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2019년에 발표한 M87 블랙홀이 확실하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을 비롯한 국제 공동연구진이 입증했다. 뿐만아니라 블랙홀 주변의 플라즈마 난류들의 움직임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예측한 것과 일치한다는 것을 관측을 통해 입증해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국제 공동 연구진이 사건지평선 망원경(EHT)으로 M87 은하 중심에 위치한 초대질량 블랙홀의 그림자와 빛의 고리 구조를 또다시 포착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진은 2017년과 2018년에 관측한 블랙홀 영상을 비교 분석해 '천문학과 천체물리학(Astronomy and Astrophysics)'에 발표했다. 블랙홀 영상화팀의 공동 리더인 천문연구원·연세대학교 박사후연구원 조일제 박사는 "2018년에 블랙홀을 다시 관측해 2017년 관측 영상과 비교해보니 크기가 동일했다"며 "이는 우리가 봤던 것이 진짜 블랙홀이라는 것을 증명한 셈"이라고 말했다. 블랙홀 그림자와 빛의 고리 구조 크기는 블랙홀의 질량에 의해서 결정된다. M87 블랙홀의 질량은 매우 천천히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인류의 역사보다 긴 시간이 지나더라도 질량에는 거의 변화가 없어야 한다. 이번에 관측한 블랙홀의 그림자와 빛의 고리 구조 크기는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에 맞게 변화가 없었다. 이번 국제 공동 연구의 총괄 책임자인 대만중앙연구원 천문천체물리연구소 소속 케이치 아사다 박사는 "블랙홀 그림자의 존재를 새로운 관측을 통해 확인했다는 것은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을 확실하게 입증하는 중요한 결과"라고 말했다. 다만 블랙홀 주변 빛의 고리 구조는 지속적으로 변하고 있었다. 이는 블랙홀 주변에 있는 많은 플라즈마가 난류처럼 움직이면서 빛 고리의 밝은 부분이 랜덤하게 변했다. 연구진은 지금까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블랙홀 주변에 있는 플라즈마 때문에 밝기가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예측해왔다. 이번 관측을 통해 예측이 맞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연구진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후속 연구를 통해 고리 구조의 밝기 변화를 분석함으로써 블랙홀 주변 물질 유입 및 방출 과정에 대한 더 큰 실마리를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HT는 2017년을 시작으로 2018년, 2021년, 2022년에 M87을 관측했으며, 2024년에도 관측을 수행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한국천문연구원이 운영하는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이 관측에 직접 참여한다. 연구진은 KVN의 참여로 더 정확한 블랙홀 영상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일제 박사는 "블랙홀 영상화는 페타바이트에 달하는 방대한 관측 자료를 과학연구에 필요한 영상으로 변환하는 중요한 과정"이라며 "이번 영상화 과정에서 한국 연구자들이 영상화팀의 공동 리더를 맡음으로써 거대 국제 협력 프로젝트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고 강조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01-18 17:04:54[파이낸셜뉴스] M87 블랙홀 이미지에 대한 작가의 관심에서 비롯된 전시인 김규림 작가의 개인전 '흔들리는 그림자'전(展)이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유휴공간에서 내달 6일까지 열린다. 이번 김 작가의 작품들은 블랙홀 주변부에서 발생하는 '흔들리는 그림자' 블랙홀 주변의 가스가 움직이면서 밝은 부분의 위치가 변하는 현상의 실체에 주목한다. 