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처럼 혁신적이고 강력한 기술은 모두에게 개방되고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 매트 라이트 가이아넷(GaiaNet) 최고경영자(CEO)의 말이다. 그는 가이아넷 공동창업자로 블록체인 기반 웹3(Web3) 플랫폼과 AI를 결합해 누구나 참여하고 보상받는 탈중앙화 AI 생태계를 구축했다.개발자는 회사나 별도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지 않고도 가이아넷에 자신이 만든 AI 에이전트를 올려 배포할 수 있고, 사용량에 따라 보상받을 수 있다. 가이아넷이 특히 강조하는 개념은 '지식의 인터넷(Internet of Knowledge)'이다. 사용자는 사이트에 올라온 AI 에이전트를 골라 쓸 수 있고, 향후 사용자가 자신의 특정 업무에 여러개의 AI 에이전트를 고용해 하나의 팀처럼 활용할 수도 있게 된다. 매트 라이트 CEO는 "누구나 AI 에이전트를 만들고 운영하며 수익화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었다"면서 "2년 안에 AI 에이전트가 인류 인구보다 더 많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AI와 웹3의 결합이라는 아이디어는 생소하다. 어떻게 시작됐나. ▲지난 2023년부터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인 가이아넷 설계를 시작했다. 당시 LLM의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었지만, 그 이면에는 소비자 데이터, 거버넌스, 경제적 가치가 소수의 기업에 집중되는 구조적 문제가 있었다. 근본적 문제는 분명했다. 지식재산과 사용자 데이터의 소유권이 그것을 만들어낸 개인에게 돌아가야 했지만 현실에서는 몇 개의 대기업이 이를 독점한 것이다. 우리의 비전은 자유시장, 오픈소스 협업 개발, 데이터 주권이라는 핵심 원칙에 기반한다. AI처럼 혁신적이고 강력한 기술이 몇몇 대기업의 폐쇄적인 통제 아래 놓이는 것이 아니라, 개방적이고 분산된 생태계에서 지속적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믿는다. 가이아넷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우리 목표는 혁신이 개방적으로 유지되고, 소유권이 분산되며, 가치를 창출하는 이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AI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 ―웹3 AI플랫폼은 기존 플랫폼과 어떻게 다른가. ▲가이아넷의 오픈소스 추론 프레임워크는 허깅페이스(Hugging Face)에 공개된 150만개 이상의 오픈소스 모델을 기반으로 한다. 사용자는 누구나 여기서 AI 추론 서비스를 만들고 운영할 수 있다. 기존 플랫폼에선 사용자가 단순한 소비자에 머무르지만 가이아넷에서는 누구나 AI 서비스 제공자가 될 수 있고, 이를 통해 직접 수익도 낼 수 있다. 개발자가 단 5분 만에 AI 서비스를 배포할 수 있고 모델 개발자, 연산 자원 제공자, 지식 기여자 등 생태계 참여자 모두가 공정하게 보상을 받는 구조다. 즉 AI 서비스 운영의 진입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춘 것이다. 이는 기존 중앙집중형 AI 서비스가 주로 기업의 주주 이익을 우선시하는 구조와 본질적으로 차별화된다. ―작년에 2000만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바이트트레이드(ByteTrade)와 미라나 벤처스가 주도한 시드 및 시리즈 A 라운드를 통해 총 2000만달러(약 270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현재는 개발자 시장 확장, 제품 고도화, 그리고 지식 제공자 생태계 확장 강화를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 웹3 생태계에서 많은 파트너와 협력 중이며 메타마스크, 컨센시스, ENS, 문페이, 한국의 팩트블록 등 100곳 이상의 파트너와도 협업을 진행 중이다. 벤처캐피털(VC) 업계에서는 최근 '탈중앙화 AI'에 대한 다양한 투자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가이아는 그 중심에서 혁신을 이끄는 역할을 하려 한다. 특히 탈중앙화 AI가 승리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개방성과 협업의 힘을 극대화하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지식 주권 시스템(Sovereign Knowledge System)과 집단 지성을 강조했는데, 중앙집중 AI와 경쟁이 가능할까. ▲좋은 질문이다. 성능 측면에서 보면 특정 맥락에 특화되어 훈련된 소형 LLM 모델들이 오히려 대형 모델보다 더 나은 성능을 낼 수 있다. 대형 모델은 전체 인터넷을 뒤져야 특정 결과를 도출할 수 있지만, 특화된 모델은 훨씬 더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바로 이 점에서 오픈소스 기반 소형 모델의 가능성을 보고 있다. 가이아넷은 '지식의 인터넷'이라고 부를 수 있는 생태계를 지향한다. 지식을 제공한 사람들이 그 가치를 인정받고 보상을 받을 수 있어야, 더 지속 가능하고 공정한 시스템이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스템은 '스웜(Swarms)' '집단 지성'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우리는 이를 '살아 있는 지식 시스템'으로 부르고 있다. 소비자들이 AI에 의해 데이터 상품으로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AI가 준비된 무한한 지식 도서관에 접근함으로써 인간 지능이 오히려 수익화되는 구조를 지향한다. 미래에는 인간이 AI에 데이터를 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자산화해 AI 생태계 안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가 널리 퍼질 것으로 본다. ―AI 에이전트가 인간보다 많아진다면 사회는 어떤 변화를 겪게 될까. ▲앞으로 1~2년 안에 AI 에이전트 수가 전 세계 인구를 넘어설 것이다. 지금도 이미 약 1억개의 에이전트가 기업이나 개인을 위해 다양한 작업을 수행 중이다. 이전에는 이 같은 자동화가 블루칼라 직무를 대체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화이트칼라 영역인 코딩, 데이터 입력, 기사 작성, 소셜미디어 콘텐츠 업로드, 뉴스레터 발송, 마케팅 등 다양한 사무직이 먼저 대체되고 있다. 노동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뀐 셈이다. 앞으로는 기계들이 대규모 작업을 대신 수행하고, 인간은 그 기계를 관리하거나 방향을 설정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인간이 완전히 대체되지는 않을거다. 사람을 잘 다루고, 아이디어를 기획하거나, 전략을 세우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그 역할은 AI와 협업하면서 더 강화될 수도 있다.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은 AI 에이전트가 특정 업무 수행을 위해 인간의 '맥락'을 필요로 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에이전트가 인간을 고용하거나 소규모 업무를 의뢰하는 구조도 생길 수 있고, 이는 곧 '인간이 AI에 보고하는 시대'를 의미하기도 한다. ―AI와 웹3의 결합에서 가장 주목하는 미래 활용 사례는.▲가장 강력한 변화는 '자율 경제 에이전트(Autonomous Economic Agents)'의 등장이다. AI가 사람을 대신해 블록체인상에서 자산을 관리하고, 투자를 진행하며, 거래까지 수행한다는 얘기다. 이런 시스템에서는 신원증명 등의 블록체인 기술이 꼭 필요하다. 이더리움처럼 이미 신뢰 기반 인프라가 구축된 블록체인에서는 AI 에이전트가 스마트월렛을 기반으로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다. 