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파산한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가상자산들이 시장에 나오게 됐다. 시장 가치만 4조원이 넘는다. 15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미국 델라웨어 지방 파산법원은 지난 13일(현지시간) FTX 측이 신청한 가상자산 매각 신청을 승인했다. FTX 측이 채권자들에게 돈을 갚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가상자산 매각 허가를 요청했는데,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이에 따라 FTX는 보유 중인 가상자산을 시장에 매각할 수 있게 됐다. 앞서 FTX 측은 법원에 제출된 자료에서 총 34억 달러(약 4조5200억원) 이상의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솔라나가 12억달러(약 1조5900억원)로 가장 많고,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과 시총 2위 이더리움도 각각 5억6000만 달러(약 7440억원)와 1억9200만 달러(약 2550억원)에 달한다. FTX 측 앤드루 디트데리히 변호사는 “우리는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채권자들의) 소송이 진행됨에 따라 시장 기회에 따라 매각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FTX 보유 가상자산은 한 번에 시장에 나오지는 않고, 매주 1억 달러에서 최대 2억 달러 규모로 매각될 예정이다. 미 동부 기준 이날 오후 2시 30분 현재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2.13% 상승한 2만6688달러(약 3546만원)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2.34% 오른 1636달러(약 217만원)를 나타냈다. 비트코인은 FTX 보유 가상자산 매각 가능성 소식에 지난 11일 3개월 만에 2만5000달러(약 3300만원) 이하로 하락한 바 있다. 한편 코인 시황 분석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3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전일 대비 1.3% 오른 3530만1254원을 기록하고 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3-09-15 12:26:53"(가상자산) 거래와 보관이 분리됐다면 마운트곡스, FTX 사태와 같은 가상자산거래소 파산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마이크 벨시 빗고 최고경영자(CEO·사진)는 5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코리아블록체인위크 2023(KBW 2023) 메인 컨퍼런스인 '임팩트(IMPACT)' 키노트에서 이같이 말했다. ■빗고, 세계 최대 가상자산 수탁기관 지난 2013년 설립된 빗고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가상자산 수탁기관이다. 현재 미국·스위스·독일 등 전 세계 50여개국의 1500개 이상 기관을 대상으로 수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비트스탬프·코빗·불리쉬·게이트.io·크립토닷컴 등 여러 대형 가상자산거래소들은 빗고에 가상자산을 보관한다. 벨시 CEO는 가상자산 생태계가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수탁이 중요하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거래와 수탁의 분리를 통해 가상자산거래소 등 업계 신뢰도를 높여야 전통 금융기관을 가상자산 생태계에 끌어들여 성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벨시 CEO는 "주식시장의 경우 결제기관과 수탁기관이 따로 존재하기 때문에 안전한 결제가 가능하지만, 가상자산은 그렇지 않다"면서 "전통 금융기관을 가상자산 생태계 쪽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4년 발생한 일본 가상자산거래소 마운트곡스 사태와 지난해 미국 가상자산거래소 FTX의 파산 사태는 가상자산 수탁의 중요성을 증명한 사례다. 마운트곡스는 당시 세계 비트코인 거래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등 대표적인 가상자산거래소였지만, 해킹으로 비트코인 85만개(당시 약 5330억원 수준)를 도난당해 파산한 바 있다. FTX도 자체 발행 코인인 FTT로 자산을 부풀리고 경영진이 고객 자산을 부당하게 유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산 신청으로까지 이어졌다. 벨시 CEO는 "마운트곡스 해킹 사태 당시에 직원들이 비트코인을 도난당했음을 알았을 땐 이미 너무 늦었었다"며 "수탁이 따로 분리됐다면 훨씬 빠르게 도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FTX 사태도 마찬가지"라며 "소수의 감사라도 있었으면 FTX 문제를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FTX가 고객의 가상자산도 자체 보관하다 보니 자전거래와 내부자 거래 등 멋대로 고객 투자금을 유용하는 사태가 일어났다는 뜻이다. ■"韓 가상자산 수탁 시스템 정착 유리" 벨시 CEO는 한국이 '가상자산 수탁 시스템'이 자리잡기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규모가 막대할 뿐만 아니라 가상자산 관련법안 제정 준비 등 규제기관의 의지가 강하다는 의견이다. 