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예방차원에서 재미 삼아 받았다는 MRI 검사에서 생각지도 못한 질환을 진단 받은 여성의 사연이 알려졌다. 미국 일간 뉴욕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미국 여성 사라 블랙번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이 받은 '프레누보' 스캔 경험을 공유하며 이른바 '몸속 시한폭탄'을 발견하게 된 사연을 전했다. 당시 블랙번은 단순한 예방 차원의 검진이라 생각하고 2,500달러(약 337만 원)을 들여 프레누보 검사를 받았다. 프레누보는 주요 장기와 뇌·척추 등을 한 번에 스캔하는 전신 MRI로,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자비 부담이 크지만 조기 질환 발견을 목적으로 사용된다. 블랙번은 "이때 나는 하루를 셀프케어 날로 보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술복을 입고 사진을 찍고, 넷플릭스를 시청하며 검사를 마쳤다"고 전했다. 하지만 검사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며칠 뒤 받은 결과 리포트에는 '비장 동맥류', 즉 비장으로 가는 혈관에 치명적인 동맥 부풀음이 발견됐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파열 시 사망률 약 33% 해당 질환은 파열 시 사망률이 약 33%에 달하는 매우 위험한 상태다. 블랙번은 이 사실을 확인한 후 공황 상태에 빠졌고, 즉시 응급실로 달려가 진단 내용 설명을 받았다. 이후 추가 검진을 통해 동맥류가 두 개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의료진은 블랙번 혈관의 크기와 위치상 비장 제거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비장은 감염 방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생존에는 필수 장기는 아니며, 적절한 관리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결국 블랙번은 의료진의 의견을 받아들여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고, 현재는 회복 중이다. 블랙번은 "이 검사를 통해 미리 알게 된 건 정말 감사한 일"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동시에 극심한 건강 불안을 겪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검사를 추천하긴 어렵다. 특히 원래 건강 염려가 있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용한 시한폭탄…'비장 동맥류' 비장 동맥류는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없지만, 한 번 파열되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혈관 질환이다. 비장 동맥은 복부의 주요 장기 중 하나인 비장으로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다. 해당 부위에 동맥류가 생기면 혈관 벽이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르며 파열 위험을 높인다. 비장 동맥류는 복부 내에서 비교적 흔한 내장 동맥류 중 하나지만, 대부분 증상이 없어 진단이 어렵다. 특히 발견 시에는 이미 위험한 상태인 경우도 많다. 국제 의학 문헌에 따르면, 비장 동맥류는 내장 동맥류 중 두 번째로 흔한 형태다. 전체 내장 동맥류의 약 60%를 차지한다. 특히 여성, 다산 경험이 있는 사람, 고혈압 등 환자에게서 더 높은 발생률이 보고되고 있다. 대부분의 환자 아무런 증상 느끼지 못해 더 위험 비장 동맥류가 위험한 가장 큰 이유는 '침묵의 질환'이라는 점이다. 대부분의 환자는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한 채 생활하다가, 정기 건강검진이나 다른 문제로 시행한 MRI, CT 등 복부 영상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파열 시 매우 치명적이라는 점이다. 비장 동맥류가 터질 경우, 복강 내 대량 출혈이 발생한다. 