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고창=김도우 기자】 지난 12월 4일 전북 고창에 사는 91세 노인이 폭행 혐의로 체포됐다. 술을 먹고 만취한 상태에서 이웃과 말다툼 중에 흉기로 찔러 다치게 했다. 5일 전북 고창경찰서에 따르면 특수상해 혐의로 A(91)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4일 오후 1시41분께 고창군 아산면의 한 마을에서 이웃주민 B씨(64), C씨(64·여)와 말다툼을 하다 흉기를 휘둘러 이들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어깨 등에 상처를 입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현재 치료를 받고 있다.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들이 나를 무시한다고 생각해 홧김에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964425@fnnews.com 김도우 기자
2020-12-05 20:01:06[파이낸셜뉴스] 치매를 앓는 90대 이웃을 성폭행한 70대 마을 이장이 과거에도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8일 MBC ‘실화탐사대’에 따르면 제작진은 경북 구미의 한 농촌 마을에서 벌어진 이장의 성추행 사건을 다루면서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 도는 이같은 소문에 대해 밝혔다. 앞서 이 마을에서 30년간 이장을 해 온 A씨는 지난 2월 치매 진단을 받은 90대 이웃 여성을 유사 강간한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피해자의 딸은 치매를 앓는 어머니를 위해 설치한 홈캠을 통해 범죄행각을 실시간으로 목격했다. 딸이 이 영상을 한 방송사에 제보함으로써 A씨의 범죄는 만천하에 공개됐다. 매체에 따르면 A씨가 경찰에 체포된 뒤 마을에선 그가 젊을 때부터 몹쓸 짓을 했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한 주민은 "전부 성관계다. '내가 제일 먼저 당했다'는 소문이 있다. (피해자가) 몇 사람 있다. 확실히 이야기 하는 것만 해도 세 사람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마을 주민은 "(피해자) 나이가 84세인가 그런데 (이장이) '젖 봐라' 하면서 만졌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한 주민은 "가슴 만지고 그랬다. 내가 (이장) 손가락까지 막 물고 그랬다"고 털어놨다. 이외에도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 "임신까지 해서 유산시켰다고 하더라", "쉽게 말하면 강간당해서 임신해서 배가 부르니까 알게 됐다", "유산시킨 건 확실하다" 등 이야기가 나왔다. 이에 대해 구미경찰서 담당 수사과는 "떠도는 소문이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1차 조사했고 추가로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피해자의 딸과 아들은 이장의 아들을 직접 만나 입장을 들어봤다. 피해자 딸이 "마을 어르신들이 '누구 집도 그랬다'면서 3건을 얘기하셨다. 초범이 아니고 이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면 왜 이걸 은폐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이장 아들은 "만약 그런 것 같으면 구속이 열 번 아니라 백 번도 다 됐겠지. 지금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라며 소문을 부인했다. 한편, 사건 당일 체포된 이장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장 회의 때 술을 한잔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장과 함께 있었던 지인은 “술에 안 취했다. 4명이 횟집에서 회 하나에 소주, 맥주 한 병씩 마셨다. 이장은 한두 잔 마시고 나머지는 내가 다 마셨다”고 설명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A씨가 피해자의 집에 도착해 걸어 올라가는 영상에 대해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걸 전혀 볼 수 없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어슬렁거리면서 올라오는 그 모습 자체가 아예 대놓고 목적지를 향해 걸어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장이 피해자의 손을 잡으려고 하니까, 피해자가 손을 확 친다. 이게 무엇이냐 하면, 두 사람 사이에 그 이전에 뭔가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며 범행이 처음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3-18 17:44:42[파이낸셜뉴스] 이재준 경기 수원시장이 4일 발생한 화재사고와 관련해 유족에게 긴급 지원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시장은 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아픈 소식이다. 