가이아넷은 스마트 계약을 통해 에이전트의 추론 과정이 검증 가능하도록 만드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코인베이스의 에이전트 키트, 마더 DAO 등의 플랫폼들과 통합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러한 다중 에이전트 집단은 개별 인간이 처리할 수 없는 복잡한 작업을 협력적으로 처리할 수 있고, 그 결과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경제 모델이 등장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좀 더 재미있는 개념 중 하나는 '디지털 트윈'이다. 인간 전문가의 지식을 대규모로 재현한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고, 이는 우리가 알고 있는 노동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게 될 것이다. 즉, 인간 전문가의 지식을 대규모로 복제한 AI 에이전트 팀이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분야·언어를 가로질러 연산과 논리를 수행하는 시대가 곧 열릴 것이다. ―파트너사와는 어떤 방식의 협업이 이루어지나. ▲우리의 파트너십은 단순한 마케팅 협력이 아니라 기술적 통합과 오픈소스 생태계에 대한 공동 기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베이스(BASE)와는 마더 DAO 및 에이전트 프레임워크를 함께 구축 중이며, 이를 통해 탈중앙화된 AI 거버넌스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리트 프로토콜(Lit Protocol)과는 탈중앙화 신원인증과 접근 제어 시스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기능은 AI 에이전트가 보안성과 신뢰성을 유지하면서 작동하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다. 또 와즘엣지(WasmEdge)를 통해 리눅스 파운데이션과도 협업한다. 이를 통해 기업 수준의 보안성과 다양한 플랫폼 간의 호환성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가이아넷의 파트너십은 기술적 실체를 중심으로 움직이며, 공동 개발과 생태계 공동 구축을 목표로 삼고 있다. ―탈중앙화 자율조직(DAO)을 AI로 운영할 때, 신뢰성과 안정성은 어떻게 확보하나. ▲다층 검증 시스템을 통해 AI 기반 DAO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 우리는 암호학적 방식으로 에이전트의 행동을 검증하고, 모든 과정이 블록체인상에서 투명하게 관리되도록 설계했다. 또 계산의 무결성을 보장하기 위한 증명 시스템과 함께 이더리움 기반 프로코톨인 아이겐 레이어(EigenLayer)의 검증 서비스까지 거친다.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경제적 장치도 마련했다. 검증자는 일정량의 가상자산을 스테이킹해야 하고, 잘못된 검증을 하면 자산이 소각되는 '슬래싱(slashing)' 시스템이 작동한다. 우리는 이 과정을 점진적 탈중앙화라고 부른다. 초기에는 인간의 감독을 유지하면서 시스템을 운영하고, 에이전트의 신뢰성이 확보되면 자동화 비율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방식이다. 이처럼 가이아넷은 기술, 경제, 거버넌스 설계를 모두 활용해 신뢰 기반의 AI DAO를 실현하려 하고 있다.■매트 라이트 가이아 넷(Gaia Net) CEO △카네기멜론대학교 기계공학 박사 △오픈AI 연구원 △구글의 미래 기술 연구조직이자 현재는 알파벳 산하의 독립 연구소로 운영되는 'X(전 구글X) 시니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NASA 산하 제트추진연구소(JPL) 로보틱스 엔지니어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25-03-25 18:46:24[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처럼 혁신적이고 강력한 기술은 모두에게 개방되고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 매트 라이트 가이아 넷(Gaia Net) 최고경영자(CEO)의 말이다. 그는 가이아넷 공동창업자로 블록체인 기반 웹3(Web3) 플랫폼과 AI를 결합해 누구나 참여하고 보상받는 탈중앙화 AI 생태계를 구축했다. 개발자는 회사나 별도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지 않고도 가이아넷에 자신이 만든 AI 에이전트를 올려 배포할 수 있고, 사용량에 따라 보상받을 수 있다. 가이아넷이 특히 강조하는 개념은 '지식의 인터넷(Internet of Knowledge)'이다. 사용자는 사이트에 올라온 AI 에이전트를 골라 쓸 수 있고, 향후 사용자가 자신의 특정 업무에 여러개의 AI 에이전트를 고용해 하나의 팀 처럼 활용할 수도 있게 된다. 매트 라이트 CEO는 "누구나 AI 에이전트를 만들고 운영하며 수익화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었다"면서 "2년 안에 AI 에이전트가 인류 인구보다 더 많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AI와 웹3의 결합이라는 아이디어는 생소하다. 어떻게 시작됐나. ▲지난 2023년부터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인 가이아넷 설계를 시작했다. 당시 LLM의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었지만, 그 이면에는 소비자 데이터, 거버넌스, 경제적 가치가 소수의 기업에 집중되는 구조적 문제가 있었다. 근본적 문제는 분명했다. 지식재산과 사용자 데이터의 소유권이 그것을 만들어낸 개인에게 돌아가야 했지만 현실에서는 몇개의 대기업이 이를 독점한 것이다. 우리의 비전은 자유 시장, 오픈소스 협업 개발, 데이터 주권이라는 핵심 원칙에 기반한다. AI처럼 혁신적이고 강력한 기술이 몇몇 대기업의 폐쇄적인 통제 아래 놓이는 것이 아니라, 개방적이고 분산된 생태계에서 지속적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믿는다. 가이아넷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우리 목표는 혁신이 개방적으로 유지되고, 소유권이 분산되며, 가치를 창출하는 이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AI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 - 웹3 AI플랫폼은 기존 플랫폼과 어떻게 다른가. ▲가이아넷의 오픈소스 추론 프레임워크는 허깅페이스(Hugging Face)에 공개된 150만 개 이상의 오픈소스 모델을 기반으로 한다. 사용자는 누구나 여기서 AI 추론 서비스를 만들고 운영할 수 있다. 기존 플랫폼에선 사용자가 단순한 소비자에 머무르지만, 가이아넷에서는 누구나 AI 서비스 제공자가 될 수 있고, 이를 통해 직접 수익도 낼 수 있다. 개발자가 단 5분 만에 AI 서비스를 배포할 수 있고 모델 개발자, 연산 자원 제공자, 지식 기여자 등 생태계 참여자 모두가 공정하게 보상을 받는 구조다. 즉, AI 서비스 운영의 진입 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춘거다. 이는 기존 중앙집중형 AI 서비스가 주로 기업의 주주 이익을 우선시하는 구조와 본질적으로 차별화된다. - 작년에 2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바이트트레이드(ByteTrade)와 미라나 벤처스가 주도한 시드 및 시리즈 A 라운드를 통해 총 2000만 달러(약 270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현재는 개발자 시장 확장, 제품 고도화, 그리고 지식 제공자 생태계 확장 강화를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 웹3 생태계에서 많은 파트너와 협력 중이며, 메타마스크, 컨센시스, ENS, 문페이, 한국의 팩트블록 등 100곳 이상의 파트너들과도 협업을 진행 중이다. 벤처캐피탈(VC) 업계에서는 최근 ‘탈중앙화 AI’에 대한 다양한 투자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가이아는 그 중심에서 혁신을 이끄는 역할을 하려 한다. 