이는 급성 복통, 혈압 저하, 쇼크, 심지어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치료는 동맥류의 크기와 증상 유무, 파열 위험성 등을 종합해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2cm 이상이거나 성장 속도가 빠른 경우, 임신을 계획 중인 여성이라면 수술 또는 혈관중재 시술이 권장된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5-03-30 21:42:29【파이낸셜뉴스 화순=황태종 기자】화순전남대병원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탑재한 최신 3.0T MRI '마그네톰 비다(MAGNETOM Vida)' 장비를 도입해 영상 진단의 정확성과 환자 편의성을 혁신적으로 발전시켰다. 24일 화순전남대병원에 따르면 최근 병원 1층 MRI실에서 민정준 병원장을 비롯한 주요 보직자들과 영상의학과 허숙희 과장, 정용연 교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최첨단 MRI '마그네톰 비다' 가동식 행사를 가졌다. '마그네톰 비다'는 바이오매트릭스 신기술을 포함한 MRI 모델이며, 환자의 생체 신호를 자동 인식해 호흡과 심장박동 등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영상을 구현하는 기능을 갖췄다. 호흡이 불규칙하거나 심장박동 파형이 원활하게 잡히지 않은 환자들의 검사가 가능해 기존 MR의 한계점을 극복했다는 평가다. 특히 MRI에 탑재된 실시간 감지 센서가 호흡으로 인해 발생하는 움직임을 자동으로 보정해 의식이 없는 중증 응급환자 등 의사소통이 원활치 않은 환자, 숨을 오래 참지 못하는 소아 및 고령 환자의 복부 MRI 검사도 가능해졌다. 인공지능(AI) 자동화 기능은 머리, 척추, 고관절, 근골격계, 심장 부위 등 여러 부위에 적용이 가능하며, 복잡한 해부학적 구조에 대한 자동 설계가 가능해 사전 준비 시간이 감소했다는 장점도 있다. 또 짧은 시간에 고해상도 3D 영상 획득이 가능해 질적·시간적 검사 워크플로가 향상됐다. 영상의학과 허숙희 과장은 "최고의 하드웨어 성능과 AI 기술을 탑재한 '마그네톰 비다' 장비 도입으로 영상의 화질 향상과 시간 감소 등 환자에게 안전하고 편안한 검사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민정준 병원장은 "최신 MRI 장비는 고화질의 영상 획득으로 임상 진료과에서도 환자들의 질병을 조기에 정확하게 진단하고 치료 계획을 세우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지역거점의료기관으로서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을 통해 최고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5-03-24 10:34:16[파이낸셜뉴스] 의료영상 판독시스템(PACS) 전문기업인 메디칼스탠다드는 미국 Subtle Medical이 개발한 Subtle MR의 국내 총판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MRI 가속솔루션 보급사업에 재진출했다고 23일 밝혔다. 메디칼스탠다드는 지난 2021년부터 2년간 국내 A사의 MRI 가속솔루션의 국내 총판으로서 좋은 성과를 기록한 바 있고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제품에 대한 국내 총판권을 확보하게 됐다. Subtle MR은 딥러닝을 활용한 MRI 영상복원 솔루션으로 MRI 촬영시간을 최대 60%까지 단축시켜 환자의 편의성을 대폭 개선함은 물론 병원운영 효율화에도 기여한다. 특히 촬영시간을 단축시킴으로써 촬영실패 확률을 줄이고 응급환자나 폐소공포증 환자, 소아환자 등의 MRI촬영을 보다 용이하게 해줘 의료의 질적 향상에도 기여하게 된다. 메디칼스탠다드에 따르면 Subtle MR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CE 인증을 완료하고 미국 유럽 등 전 세계 600개 이상 의료기관에 보급돼 호평을 받고 있으며 최근 국내 식약처 허가를 득하고 아시아 최초로 국내 의료기관 보급에 나선다. 이승묵 메디칼스탠다드 대표는 "이전에 MRI 가속솔루션의 공급 경험으로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기 때문에 다시 이 시장 진출에 대한 결정이 어렵지 않았다"며 "관련 노하우와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조기에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메디칼스탠다드는 Subtle Medical이 개발한 CT 및 PET-CT 등 다른 가속화 솔루션에 대한 국내 총판권도 가지고 있는데 국내 허가절차를 거쳐 보급에 나설 계획이다. CT 기반 가속화 솔루션의 경우 방사선 피폭량을 줄이고 조영제 사용량도 크게 낮출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의료 현장에서 그 효용성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협회의 비상장주식 거래플랫폼인 K-OTC 등록법인인 메디칼스탠다드는 지난 2000년 설립 이후 PACS 전문기업으로 의료서비스의 디지털화를 선도해 왔으며 최근에는 AI 기반 의료영상 솔루션과의 협업을 통해 의료영상 플랫폼기업으로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5-01-23 16:46:07[파이낸셜뉴스]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비급여 진료비 중 규모가 가장 큰 도수치료의 최대 진료비와 최소 진료비 차이가 62.