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가상자산) 거래와 보관이 분리됐다면 마운트곡스, FTX 사태와 같은 가상자산거래소 파산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마이클 벨시 빗고(BitGo) 최고경영자(CEO)는 5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코리아블록체인위크 2023(Korea Blockchain Week 2023, KBW2023)’ 메인 컨퍼런스인 ‘임팩트(IMPACT)’ 키노트에서 이같이 말했다. ■빗고, 세계 최대 가상자산 수탁기관 지난 2013년 설립된 빗고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가상자산 수탁기관이다. 현재 미국·스위스·독일 등 전 세계 50여국의 1500개 이상 기관을 대상으로 수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비트스탬프·코빗·불리쉬·게이트.io·크립토닷컴 등 여러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빗고에 가상자산을 보관한다. 벨시 CEO는 가상자산 생태계가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수탁이 중요하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거래와 수탁의 분리를 통해 가상자산거래소 등 업계 신뢰도를 높여야 전통 금융기관을 가상자산 생태계에 끌어들여 성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벨시 CEO는 “주식시장의 경우 결제기관과 수탁기관이 따로 존재하기 때문에 안전한 결제가 가능하지만, 가상자산은 그렇지 않다”면서 “전통 금융기관을 가상자산 생태계 쪽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4년 발생한 일본 가상자산 거래소 마운트곡스 사태와 지난해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파산 사태는 가상자산 수탁의 중요성을 증명한 사례다. 마운트곡스는 당시 세계 비트코인 거래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등 대표적인 가상자산 거래소였지만, 해킹으로 비트코인 85만개(당시 약 5330억원 수준)를 도난 당해 파산한 바 있다. FTX도 자체발행 코인인 FTT로 자산을 부풀리고 경영진이 고객 자산을 부당하게 유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산 신청으로까지 이어졌다. 벨시 CEO는 "마운트콕스 해킹 사태 당시에 직원들이 비트코인을 도난 당했음을 알았을 땐 이미 너무 늦었었다"며 "수탁이 따로 분리됐다면 훨씬 빠르게 도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FTX 사태도 마찬가지"라며 "소수의 감사라도 있었으면 FTX 문제를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FTX가 고객의 가상자산도 자체 보관하다 보니 자전거래와 내부자 거래 등 멋대로 고객 투자금을 유용하는 사태가 일어났다는 뜻이다. ■"韓 가상자산 수탁시스템 정착 유리" 벨시 CEO는 한국이 '가상자산 수탁 시스템'이 자리 잡기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 규모가 막대할 뿐만 아니라 가상자산 관련 법안 제정 준비 등 규제 기관의 의지가 강하다는 의견이다. 그는 "가상자산과 관련된 7개 법안이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며 "규제 기관이 가상자산 생태계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기 때문에 한국은 아시아의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나은행과 손을 잡고 한국에 진출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빗고는 하나은행과 업무협약을 통해 연내 조인트벤처(JV) 형태의 한국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벨시 CEO는 한국 진출을 통해 디지털 자산 사업 제도화와 투자자 보호 등에 대한 다양한 노하우와 경험을 공유할 계획이다. 이미 미국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의 규제당국 및 감독기관과 긴밀히 소통하며 확보해온 노하우와 기술을 한국 사업에 적용해 가상자산 자산이 제도권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빗고는 10년 동안 기술 개발과 혁신의 경험을 쌓아 왔다"며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한국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면서 빗고의 기술, 노하우 등을 활용해 한국 가상자산 시장의 신뢰도를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2023-09-05 15:17:20[파이낸셜뉴스] 지난주 '블랙 프라이데이(검은 금요일)'를 겪은 코인시장이 여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10%대 하락률을 기록했지만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도 존재하는 상황이다. ■"시장 불안한데...매도 쏟아지자 폭락"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비트코인의 가격은 3500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7일 새벽까지 3900만원선을 유지하던 비트코인 가격은 18일 오전 3491만원까지 떨어졌다. 