어제 이른 아침 권선구 한 건물 3층에서 발생한 화재로 90대 할머니 한 분께서 유명을 달리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화마는 30여 분 만에 사그라 들었지만 네 식구의 안식처가 온통 검게 타들어 가는 것을 막을 순 없었다"며 "우리 시는 소식을 접한 즉시 유족이 머물 임시거주시설을 마련했고 응급구호세트 등 생필품도 긴급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분들의 망연자실에 위로가 될 리 만무할리언정 온전한 일상을 회복하실 때까지 정성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화성서부경찰서와 경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30분쯤 수원시 권선구 3층짜리 상가 건물 3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해당 층에 거주하고 있던 30대 손자 B씨는 90대 할머니 A씨를 안고 안방 창문을 통해 건물에 붙은 2층 높이의 패널 지붕 위로 뛰어내렸다. 지붕 위로 떨어진 할머니는 의식 저하 상태로 구조됐으며, B씨는 상반신에 2도 화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두 사람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고령의 A씨는 이날 정오쯤 결국 숨졌다. 특히 구조 과정에서 A씨가 한 번 더 땅에 떨어지는 사고도 있었다. 소방대원들이 A씨를 들것에 옮긴 뒤 2층 높이의 패널 지붕에서 사다리를 놓고 내리려는 과정에서 몸을 들것에 고정하지 않아 중심을 잃고 땅으로 떨어진 것. 이웃 주민들에 의하면 최근까지 직장을 다녔던 B씨는 고령으로 인해 인지기능이 떨어지고 거동이 힘들어진 A씨를 보살피기 위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불이 났을 당시에도 B씨는 할머니와 같은 방에 머무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현재 서울 영등포의 한 화상 전문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경찰과 소방은 화재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구조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9-05 14:34:22[파이낸셜뉴스] 집에 불이 나자 30대 손자가 90대 할머니를 안고 밖으로 뛰어내려 대피했으나 치료를 받던 할머니는 끝내 숨을 거뒀다. 4일 경기 화성서부경찰서와 경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30분께 수원시 권선구 3층짜리 상가 건물 3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이 난 건물은 1층은 상가, 2층은 교회가 자리 잡고 있으며, 3층은 1세대만 거주 중인 상가 건물로 불은 3층 집 내부에서 발생했다. 집에서 불이 나자 해당 층에 거주하고 있던 30대 손자 A씨는 90대 할머니 B씨를 안고 안방 창문을 통해 건물에 붙은 2층 높이의 패널 지붕 위로 뛰어내렸다. A씨는 할머니와 함께 현관으로 탈출하려 했으나 연기 등으로 대피가 어려워지자 안방 창문을 통해 아래로 뛰어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지붕 위로 떨어진 B씨는 의식 저하 상태로 구조됐으며, A씨는 상반신에 2도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당초 두 사람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치료를 받던 B씨는 이날 결국 숨졌다. 당시 패널 지붕 위로 떨어진 A씨는 할머니를 지붕 위에 남겨두고 홀로 지상으로 내려와 119 신고를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미 목격자에 의해 신고가 이뤄진 뒤였고, B씨는 패널 지붕 위에 있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에 의해 구조됐다. 이웃 주민들에 따르면 A씨는 최근까지 직장을 다니다 고령의 할머니가 인지기능이 떨어지고 거동이 힘들어지자 할머니를 보살피기 위해 직장을 그만둔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 A씨는 불이 났을 당시에도 할머니와 같은 방에 머무르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이날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은 현장에 약 5분 만에 도착했으며, 인명 피해를 우려해 오전 6시38분께 대응 1단계(3∼7개 소방서에서 31∼50대의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를 발령하고 진화에 나섰다. 소방 당국은 장비 32대와 인력 96명을 투입해 A씨 등을 구조하는 동시에 진화 작업을 벌였고, 20여분 만에 큰 불길을 잡았으며, 이후 30여분만인 오전 7시7분께 완전히 진화했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현장 감식을 통해 자세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 등을 조사 중이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9-05 06:23:26현대건설은 국내외에서 사랑 나눔 실천을 이어가고 있다. 