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전세계 300여명의 천문학자가 참여한 사건지평선망원경(EHT·Event Horizon Telescope) 연구진이 우리은하 중심부 궁수자리에 있는 블랙홀을 최초로 발견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블랙홀은 지구에서 약 2만7000광년 떨어져 있다. 이번의 획기적인 발견은 2019년 EHT 연구진이 'M87' 은하 중심에 위치한 초대질량 블랙홀의 영상을 최초로 관측한 이후 두 번째 성과다. 궁수자리 A 블랙홀의 영상화 과정에 참여한 조일제 박사(스페인 안달루시아 천체물리연구소)는 "이번 영상은 빠르게 변화하는 블랙홀의 그림자를 포착해, 천체가 정적이라고 가정하고 촬영하는 기존 전파간섭계 영상화 과정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조 박사는 "이를 바탕으로 머지않아 블랙홀로 물질이 빨려 들어가는 과정도 직접 관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HT 연구진에는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경북대, 서울대, 세종대, 연세대, 한국천문연구원 등 9명의 한국 과학자들도 참여했다. 천문연구원에 따르면, 궁수자리 A 블랙홀은 질량이 태양보다 약 400만배 크다. 태양계로부터의 거리가 M87 블랙홀과 비교해 2000분의 1 정도로 가까워 블랙홀 연구의 유력한 대상이다. 그러나 M87에 비해 1500배 이상 질량이 작다. 이번 관측에서 블랙홀 주변의 가스 흐름이 급격히 변하고, 영상이 심한 산란 효과를 겪어 M87에 비해 관측이 어려웠다. EHT 과학이사회의 공동 위원장인 세라 마르코프는 이날 "궁수자리 A 블랙홀과 M87 블랙홀은 매우 유사한 모양을 보이는데, 이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즉, 이는 우주진화와 상대성이론을 설명하는데 있어서 일치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또한 기존 M87과 이번 궁수자리 A 블랙홀 연구에 참여한 김재영 경북대 교수는 "이전 M87 블랙홀과 비교해 궁수자리 A 블랙홀은 제트와 같은 강력한 물질 분출 현상이 없는 블랙홀"이라며, "이 두 블랙홀의 EHT 영상을 함께 연구함으로써 현대 천체물리학의 가장 큰 난제들 중 하나인 블랙홀 제트의 물리적인 기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2019년 당시 처녀자리 은하단 중심부에 존재하는 거대은하 'M87'의 중앙 블랙홀을 관측했다. 이 블랙홀은 지구로부터 5500만광년 떨어져 있다. 이 블랙홀의 질량은 태양의 65억배, 지름은 160억㎞에 달한다. 또한 M87 중앙 블랙홀의 그림자가 약 400억㎞이고, 블랙홀의 지름은 그림자에 비해 40%가량인 것으로 측정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2-05-12 22:45:52[파이낸셜뉴스] 세계 천문학자들이 거대한 블랙홀 주변에 강력한 자기장이 존재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 엄청난 자기장은 블랙홀 주위의 물질들이 빨려들어갈때 나선형으로 돌면서 들어가게 하기도 하고 5000광년이 넘는 거리까지 물질을 분출하게 하기도 한다. 2019년 최초로 블랙홀의 실제 모습을 공개한 이벤트 호라이즌 망원경(EHT) 공동연구진은 24일 블랙홀 편광 사진을 공개했다. 이 편광은 처녀자리 은하단 중 5500만 광년 떨어진 'M87' 은하의 블랙홀 주위에서 발견됐다. NASA의 앤드루 샤엘 연구원은 이날 "이번에 관측된 블랙홀 편광은 블랙홀 제트가 최소 5000광년까지 어떻게 분출할 수 있는지를 설명하는 중요한 열쇠"라고 말했다. 편광 관측은 물질이 블랙홀 안으로 빨려들어가는 유입량을 확인할 수 있는 한 방법이다. 연구진은 이번 편광 관측으로 M87 블랙홀의 가장자리 빛이 강하게 자기화 돼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분석 결과, 연구진은 블랙홀 주변에 예상보다 훨씬 강한 자기장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또한 자기장 구조를 통해 블랙홀 바로 바깥에서 물질의 유입과 방출이 일어나는 영역을 최초로 확인할 수 있었다. EHT 이론연구그룹 연구책임자인 미국 콜로라도 볼더 대학교 제이슨 덱스터 교수는 "이번 관측은 블랙홀의 가장자리에 있는 자기장이 뜨거운 가스를 밀어내고 중력이 끌어당기지 않도록 도와줄 만큼 충분히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즉 M87 블랙홀 주변의 뜨거운 가스 일부는 강력한 자기장으로 블랙홀의 강한 중력을 이기면서 밖으로 밀려 제트 형태로 멀리 날아가고, 나머지는 자기장에 끌려 사건의 지평선으로 나선운동하며 빨려 들어간다. 