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라임·옵티머스펀드 불완전판매 혐의를 받는 판매사들에 ‘중징계’ 조치가 떨어졌다. 앞서 증권사 수장들에게도 최고 직무 정지까지 결정한 금융당국이 기관에 대해서도 내부통제에 미흡했다고 결론 낸 셈이다. 금융감독원은 9일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 혐의를 받은 NH·KB·신한·대신증권 등 4곳에 대해 각각 기관경고, 과태료 5000만원 부과, 임직원 직무정지·감봉 등 제재조치 취했다고 공시했다. 다만 기관경고는 앞서 받은 자본시장법 위반 제재조치 범위에 포함돼 별도 조치는 생략됐다.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총수익스와프(TRS) 거래 및 금융투자상품 출시·판매 과정에서 내부통제기준을 적정하게 마련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꼽혔다. 특히 KB증권은 ‘WM상품전략위원회 운영규정’에 적정한 리스크 업무절차를 구축하지 않아 투자자들이 전액 손실을 보게 됐다고 판단됐다. 금감원은 신한투자증권도 TRS 거래 관련 내부통제기준, 금융투자상품 출시·판매 관련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를 위반했다고 봤다. 이로 인해 TRS 업무 담당부서가 펀드 기준가격을 임의 입력했으며, 이미 부실이 난 옵티머스펀드에 투자하는 신규 라임 펀드가 투자자에게 판매되는 일 등이 발생했다. NH투자증권은 신규 거래 운용사에 대한 내부심사 없이 기본적인 자격 사항도 확인하지 않고 상품을 판매했다. 또 상품승인소위원회 심의 결과에 대한 확인·재심의 절차를 마련하지 않고 판매를 승인했다. 대신증권은 내부통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리스크 존재 여부 판단 보류’ 등 상품출시 적정성에 대한 검토가 부족한 상태에서 라임펀드를 선정·판매했다. 사모펀드 판매 후에는 정기보고도 8차례 누락하는 등 실질적 사후관리도 수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정례회의를 열고 해당 4개 증권사를 비롯해 중소기업·신한은행과 신한금융지주 등 7개 금융사에 대해 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으로 임직원 제재, 과태료 부과 등 조치를 최종 의결한 바 있다. 이때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에게는 3개월 직무정지,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에겐 문책 경고 등 중징계가 결정됐고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은 경징계(주의적 경고)를 받았다. 박 대표와 정 대표는 이에 불복해 각각 집행정지 신청·본안 소송, 행정소송을 낸 상태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4-01-09 15:42:38[파이낸셜뉴스]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2024년 한국 경제 성장률으로 2%대를 전망한다. 구조조정 부문을 키울 수 밖에 없다” 박남수 EY한영 전략·재무자문부문 대표의 2024년 M&A(인수합병) 시장에서 포부다. 물가 상승률에 못미치는 경제 성장률에 구조조정 매물이 대거 나올 수 밖에 없다는 확신이다. 특히 여러 유예조치와 정치적 이슈가 끝나는 올해 상반기부터라고 예측했다.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2023년 6월 클로징), HMM(우선협상대상자 하림그룹-JKL파트너스) 등 채권단 구조조정 딜(거래) 매각자문 시장점유율 '톱티어'로서 강점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다. ■비(非) 집중 사업부 매각 필수적 박 대표는 10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2024년은 선제적 구조조정 차원에서 자회사, 사업부의 매각이 필요하다.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는 중견기업 등이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기업의 실적이 떨어지다보니 조달비용도 높아지고 있다. 매각할 자산이 있으면 몸집을 줄이는 것이 유리하다"고 밝혔다.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거나 신성장 섹터 진출을 위해선 비(非) 집중 사업부의 매각이 필수적이란 지적이다. 1등이 아니면 버티기 어려운 구조로 바뀌고 있는 만큼 '선택과 집중'을 위한 M&A다. 특히 부동산 경기악화로 건설 관련 사업을 영위중인 기업들이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계열사 매각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리테일(소매)을 영위하는 대형 그룹은 이미 점포 유동화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상태다. 이를 통해 '온라인 비즈니스'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구조조정도 예상했다.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터졌을 때 사모펀드의 40%가 구조조정돼 없어져서다. 연기금 등 대형 투자자(LP) 입장에서 봤을 때 큰 돈을 받아줄 운용사(GP)는 한정되는 만큼, 사모펀드 입장에서 규모를 키우기 위해 '합종연횡'의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사모펀드 운용사의 포트폴리오가 한번 망가지면 펀딩이 안돼 회사가 정리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그는 "대기업들은 2년 전부터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지만, 기업의 실적이 나빠진 2024년은 선택과 집중의 시간이 될 것"이라며 "스몰딜(작은 거래)들은 좀 더 어려움이 지속될 것 같다. 