이어 19일에는 3448만원까지 밀렸다가 20일부터 3500만원선에서 횡보세를 보이고 있다. 17일 고점(3914만원)과 비교하면 주말 동안에만 11.90% 하락했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지난해 11월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파산한 이후 최대 하락 폭을 맞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초 비트코인 가격은 3000만원선에서 2100만원대까지 28%대의 급락세를 보인 바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통화정책 리스크와 중국 부동산시장 리스크가 동시에 불거지는 상황에서 코인 관련 파생상품의 대규모 청산이 급락 원인으로 판단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의 정석문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등이 발표되면서 미국 금융당국의 긴축 정책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채권금리가 치솟고, 위험자산인 나스닥시장의 기술주도 동반 하락했다"며 "중국 부동산기업 헝다(에버그란데)가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고, 또 다른 부동산 개발기업 비구이위안도 디폴트 위험이 커지고 있어 위험자산 전반의 투자심리가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센트럴파크캐피탈의 트레이더 루이스 할랜드는 “우리는 숏(매도) 성향의 비트코인 미결제약정 포지션 증가를 목격했다”면서 “2만8500달러(약 3827만원)가 무너지면서 실질적 규모의 롱 포지션(매수) 청산으로 이어졌고 이는 현물 매도와 맞물렸다”고 분석했다. 가상자산 시장 분석회사 K33는 "많은 사람들이 스페이스X의 비트코인 판매 소식 등에 급락 사태를 분석하려 했지만 어느 것도 하락의 시점이나 강도를 설명할 수 없다”며 “상당한 규모의 청산과 그에 따른 미결제약정 감소에서 알 수 있듯 파생상품 시장에서의 레버리지(차입투자)의 축적은 빠른 피드백 루프를 위한 완벽한 조건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새로운 모멘텀 없으면 "시장 불안 계속될 것" 향후 전망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이번 폭락의 주체가 가상자산 단기 보유자인 만큼 이후 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면 가격 급등은 곧바로 일어날 수 있다는 긍정론도 나온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크립토퀀트는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이기 전 회복 국면에서 단기 보유자 중심의 하락 패턴은 자주 발생한다. 최근 가격 하락은 사이클로 보면 일반적인 현상으로 판단돼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며 "일시적인 가격 조정이 발생했지만 곧 장기 보유자들이 시장을 주도해 가격을 더욱 높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K33도 "이번 하락이 계속 부정적인 추세로 이어질 이유는 없다"며 "오히려 공매도가 증가하면서 다가오는 숏 스퀴즈(매도 포지션 청산에 따른 가격 급등)의 토대가 마련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매크로(거시) 환경이 나빠진 상황에서 이런 변동성장은 앞으로 계속될 수 있다는 주장도 강하다. 결국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결정과 각종 소송 결과 등의 모멘텀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얘기다. 할랜드 트레이더도 “미국 금리는 수년 중 최고 수준으로 오르고 있다.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거의 15년 최고 수준이다. 이는 위험자산 전반에 부정적”이라며 “채권가격 하락(수익률 상승)이 계속되면 부정적인 위험자산 가격 움직임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가상자산 투자 운용사 넥소의 공동 설립자인 안토니 트렌체프는 "비트코인이 20일, 50일, 20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좋지 않아 보인다"며 "2만4800달러(약 3330만원)가 지지되지 않으면 현재 수준에서 약 25% 추가 하락해 2만달러(약 2686만원)로 진입할 것"이라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3-08-21 13:12:45[파이낸셜뉴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파산한 이후 코인거래소에 유입되는 비트코인보다 빠져나가는 비트코인이 더 많은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9일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업체 글래스노드 자료에 따르면, 가상자산 거래소에 예치되는 비트코인의 거래 수는 지난해 약세장 시작 이후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 전반을 보면 거래소에서 인출되는 거래 수는 예치되는 거래 수보다 적은 상태로 유지됐다. 