덱스터 교수는 또 "이 영상을 통해 M87 블랙홀 주변부의 강력한 자기장이 어떻게 초거대질량 블랙홀과 제트가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새로운 가설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EHT 연구진은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65개 기관 300명 이상의 연구자들로 구성돼 있다. 연구진은 M87 은하의 중심부를 관찰하기 위해 전세계 8 개의 망원경을 연결해 가상의 지구 크기만한 망원경인 EHT를 만들었다. EHT로 얻은 해상도는 달 표면의 신용카드 길이를 측정할 수 있을 정도다. 연구진은 M87 중심부의 블랙홀 이미지를 최초로 공개 후 지속적으로 관측하고 분석한 결과, 블랙홀 주변의 빛이 상당 부분이 편광돼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블랙홀은 주변에서 물질을 끌어들이는 한편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한다. 블랙홀로 유입된 물질의 일부는 방출되고 일부는 블랙홀 안으로 빨려들어간다고 알려져 있다. 블랙홀 중력에 포획되기 직전에 빠져 나가는 물질은 에너지를 양쪽 방향으로 강력하게 뿜어내는 제트의 형태로 우주로 멀리 날아간다. 이번 관측 전까지 천문학자들은 블랙홀 제트가 일어나는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여러 가설모델에 의존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블랙홀 제트가 태양계만한 중앙영역에서 은하보다 크게 뿜어져 나오는 원인을 알지 못했다. 연구진은 이번 블랙홀 편광 영상을 이용해 처음으로 물질들이 안으로 빨려들어가고 뿜어져 나오는 현상이 일어나는 블랙홀 근처의 외부 영역을 조사했다. EHT 한국 연구팀을 이끌고 있는 천문연연구원 손봉원 박사는 "우리는 EHT 연구의 일환으로 천문연구원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을 활용해 M87 블랙홀 주변의 강착원반과 제트 등의 추가 관측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연구팀은 천문연구원이 일부 지분을 갖고 있는 미국 하와이 소재 제임스클라크맥스웰 망원경(JCMT)과 칠레의 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간섭계(ALMA)로 M87 블랙홀 편광 관측 영상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천체물리학 저널 회보' 24일자에 두 편의 논문으로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1-03-24 15:51:08국내 천문학자를 포함한 국제 공동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블랙홀 관측에 성공햇따. 유럽남바천문대(ESO)는 10일 오후 10시(한국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전 세계 13개 기관이 협력한 '이벤트 화이즌 망원경(EHT) 프로젝트'의 관측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전 세계 8개의 전파망원경을 연결한 지구 크기의 전파간섭계를 구성해 초대질량 블랙홀 관측에 성공했다. 관측은 지난 2017년 4월 5일부터 9일간 거대은하 M87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지구에서 5500만 광년 거리에 있는 처녀자리 은하단에 속한 블랙홀이다. 이 블랙홀은 질량이 태양의 65억 배, 지름은 160억㎞에 달한다. 연구진은 관측자료 보정과 영상화 작업을 통해 고리 형태 구조와 중심부 어두운 지역, 즉 블랙홀 그림자를 발견했다. M87 사건지평선은 약 400억㎞에 걸쳐 드리워진 블랙홀 그림자보다 2.5배가량 더 작다는 것을 밝혀냈다. 과학계는 천문 역사상 매우 중요한 발견으로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을 증명하는 확실한 증거라고 평가하고 있다. 도엘레만 단장은 "우리는 그전에 하지 못했던 블랙홀 관련 연구에서 완전히 새로운 방식을 찾았다"며 "모든 위대한 발견들처럼 이제 시작"이라고 전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우리나라 연구진 8명을 포함해 미국 일본 등에서 200명이 넘는 과학자들이 참여했다. 발표 과정은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블랙홀 #아인슈타인 #일반상대성이론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19-04-11 10:06:04세계 최초로 블랙홀의 증거와 모습이 공개됐다. 