이번 전시는 전파 망원경, 광학 망원경, CCD 센서 카메라, 16mm 필름 카메라 등 다양한 기술 장치들이 우리의 시각과 감각을 어떻게 반응하게 하는지에 대한 탐구를 바탕으로 재구성된 영상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기술과 물질 사이 시각적 경험의 교차점을 다층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고도화된 첨단 기술이 사회를 지배하는 미래 풍경을 SF적 상상으로 그려낸 전시로, 자율주행차 '요람'과 주인공 '레이'가 당면한 사건을 통해 인간 연결의 취약성을 탐구한다. 그는 인간과 인공적 존재 간의 관계를 둘러싼 윤리적 과제를 재고해볼 것을 제안한다. 이와 별도로 정서희 작가 개인전 '사랑의 요람'도 서울 성동구 '오시선'에서 오는 21일부터 내달 5일까지 개최한다. 정 작가는 주로 우리 안에 존재하는 환경적, 사회적 구조를 살펴보고 이를 디지털 프로세스로 옮겨와 사변적 세계를 건설해왔다. 또한, 오늘날 마주하는 환경 문제와 초고속 성장하는 첨단 자율 시스템 및 인공지능 기술을 다관점으로 바라보고, 그 과정에서 파생되는 내러티브로 질문을 제기한다.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2층 유휴공간과 오시선은 사전 예약을 하지 않고 현장 방문하여 관람할 수 있다. 한편, 서울시립미술관은 지난 2008년부터 역량 있는 신진 작가에게 전시장 제공, 홍보와 출판물 제작, 전시 자문 등을 지원해왔다. 2016년부터는 유망 기획자까지 추가 지원해 운영 중이다. 선정된 미술인은 전시 구성, 신작 제작, 전시공간 섭외 등을 위한 지원비를 받을 수 있다. 김 작가와 정 작가는 올해 '신진미술인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된 작가들이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09-17 08:20:03한국천문연구원을 포함한 세계 45개 기관 79명의 국제 공동 연구진은 블랙홀이 팽이처럼 흔들리면서 회전하고 있다는 것을 최초로 밝혀냈다. 국제 연구진은 23년간 우주를 관측해 블랙홀 제트의 세차운동이 11년 주기로 일어난다는 사실을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 28일(한국시간) 발표했다. 연구진은 지구에서 5300만 광년 떨어진 M87 블랙홀을 2000~2022년 각국의 여러 전파망원경을 이용해 관측했다. 관측 결과, M87 블랙홀의 제트는 11년 주기로 회전하고 있다. 즉 블랙홀의 회전축이 원을 그리면서 움직이는 현상, 세차운동을 발견한 것이다. 연구진은 "세차운동이 있다는 것은 블랙홀이 실제로 회전하고 있다는 분명한 증거"라고 밝혔다. 많은 양의 물질들이 블랙홀에 회전하면서 끌려 들어갈때 만들어지는 부착원반(강착원반)의 축과 블랙홀의 축이 서로 어긋나 있었다. 이 때문에 위아래로 엄청난 양의 액체·기체·플라스마가 분출되는 제트의 움직임이 세차운동으로 연결된 것이다. 한국천문연구원 손봉원 박사는 "회전하는 블랙홀 고유의 중력 효과인 틀 끌림 현상(Frame dragging)를 독자적으로 입증한 이번 연구는 한국과 동아시아 연구진과 연구시설의 능력을 입증한 쾌거"라고 말했다. 이번 블랙홀 세차운동 발견은 한국·일본·중국의 동아시아 우주전파관측망 (EAVN)과 이탈리아, 러시아까지 포함해 총 17개의 전파망원경을 활용했다. 이 전파망원경 네트워크를 연결하면 직경이 1만㎞에 육박하는 전파망원경과 같아 높은 감도와 자세한 공간 해상도를 얻을 수 있다. 여기에는 천문연구원의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에 속한 21m 전파망원경 3기가 포함돼 있다. 특히 총 79명의 연구자들 중 23명의 한국 연구자가 참여해 관측 제안 및 스케줄, 관측 결과의 영상처리 및 분석과 같은 연구의 전반적인 과정에 기여했다. 천문연구원 노현욱 박사후연구원은 "우리가 주도적으로 운영하는 전파관측망과 상관처리센터에 힘입어 천체에 대해 오랜시간 지속적으로 관측할 수 있었다"면서 "이것이 우리 연구의 가장 큰 장점으로 앞으로 EAVN 주도로 계속될 M87 모니터링에서 기존에 발견하지 못했던 블랙홀의 새로운 현상들을 발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3-09-27 16:29:11[파이낸셜뉴스] 한국천문연구원을 포함한 세계 45개 기관 79명의 국제 공동 연구진은 블랙홀이 팽이처럼 흔들리면서 회전하고 있다는 것을 최초로 밝혀냈다. 국제 연구진은 23년간 우주를 관측해 블랙홀 제트의 세차운동이 11년 주기로 일어난다는 사실을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 28일(한국시간) 발표했다. 연구진은 지구에서 5300만 광년 떨어진 M87 블랙홀을 2000~2022년 각국의 여러 전파망원경을 이용해 관측했다. 