연기금과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봤을 때 딜 사이즈가 안맞다. 대체투자에서 보통 나타나는 초기 J커브 효과(투자 초기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되는 현상)를 감내할 수 있는 새마을금고같은 앵커 투자자(LP)가 사라진 것도 한몫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모펀드 운용사간 세컨더리(구주 유통) M&A는 2023년에 어려웠다. 투자자 입장에서 손실을 확정하기 싫어서 미룬 영향이 있다"며 "'밸류에이션 갭(가치 차이)'에 대한 조정이 본격적으로 이뤄지진 않고 있지만, 기업들의 실적이 나빠지는 만큼 새로운 환경에 맞는 기업가치(EV) 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4년 M&A 시장 관련 불확실성이 높은 한 해로 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봇(금융정책 방향 전환) 선언에도 불구, 경기침체 영향이 커서다. 다만 대형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역대급 펀드 레이징을 통해 드라이파우더(미소진금액) 보유하고 있고, 구조조정과 사업재편을 통해 다수의 기업 매각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M&A 시장 전망을 어둡게만 볼 수 없는 배경이다. 유동성이 풍부했던 시장에서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투자했던 포트폴리오의 펀드 만기가 다수 도래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2024년에도 고금리가 어느정도 지속된다면 프로젝트 펀드는 상대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중소·중견기업 관련 M&A 보다 대기업들의 구조조정 관련 M&A, 대기업들의 해외진출과 관련한 크로스보더(국경간 거래) M&A 시장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며 "우리 시장 금리는 한국은행보다 미국 금리를 따라가고 있다. 조달금리가 높다보니 밸류에이션이 인수자 입장에서 높을 수가 없는데 매도자의 입장에선 눈높이가 낮아지지 않다보니 딜이 연기되고 있다"며 "다만 2024년은 딜 클로징(거래 종료) 리스크가 줄어들고, 시장이 일부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행동주의펀드들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는 중견 및 대기업에서 투자기회가 있을 것으로 봤다.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기업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는 포트폴리오로서 접근이다. 대규모 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과거와 다르게 이러한 투자에 관심을 가지고 접근할 수 있을 것이란 시각이다. 다만 상장사 투자의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을 주고 인수한다면 투자 후 추가 수익이 나올 수 있을지 의문이란 입장이다. 그는 "미국은 회사의 오너가 1대주주, 창업자가 아닌 경우가 많다. 이사회가 지배하는 구조로, 이사회는 대다수 주주를 위해 도움이 된다면 행동주의펀드의 M&A에 대해 검토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다"며 "한국 기업은 오너가 있어서 거버넌스 문제로 행동주의펀드의 영향력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협업'을 통해 두자릿수 성장 기대 EY한영의 전략·재무자문부문은 민덕기 본부장이 이끄는 재무자문본부(TCF)와 변동범 본부장(전략컨설팅 리더)이 이끄는 전략자문본부(EY-파르테논)로 구성돼 있다. 재무자문본부에는 이근희 M&A1 파트너, 이상범 M&A2 파트너, 김종원 VME(가치평가) 파트너, 김영근 TD(재무실사) 파트너, 엄태정 PE 파트너, 정용호 ICF(통합재무자문) 파트너, 하준우 NPL(부실채권 자문) 파트너, 김윤식 TRE(부동산) 파트너로 구성돼 있다. 전략자문본부는 전략컨설팅 외에 김남형 TRS(구조조정) 파트너, 권규한 PMI 파트너, 심창용 밸류크리에이션 파트너로 구성돼 있다. 그는 2024년 '협업'을 통해 전략·재무자문부문의 전년 대비 두자릿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전략 컨설팅을 바탕으로 M&A, PE팀이 딜이 될만한 섹터에 파이프라인을 찾는 방식이다. 대우조선해양도 전략, 구조, M&A팀이 협업한 사례라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딜의 시작부터 PMI(인수 후 통합) 등 끝까지, 추후 매각까지 끈질긴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회계, 실사자문을 넘어 매각 및 인수자문을 위해 선제적으로 고객에게 제안을 하고 구조를 만들어 유동성이 부족한 시장에서도 성공하는 딜 스토리를 써내려 나갈 것"이라며 "2024년은 구조조정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는 만큼 강화할 것이다. 크로스보더 M&A는 국내 기업이나 투자자는 아웃바운드(해외) 딜로, 글로벌 PE는 국내 중견 기업을 소개해 볼트온 M&A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4-01-08 10:30:09#OBJECT0# [파이낸셜뉴스]금융위원회가 29일 정례회의를 열고 신한투자·KB·대신·NH투자증권 등 증권사 4곳과 기업·신한은행, 신한금융지주 등 7개 금융회사에 과태료 5000만원을 부과했다. 해당 제재를 받은 7곳은 라임 펀드 사태 당시 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를 위반했다. 