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료도 원가 대비 최대 6.0배의 가격을 책정했다는 계산도 나왔다. 의료서비스를 받는 국민 10명 중 9명은 천차만별인 비급여 가격에 문제 인식을 드러냈고 8명은 비급여 가격의 통제에 필요성을 느꼈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6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내용의 병원 비급여 가격 실태조사·이용자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비급여 진료는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전액 진료비를 부담하는 진료를 말한다. 병원이 자체적으로 금액을 정하는 만큼 병원마다 가격이 다르다. 경실련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해 9월 공개한 비급여 진료비 자료를 기반으로 규모 상위 5개 항목인 도수치료, 체외충격파치료, 경피적 경막외강 신경성형술, 척추·요천추 MRI, 슬관절 MRI의 의료기관별 가격을 정리했다. 의료기관 유형은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원 등으로 세분화했다. 이후 각 항목 가격이 가장 높은 상위 10개 기관과 가장 낮은 하위 10개 기관을 병원 유형별로 추려 최대·최소 가격 차이와 가격 비(배수)를 분석했다. 조사 결과 도수치료의 경우 역시 병원급에서 최대 49만2000원이었고 가장 비싼 곳의 가격이 가장 저렴한 곳의 62.5배나 됐다. 경피적 경막외강 신경성형술 역시 병원급에서 19.0배(360만원)였다. MRI 비급여 가격의 최대값과 최소값의 차이는 척추·요천추 촬영의 경우 종합병원급에서 63만390원(3.1배)까지 벌어졌고 슬관절 촬영은 종합병원급에서 77만3330원(4.0배)까지 차이가 났다. 건강보험이 일부 적용되는 MRI의 경우 급여 가격과 비급여 가격이 척추·요천추 최대 2.8배, 슬관절 최대 4.0배까지 차이를 보였다. 경실련은 지난해 10월 비급여 진료 이용자 등 1030명을 대상으로 '비급여 가격합리화 이용자 설문' 결과도 이날 공개했다. 응답자 중 88.5%는 '의료기관별 비급여 진료비 가격 차이에 문제가 있다'고 봤고 84.5%는 '천차만별 비급여 진료비 가격을 제어해야 한다'고 답했다. 경실련은 "무분별한 고가·과잉 비급여 진료를 방치하는 것은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막대한 의료비를 부담시키며, 필수의료를 붕괴시키는 요인이 되므로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진료비용 고지, 명칭 표준화, 진료비 정보 공개 등을 제안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2025-01-06 11:45:56[파이낸셜뉴스] 강스템바이오텍은 골관절염 치료제 ‘오스카(OSCA)’의 연골재생 등 근본적 치료효과를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회사는 임상1상 중용량군 투약 후 6개월 시점의 MRI 영상의학평가 결과와 영상의학전문가의 검토 의견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이번 결과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많은 경험을 가진 영상의학 전문평가업체인 미국의 RadMD에서 독립적 평가로 수행되었다. RadMD 결과에 따르면, 국소 연골부위 변화를 평가하는 MOCART 2.0(Magnetic Resonance Observation of Cartilage Repair Tissue) 결과에서 2명의 대상자가 확연하게 연골재생이 진행됨을 확인했다. 골관절염의 개선도를 전반적으로 평가하는 WORMS(Whole-Organ Magnetic Resonance Imaging Score) 결과에선 3명 모두 연골개선이 확인됐다. 특히, 이번 중용량군의 영상평가 결과는 저용량군과 달리 질환의 치료효과를 입증하는 통증개선과 구조개선의 연계성이 분명하게 나타났다. 