라엘이 가장 두려워하는 국가다. 이스라엘 지상군의 가자 진입이 시작되면 이란이 움직일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바이든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 계획에 대해 반대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으며, 최근 이란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하지 말라(Don't)"라는 말을 네번이나 반복하기도 했다. 이는 그만큼 일촉즉발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마스의 기습공격의 이란 배후설에 대해서도 미국이 "그런 증거가 없다"고 연일 선을 긋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최근 이스라엘과 수교 의지를 내비친 사우디 아라비아도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고 다시 돌아앉았다. 이스라엘의 무차별적인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만 지금까지 4000명이 넘게 숨지고 1만여명이 다친 상황에서 이슬람 수니파의 맏형인 사우디의 선택지는 분명하다. 확전되면 무조건 아랍의 편에 설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우는 시위는 이집트와 요르단 등 아랍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셉법 바쁜 바이든, 시진핑, 푸틴 중동 정세를 둘러싼 미-중-러의 셈법도 복잡하다. 가장 불난 집은 미국이다. 우선 이스라엘의 민간인 학살을 두둔하면서 인도주의라는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었다. 미국은 그동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 학살을 자행할때 강력하게 비난했지만 이제 러시아가 쥐었던 그 칼날을 쥐게 됐다. 그러나 진짜 걱정은 따로 있다. '두 개의 전쟁, '세 개의 전쟁'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중동전쟁까지 터지면 미국은 다시 전쟁의 수렁에 빠지게 된다. 이 뿐이 아니다. 중국은 대만 침공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어 조만간 미국은 세 개의 전쟁을 치르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당장 미국 국채금리가 발작했다. 가장 대표적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금리가 갑자기 5%를 넘어섰다. 초유의 일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안보예산으로 143조원을 요청한 게 영향을 미쳤다. 바이든은 이번 사태를 어떻게 마무리 짓는가에 따라 재선 성공 여부가 결정날 것이라고 미국 정가는 예측하고 있다. 시진핑은 이 사태를 반전의 기회로 삼고 있다. 이스라엘과 관계개선을 추진하던 중이었지만 팔레스타인 지지로 돌아섰다. 미국에 등 돌리는 아랍 전체를 끌어안기 위해서다. 미국의 중동 헤게모니가 흔들리자 이 틈을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시진핑은 이번 사태가 집권 후 십년 넘게 추진해온 일대일로 사업에 다시 속도를 낼 수 있는 전환점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향후 기정사실처럼 여겨지는 대만 무력충돌을 앞두고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효과도 있어 여러모로 유리한 국면이다. 그러나 진짜 웃는 사람은 푸틴이다. 우크라이나 침공 후 파렴치한 전쟁광으로 낙인찍혔지만 이스라엘 전쟁이 이슈를 다 잡아먹었다. 더구나 민간인 학살을 계속하는 이스라엘을 두둔하는 바이든에 '위선자' 오명까지 넘겨줬다. 이스라엘 주변으로 확전되면 중동 기반의 에너지 시장이 흔들리게 돼 유럽 에너지 패권을 쥔 러시아는 더 입김이 세지게 된다. 이란이 참전하면 서방을 겨냥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 러시아는 이란, 시리아 등 이슬람 시아파 벨트를 지원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다. 따라서 러시아의 판단 하나에 따라 시아파가 움직이고, 아랍 전체가 연쇄적으로 하나가 되는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중동전쟁 확전되면 세계 경제는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가 걱정하는 것은 확전이다. 코로나로 무너진 경제가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중동 전쟁의 암운은 1973년 10월 제4차 중동전쟁에 따른 석유파동을 떠올리게 만든다. 당시 미국은 이스라엘에 무기를 공급하며 지원에 나서자 산유국들이 원유가격을 70% 인상하고, 이스라엘 지원국가에 대한 석유수출금지 조치까지 발동하면서 전 세계 경제는 공황에 준하는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이번 사태도 마찬가지다.