그는 "가상자산과 관련된 7개 법안이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며 "규제기관이 가상자산 생태계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기 때문에 한국은 아시아의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나은행과 손을 잡고 한국에 진출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빗고는 하나은행과 업무협약을 통해 연내 조인트벤처(JV) 형태의 한국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벨시 CEO는 한국 진출을 통해 디지털 자산 사업 제도화와 투자자 보호 등에 대한 다양한 노하우와 경험을 공유할 계획이다. 이미 미국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의 규제당국 및 감독기관과 긴밀히 소통하며 확보해온 노하우와 기술을 한국 사업에 적용해 가상자산이 제도권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빗고는 10년 동안 기술 개발과 혁신의 경험을 쌓아 왔다"며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한국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면서 빗고의 기술, 노하우 등을 활용해 한국 가상자산 시장의 신뢰도를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김미희 임수빈 이주미 김찬미 기자
2023-09-05 18:24:06지난주 '블랙 프라이데이(검은 금요일)'를 겪은 코인시장이 여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10%대 하락률을 기록했지만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도 존재하는 상황이다. ■시장 불안한데…매도 쏟아지자 폭락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비트코인의 가격은 3500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7일 새벽까지 3900만원선을 유지하던 비트코인 가격은 18일 오전 3491만원까지 떨어졌다. 이어 19일에는 3448만원까지 밀렸다가 20일부터 3500만원선에서 횡보세를 보이고 있다. 17일 고점(3914만원)과 비교하면 주말 동안에만 11.90% 하락했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지난해 11월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파산한 이후 최대 하락 폭을 맞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초 비트코인 가격은 3000만원선에서 2100만원대까지 28%대의 급락세를 보인 바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통화정책 리스크와 중국 부동산시장 리스크가 동시에 불거지는 상황에서 코인 관련 파생상품의 대규모 청산이 급락 원인으로 판단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의 정석문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등이 발표되면서 미국 금융당국의 긴축 정책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채권금리가 치솟고, 위험자산인 나스닥시장의 기술주도 동반 하락했다"며 "중국 부동산기업 헝다(에버그란데)가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고, 또 다른 부동산 개발기업 비구이위안도 디폴트 위험이 커지고 있어 위험자산 전반의 투자심리가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센트럴파크캐피탈의 트레이더 루이스 할랜드는 "우리는 숏(매도) 성향의 비트코인 미결제약정 포지션 증가를 목격했다"면서 "2만8500달러(약 3827만원)가 무너지면서 실질적 규모의 롱 포지션(매수) 청산으로 이어졌고 이는 현물 매도와 맞물렸다"고 분석했다. 가상자산 시장 분석회사 K33는 "많은 사람들이 스페이스X의 비트코인 판매 소식 등에 급락 사태를 분석하려 했지만 어느 것도 하락의 시점이나 강도를 설명할 수 없다"며 "상당한 규모의 청산과 그에 따른 미결제약정 감소에서 알 수 있듯 파생상품 시장에서의 레버리지(차입투자)의 축적은 빠른 피드백 루프를 위한 완벽한 조건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새 모멘텀 없으면 "시장 불안 계속" 향후 전망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이번 폭락의 주체가 가상자산 단기 보유자인 만큼 이후 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면 가격 급등은 곧바로 일어날 수 있다는 긍정론도 나온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크립토퀀트는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이기 전 회복 국면에서 단기 보유자 중심의 하락 패턴은 자주 발생한다. 최근 가격 하락은 사이클로 보면 일반적인 현상으로 판단돼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며 "일시적인 가격 조정이 발생했지만 곧 장기 보유자들이 시장을 주도해 가격을 더욱 높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K33도 "이번 하락이 계속 부정적인 추세로 이어질 이유는 없다"며 "오히려 공매도가 증가하면서 다가오는 숏 스퀴즈(매도 포지션 청산에 따른 가격 급등)의 토대가 마련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매크로(거시) 환경이 나빠진 상황에서 이런 변동성장은 앞으로 계속될 수 있다는 주장도 강하다. 결국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결정과 각종 소송 결과 등의 모멘텀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얘기다. 할랜드 트레이더도 "미국 금리는 수년 중 최고 수준으로 오르고 있다.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거의 15년 최고 수준이다. 