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8000억원을 투입해 유럽 헝가리와 미국 사우스다코타에 신규 생산 공장을 짓는다. 해외 34·35호 생산기지로 K푸드 열풍에 맞춰 '비비고' 브랜드의 글로벌 영토 확장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헝가리 부다페스트 인근 두나버르사니에 유럽 신공장 부지를 확정 짓고, 설계에 들어갔다고 21일 밝혔다. 전날 CJ제일제당은 헝가리 투자청(HIPA)과 이런 내용의 건설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헝가리 유럽 신공장의 부지 면적은 11만5000㎡로 축구장 16개를 합친 규모다. 최첨단 자동화 생산 라인을 갖추고, 2026년 하반기부터 비비고 만두를 생산해 유럽 시장에 판매할 계획이다. 투자비는 1000억원이다. 향후 비비고 치킨 생산 라인도 증설하기로 했다. CJ제일제당은 헝가리 공장을 통해 연간 30% 이상 성장 중인 유럽 만두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향후 헝가리를 거점으로 인근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등 중·동부 유럽 및 발칸반도 지역 진출의 교두보로 삼기로 했다. CJ제일제당은 미국에서는 자회사인 슈완스가 사우스다코타 주 수폴스에 '북미 아시안 푸드 신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이 공장은 축구장 80개 규모(57만5000㎡)의 부지에 건설된다. 찐만두, 에그롤 생산라인과 폐수처리 시설, 물류센터 등을 갖춘 북미 최대 규모의 아시안 식품 제조시설이다. 향후 미국 중부 생산거점 역할을 하게 된다. 초기 투자 금액은 약 7000억원이다. 오는 2027년 완공이 목표다. 지난 13일 미국 현지에서 착공식이 열렸다. 박민석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대표는 "이번 투자는 미국에서 증가하는 K푸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중요성이 크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사우스다코타 공장을 앞세워 비비고의 미국 B2C(기업 소비자간 거래) 만두시장 1위(점유율 42%) 지위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비비고 만두는 지난 1~9월까지 미국 B2C 만두 시장 전체의 성장률(15%)보다 2배 이상 높은 33%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CJ제일제당의 해외 식품사업 매출은 2019년 3조1540억원에서 지난해 5조3861억원으로 4년 만에 70% 이상 성장했다. 같은 기간 전체 식품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39%에서 48%로 늘었다. CJ제일제당은 글로벌 시장 확장을 위한 해외 현지 생산 시설도 확대하는 추세다. 미국에는 2019년 인수한 슈완스 공장을 포함해 총 20개의 식품 생산시설을 운영 중이다. 유럽에서는 2018년 독일 냉동식품 기업 마인프로스트를 인수하며 첫 생산기지를 확보했다. 지난 5월에는 프랑스와 헝가리에 법인을 설립하며 현지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2022년에는 C2C(해외 생산→해외 수출) 방식을 처음 적용한 베트남 키즈나 공장을 준공했고, 최근 호주에서도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시설을 확보해 현지에서 만두와 김치를 생산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추가 투자 계획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아직까지 향후 구체적으로 투자 계획이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를 위한 선제적인 생산역량 투자를 통해 K-푸드의 글로벌 확산에 앞장설 것"이라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부연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2024-11-21 18:16:03[파이낸셜뉴스] "식물공장 속 딸기에게는 발광다이오(LED)가 켜지면 낮이고 꺼지면 밤이다. 동남아시아처럼 딸기를 키우기 어려운 기후의 나라에 진출하고 있다." 2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푸드위크 2024' 현장에서 만난 스마트팜 기업 퍼밋 이주원 이사의 말이다. 퍼밋 홍보 부스에는 직접 품종을 개발한 딸기들이 자라고 있었다. 모듈에 걸린 딸기들이 LED 속에서 더 붉게 빛났다. 이 이사는 "한국산 딸기는 당도와 품질이 뛰어나지만 잘 무르는 특성상 수출이 어려운 게 현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인도네시아 등의 식물공장에서는 딸기가 365일 재배할 수 있어 값이 비싼 여름 딸기를 통해 수익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31개국 참가 푸드위크 기술과 먹거리 합쳤다 이날 농림축산식품부와 코엑스가 주최하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주관한 푸드위크 2024 전시의 핵심은 ‘수출’과 ‘푸드테크’였다. 