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제조업이 당면한 생산인구 감소, 생산성 정체, 탄소감축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부터 1600억원을 투입해 인공지능(AI) 자율제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산업통상자원부 박동일 제조산업정책관은 2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24 로보월드'에서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등 주력 제조업 분야에서 26개 프로젝트를 조만간 시작하고 2027년까지 프로젝트를 20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I 자율제조의 핵심인 첨단로봇을 산업 현장에 확산시키기 위해 로봇기업의 AI 자율 프로젝트 참여 기회 확대와 연구개발 등을 패키지화해 집중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세계적 수준의 휴머노이드 개발사업을 기획하고 있으며, 법과 제도를 첨단 로봇 친화적으로 개편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국내 최대 규모의 로봇 행사인 '2024 로보월드'와 '2024 기계·로봇·항공산업 발전 유공자 포상식'이 열렸다. '2024 로보월드'는 해외 50개 기업을 포함한 291개 기업이 총면적 3만2157㎡에 880개 부스를 마련해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됐다. 제조업용 로봇을 비롯해 공장자동화, 서비스로봇, 의료·재활로봇, 국방로봇, 퍼스널모빌리티, 무인기·드론, 로봇부품·소프트웨어(SW) 등 산업과 일상 전반의 로봇 제품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특히 올해 가장 주목받은 제품은 AI가 접목된 지능형 로봇들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국회의원과 박동일 산업부 제조산업정책관 등이 개막식에 참석해 로봇기업들을 격려하고 우수 로봇 전시부스를 살펴봤다. 이 의원은 "산업 특화로봇이나 우리나라만이 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이런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민간에서 나온다"며 "민간 아이디어를 정부와 정치권에 제안해 주면 다른 나라보다 앞서서 필요한 제도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산업부가 주최하고 파이낸셜뉴스와 한국로봇산업협회가 공동 주관하는 '2024 기계·로봇·항공산업 발전 유공자 포상식'도 열렸다. 올해 국내 로봇산업 발전에 기여한 산학연 관계자 20명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김삼성 건솔루션 대표이사는 스마트팩토리 보급을 위한 기반 마련 및 제조기업 현장 자동화·지능화 전환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산업포장을 받았다. 대통령표창은 임성수 경희대 교수에게 돌아갔으며, 황장선 파워오토로보틱스 대표는 파이낸셜뉴스회장상을 수상했다. 산업부는 로봇이 차세대 수출을 이끌 미래 성장동력이라고 보고 로봇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정책을 계획 중이다. 특히 휴머노이드 이니셔티브 사업은 2027년 세계 최고 수준의 휴머노이드 개발을 목표로 AI연구소, 로봇기업, AI반도체 기업 등이 참여하는 사업으로 내년 상반기 중 추진할 계획이다. 특별취재팀 김만기 팀장 조윤주 구자윤 장민권 주원규 기자
2024-10-23 18:14:44【샌프란시스코=홍창기 특파원】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인 샘 올트먼이 알렉스 블라니아와 공동 창업한 월드코인 개발사 '툴스 포 휴머니티'(Tools for Humanity·TFH)의 월드코인의 명칭이 '월드'로 리브랜딩된다. 월드코인은 그 규모를 확장할 다양한 계획도 공개했는데 개인의 홍채를 수집한다는 비난을 의식한 듯 월드코인이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저장하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여권도 월드ID에서 증명 TFH는 1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첫 공식 행사 '어 뉴 월드'(a new world)를 개최하고 월드코인의 변화 계획을 공개했다. TFH는 지난해 7월 홍채 인식 기반 가상자산 월드코인을 출시하며 알려졌다. 월드코인은 국적에 관계없이 누구나 신분증 없이 금융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 및 플랫폼을 구축, 보편적 기본 소득(UDI) 분배를 목표로 한다. 월드코인 공동 창업자 알렉스 블라니아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금융 및 신원 네트워크를 만들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인공지능(AI) 시대에 '월드 ID'로 사람임을 증명, AI와 구분하기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설명이다. 블라니아 CEO는 "우리의 '월드 ID'는 각국에서 이용되는 '디지털 ID'와 다르다"고 했다. 