이는 위험자산 전반에 부정적"이라며 "채권가격 하락(수익률 상승)이 계속되면 부정적인 위험자산 가격 움직임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가상자산 투자 운용사 넥소의 공동 설립자인 안토니 트렌체프는 "비트코인이 20일, 50일, 20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좋지 않아 보인다"며 "2만4800달러(약 3330만원)가 지지되지 않으면 현재 수준에서 약 25% 추가 하락해 2만달러(약 2686만원)로 진입할 것"이라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3-08-21 18:15:26블록체인은 탈중앙화를 지향하지만 가상자산 거래는 중앙화된 거래소의 아성이 견고하다. 중앙화된 거래소들이 FTX 파산 등의 악재를 겪으면서 탈중앙화 가상자산거래소(DEX)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시장점유율은 오히려 3%대로 후퇴한 상태다. ■DEX vs CEX "경쟁 5~10년 걸려" 2일 가상자산 정보업체 코인게코에 따르면 탈중앙화 가상자산거래소 100곳의 최근 24시간 거래대금은 24억7000만달러(약 3조2473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중앙화 가상자산거래소(CEX) 604곳의 거래대금은 657억달러(약 86조3429억원)으로, DEX 거래량의 19배에 달한다. 국내 블록체인 분석업체 쟁글의 장경필 리서치팀장은 "지난해 17%까지 높아졌던 DEX 거래량 비중이 올해 들어 다시 하락했다"며 "점차 강화되는 규제와 디파이(Defi) 서비스에 대한 진입 장벽 때문에 20%대를 넘어서지 못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탈중앙화 금융(DeFi)의 가상자산시장 점유율도 3.8%에 불과하다. 디파이 분석 플랫폼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2021년 말 1800억달러에 육박했던 탈중앙화 금융의 총 예치금(TVL)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500억달러선에서 횡보하고 있다. 중앙화된 코인거래소들은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악재가 겹쳤다. 지난해 11월 글로벌 코인거래소 FTX가 파산하고 미국 금융당국이 거래소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오픈소스에 의해서만 거래되는 DEX가 크게 성장할 거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현재는 기술과 시장이 영글지 않았다는 평가가 주류다. 탈중앙화 거래소 dYdX의 안토니오 줄리아노 대표는 "탈중앙화 거래소가 중앙화 거래소들과 경쟁하기까지는 5~10년이 걸릴 것"이라며 "디파이 프로토콜의 핵심 팀들이 크게 축소됐거나 인수됐다. 이 트렌드는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코인리서치업체 카이코의 코너 라이더 연구원은 "CEX가 여전히 일반 투자자의 온보딩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DEX로의 전환은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접근·신뢰성 확보땐 시장 양분" 전문가들은 현재 DEX가 갖고 있는 약점으로 우선 접근성을 꼽는다. 이미선 빗썸경제연구소 리서치센터장은 "가상자산 투자자가 DEX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CEX에서의 토큰 구매, 지갑 생성, 전송 등의 절차를 겪어야 한다"며 "웹2와 웹3의 연계, 사용자 경험(UX) 개선 등 개발적인 측면에서의 발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 팀장도 "DEX의 가장 큰 허들은 지갑 서비스의 불편함이다. 시드 문구를 필수적이거나 분실하면 복구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보안과 규제에 대한 우려도 숙제로 남아 있다. 블록체인 데이터 정보업체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해커들은 지난해 디파이 프로젝트를 120회 이상 공격해 30억달러 이상을 갈취했다. 디파이 개발자 안드레 크론제는 "규제 당국들에게 가상자산은 여전히 우선순위로 남을 것"이라며 "특히 디파이를 겨냥한 해킹과 악의적인 의도들은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고 2~4년 전과 비교하면 규제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고 강조했다. 이미선 센터장도 "기관투자자 입장에서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DEX로 자금을 이동할 이유가 없다"며 "오히려 금융당국의 규제 안으로 들어오면 기관 투자자들의 접근이 가능해지며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충분한 매력이 있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현재의 시장과 함께 성장·상생할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장 팀장은 "중개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 DeFi 특성상 자유로운 상품 구성이 가능하고 은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사람들에겐 여전히 매력적"이라며 "선진국에선 규제 하에서 운용하는 CEX가 꾸준히 성장하고 대안적인 성격의 DEX가 시장을 양분하면서 상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선 센터장은 "향후 DEX와 DeFi의 활성화는 현재 이더리움의 업그레이드에 달려있다"라며 "이번 3월의 상하이 업그레이드, 오는 5월 칸쿤 업그레이드를 기점으로 토큰들이 DeFi 안으로 이동하게 되면서 눈에 띄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3-03-02 18:15:09[파이낸셜뉴스] 올해는 가상자산 시장에 온갖 악재가 덮친 해였다. 