비트코인 채굴업자들이 새로 생산한 비트코인이 지속적으로 거래소에 공급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몇 달 사이 비트코인 시장에서는 거래소에서 인출되는 비트코인 거래가 더 많은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코인전문 매체 비트코이니스트는 지난해 11월 FTX 붕괴 사태 후 자신의 코인을 중앙형 거래소 보다 외부 지갑에 보관하려는 투자자들이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이처럼 거래소에서 인출되는 비트코인과 예치되는 비트코인의 차이가 최근 들어 다소 줄어들고 있지만 예전 시장 구조로 돌아갈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비트코이니스는 지적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3-03-09 09:27:14[파이낸셜뉴스] 올해는 가상자산 시장에 온갖 악재가 덮친 해였다. 긴축 정책이 1년 동안 지속되며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꺼진 가운데 테라·루나 사태를 시작으로 세계 3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FTX가 파산하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내년에도 잿빛 전망이 이어지면서 가상자산 겨울은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 6만달러에서 1만6000달러로 추락 지난 5월 테라·루나 사태가 일어나면서 가상자산 시장에 불운이 맴돌기 시작했다. 1달러에 고정(페그)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 테라USD(UST)가 가격을 유지하지 못하면서 자매 코인 루나도 붕괴됐다. 당시 테라·루나 가격은 최고가 대비 99.99% 추락했고, 일주일 새 시가총액 57조원이 사라졌다. 이 영향으로 같은 달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으로 3만달러가 붕괴됐다. 테라는 UST의 달러 페그를 유지하기 위한 준비자산으로 가상자산을 보유해 왔다. 당시 비트코인 약 35억달러를 사들인 상태였다. 하지만, UST가 폭락하자 테라가 UST의 가치를 유지하고자 루나를 매수하기 위해 갖고 있던 비트코인을 팔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 비트코인까지 급락했다. 코인 메트릭스의 공동설립자인 닉 카터는 당시 CNBC와 인터뷰에서 “시장은 테라가 UST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팔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악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 6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이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75%p 인상)을 밟으면서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비트코인 가격은 2만달러대 밑으로 떨어졌다. 2020년 12월 이후 처음이었다. 가상자산 대출업체인 바벨 파이낸스가 가상자산 인출을 중단하면서 뱅크런이 일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비트코인 2만달러선이 깨지면서 가상자산 시장에는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긴축 정책 지속이 예상되는데다 테라·루나 사태로 가상자산 시장의 ‘시스템 리스크’우려가 불거져서다. 바벨 파이낸스 외에도 가상자산 담보 대출업체 셀시우스가 지급준비금 부족 사태로 자산 출금을 중단하는 등 여파가 커졌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지난 11월 세계 3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FTX가 유동성 위기로 파산 보호 신청을 하면서 가상자산 업계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앞서 지난 7월 FTX 자금으로 유동성 위기를 벗어났던 가상자산 대출업체 블록파이에게 이는 악재로 돌아와 결국 파산을 신청하게 됐다. 최근 세계 2위 가상자산 거래소 크라켄이 FTX 사태 등으로 인력 감축에 이어 일본에서의 영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하는 등 한 달이 넘어간 지금도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OBJECT0# 추가 악재 불안감 팽배...투자자 보호 시급 온갖 악재에 휘말리면서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11월 역대 최고가인 6만8606달러에서 약 76% 폭락한 1만6000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긴축 지속에 더해 경기침체 우려까지 겹치면서 내년 전망도 흐리다. 28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크로스체인 디파이 허브 우미의 최고경영자(CEO) 브렌드 츄는 “가상자산 시장이 내년까지 현재와 같은 암울한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앞으로 6개월에서 1년, 길게는 1년 6개월까지 부정적인 심리가 나타날 수 있다”며 “지금은 가상자산에 투자하기에 좋은 시기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가격 급락 뿐 아니라 투자자 보호 조치 부실, 과세 위한 제도 정비 부족 등으로 투자자들의 피해도 더 커지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가상자산 규제법으로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을 두고 있지만, 투자자를 보호하는 법은 찾기 힘들다. 