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가 갈수록 늘면서 아랍 전체가 하나로 뭉치고 있고, 이란은 참전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하마스의 기습 초기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 전쟁이 주변국으로 확전되면 유가는 단숨에 150달러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랍 산유국들이 전쟁자금 마련을 위해 유가를 올릴 가능성이 높고, 러시아도 이를 계기로 가스자원을 무기화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땐 상상치 못한 상황까지 초래하게 된다. 전세계 석유 물동량의 30%가 이 해협을 지난다. 특히 우리나라는 두바이유에 의존도가 높아 더욱 치명적 타격을 입는다. 물가 상승으로 인한 고금리도 더욱 글로벌 경제를 괴롭히게 된다. 근원물가인 유가가 흔들리면 물가상승 압력이 더해지고, 미국도 국채발행을 늘리게 되면 채권금리가 계속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확전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이 가장 상상하기 싫은 시나리오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
2023-10-22 18:35:22[파이낸셜뉴스] 미국이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갑작스런 공격으로 시작된 이스라엘 전쟁이 중동 전체를 흔들고 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확전을 막기 위해 지난 18일 서둘러 전장터인 이스라엘을 찾았지만 사실상 빈손 귀국했다. 방문 당일 가자 알아흘리 아랍병원 폭격 참사가 발생하면서 예정됐던 요르단, 이집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의 정상회담은 바이든이 이스라엘 땅을 밟기도 전에 무산됐다. 이틀간 일정에서 바이든이 얻은 것은 가자지구 내 구호물자를 실은 트럭을 보내기로 한 게 전부였다. 특히 이스라엘 공항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얼굴을 맞대며 뜨거운 포옹을 하는 장면은 되레 아랍권 분노만 키웠다. 미국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터지자마자 중동전으로 확전되는 것을 우려해 최첨단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 전단을 급파한데 이어 며칠 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함대를 추가로 보냈다. 그만큼 다급했다. 또 블링컨 국무장관은 전쟁 발발과 동시에 요르단, 사우디 등 아랍국가를 연일 방문하며 그야말로 동분서주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렇다할 성과는 없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앞에 지상군을 대거 집결시키고 "이제 죽은 목숨..생명줄 끊겠다"며 연일 지상군 투입을 예고하며 국지전을 벌이고 있고, 레바논 헤즈볼라, 이란 등을 비롯한 주변국은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우며 참전 의지를 높여가고 있다. ■도대체 왜 싸우나..3000년간의 악연 세상에서 가장 극한 대립을 빚는 이스라엘과 아랍은 원래 같은 민족이다. 노아의 첫째 아들 셈의 자손으로 두 민족은 아브라함을 조상으로 모시고 있다. 유대민족은 기원전 1500년 경 가나안에 살다가 이집트로 이주했다. 이민족 힉소스 왕조 밑에서 준 지배계층으로 살다가 이집트 왕조로 바뀌게 되자 한 순간에 노예민족으로 전락했다. 투탕카멘을 거쳐 람세스2세 왕조때인 기원전 1000년 경 모세의 인도로 가나안으로 들어왔다. 유대인이 그 땅을 비운 사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들어와 이미 정착해 있었지만 다윗이 이들을 제압하고 이스라엘 왕국을 세웠다. 이 때 물리친 블레셋의 거인 장수 골리앗이 바로 팔레스타인 사람이다. 그러나 솔로몬 왕 이후 북이스라엘과 유다왕국으로 쪼개진 후 기원전 721년 북이스라엘이 아시리아에게 망하고 601년 유다왕국도 신바빌로니아에 멸망했다. 이후 페르시아 키루스 왕의 도움을 받아 다시 나라를 세웠으나 서기 70년 마침내 로마에 의해 완전히 멸망당하며 유대민족은 2000년 동안 국가없는 유랑생활을 했다. 한참 세월이 흐른 1897년, 유대인들이 비밀리에 모여 유대인 대회가 열고 팔레스타인에 유대국가를 세우기로 결의했다. 그러던 중 1915년 세계1차대전이 터졌다. 독일 등 추축국에 계속 밀리던 영국은 오스만 식민치하에 있던 아랍에 "오스만 제국에 맞서 싸우면 아랍의 독립을 보장하겠다"고 했다. 맥마흔 선언(McMahon Declaration)이다. 아랍은 영국의 약속에 종교적 율법을 어기면서 같은 이슬람인 오스만에 총구를 겨눴다. 결국 오스만의 철옹성 요새 '아카바'가 영국 수중에 들어오면서 연합군은 남부전선에서 승기를 잡아갈 수 있었다. 영국은 또 부족한 전쟁 자금을 확보하고, 미국 참전을 유도하기 위해 유대인에 접근했다. 1917년 유대 은행재벌 로스차일드와 비밀리 회동해 "연합국 편에 서면 팔레스타인에 유대민족국가 창설을 돕겠다"고 했다. 벨푸어 선언(Balfour Declaration)이다. 유대인이 즉시 연합국 편에 섰다. 영국은 여기에 더해 프랑스와 또 다른 조약을 맺었다. 사이크스-피코 협정(Sykes-Picot Agreement)으로 연합국이 전쟁에서 승리하면 프랑스는 시리아 등 지중해 해안지대를, 영국은 팔레스타인과 바그다드를 점령하기로 한 것이다. 1919년 영국이 전쟁에서 승리하자마자 팔레스타인을 위임통치하기 시작했다. 아랍은 분노했다. 윌슨의 민족자결주의에 따라 아랍인에게 자결권이 주어져야 했지만 영국이 배반한 것이다. 문제는 그 이후에 더 커졌다. 1920년부터 팔레스타인 지방에 유대인들의 이민이 대거 시작된 것이다. 그 해 1만6000여명이 들어온 것을 시작으로 해마다 급증세를 기록했다. 