해외 사업이 많은 건설업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개발도상국 진출할 경우 해외 사회적 책임(CSR) 활동을 의무화하는 등 지속적인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011년부터 현재까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해외 22개국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분야도 다양하다. 보건 위생 지원, 취약계층 자립지원, 교육, 공공시설 개보수 등 52개의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중 지난 2022년 필리핀 칼룸핏과 아팔릿 지역에서 취약계층 7728가구를 대상으로 위생키트(방역물품)와 식료품을 지원했다. 또 총 37개의 공립 고등학교를 포함한 정부기관을 대상으로 PC 90대를 지원하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필리핀 마닐라 북쪽 마롤로스에서 클락 까지 연결하는 철도 공사의 1공구를 수행한 바 있다. 조지아 주그디디의 학교에는 IT 교실 및 도서관 리모델링을 지원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특히 지난 2월 튀르키예 지진 재난 피해 지원을 위해 임직원 140명이 참여해 물품 1506점을 기증했다. 해외 뿐만 아니라 국내 사랑 나눔 실천은 더욱 두드러진다. 현대건설은 서울 종로구와 1사1동 결연을 맺고, 국내 소외 계층 지원을 위해 임직원 봉사 참여·후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 출연 기부금과 별도로 한 해 동안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급여 일부를 모은 성금 '사랑나눔기금'은 2010년 이후 올해로 13년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1510명의 임직원이 모금에 참여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약 2억4000여만원을 기탁했다. 지금까지 모아진 약 41억2000만원의 성금은 국내외 지역사회 소외계층 지원 사업에 활용됐다. 정기적으로 자원 재활용과 재사용의 선순환 구조를 위한 물품 기증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임직원 250명이 참여해 중고 판매가 가능한 의류·잡화 물품 3040여점을 기증했다.모아진 기증물품들은 아름다운가게에 기증돼 판매된다. 판매 수익금은 지역사회 소외계층 지원 사업에 사용하고 있다. 아울러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혈액 수급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분기별로 헌혈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임직원 306명이 참여해 헌혈 및 헌혈증 기부를 통해 이웃의 생명을 살리는 운동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국내는 물론 해외 진출 국가를 중심으로 지역 사회에 필요한 경제·사회적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제공해나가고 있다"며 "사업 경쟁력을 향상시켜 건설업의 지속 가능한 지역 사회 가치 창출 모델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2024-03-18 19:38:39[파이낸셜뉴스] 경찰이 오토바이를 훔치려다 실패하자 남의 집에 불을 지르고 도망간 방화범을 쫓고 있다. 1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3시31분께 충남 서천군의 한 가정집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를 목격한 이웃 주민은 자고 있던 90대 노인과 60대 아들을 대피 시켰고, 불은 40여분 만에 꺼졌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가정집 건물 두 동 중 한 동이 전소되고 한 동 일부가 불에 탔다. 또 마당에 있던 오토바이도 불에 탔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방화를 의심하고, 수사에 나섰다.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한 남성의 방화 장면이 포착됐다. 경찰은 이 남성이 주택 마당에 있던 오토바이를 훔쳐 가려다 시동이 걸리지 않자 오토바이에 불을 붙인 것으로 보고 남성을 추적하고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1-11 08:13:24[파이낸셜뉴스]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가 지난 15~17일 충북 진천군에서 주거환경 개선이 시급한 재난위기가정 21세대를 찾아가 집수리 봉사를 실시했다. 19일 희망브리지에 따르면 희망브리지 대학생 봉사단 43명과 500시간 이상 집수리 봉사를 한 멘토 16명, 희망브리지 직원 11명 등 70명이 이번 집수리 봉사에 참여했다. 이들은 진천군이 추천한 저소득층 가구 21곳을 청소하고, 벽지와 장판, 형광등을 교체했다. 더불어 각 세대에 10만원 상당의 생필품을 전달했다. 이번 집수리 봉사 대상은 우울증이 심한 가장을 대신해 생계를 책임지다가 뇌경색으로 쓰러진 20대 청년의 가정, 집안 곳곳에 곰팡이가 핀 80대 홀몸 노인 가정,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어 오랫동안 노후 주택에서 생활한 지적장애인 등 장애나 질병, 우울증으로 생계 활동은 물론 일상생활조차 힘든 가정들이 대부분이었다. 