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주본부 청정웰빙연구그룹 김찬훈 박사팀이 차세대 이차전지로 떠오르고 있는 수계아연이차전지를 만들었다. 김찬훈 박사팀이 만든 수계아연이차전지는 물을 전해질로 사용해 화재 위험성이 없으며, 전지 속 음극을 코팅해 수명이 길어졌다. 김찬훈 박사는 19일 "이번 연구로 수계아연전지의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고 상용화 가능성까지 높였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보호막을 코팅한 음극으로 수계아연이차전지를 만들어 실험했다. 그결과 약 3000회에 달하는 가혹한 충방전 반복실험에서도 용량유지율이 93%에 달했다. 또한 충전전력이 자연적으로 소모되는 비율인 '자기 방전율' 역시 코팅되지 않은 음극 대비 2배 이상 억제되는 효과도 있었다. 뿐만아니라, 176㎠ 크기의 아연음극을 간단한 공정만으로 보호막을 코팅할 수 있어 양산 가능성도 입증했다. 기존 연구들은 손톱 크기의 코인셀(Coin-cell)을 대상으로 한 실험실 수준에 머물렀었다. 최근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 추진으로 태양광,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 발전설비가 매년 10% 이상 급증하면서 탄소중립 사회로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 그런데 재생에너지는 기후 상황에 따라 전력발생량이 수시로 변동되므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서는 그 출력을 제어하고 잉여전력을 저장해주는 '에너지저장장치(ESS)'가 필수적이다. 현재 국내에 설치된 ESS에서는 대부분 리튬이온전지를 쓰고 있는데, 최근 4년간 ESS 화재사고가 수십 건 가량 끊임없이 발생해 이차전지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불거진 상황이다. 반면, '수계아연이차전지'는 물 기반 전해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발화 위험이 없고 안정성도 높아 리튬이온전지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고온 열처리 없이 양극재의 합성이 가능하며, 드라이룸(Dry room)이 아닌 일반 대기 중에서 전지를 조립할 수 있어 공정상의 이점도 크다. 하지만 아연 금속을 음극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물 기반 전해질 속에서 부식이 일어나게 되고, 특히 아연 이온이 음극 표면에 나뭇가지 형태의 결정체로 뾰족하게 쌓이기 쉽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덴드라이트(Dendrite)'라고 불리는 이 결정체는 충방전 반응에 거의 참여하지 않고 계속 성장한다. 분리막을 뚫고 양극에 맞닿게 될 경우 결국 단락을 일으켜 전지 수명을 급격히 저하시키고 화재를 유발한다. 연구진은 아연 음극 표면의 화학적 성질에 따라 덴드라이트 형성이 억제되고 그 형태도 달라지는 것을 전자현미경을 통해 세계 최초로 관찰해냈다. 즉, 아연 음극 표면이 물 분자와 쉽게 결합하는 '친수성' 상태일수록 배터리 충전 시 아연 이온이 음극 표면에 더욱 균일하게 흡착돼 덴드라이트 형성이 억제된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반대로 '소수성' 상태의 음극 표면인 경우, 그 성질이 비교적 덜한 곳으로 아연 이온 분포가 집중돼 공 형태를 띤 수십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덴드라이트가 군데군데 생성되는 것도 포착했다. 연구진은 간편한 '딥 코팅' 공정으로 500㎚(나노미터) 두께의 얇은 친수성 보호막을 음극 표면에 고르게 만들어 덴드라이트 형성과 부식 반응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데 성공했다. '딥 코팅' 공정이란 음극 재료를 코팅 용액에 담가 층을 만든 후 가열해 보호막을 형성하는 방법으로, 연속 공정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김찬훈 박사는 "제주도는 재생에너지 과잉발전으로 인한 출력제어 문제가 국내에서 제일 먼저 발생해 화재 위험 없는 차세대 ESS 도입이 가장 시급한 곳"이라며, "제주형 ESS 조기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연구진은 이번 기초 연구성과를 더욱 발전시켜 수계아연전지 상용화에 추가적으로 요구되는 에너지밀도 향상 및 운용온도 범위 확장 기술개발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에너지 분야의 국제학술지 'ACS 에너지 레터스(ACS Energy Letters)' 온라인 판에 지난 10일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1-09-19 15:13:59[파이낸셜뉴스] SK㈜가 리튬메탈 배터리 개발사 '솔리드에너지시스템(Solid Energy Systems)'에 400억원을 추가 투자해 3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고 11일 밝혔다. SK㈜는 지난 2018년 이미 솔리드에너지에 3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리튬메탈은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용량 성능이 월등하다. 배터리 부피와 무게는 크게 줄이고 주행 거리는 2배 이상 늘어난다. 주요 배터리 개발사와 완성차 기업들이 리튬메탈을 사용한 차세대 배터리 개발전에 뛰어들고 있다. 솔리드에너지는 리튬메탈 배터리 상업화에 가장 근접한 차세대 배터리 개발사로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의 핵심 경쟁력은 리튬메탈 배터리 개발의 난관으로 지목되는 안전성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에 있다. 