그는 "우리의 '월드 ID'는 각국의 '디지털 ID' 대체제가 아니다"면서 "'월드 ID'는 개인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사람, 나이, 신원을 증명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현재 월드 ID는 전 세계 160여개국에서 사용중이다. 이날 새롭게 선보여진 월드ID 3.0은 가장 진보된 버전으로 사용자는 자신의 실물 근거리무선통신(NFC) 지원 여권 정보를 월드 앱에 저장하고 나이, 국적, 여권 소유권 등을 증명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이날 행사에 참석한 올트먼 CEO는 "전 세계 인구 99.9%가 아직 월드코인에 가입하지 않았다"면서 "월드코인의 인프라 구축으로 규모를 확장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AI와 월드코인이 세계를 위한 중요한 새로운 기술적 인프라가 될 것이다"고 자신했다. 홍채 수집하지만 개인 정보는 저장 안해 이날 TFH는 홍채 수집 등 개인정보와 관련한 설명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현재 TFH는 남미를 중심으로 전 세계 41개국에서 개인의 홍채를 수집하고 있다. 블리니아 CEO는 "오브는 이미지 데이터를 처리하고, 처리된 데이터는 사용자의 장치로 반환된다"면서 "오브 자체에는 어떤 데이터도 저장되지 않고 사용자는 이를 직접 제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데미안 키란 TFH 최고 개인정보 보호 책임자(CPO)도 "수집되는 데이터는 없지만 개인정보 보안을 위해 전 세계 정부와 계속 협력 할 것이다"고 힘줘 말했다. 한국의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월드코인'에 과징금 11억여원이 부과한 것과 관련, TFH는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한국정부와 10개월 동안 협력했다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키란 CPO는 "지속적으로 한국정부와 협력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월드코인은 이날 차세대 오브(Orb)를 공개했다. 차세대 오브는 월드ID를 사용해 사람임을 검증하는 프로세스를 이전보다 훨씬 빠르고 효율적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TFH는 효과적인 홍채 인증을 위해 월드코인이 가장 인기 있는 지역인 남미에서 현지 1위 배달앱인 '라피'(Rappi)와 협업해 오브를 집으로 배달시킬 계획이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4-10-18 11:21:27[파이낸셜뉴스] 오는 10월 23일 개막하는 국내 최대 로봇 전시회 '2024 로보월드'에서는 인공지능(AI)과 융합된 로봇 기술과 제품이 지난해보다 많이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의 계보를 잇는 또 하나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보게 된다. 한국로봇산업협회는 23~26일 4일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세계 로봇산업의 흐름과 국내 로봇기업들의 현주소를 알아볼 수 있는 '2024 로보월드'를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또한 우리나라 로봇 기술과 산업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를 포상하는 '2024년 기계·로봇·항공산업발전 유공자 포상식'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제조업용 로봇부터 협동로봇, 자율주행 로봇, 부품과 로봇 시스템 통합, 스마트팩토리 자동화,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기업들이 함께 한다. 특히 해외 50개 기업을 포함해 300개 기업이 총 면적 3만2157㎡에 900부스가 마련돼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된다. 이는 지난해보다 100개 부스 이상 확대된 규모다. 로봇협회 측은 행사기간 동안 바이어 2만8000명을 포함해 총 4만5000명의 참관객이 방문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로봇산업협회 전한구 본부장은 "올해 전시의 특징은 AI와 로봇의 결합"이라며, "지난해 일부 기업이 선보였던 AI와 로봇의 융합기술이 올해는 훨씬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또 "한화와 두산 현대 등의 대기업들은 주로 로봇 시스템 통합(SI)을 소개하고, 일부 기업이지만 두발로 걷는 휴머노이드로봇도 전시회에서 공개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재권 한양대 로봇공학과 교수 겸 에이로봇 최고기술책임자(CTO)가 만든 휴머노이드 로봇 '앨리스' 4세대 모델이 공개될 예정이다. 또 이번 로보월드에 참여하는 로봇 기업 중 눈여겨 볼 만한 기업은 에이딘로보틱스와 테솔로, 로보티즈다. 에이딘로보틱스는 레인보우로보틱스, 뉴로메카의 협동로봇에 맞춰 제작된 힘토크센서 키트 제품을 선보인다. 에이딘로보틱스 박영진 매니저는 "전시장 체험부스에서 협동로봇이 컴퓨터 메인보드에 메모리를 정확하게 끼워넣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딘로보틱스는 힘토크센서를 국산화해 가격을 해외제품대비 최대 10분의 1로 낮췄다. 