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야간훈련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생존 가능성이 1% 밖에 되지 않았던 특전사 군인이 기적 같이 건강을 회복해 소속 부대로 복귀한 사연이 전해졌다. 해당 군인의 아버지는 군 동료들의 헌신적인 의료 지원과 응원을 받은 감동적인 사연을 전하면서 감사의 뜻을 전했다. 15일 페이스북 커뮤니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1%의 기적”이라는 제목으로 1공수 특전여단 5대대 소속 최모 중사의 사연이 올라왔다. 예비역 원사이자 최 중사의 아버지라고 밝힌 글쓴이 최모씨는 “저희 아이가 1% 기적으로 살아 퇴원과 복직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의무 사령부 위탁 환자 관리팀, 육군본부 환자 지원팀 그리고 특수전사령부 1공수특전여단에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최씨에 따르면 아들은 지난해 8월 말 산속 야간 훈련 도중 쓰러져 국군수도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가족은 당시 의료진으로부터 “가망이 없다”는 소견을 들었고, 실낱같은 희망을 잡고자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최 중사를 전원 조치했다. 그러나 그곳에서도 의료진은 “자가 호흡과 의식이 없는 상태인 데다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모든 장기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며 “오늘을 못 넘길 수도 있다. 생존확률이 1%도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는 최씨 가족을 위로한 것은 의무사령부 위탁환자 관리팀 소속의 남소윤 소령이었다. 남 소령은 “아직 젊고 군인 정신이 있기에 포기하기 이르니 희망을 가지고 조금 더 치료를 해보자”며 의료진을 설득했다. 또 같은 소속의 서영위 대위와 육군 본부 소속 조진숙 대령은 어려운 의료 용어를 쉽게 설명하는 등 최씨 가족을 도왔다고 한다. 최씨는 아들 소속 부대인 1공수 특전여단에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특히 부대원들의 응원 목소리가 담긴 파일을 전달 받아 의식 없는 최 중사에게 들려줬다고 한다. 최씨는 “간호사들이 아들이 의식이 없을 때 응원 메시지를 들려주면 좋다고 하니 많은 분들이 응원 녹음파일을 보내줘서 짧은 면회 시간에 아들에게 들려주기도 했다”며 “의식이 돌아왔을 때 부대원들이 이렇게 너를 응원하고 있다고 하니 많이 좋아하는 모습도 있었다”고 전했다. 최씨는 “의무 사령부 위탁 환자 관리팀과 육군본부 환자 지원팀 그리고 특수전사령부 1공수특전여단 부대원들의 정성이 있어서 지금 저희 아이는 생환 확률 1%의 기적으로 살아났다”며 “뇌와 장기도 정상이며 7개월 만에 퇴원하고 부대원들의 뜨거운 환영 속에 복직 신고까지 했다”고 적었다. 최 중사를 치료하기 위해 노력한 남소윤 소령도 댓글을 통해 “1%의 기적이 있기 위해선 99.9% 환자의 의지와 가족들의 믿음 그리고 부대의 관심이 있어야 한다”며 “제가 감히 0.1%의 확률에 판단을 맡긴 건 99.9%의 전제조건이 갖추어졌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남 소령은 “제가 여태 군생활 중 받은 가장 명예로운 경례는 기적적으로 깨어난 최 중사님이 근육이 다 빠져 재활도 덜 된 상태에서도 처음 절 보자마자 힘겹게 해준 경례”라면서 “부대로의 무사 귀환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앞으로는 최 중사님께서 나라를 지켜주실 차례”라고 전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5-17 07:14:05[파이낸셜뉴스] 군 당국은 지난주부터 이어진 집중호우로 전국 각지에서 피해가 속출함에 따라 피해지역 내 인명 구조 및 복구 활동에 병력과 장비 투입을 늘리고 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18일 정례브리핑에서 군의 대민지원 활동 계획에 대해 "오늘은 경북 예천을 포함한 10개 광역시·도 30개 시·군에서 장병 1만1000여명과 장비 250여대를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군은 전날에도 장병 5600여명과 장비 100여대를 투입해 이번 비 피해에 따른 지원 활동을 수행했다. 