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부산대병원이 세계에크모학회(ELSO)로부터 ‘우수센터(Center of Excellence)’ 중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 센터’로 인증받았다. 국내 의료기관으로는 처음이다. 부산대병원이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심폐보조장치(ECMO) 치료 전문기관임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성과다. ECMO(에크모)는 심장이나 폐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된 환자에게 인공적으로 산소를 공급하고 이산화탄소를 제거함으로써 생명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중 중증환자 치료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널리 알려졌다. ELSO는 전 세계 ECMO 치료 수준 향상을 목표로 설립된 국제학술단체로, 치료 성과, 환자 안전, 교육, 연구, 프로토콜 운영 등 7개 항목에 대한 종합평가를 통해 센터의 등급을 부여한다. 이 중 플래티넘 등급은 최고 기준을 충족한 일부 센터에만 수여되는 최고 권위의 인증이다. 부산대병원은 2017년 ELSO에 공식 등록된 이후, 2018년부터 2023년까지의 환자 치료 성과와 시스템 운영 실적을 바탕으로 평가를 받아 올해부터 2027년까지 3년간 플래티넘 센터로 등재됐다. 국내 6개 ELSO 등록 ECMO 센터 중 플래티넘 등급 인증은 부산대병원이 유일하다. 특히, 부산대병원은 심장혈관흉부외과, 순환기내과, 호흡기내과, 외상외과, 재활의학과, 중환자치료 전담팀, 체외순환실 등으로 구성된 다학제 협진 체계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중증 심폐부전 환자에게 통합적이고 신속한 치료를 제공해왔다. 아울러 시뮬레이션 기반 교육시스템, ECMO 관련 연구 역량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 미국의 권위 있는 ‘US News & World Report’와 ‘Parents’ 매거진은 ELSO 인증 여부를 병원 평가 기준으로 삼고 있어, 이번 인증은 부산대병원의 국제적 위상 제고에도 의미가 크다. 부산대병원 송승환 교수(심장혈관흉부외과, ECMO팀 리더)는 “이번 인증은 부산대병원의 ECMO 치료와 연구가 국제 기준에서도 인정받았음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앞으로도 환자 중심의 진료와 지속적인 연구·교육을 통해 중증환자 치료 분야에서 최고의 역량을 유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산대병원은 학술 활동에서도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유럽 ELSO 학회에서는 플래티넘 인증 수여식과 함께 총 3편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국내 최고 규모의 ECMO 시뮬레이션 교육 코스인 ‘BEST(Busan ECMO Symposium and Training courses)’를 매년 개최, 올해로 8회째를 맞으며 국내 ECMO 치료 역량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paksunbi@fnnews.com 박재관 기자
2025-06-10 10:45:14[파이낸셜뉴스] 그룹 클론 멤버 구준엽의 아내인 대만 톱스타 배우 서희원(48)의 사망 원인이 폐렴이 아닌 패혈증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초기 보도에서는 폐렴이 사인으로 알려졌다. 4일 대만 매체 이핑뉴스에 따르면 서희원은 가족여행으로 간 일본에 도착한 지 1~2일 후에 심한 기침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았고, 간단한 약을 처방받은 후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이틀 동안 호텔에서 외출하지 않던 서희원의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자 가족들은 그를 도쿄 대형 병원으로 급히 이송했다. 그제야 독감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치료가 늦어져 끝내 회복하지 못한 것이다. 당시 의료진은 체외막산소공급장치(ECMO.에크모)를 장착하지 않은 상태에서 심폐 소생을 시도했으나 결국 숨을 거뒀다. 사망진단서에는 사인이 '패혈증'으로 기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독감으로 인한 폐렴이 심각해진 가운데, 적절한 치료가 늦어지면서 결국 패혈증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대만과 일본 현지 언론들은 “만약 치료가 조금 더 빨랐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골든타임을 놓친 것이 사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대만 흉부외과 전문의 두청저 박사는 해당 매체를 통해 "폐렴은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혈중 산소 농도가 낮거나,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는 상황에서 패혈증으로 인한 패혈성 쇼크를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또한 "패혈증과 폐렴은 단독으로도, 혹은 함께 발생할 수도 있다"며 "폐렴이 패혈증을 동반하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전했다. 