중용량군 대상자 전원 1회 주사투여를 통해 투약 전 대비 50~100% 통증이 감소됐으며, 영상의학평가 결과를 통해 이와 관련된 연골재생 등 구조개선 또한 확인된 것이다. 국내 정형외과영상의학전문가는 “WORMS 결과를 통해 3명의 대상자 모두 연골마모 부위가 채워지고 연골표면이 매끄러워지는 등의 연골재생이 확인됐다"라며 "특히, 연골재생은 물론 연골을 지탱해주는 연골하골의 구조개선이 진행된 대상자도 있다”고 평가했다. 오스카 임상1상의 중용량군은 40~60대 골관절염 환자들로, 투약 전에는 3명 모두 일상생활에서 정상적 보행이 어려운 수준의 통증지수를 보였으나 투약 후 6개월이 지난 최종평가 시점에선 통증이 없거나 매우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강스템바이오텍 배요한 임상개발본부장은 “이번 중용량군 결과는 영상의학평가를 통한 구조개선과 통증지표를 통한 증상개선이 함께 나타났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라며 "골관절염은 통증과 관절 개선이 연계돼야 질환이 치료된다고 할 수 있는데, 중용량군의 전체 대상자에서 증상개선과 구조개선이 연관된 것으로 나타나 치료 효능이 명백하게 확인됐다”고 말했다. 현재 골관절염 치료제는 통증완화 수준에 그치며 질환의 진행 또한 막을 수 없어 중등도 이상 환자를 위한 치료제는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이에 회사 측은 "수술 없이 무릎관절강 내 단회 주사투여로 통증조절은 물론 연골재생 등 근본적 치료제 가능성을 보인 오스카에 대한 시장의 수요 및 글로벌 빅파마의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이어 "국내외 제약사들과의 1:1 미팅을 통해 지역별 기술수출을 위한 구체적인 협의 단계를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임상1상은 줄기세포 용량에 따라 저용량, 중용량, 고용량 총 세 그룹으로 나누어 진행되며 이를 통해 오스카의 안전성과 내약성 평가, 유효성 탐색 및 권장용량을 확인할 예정이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4-07-11 09:09:25[파이낸셜뉴스]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최근 3.0T 자기공명영상(MRI) 장비를 추가 도입해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고 2일 밝혔다. 병원은 이번 장비 도입으로 총 4대의 MRI를 운영한다. MRI의 자기장 세기를 나타내는 단위인 테슬라(T)는 숫자가 높을수록 영상 해상도가 높다. 3.0T는 현재 임상에서 활용하는 MRI 장비 가운데 가장 높은 해상도의 영상을 제공한다. 신규 도입 장비는 ‘경사자장’의 최대 세기가 기존 대비 30~50% 높아 고해상도의 영상 촬영이 가능할 뿐 아니라 검사 시간도 단축한다. 특히 종양에 특화된 검사를 시행할 수 있어 종양 조기 발견 및 수술 후 추적검사에 효과적이다. 3차원(3D), 모션 보정, T1·T2 정량분석, 신경다발검사(DTI) 등 다양한 검사에 딥러닝 기반의 영상 재구성 기법을 적용 가능해 직원이 고해상도 이미지 판독에 집중하거나 검사 속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환자의 편의를 높인 신형 코일도 특징적이다. 장비에 탑재된 코일은 신호 수신 거리가 향상돼 신체의 깊은 곳까지 신호 손실 없는 영상을 만들어낸다. 또 이불처럼 유연하고 가벼운 재질은 환자에게 편안한 검사환경을 제공하는 동시에 환자 움직임을 최소화해 검사 효율도 높인다. 김은경 병원장은 “최근 MRI 검사실은 일 최고 검사 건수인 100건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라며 “신규 장비 도입에 따라 증가하는 검사 수요에 대응하고, 효율적 장비 운영을 통해 환자 만족도를 더욱 향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7-02 09:28:42#. 2030년 5월, 68세 남성 A씨가 갑자기 말이 어눌해지고, 오른쪽 팔다리에 힘이 빠진다고 하자 가족들은 119에 연락했다. 도착한 구급차는 컴퓨터 단층촬영기(CT)가 설치된 차량이어서 현장에서 검사가 바로 이뤄졌고, 검사 결과는 뇌혈관질환 전문 당직 의사에게 곧바로 전송됐다. 이렇게 전달받은 검사 결과는 실시간 분석이 이뤄져 뇌의 이상 유무는 물론 인공지능을 활용해 뇌병변이 의심되는 영역이 의사의 모니터에 자동으로 떠올랐다. 무엇보다 현재 최적의 치료 방법에 대한 제안이 실시간으로 함께 제공됐다. 환자의 상태를 좀 더 확인할 필요를 느낀 의사는 영상 통신으로 환자의 상태를 추가로 살피고, 간단한 진찰도 시행했다. 구급차 내에서 측정된 혈압, 맥박 등도 함께 전송됐다. 