저렴하다고 성능이 떨어지지 않으며 오히려 향상된 항목도 있다. 또한 로봇 손과 라이다센서, 생산 자동화 힘제어 솔루션, 물류용 로봇 피킹 솔류션 등을 개발해 시장에 내놨다. 로봇 그리퍼와 로봇 자동화 솔루션 사업에 주력하는 테솔로는 로봇손을 전시 부스에 설치했다. 테솔로 윤소원 매니저는 "이번에 첫 공개하는 다섯손가락을 가진 로봇손은 양팔로봇에 장착해 사람과 동일한 작업을 할 수 있는 인간형 데모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손가락 하나마다 각각 4개의 관절이 있으면서 연구기관 뿐만아니라 산업현장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산 액추에이터(모터 동작 제어 장치)로 유명한 로보티즈는 새 액추에이터와 자율주행로봇을 준비했다. 로보티즈 이선영 마스터는 "액추에이터 신규 라인업인 '다이나믹셀-Y를 활용한 모듈화 협동로봇을 최초로 공개하고, 자율주행로봇 개미와 함께 완전 무인화 솔루션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로보티즈는 2019년 업계최초 자율주행로봇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서 다양한 실증 경험을 축적해왔다. 현재는 로봇배송 앱을 이용하면 서울 강서구에서 다양한 배달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10-13 10:50:39[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음악 창작 기업 포자랩스가 롯데월드 어드벤처의 ‘매직 인 더 나이트’ 신규 야간 공연의 음원을 제작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매직 인 더 나이트’ 공연은 매주 금요일, 토요일, 그리고 공휴일, 저녁 9시 30분부터 진행된다. 포자랩스는 이번 공연에 사용되는 음원 2곡을 AI기술로 제작했다. 총천연색의 조명과 레이저, 대공간 LED가 사용되는 나이트 쇼의 대미를 장식할 음악을 만들기 위해 시네마틱 장르의 음원을 생성했다. 여기에 콰이어(합창단)를 더해 뮤지컬 음악 같은 풍성하고, 웅장한 음악을 만드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작업했다. 이번 공연의 테마는 ‘미라클’과 ‘메모리’다. 이에 부합하는 신비롭고, 마법 같은 느낌을 담아내고자 놀이공원 콘셉의 음원 샘플 데이터를 구축하고, AI 모델에 학습시켰다. 여기에 포자랩스 소속 아티스트가 가사를 쓰고, 직접 섭외한 가수들이 노래를 불러 최종 음원으로 완성했다. 포자랩스 허원길 대표는 “이번 ‘매직 인 더 나이트’ 음원은 인공지능과 인간이 협업해 만들었다는 점에서 그간 고객들에게 제공해 왔던 100% AI 음악 생성 서비스와 차별점이 있다. 앞으로 고객이 더욱 간편하고, 효율적으로 음악을 사용할 수 있도록, AI 음악 토탈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매직 인 더 나이트’는 롯데월드 어드벤처와 포자랩스가 함께한 2번째 프로젝트다. 지난 6월, 포자랩스는 롯데월드 어드벤처의 여름 축제 ‘시티 바캉스 & 삼바’ 퍼레이드 곡을 제작한 바 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24-09-10 10:15:26"기술은 가치중립적인데, 딥페이크 자체가 자칫 범죄로만 인지될 수 있는 점이 우려스럽다." "리걸테크(법+기술) 서비스가 국내 법률시장에 정착하기 위해선 적절한 가이드라인, 법률 데이터의 투명성과 접근성 확보가 가능해야 한다." 5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에서 파이낸셜뉴스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동개최한 'AI월드 2024'에서 열린 'AI in Life' 세션에서는 딥페이크, 리걸테크, 인공지능(AI) 기반 문화예술 등 일상생활 속 AI 현안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딥페이크, 범죄인가 혁신인가'를 주제로 진행된 행사 현장에선 딥페이크의 양면성과 향후 전망을 다뤘다. 김덕진 IT커뮤니케이션 연구소장은 "과거엔 '재밌다'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성범죄 등 심각한 사례가 쏟아지면서 관련 문화나 현상에 대해서도 고민하기 시작했다"면서도 "보이스피싱이 생겼다고 전화를 못하게 하거나, 악플이 생겼다고 댓글을 없애버리지 않았듯이 AI 기술 또한 자율에 맞는 책임을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수 딥브레인AI 이사는 "신기술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나쁜 기술도, 좋은 기술도 될 수 있기 때문에 양면을 고려해서 정책을 결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짚었다. 임대근 한국외대 학장은 "딥페이크를 범죄 또는 혁신 등 이분법적으로 정의하는 게 무의미하다"며 "인간이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성격이 규정돼 갈 텐데, 순기능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악용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탐지기술의 발전 필요성도 대두됐다. 