고인의 임종은 구준엽과 두 자녀, 모친 황춘매, 여동생 서희제 등이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구준엽은 아내에게 마지막 깊은 키스를 보내며 영원한 작별 인사를 했다. 유족들은 일본에서 고인의 장례 절차를 마쳤으며, 화장 후 유골을 대만으로 옮길 예정이다. 가족들은 대만에서 작별식을 할 예정이다. 서희원은 2011년 중국인 사업가 왕소비와 결혼해 슬하에 1남 1녀를 뒀으나, 2021년 이혼했다. 이후 2022년 구준엽과의 재혼을 발표해 화제가 됐다. 두 사람은 1998년에 처음 만나 약 1년 정도 교제했다가 헤어진 뒤, 23년 만에 재회해 부부의 인연을 맺은 영화 같은 러브스토리로 크게 화제가 됐다. 패혈증 증상과 원인, 예방법 패혈증은 각종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된 피가 온몸을 돌며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원인균이 내뿜는 독성 물질이 혈액을 타고 빠르게 확산하여 치사율이 30~50%에 이르는 병이다. 증상을 인지하지 못하고 신속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치명적일 수 있다. 폐렴은 패혈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폐에 감겸되면 쉽게 혈류로 퍼질 수 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이나 노인 등에게 위험하다. 패혈증 초기에는 다른 질병과 혼동되기 쉽다. 감기나 독감처럼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에 심각성을 인식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은 급격하게 악화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체온이 38도 이상으로 오르거나, 반대로 36도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 체온이 급격히 변하는 것은 패혈증이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다. 호흡이 빠르거나 힘들게 느껴지며, 의식이 흐려지거나 혼돈 상태가 될 수 있다. 말을 잘 하지 못하거나 주변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혈압이 급격히 떨어져 어지러움이나 기운이 빠진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때 심장이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중요한 장기에 산소가 부족해진다. 이 외에도 피로감, 근육통, 설사, 구토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패혈증은 빠르게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씻기와 개인위생을 철저히 유지해 감염위험을 줄일수 있다. 독감, 코로나 19 등 주요 감염병에 대한 백신 접종도 도움이 된다. 상처나 외상이 있을 경우 즉시 깨끗이 세척하고 소독한다. 붓기, 고름, 열감 등 감염의 징후가 있으면 빠르게 치료해야 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2-04 15:25:34[파이낸셜뉴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179명이 숨진 가운데, 무안국제공항에서 약 60㎞ 떨어진 대학병원의 응급의학과 교수가 “만반의 준비를 갖췄지만 단 한 명도 이송오지 못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조 교수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요청 즉시 DMAT팀(재난의료지원팀)이 출동하고 속속 응급실로 모여 중환(중환자)을 받을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면서 “한명도 이송오지 못했다. 단 한명도 이송오지 못했다”고 입을 열었다. 조 교수는 “병원으로 꼭 돌아와야 할 사람도 결국 돌아오지 못했다. 무너져 내린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앞서 전날 태국 방콕에서 출발한 제주항공 7C2216편은 오전 9시 3분께 랜딩기어(비행기 바퀴)가 펼쳐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안공항 활주로에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가 공항 시설물과 충돌해 화염이 휩싸였다. 이 사고로 전체 탑승자 181명 중 승객 175명 전원과 조종사·객실 승무원 각 2명 등 179명이 현장에서 숨졌다. 