의사는 CT검사와 원거리 진찰을 통해 응급 혈관재개통술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의료인 인적네트워크를 통해 하필 인근 병원에는 당장 시술이 가능한 혈관중재시술이 가능한 의사가 없다는 걸 알게 됐다. 그나마 원격혈관조영술이 가능한 가장 가까운 병원을 수소문해 환자를 옮겼다. 해당 병원 수술장에 누운 환자를 다른 도시의 원격 혈관중재시술 전문의가 혈관중재로봇을 이용해 뇌혈관의 혈전을 제거하는 시술을 진행한 끝에 A씨는 큰 후유 장애 없이 무사히 일상을 회복했다. A씨 사례는 현재 기술로 충분히 구현한 것들이다. 서우근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최근 뇌졸중 발생후 초급성기 치료 분야에서 다양한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뇌졸중은 기술적 진보가 특히 중요한 질환으로 꼽힌다"고 23일 설명했다. ■첨단 기술 필요한 뇌졸중뇌졸중은 전세계 사망률 2위 질환이다. 심한 경우 운동마비나 언어장애와 같은 심각한 후유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본인과 가족, 더 나아가 사회적 비용이 막대한 질환이기도 하다. 첨단 기술이 꼭 필요한 분야로 꼽힌다. 느닷없이 찾아오는 병의 특성이 첫 번째 이유다. 많은 환자들은 흔히 폭탄을 안고 산다고 불안해 한다. 의사 입장에서도 언제 올지 모를 환자를 기약없이 기다려야하는 실질적 어려움이 있다. 게다가 다른 질환과 달리 뇌MRI 등 영상검사에 진단을 의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도 첨단기술 개발이 활발한 이유다. 서 교수는 "뇌질환에 정통해 영상분석이 가능한 전문인력은 제한적이고, 앞으로도 충분한 인원을 확보하기는 더욱 어려울 것"이라며 "기술적 진보는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삼성서울병원은 뇌졸중의 첨단 기술과 관련한 연구 개발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서 교수에 따르면 인공지능을 이용한 뇌영상분석을 통해 복잡한 MRI 영상으로부터 병변을 자동적으로 추출해 내거나 급성 뇌경색 환자에서 혈전영상에서 혈전의 원인을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해 현장 적용 중이다. 영상정보만으로 최적의 치료 방침을 제시하는 등의 알고리즘을 쓰기도 한다. 서 교수는 "뇌 자기공명혈관조영술(MRA)을 자동으로 분석해 원인질환을 예측하는 시스템도 있다"고 설명했다. 동양인에서 많이 발생하는 뇌내혈관의 질환을 자동으로 진단하기 위해 MRA 정보를 넣으면 인공지능이 이 병변을 죽상동맥경화나 모야모야병 등의 원인을 자동으로 분석해 주는 알고리즘이다. 미국보건의료정보관리시스템협회(HIMSS)가 주관하는 데이터분석 시스템의 성숙도를 평가하는 인증(AMAM, Adoption Model for Analytics Maturity)에서 실증 사례로 꼽혔다. ■AI와 로봇이 돕는 뇌졸중 치료의 미래지난 2019년 10월에는 세계 최초로 뇌동맥류 환자를 대상으로 로봇을 이용한 혈관중재시술이 성공하자 관련 분야가 급성장했다. 서 교수는 "로봇을 활용한 뇌혈관 중재시술은 임상시험 형태로 빠르게 확산 중"이라며 이러한 성장의 배경에는 인공지능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뇌졸중에서 인공지능은 특정 질환만 아니라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파운데이션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서 교수가 개발 중인 모델이 그렇다. 서 교수는 최근 국가에서 지원하는 연구비를 통해 뇌혈관질환을 가진 환자의 다양한 정보를 종합하고 실시간으로 모니터해 환자의 예후나 치료효과를 예측하고 활용하기 위한 종합적인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 중이다. 뇌졸중 발병 후 후유장애가 남은 환자에게 스마트워치로 혈압, 맥박, 하루 활동량을 측정하고, 스마트폰 카메라가 얼굴을 인식해 뇌혈류량과 안면 마비 등을 자동 검사해 초기 뇌졸중의 재발을 조기 경보해 주는 모델이다. 그는 "뇌졸중 환자를 실시간으로 관리해 뇌졸중 재발의 위험도를 낮추고 전반적인 건강을 관리하기 위한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이 외에도 "최첨단의 새로운 기술들이 실제 뇌졸중 환자에서 적용되기 시작하고 있다"면서 암분야에서 적용되던 유전약물학을 이용해 뇌졸중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약제를 선택하거나, 세포배양 등 바이오치료제를 개발하는 임상시험도 소개했다. 