관측 결과, M87 블랙홀의 제트는 11년 주기로 회전하고 있다. 즉 블랙홀의 회전축이 원을 그리면서 움직이는 현상, 세차운동을 발견한 것이다. 연구진은 "세차운동이 있다는 것은 블랙홀이 실제로 회전하고 있다는 분명한 증거"라고 밝혔다. 많은 양의 물질들이 블랙홀에 회전하면서 끌려 들어갈때 만들어지는 부착원반(강착원반)의 축과 블랙홀의 축이 서로 어긋나 있었다. 이 때문에 위아래로 엄청난 양의 액체·기체·플라스마가 분출되는 제트의 움직임이 세차운동으로 연결된 것이다. 한국천문연구원 손봉원 박사는 "회전하는 블랙홀 고유의 중력 효과인 틀 끌림 현상(Frame dragging)를 독자적으로 입증한 이번 연구는 한국과 동아시아 연구진과 연구시설의 능력을 입증한 쾌거"라고 말했다. 이번 블랙홀 세차운동 발견은 한국·일본·중국의 동아시아 우주전파관측망 (EAVN)과 이탈리아, 러시아까지 포함해 총 17개의 전파망원경을 활용했다. 이 전파망원경 네트워크를 연결하면 직경이 1만㎞에 육박하는 전파망원경과 같아 높은 감도와 자세한 공간 해상도를 얻을 수 있다. 여기에는 천문연구원의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에 속한 21m 전파망원경 3기가 포함돼 있다. 특히 총 79명의 연구자들 중 23명의 한국 연구자가 참여해 관측 제안 및 스케줄, 관측 결과의 영상처리 및 분석과 같은 연구의 전반적인 과정에 기여했다. 천문연구원 노현욱 박사후연구원은 "우리가 주도적으로 운영하는 전파관측망과 상관처리센터에 힘입어 천체에 대해 오랜시간 지속적으로 관측할 수 있었다"면서 "이것이 우리 연구의 가장 큰 장점으로 앞으로 EAVN 주도로 계속될 M87 모니터링에서 기존에 발견하지 못했던 블랙홀의 새로운 현상들을 발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3-09-27 12:48:02[파이낸셜뉴스] 블랙홀의 제트가 10광년까지 멀리 분출되고 있음에도 빛과 비슷한 속도로 뻗어나가면서 그 강도가 우주속 물질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천문연구원은 한일 공동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블랙홀에서 엄청난 양의 액체·기체가 분출되는 제트의 자기장 강도를 추정해 내는데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블랙홀에서 약 10광년 떨어진 거리에 있는 제트의 자기장 강도가 지구 자기장보다 최대 5배 컸다. 즉 먼 거리까지 플라즈마가 분출됐음에도 자기장의 강도가 크게 약해지지 않은 것이다. 천문연구원 노현욱 박사는 "제트가 블랙홀에서 분출되면서 팽창하는 정도에 비례해 자기장의 강도가 줄었다"며 "우주 속 여러 물질과 부딪히지만 그 영향은 거의 없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트는 블랙홀에서 액체·기체가 플라즈마 상태로 빛의 속도만큼 빠르고 강력하게 분출되는 것을 말한다. 이제까지 제트의 자기장 강도는 제트의 밀도가 높은 블랙홀 근처에서만 제한적으로 추정이 가능했지만, 연구진은 이보다 100배 먼 거리의 자기장을 관측해냈다. 한국과 일본에 있는 우주전파망원경 7개를 활용했다. 이 전파망원경 네트워크를 연결하면 전파망원경 직경이 2000㎞와 같은 높은 감도와 자세한 공간 해상도를 얻을 수 있다. 이 전파망원경으로 지구에서 5300만 광년 떨어진 M87 블랙홀의 제트와 그 자기장 강도를 관측했다. 연구진은 이번 관측에서 제트가 방출되는 과정에서 플라즈마가 냉각되는 '싱크로트론 복사냉각 현상'을 분석해 자기장 강도를 추정해냈다. 연구진에 따르면, 복사냉각은 자기장 강도의 제곱에 반비례한다. 이를 통해 서로 다른 주파수대 22㎓, 43㎓에서 관측한 복사냉각 분포를 분석하면 자기장 강도를 추정할 수 있다. 그 결과, 블랙홀로부터 약 2~10광년 떨어진 제트의 자기장 강도가 0.3~1가우스로 추정됐다. 지구의 자기장은 약 0.2~0.65 가우스다. 연구진은 "이는 M87 제트의 자기장이 블랙홀 중심부에서부터 약 10광년의 거리까지 방출되는 동안 다른 외부 요인으로 인해 크게 소실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천문연구원 손봉원 박사는 "여러 주파수 VLBI 관측의 비교 분석은 제트의 물리적 특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연구 기법"이라며 "블랙홀 연구는 여러 주파수대 동시 관측이 가능한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분야라 앞으로도 지속적인 공동 연구와 성과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노현욱 박사는 "이를 통해 제트 자기장의 전반적인 분포를 파악하고 기존 제트 이론 연구와 비교해 제트 형성 원리를 검증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3-08-30 09:48:51한국연구진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이 블랙홀 중력에 의해 주변 기체들이 빨려 들어갈 때 만들어지는 '회오리 모양'의 부착원반을 처음으로 포착했다. 