지난 10월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투자금 보호를 위해 이용자 자산을 분리 보관하고 해킹·전산장애 등 사고에 대비해 보험 등을 의무화하는 ‘디지털자산 시장의 공정성 회복과 안심거래 환경 조성을 위한 법률안’을 발의했지만, 결국 통과되지 못하고 해를 넘길 전망이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현재 특금법에는 투자자 보호 내용이 없기 때문에 올해 법안들이 통과되지 못한 점이 아쉽다”며 “내년 초에는 통과가 돼서 투자자 보호 쪽에 힘을 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황 교수는 “법이 없다고 해서 시장에 대한 감시를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며 “닥사(디지털자산 거래소 협의체) 등이 나서는 등 업계의 자정적인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2022-12-29 14:29:32【실리콘밸리(미국)=홍창기 특파원】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한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자신의 실수는 인정하면서도 사기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뱅크먼-프리드는 파산 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나타났다. 그는 현재 이번 사태로 고객 등으로부터 피소됐는데 미국 검찰 등 당국이 현재 조사를 진행 중이다. 30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뱅크먼-프리드는 이날 뉴욕타임스(NYT) 주최 행사에서 영상으로 출연해 "많은 실수를 했지만 누구에게도 사기를 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그와 인터뷰를 진행한 언론인 앤드루 로스 소킨은 그가 바하마에서 영상을 통해 행사에 참석했다고 했다. 뱅크먼-프리드는 FTX가 80억달러(약 10조4000억 원)의 유동성 부족 상황이 발생한 이유와 고객 자산을 잘못 처리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고객 자산과 FTX 자금을 고의로 섞지 않았다"고 했다. FTX의 유동성 위기는 100억달러(약 13조원) 규모의 FTX 고객 예치금으로 계열사인 알라메다 리서치를 지원하는 바람에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알라메다 리서치를 자신이 직접 운영하지 않았다면서, (양사 간) 이해충돌을 많이 우려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뱅크먼-프리드는 "FTX와 알라메다가 의도했던 것보다 훨씬 더 밀접하게 연결돼 있었다"면서 "거래소의 이익이 너무 커서 이에 집중하지 못했다"도 말했다. 뱅크먼-프리드의 이날 발언은 향후 수사 과정 등에서 법적인 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이날 같은 행사에서 연설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을 언급하면서 FTX 사태를 "가상화폐 시장 안에서 발생한 리먼 사태"라고 평가하고 가상화폐 업계에 대한 규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2-12-01 14:42:03[파이낸셜뉴스] 미국의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최근 거래소 파산 등 가상자산 시장에서 소비자 피해가 잇따르자 더욱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에 따르면 옐런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가 주최한 복합 컨퍼런스인 ‘딜북 서밋’에 참석했다. 옐런은 뉴욕시에서 열린 행사에서 연단에 올라 여러 질문에 답했으며 가상자산에 대한 입장도 내놨다. 그는 “가상자산 업계는 확실히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나 지금까지 그러한 규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11일 미국에서는 세계 3위 가상자산 거래소였던 FTX가 유동성 부족으로 파산했으며 같은달 28일에는 FTX와 밀접한 금전 관계를 맺었던 블록파이까지 파산했다. 블록파이는 고객의 가상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업체로 이미 파산 전에 FTX에서 막대한 자금을 빌린 상태였다. 가상자산 시세는 FTX 사태 이후 급락했고 또다른 미 가상자산 거래소인 크라켄은 30일 발표에서 전 세계 직원 중 30%에 해당하는 1100명을 해고한다고 밝혔다. 