이어 그는 "인공 지능이 뇌졸중 치료에 더욱 깊숙이 관여하게 되면 뇌혈관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거나 위험에 노출돼 있는 많은 환자들에게 큰 희망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5-23 18:27:50[파이낸셜뉴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연구진이 MRI와 CT 촬영을 통한 체내 지방 측정의 정확성을 높일 표준물질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표준물질은 조성 성분과 함량이 정확해 다른 물질을 검출·확인·정량을 확인할 때 비교하기 위해 쓴다. 이번에 개발한 표준물질은 의료기관에 보급돼 의료영상기기 측정값의 유효성을 평가하고 진단 결과의 신뢰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비만 치료제 등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에서 다기관·다기종 데이터의 기준점으로 사용 가능하다. 14일 표준과학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국내 MRI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지멘스 헬시니어스가 MRI 장비의 지방량을 측정하는 신기술 연구에 활용하고 있다. 연구진이 개발한 의료영상기기용 표준물질은 물과 지방을 혼합해 만든 유화 표준물질이다. 성능을 평가하고 조정하는 팬텀(phantom)에 삽입해 의료영상기기에 적용하면 지방량 측정때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다. 즉, 표준물질 내 수분을 분석해 지방량을 산출하는 원리다. MRI, CT 등의 의료영상기기는 침습적 방식인 조직검사와 달리 비침습적인 방식으로 체내 지방량을 평가할 수 있어 지방간 등 만성질환 진단에 활용도가 높다. 하지만 의료영상기기의 지방량 측정값이 병원별, 제조사별, 모델별로 제각각임에도 이를 보정할 기준이 없어 의사의 경험과 감각에 의존해 진단을 내려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신약 개발의 필수절차인 다기관 임상시험, 여러 장비의 측정값을 수집해야 하는 빅데이터 연구 등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표준물질은 측정값에 영향을 주는 계면활성제 등 첨가물을 넣지 않아 물질의 지방량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고 안정성과 균질성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특히 표준물질의 유효성 시험을 지원한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김동욱 교수는 "향후 임상시험과 환자별 질환 진단에 이번 표준물질을 사용해 더 정확하고 일관성 있는 데이터를 획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후속 연구를 통해 농도가 세분화된 표준물질을 추가로 보급하고, 다기관 데이터 획득을 통해 의료영상기기 차세대 성능평가 체계 수립에도 기여할 예정이다. 표준과학연구원 의료융합측정그룹 조효민 책임연구원은 "융합연구 성과를 통해 의료 현장의 임상 수요에 대응할 수 있어 뜻깊다"라며 "앞으로도 의료계와 과학계의 가교 역할을 하는 기술 개발을 통해 국민의 건강한 삶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표준물질과 팬덤을 측정표준 분야 국제학술지 '메트롤로지아(Metrologia)'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03-14 17:03:43[파이낸셜뉴스] 대표적인 신경퇴행성 질환인 파킨슨병, 뇌졸중 등은 신경세포의 비정상적 활동으로 발생한다. 이들 질환은 약물로도 치료가 가능할 수가 있지만, 많은 경우 진행을 늦출 뿐 근본적인 치료는 어렵다. 파킨슨병, 뇌졸중과 같은 다양한 신경질환에 사용할 수 있는 높은 안전성과 정밀도를 가진 새로운 소재의 이식형 장치가 개발됐다. 연세대의대 생리학교실 차명훈·전기전자공학부 유기준 교수팀은 높은 전기전도성으로 전기적 신경조절이 가능하면서도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시 안전성을 높인 새로운 유기 반도체 물질 소재의 'MRI-compatible PEDOT'를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최근에는 신경세포의 활동을 관찰하면서 정밀조절이 가능한 전기 자극 장치를 질환 부위에 삽입해 손상된 신경회로를 조절하는 외과적 수술 방법도 행해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 사용되는 삽입형 전기 자극 장치는 금속 소재로 이뤄져 있어 강한 자기장을 사용하는 MRI 촬영은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전기적 신경조절이 가능하면서 MRI에서도 안정적 촬영이 가능한 이식형 장치를 개발했다. 