지난 15일부터 연인원 2만2000여명의 장병과 540여대의 장비가 각 지역에 동원됐다. 육군은 신속하고 집중적인 복구지원을 위해 별도로 6개의 '호우피해 복구작전 태스크포스(TF)'를 편성투입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육군에 따르면 이들 TF는 현재 지역방위사단별로 실시 중인 각 지역단위 피해 복구 지원과 별개로 대규모 피해발생 지역을 대상으로 중장비 위주의 복구 장비와 병력을 지원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TF는 현행 작전 수행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건설장비·조립교·제독차·급수차 등 공병 및 화생방 부대장비 500여대와 특수전사령부 및 제2신속대응사단 예하부대 병력 3000여명으로 편성된다. 육군은 "TF 편성은 본격적인 호우 피해 복구를 앞두고 피해가 심각한 지역에 최단시간 내 대규모 장비·병력의 집중 투입할 수 있는 여건을 보장하기 위한 사전 조치라는 데 의미가 있다"며 "정부 및 각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의를 거쳐 최단시간 내 TF 투입 지역을 선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역별로 지역방위사단이 수색과 복구 작전을 펼치고 있지만, 이와 별개로 대규모 피해지역에 병력과 장비를 더욱 집중해서 지원한다. 서우석 육군 공보과장은 "TF 편성을 통해 대규모 피해 발생 지역에 대해 특전나 신속대응사단, 각종 공병·화생방부대 장비를 집중 투입할 수 있는 여건을 사전에 조성함으로써 복구의 신속성과 효과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육군은 현재 호우피해 지역을 실종자 수색, 장비 집중투입, 인력 중심 지원 등 지역으로 구분해 가용한 역량을 모두 투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육군은 이번 비 피해가 심각한 충청남북도와 전라북도·경상북도 지역 복구 지원을 위해 전날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와 충북 괴산 학생군사학교, 전북 익산 제7공수여단, 경북 예천 제50보병사단 예하부대 등 4개소에 공병 병력 80여명과 굴삭기 등 장비 37대를 우선 배치했다. 육군은 19일까지 추가 병력·장비를 이들 장소에 집결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육군은 현재 충남 공주·청양·논산, 전북 익산, 충북 괴산, 경북 영주·봉화·예천 등 8곳을 '중점작전지역'으로 선정한 뒤 △실종자 수색지역 △장비 집중투입 지역 △기타지역(인력 중심 지원지역) 등으로 구분해 관련 작전을 수행 중이다. 해병대 제1사단 신속기동부대는 경북 예천군의 호우피해 복구 작전에 투입됐다. 해병대 상륙돌격장갑차(KAAV) 3대도 주민 구조 및 대피 지원 임무 수행을 위해 예천으로 이동 중이다. 정상화 공군참모총장도 이날 미국·캐나다를 공식 방문해 안보현안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집중호우 상황을 고려해 연기했다. 공군은 오송 지하차도 침수현장에 제6탐색구조전대 항공구조사들을 투입하고 공군비행장이 있는 예천 일대에서 산사태 피해 복구를 하고 있다. 육군 관계자는 "유례를 찾기 힘든 기상이변으로 자연재해가 속출하고 있다"며 "육군은 유사시 피해복구를 위해 즉각 투입이 가능한 대규모 병력·장비를 운용하고 있는 만큼 수마로 상처 입은 국민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이번 호우에 따라 지난 11일 오후 4시30분 '재난대책본부 1단계' 가동과 함께 24시간 비상대응체제에 돌입한 데 이어, 13일 오후 9시부로 '2단계'로 격상, 각급부대를 통해 대민지원 등 관련 임무를 수행 중이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3-07-18 14:23:51[파이낸셜뉴스] 23일 충북 괴산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육군 학사사관 제68기와 간부사관 제44기 통합임관식이 열렸다. 