행사에 31개국, 1054개 기업이 참여했다. 홍문표 aT사장은 개회사에서 “식품의 수출은 대한민국 식품 영토를 세계화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푸드테크가 새 수출 유망 품목으로 주목받는다”며 “이번 행사에서 새 식품 산업이 기후변화 고령화, 식량위기를 어떻게 해결하고 삶을 변화시키는지 보여주려 한다”고 말했다. 이번 푸드위크 주제는 ‘삶에 변화를 주는 푸드테크’다. 음식 기술이 사회 문제 해결과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에 농식품 관련 기업은 물론 로봇 기업도 참여했다. 로봇기업 뉴로메카는 부스에 로봇 팔 인디7을 전시했다. 사람을 돕는 협동로봇인 인디7은 커피를 내리는 걸 넘어 치킨까지 튀길 수 있다. 박영천 뉴로메카 상무는 “최근 지방 학교 급식 조리원 구인난이 심각하다. 인디7은 포항고등학교에 도입돼 대용량 급식을 만드는 일을 돕고 있다”며 “해외에서도 맛의 표준을 유지해줄 직원을 찾기 어려워 미국 교촌치킨 직영점에 적용됐다”고 말했다. 브랜드 앞세운 중소기업 “해외에서 승부한다” 푸드위크는 브랜딩과 아이디어,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도 대거 참여했다. 대기업이 점령한 국내 유통망을 벗어나 해외 진출을 모색하기 위해서였다. K푸드 수출 실적이 급증하고 넷플릭스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등이 인기를 얻으면서 외국인 바이어들도 눈에 띄었다. 10월 기준 농식품 수출 누적액은 81억9000만달러(약 11조4046억원)로 역대 최대다. 세계인 입맛에 겨냥한 한식 제품도 눈에 띄었다. 서울 이태원에 위치한 텅앤그루브조인트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유지영 대표는 장 브랜드 ‘케이첩’을 부스에 전시했다. 유 대표는 외국인이 자주 찾는 레스토랑을 경영하면서 한국의 장을 외국인 시선에서 새롭게 개발했다. 그는 “모양이 예쁘지 않은 플라스틱 용기에 담기고 제형이 두꺼운 고추장이 아닌 해외여행 기념품 같이 틴케이스에 든 고추장을 생각했다”며 “외국인 식습관에 맞게 더 소스처럼 묽게 했다”고 말했다. 국내의 좁은 비건 시장을 극복하려는 기업도 눈에 띄었다. 대체육 기업 위밋은 버섯으로 만든 고기를 참가자들에게 나눠줬다. 먹어보니 식감도 맛도 진짜 고기 같았다. 안성윤 매니저는 “한국에는 비건인구가 많지 않다. 브랜드의 팬은 있지만 대중시장까진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며 “비건 시장이 더 큰 해외 바이어에게 반응이 좋다. 미국, 캐나다 수출을 고려한 패키징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한편 해외 국가의 푸드위크 참여도 활발했다. 지난해 109개사가 참가한 것에 반해 올해는 10배 넘는 규모 기업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농식품 강국 일본이 두드러졌다. 개별 기업이 참여한 다른 국가와는 달리 일본은 지자체인 오키나와, 훗카이도, 오키나와 등에서 참가했다. 지자체와 특산물이 중심이 되다보니 로컬 브랜드인 점이 눈에 띄었다. 시즈오카현서울사무소 민소영 차장은 “일본 지자체는 한국 사무소를 두고 판로를 찾는 업체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2024-11-20 14:08:26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으로 변화할 통상 환경에 대비해 K푸드도 수출 전략을 정비하고 있다. 트럼프 2기에서는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가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K푸드 열풍이 계속되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 트럼프 2기 대비…현지화지원 강화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대미 농림축산식품 수출은 올해 10월 말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2.1% 증가한 13억600만달러를 기록했다. K푸드 열풍과 라면, 과자 등 가공식품의 현지 소비 확대에 따른 영향이다. aT는 이같은 성과가 내년 트럼프 2기 출범 이후에도 이어질 수 있도록 선제적인 대응에 나섰다. aT 미주지역본부는 미국 뉴저지에서 K푸드 수입 바이어 50여명을 초청해 'aT 현지화지원사업 세미나'를 열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트럼프 행정부 2기에 대응해 △2025년 변화하는 식품 안전과 규제 동향 △미국 주별 라벨링 표기 규정 △FDA 식품 규정 최신 쟁점과 분쟁 등의 내용을 미국에서 aT 현지화지원사업을 수행하는 전문기관들의 사례발표로 진행됐다. 