그동안 이론으로만 예측해 오던 블랙홀 주변 부착원반 구조를 직접 포착해 과학적 사실로 입증한 것이다. 이는 지난 2019년에 관측한 블랙홀 영상에서는 볼 수 없었던 것을 이번에 관측한 것이다. 또 블랙홀에서 품어져 나오는 기체와 액체인 제트도 확인했다. ■블랙홀 물질 흡수방식 실마리 제공 한국천문연구원과 경북대가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은 27일 'M87' 은하 중심의 블랙홀 그림자와 강력한 제트를 최초로 동시에 포착해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박종호 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수십년간 예측만 무성했던 블랙홀 부착원반을 사상 최초로 직접 영상화해 존재를 증명했다는 점에서 블랙홀 연구에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결과"라고 말했다. 또 "블랙홀이 주변의 물질을 어떤 방식으로 흡수하는지, 그 과정에서 어떻게 막대한 에너지를 분출시켜 블랙홀로부터 멀리 떨어진 별과 은하의 진화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이라 밝혔다. 블랙홀은 강한 중력으로 주변 물질들을 흡수하는데 이 물질들은 블랙홀 중심부에 부착원반 구조를 이루고 있을 것으로 예상해 왔다. 이제까지 블랙홀 부착원반 존재에 대한 간접적인 증거는 제시됐으나 부착원반의 구조를 분해해 영상화한 적은 없었다. 이번 관측으로 부착원반에서 나온 빛이 블랙홀 주변의 고리 구조를 만들어 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M87과 같은 무거운 타원 은하의 블랙홀들이 주변의 물질들을 천천히 흡수한다는 기존의 예측도 증명했다. ■블랙홀 그림자와 제트도 함께 포착 국제공동연구진은 EHT 관측에서 사용한 빛 파장대(1.3㎜)보다 긴 3.5㎜의 파장대에서 블랙홀 주변의 고리 구조를 발견했다. 관측한 고리 구조의 크기는 EHT로 관측한 고리 구조에 비해 약 50% 크게 나타났다. 1.3㎜ 파장대에서 관측한 EHT 이미지에서는 블랙홀 주변의 광자 고리만 나타났지만 더 긴 파장대에서 관측한 GMVA+ALMA 이미지에서는 광자 고리 이외에 블랙홀보다 규모가 큰 바깥쪽 부착원반의 플라즈마에서 나온 빛이 함께 포착됐기 때문이다. 또 연구진은 최초로 M87 블랙홀의 그림자와 제트도 동시에 포착했다. 해당 결과는 블랙홀이 강한 중력으로 주변 물질을 흡수할 뿐만 아니라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제트를 만들어 블랙홀로부터 멀리 떨어진 별과 은하들의 진화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3-04-27 17:57:27[파이낸셜뉴스] 한국연구진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이 블랙홀 중력에 의해 주변 기체들이 빨려 들어갈 때 만들어지는 '회오리 모양'의 부착원반을 처음으로 포착했다. 그동안 이론으로만 예측해 오던 블랙홀 주변 부착원반 구조를 직접 포착해 과학적 사실로 입증한 것이다. 이는 지난 2019년에 관측한 블랙홀 영상에서는 볼 수 없었던 것을 이번에 관측한 것이다. 또 블랙홀에서 품어져 나오는 기체와 액체인 제트도 확인했다. ■블랙홀 물질 흡수방식 실마리 제공 한국천문연구원과 경북대가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은 27일 'M87' 은하 중심의 블랙홀 그림자와 강력한 제트를 최초로 동시에 포착해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박종호 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수십년간 예측만 무성했던 블랙홀 부착원반을 사상 최초로 직접 영상화해 존재를 증명했다는 점에서 블랙홀 연구에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결과"라고 말했다. 