육군에 따르면 박정환 육군참모총장 주관으로 열린 이날 임관식에선 학사사관 392명, 간부사관 10명 등 총 402명이 소위로 임관했다. 이날 통합임관한 초임 장교 중에 여군 비율은 약 21%로 학사사관 84명, 간부사관 1명 등 85명이다 이날 임관한 학사사관은 16주, 간부사관은 14주 동안 전술학과 전투기술학, 군사학 등의 교육과정을 마쳤고 임관종합평가도 통과했다. 이날 임관식을 마친 신임 장교들은 각 병과학교에서 신임장교 지휘참모과정 교육을 이수한 뒤 일선 부대에 배치된다. 그동안의 교육·훈련기간 중 최우수 성적을 초임 장교에게 주는 대통령상은 김기록 소위(25·학사)가 받았다. 김 소위는 "임관의 기쁨과 함께 큰 상을 받아 영광스럽다"며 "강하고 자랑스러운 육군 장교로서 주어진 임무와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국무총리상은 김채환 소위(22·학사), 국방부 장관상은 최은총(23·학사) 김지우 소위(25·간부), 육군참모총장상은 오진희(26·학사) 조우빈 소위(25·간부)가 각각 수상했다. 이날 임관한 신임 장교들 가운데 김진서 소위(22·학사)는 독립운동가 고(故) 김도길씨의 증손자다. 경북 칠곡 출신의 김 소위 증조부는 '3·1운동' 당시 주민들을 선도해 만세 시위를 하다 체포돼 징역 6개월의 옥고를 치렀고 1998년 대통령 표창에 추서됐다. 김 소위의 조부 고(故) 김경웅씨는 한국전쟁(6·25전쟁) 때 해병대 상병으로 참전했다. 김 소위는 "증조할아버지와 할아버지가 사랑하고 지켜낸 우리나라의 자유·평화를 이젠 손자인 내가 지켜나가겠다"고 임관 소감을 전했다. 또 김선형 소위(29·학사)는 조부 고 김용학씨(대위 전역)가 6·25전쟁에 참전한 공을 인정받아 화랑무공훈장 2회, 충무무공훈장 2회를 받았다. 김 소위는 앞서 해병대사령부 근무지원단에서 병사로 복무하기도 했고 2년간의 교직 경력도 있다. 손보경 소위(25·학사)는 외조부 고 김만고씨가 원사로 전역했고, 부친은 손식 육군특수전사령관(중장)이다. 손 소위 모친 김선희씨도 육군 중령으로 전역한 군인가족이다. 김윤재·김윤서(22·학사) 소위는 일란성 쌍둥이다. 이들 형제는 6·25전쟁 참전용사 고 김일봉씨의 후손이기도 하다. 이날 임관한 초임 장교들 중엔 해외 시민권을 보유하고 있어 국방의 의무가 없었는데도 이를 포기하고 장교를 지원한 경우도 다수 있었다. 호주에서 태어난 이준형 소위(22·학사)는 통신장교가 되겠다는 꿈을 펼치기 위해 학사장교에 지원했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난 방주성 소위(24·간부)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국방의 의무는 당연하다'는 생각에서 남아공 시민권을 포기하고 병사로 군 생활을 시작한 뒤 간부사관에 도전했다고 한다. 소위 임관과 동시에 군번이 3개가 된 사례도 있다. 김성규 소위(29·간부)는 제701특공연대에서 통신병으로, 제9공수특전여단에서 부사관으로 복무했다. 6년간 태권도 선수생활을 한 체육 특기자 윤준호 소위(23·학사)도 이들과 함께 소위 계급장을 달았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3-06-23 15:32:57[파이낸셜뉴스] 지난 4월 사망한 특전사 소속 병사가 복무 중 선임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군인권센터는 8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인천에 위치한 특수전사령부 제9공수특전여단 소속 이모(22) 상병이 선임병들의 괴롭힘과 부당한 업무 분담 끝에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센터에 따르면 이 상병은 지난해 8월 부대에 수송병 보직으로 부대에 배치받았다. 하지만 입대 전의 부상이 악화해 전입 1개월여만에 행정병으로 보직이 교체됐다. 선임병들은 이 상병이 행정병으로 보직이 바뀌고 부상으로 작업이나 훈련에서 제외되자 불만을 품고 상습적으로 폭언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센터는 전했다. 이 상병은 혹한기 훈련 산악행군에서 제외된 후 괴롭힘이 더욱 심해지자 지난 2월 투신을 결심했으나 다른 병사가 제지했다. 이 상병은 같은 날 유리창을 깨 손에 상처를 입었고 국군수도통합병원 정형외과에 입원했다. 그는 군의관에게 자신의 상황을 털어놨고 검사 결과 중증 우울 및 불안 상태임이 확인됐으나 입원 이틀 뒤 부대로 복귀 조치됐다. 