국내외 수출업계에서 현지화지원사업 수요는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는 미식품안전현대화법(FSMA) 도입 초기 현지화지원사업으로 현지 바이어들의 해외공급자검증프로그램(FSVP) 취득 준비를 성공적으로 지원한 바 있다. aT 미주지역본부는 수출업계와 바이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사업을 정비하고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권오엽 aT 수출식품이사는 "미국의 농식품 수입 분야 규제 동향 파악과 비관세장벽 대응 방안 마련 등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 라면에 김치 '인기만점'미국 젊은세대를 중심으로 K푸드 인기는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특히 라면, 과자 등이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8월 말까지 대미 라면 수출액은 1년 전보다 61.4%가 급증한 1억3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워싱턴D.C. 조지워싱턴대학교에서 최근 열린 K푸드 팝업스토어에서 그 인기가 증명됐다. 학생들은 편의점 부스에 찾아와 직접 K라면을 끓여 먹고 냉동 김밥, 주먹밥, 핫도그 등 다양한 간편식을 즐겼다. 조지워싱턴대에서 응용영양학을 전공하는 스테파니씨는 "K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K푸드는 우리 젠지세대들 사이에서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고 말했다. 라면 등 K푸드 간편식은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들에게 가성비 좋은 훌륭한 한 끼 식사 대용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라면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김치도 수출이 늘었다. 대미국 김치 수출액은 8월말 기준 3100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12.8% 증가했다. 라면과 김치는 역대 최고 수출액을 달성하며 대미 수출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다. aT는 미국 내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찾아 한국산 김치와 라면의 소비 확대에 나섰다. 최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K푸드 체험행사'에서는 '한강 피크닉' 콘셉트의 소비자 체험행사를 추진해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었다. K드라마 속 '한강 라면'에 '김치'를 곁들여 먹는 것은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꼭 해보고 싶은 필수코스로 꼽힌다. 권오엽 이사는 "미국 내 다양한 지역을 대상으로 K푸드의 맛을 널리 알려 한국 농식품의 수출 영역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4-11-19 18:01:52재집권에 성공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보호무역 시즌2'를 예고하면서 라면 등 'K푸드'를 앞세운 국내 식품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공약인 10~20% 보편관세 도입을 실행할 경우 국내 식품산업의 대미 수출전선에 차질이 우려된다. 특히 식품업계는 원·부재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특성상 '강달러' 기조도 숨은 악재로 떠올라 미국 정부 정책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중국에는 60%에 달하는 고율관세를 부과하고, 나머지 국가에는 10~20% 수준의 '보편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아직까지 구체적 실현방안은 제시하지 않았지만,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식품업계는 벌써부터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현재 국내에서 미국으로 제품을 수출할 경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협정에서 규정하고 있는 실질적 변형원칙 등을 제외하면 원칙적으로 관세가 없는 셈이다. 하지만 향후 트럼프 정부 집권 후 공약한 보편관세가 현실화되면 국내에서 제품을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할 경우 관세 강화로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10월 말 한국산 식품의 미국 수출액은 13억600만달러다. 