15년 이상 왕래하는 사람 없이 곰팡이로 얼룩진 집에서 지내는 90대 A씨는 “꿉꿉한 냄새가 사라지고 벽지도 화사해 새집에 들어온 것 같다. 참으로 고맙다”며 희망브리지에 감사의 말을 전했다. 군대 입대 전 집수리 봉사활동을 시작했던 서울 지역 대학생 김재원씨는 “벌레가 우글거리고 곰팡이가 가득하던 집이 말끔하게 단장되고, 수혜자분이 고마워하시는 모습이 잊히지 않아 전역 후에도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며 “무더운 날씨에서 최선을 다해 벽지를 교체해 드렸으니 이제 이 집에서 행복한 일만 가득하셨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멘토로서 이번 봉사에 참여한 이동현 소방사는 “대학 시절 봉사동아리에서 활동하던 친구의 권유로 시작한 이후 집수리 봉사만 1000시간이 넘었다. 소방관으로 근무하는 지금도 시간이 날 때마다 봉사 일손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멘토 B씨도 “도배만 30년 했다. 이번 봉사를 위해 다른 일들을 잡지 않았다. 그 이유는 봉사활동을 하는 대학생들이 너무 예쁘고 내가 가진 재능을 통해 수혜자들이 조금이나마 더 행복해지는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참여 이유를 밝혔다. 봉사활동 현장을 찾은 희망브리지 김정희 사무총장은 “긴 시간 열악한 상황에서 지내던 이웃들의 보금자리를 깨끗하게 해드려서 기쁘다. 전국 각지에서 온 대학생 봉사자들과 휴가를 내면서까지 봉사활동에 참여한 멘토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2-07-19 12:37:08【파이낸셜뉴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2018년 1월 6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시의 한 아파트에서 82세의 어머니와 52세의 딸이 한 방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모녀의 사인은 영양실조와 저체온증이었다. 한겨울 영하의 날씨에서 추위와 굶주림에 지쳐 죽음에 이른 것이다. 딸은 20대였던 1990년대 한때 직장생활을 했었으나 30년 가까이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로 지냈다. 사망 시점은 2017년 12월께다. 노모는 그 달 중순, 중년의 딸은 그로부터 약 보름이 지난 12월 말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 토요일이었던 당일, 가스검침원의 방문이 아니었더라면 찾는 이 없이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던 이들의 '고립사'는 더욱 더 고독했을 것이다. 노모는 이웃과 접촉을 피했고,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며 정부의 생활보호 신청도 완강히 거부했다고 한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이들이 사망할 당시, 실내에 현금 9만엔(약 91만원)이 있던 것이다. 딸로선 당장의 허기를 채우고도 남는 돈이었으나 혼자 남았던 그는 고립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아사했다. 2020년 5월에는 일본 중부 아이치현에서 87세의 아버지와 55세의 아들의 시신이 발견됐고, 같은 해 12월 도쿄의 아파트에서는 91세 어머니와 66세 아들에게 같은 형태의 비극이 확인됐다. 유일한 의지였던 부모의 죽음 이후 함께 생의 끊을 놓아버리는 '동시 고립사', 또는 부모의 연금이 끊기면서 생활고로 인해 굶어죽는 중년의 히키코모리 문제가 최근 수년간 일본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른바 '8050(하치마루 고마루)'문제다. 80대 고령의 부모가 50대 중년 히키코모리 자녀를 부양한다는 뜻이다. 은둔형 외톨이의 장기화가 초고령사회 현상과 맞물린 결과다. 8050 문제는 이미 9060문제로 진화하고 있다. 90대 부모가 60대를 부양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히키코모리 8050문제는 결국 생애 전체를 가로지르는 비극이자, 부모와 자녀의 죽음과 맞닿은 문제라는 인식이 일본 사회에 확산되고 있다. ■늙어가는 히키코모리…200만명 이상 추산 한국에서 은둔형 외톨이로 불리는 히키코모리는 일본어로 '(방에)틀어박히다'는 동사의 명사형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히키코모리에 대해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취업, 취학 등)사회활동을 회피하고, 6개월 이상 대체로 집에서 머무르고 있는 상태'라고 정의하고 있다. 현재 일본 내각부 추산으로는 전 세대에 걸친 히키코모리는 대략 115만명으로 파악된다. 지난 2015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친 내각부 조사에 따른 것이다. 2015년 당시 조사 대상은 15~39세로, 54만1000명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중년 히키코모리들이 제외됐다는 지적이 제시됐고 곧이어 2018년 40~64세를 대상으로 현황 조사가 이뤄졌고, 이를 토대로 이 연령대에서 무려 61만3000명이라는 추산치가 나왔다. 