위임통치를 하던 영국은 그냥 방관했다. 게다가 1933년 히틀러의 나치 정권이 들어서며 유대인 박해가 시작되자 불법이민이 물밀듯이 밀려들었다. 1939년 결국 아랍인이 대규모 폭동을 일으켰다. 그제서야 영국은 유대인의 불법이민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 1947년 유엔총회가 팔레스타인 지역에 아랍인과 유대인 두 개의 독립국가로 분할하는 방안을 통과시켰다. 당초 아랍인이 중심의 팔레스타인 연방안을 유력했지만 미국이 제3세계를 지속적으로 설득해 뒤집은 것이다. 특히 팔레스타인 지역 전체 면적의 7%밖에 소유하지 못한 유대인에 전체 면적의 56%를 배정했다. 2000년 간 살아온 그 땅의 주인이 바뀌는 순간이었다. 이에 더해 1948년 유대인의 유명한 테러조직이 아랍마을을 야밤에 급습해 254명을 참혹하게 살해했다. 테러조직 수장은 메나헴 베긴으로 그 후 이스라엘 수상이 됐다. 극도의 공포에 휩싸인 아랍인들이 인근 국가로 도피했다. 불과 한 달만에 100만명이 레바논, 요르단, 시리아 등지로 흩어졌다. 이로부터 한 달 후인 1948년 5월14일 이스라엘이 건국을 선포했다. 마침내 아랍의 땅에 유대민족의 나라가 생긴 것이다. ■결국 중동전으로 갈까 바이든이 제일 우려하는 것은 중동전으로의 확전이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폭격에 나서자 항공모함을 급파한 것도 이스라엘을 돕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랍 국가들이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었다. 그러나 상황은 염려대로 흘러가고 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을 미루고 있지만 북부 레바논 접경지로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 이란의 후원을 받고 있는 헤즈볼라는 1982년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도시에 대해 무차별 폭격을 감행하자 이 때 창설된 시아파 무장단체로 최소 6만명 이상의 병력과 많은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더구나 시리아 내전에도 참전해 실전 경험까지 있어 하마스와는 비교되지 않는 전력으로 평가된다. 이란은 연일 참전 의지를 밝히고 있다. 이란은 중동 국가중 유일하게 핵무기를 보유한 나라로 이스라엘이 가장 두려워하는 국가다. 이스라엘 지상군의 가자 진입이 시작되면 이란이 움직일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바이든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 계획에 대해 반대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으며, 최근 이란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하지 말라(Don't)"라는 말을 네번이나 반복하기도 했다. 이는 그만큼 일촉즉발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마스의 기습공격의 이란 배후설에 대해서도 미국이 "그런 증거가 없다"고 연일 선을 긋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최근 이스라엘과 수교 의지를 내비친 사우디 아라비아도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고 다시 돌아앉았다. 이스라엘의 무차별적인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만 지금까지 4000명이 넘게 숨지고 1만여명이 다친 상황에서 이슬람 수니파의 맏형인 사우디의 선택지는 분명하다. 확전되면 무조건 아랍의 편에 설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우는 시위는 이집트와 요르단 등 아랍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셉법 바쁜 바이든, 시진핑, 푸틴 중동 정세를 둘러싼 미-중-러의 셈법도 복잡하다. 가장 불난 집은 미국이다. 우선 이스라엘의 민간인 학살을 두둔하면서 인도주의라는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었다. 미국은 그동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 학살을 자행할때 강력하게 비난했지만 이제 러시아가 쥐었던 그 칼날을 쥐게 됐다. 그러나 진짜 걱정은 따로 있다. '두 개의 전쟁, '세 개의 전쟁'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중동전쟁까지 터지면 미국은 다시 전쟁의 수렁에 빠지게 된다. 이 뿐이 아니다. 중국은 대만 침공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어 조만간 미국은 세 개의 전쟁을 치르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당장 미국 국채금리가 발작했다. 가장 대표적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금리가 갑자기 5%를 넘어섰다. 초유의 일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안보예산으로 143조원을 요청한 게 영향을 미쳤다. 바이든은 이번 사태를 어떻게 마무리 짓는가에 따라 재선 성공 여부가 결정날 것이라고 미국 정가는 예측하고 있다. 시진핑은 이 사태를 반전의 기회로 삼고 있다. 이스라엘과 관계개선을 추진하던 중이었지만 팔레스타인 지지로 돌아섰다. 