사건지평선망원경(EHT, Event Horizon Telescope) 이사회 구성원이자 동아시아관측소(EAO) 소장인 폴호(Paul T. P. Ho)는 "실제로 관측된 블랙홀 영상의 다양한 특징들이 우리의 이론적인 예측과 놀라울 정도로 맞아 떨어진다"고 말했다. EHT 연구진은 10일 오후 10시(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D.C 등 세계 6개 도시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기자회견을 열고 전 세계 협력을 통해 초대질량 블랙홀 관측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발표된 영상은 처녀자리 은하단의 중심부에 존재하는 거대은하 M87의 중심부에 있는 블랙홀을 보여준다. 이 블랙홀은 지구로부터 5500만 광년 떨어져 있으며 무게는 태양 질량의 65억배에 달한다. EHT 프로젝트 총괄 단장인 하버드 스미스소니안 천체물리센터의 쉐퍼드 도엘레만(Sheperd S. Doeleman) 박사는 "이 결과는 천문학 역사상 매우 중요한 발견이며, 200명이 넘는 과학자들의 협력으로 이뤄진 이례적인 과학적인 성과"라고 언급했다. EHT 과학이사회 위원장인 네덜란드 래드버드(Radboud) 대학의 하이노 팔크(Heino Falcke) 교수는 "사건지평선에서 빛이 블랙홀의 강력한 중력으로 휘어져서 생긴 이 그림자는 이 매혹적인 천체에 대해 굉장히 많은 것들을 알려주고 있고, 이를 통해 우리는 M87 블랙홀의 어마어마한 질량을 측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HT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처음으로 검증된 역사적인 실험의 100주년이 되는 올해, 우주에서 가장 극단적인 천체들을 연구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과학자들에게 제공한 것이다. 손봉원 한국천문연구원 박사는 "이번 결과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 대한 궁극적인 증명이며, 그간 가정했던 블랙홀을 실제 관측해 연구하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한다"며 "향후 EHT의 관측에 한국의 기여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블랙홀은 빛조차 탈출할 수 없는 강한 중력을 가져 사건지평선 바깥을 지나가는 빛도 휘어지게 만든다. 그래서 블랙홀 뒤편에 있는 밝은 천체나 블랙홀 주변에서 내뿜는 빛은 왜곡돼 블랙홀 주위를 휘감는다. 왜곡된 빛들은 우리가 볼 수 없는 블랙홀을 비춰 블랙홀의 윤곽이 드러나게 하는데 이 윤곽을 '블랙홀의 그림자'라고 한다. 연구진은 여러 번의 관측자료 보정과 영상화 작업을 통해 고리 형태의 구조와 중심부의 어두운 지역, 즉 블랙홀의 그림자를 발견했다. 연구진은 M87의 사건지평선이 약 400억㎞에 걸쳐 드리워진 블랙홀의 그림자보다 2.5배가량 더 작다는 것을 밝혀냈다. EHT는 전 세계에 산재한 전파망원경을 연결해 지구 크기의 가상 망원경을 만들어 블랙홀의 영상을 포착하려는 국제협력 프로젝트이자 이 가상 망원경을 뜻한다. 사건지평선이란 블랙홀 안팎을 연결하는 지대를 뜻한다. 관측을 위해 EHT는 전 지구에 걸친 망원경 8개를 연결해 이전에 없던 높은 민감도와 분해능을 가진 지구 규모의 가상 망원경을 만들었다. 지구의 자전을 이용해 합성하는 기술로 1.3밀리미터 파장 대역에서 하나의 거대한 지구 규모의 망원경이 구동되는 것이다. 이런 가상 망원경을 초장기선 전파간섭계(VLBI)라고 한다. EHT의 공간분해능력은 파리의 카페에서 뉴욕에 있는 신문 글자를 읽을 수 있는 정도다. 한국은 한국천문연구원 소속 연구자 등 8명이 동아시아관측소(EAO) 산하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 망원경(JCMT)과 아타카마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전파간섭계(ALMA)의 협력 구성원으로서 EHT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한국이 운영하고 있는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과 동아시아우주전파관측망(EAVN)이 본 연구에 기여했다. 해당 관측은 2017년 4월 5일부터 14일까지 6개 대륙에서 8개 망원경이 참여해 진행됐다. 같은 시각, 서로 다른 망원경을 통해 들어온 블랙홀의 전파신호를 컴퓨터로 통합 분석해 이를 역추적하는 방식으로 블랙홀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얻었다. EHT의 원본 데이터를 최종 영상으로 바꾸는 데 필요한 분석은 독일 막스플랑크 전파천문학연구소(MPIfR)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 헤이스택 관측소에 위치한 특화된 슈퍼컴퓨터를 활용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19-04-10 15: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