결국 이 상병은 지난 4월 1일 부모와의 면회를 마친 후 부대 생활관에서 몸이 경직된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이 상병의 사망 원인은 약물 과다복용으로 인한 급성 약물중독이었다고 센터는 전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3-06-08 18:00:52인천국제공항에 방역 지원을 나간 병사들에게 ‘부실 급식’이 제공됐다는 폭로가 나왔다. 육군에서 김치와 밥만으로 이뤄진 급식이 제공돼 논란이 발생한 지 2주도 되지 않아 또 부실급식 논란이 제기된 것이다. 17일 군 당국에 따르면 전날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는 ‘인천공항 검역지원 장병 부실급식’이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자신을 9공수특전여단에서 근무 중인 장병이라고 소개한 제보자 A씨는 “저희 부대가 7월 초부터 인천국제공항 검역지원 임무를 시행하고 있다”며 “최근 검역지원 인원 중 (코로나 바이러스) 양성자가 발생해 격리 실시 중에 있다”고 했다. A씨는 “식사로 전달해주는 급식이 너무 부실해 참다 참다 오늘(16일) 점심으로 나온 식사를 찍어 제보한다”고 했다. 사진을 보면 밥과 김치, 깻잎, 국이 담겨 있다. 밥은 비교적 많지만 국물에는 건더기가 보이지 않고 김치와 깻잎도 적어 보였다. 무엇보다 반찬 한 칸은 아예 텅 비어 있었다. 이에 네티즌들은 “20대 초반 강제로 군대간 것도 힘들텐데, 밥이라도 제대로 주자. 개밥보다 못한 거 먹이려고 군대 보내는 것도 아니고”, “(부실급식 논란이) 계속 터지는 데도 이렇게 주는 거 보면 장병을 소모품으로 생각하는 게 맞는 것 같다”, “편의점 도시락보다 못한 수준으로 먹이는 이유가 뭐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공분했다. 9공수특전여단은 부실급식을 시인하며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9공수특전여단 측은 “지난 7월부터 인천공항 검역지원 임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지원 장병들의 숙식에 불편함이 없도록 관심을 갖고 지원하고 있다”면서도 “최근 검역지원 중 확진자와 접촉된 40여명의 지원 장병과 취사지원 인력까지 동시에 격리조치됨에 따라 일부 인원에게 원활한 급식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 유사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장병 급식과 관련해 보다 세심한 관심과 정성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군은 이달 5일에도 부실급식 논란에 휩싸였다. 육군 5사단이 훈련 기간 중 원래 배식하기로 했던 식단이 아니라 밥과 김치만 배식한 경우가 5번이 넘는다는 제보가 육대전에 올라온 것이다. 제보자는 “그래도 군인이니 참고 버티려 했다”며 “훈련에 참여한 병사들의 노고를 인정해주지 않는 부대를 보며 제보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5사단 측은 “향후 유사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장병 급식과 관련해 보다 세심한 관심과 정성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1-09-16 20:46:03[파이낸셜뉴스] "전두환이가 불순한 장난을 치고 있는 것 같다" -이건영 3군 사령관(중장) 1979년 12월 12일, 일단의 군인들이 중심이 된 쿠데타가 18년 만에 또 다시 발생했다. 전두환 보안사령관과 노태우 9사단장을 필두로 한 신군부 세력은 당시 계엄사령관이던 정승화 육군참모총장을 강제 연행해가는 패륜적 하극상을 자행한다. 이어 수도권 일부 병력과 전방 부대 병력이 전두환과 신군부의 이름으로 평양 주석궁이 아닌 서울의 국방부와 육군본부로 물밀듯이 진격해 들어온다. 12월 12일의 그 날 밤. '참 군인'들은 몰락하고, 육사 11기를 중심으로 한 '하나회' 정치군인들이 득세하게 된다. 이 나라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희망은 또 다시 사라지고, 군부 독재가 불필요하게 연장되는 어둠이 내려앉은 것이다. ■사건의 발단 10.26 사건으로 18년 동안 장기집권을 했던 박정희 정권이 무너졌다. 