항공기 후미에 있던 승무원 이모씨(33)와 구모 씨(25)는 구조돼 목포한국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각각 이대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으로 옮겨졌다. 조 교수는 의정갈등으로 전공의들이 떠난 의료 현장을 지키는 한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의료 대란’을 겪는 응급의학과의 실상을 가감 없이 전하며 정부를 향해 조속한 사태 해결을 촉구해왔다. 조 교수는 지난 8월 광주의 한 대학에서 연수를 받다 낙뢰를 맞고 40분간 심정지를 겪은 광주 지역 고등학교 교사 김관행씨의 응급 처치를 집도하기도 했다. 김씨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응급의학과에서 에크모(ECMO·인공심폐기계)를 다룰 수 있는 전남대병원으로 이송돼 빠른 처치를 받을 수 있었고 28일만에 건강하게 퇴원했다. 조 교수는 지난 25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김씨와 함께 출연해 단 1%도 되지 않는 생존 확률을 뚫은 기적의 순간에 대해 이야기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12-30 18:36:58[파이낸셜뉴스] 낙뢰를 맞고도 생존한 고등학교 교사 김관행씨가 자신을 살린 병원에 1000만원을 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낙뢰를 맞은 환자의 생존율은 1%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25일 방송된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에는 김씨와 응급의학과 전문의 조용수 전남대 교수가 출연했다. 김씨는 지난 8월 5일 광주 동구 조선대 캠퍼스로 연수를 받으러 갔다가 낙뢰를 맞고 쓰러졌다. 심정지를 겪은 그는 다행히 주변에 있던 사범대 조교에 의해 발견돼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7분 만에 조선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이날 방송에 함께 나온 김씨의 부친은 "낙뢰를 맞은 것 같다고 연락받은 게 12시 20분쯤이었다. '심폐소생술을 20분 넘게 하는데 심장이 돌아오지 않는다면서 나 보고 언제쯤 올 수 있겠냐더라"라고 떠올렸다. 그는 "가족이 다 서울에 있는데 당장 내려갈 테니 열심히 해달라고 했다. 수서역에서 SRT를 타고 광주로 가는데 무서워 전화할 수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부친은 "다행히 10분 뒤 심장이 돌아왔다고 전화가 왔다"며 "한시름 놓고 응급실로 갔는데, 의식이 없고 몸에 기계를 다 걸어놨더라. 폐에 물이 많이 차서 산소 공급이 안 된다고 했다. 그 상태에서 버티면 사는 거고, 못 버티면 죽는 거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간이 지날수록 산소 농도는 계속 올려가고 승압제도 올려갔다. 눈앞에서 죽어가는 게 보였다. 살아나기만 바랐다. 내 아들이 맞나 싶을 만큼 얼굴이 부어 있고, 많이 안 좋아 보여 거기서부터 다시 답답했다"고 했다. 당시 상태가 악화한 김씨는 결국 에크모(ECMO·인공심폐기계)를 갖춘 전남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에크모는 혈액을 밖으로 빼 산소를 공급, 인체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심장과 폐 기능을 밖에서 대신해주는 장치다. 사흘 밤낮으로 이뤄진 에크모 치료로 김씨는 점차 기력을 되찾았고, 입원 10일 만에 인공호흡기를 뗄 수 있을 정도로 몸 상태가 돌아왔다. 에크모 치료를 주도한 조용수 교수는 "처음엔 상태가 몹시 안 좋았다. 심장이 멎은 시간이 너무 길어 의식도 전혀 없었고 혈압 올리는 약을 최대한 다 썼는데도 혈압이 정상인의 절반도 유지가 안됐다. 인공호흡기를 썼는데도 저산소증 심해 1, 2시간 이내 사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낙뢰 사고 생존율이 1%라고 하는데, 그것보다 낮다고 생각한다. 낙뢰 맞고 심장 멎은 사람은 30분 이상 심폐 소생술 안 하고 사망선고를 내린다. 저는 개인적으로 회복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걸 김씨가 혼자 이겨낸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하늘이 도왔고 본인의 의지가 강해서 이겨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환자보다 먼저 의사가 포기하는 일은 없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다짐했다. 이에 김씨는 지난달 전남대병원에 1000만원을 기부했다. 그는 "제가 응급의학과 혜택을 볼 줄 몰랐다. 다른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있어 기부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최근 복권을 사라는 말을 많이 듣는데 이미 살아남은 것 자체로 복을 다 쓴 것 같다며 "제일 재수없는 사람 중 재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발견, 이송 다 운이 좋았다. 