이 중 과자가 2억3200만달러로 가장 많고 라면 1억7600만달러, 쌀가공식품 1억4400만달러다. 특히 대표적 K푸드인 라면을 앞세워 미국 시장을 점령한 삼양식품과 농심이 트럼프 2기 정부의 보편관세 시행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가 공식적으로 출범하기 전이고, 아직까지 구체적인 정책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관세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말했다. 강달러 기조로 인한 환율 리스크도 업계의 걱정이다. 식품업체들은 밀가루, 대두 등 원·부자재 수입 비중이 높아 환율에 직접적 영향을 받고 있어서다. 미국 현지에 공장을 운영하는 기업도 운영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원료 수급에 대한 해외 의존도가 높은 만큼 환율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장기적으로 미국 생산기지 구축, 로컬기업과 협업 등 트럼프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농심 관계자는 "강달러 기조가 이어지면 밀가루 등 원재료 수입비용 부담이 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도 '미국 대선, 농업·통상정책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대미 수출 농식품에 관세가 부과·인상되면 미국 내 한국산 수출 농식품과 미국산 농식품의 가격경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며 "가격경쟁력 약화는 농식품 수출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화장품 등 K뷰티 수출전선도 영향권이다.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는 "화장품은 반도체나 자동차에 비해 산업 자체에 주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미국이 화장품의 안전성을 계속 강조하면서 자국 기업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이런 경향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이정화 기자
2024-11-10 18:11:09K푸드 열풍이 뜨겁다. 미국 농무부에 파견되어 근무했던 2007년의 경험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당시 직원들에게 김밥을 소개하고자 스시 간판이 걸린 한식당을 찾았을 때 어떤 직원이 생김과 참기름 냄새에 힘들어하며 코를 움켜쥐는 게 아닌가. 그 모습에 적잖이 당황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김치나 비빔밥 같은 일부 음식만 알던 외국인들이 이제는 K치킨, K바비큐에 열광하고 김밥, 떡볶이, K핫도그 등 분식부터 소주, 소맥, 막걸리까지 즐긴다. 뉴욕, 파리에 새 한식당이 오픈할 때마다 긴 대기줄과 함께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는 모습은 일상이 되었다. 뉴욕 록펠러센터에서 가장 좋은 자리에 유치한 한식당 '나로'(NARO), 데이비드 베컴과 리오넬 메시가 즐겨 찾는다는 K바비큐식당 '꽃'(COTE)은 뉴욕 최고의 핫플레이스로 통한다. 파인다이닝에서도 뉴욕 미식업의 주류로 한식이 떠올랐다. 박정현·박정은 셰프의 한식당 아토믹스는 미식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 2024년 시상식에서 전 세계 6위(작년 8위), 3년 연속 미국 1위에 선정됐다. 뉴욕 미쉐린 스타 식당 71곳 중 11곳이 한식당일 정도다. 신랄한 논평으로 유명한 뉴욕타임스의 음식평론가 피트 웰스는 "한식이 수십 년간 이어진 프랑스 요리의 패권을 끝냈다"고 평했다. 굳이 한식당을 찾지 않아도 '트레이더 조'와 같은 대형마트에서 냉동김밥, K만두, K라면, K과자 등은 '없어서 못 먹는 음식'으로 미국인들의 생활 속에 스며들었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이 'K푸드 세계화 성공 과정'을 분석한 연구과제를 괜히 올해 교재로 채택한 것이 아니다. 세계인의 높은 관심으로 작년 K푸드 수출액은 역대 최고인 121억달러를 넘어섰다. 올해 흐름도 좋다. 특히 K라면은 10월에 이미 10억달러로 작년 연간 실적을 넘어섰고, K과자는 사상 최초로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외국인들은 한식을 먹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는다. 외국인의 방한 이유 1위가 '쇼핑'에서 '미식관광'으로 바뀌었다. 서울을 N차 방문한 외국인들은 그 이유로 '음식이 맛있어서'를 꼽고 있다. 음식이 수출, 관광 등 국가경제를 일으키는 핵심 역할을 하는 셈이다. 