전기가 흐르는 생체친화적 고분자 소재 ‘PEDOT:PSS’를 이용했다. 소재가 가진 낮은 전기전도성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PEDOT:PSS에 화합물 에틸렌글리콜을 특수 처리해 반도체 공정 수준의 미세한 전도성 생체전극(MRI-compatible PEDOT)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MRI-compatible PEDOT의 안정성 검증을 위해 MRI 시험 테스트를 진행했다. 기존 전극의 경우 MRI와 같은 고자기장 의료환경에서 불안정성으로 이미지 변성이 일어나 결과물 확인이 어려웠던 반면 MRI-compatible PEDOT은 선명한 결과물을 보이며 안정적 사용이 가능했다. 또한 연구팀은 동물모델에서 MRI-compatible PEDOT이 뇌피질 전기자극을 통해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신경조절이 가능함은 물론 뇌의 미세한 활성 신호를 감지하는 데에도 뛰어난 적합성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차명훈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기존 신경 임플란트 환자의 의료 영상 촬영 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을 제거함은 물론 신경조절 치료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해당 기술은 파킨슨과 뇌졸중 등 신경퇴행성 질환 치료에도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3-11-01 10:12:38[파이낸셜뉴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박상현 교수팀이 미 스탠퍼드대학팀과 협력해 개인정보 및 데이터 공유 없이도 대규모 모델 학습이 가능해 의료분야 적용할 수 있는 연합학습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이미지 생성과 지식증류 기술을 활용해 모델 전송 횟수를 최소화하면서 모델 성능을 유지하고 개선할 수 있다. 박상현 교수는 10일 "이 AI 기술은 여러 의료현장에서 대규모 AI 모델을 개발하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기관에서 생성한 이미지와 모델을 활용해 중앙 서버에서 모델을 학습하는 것인데, 생성된 이미지와 지식 증류를 통해 모델을 학습하는 과정을 개선했기 때문이다. 실제 이 기술로 현미경, 현미경영상, 피부경영상, OCT, 병리영상, X-ray영상, 안저영상을 분류해냈다. 이는 기존 연합학습 기법보다 분류해낼 수 있는 성능이 향상됐다. 의료 분야에서 딥러닝 모델을 학습할 경우 데이터에 환자의 개인정보가 포함돼 있어 개인정보 침해에 대한 우려가 있다. 이 때문에 각 병원의 데이터를 중앙 서버로 모으는 것이 힘들고, 여러 병원에서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대규모 모델을 개발하기도 어렵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이 연합학습이다. 연합학습은 데이터를 중앙서버에 수집하지 않고 각 병원이나 기관에서 학습한 모델만을 수집해 중앙서버로 전송해 학습한다. 그러나 중앙 서버로 모델을 여러 번 전송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특히 환자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해야 하는 병원에서는 모델을 중앙 서버로 반복 전송하는데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어 모델 전송 횟수를 최소화해야 한다. 연구진은 이를 개선한 AI 모델로 사실적인 뇌 MRI를 생성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이를통해 2D 뇌 MRI 슬라이드를 조건부로 입력받아 3D뇌 MRI를 생성하는 조건 확산 모델을 개발한 것. 박상현 교수는 "기존 뇌 MRI 생성모델과 비교해 적은 메모리만으로도 양질의 영상을 생성할 수 있어 의료 분야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3-10-10 14:48: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