또 "블랙홀이 주변의 물질을 어떤 방식으로 흡수하는지, 그 과정에서 어떻게 막대한 에너지를 분출시켜 블랙홀로부터 멀리 떨어진 별과 은하의 진화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이라 밝혔다. 블랙홀은 강한 중력으로 주변 물질들을 흡수하는데 이 물질들은 블랙홀 중심부에 부착원반 구조를 이루고 있을 것으로 예상해 왔다. 이제까지 블랙홀 부착원반 존재에 대한 간접적인 증거는 제시됐으나 부착원반의 구조를 분해해 영상화한 적은 없었다. 이번 관측으로 부착원반에서 나온 빛이 블랙홀 주변의 고리 구조를 만들어 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M87과 같은 무거운 타원 은하의 블랙홀들이 주변의 물질들을 천천히 흡수한다는 기존의 예측도 증명했다. ■블랙홀 그림자와 제트도 함께 포착 국제공동연구진은 EHT 관측에서 사용한 빛 파장대(1.3㎜)보다 긴 3.5㎜의 파장대에서 블랙홀 주변의 고리 구조를 발견했다. 관측한 고리 구조의 크기는 EHT로 관측한 고리 구조에 비해 약 50% 크게 나타났다. 1.3㎜ 파장대에서 관측한 EHT 이미지에서는 블랙홀 주변의 광자 고리만 나타났지만 더 긴 파장대에서 관측한 GMVA+ALMA 이미지에서는 광자 고리 이외에 블랙홀보다 규모가 큰 바깥쪽 부착원반의 플라즈마에서 나온 빛이 함께 포착됐기 때문이다. 또 연구진은 최초로 M87 블랙홀의 그림자와 제트도 동시에 포착했다. 해당 결과는 블랙홀이 강한 중력으로 주변 물질을 흡수할 뿐만 아니라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제트를 만들어 블랙홀로부터 멀리 떨어진 별과 은하들의 진화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공동연구팀은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 천문연이 운영에 참여하고 있는 하와이의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 망원경(JCMT), GMVA, ALMA를 활용해 M87 블랙홀을 한 달간 네 차례 추가 관측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M87에서 관측되는 강한 제트의 형성 원인과 블랙홀 주변의 플라스마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계속 연구할 예정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3-04-27 08:38:25[파이낸셜뉴스] 전세계 300여명의 천문학자가 참여한 사건지평선망원경(EHT·Event Horizon Telescope) 연구진이 우리은하 중심부 궁수자리에 있는 블랙홀을 최초로 발견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블랙홀은 지구에서 약 2만7000광년 떨어져 있다. 이번의 획기적인 발견은 2019년 EHT 연구진이 'M87' 은하 중심에 위치한 초대질량 블랙홀의 영상을 최초로 관측한 이후 두 번째 성과다. 궁수자리 A 블랙홀의 영상화 과정에 참여한 조일제 박사(스페인 안달루시아 천체물리연구소)는 "이번 영상은 빠르게 변화하는 블랙홀의 그림자를 포착해, 천체가 정적이라고 가정하고 촬영하는 기존 전파간섭계 영상화 과정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조 박사는 "이를 바탕으로 머지않아 블랙홀로 물질이 빨려 들어가는 과정도 직접 관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HT 연구진에는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경북대, 서울대, 세종대, 연세대, 한국천문연구원 등 9명의 한국 과학자들도 참여했다. 천문연구원에 따르면, 궁수자리 A 블랙홀은 질량이 태양보다 약 400만배 크다. 태양계로부터의 거리가 M87 블랙홀과 비교해 2000분의 1 정도로 가까워 블랙홀 연구의 유력한 대상이다. 그러나 M87에 비해 1500배 이상 질량이 작다. 이번 관측에서 블랙홀 주변의 가스 흐름이 급격히 변하고, 영상이 심한 산란 효과를 겪어 M87에 비해 관측이 어려웠다. EHT 과학이사회의 공동 위원장인 세라 마르코프는 이날 "궁수자리 A 블랙홀과 M87 블랙홀은 매우 유사한 모양을 보이는데, 이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즉, 이는 우주진화와 상대성이론을 설명하는데 있어서 일치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또한 기존 M87과 이번 궁수자리 A 블랙홀 연구에 참여한 김재영 경북대 교수는 "이전 M87 블랙홀과 비교해 궁수자리 A 블랙홀은 제트와 같은 강력한 물질 분출 현상이 없는 블랙홀"이라며, "이 두 블랙홀의 EHT 영상을 함께 연구함으로써 현대 천체물리학의 가장 큰 난제들 중 하나인 블랙홀 제트의 물리적인 기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2019년 당시 처녀자리 은하단 중심부에 존재하는 거대은하 'M87'의 중앙 블랙홀을 관측했다. 