이를 계기로 정치범 석방 등 사회를 옥죄던 유신체제의 억압이 완화되면서 국가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는 듯 했다. 군부 내에서도 변화 움직임이 있었다. 무엇보다 당시 육군참모총장이자 계엄사령관이던 정승화 총장(대장)은 박정희 정권 시절 군부 내 사조직을 만들고 정치 행위를 일삼던 군인들을 좌천시키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정 총장이 겨냥한 군인들은 다름 아닌 전두환 보안사령관(소장) 등 육군사관학교 11기가 중심이 된 '하나회' 멤버들이었다. 이들은 '구(舊)군부'를 의식해 박정희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키운 '신(新)군부'였다. 박 대통령의 비호 아래 전두환 등은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10.26 사건으로 든든한 뒷배경은 사라지게 됐다. 정 총장은 사건 직후 우선 군부 내 요직에 충실한 군인들로 정평이 난 인물들을 앉히며 지휘 계통을 개편해 나갔다. 장태완 수도경비사령관, 정병주 특전사령관, 윤성민 참모차장 등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당시 노재현 국방부 장관을 만나 군 인사 문제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정 총장은 문제가 되는 신군부의 핵심적인 인물들을 지방으로 좌천시켜야 한다고 건의했다. 노 장관은 즉답을 피하고 좀 더 시간을 두고 고민해 보자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 총장이 당초 계획했던 즉각적인 인사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고 보안은 새면서, 전두환에게도 정 총장의 계획이 보고되기에 이르렀다. ■하극상의 시작, 정승화 총장 강제연행 당시 전두환은 박 대통령을 시해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 등을 수사하는 '합동수사본부장'이었다. 나라를 뒤흔든 사건에 대한 수사의 책임자였던 만큼,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었던 셈이다. 10.26 사건에 대한 수사를 한창 진행하던 중 정 총장의 인사 기밀을 접한 전두환은 자신의 최측근인 허화평 보안사 비서실장, 허삼수 보안사 인사처장, 이학봉 보안사 대공처장 등을 불러모았다. 이 자리에서 전두환 등은 10.26 사건에 있어 정 총장의 '혐의점'을 발견한 후 강제 연행할 계획을 세웠다. 그 혐의점이란 10.26 사건 당시 정 총장이 사건 현장에 있었고, 김재규의 '내란' 행위를 방조했다는 것이다. 또한 정 총장이 김재규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았다는 확인되지 않은 혐의도 추가했다. 이후 전두환은 정 총장 연행 및 추후 행동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을 모의하기 위해 11월 중순 노태우 9사단장, 유학성 국방부군수차관보, 황영시 1군단장, 차규헌 수도군단장 등을 만났고, 최종적으로 12월 12일을 거사일로 정했다. 아울러 박희도 1공수여단장, 박준병 20사단장, 최세창 3공수여단장, 장기오 5공수여단장 등과도 사전 접촉했다. 비로소 '쿠데타' 계획이 정식으로 수립됐고, 실제 거사가 벌어지면 이들이 지휘하는 부대는 국방부 및 육군본부의 명령이 아닌 전두환의 명령에 의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것이었다. 운명의 날인 12월 12일 저녁. 허삼수·우경윤 등 보안사 수사관과 수도경비사령부 33헌병대 병력 50명은 정 총장이 머물고 있는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에 기습적으로 난입했다. 이들은 공관을 지키고 있던 경비원들을 총격을 가해 제압했고, 정 총장에게도 기관총을 들이대며 보안사 서빙고 분실로 강제 연행했다. 이들이 당시 현장에서 밝혔던 정 총장 연행 이유는 김재규로부터 돈을 많이 받았으니 이와 관련해 총장의 직접적인 증언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증언은 공관이 아닌 자신들이 준비한 별도의 장소(보안사 서빙고 분실)에서 해야 한다고 첨언했다. 정 총장이 최규하 대통령(당시 권한 대행)이 지시한 것이냐고 묻자 이들은 "재가가 있었다"고 답했다. 