미국에 등 돌리는 아랍 전체를 끌어안기 위해서다. 미국의 중동 헤게모니가 흔들리자 이 틈을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시진핑은 이번 사태가 집권 후 십년 넘게 추진해온 일대일로 사업에 다시 속도를 낼 수 있는 전환점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향후 기정사실처럼 여겨지는 대만 무력충돌을 앞두고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효과도 있어 여러모로 유리한 국면이다. 그러나 진짜 웃는 사람은 푸틴이다. 우크라이나 침공 후 파렴치한 전쟁광으로 낙인찍혔지만 이스라엘 전쟁이 이슈를 다 잡아먹었다. 더구나 민간인 학살을 계속하는 이스라엘을 두둔하는 바이든에 '위선자' 오명까지 넘겨줬다. 이스라엘 주변으로 확전되면 중동 기반의 에너지 시장이 흔들리게 돼 유럽 에너지 패권을 쥔 러시아는 더 입김이 세지게 된다. 이란이 참전하면 서방을 겨냥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 러시아는 이란, 시리아 등 이슬람 시아파 벨트를 지원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다. 따라서 러시아의 판단 하나에 따라 시아파가 움직이고, 아랍 전체가 연쇄적으로 하나가 되는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중동전쟁 확전되면 세계 경제는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가 걱정하는 것은 확전이다. 코로나로 무너진 경제가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중동 전쟁의 암운은 1973년 10월 제4차 중동전쟁에 따른 석유파동을 떠올리게 만든다. 당시 미국은 이스라엘에 무기를 공급하며 지원에 나서자 산유국들이 원유가격을 70% 인상하고, 이스라엘 지원국가에 대한 석유수출금지 조치까지 발동하면서 전 세계 경제는 공황에 준하는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이번 사태도 마찬가지다.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가 갈수록 늘면서 아랍 전체가 하나로 뭉치고 있고, 이란은 참전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하마스의 기습 초기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 전쟁이 주변국으로 확전되면 유가는 단숨에 150달러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랍 산유국들이 전쟁자금 마련을 위해 유가를 올릴 가능성이 높고, 러시아도 이를 계기로 가스자원을 무기화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땐 상상치 못한 상황까지 초래하게 된다. 전세계 석유 물동량의 30%가 이 해협을 지난다. 특히 우리나라는 두바이유에 의존도가 높아 더욱 치명적 타격을 입는다. 물가 상승으로 인한 고금리도 더욱 글로벌 경제를 괴롭히게 된다. 근원물가인 유가가 흔들리면 물가상승 압력이 더해지고, 미국도 국채발행을 늘리게 되면 채권금리가 계속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확전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이 가장 상상하기 싫은 시나리오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
2023-10-22 13:47:52【파이낸셜뉴스 베이징·도쿄=정지우 김경민 특파원】 한국과 미국 정상이 대북한 확장억제 강화방안의 '워싱턴 선언'을 발표한 이후 한국·미국·일본, 북한·중국·러시아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과 중국은 "침략의지가 반영된 적대시 정책"이라거나 "일부러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고 반발했고, 러시아도 "세계정세를 불안정하게 하는 것"이라고 불쾌한 심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반면 한국과 미국은 "확장억제의 실행력이 획기적으로 강화됐으며, 대북억제력 강화는 필요한 조치"라고 맞서는 상황이다. 여기다 한일 정상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나 북핵 대응 등을 논의했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3국 대 3국 대결 구도가 심화되는 모양새다. ■북·중 단둥서 '워싱턴 선언' 대응 논의 중국 내에서 미묘한 움직임은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 발표 수일 전부터 포착됐다.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은 "선언 발표가 있기 전인 4월 24~25일 북한의 실무진들이 신의주에서 다리를 건너 단둥으로 넘어와 중국 측과 만났다"고 전했다. 단둥은 북·중 접경지역이다. 북측 인사가 베이징까지 오는 것보다 시간을 줄일 수 있고, 회의 내용을 북한 지도부에 서둘러 보고하는 데도 유리하다. 또 북·중 무역의 중심이기 때문에 주변의 시선 등 보안 문제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양측의 회의는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사전에 설명을 들은 워싱턴 선언 내용을 북한에 전달하고, 향후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소식통은 주장했다. 