특히 탈중앙화 AI가 승리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개방성과 협업의 힘을 극대화하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지식 주권 시스템(Sovereign Knowledge System)과 집단 지성을 강조했는데, 중앙집중 AI와 경쟁이 가능할까. ▲좋은 질문이다. 성능 측면에서 보면, 특정 맥락에 특화되어 훈련된 소형 LLM 모델들이 오히려 대형 모델보다 더 나은 성능을 낼 수 있다. 대형 모델은 전체 인터넷을 뒤져야 특정 결과를 도출할 수 있지만, 특화된 모델은 훨씬 더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바로 이 점에서 오픈소스 기반 소형 모델의 가능성을 보고 있다. 가이아넷은 ‘지식의 인터넷’이라 부를 수 있는 생태계를 지향한다. 지식을 제공한 사람들이 그 가치를 인정받고 보상을 받을 수 있어야, 더 지속 가능하고 공정한 시스템이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스템은 ‘스웜(Swarms)', ‘집단 지성’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우리는 이를 ‘살아 있는 지식 시스템’이라 부르고 있다. 소비자들이 AI에 의해 데이터 상품으로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AI가 준비된 무한한 지식 도서관에 접근함으로써 인간 지능이 오히려 수익화되는 구조를 지향한다. 미래에는 인간이 AI에 데이터를 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자산화해 AI 생태계 안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가 널리 퍼질 것으로 본다. - AI 에이전트가 인간보다 많아진다면 사회는 어떤 변화를 겪게 될까. ▲앞으로 1~2년 안에 AI 에이전트 수가 전 세계 인구를 넘어설 것이다. 지금도 이미 약 1억 개 이상의 에이전트가 기업이나 개인을 위해 다양한 작업을 수행 중이다. 이전에는 이같은 자동화가 블루칼라 직무를 대체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화이트칼라 영역인 코딩, 데이터 입력, 기사 작성, 소셜 미디어 콘텐츠 업로드, 뉴스레터 발송, 마케팅 등 다양한 사무직이 먼저 대체되고 있다. 노동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뀐 셈이다. 앞으로는 기계들이 대규모 작업을 대신 수행하고, 인간은 그 기계를 관리하거나 방향을 설정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인간이 완전히 대체되지는 않을거다. 사람을 잘 다루고, 아이디어를 기획하거나, 전략을 세우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그 역할은 AI와 협업하면서 더 강화될 수도 있다.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은 AI 에이전트가 특정 업무 수행을 위해 인간의 ‘맥락’을 필요로 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에이전트가 인간을 고용하거나 소규모 업무를 의뢰하는 구조도 생길 수 있고, 이는 곧 ‘인간이 AI에 보고하는 시대’를 의미하기도 한다. - AI와 웹3의 결합에서 가장 주목하는 미래 활용 사례는 무엇인지 ▲가장 강력한 변화는 ‘자율 경제 에이전트(Autonomous Economic Agents)'의 등장이다. AI가 사람을 대신해 블록체인 상에서 자산을 관리하고, 투자를 진행하며, 거래까지 수행한다는 얘기다. 이런 시스템에서는 신원 증명 등의 블록체인 기술이 꼭 필요하다. 이더리움처럼 이미 신뢰 기반 인프라가 구축된 블록체인에서는 AI 에이전트가 스마트월렛을 기반으로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다. 가이아넷은 스마트 계약을 통해 에이전트의 추론 과정이 검증 가능하도록 만드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코인베이스의 에이전트 키트, 마더 DAO 등의 플랫폼들과 통합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러한 다중 에이전트 집단은 개별 인간이 처리할 수 없는 복잡한 작업을 협력적으로 처리할 수 있고, 그 결과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경제 모델이 등장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좀 더 재미있는 개념 중 하나는 '디지털 트윈'이다. 인간 전문가의 지식을 대규모로 재현한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고, 이는 우리가 알고 있는 노동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게 될 것이다. 즉, 인간 전문가의 지식을 대규모로 복제한 AI 에이전트 팀이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분야·언어를 가로질러 연산과 논리를 수행하는 시대가 곧 열릴 것이다. - 파트너사와는 어떤 방식의 협업이 이루어지나 ▲우리의 파트너십은 단순한 마케팅 협력이 아니라, 기술적 통합과 오픈소스 생태계에 대한 공동 기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베이스(BASE)와는 마더 DAO 및 에이전트 프레임워크를 함께 구축 중이며, 이를 통해 탈중앙화된 AI 거버넌스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리트 프로토콜(Lit Protocol)과는 탈중앙화 신원 인증과 접근 제어 시스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기능은 AI 에이전트가 보안성과 신뢰성을 유지하면서 작동하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다. 또 와즘엣지(WasmEdge)를 통해 리눅스 파운데이션과도 협업한다. 이를 통해 기업 수준의 보안성과 다양한 플랫폼 간의 호환성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가이아넷의 파트너십은 기술적 실체를 중심으로 움직이며, 공동 개발과 생태계 공동 구축을 목표로 삼고 있다. - 탈중앙화 자율조직(DAO)을 AI로 운영할 때, 신뢰성과 안정성은 어떻게 확보하나. ▲다층 검증 시스템을 통해 AI 기반 DAO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 우리는 암호학적 방식으로 에이전트의 행동을 검증하고, 모든 과정이 블록체인 상에서 투명하게 관리되도록 설계했다. 또 계산의 무결성을 보장하기 위한 증명 시스템과 함께, 이더리움 기반 프로코톨인 아이겐 레이어(EigenLayer)의 검증 서비스까지 거친다.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경제적 장치도 마련했다. 검증자는 일정량의 가상자산을 스테이킹해야 하고, 잘못된 검증을 하면 자산이 소각되는 ‘슬래싱(slashing)' 시스템이 작동한다. 우리는 이 과정을 점진적 탈중앙화라고 부른다. 초기에는 인간의 감독을 유지하면서 시스템을 운영하고, 에이전트의 신뢰성이 확보되면 자동화 비율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방식이다. 이처럼 가이아넷은 기술, 경제, 거버넌스 설계를 모두 활용해 신뢰 기반의 AI DAO를 실현하려 하고 있다. ■가이아 넷(Gaia Net) 매트 라이트 CEO △카네기멜론대학교 기계공학 박사 학위 △오픈AI 연구원 △구글의 미래 기술 연구 조직이자 현재는 알파벳 산하의 독립 연구소로 운영되는 ’X(전 구글X) 시니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NASA 산하 제트추진연구소(JPL) 로보틱스 엔지니어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25-03-24 14:14:38[파이낸셜뉴스] #. 사용자가 챗GPT '오퍼레이터'의 프롬프트에 "다저스 모자를 구매해줘"라고 입력했다. 그러자 오퍼레이터가 스스로 주소 입력창에 '카카오톡 선물하기' 사이트를 입력한 후 쇼핑 목록에서 다저스 모자를 찾아내 구매 단계까지 진행해줬다. #. 한 국내 이용자는 오퍼레이터를 이용해 "내가 처음 이 서비스를 이용한 기분이 흥미롭고 기대된다고 페이스북에 올려달라"고 했다. 