정 총장은 이를 믿지 않았고 대통령에게 확인 전화를 하려는 찰나에 강제로 체포, 연행됐다. 물론 정 총장 연행과 관련한 대통령의 사전 재가는 없었다. ■대통령 재가 거부와 장태완의 포효 같은 시각, 전두환은 직접 최규하 대통령을 만나 정 총장 연행에 대한 재가를 요구했다. 자신의 '직속상관'에게 물리적 강제력을 행사하는 중대한 일인 만큼, 대통령의 사전 재가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다. 전두환이 최 대통령에게 밝힌 정 총장 연행 이유는 10.26 사건 방조 및 새로운 혐의점(돈을 받은 것 등) 발견이었다. 하지만, 최 대통령은 이를 재가하지 않았다. 그는 시종일관 국방부 장관을 만나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때 노재현 국방부 장관은 정 총장 강제연행시 육군참모총장 공관에서 발생한 총격전 소리에 놀라 급히 몸을 피한 상태였다.) 대통령의 계속된 거부로 인해 전두환은 사전 재가를 받는 것을 포기하고, 쿠데타를 지휘하는 장소인 경복궁 30경비단으로 돌아갔다. 그곳에는 노태우, 유학성, 황영시, 장세동 등 쿠데타를 함께 실행하는 인물들이 모여있었다. 전두환 등이 추후 대책에 대해 논의하던 중 갑자기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정 총장이 중용했던 장태완 수경사령관이었다. (앞서 전두환 세력은 정 총장 연행 직전에 정 총장의 최측근들인 장태완, 정병주, 김진기 등을 연희동 요정 연회로 유인해 묶어 놓았다.) 장태완은 이들에게 정 총장을 즉각 원상복귀시키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유학성 등이 장태완에게 경복궁으로 와서 함께 하자며 거듭 회유하자 장태완은 "너거들한테 선전포고다 임마. 난 죽기로 결심한 놈이야"라고 포효했다. 장태완의 이 같은 모습은 아직까지도 '참 군인'의 표본으로 회자되고 있다. ■보안사의 감청공작 장태완의 강경한 태도에 전두환 등의 대응도 빨라졌다. 느긋하게 있다가는 장태완의 전차 부대가 밀고 들어와 포문을 열 것이라는 위기감이 증폭돼 있었다. 전두환은 박희도 1공수여단장에게 육군본부와 국방부를 무력으로 장악할 것을 명령했다. 1공수여단이 출동하자 장태완은 박희모 30사단장에게 연락해 1공수여단의 진입로인 행주대교를 봉쇄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 지점에서 전두환 보안사령부의 위력이 발휘된다. 보안사는 군의 정보기관이었다. 보안사는 군대 내 통신을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었고, 장태완 등의 통화를 실시간으로 감청, 동향을 속속들이 꿰뚫고 있었다. 또한 각급 부대의 보안사 요원들을 통해 육군본부 등이 동원하려는 부대의 지휘관들을 설득, 부대 동원을 사전에 봉쇄해버렸다. 결국, 보안사의 감청공작으로 1공수여단은 무난하게 행주대교를 통과해 서울로 진입할 수 있었다. ■9공수여단, 운명의 회군 전두환은 12.12 쿠데타를 시행하기에 앞서 유사시 어느 부대보다 신속하게 병력을 동원할 수 있는 4개 공수여단 중 1,3,5공수여단을 쿠데타에 끌어들였다. 하지만 남은 9공수여단은 포섭하지 못했던 만큼, 전두환은 쿠데타 당일 밤 이 부대의 출동을 우려하고 있었다. 마침 감청공작으로 행주대교를 무사 통과했던 박희도의 1공수여단은 육군본부의 집요한 명령으로 원대복귀하게 됐다. 이어 9공수여단의 서울 출동이 이뤄지면서 전두환은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 박희도는 신속하게 자신의 부대(1공수여단)로 돌아가 직속상관인 특전사령관의 명령도 무시한 채 원대복귀한 1공수여단을 다시 서울로 출동시켰다. 육군본부 측의 9공수여단과 전두환 측의 1공수여단이 서울에서의 무력 충돌을 앞두고 있는 '폭풍 전야'와 같은 상황이 도래했다.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 전두환 측은 결과적으로 자신들에게 승리를 가져다주는 묘안을 육군본부에 제안했다. 그것은 서울에서 '내전'이 발생할 수 있으니, 각자가 동원한 부대를 동시에 원대복귀시키자는 것이었다. 일종의 '신사협정'을 제안한 것이었는데, 육군본부는 전두환 측을 믿고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는 거짓 제안이었다. 결국, 9공수여단은 육군본부의 명령으로 회군을 결정했다. 