이 이사는 "새로운 AI 기술이 나오면 탐지율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다"면서도 "다만 1%라도 범죄를 막을 수 있고, 좋은 점이 있다면 보완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리걸테크의 미래'를 주제로 진행된 세션에선 김본환 로앤컴퍼니 대표와 이진 엘박스 대표가 리걸테크 서비스 현황과 미래 필요한 요소들을 논의했다. 김 대표는 "리걸테크 서비스가 있으면 효율성과 생산성은 높이고, 비용은 줄일 수 있다"며 "미네소타 연구에 따르면 AI 기술 도입으로 로펌들은 인력 대비 고소장 작성 시간을 24% 줄였다. 주니어 변호사는 건당 74달러 드는 비용도 LLM은 24센트밖에 들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법률정보는 정확도가 중요시되는데 AI가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현상(환각)을 겪지 않도록 관련 법규 및 가이드라인의 중요성 또한 부각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검색증강생성(RAG)을 통해서 환각을 낮추는 등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고 있고, 비용도 낮출 수 있다"며 "법률AI, 법률전문가, 소비자가 공존하는 세상이 열렸다. 법률 전문가와 스타트업이 함께 방법을 모색할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세션 좌장을 맡은 구태언 법무법인 린 TMT그룹 총괄은 "리걸테크가 보편화되면 로펌들은 지금 인력으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젊은 변호사들은 실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AI와 만난 문화예술'을 주제로 진행된 문화예술 세션에선 콘텐츠 창작에 대한 AI 기술의 잠재력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윤석관(활동명 킵콴) AI 콘텐츠 크리에이터는 "AI 기술 발전은 곧 표현의 범위가 확장된다는 이야기"라고 짚었다. 권한슬 스튜디오 프리윌루전 대표는 "AI로 예술의 민주화가 생겼다"며 "AI는 영화계가 겪는 새 변곡점 중 하나로, 이미 일어났고 앞으로도 일어날 일이다.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하고 안전한 사용할 수 있는가를 논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2024-09-05 18:43:21국가별로 인공지능(AI) 기술격차가 커지는 상황에서 글로벌 협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술악용과 같은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국제표준을 정하는 등 규범을 통해 AI 개발 및 안전성 체계를 확보해야 한다는 제언도 잇따랐다. 로버트 트래거 옥스퍼드대 마틴스쿨 AI거버넌스 디렉터는 5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에서 파이낸셜뉴스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동 개최한 'AI월드 2024'에서 'AI 국가주의,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자국 데이터를 지키고, AI 경쟁이 심화되는 AI 국가주의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래거 디렉터는 AI 국가주의의 예시로 미국과 중국의 사례를 들며 "미국의 경우 조 바이든 대통령이 AI의 안정성과 투명성을 위해 500억달러(약 67조원)를 반도체에 투자하기로 했는데, 이는 대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것"이라며 "중국도 AI를 위해 자국 내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투자해 서방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있다"고 짚었다. 국가별로 AI기술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어 글로벌 협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트래거 디렉터는 "디지털 자료 부족으로 많은 국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금 필요한 건 '거버넌스(관리 체계) 생태계'"라고 강조했다. 이어 "합법적인 국제표준을 개발하고, 채택된 표준을 도입하도록 인센티브를 도입해야 한다"며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규제를 지키지 않는 국가의 비행을 받지 않는 것처럼, AI 분야에서도 국가들이 국제표준을 위반하는 관할구역의 AI 제품을 자국 시장에서 배제하는 등 조치를 도입해 규범을 준수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같은 주제로 강연에 나선 엄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관은 한국 정부도 글로벌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힘쓰는 동시에 기술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중장기적 전략을 짜고 있다고 전했다. 