긴축 정책이 1년 동안 지속되며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꺼진 가운데 테라·루나 사태를 시작으로 세계 3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FTX가 파산하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내년에도 잿빛 전망이 이어지면서 가상자산 겨울은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 6만달러에서 1만6000달러로 추락 지난 5월 테라·루나 사태가 일어나면서 가상자산 시장에 불운이 맴돌기 시작했다. 1달러에 고정(페그)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 테라USD(UST)가 가격을 유지하지 못하면서 자매 코인 루나도 붕괴됐다. 당시 테라·루나 가격은 최고가 대비 99.99% 추락했고, 일주일 새 시가총액 57조원이 사라졌다. 이 영향으로 같은 달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으로 3만달러가 붕괴됐다. 테라는 UST의 달러 페그를 유지하기 위한 준비자산으로 가상자산을 보유해 왔다. 당시 비트코인 약 35억달러를 사들인 상태였다. 하지만, UST가 폭락하자 테라가 UST의 가치를 유지하고자 루나를 매수하기 위해 갖고 있던 비트코인을 팔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 비트코인까지 급락했다. 코인 메트릭스의 공동설립자인 닉 카터는 당시 CNBC와 인터뷰에서 “시장은 테라가 UST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팔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악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 6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이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75%p 인상)을 밟으면서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비트코인 가격은 2만달러대 밑으로 떨어졌다. 2020년 12월 이후 처음이었다. 가상자산 대출업체인 바벨 파이낸스가 가상자산 인출을 중단하면서 뱅크런이 일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비트코인 2만달러선이 깨지면서 가상자산 시장에는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긴축 정책 지속이 예상되는데다 테라·루나 사태로 가상자산 시장의 ‘시스템 리스크’우려가 불거져서다. 바벨 파이낸스 외에도 가상자산 담보 대출업체 셀시우스가 지급준비금 부족 사태로 자산 출금을 중단하는 등 여파가 커졌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지난 11월 세계 3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FTX가 유동성 위기로 파산 보호 신청을 하면서 가상자산 업계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앞서 지난 7월 FTX 자금으로 유동성 위기를 벗어났던 가상자산 대출업체 블록파이에게 이는 악재로 돌아와 결국 파산을 신청하게 됐다. 최근 세계 2위 가상자산 거래소 크라켄이 FTX 사태 등으로 인력 감축에 이어 일본에서의 영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하는 등 한 달이 넘어간 지금도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OBJECT0# 추가 악재 불안감 팽배...투자자 보호 시급 온갖 악재에 휘말리면서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11월 역대 최고가인 6만8606달러에서 약 76% 폭락한 1만6000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긴축 지속에 더해 경기침체 우려까지 겹치면서 내년 전망도 흐리다. 28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크로스체인 디파이 허브 우미의 최고경영자(CEO) 브렌드 츄는 “가상자산 시장이 내년까지 현재와 같은 암울한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앞으로 6개월에서 1년, 길게는 1년 6개월까지 부정적인 심리가 나타날 수 있다”며 “지금은 가상자산에 투자하기에 좋은 시기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가격 급락 뿐 아니라 투자자 보호 조치 부실, 과세 위한 제도 정비 부족 등으로 투자자들의 피해도 더 커지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가상자산 규제법으로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을 두고 있지만, 투자자를 보호하는 법은 찾기 힘들다. 지난 10월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투자금 보호를 위해 이용자 자산을 분리 보관하고 해킹·전산장애 등 사고에 대비해 보험 등을 의무화하는 ‘디지털자산 시장의 공정성 회복과 안심거래 환경 조성을 위한 법률안’을 발의했지만, 결국 통과되지 못하고 해를 넘길 전망이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현재 특금법에는 투자자 보호 내용이 없기 때문에 올해 법안들이 통과되지 못한 점이 아쉽다”며 “내년 초에는 통과가 돼서 투자자 보호 쪽에 힘을 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황 교수는 “법이 없다고 해서 시장에 대한 감시를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며 “닥사(디지털자산 거래소 협의체) 등이 나서는 등 업계의 자정적인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2022-12-29 14:29:32【실리콘밸리(미국)=홍창기 특파원】 파산 보호 신청을 한 FTX가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후원을 추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스위프트는 지난달 20일 열린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s)에서 대상인 '올해의 아티스트' 등을 수상한 미국의 유명 팝스타다. 