육군본부는 전두환 측의 쿠데타를 진압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카드를 스스로 거둬들였던 것이다. 반대로 전두환 측의 1공수여단은 다시 행주대교를 지나 서울에 있는 육군본부와 국방부로 빠르게 진입해 들어갔다. 뒤이어 전방에 있던 노태우의 9사단 병력도 중앙청으로 진입했다. 전두환 측의 부대에 대항할 수 있는 병력은 존재하지 않았다. 육군본부와 국방부 등을 장악한 전두환 측은 끝까지 저항 의지를 불태웠던 장태완, 정병주 등을 체포해 서빙고 분실로 끌고 갔다. 이어 행방불명됐었던 노재현 국방부 장관을 찾아내 정 총장 연행에 대한 승인을 얻어냈고, 대통령에게도 사후 재가를 받았다. 그렇게 하룻밤 만에 12.12 쿠데타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쿠데타 이후 쿠데타 직후 전두환을 중심으로 한 신군부 세력은 권력을 장악했다. 최규하 대통령은 허수아비에 불과했고, 일개 별 두개짜리 소장이었던 전두환이 사실상 최고 권력자로 군림했다. 이후 전두환 측은 비상계엄을 확대하는 '5·17 쿠데타'를 감행하고, 광주 민주화 운동 등을 무력으로 진압하며 마침내 실질적으로 권력의 정점에 올라섰다. 하지만, 쿠데타를 막고자 했던 군인들은 비참한 결과를 맞이했다. 정 총장은 모진 고문을 받은 후 육군참모총장에서 이등병으로 강등됐고 강제로 전역을 당했다. 정 총장과 뜻을 같이 했던 장태완과 정병주 등도 비슷한 운명을 맞았다. 12.12 쿠데타는 그것을 주도했던 전두환, 노태우가 대통령으로 재임한 1980년부터 1993년까지는 정당화됐다. 그러나 김영삼 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는 '하극상에 의한 쿠데타적 사건'으로 규정됐다. 아울러 '역사 바로세우기' 차원에서 12.12 쿠데타에 대한 재수사가 이뤄졌고, 전두환과 노태우는 반란수괴 등의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2021-04-17 00:30:37【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 기자】전남도가 코로나19로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입국이 제한되는 등 농번기 인력수급이 어려운 상황을 맞아 발 빠른 대처를 통해 인력수급의 숨통을 틔우고 있다. 17일 전남도가 운영 중인 농업인력지원상황실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지난 3월 23일부터 5월 10일까지 총 5만 4468명의 영농인력이 수급됐다. 실제로 농촌인력지원센터를 통해 1만 7342명, 농촌일손돕기로 1468명, 사설 인력소개소에서 3만 5658명이 투입돼 바쁜 영농철 일손을 덜어준 것으로 확인됐다. 인건비도 8만~9만원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는 농가에 제때 인력을 공급코자 농촌인력지원센터 운영을 대폭 강화하고 지난해보다 조기에 시·군별 농촌일손돕기를 실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한 것이 농촌인력 수급에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했다. 도는 이달 중순부터 마늘, 양파 수확 등 작업으로 인력수요는 늘겠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늘어난 유휴인력이 꾸준히 지역 인력시장으로 유입돼 인력수급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활용할 수 있는 인력자원을 총동원해 농촌 일손돕기를 시행하는 등 농번기가 끝날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인력수급에 더욱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도 공무원들은 실국별로 3회 이상 일손돕기를 계획하고 지난 8일부터 실시 중이며, 육군31사단과 제11공수특전여단, 해군제3함대 등 군부대, 지역 민간봉사단체들도 일손돕기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김경호 도 농축산식품국장은 "농번기가 끝날 때까지 인력수급 상황을 꼼꼼히 살피겠다"며 "농가와 시·군의 인력중개 어려움에 적극 대처해 농업인들이 제때 영농을 추진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0-05-17 