엄 정책관은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3위 수준의 AI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고, 특히 특허 수나 AI 도입률 측면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면서 "생성형 AI를 한국 경제 전반에 성공적으로 도입한다면 오는 2026년 기준 연 300조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디지털·AI 정책은 기술 혁신을 추구하면서도, 그 혜택을 사회 구성원 모두가 누리는 디지털 공동번영 사회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 정부는 글로벌 선도 수준의 AI 기술 혁신을 위해 연구개발을 추진하는 한편 AI 컴퓨팅 자원과 인프라 구축도 병행할 예정이다. 이 밖에 국민 일상에 선도적으로 AI를 도입하고 AI기본법 등 핵심 입법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이어갈 방침이다. 엄 정책관은 "아직 AI 관련 기본법이 없지만 기술발전 측면과 안전한 AI를 같이 논의할 수 있는 균형 잡힌 법을 논의하고자 한다"며 "AI 기본법을 제정해서 국가 AI 경쟁력을 강화해 디지털을 확립하고 모두가 AI와 디지털의 혜택을 향유할 수 있도록 체계를 갖추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입법 과정에서 국회와 긴밀히 협력을 하도록 하겠다"며 "AI는 지금 이 순간에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고 일상에 변화를 주고 있는 만큼 민관이 합심해서 'AI 빅3 국가'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특별취재팀
2024-09-05 18:43:07"한국은 전 세계 기술강국 중 한 곳이자 아시아를 이끌어가고 있는 나라다. 한국에 거는 기대가 크다." 알렉스 블라니아 월드코인 공동창업자(TFH 최고경영자)는 5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에서 파이낸셜뉴스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동 개최한 'AI월드 2024'의 기조대담자로, AI 분야에서 한국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블라니아 창업자는 "한국은 우수한 사람이 많을뿐더러 한국 정부도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해 매우 진취적인 정책을 내놓고 있다"면서 "(TFH는) 한국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한국에 사무소도 개소하는 등 한국시장에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국무총리 직속기관인 개인정보위원회가 월드코인의 생체정보 수집 및 이용과 관련,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블라니아는 챗GPT를 개발한 샘 올트먼 오픈AI 대표와 TFH를 공동설립했다. "미래에는 사람과 AI를 구분하는 문제가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라 인간을 증명해주는 도구로 홍채정보를 수집하고, 그 대가로 월드ID와 월드코인을 부여하고 있다. 지난 7월 정식 발행 당시 월드코인은 '챗GPT 아버지'로 불리는 올트먼이 만든 가상자산으로, 국내외 투자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현재 월드ID 사용국가는 160개국 이상으로, 인증 수는 656만8557개에 달한다. 다만 홍채정보라는 개인정보 수집과 국외이전이라는 문제 등으로 인해 현재 한국, 유럽 등지에서 이와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이다. 그는 이날 헨리 해거드 월드코인 정책 및 전략고문과의 대담에서 "우리는 AI시대에 한 사람이 인간임을 인증해주는 역할을 하는 기업"이라고 강조하며 "AI가 실시간으로 이미지를 만들고, SNS에 글을 올린다면 '과연 인터넷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라는 문제의식에서 홍채인식 기반의 월드코인을 창립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AI가 '인간인 척' 악의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부분을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수백개의 온라인 계정을 만들어 선거판 여론을 조작하는 등 '인간 행세'를 할 수 있다"는 점을 지목했다. 블라니아 창업자는 홍채정보를 주목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인간 개개인의 고유성을 담보할 수 있느냐, 동시에 수백만명에게도 확장 가능한 시스템이냐, 100% 익명성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기준에 부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4년 반 전 창립 당시만 해도 이런 얘기들이 공상과학영화 같아서 투자를 받는 게 어려웠으나, 인간의 고유성을 식별해줘야 한다는 사명과 믿음을 현실화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목표를 100이라고 한다면, 지금 아직 5밖에 오지 않았다"면서 "엔지니어링 등 새로운 시스템 구축을 위해 노력할 것이며, 프로젝트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책당국, 전문가, 싱크탱크 등과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블라니아 창업자는 "현재는 게임·크립토 