두 조사를 단순 합산하면 대략 일본 내 '광의의' 히키코모리는 115만4000명 정도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보통, 집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려 하지 않는 은둔형 외톨이를 중증 또는 협의의 히키코모리라고 부른다면, 광의의 히키코모리는 편의점 정도는 다닐 수 있거나 정규직 등의 활동은 간신히 하고 있지만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증자까지 포함한 수치다. 2018년 일본 내각부 조사에서 주목할 점은 4060대의 히키코모리가 1030대보다 더 많다는 점이다. '히키코모리=1030대 젊은층의 문제' 라는 공식이 깨진 것이다. 히키코모리 문제는 1980~90년대에는 등교 거부 정도로만 인식됐는데 1990년~2000년 대들어서는 일본의 거품경제 붕괴(1991년)와 맞물리면서 더욱 심화됐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30년'과 궤를 함께하는 이른바 '취업 빙하기 세대(버블붕괴 직후 고교·대학을 졸업해 안정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경우)가 여기서 잉태된 것이다. 이들은 1970년 전후에 태어나 40세 전후란 점에서 7040세대, 불황 정점에서 기회를 잃었다는 뜻에서 '로스트제너레이션(lost generation)'이라고도 불린다. 2000년대 초반부터 사회문제가 된 니트족(NEET, 일하거나 교육·훈련을 받을 의지가 없는 사람) 현상이 가세했고, 이런 흐름이 현재의 8050문제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내각부는 "히키코모리 상태가 되고 나서 7년이 경과한 사람이 50% 이상을 차지했다"면서 이 문제가 장기화되고 있는 경향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현실은 더 심각하다. 전문가들은 '115만명'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회적 히키코모리: 끝나지 않는 사춘기'(1998년 저) 등에서 히키코모리 문제를 본격 제기한 정신 의학자인 사이토 다카시 쓰쿠바대 교수는 지난 2019년 일본 외국인기자센터(FPCJ)에서 각국 특파원 대상 브리핑에서 "내각부의 115만명 추산치는 히키코모리 현실을 과소평가한 것일지 모른다"면서 "히키코모리를 전체 인구의 3~5%라고 본다면 (일본 내에) 약 200만명 정도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독 담당 장관까지 신설했지만 일본 정부가 마냥 손을 놓은 것은 아니었다. 1991년 등교 거부에 대응하기 위해 '등교거부아동 복지대책'을 개시했으며 2003년부터는 '1020대 중심'의 히키코모리를 지원하기 위해 지자체별로 정신보건복지센터 등 상담센터를 운영했다. 2009년에는 히키코모리 대책을 정비해 당사자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히키코모리 지역 지원센터' 설립을 추진했다. 2015년에는 히키코모리 생활곤란자 자립지원법을 시행, 거주·취업활동 등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포괄적 지원이 제도화됐다. 실제로 파이낸셜뉴스가 일본 정부, 도쿄도 등의 히키코모리 관련 시책을 취재한 결과 일본 전역에 지자체 차원의 담당과는 물론이고, 지원센터와 각종 민간지원단체들이 설치돼 '제도상'으로는 정책 노력이 일정 수준 반영된 것으로 파악됐다. 내년도 히키코모리 예산도 7개 분야로 구체화됐다. 후생노동성, 내각부 등 히키코모리 대응 관계부처 합동회의는 지난 10월 1일 △아동 및 젊은층 히키코모리 지원제도 정비 △등교 거부 △소비활동 △취업활동 △농림수산분야 취업연계 7개 분야에 걸쳐 예산사업 범위를 확정했다. 아베 정권 당시인 2019년에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30대 후반~40대 후반인 취업 빙하기 세대들을 정규직 공무원 등으로 채용하겠다며 약 6000억원의 예산을 책정했으며 올해 2월에는 영국(2018년 신설)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고독·고립 대책 담당상(장관)직을 신설했다. 정부가 사회적 단절로 인한 고독의 문제에 적극 나서겠다는 일련의 노력이 엿보이지만, 일본의 히키코모리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것은 정책이 상당 부분 겉돌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고독의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에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연 히키코모리의 '자립과 취업활동'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 얼마나 효과적이었느냐는 근본 물음에 봉착한 것이다. 이를 해소하지 않고선 인구 감소에도 등교 거부 학생은 되레 증가하고, 중년의 히키코모리들의 비극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별취재팀 김도우 팀장 이환주 이진혁 기자 조은효 도쿄특파원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1-12-12 18:32:39【파이낸셜뉴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2018년 1월 6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시의 한 아파트에서 82세의 어머니와 52세의 딸이 한 방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모녀의 사인은 영양실조와 저체온증이었다. 