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암 사망률 1위 폐암 항암제 내성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가능성이 제시됐다. 부산대학교와 고신대학교 공동연구팀이 대사조절을 통해 폐암 표적치료제에 대한 내성을 해결하는 데에 한약재인 소나무 마디 성분을 적용해 치료 효과에 유의미한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건강노화한의과학연구센터 센터장 하기태 교수와 전임연구원 박원영 박사는 고신대 의대 배성진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폐암 항암제 내성 극복을 위한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고 14일 밝혔다. 폐암은 암 사망률 1위를 차지한다. 조기 진단이 어려워 기존 항암제의 효과가 제한적인 문제가 있었다. 전체 폐암의 80~85%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Non-Small Cell Lung Cancer) 치료에 사용되는 3세대 표적 항암제 중 하나인 오시머티닙(타그리소)은 상피세포증식인자수용체(EGFR)의 T790M 변이를 가진 폐암에 효과가 있어 최근 다수의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폐암 치료에 우선적으로 사용하기를 권장하고 있지만 약물을 장기간 사용하던 환자에게서 EGFR에 C797S 등 여러 추가변이에 의한 내성이 보고되면서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항암제 내성을 극복하는 연구의 필요성이 대두돼 연구팀은 폐암 치료제인 오시머티닙에 내성을 보이는 EGFR의 C797S 추가변이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중국 중산대학(Sun Yat-sen University) 암센터 양하오셴(Yang Hao-Xian) 교수와의 협업을 통해 얻은 비소세포암 환자 조직을 분석한 결과, 오시머티닙에 내성이 있는 환자의 암세포에서 당대사 산물인 피루브산을 미토콘드리아가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는 피루브산 탈수소효소 인산화효소1(PDK1)의 발현이 높게 나타남을 확인했다. EGFR의 C797S를 포함하는 삼중변이가 있는 세포에서도 PDK1의 발현이 증가했다. 특히, PDK1을 억제하면 암세포의 성장이 억제될 뿐 아니라 항암제 오시머티닙에 대한 저항성이 현저하게 감소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PDK1에 대해 선택적인 저해 효과를 가지는 렐라민(leelamine)을 활용해 PDK1을 표적으로 삼아 오시머티닙의 내성을 극복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렐라민'은 한약재인 송절(소나무의 마디)의 성분으로 다양한 항암효과가 보고되는 물질이다. 이번 연구는 EGFR의 C797S 변이와 PDK1 발현 사이의 명확한 연관성을 확인한 것으로 폐암 세포의 내성 메커니즘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해 항암제 효과를 강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해당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 5월 1일자에 'Targeting pyruvate dehydrogenase kinase 1 overcomes EGFR C797S mutation-driven osimertinib resistance in non-small cell lung cancer(피루브산 탈수소효소 인산화효소1을 표적으로 하여 비소세포폐암에서 EGFR C797S 돌연변이 기반 오시머티닙 내성 극복)'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항암제 내성 폐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제1저자인 부산대 박원영 박사, 공동교신저자인 부산대 하기태 교수와 고신대 배성진 교수를 비롯한 연구진의 노력에 힘입어 기존 서구 의학의 항암제와 한약 추출물의 병용 치료라는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항암 치료 분야에 전환점을 열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하기태 부산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폐암 치료 분야에서 부산대와 고신대의 공동연구가 한·양방 협력 치료법 발굴이라는 새로운 길을 개척한 것"이라며 "연구팀의 포기하지 않는 열정이 한의학과 서구 의학 사이의 장벽을 허무는 혁신적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폐암 환자를 비롯한 여러 암 환자들에게 희망을 전하고자 하는 우리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2024-05-14 10:09:27[파이낸셜뉴스] 2008년 브래드 피트가 출연했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에서 주인공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젊어진다. 현실 세계에서도 시간을 거슬러 다시 젊어질 수는 없을까. 국내 연구진이 노화된 세포를 젊은 세포로 되돌리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활용하면 노화 현상을 막고 각종 노인성 질환을 사전 막을 수 있는 치료제 개발에도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는 바이오및뇌공학과 조광현 교수팀이 노화된 인간 피부의 섬유아세포를 젊은 세포로 되돌리는 초기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진은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과 함께 최초로 개발한 노화 인공피부 모델을 이용해 이 기술을 입증했다. 조광현 교수는 "건강 수명을 오랫동안 유지하고 싶은 인류의 꿈을 실현하는데 한 걸음 다가선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구진은 4년에 걸친 연구 끝에 노화조절의 핵심 원인물질 'PDK1'을 찾아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물질은 단백질 합성과 세포의 성장 등을 조절하는 단백질 'mTOR', 면역 물질인 사이토카인의 생성에 관여하는 'NF-kB'를 동시에 제어한다. 세포와 노화 인공피부 모델을 이용해 실험한 결과 핵심 원인물질을 억제하자 노화된 진피 섬유아세포가 다시 정상적인 젊은 세포로 되돌아왔다. 노화 인공피부에서 콜라겐 합성이 증가했고 재생능력이 회복됐다. 즉 젊은 피부조직의 특성을 되찾은 것이다. 연구진은 이 역 노화 기술이 노화된 피부 등을 포함한 노화 현상과 많은 노인성 질환의 발생을 미리 억제할 수 있도록 근본적 치료전략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실제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로 동백추출물에서 PDK1 억제 성분을 추출해 노화된 피부의 주름을 개선하는 화장품을 개발중이다. 연구진은 이 연구를 위해 피부 속 섬유아세포의 세포노화 신호전달 네트워크 컴퓨터 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을 이용해 시뮬레이션 분석한 결과 노화된 섬유아세포를 젊은 세포로 되돌리는 핵심 원인물질을 찾아냈다. 한편 연구진은 지난 1월 같은 기술로 대장암세포를 다시 정상 대장 세포로 되돌리는 연구에 성공했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안수균 박사과정 학생, 강준수 연구원, 이수범 연구원과 ㈜아모레퍼시픽의 바이오사이언스랩이 참여해 국제저명학술지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0-11-26 11:5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