회사들이 월드ID를 사용하고 있지만 1∼2년 뒤에는 엑스(X·옛 트위터), 메타 등 SNS 회사들이 월드ID의 주요 사용처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더불어 "월드코인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오픈 플랫폼"이라며 "셀프 커스터디(보관) 원칙만 지켜진다면 게임 등 다양한 서비스와 기능을 사용자들이 추가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 개인정보위원회는 TFH의 생체정보 수집·이용과 관련,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에 대해 심의를 진행하고 있다. TFH 측은 "한국 규제당국이 월드코인 기술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4-09-05 18:36:38"(삼성전자가) 런던대 골드스미스 연구소와 AI가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설문조사를 한 결과 AI를 자주 쓰는 사람들은 삶의 만족도가 1.4배 더 높은 것으로 나왔다. 이처럼 AI는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이 되고 있다" 황인철 삼성전자 MX사업부 AI R&D 부사장은 5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에서 파이낸셜뉴스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동 개최한 'AI월드 2024'에서 'AI in Tech' 부문 첫 강연자로 참석해 모바일 AI의 미래를 소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S24의 신경망처리장치(NPU) 성능은 2000년대 슈퍼컴퓨터 수준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AI 개인 비서 시대'라는 주제로 진행된 세션에서 윤현상 SK텔레콤 AI 서비스사업부 담당은 자사 AI 서비스 '에이닷'을 소개하면서 "에이전트 서비스는 사람들 기대치만큼 잘하기 위해서는 사용자와 더 사람같이 소통하고, 개인 데이터로 그 사람 상황에 맞게 적용하는 게 에이전트 회사들의 꿈이자 목표"라며 "좋은 피드백을 주면 우리에게 정말 효용성 높은 에이전트를 같이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세영 뤼튼테크놀로지스 대표는 AI 현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한국에 특화된 AI를 만들 때 중요한 것은 현지인처럼 답변하는 느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본, 중국, 중동에서도 그 나라 현지에 맞는 AI 검색기술을 만들어 글로벌화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지는 반도체 세션에서는 최장석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신사업기획팀 팀장, 정윤석 리벨리온 CSO가 발표한 뒤 송진호 연세대 교수의 사회로 패널토론이 진행됐다. AI 열풍이 한국 반도체 업계에는 큰 기회가 되고 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었다. 최 팀장은 "모든 로직 같은 경우 10년 사이 10배 성장이 예상된다"며 "AI 메모리가 수년 전 1%에 불과했다면 2028년에는 거의 50% 가까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CSO도 "AI 추론에 중요한 건 얼마나 빠른가, 얼마나 에너지 효율적인가인데 우리는 이 두 가지에 세계적인 수준"이라며 "업체들 간 협업이 잘 이뤄지면 기술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이후 'AI전환(AX) 가속화'를 주제로 한 세션 강연자로 나선 양승도 AWS코리아 크로스엔터프라이즈 솔루션즈아키텍트 리더는 생성형AI가 기업 혁신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리더는 "생성형AI를 활용하는 혁신에 대한 기회들은 많다"며 다양한 기업의 혁신사례들을 소개하면서 "AWS는 다양한 소비자 요구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용 LG화학HQ DX담당 상무는 "일반 임직원도 디지털전환(DX)을 하려면 전문가용, 일반 직원용 플랫폼을 나눠 만들어야 한다"며 "직원들에 대한 교육 또한 중요하다"고 전했다. 김진용 지코어코리아 Pre-sales 팀장은 "AI 레이턴시(지연시간)를 줄여야만 지금보다 AI 전환이 더 활성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별취재팀