트라우마로 남을 장면을 보여드렸는데 이겨내고 살려주셔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12-26 06:11:52[파이낸셜뉴스] 낙뢰를 맞고 심장이 멈췄다가 기적적으로 생환한 교사가 자신을 치료한 전남대병원에 후원금을 기탁했다. 31일 전남대병원은 김관행(29) 교사가 발전후원금 1000만원을 기탁했다고 밝혔다. 김 교사는 지난 8월5일 광주 조선대에서 연수를 받고 점심을 먹으러 가던 중 낙뢰 맞은 나무 옆을 지나다가 감전됐다. 심정지 상태에 처한 김 교사는 전남대병원 응급의료센터로 이송됐다. 김 교사는 전남대병원 응급실에서 겨우 호흡과 맥박을 되찾았지만, 심장이 40분간이나 멈춰있던 탓에 여러 장기가 훼손된 상태였다. 생존 가능성이 희박했지만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의료진은 포기하지 않고 치료했고, 김 교사는 에크모(ECMO·인공 심폐기계) 치료를 집중적으로 받는 등 28일간 입원 치료 끝에 건강하게 퇴원했다. 김 교사는 후원금 기탁 이유에 대해 "전남대병원 응급의료센터 교수님들을 비롯해 중환자실 간호사 선생님들 덕분에 제2의 인생을 살게 돼 감사한 마음에 후원금을 기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지역 최고의 거점병원으로서 응급실 등 필수 의료를 더욱 발전시켜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달라"고 말했다. 정 병원장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는데 후원금까지 기탁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전남대병원은 지역민의 든든한 건강지킴이로서 역할을 다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따뜻했슈] 보고싶지 않는 뉴스가 넘쳐나는 세상, 마음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토닥토닥, 그래도 살만해" 작은 희망을 만나보세요.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11-01 06:36:31[파이낸셜뉴스] 환자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심인성 쇼크도 원인 질환에 따라 치료 결과가 상이한 만큼 맞춤 치료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심인성 쇼크는 심장의 펌프 기능이 급격하게 나빠져 몸에 필요한 혈액을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로 심근경색이나 심부전과 같이 중증 심장질환의 합병증으로 발생하는 게 일반적이다. 양정훈·최기홍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조주희·강단비 임상역학연구센터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 자료를 이용해 2010년부터 2020까지 중환자실에 입원한 18세 이상 심인성 쇼크 환자 13만6092명을 분석한 결과 최근 10년 동안 환자의 사망률은 감소하고, 치료비용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2일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심인성 쇼크로 인한 원내 사망률은 심부전이 원인일 때 40.3%로 심근경색(28.5%)으로 인한 경우보다 높았다. 심부전으로 인한 심인성 쇼크 환자의 사망 위험이 심근경색이 원인이 환자보다 1.47배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경향은 환자가 퇴원한 후에도 이어졌다. 심부전으로 인한 심인성 쇼크 환자의 성공적인 퇴원 후 추적 관찰 사망률 19.3% 였던 데 반해 심근경색 심인성 쇼크 환자는 8.5%로 낮았다. 심인성 쇼크가 심장 기능 저하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원인 질환에 따른 동반 합병증의 회복 정도가 달랐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심근경색 심인성 쇼크 환자의 경우 84.2%가 심혈관중재술 또는 관상동맥우회술을 받았고, 7.5%가 에크모(ECMO) 치료를 받았다. 심부전이 원인이었던 환자는 이런 치료를 받은 비율이 각각 17.6%, 4.8%로 낮았다. 반면에 심부전으로 인한 심인성 쇼크 환자는 심장이식이 필요한 경우가 심근경색 환자보다 1.67배 높았다. 같은 심인성 쇼크처럼 보여도 심부전의 주원인인 경우에 좌심실보조장치 및 심장 이식 등의 고난도 심장대체치료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식 장기 부족 및 기계순환보조장치 보급 제한 등 국내 여건 상 고난도 심장대체치료의 어려움이 임상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연구팀은 동일한 연구 기간 내 심인성 쇼크 환자 7만2950명을 대상으로 병상당 간호사 수를 따져 1등급(0.5명 미만), 2등급(0.5명 이상 0.63명 미만), 3등급 이상 군(0.63명 이상 0.77미만)으로 나누어 사망률 차이를 비교했다. 그 결과 심인성 쇼크로 인한 병원 내 사망률은 간호 1등급 30.6%, 2등급 37.5%, 3등급 40.6%로 계단식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중환자실 내 간호사 수를 늘리는 게 국가 전체 차원에서도 비용 효과적이라는 추계도 나왔다. 