한식을 세계 미식계의 중심으로 끌어올린 아토믹스 박정은 대표는 "쌀, 간장, 고춧가루 등 한국산 최고급 식재료를 사용해 국(guk), 조림(jorim), 전(jeon) 등 한국어 발음 그대로 우리 식재료와 식문화를 소개하고 전체 식기를 한국 작가 제품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한국의 문화와 음식에 흥미가 생겨 한국에 가고 싶어 하는 단골손님도 많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최근 서울에 한식연구소를 열고 전통음식과 재료에 대해 배우고 연구하면서 업계 후배들에게 음식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인재 양성 등 미래를 위한 투자다. 농식품부 장관 재직 시절 CJ와 함께한 '한식 영셰프 양성 프로젝트(Cuisine-K)'와 같은 인력양성 프로그램과 뉴욕, 파리, 도쿄 등을 대상으로 한 '해외 우수 한식당 지정'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고 대·중소기업이 협업하여 한식을 확산시키기 위한 다양한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테면 지역 고유의 전통주 양조장과 대기업의 디자인·수출·마케팅 노하우가 결합된다면 세계적인 명주(銘酒)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한식은 이제 한국문화의 대표 아이콘이다.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넷플릭스 요리 예능 '흑백요리사'를 보며 한식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선조들의 위대한 유산인 식문화를 우리 세대에서 더 발전시켜 세계에 자랑할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하자. K푸드가 중심이 되어 고품격 한류가 더욱 확산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정황근 월드푸드테크포럼 조직위원장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2024-11-07 19:21:03중소기업중앙회가 미국에서 중소기업 현지 진출 지원에 나섰다. 29일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26일(현지시각)부터 나흘간 일정으로 미국 로스엔젤레스 서울국제공원에서 열린 '제51회 로스엔젤레스 한인축제'에 참가했다. 이번 축제에는 한류에 힘입어 높아진 우리나라 제품에 대한 미국 현지 관심도를 감안해 역대 최대 규모인 290여개 부스로 운영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계획이다. 중기중앙회는 홈앤쇼핑과 함께 전시부스를 마련해 미국 현지에서 인기가 있는 뷰티·식품 등 분야 제품을 엄선해 판매를 지원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K푸드·K뷰티 제품 대부분은 중소기업이 만들고, 대기업 브랜드로 판매되는 제품도 중소기업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생산하는 경우가 많다"며 "미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 재외동포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소기업 글로벌화를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경래 기자
2024-09-29 18:20:03“지역적인 것이 곧 세계적인 것이라는 신념 아래 지역 특산물을 주재료로 신규 메뉴들을 개발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K푸드의 위상이 갈수록 높아지는 만큼 강원랜드만의 시그니처 음식들로 한류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강원랜드 호텔 식음서비스 분야를 총괄하는 양희완 조리팀장(51·사진)은 여름 성수기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선보이고 있는 시그니처 메뉴 개발을 마친 소감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대학에서 호텔경영을 전공한 그는 서울 소재 호텔에서 경력을 쌓은 뒤 지난 2003년 강원랜드에 합류했다. 강원랜드는 내국인 전용 카지노와 리조트, 골프·스키 시설의 명성에 비해 미식 분야에 대한 주목도는 상대적으로 약했다. 하지만 지난 4월 ‘K-HIT(하이원 통합관광) 프로젝트 1.0’을 발표한 이후 글로벌 복합리조트 도약을 목표로 모든 서비스 분야에서 ‘고객 만족’을 내세우며 대대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식음 분야도 마찬가지다. 360여명에 달하는 조리팀 인력과 함께 신규 메뉴 개발을 추진한 양 팀장은 “프로젝트 세부 목표인 지역상생 및 ESG 경영 취지에 부합하기 위해 지역 특산물을 적극 활용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개발에 착수해 7~8월 매장에 신규 도입한 메뉴만 65종에 이른다. 그랜드테이블, 오리엔, 팬지, OV 등 16개 영업장에서 새로운 음식을 선보였다. 