중국 측이 북한 측 인사를 단둥으로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미국이 성명 발표 2~3일 전 워싱턴에 있는 주미중국대사관을 통해 관련 내용을 전했고, 내용에 상당히 심각한 부분이 포함돼 있다고 생각해 북측에 곧바로 알려준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또 이와는 별도로 베이징에 있는 러시아 대사관과도 비슷한 시기에 관련 내용을 공유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도 지난 4월 26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워싱턴 선언 관련 내용을 이미 중국에 설명했다면서 한국 등 역내 국가의 연쇄 핵무장을 막기 위한 노력은 "미국뿐 아니라 중국에도 최선"이라고 확인했다. 대통령실 관계자 역시 "(워싱턴) 선언이 중국과 직접적인 충돌요인이 아니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동맹 차원의 대비 방안이기에 중국으로서는 이를 우려하거나 아무런 문제의식을 가질 필요가 없겠다는 취지로 (미국이) 사전 브리핑을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북·중·러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 중국 측은 북한과 만남에서 안정되게 대응해야 한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측에선 "괴멸시키겠다"는 등 감정이 뒤섞인 거친 언사도 여러 차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북한은 워싱턴 선언 이후에도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윤 대통령을 향해 각각 "미래가 없는 늙은이" "그 못난 인간"이라고 비난하면서 워싱턴 선언으로 인해 "보다 결정적인 행동에 임해야 할 환경이 조성됐다"고 위협한 것도 선언 발표 이틀 후인 지난 4월 29일이다. 이처럼 북한의 반응이 곧바로 이뤄지지 않은 것 자체가 중국과 러시아 등과 함께 대응 수위를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은 풀이했다. 북한의 반박도 이때부터 본격화됐다.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4월 30일 논평에서 "(한미가) 반공화국 핵전쟁책동에 계속 집요하게 매여 달리려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북한이) 상응한 군사적 억제력을 키우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강변했다. 지난 2일 북한 신천박물관에서 진행된 청년학생 집회에서는 한미 정상을 겨냥한 '허수아비 화형식'도 진행됐다. 북한이 한미 정상에 대한 화형식까지 보여준 것은 전례가 없다. 그만큼 워싱턴 선언에 대한 적개심이 고조됐다는 방증으로 분석됐다. 중국 또한 한반도 비핵화에 어긋난다며 발끈했다. 중국은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이 거론된 것에 대해서도 상당히 불편해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정상회담 이전 대만 관련 발언에도 "불장난하면 제 불에 타 죽을 것"이라고 원색적으로 강하게 비판했다. 러시아 외무부도 성명을 내고 "미국과 한국의 핵 합의는 역내 및 국제 질서를 더 불안정하게 만든다"며 "이러한 합의는 군비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균형을 깨면 러시아도 동맹국을 규합해 군비 확대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러시아는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무기지원 가능성 언급에도 "양국 관계가 파탄이 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은 "중국이 5월 초 북한으로 관계자들을 보내 후속 대책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한국에 대한 중국의 정책이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를 뒷배로 생각하고 있다. 러시아가 지금까지 해오던 군사기술 지원에서 직접적인 무기 지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며, 북한에 대한 중국의 군사 지원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대북 소식통은 이와 관련, "북측 고위급이나 실물진이 단둥에서 중국 측과 접촉했다는 얘기를 아직 들어본 적이 없지만, 있을 수는 있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 선언, '중·러까지 겨냥' 해석 북·중·러가 한미동맹 강화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미국의 확장억제 전략이 북한만이 아니라 중국, 러시아까지 겨냥하는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워싱턴 선언에 담긴 미국 전략핵잠수함(SSBN)이 한반도 기항은 결국 핵탄두를 싣고 한국의 항구를 정기적으로 들른다는 뜻이다. 