오퍼레이터는 사용자의 말을 요약해 스스로 사용자의 페이스북에 게시물을 올려줬다. 오픈AI는 '오퍼레이터'를 '컴퓨터 사용 에이전트(CUA)'라고 소개했다. 명령을 내리면 자율주행자동차 처럼 오퍼레이터가 스스로 PC를 조작했다. 영화 'Her'에 나오는 인공지능(AI) '사만다'는 주인공 테오도르의 PC를 직접 조작한다. 이메일에 로그인해 스팸메일을 스스로 삭제해주고, 사용자 대신 예약을 잡거나 중요한 문자도 보내준다. 오픈AI가 공개한 CUA '오퍼레이터'가 영화 속 AI의 기능을 그대로 구현했다. 이로 인해 산업계 패러다임이 뒤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AI가 스마트폰이나 PC를 직접 조작해 업무를 도맡으며 상품·서비스 이용 방식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CUA가 출시되면 산업계의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물건 사고, 호텔 예약까지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픈AI가 한국에 출시한 오퍼레이터는 AI가 웹 브라우저를 직접 열고, 원하는 웹사이트로 이동해 사용자가 지시한 활동을 직접 수행한다. 예컨대 "LA 다저스 모자 구매해줘"라고 하면 AI가 스스로 웹상에서 상품을 찾고, "모레 저녁 서울 시내 호텔 예약해줘"라고 요청하면 AI가 호텔 예약 사이트로 이동해 객실을 검색하고 적절한 객실을 골라주는 식이다. 오퍼레이터가 이렇게 움직이는 데는 고급 모델 추론 능력 외에 '비전' 기능이 필수적이다. AI가 화면을 픽셀 단위로 스캔해 특정 사이트의 검색 창이 어디있는지, 물건 이름이 어디 쓰여 있는지, 웹사이트의 버튼과 메뉴가 어디 있는지 사람 처럼 인식하는 기능이다. 네이버 뉴스에서 특정 키워드가 들어간 기사를 정리하거나, 메일을 대신 전송해줄 수도 있고, 구글 시트를 작성하거나 설문조사 폼을 스스로 만드는 등 응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국내에 서비스하는 오퍼레이터의 경우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해 에이전트 구현을 더욱 쉽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는 파트너사로 카카오와 숙박·여행 플랫폼 야놀자 등이 연동됐다. 사용자가 별도로 사이트나 특정 앱을 입력하지 않는다면 바로 카카오톡 선물하기 화면이나 야놀자 예약 페이지를 열 수 있다. 만약 이들 기업이 아닌 다른 플랫폼에서 구매하고 싶다면 AI에 요구하면 된다. 다만 아직은 오퍼레이터가 초기 단계인 만큼 로그인이나 결제 같은 민감한 정보가 필요한 과정에서는 사용자의 직접 확인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AI가 선택한 상품을 결제하려면 이용자는 다시 한번 카드 정보를 넣거나 로그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업계에서는 AI 에이전트가 단순 IP 접근권을 넘어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연동이 시작되면 이러한 과정도 보안 문제 없이 수월하게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상품·서비스 제공 방식 확 바뀐다올해 안에 CUA를 중심으로 기업의 상품이나 서비스 제공 방식이 변화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퍼레이터 같은 CUA와 직접 제휴한 기업이라면 플랫폼 간 연동이나 결제 단계를 간소화하는 API 적용 등으로 훨씬 부드러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도 있다. 결국 AI가 제휴 플랫폼으로 유도해 고객 편의를 극대화하는 쪽으로 발전한다는 뜻이다. 최병호 고려대 인공지능연구소 교수는 "AI 에이전트를 제공하는 기업에서 명시적이지 않은 요청에 본인들과 제휴 기업으로 우선 접근하게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결국 AI 에이전트를 가진 기업이 시장 지배력이 매우 높아지고, 기존 산업계 패러다임이 통째로 뒤흔들리면서 기업들에게 기회이자 실패의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올해를 AI 에이전트 도입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오픈AI가 이르면 오는 5월 중 출시할 통합 모델 'GPT-5'에서 오퍼레이터 기능이 일부 탑재될 것으로 예상되고, 구글도 '프로젝트 마리너'라는 이름으로 CUA를 개발중이다. 앤스로픽도 자사 AI 모델 '클로드 3.5 소네트'에 ‘컴퓨터 활용(Computer Use)’ 기능을 베타버전으로 넣은 바 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5-02-23 16:10:10【파이낸셜뉴스 대구=김장욱 기자】 창간 40주년을 맞은 월간 '대구문화'가 지역 최초로 인공지능(AI) 기자를 도입, 눈길을 끈다. 대구시는 월간 '대구문화' 창간 40주년을 맞아 AI 기술 활용이 확대되는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AI 캐릭터 기자 '아이구'(i9)를 도입한다고 3일 밝혔다. 대구문화는 특히 AI를 비롯한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지역의 문화예술 소식을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할 계획이다. 이재성 문화체육관광국장은 "대구문화 AI 기자 '아이구' 도입은 인공지능 시대에 발맞춘 혁신적인 시도로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더욱 다양하고 풍성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아이구'는 AI와 대구(Daegu)의 합성어로, 캐릭터는 대구시의 시조(市鳥)인 독수리를 모티프(motif)로 제작됐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생성된 이 캐릭터는 동그란 형태에 한 손에 펜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기자의 이미지를 형상화했다. 캐릭터 몸통에 새겨진 'i9' 표기는 AI와 대구를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친근한 캐릭터 디자인은 독자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아이구'는 대구문화에서 단신 기사 작성, 문화예술계 동향 소개, 문화행사 정보 수집 및 요약, 인물 동정 정리 등을 담당한다. 또 기사 작성을 위한 아이디어 제안과 자료 조사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된다. '아이구'가 작성한 기사는 2월호부터 책자와 E-Book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다른 AI 활용 사례와 달리 '아이구'는 단순한 도구가 아닌 함께 일하는 동료로 역할을 수행하며, 인간 기자들과의 협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월간 대구문화는 지난 1985년 12월 대구직할시 발행으로 창간돼 전국 문예지 중 두 번째로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매월 말 지역 내 도서관, 문화공간 등지에 무료로 배부되며 전자책으로도 볼 수 있다. 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