정선 지역의 대표 특산품인 황기와 산약초로 24시간 우려낸 ‘황제 고법 불도장’(오리엔), ‘산나물영양시골밥상’(하이랜드) 등 이름에서부터 지역색이 물씬 묻어난다. 또한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할랄인증 영업장(더가든)을 운영하고 김밥과 불고기, 비빔밥 등 한류를 대표하는 음식들도 판매 중이다. 최종 레시피가 나오기까지 그와 팀원들은 지역 식자재 발굴을 위해 전통시장과 농특산물 유통업체를 수시로 찾으며 관계자들과 머리를 맞댔다. 그 결과 식재료 고유의 미감이 살아 있는 독창적인 메뉴들이 대거 탄생했다. 식자재 발굴부터 내부 테스트를 거치기까지 각 메뉴당 최소 2개월 이상이 소요됐다. 그 과정에서 고충도 물론 있었다. 양 팀장은 “각 영업장별 기존에 판매하는 메뉴 대신 지역 식자재를 활용한 특색 있는 메뉴를 개발하려다 보니 지역의 대표성을 가지면서 대중적인 맛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콘셉트를 선정하기가 가장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가장 기억에 남는 메뉴로는 1340스토어에서 인기리에 판매 중인 ‘운탄고도 샌드’ 3종(플레인, 어수리, 산죽)을 꼽았다. 조리팀은 레시피 개발, 조리를 위한 주방 세팅, 포장 및 생산 전반에 관여했다. 양 팀장은 “일반 판매 메뉴와 달리 상품 형태의 제품으로 최적의 맛을 유지하기 위한 소비기한, 식감, 당도 등을 포괄적으로 고려해 만든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시그니처 메뉴들을 국내외 관광객에게 알리는 일에 대해서도 고심하고 있다. 양 팀장은 “지역 식자재를 활용하다 보니 내국인들에게도 다소 생소한 메뉴들이 있을 것 같다. 지역과 연계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적극 홍보할 계획”이라며 “강원랜드를 찾는 다양한 고객들에게 최고의 맛과 휴식, 고유한 경험을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08-08 05:31:07[파이낸셜뉴스] 올해 하반기 중소기업 수출 전망이 밝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 효자품목으로는 K푸드와 K뷰티다. 28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10일부터 15일까지 수출 중소기업 304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 수출 현황 및 시장진출 계획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출 증가를 예상하는 중소기업이 감소 전망 기업보다 많았다. 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수출이 작년 동기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 중소기업은 28.6%로, ‘감소’할 것으로 보는 중소기업 19.5%보다 9.1%p 높았다. 특히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품목은 △식품(41.3%) △뷰티미용(39.1%) △의료바이오(34.1%) 분야로 조사됐다. 복수응답을 허용한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유로는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응답한 기업이 69.4%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수출국·수출품목 다변화 영향(27.1%), 품질 개선 영향(16.5%), 상대국의 경기 회복(15.3%) 등이다. 다만 가장 큰 수출 리스크에 대해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38.5%로 가장 많았다. 신규바이어 발굴 곤란(17.4%), 운임 상승 등 물류 차질(14.8%), 인증 등 비관세 장벽 확산(11.2%) 등이 뒤를 이었다. 중소기업 수출 실적 1순위 국가로는 ‘미국’을 25.3%로 가장 많이 응답했고, 이어 △중국(11.5%) △베트남(8.9%) △일본(6.6%) △러시아(5.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69.4%의 중소기업이 ‘신규 국가에 진출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신규 진출을 고려하는 국가(복수응답)로는 △미국(20.9%) △일본(12.8%) △중국(11.8%) △베트남(9.5%) △인도(9.0%)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올해 하반기 K-뷰티, K-푸드를 중심으로 수출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수출 다변화, 해외 인증 및 물류비 지원 등을 통해 수출에 차질이 없도록 대비해야 한다”며 “중소기업이 진출을 희망하는 국가를 중심으로 전시회 파견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2024-07-28 