11:13:33[파이낸셜뉴스] 군인공제회는 △육군 2군단사령부, 12보병사단, 17보병사단, 56보병사단, 9공수특전여단, 203특공여단 △해군 제1함대사령부, 잠수함사령부, 6항공전단, 1해병사단, 해병대 6여단 △공군 방공관제사령부, 방공유도탄사령부, 17전투비행단, 20전투비행단, 제3훈련비행단 등 총 16개 부대를 방문해 위문금을 전달한다고 13일 밝혔다. 12일에는 장광현 관리부문 부이사장이 전방에서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2군단 사령부를 직접 방문해 장병들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담아 위문금을 전달하고 격려했다. 장광현 부이사장은 “국민들이 소중한 사람들과 연말연시를 보낼 수 있는 것은 추운 날씨 속에서도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전방을 지켜주고 있는 장병 여러분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기 때문”이라며 “국군 장병들이 자긍심을 갖고 국토 수호에 임할 수 있도록 군인공제회도 회원복지 개선 등 다방면으로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19-12-13 12:34:21롯데홈쇼핑은 인천시 부평구에 위치한 제9공수특전여단 관사에 아동과 여성들을 위한 문화공간인 '작은도서관' 64호점을 완공했다고 21일 밝혔다. 최근 열린 개관식에는 롯데홈쇼핑 정윤상 커뮤니케이션부문장, 문석호 제9공수특전여단장, 구세군 자선냄비본부 곽창희 사무총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정윤상 커뮤니케이션부문장은 "이번 64호점을 시작으로 기존 학습공간에서 아동, 여성 친화형 복합 공간으로 '작은도서관'의 역할을 확대한다"며 "수혜 지역 범위를 넓히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들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지역사회에 기여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윤주 기자
2019-07-21 18:16:58롯데홈쇼핑은 인천시 부평구에 위치한 제9공수특전여단 관사에 아동과 여성들을 위한 문화공간인 '작은도서관' 64호점을 완공했다고 21일 밝혔다. 최근 열린 개관식에는 롯데홈쇼핑 정윤상 커뮤니케이션부문장, 문석호 제9공수특전여단장, 구세군 자선냄비본부 곽창희 사무총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현판식에 이어 아동들의 축하공연이 진행됐고, 롯데홈쇼핑 임직원으로 구성된 샤롯데봉사단이 캘리그라피, 폴라로이드 촬영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제 9공수특전여단 관사'에는 지난해 8월 군 가족의 보육을 지원하는 롯데그룹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mom편한 공동육아나눔터'가 개소했다. 롯데홈쇼핑은 이와 연계해 기존 육아시설에 아동, 여성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확대했다. 아동도서, 체험형 놀이기구 등 학습과 놀이를 즐길 수 있는 키즈카페 형식의 복합공간과 육아를 공유할 수 있는 여성들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개보수했다. 정윤상 커뮤니케이션부문장은 "이번 64호점을 시작으로 기존 학습공간에서 아동, 여성 친화형 복합 공간으로 '작은도서관'의 역할을 확대한다"며 "수혜 지역 범위를 넓히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들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지역사회에 기여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작은도서관'은 문화 혜택이 취약한 지역의 아동을 위해 친환경 학습공간을 구축하는 롯데홈쇼핑의 대표적인 사회공헌활동이다. 지난 2013년 서울 강서구 1호점을 시작으로 올해 70호점 개관을 목표하고 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19-07-21 10:0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