또 '유사시 미국 핵 작전에 한국 재래식 지원을 공동 실행하고 기획한다'는 문구도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 통합억제전략을 염두에 둔 내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예컨대 대만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충돌했을 경우 한국이 미국 주도의 미사일방어(MD) 체계에 통합돼 다양한 정보자산 등을 활용한 지원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수는 최근 한 방송에서 "통합억제라는 것은 우방국들과 동맹국들의 군사력까지 미국이 하나로 통합해서 사실 중국의 방어망을 뚫겠다는 어떤 그런 개념을 갖고 있다"면서 "꼭 한국의 총 든 군대가 그쪽에 간다는 개념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지난 5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워싱턴 선언을 비난하며 더 강력한 핵미사일을 개발하겠다고 밝히는 등 반발의 강도를 높이는 것은 북한의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조선중앙통신은 "미국은 남조선과 합동군사연습을 확대하고 일본·남조선과 방위협조를 강화해 '남방 3각'을 형성하려 한다"면서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신냉전 구도가 형성되고 그것이 유지된다면 앞으로 대결 위험성이 조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통화에서 "SSBN의 한반도 기항, 전략핵폭격기의 한반도 기착 같은 경우는 북한의 예상을 뛰어넘는 합의"라며 "북한이 보유한 핵 억제력을 능가하고 이를 상쇄시키는 한미의 대응에 대해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소식통은 "중국은 일본 제약회사 임직원을 스파이 혐의로 자국 내에서 체포하면서 시진핑 국가 주석이 광저우 LG디스플레이 공장을 이례적으로 직접 방문했다"며 "이는 경제 협력에서 일본 비중을 줄이고 한국과 강화하겠다는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김경민 기자
2023-05-07 18:32:07【베이징·도쿄=정지우 김경민 특파원】 한국과 미국 정상이 대북한 확장억제 강화 방안의 ‘워싱턴 선언’을 발표한 이후 한·미·일본, 북한·중국·러시아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과 중국은 “침략 의지가 반영된 적대시 정책”이라거나 “일부러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고 반발했고, 러시아도 “세계정세를 불안정하게 하는 것”이라고 불쾌한 심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반면 한국과 미국은 “확장 억제의 실행력이 획기적으로 강화됐으며, 대북 억제력 강화는 필요한 조치”라고 맞서는 상황이다. 여기다 한일 정상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나 북핵 대응 등을 논의했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3국 대 3국 대결 구도가 심화되는 모양새다. ■북·중 단둥서 ‘워싱턴 선언’ 대응 논의 중국 내에서 미묘한 움직임은 한미 정상회담 공동 성명 발표 수일 전부터 포착됐다.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은 “선언 발표가 있기 전인 4월 24~25일 북한의 실무진들이 신의주에서 다리를 건너 단둥으로 넘어와 중국 측과 만났다”고 전했다. 단둥은 북·중 접경지역이다. 북측 인사가 베이징까지 오는 것보다 시간을 줄일 수 있고, 회의 내용을 북한 지도부에 서둘러 보고하는데도 유리하다. 또 북·중 무역의 중심이기 때문에 주변의 시선 등 보안 문제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양측의 회의는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사전에 설명을 들은 ‘워싱턴 선언’ 내용을 북한에게 전달하고, 향후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소식통은 주장했다. 중국 측이 북한 측 인사를 단둥으로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미국이 성명 발표 2~3일 전 워싱턴에 있는 주미중국대사관을 통해 관련 내용을 전했고, 내용에 상당히 심각한 부분이 포함돼 있다고 생각해 북측에 곧바로 알려준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또 이와는 별도로 베이징에 있는 러시아 대사관과도 비슷한 시기에 관련 내용을 공유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도 지난 4월 26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워싱턴 선언 관련 내용을 이미 중국에 설명했다면서 한국 등 역내 국가의 연쇄 핵무장을 막기 위한 노력은 “미국뿐 아니라 중국에도 최선”이라고 확인했다. 대통령실 관계자 역시 “(워싱턴) 선언이 중국과 직접적인 충돌 요인이 아니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동맹 차원의 대비 방안이기에 중국으로서는 이를 우려하거나 아무런 문제의식을 가질 필요가 없겠다는 취지로 (미국이) 사전 브리핑을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북·중·러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 중국 측은 북한과 만남에서 안정되게 대응해야 한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측에선 “괴멸 시키겠다”는 등 감정이 뒤섞인 거친 언사도 여러 차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북한은 워싱턴 선언 이후에도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윤 대통령을 향해 각각 “미래가 없는 늙은이”, “그 못난 인간”이라고 비난하면서 ‘워싱턴 선언’으로 인해 “보다 결정적인 행동에 임해야 할 환경이 조성됐다”고 위협한 것도 선언 발표 이틀 후인 지난 4월 29일이다. 