옐런은 약 1년 전부터 의회에 보다 강력한 가상자산 규제 법안을 요구하는 등 가상자산 업계에 부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FTX 사태를 언급하며 "가상자산 소유자에 대한 보호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옐런은 2008년 국제 금융위기의 시작을 알렸던 리먼브라더스 파산을 언급하며 FTX 파산이 “가상자산 업계의 ‘리먼 사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상자산 시장은 투자자, 특히 자신이 부담하는 위험의 수준을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에게 상당한 해를 끼칠 수 있을 만큼 거대하다”고 경고했다. 옐런은 해당 사건에 대해 가상자산 거래소 파산이 기성 금융권에 피해를 끼치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날 옐런은 가상자산을 토대로 하는 금융 서비스가 기존 은행 체제에 비해 비교적 저렴하다며 가상자산 사용의 이점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딜북 서밋에는 FTX의 파산 당시 최고경영자(CEO) 였던 샘 뱅크먼 프리드도 연사로 등록됐다. 뱅크먼 프리드는 거래소를 운영하면서 민주당에 막대한 자금을 기부하며 가상자산 규제와 관련해 적극적인 로비를 벌였다. 옐런은 자신이 이제까지 한번도 그를 만나본 적이 없다면서 “돈은 확실히 정치인과 입법 능력에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이어 “가상자산은 확실히 아주 좋은 예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2-12-01 09:11:49[파이낸셜뉴스] 가상자산 대출업체 블록파이의 파산보호 신청으로 하락했던 비트코인이 소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9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17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1.75% 상승한 1만6490.24달러에 거래됐다. 같은 시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0.86% 오른 2252만3000원에 거래됐다. 알트코인(얼터너티브 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대체 가상자산) 대장 이더리움 역시 상승세다. 코인마켓캡에서 이더리움은 전일 대비 2.90% 오른 1208.28달러에 거래됐다. 업비트에서 이더리움은 전일 대비 2.83% 오른 165만4500원에 거래됐다. FTX 여파로 블록파이가 파산 신청을 하는 등 업계에 위기가 확산하면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격은 약세를 보였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블록파이는 이날 미국 뉴저지주 파산법원에 파산법11조에 따른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블록파이는 그 이유로 가상자산 가격 하락과 FTX 파산을 들었다. 블록파이는 지난 6월 FTX에게 구제금융을 지원 받은 바 있다. FTX가 파산하면서 영향을 받은 것이다. FTX 사태의 영향이 커지면서 가상자산 시장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US에 따르면 브라질의 가상자산 운용사 해시덱스의 최고경영자(CEO) 마르셀로 삼파이(Marcelo Sampaio)는 "더 넓게 전염이 될지 확인해야 한다"며 "거시경제와 중국발 악재도 가상자산 등 위험자산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FTX 사태의 여파가 그치지 않으면서 투자심리도 위축됐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업체 얼터너티브에 따르면 이날 투자심리를 지수로 표시한 공포·탐욕 지수는 전날보다 2점 내린 26점(공포)으로 나타났다.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 지수는 0점으로 갈수록 투자에 대해 비관하는 극도의 공포를 느끼고, 100점에 근접할수록 낙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2022-11-29 16:42:20[파이낸셜뉴스] 테라·루나 사태에 이어 FTX 사태가 연달아 터지면서 가상자산에 대한 회계처리, 외부감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비트코인이 금, 은과 같은 하나의 자산군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자산으로서의 회계처리 방식, 내부통제에 대한 논의는 걸음마도 떼지 못했다. 혼란한 가상자산 이슈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투자자 보호를 위한 내부통제, 공시제도 인프라부터 최우선으로 갖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허술한 내부통제가 원인 서계원 삼일회계법인 매니징 디렉터(파트너)는 29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최근 FTX 사태의 핵심 원인은 허술한 내부통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FTX의 경우 최고경영자(CEO)가 소유한 투자기업이 외부감사를 받은 적이 없다"면서 "FTX 자매회사와의 불투명한 가상자산 대여, 담보 거래 등 특수관계자거래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는 어떨까. 서 파트너는 "국내에서는 비상장기업인 가상자산거래소들이 모두 외부감사를 받고 있다"며 FTX 사례와는 전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나라는 해외와 달리 거래소를 통한 법인 간의 가상자산거래가 매우 제한적"이라면서도 "(우리 거래소들도) 내부통제에 대해서는 경각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라고 짚었다. 