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FTX는 지난해 가을부터 스위프트 측과 후원 논의를 진행했다. 스위프트 투어에 3년간 1억 달러(약 1300억 원) 이상을 후원한다는 내용이었다. FTX의 스위프트 후원은 그의 팬으로 알려진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의 의지가 강했다. FTX의 스위프트 후원 논의는 지난해 가을부터 시작돼 올해 봄에 끝났다.거의 성사 단계에까지 이르렀으나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FTX 관계자는 CNBC에 "아무도 그 거래를 좋아하지 않았다"며 "처음부터 너무 비싸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또한 FTX는 올해 초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인기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 후원도 논의했다. 후원 금액은 수년간 수억 달러에 달하며 맨유의 금액이 리버풀보다 더 비쌌지만 결국 FTX는 어느 팀도 후원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외신들은 "FTX가 세계적인 범위를 넓히려는 야망에 상당한 돈을 기꺼이 쓰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고 분석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2-12-08 11:01:55[파이낸셜뉴스] 미국의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최근 거래소 파산 등 가상자산 시장에서 소비자 피해가 잇따르자 더욱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에 따르면 옐런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가 주최한 복합 컨퍼런스인 ‘딜북 서밋’에 참석했다. 옐런은 뉴욕시에서 열린 행사에서 연단에 올라 여러 질문에 답했으며 가상자산에 대한 입장도 내놨다. 그는 “가상자산 업계는 확실히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나 지금까지 그러한 규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11일 미국에서는 세계 3위 가상자산 거래소였던 FTX가 유동성 부족으로 파산했으며 같은달 28일에는 FTX와 밀접한 금전 관계를 맺었던 블록파이까지 파산했다. 블록파이는 고객의 가상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업체로 이미 파산 전에 FTX에서 막대한 자금을 빌린 상태였다. 가상자산 시세는 FTX 사태 이후 급락했고 또다른 미 가상자산 거래소인 크라켄은 30일 발표에서 전 세계 직원 중 30%에 해당하는 1100명을 해고한다고 밝혔다. 옐런은 약 1년 전부터 의회에 보다 강력한 가상자산 규제 법안을 요구하는 등 가상자산 업계에 부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FTX 사태를 언급하며 "가상자산 소유자에 대한 보호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옐런은 2008년 국제 금융위기의 시작을 알렸던 리먼브라더스 파산을 언급하며 FTX 파산이 “가상자산 업계의 ‘리먼 사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상자산 시장은 투자자, 특히 자신이 부담하는 위험의 수준을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에게 상당한 해를 끼칠 수 있을 만큼 거대하다”고 경고했다. 옐런은 해당 사건에 대해 가상자산 거래소 파산이 기성 금융권에 피해를 끼치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날 옐런은 가상자산을 토대로 하는 금융 서비스가 기존 은행 체제에 비해 비교적 저렴하다며 가상자산 사용의 이점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딜북 서밋에는 FTX의 파산 당시 최고경영자(CEO) 였던 샘 뱅크먼 프리드도 연사로 등록됐다. 뱅크먼 프리드는 거래소를 운영하면서 민주당에 막대한 자금을 기부하며 가상자산 규제와 관련해 적극적인 로비를 벌였다. 옐런은 자신이 이제까지 한번도 그를 만나본 적이 없다면서 “돈은 확실히 정치인과 입법 능력에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이어 “가상자산은 확실히 아주 좋은 예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2-12-01 09:11:49미국 가상자산 대부업체 블록파이가 파산을 신청했다. 세계 3대 가상자산거래소 FTX가 파산보호를 신청한 지 17일 만이다. 한때 FTX의 지원으로 유동성 위기를 벗어났던 블록파이는 FTX 파산으로 되레 유탄을 맞게 됐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블록파이는 이날 미국 뉴저지주 파산법원에 파산법 11조에 따른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블록파이는 파산보호 신청의 이유로 가상자산 가격 하락과 FTX 파산을 언급했다. 