이처럼 북한의 반응이 곧바로 이뤄지지 않은 것 자체가 중국과 러시아 등과 함께 대응 수위를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은 풀이했다. 북한의 반박도 이때부터 본격화됐다.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4월 30일 논평에서 “(한미가) 반공화국 핵전쟁책동에 계속 집요하게 매여 달리려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북한이) 상응한 군사적 억제력을 키우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강변했다. 지난 2일 북한 신천박물관에서 진행된 청년학생 집회에서는 한미 정상을 겨냥한 ‘허수아비 화형식’도 진행됐다. 북한이 한미 정상에 대한 화형식까지 보여준 것은 전례가 없다. 그만큼 ‘워싱턴 선언’에 대한 적개심이 고조됐다는 방증으로 분석됐다. 중국 또한 한반도 비핵화에 어긋난다며 발끈했다. 중국은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이 거론된 것에 대해서도 상당히 불편해 하고 있는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정상회담 이전 대만 관련 발언에도 “불장난하면 제 불에 타 죽을 것”이라고 원색적으로 강하게 비판했다. 러시아 외무부도 성명을 내고 “미국과 한국의 핵 합의는 역내 및 국제 질서를 더 불안정하게 만든다”며 “이러한 합의는 군비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균형을 깨면 러시아도 동맹국을 규합해 군비 확대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러시아는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가능성 언급에도 “양국 관계가 파탄이 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은 “중국이 5월 초 북한으로 관계자들을 보내 후속 대책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한국에 대한 중국의 정책이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를 뒷배로 생각하고 있다. 러시아가 지금까지 해오던 군사 기술 지원에서 직접적인 무기 지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며, 북한에 대한 중국의 군사 지원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대북 소식통은 이와 관련, “북측 고위급이나 실물진이 단둥에서 중국 측과 접촉했다는 얘기를 아직 들어본 적이 없지만, 있을 수는 있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대북 소식통은 “알아보겠다”고 했다. ■워싱턴 선언, ‘중·러까지 겨냥’ 해석 북·중·러가 한·미동맹 강화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미국의 확장억제 전략이 북한만이 아니라 중국, 러시아까지 겨냥하는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워싱턴 선언에 담긴 미국 전략핵잠수함(SSBN)이 한반도 기항은 결국 핵탄두를 싣고 한국의 항구를 정기적으로 들른다는 뜻이다. 또 ‘유사시 미국 핵 작전에 한국 재래식 지원을 공동 실행하고 기획한다’는 문구도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 통합억제전략을 염두에 둔 내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예컨대 대만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충돌했을 경우 한국이 미국 주도의 미사일방어(MD) 체계에 통합돼 다양한 정보 자산 등을 활용한 지원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수는 최근 한 방송에서 “통합억제라는 것은 우방국들과 동맹국들의 군사력까지 미국이 하나로 통합해서 사실 중국의 방어망을 뚫겠다는 어떤 그런 개념을 갖고 있다”면서 “꼭 한국의 총 든 군대가 그쪽에 간다는 개념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지난 5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워싱턴 선언을 비난하며 더 강력한 핵미사일을 개발하겠다고 밝히는 등 반발의 강도를 높이는 것은 북한의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조선중앙통신은 “미국은 남조선과 합동군사연습을 확대하고 일본·남조선과 방위협조를 강화해 ‘남방 3각’을 형성하려 한다"면서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신냉전 구도가 형성되고 그것이 유지된다면 앞으로 대결 위험성이 조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통화에서 “SSBN의 한반도 기항, 전략핵폭격기의 한반도 기착 같은 경우는 북한의 예상을 뛰어넘는 합의”라며 “북한이 보유한 핵 억제력을 능가하고 이를 상쇄시키는 한미의 대응에 대해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소식통은 “중국은 일본 제약회사 임직원을 스파이 혐의로 자국 내에서 체포하면서 시진핑 국가 주석이 광저우 LG디스플레이 공장을 이례적으로 직접 방문했다”며 “이는 경제 협력에서 일본 비중을 줄이고 한국과 강화하겠다는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김경민 기자