09:08:33농림축산식품부와 중소벤처기업부는 K푸드 및 연관산업(이하 K-Food+)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협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23일 농식품부와 중기부는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에서 스마트공장 구축, 해외시장 개척, 금융 및 유통지원 등을 포함한 K-Food+의 글로벌 진출 지원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K-Food 플러스는 농식품(K-Food)에 지능형 농장(스마트팜), 농기자재, 반려동물 음식(펫푸드), 동물용 의약품 등 전후방산업 포함한다. 이번 협약식에는 농협중앙회, 삼성전자와 사업에 참여하는 중소기업 대표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이번 협약은 농식품 제조 중소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스마트공장 구축, 금융 및 판로 지원에 대한 사항과 스마트팜·농기자재 등 농산업 중소기업의 스마트 공장 구축 지원, 수출 촉진, 해외 진출 활성화 등을 목적으로 이뤄졌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한국 농업과 식품 산업에 대한 해외 시장의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 우리 기업들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양 부처가 협업 확대를 위한 초석을 다졌다"며 "앞으로도 농업의 혁신 성장과 대전환을 위해 다양한 부처와의 협업을 확대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K-푸드 플러스를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식품개발, 제조·유통 과정 효율화, 글로벌 진출 등 식품 가치사슬 전반의 혁신이 필요하며, 이를 더욱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부처 간 긴밀한 협업이 중요하다"며 "중기부는 식품 제조공정의 자동화·지능화를 위해 오는 2027년까지 삼성, 농협 등 민간과 함께 약 420억원의 재원을 조성하여 250개 스마트공장을 구축하고, 판로 확대 및 수출 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2024-07-23 18:27:10[파이낸셜뉴스] 농림축산식품부와 중소벤처기업부는 K푸드 및 연관산업(이하 K-Food+)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협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23일 농식품부와 중기부는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에서 스마트공장 구축, 해외시장 개척, 금융 및 유통지원 등을 포함한 K-Food+의 글로벌 진출 지원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K-Food 플러스는 농식품(K-Food)에 지능형 농장(스마트팜), 농기자재, 반려동물 음식(펫푸드), 동물용 의약품 등 전후방산업 포함한다. 이번 협약식에는 농협중앙회, 삼성전자와 사업에 참여하는 중소기업 대표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농식품 제조 중소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스마트공장 구축, 금융 및 판로 지원에 대한 사항과 스마트팜·농기자재 등 농산업 중소기업의 스마트 공장 구축 지원, 수출 촉진, 해외 진출 활성화 등을 목적으로 이뤄졌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한국 농업과 식품 산업에 대한 해외 시장의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 우리 기업들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양 부처가 협업 확대를 위한 초석을 다졌다”며 “앞으로도 농업의 혁신 성장과 대전환을 위해 다양한 부처와의 협업을 확대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K-푸드 플러스를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식품개발, 제조・유통 과정 효율화, 글로벌 진출 등 식품 가치사슬 전반의 혁신이 필요하며, 이를 더욱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부처 간 긴밀한 협업이 중요하다”며 "중기부는 식품 제조공정의 자동화・지능화를 위해 오는 2027년까지 삼성, 농협 등 민간과 함께 약 420억원의 재원을 조성하여 250개 스마트공장을 구축하고, 판로 확대 및 수출 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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