간호 1등급의 경우 환자 1인당 비용이 2등급 보다 199달러, 3등급 보다 423달러 추가 발생하지만, 1년을 기준으로 1등급일 때 2등급인 경우보다 14.1일, 3등급인 경우보다 29.3일 환자가 더 생존했다. 이를 비용으로 환산해 1등급인 병원과 같은 생존기간을 기대하려면 2등급 병원에서는 연간 2만5047달러, 3등급 병원이 4만2888달러를 더 들여야 한다는 계산도 나왔다. 양정훈 교수는 “고령화 사회를 맞아서 심인성 쇼크 환자는 늘고 있지만 사망률이 줄어드는 추세인 것은 그만큼 심장기능을 대신할 수 있는 기계순환보조 장치 등의 의료기술 발달과 투자의 증가, 심장 중환자 전문의 및 간호인력의 확충과 같은 다양한 요소가 결합한 덕분”이라며 “다만 심부전으로 인한 심인성 쇼크 환자의 높은 사망률은 여전히 넘어야할 과제인 만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장기기증 문화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고 최첨단 심쟁대체치료 의료기기의 국내 도입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행정적인 노력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10-02 11:07:50[파이낸셜뉴스] 지난달 5일 광주 서석고 교사인 김관행(29) 씨가 조선대학교에서 교사 연수를 받던 중 교정을 걸어가다 낙뢰에 맞아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교정 나무에 떨어진 낙뢰는 땅을 타고 김씨에게 다다랐고 그는 그 자리에서 심장이 멈춘 채 정신을 잃었다. 인근에 있던 시민이 119에 신고하며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김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때부터 낙뢰에 덮친 순간부터 죽음의 그림자에 휘감긴 김씨의 생명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한 의료진의 사투가 시작됐다. 전남대학교병원 응급실에서 김씨는 겨우 호흡과 맥박을 되찾았지만, 심장이 40분간이나 멈춰있던 탓에 여러 장기가 훼손된 상태였다. 심장이 멎은 후 5분이 지나면 장기에 혈액과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심장과 폐는 물론 뇌까지 다칠 수 있다. 생존 가능성이 희박했지만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의료진은 포기하지 않았다. 김씨는 응급실에서 중환자실로 옮겨진 후 최악의 상황에 몰렸다. 다발성 장기부전과 혈액 응고 현상 등이 연달아 일어났다. 조용수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심장과 폐의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았지만 환자도 젊고 조그만 가능성이라도 키워보자는 생각으로 전력을 쏟아 치료했다"고 말했다. 전남대병원은 에크모(ECMO·인공심폐기계)를 갖추고 있었는데 조 교수는 최후의 수단으로 에크모 치료를 해보기로 결정했다. 사흘간 밤낮으로 이뤄진 에크모 치료 효과로 김씨는 점차 기력을 되찾았고, 입원 10일 만에 인공호흡기를 뗄 수 있을 정도로 몸 상태가 돌아왔다. 병원 측도 믿기 힘든 기적이라고 할만한 회복이었다. 조 교수는 "치료가 매우 어려웠지만, 무엇보다 환자의 살고자 하는 의지와 정신력이 매우 강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온 거 같다"고 말했다. 사고 28일 만인 지난 2일 퇴원한 김씨는 병동을 나서며 "두 번째 삶을 선물해준 조 교수님이 두 번째 아버지"라며 자신을 돌봐 준 의료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씨는 "직장 복귀를 언제 할 지 알 수 없지만 다시 살았다는 기쁜 마음을 품고 두번째 삶을 충실히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의정 갈등으로 응급실을 비롯한 병원 의료진에 대해 막연히 부정적인 생각을 지닌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아 아쉽다"며 "환자를 위해 밤낮으로 헌신하는 의사와 간호사들의 노력과 열정이 폄훼되지 않도록 갈등이 원만하게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남대병원은 김씨가 병원 발전후원금으로 1000만원을 기탁했다고 12일 밝혔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9-13 14:33:22【파이낸셜뉴스 광주=황태종 기자】 광주에서 낙뢰를 맞아 쓰러진 20대 교사가 전남대병원에서 28일간 치료 후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12일 전남대병원에 따르면 지난 8월 5일 낙뢰를 맞아 40여 분간 심장이 멈춘 상태로 응급의료센터로 이송돼 치료를 받아온 김관행씨(29)가 16일간의 중환자실 치료 후 28일 만인 지난 2일 건강하게 퇴원했다. 광주서석고 교사로 재직 중인 김씨는 지난 8월 5일 광주·전남지역에서 3000번에 가까운 낙뢰가 관측된 날 광주의 한 대학교에서 연수를 받고 점심을 먹으러 가다 갑자기 쓰러졌다. 당일 낙뢰가 나무에 떨어질 때 옆을 지나가다 감전된 것으로 추정됐다. 