한겨울 영하의 날씨에서 추위와 굶주림에 지쳐 죽음에 이른 것이다. 딸은 20대였던 1990년대 한때 직장생활을 했었으나 30년 가까이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로 지냈다. 사망 시점은 2017년 12월께다. 노모는 그 달 중순, 중년의 딸은 그로부터 약 보름이 지난 12월 말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 토요일이었던 당일, 가스검침원의 방문이 아니었더라면 찾는 이 없이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던 이들의 '고립사'는 더욱 더 고독했을 것이다. 노모는 이웃과 접촉을 피했고,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며 정부의 생활보호 신청도 완강히 거부했다고 한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이들이 사망할 당시, 실내에 현금 9만엔(약 91만원)이 있던 것이다. 딸로선 당장의 허기를 채우고도 남는 돈이었으나 혼자 남았던 그는 고립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아사했다. 2020년 5월에는 일본 중부 아이치현에서 87세의 아버지와 55세의 아들의 시신이 발견됐다. 같은 해 12월 도쿄의 아파트에서는 91세 어머니와 66세 아들에게 같은 형태의 비극이 확인됐다. 유일한 의지였던 부모의 죽음 이후 함께 생의 끊을 놓아버리는 '동시 고립사', 또는 부모의 연금이 끊기면서 생활고로 인해 굶어죽는 중년의 히키코모리 문제가 최근 수년간 일본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른바 '8050(하치마루 고마루)'문제다. 80대 고령의 부모가 50대 중년 히키코모리 자녀를 부양한다는 뜻이다. 은둔형 외톨이의 장기화가 초고령사회 현상과 맞물린 결과다. 8050 문제는 이미 9060문제로 진화하고 있다. 90대 부모가 60대를 부양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히키코모리 8050문제는 결국 생애 전체를 가로지르는 비극이자, 부모와 자녀의 죽음과 맞닿은 문제라는 인식이 일본 사회에 확산되고 있다. ■늙어가는 히키코모리…200만명 이상 추산 한국에서 은둔형 외톨이로 불리는 히키코모리는 일본어로 '(방에)틀어박히다'는 동사의 명사형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히키코모리에 대해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취업, 취학 등)사회활동을 회피하고, 6개월 이상 대체로 집에서 머무르고 있는 상태'라고 정의하고 있다. 현재 일본 내각부 추산으로는 전 세대에 걸친 히키코모리는 대략 115만명으로 파악된다. 지난 2015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친 내각부 조사에 따른 것이다. 2015년 당시 조사 대상은 15~39세로, 54만1000명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중년 히키코모리들이 제외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곧이어 2018년 40~64세를 대상으로 현황 조사가 이뤄졌고, 이를 토대로 이 연령대에서 무려 61만3000명이라는 추산치가 나왔다. 두 조사를 단순 합산하면 대략 일본 내 '광의의' 히키코모리는 115만4000명 정도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보통, 집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려 하지 않는 은둔형 외톨이를 중증 또는 협의의 히키코모리라고 부른다면, 광의의 히키코모리는 편의점 정도는 다닐 수 있거나 정규직 등의 활동은 간신히 하고 있지만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증자까지 포함한 수치다. 2018년 일본 내각부 조사에서 주목할 점은 4060대의 히키코모리가 1030대보다 더 많다는 점이다. '히키코모리=1030대 젊은층의 문제' 라는 공식이 깨진 것이다. 히키코모리 문제는 1980~90년대에는 등교 거부 정도로만 인식됐는데 1990년~2000년 대들어서는 일본의 거품경제 붕괴(1991년)와 맞물리면서 더욱 심화됐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30년'과 궤를 함께하는 이른바 '취업 빙하기 세대(버블붕괴 직후 고교·대학을 졸업해 안정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경우)가 여기서 잉태된 것이다. 이들은 1970년 전후에 태어나 40세 전후란 점에서 7040세대, 불황 정점에서 기회를 잃었다는 뜻에서 '로스트 제너레이션(lost generation)'이라고도 불린다. 2000년대 초반부터 사회문제가 된 니트족(NEET, 일하거나 교육·훈련을 받을 의지가 없는 사람) 현상이 가세했고, 이런 흐름이 현재의 8050문제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내각부는 "히키코모리 상태가 되고 나서 7년이 경과한 사람이 50% 이상을 차지했다"면서 이 문제가 장기화되고 있는 경향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현실은 더 심각하다. 