2024-09-05 18:36:18○…5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열린 파이낸셜뉴스 'AI월드 2024' 는 파올로 베난티 프란치스코 교황 AI윤리부문 고문을 비롯해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정·재계 인사들이 총출동. 이들은 오전 열린 티타임에서 서로 안부를 물으며 업계 현안을 논의. 참석자들은 "언론 행사가 영화관에서 열린 것은 처음"이라며 "신선하다" 호평. ○…특별대담 위해 방한한 베난티 고문, 한국-이탈리아 시차에도 불구하고 바쁜 일정 소화. 지난 4일 명동성당에서 강의를 진행하고 5일 오전 일찍 롯데시네마로. 이탈리아 내부에서도 활발한 활동. 이탈리아 내각에서 AI 위원장을 겸임하고 있고 이탈리아 비즈니스스쿨, 미국에서도 AI윤리에 대해서 가르친다고. ○…김창경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위원장은 "교육, 의료, 헬스케어 등 모든 산업에 민감한 데이터들이 돈이 된다"며 데이터의 중요성을 언급. 김 위원장은 "국가는 미사일이 지키는 게 아니라 플랫폼이 지킨다"며 플랫폼의 가치를 강조하기도. ○…평소 AI에 관심 많은 최태원 회장이 참석하자 여기저기서 최 회장에게 질문 쏟아져. "AI 투자 앞으로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에 "투자 어려운 점 많다"고 호소. "초기 단계라 어떻게 가야 하는지 (고민이다)"라고 덧붙이기도. 유상임 장관에게 "정부가 많이 도와주셔야 한다"고 전해. AI 전환에 가장 중요한 데이터센터와 관련해서는 "(데이터센터용)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너무 비싸 부담스럽다"고 발언하기도. 특별취재팀
2024-09-05 18:36:14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원저작물을 변형해 제작된 창작물이 쏟아지면서 지식재산권(IP) 침해를 막아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제언이 잇따랐다. 원작자의 IP 소유권을 명확히 해 수익배분 분쟁을 해결하는 한편 AI 모델의 대표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주문이다. ■IP 블록체인으로 저작권 보호 5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에서 파이낸셜뉴스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동 개최한 'AI월드 2024'에서 기조연설에 나선 스토리프로토콜 제이슨 자오 공동대표는 "IP 금전화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면 AI 기술을 긍정적으로 쓰지 못한다"며 "저작권을 건드리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IP를 통해 네트워크를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3조원 규모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스토리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창작자들이 업로드한 IP를 토큰화해 위·변조가 불가능하게 보호하고, 수익을 배분하는 IP 플랫폼 기업이다. 자오 대표는 "해리포터 영상을 AI를 활용해 발렌시아가 스타일로 편집한 영상을 업로드하면 소송이 걸릴 수 있다"면서 "AI 콘텐츠 생산은 완전히 새로운 순간이지만, 정말 강력하고 흥미진진한 기술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다. 이 상태로 가다간 대재앙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오 대표는 AI 기술로 만든 영상의 저작권 보호와 수익 창출을 위해선 인터넷 IP 네트워크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창작자들이 자신의 IP를 스토리에 등록하면 재창작·판매·배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권리와 수익을 인정받을 수 있다. 가령 최근 생성형 AI로 구현된 해리포터 주인공들이 발렌시아가 명품을 입은 영상이 큰 관심을 끌었는데, 창작자가 IP만 플랫폼에 등록했다면 무단도용을 막고, 자동으로 로열티를 지급하는 식이다. 그는 "모두가 AI에 접근해 콘텐츠를 만들 수 있고, 할리우드 창작자가 될 수 있는 시대"라면서 "IP가 오픈되면서 원작자와 해당 IP를 사용한 창작자 모두 수익을 창출해 윈윈해야만 AI가 지속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윤 스토리프로토콜 공동대표도 "내가 누려야 할 미래의 소득을 AI 영상이 강탈해갈 수 있다"며 "원작자가 방어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이터 투명성 높여 AI 신뢰도 제고 전 세계 최대 오픈소스 AI 모델 스태빌리티 AI를 설립한 에마드 모스타크는 AI 기술 고도화에 발맞춰 AI 투명성을 높여 신뢰도를 제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AI가 점차 교육, 의료, 금융 등 일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AI 모델을 더 개방적이고 대표성을 갖도록 교육하는 등 사람과 상호작용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모스타크 창업자는 "AI 기술이 악의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 AI 모델이 잘못된 방향으로 이용될 수 있다"면서 AI에 여자를 입력하면 백인 여자가 주로 뜨는 것을 사례로 거론했다. 그는 "반사적 답변을 내놓는 거울이 아닌 제대로 된 입력 대표성을 갖춘 AI 모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우리는 의사결정의 일정 부분을 AI에 위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AI 모델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어야 하며, 데이터 투명성 규제도 발전해야 한다"고 전했다.
2024-09-05 18:26: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