2023-05-07 13:49:10지난 2~3일 미국 최고위급 정치인으로는 25년만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파장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대만에 체류하는 동안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비롯한 대만 정계 인사 뿐만 아니라 대만 반도체 기업 TSMC의 류더힌 회장을 만났다. 중국은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떠난지 24시간도 안돼 대만 인근에 전략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대만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미사일 11발·군용기 100여대… 중국 '대만봉쇄' 4일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은 대만 인근 6개 구역, 중국 해안으로부터 180km 떨어진 곳에서 7일까지 진행하는 군사훈련에 100여대의 항공기와 전투함 10척을 동원했다. 외신들은 중국이 지금까지 어느 군사훈련 보다 대만 영토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공중과 해상 훈련을 실시하면서 대만을 봉쇄하려는 인상을 주고 있으며 앞으로 전개될 상황이 예상하기 힘들다고 보도하고 있다. 지난 4일 중국이 실시한 ‘정밀 미사일 타격’ 훈련에서 쏜 미사일 11발 중 4발이 타이베이 위를 날아갔으며 한발은 일본 하테루마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펠로시의 대만 방문에도 미국은 중국 정부만 인정하는 ‘하나의 중국’ 등 기존의 대중국 정책에는 변함이 없음을 강조했지만 대중국 관계가 악화되고 양안(兩岸)간 긴장이 고조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외신, 美·中 군사적 충돌까지 우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해 외신의 반응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독일 도이체벨레(DW) 방송은 펠로시의 대만 방문에 대한 결과는 앞으로 수일내지 수주안에 나올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군사훈련 강도가 커지고는 있으나 대규모 군사로는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우발적 충돌이나 연쇄반응을 일으킬 위험, 최악의 경우는 미국과 중국 두 강대국이 직접 군사적 충돌을 하는 것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BBC 등 외신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조 바이든 행정부에는 새로운 골치거리가 됐다고 보도하고 있다.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과 미국 국방부는 펠로시의 대만 방문 계획에 대해 중국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며 적절하지 못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백악관은 펠로시 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 6명의 대만 방문을 저지할 권한이 없었다며 막지 못했다. 보수성향 미국 언론인 폭스비즈니스는 펠로시 의장이 19시간동안 대만에 머물면서 사태를 촉발시켰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앞으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 방송은 대만을 둘러싼 긴장은 장기 집권을 노리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지난해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 철수로 궁지에 몰렸던 바이든 대통령 모두에게 체면이 달린 문제라고 분석했다. 폭스비즈니스는 펠로시의 방문으로 대만 반도체 업체들의 대미투자 약속을 얻어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앞으로 닥칠 상황을 대처해야하는 과제가 생겼다고 전했다. 시주석은 국내적으로 강력한 코로나19 방역 실시로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으며 경제적으로 중국 부동산 시장 위기라는 고비를 맞고 있다. 경제정책 실패를 정치적 결집과 반대 세력 견제를 위해 대만과의 전쟁으로 만회하려는 위험한 선택을 할 가능성이 있다. 그는 장기집권이 결정될 수 있는 가을의 20차 전국대표대회 이전에 중국을 계속 통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2년뒤 대선이 실시되는 미국이 바이든 보다 더 강력한 대통령을 선출할 수 있어 시주석에게는 대만을 무력으로 통일 시키는 기회가 올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2-08-05 14:1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