2025-02-03 09:05:14[파이낸셜뉴스] 주한미군사령부는 한미 군 당국이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경기도 수원 소재 선거관리연수원에서 중국인 간첩들을 체포해 주일미군기지로 압송했다는 국내 한 인터넷 매체 보도에 대해 “완전히 거짓”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주한미군은 20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한국 매체 기사에 언급된 미군에 대한 기술과 주장은 완전히 거짓”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주한미군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한반도의 안정과 안보를 유지하는 임무에 전념하고 있다. 국민의 신뢰를 해칠 수 있는 잘못된 정보의 확산을 막기 위해 책임 있는 보도와 사실 확인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이날 ‘선거연수원 중국인 간첩 99명 체포’ 보도를 한 인터넷 언론사와 기자를 고발하는 동시에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청구도 했다. 선관위는 관련 보도를 한 인터넷 언론사와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 대해 형법상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명예훼손,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과 정보통신망법상 등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선관위가 부정선거 음모론 제기에 언론사를 고발한 것은 처음이다. 선관위는 “그 동안 공정한 선거관리를 위한 국민의 요구이자 비판으로 생각하고 지속적으로 사실관계를 설명하는 데 집중해왔다"며 "이는 국민들의 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허용하고 비판적인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해당 언론사는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노력 없이 허위사실을 보도하거나 유포해 부정선거 의혹을 증폭시킴으로서 사회 분열을 부추겼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6일 인터넷 매체인 ‘스카이데일리’는 미군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당시 계엄군이 미군과 공동작전으로 선거연수원을 급습, 중국 국적자 99명의 신병을 확보했고 이들은 평택항을 거쳐 일본 오키나와 미군 기지로 이송됐다고 보도했다. 18일에도 당시 체포된 중국인들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댓글 조작 방식으로 한국 내 여론조작에 관여했다고 미 정보당국에 자백했다는 내용을 전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2025-01-20 18:06:18읽어보고 사도 늦지 않습니다. 문제는 정부 출연기관과 한국은행, 각종 연구소까지 하루에 쏟아지는 보고서만 수십개가 넘는다는 거죠. 다 읽어야 할까요? 숨가쁜 투자자를 위한 리포트 해설 시리즈 [ 읽어보고서 사]는 화·목·토 아침 6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어젯밤 여의도에서 가장 '핫'했던 이야기만 요약해드립니다. 놓치면 후회할 보고서, PC에 차곡차곡 쌓아둘 보고서, 알짜만 쉽게 풀어 쓴 기사를 오늘부터 챙겨보세요.[파이낸셜뉴스] 명문대와 학위를 따지던 노동 시장은 저물었습니다. 학벌은 무의미해지고 기술과 실무 능력이 중요해졌습니다. 문제는 어제 쓸모 있던 기술이 내일 효용성이 떨어지는 시대라는 점입니다. 불확실성이 커지고, 기술 담론도 급변하는 시대 당장 주어진 업무를 해치워야 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노동 시장 패러다임 '스킬 이코노미'에 적응한 기업만이 살아 남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1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스킬 이코노미: 변화하는 기술 시대의 생존 전략'이라는 보고서를 펴냈습니다. 보고서는 '스킬 이코노미 사회'에서 기업은 전통적인 직무 중심의 조직 운영 방식으로 생존할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급변하는 기술 변화의 속도와 인재 시장의 요구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지적입니다. ■스킬 이코노미의 개념과 등장 스킬 이코노미란 자본이나 노동이 아닌 '개인의 기술과 역량'이 가치 창출의 핵심이 되는 경제 시스템을 뜻합니다. 노동유연성이 떨어지는 한국에서도 '평생직장'에 대한 의문과 함께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IT업계를 중심으로 노동자들은 자신의 직업적 가치와 성공을 평가할 때 더 이상 개인의 직책·기업규모 중심으로 사고하지 않고 있습니다. 배경보다는 연마할 수 있는 기술과 경험을 중요시하는 것입니다. 스킬이코노미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 △스킬 갭(Skill Gap)의 확대 △긱 이코노미(Gig Economy)의 성장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 등 여러 요인에 의해 확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기술 가치의 반감기가 짧아지면서 스킬 이코노미의 도입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기술 가치의 반감기란 기술(과 그 전문성이)이 시간이 지나면서 얼마나 빨리 쓸모 없어지거나 구식이 되는지를 뜻합니다. 이미 일각에서는 AI시대 더 이상 엑셀이나 포토샵, 파워포인트를 다룰 줄 아는 능력이 무의미 하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보고서는 과거 널리 쓰인 코볼, 파스칼 등의 프로그래밍 언어는 현재의 기술 트렌드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으며, 서버 등도 클라우드 컴퓨팅 등으로 대체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혁신적 기술이 자고 일어나면 발표되는 시대에 '기술의 유용성과 경쟁력이 유지되는 기간'은 그만큼 빠르게 짧아지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한 세대 전 약 26년이던 기술 가치의 반감기가 5년 미만으로 단축되면서 시장은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습득하고 적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력을 필요로 한다고 지적합니다. 이같은 현상은 특히 기술 집약적인 업무에서 두드러지는데 스킬 이코노미 시대에 개인은 높은 수준의 민첩성을 갖추고 지속적인 역량 개발과 유연성을 통해 자신의 경쟁력을 유지해야 합니다. ■스킬 피라미드 기술의 가치와 중요도가 급변하는 가운데 기술의 변천 과정과 시장에서 기술의 상대적 가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술을 구분해야 합니다. 보고서는 스킬 이코노미에서 요구되는 역량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개발하기 위한 프레임워크로 '스킬 프라미드'를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스킬 피라미드에서 기술은 그 유형과 가치에 따라 코모디티(Commodity), 마켓터블(Marketable), 니치(Niche) 기술로 구분됩니다. 먼저 코모디티 기술은 기본적 기술입니다. 사실상 시장에서 더 이상 차별화가 되지 않는 기술로 워드 작성 능력이나 엑셀, 이메일 사용 능력을 예시로 들 수 있습니다. 한세대 이전에는 노동시장의 경쟁력이 되었지만, 현재는 누구나 쓸 수 있는 기술입니다. 마켓터블 기술은 특정 직업군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기술입니다. 개인이 공식적인 교육으로 습득해야 하는 기술로 △회계 △데이터 분석 △프로그래밍 능력 등이 해당합니다. 일정 기간 채용의 경쟁력이 되었지만 기술 변화에 따라 곧 코모디티 기술로 곧 전락할 수 있습니다. '니치 기술'은 특정 분야에 활용되는 고유하고 희소한 기술을 의미합니다. 높은 경쟁력의 원천이 되며 개인이 '스스로' 습득해야 합니다. AI나 양자컴퓨팅은 현재 기업이 적극적으로 찾는 기술로 초기에는 비공식적인 방법으로 습득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기업은 니치 기술을 보유한 노동자를 찾습니다. 