블록파이의 재무고문인 버클리리서치그룹의 마크 렌지는 "블록파이 경영진과 이사회가 FTX 붕괴 이후 즉시 고객과 회사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며 "블록파이가 FTX에 채무를 지고 있으나 FTX 자체 파산으로 인해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7년 설립된 블록파이는 고객에게 가상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업체다. 올해 6월 가상자산 가격의 급락으로 유동성 위기에 처하자 FTX와 계열사 알라메다리서치는 블록파이에 4억달러 한도의 대출을 제공했다. 블록파이는 FTX에 자산을 맡기고, FTX가 자체 발행한 토큰인 FTT를 담보로 자금을 빌리는 등 의존도가 깊어졌다. 그러나 지난 11일 FTX가 파산하자 블록파이는 곧바로 유동성 위기에 빠졌고, 긴급자금 수혈을 모색했지만 실패했다. 알라메다리서치는 블록파이의 담보대출 가운데 6억8000만달러를 지급 불이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록파이는 지난해 말 기준 140억~200억달러 상당의 가상자산을 담보로 받아 75억달러를 고객에게 대출했다. 현재 블록파이가 보유한 현금은 2억5700만달러에 불과하며, 채무금액이 10억~100억달러, 채권자가 10만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2-11-29 18:09:52[파이낸셜뉴스] 미국 가상자산 대부업체 블록파이가 파산을 신청했다. 세계 3대 가상자산거래소 FTX가 파산보호를 신청한지 17일 만이다. 한때 FTX의 지원으로 유동성 위기를 벗어났던 블록파이는 FTX 파산으로 되려 유탄을 맞게 됐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블록파이는 이날 미국 뉴저지주 파산법원에 파산법11조에 따른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블록파이는 파산보호 신청의 이유로 가상자산 가격 하락과 FTX 파산을 언급했다. 블록파이의 재무고문인 버클리리서치그룹의 마크 렌지는 "블록파이 경영진과 이사회가 FTX 붕괴 이후 즉시 고객과 회사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며 "블록파이가 FTX에 채무를 지고 있으나 FTX 자체 파산으로 인해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7년 설립된 블록파이는 고객들에 가상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업체다. 올해 6월 가상자산 가격의 급락으로 유동성 위기에 처하자 FTX와 계열사 알라메다리서치는 블록파이에 4억달러 한도의 대출을 제공했다. 블록파이는 FTX에 자산을 맡기고, FTX가 자체 발행한 토큰인 FTT를 담보로 자금을 빌리는 등 의존도가 깊어졌다. 그러나 이달 11일 FTX가 파산하자 블록파이는 곧바로 유동성 위기에 빠졌고, 긴급자금 수혈을 모색했지만 실패했다. 알라메다리서치는 블록파이의 담보대출 가운데 6억8000만달러를 지급 불이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록파이는 지난해 말 기준 140억~200억달러 상당의 가상자산을 담보로 받아 75억달러를 고객에게 대출했다. 현재 블록파이가 보유한 현금은 2억5700만달러에 불과하며, 채무금액이 10억~100억달러인 채권자가 10만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2-11-29 15:16:39[파이낸셜뉴스] 미국 가상자산 대부업체 블록파이가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트렌턴 파산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세계 3대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파산보호를 신청한 지 17일만이다. 블록파이는 FTX와 밀접하게 연관돼 파산 가능성이 점쳐졌던 업체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블록파이는 이날 미국 뉴저지주 파산법원에 파산법11조에 따른 파산보호신청을 했다. 블록파이의 재무고문인 버클리리서치그룹의 마크 렌지는 "블록파이 경영진과 이사회가 FTX 붕괴 이후 즉시 고객과 회사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며 "블록파이가 FTX에 채무를 지고 있지만 FTX 자체 파산으로 인해 회복이 지연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산신청서에 따르면 블록파이는 FTX에 2억75000만달러어치의 빚을 지고 있으며 안쿠라트러스트컴퍼니에는 이보다 많은 7억2900만달러의 채무를 지고 있다. 안쿠라트러스트컴퍼니는 블록파이의 이자부 계좌의 수탁 업체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역시 채권자로 언급됐다. SEC가 지난 2월 고수익 가상자산 대출 상품이 미 연방증권법을 위반했다며 기소하자 블록파이는 합의금 3000만달러를 내기로 했다. 블록파이는 채무 금액이 10억~100억달러에 달하는 채권자가 10만명 이상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7년 설립된 블록파이는 고객의 가상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사업을 해왔다. 지난 3월까지 총 대출 개시액은 470억달러를 넘어섰다. 그러나 올해 초 가상자산 가격이 폭락하고 헤지펀드 쓰리애로우즈캐피털에 제공한 대출에 문제가 생기면서 블록파이도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당시 FTX의 계열사 알라메다 리서치가 4억달러 상당의 한도 대출을 지원하는 등 백기사로 등장하면서 블록파이는 구사일생했다. 블록파이는 FTX에 2억7500만 달러 상당의 스테이블 코인을 제공하고 FTX가 발행한 토큰 FTT를 담보로 자금을 빌리는 등 협력이 깊어졌다. 그러나 FTX가 유동성 위기로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블록파이에도 여파가 번졌다. 최근엔 고객의 자금 인출도 중단됐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2-11-29 11:55: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