가상자산거래소가 파산할 경우 국내 고객들은 보호받을 수 있을까. 서 파트너는 "가상자산거래소 파산시 거래소가 수탁 보관하는 고객의 가상자산의 파산절연 여부에 대한 판례가 없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이어 그는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의 경우 사업보고서에 파산절연으로 보호받지 못할 수 있다는 내용을 기재하고 있다"면서 "고객의 자산은 가상자산거래소 파산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없는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그는 거래소뿐만 아니라 가상자산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기술기업들도 감사리스크에 노출돼 있는 점을 지적하며 "내부통제 절차를 갖춰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서 파트너는 "가상자산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기술기업들이 금융기관과 같이 전통적·제도적으로 강력한 내부통제절차를 구축, 운영하는 기업이라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상자산에 대한 감사가 IT 통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에도 감사인이 기업에 요구하는 내부통제 수준과 기업의 현실 사이에 괴리가 존재한다. 이 부분 역시 가상자산의 감사리스크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객 가상자산 거래 감사해야 서 파트너가 외부감사인으로서 주목하는 것은 적절한 감사 절차의 수행 여부다. 그는 "외부감사를 통해 가상자산거래소가 고객 자산에 대한 수탁관리인으로서의 역할을 적절히 수행하고 있는지 봐야 한다"면서 "고객 자산과 거래소 자체 자산의 구분, 고객 자산의 실재성 입증 및 에어드롭 등 고객에게 귀속되는 모든 가상자산 관련 거래의 식별과 기록 등에 대해 감사 절차를 수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고객위탁자산에 대해 명확한 주석 공시를 요구할 수 있도록 감독기관이 지침(공시 모범사례)을 제공한다면 감사인의 감사 범위를 명확히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상자산 관련 기업의 회계처리 방식도 중요하게 보는 사안이다. 그는 "새로운 사업모델이 지속적으로 출현하고 있는 가상자산 관련 거래를 기업들이 현행 재무보고체계 안에서 어떤 식으로 회계처리를 하는지는 주목 받는 감사 대상"이라고 했다. 가상자산 회계처리에 대한 기업들의 어려움 또한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서 파트너의 판단이다. 가상자산에 대한 회계기준이 제정돼 있지 않고, 지침 역시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그는 "기업별로 현행 회계기준의 원칙에 근거해서 회계정책을 수립하고 적용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면서 "가상자산 사업모델별로 고유한 특성의 거래를 회계처리하기 위한 사실관계(가령 거래 당사자 간의 권리와 의무 식별)를 파악하고 결정하는 것도 고도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업, 개인키 통제절차 갖춰야 서 파트너는 내부통제를 제대로 갖추기 위해 개인키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가상자산은 무형의 전자지갑에 보관하는데 개인키는 이 지갑에 접근할 수 있는 비밀번호와 같은 역할을 한다. 서 파트너는 "가상자산 주소에 대한 개인키의 생성, 보관, 운영에 대한 통제절차가 미비한 경우 개인키 정보가 유실되거나 경영진이 이를 유용할 위험에 노출된다"면서 "기업이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가상자산의 실제 소유 및 단독 소유 여부에 대한 감사 확신을 획득하기 어려운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상자산거래소의 경우 고객의 매매 거래를 블록체인에 직접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가상자산거래소의 전산 기록으로 유지되는 것"이라며 "IT 내부통제에 대한 확신 없이는 수많은 거래의 실재성과 이로부터 창출되는 수수료 수익의 발생 사실에 대한 감사 확신을 얻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가상자산 감사가이드라인에서도 이를 고려해 기업의 내부통제, 특히 개인키에 대한 통제의 이해와 그 설계 및 운영 효과성에 대한 테스트 필요성을 강조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감사 수임 결정을 위해 기업의 역량과 정직성(integrity) 및 감사인의 자체 역량 평가도 요구돼야 할 것"이라며 "아울러 감사인 스스로 가상자산 관련 전문성을 갖춘 인원을 양성·보유하는 것도 필수적 요건"이라고 강조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2-11-28 14:49:54[파이낸셜뉴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국내 가상자산 규제 덕분에 'FTX 사태'와 같은 사건이 한국에서는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고 진단했다. 