리튬메탈은 에너지용량이 높지만, 충전 시 배터리 성능 저하와 분리막 훼손이 발생하는 일명 덴드라이트(Dendrite) 현상이 발생한다. 솔리드에너지는 리튬메탈에 고체 형태의 폴리머코팅을 입히고 리튬의 덴드라이트 형성을 억제하는 고농도의 전해질을 사용해 문제를 해결했다. 솔리드에너지는 시제품 개발에 성공한 뒤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 3월 GM과 공동 연구 계약까지 체결했다. 솔리드에너지와 GM은 미국 보스턴 인근에 2023년까지 리튬메탈 배터리 시험 생산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2025년 최종 상용화가 목표다. 업계에선 솔리드에너지의 미국 증시 상장 추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어 상장 추진 시 SK㈜의 지분 가치도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SK㈜ 김양택 첨단소재 투자센터장은 "향후 배터리 양극재, 음극재 분야에서도 차세대 신소재를 선점해 글로벌 첨단소재 기업으로 입지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2021-05-11 09:30:47[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리튬이온 전지의 용량을 3배 이상 키울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신소재공학부 엄광섭 교수팀이 리튬이온 전지에 들어가는 음극을 흑연 대신 리튬금속을 사용해 최대 5배까지 가벼운 음극을 만들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본과제 및 현대자동차 NGV 과제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연구진은 미세한 구멍이 뚫린 다공성 구리금속에 리튬 나노입자를 넣어 음극을 만들었다. 이를 적용한 리튬이온 전지를 테스트한 결과 1g당 1043㎃h, 1㎤당 1250㎃h의 전기를 저장할 수 있었다. 이는 음극을 실리콘(1001㎃h/g)으로 만든 전지나 흑연(293㎃h/g)으로 만든 전지보다도 성능이 우수했다. 또한 연구진은 구리금속 자체가 전기를 잘 전달해 별도 집전체 없이도 전지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무게와 부피가 3분의 1까지 줄어들게 된다. 엄광섭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리튬 금속을 음극의 기초적인 전극 설계 방법 및 재료 설계 방법을 확립함으로써 전지의 실질적인 에너지 저장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리튬이온전지는 양극과 음극, 집전체, 전해질, 분리막 등으로 이뤄져 있다. 현재 쓰이고 있는 리튬이온전지의 음극에는 흑연을 사용하고 있다. 리튬이 흑연보다 저장용량이 10배 높지만 충방전이 거급될수록 음극 표면에 생기는 나뭇가지 형태의 결정으로 전지 폭발을 유발하거나 수명을 단축시키는 '덴드라이트'(Dendrite) 현상때문에 사용을 못하고 있었다. 연구진은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구멍, 즉 다공성 구조로 이뤄진 구리금속에 리튬 금속을 저장하는 방법을 적용했다. 이와 더불어 구리금속의 무게와 부피를 줄이기 위해 90% 이상의 기공률을 갖도록 만들었다. 이 다공성 구리 음극은 많은 구멍을 가지고 있어 기존 연구와 비교해 같은 무게와 부피에 더 많은 리튬을 저장할 수 있다. 또한 나노입자로 구성된 전극은 리튬과 높은 친화성을 갖는 결정면이 표면에 풍부하게 노출되어 있고 기공경 또한 수백 나노미터로 크다. 따라서, 리튬 이온이 기공 내부로 침투해 성장하기 쉽고, 다공성 구조체의 내부에 리튬을 성공적으로 저장할 수 있었다. 엄 교수는 "후속 연구를 통해 여러 종류의 양극 재료에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하여 전지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낮은 에너지 저장량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 성과는 첨단 소재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인 '에너지 스토리지 머티리얼즈(Energy Storage Materials)'에 지난 1월 18일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1-02-03 13:40:12[파이낸셜뉴스] SK이노베이션은 2019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존 굿이너프 미 텍사스대 교수( 사진)와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에 나선다고 30일 밝혔다. 리튬이온 배터리 시대를 연 인물로 평가받는 굿이너프 교수는 지난해 노벨상 최고령(당시 97세) 수상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굿이너프박사와 함께 차세대 배터리 중 하나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리튬 메탈(Lithium-Metal) 배터리를 구현하기 위한 '고체 전해질' 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리튬 메탈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덴드라이트(Dendrite) 현상을 해결해야 하는데, 고체 전해질은 이 현상을 막을 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리튬 메탈 배터리의 경우 배터리의 4대 소재 중 하나인 음극재에 금속을 사용해 에너지 밀도를 크게 높인다는 장점도 지닌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지면 부피를 적게 차지한다. 