스킬 피라미드 꼭대기에 앉아 고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되는거죠. ■스킬 피라미드의 '함정' 보고서는 어제의 니치 기술이 오늘의 마켓터블 기술, 내일의 코모디티 기술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게다가 이같은 전환의 주기는 기술의 반감기 단축과 함께 짧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애플의 프로그래밍 언어 스위프트(Swift)는 초기 니치 기술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마켓터블 기술로 전환됐습니다. 결국 우리 모두는 생성형 AI의 등장에 따라 이를 익히고 다루게 될 것입니다. 한편 딜로이트는 MZ세대가 이미 생성형 AI를 다루면서 '놀고' 있지만, 동시에 AI에게 일자리를 빼앗기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스킬 이코노미 사회에서 기업은 구성원들에게 다양한 업스킬링, 리스킬링 기회를 제공해야한다고 보고서는 제언합니다. 구성원이 기민하게 새로운 스킬을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업이 살아 남는다는 이야기입니다. 기업은 하루라도 빨리 기술 기반 조직으로의 탈바꿈돼야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명문대' 학력과 '대기업' 경력 그리고 직함·직책 중심으로 인재를 관리해 왔습니다. 어제 '먹혔던' 기술과 노하우가 오늘 아무 쓸모가 없어질 시대에 걸맞지 않은 방식입니다. 보고서는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 강화 △구체적인 전략 수립 △지속 가능한 학습 문화 조성 등을 목표로 조직을 재정비해야한다고 조언합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2025-01-13 21:01:32[파이낸셜뉴스] 비큐AI는 최신 생성형 인공지능(AI)과 뉴스 빅데이터, 고도화된 자연어 처리 기술을 접목해 언론사 기자와 기업 및 공공기관의 홍보 담당 실무자들의 업무 효율성을 혁신적으로 향상시키는 AI ‘Jcopilot’을 출시했다고 26일 밝혔다. Jcopilot은 최신 거대언어모델(LLM)의 뛰어난 자연어 이해 및 생성 능력을 기반으로, 실시간 기사 정보를 다루기 위한 고도화된 검색 증강 생성(RAG) 아키텍처를 구현했다. 이를 통해 실시간 데이터 검색과 컨텍스트(Context, 맥락) 기반의 정보 추출이 가능해 보다 신뢰도 높은 기사를 자동 생성한다. RAG는 기존 LLM의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키는 핵심 기술로 알려져 있다. 이는 외부 지식베이스와 실시간 연동을 통해 최신 정보를 검증하고, 벡터 임베딩 기반의 시맨틱 검색으로 정확한 문맥 파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전학습된 데이터에만 의존하는 기존 빅테크 AI 서비스와 비교 테스트 결과, 신뢰 가능한 정확한 기사 생성 분야에서 훨씬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Jcopilot은 첨단 자연어 처리(NLP) 엔진을 기반으로, 비정형 데이터의 실시간 분석을 통한 자동 기사 생성을 수행하며, 신경망 기반 AI와 컨텍스트 인지 모델을 통합해 입력 데이터의 핵심 의미를 정교하게 추출 파악하고, 의미론적 일관성을 유지한 정확한 고품질 기사를 생성한다. 특히, 다중 계층 신경망(Deep Neural Networks)을 활용한 문맥 추론(Contextual Inference) 기술은 입력 데이터의 잠재적 의도와 패턴을 고도화된 수준에서 분석해, 자연스러운 기사 형태의 생성을 지원한다. 이를 바탕으로 Jcopilot은 제목 생성부터 본문 구성, 문체 최적화까지 자동으로 수행하며, 언론사 기자 등 미디어 담당자들은 반복적인 데이터 처리에서 벗어나 전략적이고 창의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Jcopilot의 또 다른 기술적 차별성은 강력한 데이터 통합 능력과 확장성에 있다. Jcopilot은 AI 문체 분석 모델을 통해 언론사별 기사 작성 스타일을 학습하고 맞춤형 콘텐츠를 생성한다. 이로 인해 각 언론사들이 사용하는 CMS(Content Management System)와의 시스템 통합을 통해 단순히 AI 도구를 사용하는 것을 넘어, AI와 기존 시스템의 원활한 협업을 가능하게 한다. Jcopilot은 단순한 텍스트 생성에 그치지 않고, 입력된 데이터를 정제하고 문법과 스타일을 개선하며 맞춤법 검사까지 제공한다. 이를 통해 언론사 또는 일반 기업 및 공공기관의 신입 담당자부터 숙련된 담당자까지 모든 사용자층이 만족할 수 있는 결과물을 제공한다. 비큐AI 관계자는 “Jcopilot은 최신 AI 기술을 실질적으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단순한 기사 작성 도구가 아닌 통합적인 작업 효율화 솔루션으로 설계됐다”며 “최근 일부 언론사들과 Jcopilot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CMS 연동을 통해 서비스 되고 있으며, AI 기사 작성 외에도 AI향 데이터 분석, 뉴스 브리핑 등 앞으로 다양한 기능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4-12-26 14:24:43<편집자주>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세계적인 프로바둑 기사 이세돌에게 압도적 승리를 거둔 지난 2016년 이후 AI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2022년에는 '챗(Chat)GPT'라는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AI 활용은 일상화가 됐다. 올해는 AI가 노벨과학상을 사실상 휩쓸었다. 이처럼 우리는 AI가 불러온 대전환의 시대에 살고 있다. 파이낸셜뉴스의 기획 취재의 시작점은 여기였다. AI가 인간을 대체하고 있는 시대에 인간이 생각하는 '미래 직업'이 아닌 AI가 스스로가 생각하는 '미래 직업'이 궁금했다. 따라서 기획 기사는 AI에 의뢰해 기획안을 만들었다. AI가 지시한 취재 방식에 따라 추천한 지역을 찾았고 요구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기사 작성만 기자가 직접했다. 이번 7회는 AI가 기획 기사로 제시한 여섯번째이자 마지막 주제다. AI는 단순 기사 작성 보조 역할을 넘어 뉴스의 생산, 배포, 소비까지 저널리즘 본질을 바꿀 수 있다며 취재를 제안했다. 과정에서 발생할 신뢰와 윤리 문제에 대해서도 들여다볼 것을 제안했다. 사람이 기사를 쓰지 않고 인공지능(AI)이 기사를 제공하는 시도는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파이낸셜뉴스가 지난 2016년 1월 선보인 '아이엠에프앤봇(IamFNBOT)'이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 언론사 최초의 시도였다. 이후 국내 주요 언론사들도 AI 도입 흐름에 동참했다. 그러나 상장사 정보, 증권 관련 정보, 스포츠 경기 결과 등에 한정될 수밖에 없어 활용은 제한적이었다. 8년이 지난 현재 국내외 언론 산업에 AI 바람이 다시 불고 있다. 이른바 '열풍'이다. 분위기도 당시와 사뭇 다르다. 빠르게 발전 중인 AI 기술이 뉴스의 생산, 배포, 소비 방식을 포함해 언론 산업 전반을 바꿀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이에 대한 투자도 광범위하게 이뤄질 예정이다. 다만 신뢰와 윤리 문제는 AI 도입이 아직 넘어서지 못하는 한계라는 지적도 상존한다. ■신문사 10곳 중 8곳 "AI 도입한다" 11일 한국신문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소속 회원사 23곳을 대상으로 '생성형 AI 기술 도입 현황'을 조사한 결과 19곳(82.6%)이 생성형 AI를 활용 중이거나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상황이다. 세계신문협회가 지난해 7~9월 전 세계 미디어 기업 임원에 물어봤더니, 87%가 'AI'를 언론사의 기술 및 제품 투자 우선순위로 꼽았다. 언론사들이 생성형 AI를 도입해 우선적으로 실험하는 분야는 '뉴스 생산의 자동화'다. 스포츠 경기 결과, 보고서 요약 정리, 주가 변화 등 일차원적인 데이터 기반 뉴스를 신속하게 작성하기 위한 시도이다. 