전문가들은 '115만명'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회적 히키코모리: 끝나지 않는 사춘기'(1998년 저) 등에서 히키코모리 문제를 본격 제기한 정신 의학자인 사이토 다카시 쓰쿠바대 교수는 지난 2019년 일본 외국인기자센터(FPCJ)에서 각국 특파원 대상 브리핑에서 "내각부의 115만명 추산치는 히키코모리 현실을 과소평가한 것일지 모른다"면서 "히키코모리를 전체 인구의 3~5%라고 본다면 (일본 내에) 약 200만명 정도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독 담당 장관까지 신설했지만 일본 정부가 마냥 손을 놓은 것은 아니었다. 1991년 등교 거부에 대응하기 위해 '등교거부아동 복지대책'을 개시했으며 2003년부터는 '1020대 중심'의 히키코모리를 지원하기 위해 지자체별로 정신보건복지센터 등 상담센터를 운영했다. 2009년에는 히키코모리 대책을 정비해 당사자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히키코모리 지역 지원센터' 설립을 추진했다. 2015년에는 히키코모리 생활곤란자 자립지원법을 시행, 거주·취업활동 등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포괄적 지원이 제도화됐다. 실제로 파이낸셜뉴스가 일본 정부, 도쿄도 등의 히키코모리 관련 시책을 취재한 결과 일본 전역에 지자체 차원의 담당과는 물론이고, 지원센터와 각종 민간지원단체들이 설치돼 '제도상'으로는 정책 노력이 일정 수준 반영된 것으로 파악됐다. 내년도 히키코모리 예산도 7개 분야로 구체화됐다. 후생노동성, 내각부 등 히키코모리 대응 관계부처 합동회의는 지난 10월 1일 △아동 및 젊은층 히키코모리 지원제도 정비 △등교 거부 △소비활동 △취업활동 △농림수산분야 취업연계 7개 분야에 걸쳐 예산사업 범위를 확정했다. 아베 정권 당시인 2019년에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30대 후반~40대 후반인 취업 빙하기 세대들을 정규직 공무원 등으로 채용하겠다며 약 6000억원의 예산을 책정했으며 올해 2월에는 영국(2018년 신설)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고독·고립 대책 담당상(장관)직을 신설했다. 정부가 사회적 단절로 인한 고독의 문제에 적극 나서겠다는 일련의 노력이 엿보이지만, 일본의 히키코모리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것은 정책이 상당 부분 겉돌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고독의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에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연 히키코모리의 '자립과 취업활동'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 얼마나 효과적이었느냐는 근본 물음에 봉착한 것이다. 이를 해소하지 않고선 인구 감소에도 등교 거부 학생은 되레 증가하고, 중년의 히키코모리들의 비극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김도우 이환주 조은효 기자
2021-12-12 17:53:23[광명=파이낸셜뉴스 강근주 기자] 광명시가 코로나19 지역감염 확산을 막고자 각 동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시민에게 대여하고 있는 휴대용 소독기가 시민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5일 “시민이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개인행동수칙을 준수하며 이웃과 함께 소독활동도 적극 펼치면 코로나19도 물러갈 것으로 확신한다”며 “지나친 불안감을 갖지 말고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함께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휴대용 소독기 대여는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방역활동이 훨씬 강화됐지만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는 방역사각지대를 제거하기 위해 2월28일부터 도입됐다. 광명시는 행정복지센터별로 3대에서 최고 7대까지 총 90대의 휴대용 소독기를 비치하고 있으며 시민이 대여를 원할 경우 소독약품 사용법과 안전관리 주의사항을 안내하고 이를 대여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자 휴대용 소독기를 찾는 시민이 늘고 있으며 하루 평균 대여 건수가 50건 이상으로 일부 행정복지센터는 시민 편의를 위해 휴일에도 출근해 시민에게 대여하고 있다. 휴대용 소독기는 분무식으로 소독약 8리터가 들어가며 소독이 필요한 장소에 분사하고 사람 손이 많이 닿는 문과 손잡이 등은 세척용 타올에 소독액을 적신 후 여러 번 닦아주면 된다. 소독기를 대여한 시민은 “소독을 하고 싶어도 소독기구도 없고 어떻게 소독해야 할지 몰라 난감했는데 이렇게 대여해줘 많은 도움이 됐다. 앞으로도 코로나19 감염증 예방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2020-03-05 10:5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