때문에 전기차 경량화와 주행거리 확대에 일조할 기술로 꼽힌다. 현재 주로 사용되는 리튬이온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ℓ당 800Wh가 한계치로 거론되지만, 리튬 메탈 배터리의 경우 이를 ℓ당 1000Wh 이상으로 크게 높일 수 있다. 굿이너프 교수는 "SK이노베이션과 함께 차세대 배터리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2020-07-30 14:32:14SK이노베이션이 차세대 배터리인 '리튬 금속 전지'에 적용되는 전도성 유리 분리막 개발을 위해 미국 업체와 손을 잡았다. 리튬 금속 전지는 에너지 밀도가 리튬 이온 전지보다 두 배 가량 높아 전지의 효율성이 크게 향상된다. 전도성 유리 분리막은 이 전지의 핵심소재로 꼽힌다. SK이노베이션은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에서 폴리플러스 배터리사와 '리튬 금속 전지 개발을 위한 공동 개발협약'을 맺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SK이노베이션 기술혁신연구원이 지난해부터 시행한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통한 기술 확보의 첫 번째 사례다. SK이노베이션은 신기술 선점을 위해 기술기업, 대학, 연구기관 등과 협업하고 있으며 현재 수 십개의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SK이노베이션은 이번 협약으로 '리튬 금속 전지' 개발을 위한 '전도성 유도 분리막' 연구 개발에 자금을 투자한다. 앞으로 지분 투자 및 기술 라이선스 확보 옵션도 검토 중이다. 리튬 금속 전지는 흑연대비 10배 이상의 용량을 지닌 리튬 음극을 사용하기 때문에 에너지 밀도가 약 1000Wh/ℓ 수준으로 일반 리튬 이온 전지보다 두 배 가량 높은 미래 전기차 배터리 모델 중 하나다. 에너지 밀도가 높으면 주행거리가 길어진다. 다만 배터리 충전 과정에서 음극 표면에 리튬이 적체되는 덴드라이트(Dendrite, 금속 표면 어느 한 부분에 비정상적으로 생성되는 나뭇가지 모양의 결정)가 발생, 분리막을 통과·훼손해 화재가 일어난다는 한계가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전도성 유리 분리막은 이러한 덴드라이트가 분리막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억제해 리튬 금속 전지를 안정화 시킨다는 점에서 리튬 금속 전지 상용화를 위한 핵심 소재로 꼽힌다"고 밝혔다.SK이노베이션은 오는 2021년 하반기까지 전도성 유리 분리막에 대한 연구를 마무리 하고 이를 리튬 금속 전지 개발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2019-02-19 18:01:44SK이노베이션이 차세대 배터리인 '리튬 금속 전지'에 적용되는 전도성 유리 분리막 개발을 위해 미국 업체와 손을 잡았다. 리튬 금속 전지는 에너지 밀도가 리튬 이온 전지보다 두 배 가량 높아 전지의 효율성이 크게 향상된다. 전도성 유리 분리막은 이 전지의 핵심소재로 꼽힌다. SK이노베이션은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에서 폴리플러스 배터리사와 '리튬 금속 전지 개발을 위한 공동 개발협약'을 맺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SK이노베이션 기술혁신연구원이 지난해부터 시행한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통한 기술 확보의 첫 번째 사례다. SK이노베이션은 신기술 선점을 위해 기술기업, 대학, 연구기관 등과 협업하고 있으며 현재 수 십개의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협약으로 '리튬 금속 전지' 개발을 위한 '전도성 유도 분리막' 연구 개발에 자금을 투자한다. 앞으로 지분 투자 및 기술 라이선스 확보 옵션도 검토 중이다. 리튬 금속 전지는 흑연대비 10배 이상의 용량을 지닌 리튬 음극을 사용하기 때문에 에너지 밀도가 약 1000Wh/ℓ 수준으로 일반 리튬 이온 전지보다 두 배 가량 높은 미래 전기차 배터리 모델 중 하나다. 에너지 밀도가 높으면 주행거리가 길어진다. 다만 배터리 충전 과정에서 음극 표면에 리튬이 적체되는 덴드라이트(Dendrite, 금속 표면 어느 한 부분에 비정상적으로 생성되는 나뭇가지 모양의 결정)가 발생, 분리막을 통과·훼손해 화재가 일어난다는 한계가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전도성 유리 분리막은 이러한 덴드라이트가 분리막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억제해 리튬 금속 전지를 안정화 시킨다는 점에서 리튬 금속 전지 상용화를 위한 핵심 소재로 꼽힌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오는 2021년 하반기까지 전도성 유리 분리막에 대한 연구를 마무리 하고 이를 리튬 금속 전지 개발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7년부터 미국, 유럽 소재 주요 연구소, 대학과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연구개발 협력 생태계를 구축해 왔다. 이를 통해 이번 투자 협약과 같은 사업 협력 생태계 확장을 지속해왔으며 현재 배터리 메탈 리사이클링, 친환경소재 개발 등에 대한 연구개발 협력 연대를 구축 중이다. SK이노베이션 이성준 기술혁신연구원장은 "빠르게 진행되는 미래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주도권을 잡기위한 핵심 역량이 기술력"이라며 "앞으로도 오픈 이노베이션을 활용해 다양한 외부 단체와 협력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2019-02-19 13:53: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