이렇게 생산된 활자 기반의 뉴스를 영상, 이미지, 음성 등으로 재가공하고 활용하는 구상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생성형 AI 기술 도입 현황' 조사에서 신문사들은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분야로 '기사에 사용되는 텍스트, 이미지 생성'(68.4%)을 가장 많이 꼽았다. '취재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데이터 분석에 AI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언론사 개별로 AI에 자신들이 확보한 데이터를 입력한 이후 해당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하고 기사로 만드는 형식이 가능하다. 대면 접촉과 관계 형성은 인간인 기자가 하겠지만 확보된 데이터 또는 정보를 가공해 의미를 찾고 기사를 쓰는 행위까지를 AI에 맡기겠다는 계획이다. 온전한 인간의 영역으로 보였던 '취재' 영역까지 AI가 들어오게 되면 저널리즘은 본질적 변화를 맞이할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아울러 AI 도입은 뉴스 배포와 소비 방식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개인 맞춤형 쇼핑, 영화 추천처럼 '개인 맞춤형 뉴스' 제공이 가능해진다는 판단에서다. ■AI가 언론 신뢰 하락을 불러올까 이런 변화가 현실이 되면서 논란도 불가피하다. AI가 기사 작성에 적극적으로 도입될 경우 윤리 문제가 언론의 신뢰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큰 것이 사실이다. 특히 클릭 수를 높이기 위한 어뷰징 기사가 대량으로 생성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현재 언론사가 하는 어뷰징 형태가 AI 도입을 통해 클릭 수 유도형 어뷰징 기사 생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해 공해 수준의 정보가 발생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또 AI 어뷰징 기사를 대량 생산하는 과정에서 편향된 뉴스가 양산되면서 언론 산업은 신뢰의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걱정도 많다. 이 때문에 본격적 AI 도입에 앞서 구성원 간의 논의를 통해 AI 활용 준칙을 정할 필요가 있다. AI를 활용 중인 신문사 19개사 중 자체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곳은 2개사다. 앞으로 이런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런 우려는 AI 도입에 의해 극복이 가능하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AI 석학으로 불리는 페드로 도밍고스 워싱턴주립대 명예교수는 본지에 "뉴스룸에 AI가 도입되면 새로운 스토리텔링이 가능해지고, AI의 수준이 높아지면 AI가 생성하는 정보를 신뢰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길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변화 적응 못 하는 언론사는 '위기' 종합하면 AI 도입 이후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언론 환경과 문화가 본질적으로 달라질 것임은 분명하다. 기존 정보를 학습하는 AI의 구조상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내는 기자들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지만 기자들이 심층 보도나 탐사 저널리즘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반복·규칙적인 작업은 AI가 맡고 기자들은 심층적인 취재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는 셈이다. 현장에서 활동 중인 기자 A씨는 "현재 수준의 AI는 어려움이 있지만, 기술이 발전하면 언론의 AI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다. 이미 기본적인 자료 조사는 AI에 맡기는 기자들도 있다"며 "결국 핵심은 AI에 대한 신뢰다. AI가 제공하는 자료나 결과물을 믿을 수 있다면 많은 기자들이 AI를 핵심 도구로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따라서 이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언론사는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과 교수는 "AI와 기자의 상호작용을 통해 심층 보도로 발전하지 않으면, 언론사 간 격차가 커질 것"이라며 "단순 클릭 수 유도 기사를 통해 시장에서 경쟁하려는 시도는 알고리즘이 저품질로 인식할 것이다. 이 경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시장에 밀려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챗GPT 4o는 "생성형 AI가 언론에 미치는 영향은 결국 기자와 기술의 상호작용에 달려 있다"며 "AI를 도구로 활용해 정보의 깊이와 신뢰성을 높인다면, 언론사들은 독자들에게 새로운 저널리즘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4-11-11 18:24:35【파이낸셜뉴스 경기=노진균 기자】 경인여자대학교가 학생들의 미디어 역량 강화를 위해 현직 언론인을 초청한 특별 강연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학보사와 방송국 소속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무 중심의 교육을 제공했다. 머니투데이의 권현수 기자와 YTN의 김민지 기상캐스터가 강사로 나서 각각 기사 작성법과 방송 스피치 기술을 공유했다. 이번 특강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대응하는 실용적인 스킬을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권현수 기자는 '변화하는 콘텐츠 시장의 전망, 매력적인 글쓰기 방법'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그는 현대 독자들의 짧아진 주의 집중 시간에 맞춘 효과적인 기사 작성법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또는 앞으로 대다수 독자들은 1분 미만의 짧은 영상으로 원하는 정보를 얻고자 한다"며 이에 대응하는 글쓰기 전략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기사 작성 교육은 학생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권 기자는 학생들과 함께 챗GPT를 이용해 다양한 주제의 기사를 실제로 작성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는 미래 언론 환경에서 AI 활용 능력의 중요성을 체감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김민지 기상캐스터는 방송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전적인 스피치 트레이닝을 진행했다. 발성법, 아나운서 발음 연습법, 그리고 어조와 강조를 활용한 실전 스피치 기술 등을 전수했다. 김 캐스터는 실제 업무 경험담을 공유하며 학생들의 이해를 도왔다. 이번 특강에 참가한 한 학보사 기자는 "기사를 쓸 때 적확한 단어 선택, 글 구성 등에서 늘 막힘이 있었다. 이번 강의에서 배운 내용을 앞으로 기사 작성할 때 적용해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석 경인여대 팀장은 "이번 특강은 우리 대학에서 학보사와 교내방송을 맡고 있는 재학생의 역량 향상을 위해 마련했다"며 "이번 특강에서 배운 내용을 실무에 적용해 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