김씨를 본 시민이 119에 신고한 후 심폐소생술(CPR)을 했으며, 김씨는 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갔다가 전남대병원 응급의료센터로 옮겨졌다. 김씨는 다행히 전국에서 유일하게 응급의학과에서 시술부터 입원 및 관리까지 에크모(ECMO·인공심폐기계)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전남대병원으로 이송돼 빠른 처치를 받아 소중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조용수 교수는 "심정지가 장시간 진행된 탓에 심장과 폐의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아 응급실에서 급하게 에크모를 시행했다"면서 "솔직히 처음엔 생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생각했지만, 환자가 젊은 데다 우리 응급실로 온 만큼 최선을 다해 살려내고 싶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씨는 전남대병원 응급실에서 곧바로 중환자실로 옮겨 3일간 에크모로 심장과 폐의 집중 치료를 받았다. 특히 다발성 장기 부전과 피가 멎지 않는 파종성 혈관 내 응고(DIC)까지 겪으며 최악의 상황까지 직면했지만 결국 이겨내고 입원 10일 만에 인공호흡기를 뗄 수 있었다. 김씨는 "번개 맞은 전날부터 거의 10일간 기억이 전혀 없다. 심장도 40여 분간 멈추고 장기도 다 망가졌을 텐데 끝까지 저를 포기하지 않고 치료해 준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조용수 교수님을 저의 두 번째 아버지라 생각하고 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두 번째 삶을 선물받았다. 응급중환자실(EICU)에서 힘든 치료 과정을 버틸 수 있게 도와주신 간호사 선생님들, 아들의 회복을 믿고 기다려준 부모님, 동생에게 감사하며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현실에서 하루하루 후회가 남지 않는 삶을 살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김씨는 또 "최근 의정 갈등으로 인해 응급실을 비롯한 병원 의료진에 대해 막연히 부정적인 생각을 지닌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아 아쉽다"면서 "실제로는 환자를 위해 불철주야 헌신해 주시는 교수 및 간호사 분들의 노력과 열정에 더욱 감사할 따름이며, 갈등이 원만히 해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퇴원 후 지난 4일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의료진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발전후원금 1000만원을 기탁했다. 한편 광주서석고에 부임한 지 3년이 된 김씨는 1학년 담임이자 국어과목을 맡고 있다. 건강하게 퇴원하기는 했지만 장기간 입원으로 인한 섭식 장애, 근력 감소, 발뒤꿈치 피부 손상 등으로 아직은 걷기도 힘들다. 학교 복귀 또한 아직 기약이 없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4-09-12 15:35:08[파이낸셜뉴스] 김형수 한림대성심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가 제16대 한림대성심병원장으로 취임했다. 3일 한림대성심병원에 따르면 전일 원내 일송문화홀에서 진행된 제16대 병원장 취임식에는 김용선 한림대의료원장을 비롯해 한림대성심병원 강준구 진료부원장, 이승대 행정부원장, 하상욱 기획실장, 김주희 수련교육부장, 윤금선 간호부장 등 교직원 190여 명이 참석했다. 김형수 병원장은 한림대 의과대학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컬럼비아 의과대학과 뉴욕-프레스비테리안병원에서 기계적 순환보조 및 심장이식 분야 해외연수 경험을 쌓았다. 이후 한림대성심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과장을 지내고 현재 한림대성심병원에서 에크모(체외순환막형산화요법, ECMO), 심장 및 폐 이식, 심실보조장치, 중환자의학 등을 진료하며 에크모 센터장과 한림대 의과대학 심장혈관흉부외과학교실 주임교수를 겸임하고 있다. 또한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이사 및 에크모 연구회 부회장, ‘2023 아시아태평양 에크모 학술대회(APELSO 2023)’ 조직위원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대한심부전외과학회, 에크모 연구회 소속으로 활동하며 학술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2018년 ‘제12회 일송상’, 2020년 ‘자랑스러운 Hallymer 상’, 2021년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의학상 대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 병원장은 에크모 치료의 대가로, 국내 에크모 치료 분야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시켰다. 2005년 에크모 시술을 통해 국내 처음으로 급성호흡부전 성인 환자를 생존시키며 걸음마 단계였던 국내 에크모 치료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2015년 한림대성심병원에 국내 최초의 에크모센터를 개소, 현재 국내 최대 규모와 최고 수준의 에크모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2017년에는 중환자용 구급차(Mobile ICU)에 에크모를 탑재해 중증 응급환자를 위한 이송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했다. 