이 블랙홀은 지구로부터 5500만광년 떨어져 있다. 이 블랙홀의 질량은 태양의 65억배, 지름은 160억㎞에 달한다. 또한 M87 중앙 블랙홀의 그림자가 약 400억㎞이고, 블랙홀의 지름은 그림자에 비해 40%가량인 것으로 측정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2-05-12 22:45:52[파이낸셜뉴스] 전세계 300여명의 천문학자가 참여한 사건지평선망원경(EHT·Event Horizon Telescope) 연구진이 우리은하 중심부 궁수자리에 있는 블랙홀을 최초로 발견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블랙홀은 지구에서 약 2만7000광년 떨어져 있다. 이번의 획기적인 발견은 2019년 EHT 연구진이 'M87' 은하 중심에 위치한 초대질량 블랙홀의 영상을 최초로 관측한 이후 두 번째 성과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2-05-12 22:30:15[파이낸셜뉴스] 한국천문연구원이 참여하는 국제 공동 연구진이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초대질량 블랙홀 '궁수자리 A 블랙홀(Sgr A)'이 원형 구조를 띄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궁수자리 A 블랙홀이 원 모양으로 관측된 것과 관련해 연구진은 블랙홀이 주변 기체들을 중력으로 끌어들이며 형성되는 부착흐름의 회전축이 우리 태양계 쪽을 가리키고 있음을 암시한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관측된 블랙홀의 크기는 블랙홀 주변의 부착흐름이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가속된 전자와 자기장을 가지고 있음을 뜻한다. 천문연구원 손봉원 박사는 22일 "이번 관측 결과는 궁수자리 A 블랙홀 사건지평선의 첫 동영상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건지평선망원경(EHT) 관측 자료 분석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연구진은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초장기선 전파간섭계(VLBI) 우주전파관측망(EAVN)을 통해 발견했다. 천문학자들은 이 블랙홀의 구조를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지구상 여러 전파망원경을 연결하는 VLBI 기술을 사용했다. 즉 망원경 사이의 거리만큼 큰 구경을 가진 가상의 망원경을 만들었다. 궁수자리 A 블랙홀은 우리은하 중심에 위치해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초대질량 블랙홀이다. 때문에 블랙홀 주변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연구하는 데 최적의 대상이다. 하지만 궁수자리 A 블랙홀 관측이 쉽지만은 않다. 우리은하 중심 주변의 가스 구름때문에 빛의 산란이 일어난다. 연구진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신의 산란 모델 연구 결과를 동아시아 VLBI 관측망 결과에 적용했다. 그 결과, 궁수자리 A 블랙홀의 구조가 거의 원형임을 확인했다. 스페인 안달루시아천체물리연구소(IAA) 조일제 박사는 "궁수자리 A 블랙홀은 사상 최초로 관측한 M87 블랙홀보다 거리가 훨씬 가까이 있지만, 산란을 일으키는 가스구름에 둘러싸여 있어 관측이 더 힘든 천체"라며 "동아시아 VLBI 관측망 관측을 통해 산란 효과를 교정해 우리에게 가까운 블랙홀의 본 모습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천체물리학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에 22일(한국시간) 발표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2-02-22 09:4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