2024-11-08 10:21:43<편집자주>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세계적인 프로바둑 기사 이세돌에게 압도적 승리를 거둔 지난 2016년 이후 AI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2022년에는 '챗(Chat)GPT'라는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AI 활용은 일상화가 됐다. 올해는 AI가 노벨과학상을 사실상 휩쓸었다. 이처럼 우리는 AI가 불러온 대전환의 시대에 살고 있다. 파이낸셜뉴스의 기획 취재의 시작점은 여기였다. AI가 인간을 대체하고 있는 시대에 인간이 생각하는 '미래 직업'이 아닌 AI가 스스로가 생각하는 '미래 직업'이 궁금했다. 따라서 기획 기사는 AI에 의뢰해 기획안을 만들었다. AI가 지시한 취재 방식에 따라 추천한 지역을 찾았고 요구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기사 작성만 기자가 직접 했다. 이번 5회는 AI가 기획 기사로 제시한 네번째 주제다. AI는 AI 활용 교육이 진행되는 현장을 찾아보고 교육 효과를 확인해 볼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AI 교육의 개선 방향에 대한 취재도 필요하다고 했다. "질문에 대한 답을 알려줘. 그걸로 PPT(프레젠테이션 발표자료) 만들어줘." 해당 명령어를 넣자 아무것도 없던 컴퓨터 화면이 순식간에 정리된 PPT 자료로 가득 찼다. 다른 생성형 인공지능(AI)에 해당 내용을 입력하고 PPT로 만들라고 하자 10분 만에 8쪽 분량의 발표자료가 완성됐다. 본지는 챗(Chat)GPT의 제안대로 연구 플랫폼 기업 '모두의 연구소'를 찾아 교육 현장을 보고 경험했다. 모두의 연구소에서는 업무에 AI를 능숙히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교육을 진행하고 있었다. 교육받은 대로 생성형 AI를 이용하자 자료가 순식간에 완성됐다. 업무능률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였다. 다만 국내 AI 관련 교육은 초기 단계인 실정이다. AI 활용에 대한 관심도 높지 않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0분 만에 완성된 'PPT' 모두의 연구소 강남 캠퍼스를 찾은 때는 지난달 23일이다. AI 기술로 급변 중인 직업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관련 교육을 하고 기술향상을 돕는 모습을 현장에서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 연구소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업무자동화' '생성형 AI를 활용한 15초 광고 만들기' 등 실제 업무에 AI를 적용하는 교육을 고용노동부의 지원을 받아 제공하고 있다. 교육을 담당한 박상희 매니저는 '일관성 있는 답변'이 나오도록 명령어를 설정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AI의 '환각(hallucination)' 현상을 줄이기 위해서다. 환각은 AI가 사실관계가 맞지 않는 정보를 내놓거나 완전히 허구의 내용을 만들어내 답하는 현상을 말한다. 박 매니저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통해 무작위 답변이 아니라 일관적인 답변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AI를 이용한 PPT 제작방법은 간단하다. △데이터의 출처까지 알려주는 생성형 AI인 '퍼플렉시티'에 자료 검색 △생성형 AI 'GPT'에 개요와 내용순으로 자료 정리 요청 △발표 또는 글쓰기 GPT에 프롬프트를 활용해 스크립트 형태로 요청 △PPT를 만들어주는 생성형 AI '감마'에 내용 입력순이다. 추가로 디자인 생성형 AI를 이용해 정교한 이미지를 만들어 PPT에 넣을 수 있다. 처음 이용하면서 시행착오를 겪었음에도 이런 과정을 거치자 10여분 만에 발표할 자료와 PPT까지 만들어졌다. 실제 발표하기 위해선 내용 검증, 대본 수정 등 인간이 직접 내용을 보고 정교화하는 작업이 추가로 필요하지만 획기적으로 시간이 줄었다. 이 같은 과정을 '개인 맞춤형 생성형 AI'(GPTs)로 만들어 놓으면 매크로처럼 같은 작업을 더욱 빠르게 할 수 있다고 한다. ■"AI 쓰는 사람이 안 쓰는 사람 대체" 이처럼 AI 활용능력을 키운다면 업무의 능률이 크게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AI 관련 교육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국내에서 생성형 AI 활용 교육이 이제야 첫발을 떼는 단계라는 점이다. 생성형 AI의 대표 격인 챗GPT가 출시된 지 1년이 넘었으나 여전히 국내에선 생성형 AI가 활발히 사용되지 않고 있다. 사단법인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 1629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생성형 AI'를 쓰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가 과반(57.4%)이었다. 구체적으로 '생성형 AI를 한번도 사용해본 적 없다'고 답한 응답자가 43.4%, '과거 몇 차례 사용했으나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가 14.0%를 각각 차지했다. 김승일 모두의 연구소 대표는 "AI 대학원이나 대학교 내 AI 학과가 개설되면서 AI 개발자 양성 교육은 이미 초과 공급되고 있는 반면 AI를 활용하는 교육 쪽은 이제야 시작 단계"라며 "(미래는) AI를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 AI를 쓰지 못하는 사람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에서 AI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운영하는 서울 AI허브의 박찬진 센터장은 "AI 관련 업무를 하는 사람이 아니면 AI에 대한 정보에 접근성이 조금 떨어지는 것 같다"고 피력했다. ■교육기회 확대 필요 마이크로소프트(MS)가 발표한 '업무동향지표 2024' 보고서를 보면 전 세계 근로자의 75%가 이미 업무에서 AI를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일자리에 신규 진입하거나 일자리를 유지하려는 노동자에게 AI 활용능력은 필수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박 센터장은 "과거에는 특정 문제를 해결하는 AI가 주를 이뤘지만 이제는 챗GPT와 같은 대화형 AI를 통해 지식을 이해하고 사람과 소통하는 AI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며 "대기업들이 데이터 사이언스팀을 통해 AI를 활용하던 시대를 넘어 이제는 AI가 일상과 업무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다. 조만간 휴대폰이나 PC에 챗봇 AI가 탑재돼 비서처럼 개개인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 관련 교육 기회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 역시 나온다. 특히 △AI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교육 △자동화로 인해 사라지는 직무에 종사하던 노동자가 새로운 직무로 전환할 수 있는 재교육 △빠르게 변하는 직업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AI 관련 기술 향상교육 등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된다. 챗GPT는 "AI 기술이 발전하고 있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교육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은 우려스럽다"며 "AI 리터러시 교육은 단순한 도구 사용을 넘어서 비판적 사고와 윤리적 접근을 함께 배울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이런 교육이 확산할수록 AI가 가져다주는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답변을 제시했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4-11-05 18:3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