또 2020년에는 국내 최초이자 세계 9번째로 코로나19 중환자에게 폐이식 수술을 성공했다. 김 병원장은 앞으로 다양한 과제를 추진할 계획이다. 그는 △높은 중증도 질환 및 응급 진료 역량 강화 △지역 연계 중증 및 응급환자 진료협력 네트워크 구축 △중환자용 구급차를 활용한 경기도 내 병원 간 중환자 이송 시스템 구축 △중환자 중심 병상 구조 혁신 △전문의 중심 진료체계 확립 △인공지능(AI), 로봇 등 첨단 의료 서비스 시스템을 접목한 스마트병원 구축 △환자와 의료진 모두가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 등을 핵심 과제로 삼았다. 그는 “중증 및 응급 질환 중심병원으로의 구조적 혁신을 이뤄내고 국내 최고 스마트병원으로 도약하겠다”며 “중증도 높은 질환과 응급환자에 대한 진료 역량 강화, 경기 서남부 지역 완결적 중증질환 협력 네트워크 구축, 환자 중심의 스마트 기술 도입에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지난 8월 30일에는 한림대동탄성심병원 4층 대강당에서 제9대 한성우 신임 병원장(순환기내과)의 취임식이 열렸다. 한성우 병원장은 국내 심혈관질환 분야의 권위자로 주요 진료분야는 심부전, 협심증, 심근경색증, 대동맥질환이다. 1993년 한림대 의과대학을 졸업했고, 중앙대 대학원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심장혈관센터장과 진료부원장을 역임했고, 2017년 경기남부권 최초 심장이식수술 성공, 2018년 경기도 최초 인공심장수술(LVAD) 성공, 지난해 11월 경피적 대동맥판막치환술(타비시술) 성공을 이끌었다. 2019년 10월부터는 충청남도 서산의료원 및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 전문의 파견진료에 참여해 지역의료 활성화에 기여한 바 있다. 이외에도 대한심장학회 이사, 한국심초음파학회 이사, 고혈압합병증연구회 부회장 등 활발한 학술활동을 펼치고 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9-03 10:44:54[파이낸셜뉴스] 고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유철웅·정주희 교수팀은 급성 심근 경색으로 인한 약물 불응성 심인성 쇼크 환자에서의 사망률을 예측할 수 있는 ‘PRECISE 점수’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국내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돼 한국인에게 최적화된 최초의 예측모델이다. 심인성 쇼크는 병원 내 사망률이 높으며, 그 중 급성 심근 경색으로 인한 심인성 쇼크는 가장 예후가 불량하다. 국제적으로도 주목하고 있는 분야로서 세계 연구자들이 앞다퉈 연구하고 있지만 국내 환자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과 관련 연구가 요구되는 상황이었다. 이번에 발표된 PRECISE 점수는 임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연령 △혈중젖산 △혈압 △신장기능 △좌심실박출률 등을 포함한 15가지 변수를 종합해 도출된다. 유 교수팀은 손쉽게 PRECISE 점수를 도출할 수 있는 웹계산기를 추가 개발했다. 특히 이 계산기는 해외의 다른 예측모델들과는 달리, 확률을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해 직관적이고 세밀한 예측결과를 도출한다. 이 계산기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웹에 공개돼있어 향후 높은 활용 가능성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구팀은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국내 심인성쇼크 레지스트리에 등록된 1247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 중 급성 심근 경색으로 인해 심인성 쇼크가 발생하고, 약물치료에 불응해 체외막산소공급장치인 에크모(ECMO) 치료를 받은 환자 322명의 데이터를 통해 예측모델인 PRECISE 점수를 개발했다. 유 교수팀은 예측모델 개발에 그치지 않고 2010년부터 2021년까지의 VA-ECMO코호트 데이터에 대입해 검증했으며 실제 임상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정주희 교수는 “PRECISE 점수는 급성기 쇼크에 있는 환자의 상태와 이전 치료결과를 반영해 치료 방향과 예후예측이 가능한 새로운 지표로서 최적의 의사결정을 찾을 수 있는 기준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5-22 14: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