빗썸 산하 빗썸경제연구소는 22일 'FTX 사태를 통해 바라본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의 현주소 및 국내외 규제 동향' 보고서를 통해 "국내 거래소들은 2021년 발효된 '특정 금융 거래 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특금법) 규제 아래 있었기 때문에 FTX 사태와 같은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이 국내에서는 원천 봉쇄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국내 대형 거래소들은 △은행을 통한 고객 예치금 구분 보관 의무 △거래소 자체 가상자산 발행 및 담보활용 불가 △주기적인 재무제표 외부감사 및 실사보고서 공시 등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FTX 사태와 같은 사건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특금법에서는 거래소 이용자 예치금 관리에 대하여 금융정보분석원장의 검사·감독과 은행을 통한 감독이라는 이중 감독체계를 두고 있다. 또 모든 가상자산 사업자에 대해 예치금과 고유재산을 구분 관리하는 의무를 부여하고, 은행을 통해 지속해 확인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FTX 사태의 주요 원인이었던 거래소 자체 발행 가상자산을 담보로 한 위험투자 역시 현행 특금법상 불가능하다. 특금법 제8조와 시행령 제10조의20 제5호 가목에 의해 가상자산사업자나 사업자의 특수관계인이 발행한 가상자산의 매매·교환을 중개·알선·대행하는 행위는 제한된다.아울러 빗썸경제연구소는 향후 국내 디지털자산법 제정으로 더욱 세밀한 투자자 보호 방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최근 윤창현 의원의 발의 법안에는 △이용자 예치금과 사업자 고유재산의 분리 및 신탁 △사업자의 디지털 자산 보관 △해킹 등 사고에 따른 책임 이행을 위한 보험의 가입 등의 내용을 담고 있어 투자자 보호 강화가 기대된다는 진단이다. 오유리 빗썸경제연구소 정책연구팀장은 "특금법을 준수해 오던 국내 거래소가 최근 FTX 사태를 무탈히 넘기며 해외 거래소에 비해 안정성이 부각된 것은 앞서 마련된 한국의 가상자산 규제가 시장 안정과 성장을 함께 가져오고 있음을 방증한다"며 "투자자 보호 대책의 지속적 정비를 통한 국내 거래소의 안정성 확보는 해외 거래소를 이용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다시금 국내 거래소로 돌아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2022-11-22 16:53:14[파이낸셜뉴스] FTX 파산 여파에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가상자산 대출업체 블록파이가 파산보호 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5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통해 "블록파이가 파산을 준비하는 동안 일부 직원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블록파이는 지난주 FTX 관련 불확실성으로 인해 평소처럼 사업운영이 어렵다면서 고객 인출을 중지하고 플랫폼 서비스를 제한한 상태다. 이 회사는 전날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FTX 관계사이자 이번 유동성 위기를 촉발한 알라메다에 대한 대출, FTX닷컴에 묶여있는 자산, FTX US와의 신용한도에서 인출되지 못한 금액 등을 포함해 FTX 및 알라메다에 '상당한 익스포저(노출)'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블록파이는 올해 여름 가상자산 가격이 폭락하자 FTX로부터 4억달러 블록파이는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여러 시나리오가 있으며 최선의 방법을 결정하기 위해 현재 작업중"이라며 헤인즈앤분 로펌이 주요 외부 고문 역할을 계속하고 있고 버클리리서치그룹이 재무 고문으로 고용됐다고 말했다. 블록파이가 파산보호를 신청할 경우 이는 FTX 유동성 위기 전염의 첫 희생자가 나오는 셈이다. FTX는 지난주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미국 파산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블록파이는 지난 7월 FTX와 최대 2억4000만달러로 회사를 인수할 수 있는 옵션이 담긴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계약으로 블록파이는 FTX로부터 최대 4억달러의 자금을 끌어다 쓸 수 있게 됐다. 당시 유동성 위기에 처한 블록파이에게 FTX가 산소 호흡기를 달아준 셈이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대출 대부분이 쪼그라들었다. 블록파이는 FTX의 자체 발행 토큰인 FTT를 담보로 수백만달러의 대출을 알라메다에 연장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해 기준 블록파이의 고객 예탁금은 140억~200억달러, 대출 규모는 75억달러다. 그러나 최근 가상자산 가격이 크게 하락한 것을 고려할 때 고객 예탁금은 이보다 훨씬 더 적을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2-11-16 09: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