금융위는 지난 2021년 자본시장법상 불완전판매 등 위반사항과 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사항을 분리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불완전판매 조항을 위반한 신한투자·케이비·대신·NH투자증권과 기업·신한은행은 이미 제재받았다. 지난 3월 금융위는 우리·하나은행의 해외금리연계 파생금융상품(DLF) 판매 관련 소송에서 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에 대한 법원의 입장 등을 충분히 확인·검토한 후 논의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2월 우리은행의 DLF 판매 관련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 조치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금융위는 심의를 재개했다. DLF 판결의 법리에 따라 제재의 적법성을 심의한 결과 금융위 7개 금융회사의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에 대해 기관 대상 과태료 5000만원을 부과했다. 임원에 대해서는 최고 직무정지 3월 제재도 가했다. 신한투자증권과 케이비증권의 경우 다른 금융회사와 달리 펀드의 판매는 물론 라임관련 펀드에 TRS(Total Return Swap) 거래를 통해 레버리지 자금을 제공해 더 큰 제재를 받았다. 두 회사는 펀드의 핵심 투자구조를 형성하고 관련 거래를 확대시켰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2023-11-29 16:44:23[파이낸셜뉴스] 올들어 사상 최고의 수주액을 기록한 국내 방산업체들이 인도네시아 방산 전시회를 통해 동남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인도네시아와 쌓은 군사부문의 우호적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동남아 방산시장으로 확장해가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LIG넥스원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은 지난 2~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 ‘인도 디펜스 2022’에 참여했다. 인도네시아 방산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2011~2020년 누적기준 2위(16.1%)로 1위를 차지한 미국(17.0%)을 바짝 뒤쫓고 있다. LIG넥스원은 인도네시아 군 현대화 정책에 기여할 수 있는 수출 전략 제품을 내보였다.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II', 대전차 유도무기 '현궁',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 '신궁' 등이 전시됐다. LIG넥스원은 이전부터 동남아 수출시장 확대에 주력해왔다. 2006년에는 인도네시아에 주파수 도약형 무전기 PRC-999K 수출을 시작했고, 2013년에는 인도네시아 사무소를 설립, 2020년에는 주파수 공용 통신시스템(TRS)을 납품해 인도네시아 소요군 및 경찰청에 다수의 통신장비와 시스템을 공급한 바 있다. 한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경공격기 'FA-50', 초음속 전투기 'KF-21', 소형무장헬기 기동헬기 '수리온(KUH-1)'을 비롯해 총 5종의 항공기 축소모형들을 선보였다. KAI가 개발한 기본훈련기 KT-1, 고등훈련기 T-50 등 총 40여대의 국산항공기는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운영되며 국산항공기에 대한 신뢰를 쌓은 상황이다. 아울러 말레이시아에서도 KAI의 FA-50가 현재 공군의 고등훈련기 겸 경전투기 사업에서 유력 후보 기종으로 거론된다. 이미 실사단이 직접 방한해 FA-50은 물론 KF21까지 둘러보면서 수주 가능성을 높였다. 이 외에도 국내 기업 중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이 전시회에 참여해 잠수함 시장 개척에 나섰다. 1200t급 잠수함 DSME1200, 1400t급 DSME1400, 3000t급 DSME3000 잠수함 등을 전시했다. 호위함 DW3000F와 군수지원함 MRSS, 잠수함구조함 ASR의 축소모형 등도 선보였다. 또 다른 방산업계 관계자도 "인도네시아는 K-방산 무기를 운영한 경험이 쌓여 신뢰가 두터운 국가"라며 "인도 디펜스 방산전시회에 참여하면서 군 관계자와의 면담을 통해 잠재 신규 소요를 파악하고 마케팅 활동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전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2-11-07 15:20:48[파이낸셜뉴스] 증권사들이 새 먹거리로 차액결제거래(CFD)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국내시장 공략에 애썼다면 올해는 해외로 사업 영역을 확장 중이다. 다만 각 사는 다양한 이벤트 등 유인책을 제공하며 고객을 끌어 모으고 있으나, 금융당국은 시장 과열과 반대매매 등 투자자 손실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개인전문투자자 4년새 20배 성장 #OBJECT0#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CFD 거래금액은 2019년 8조3754억원에서 2020년 30조9033억원, 2021년 70조702억원으로 빠르게 늘었다. CFD 거래가 가능한 개인전문투자자 수도 해마다 늘고 있다. 2017년말 1219건에 불과했던 등록 건수는 지난해 말 2만4365건을 기록하며 20배 가까이 뛰었다. CFD는 투자자가 기초자산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진입가격과 청산가격의 차액만 현금결제 하는 장외파생계약(TRS) 일종이다. 증권사가 종목별로 산정한 증거금을 납부하고 손익만 일일 정산하는 구조로,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해 신용융자와 유사하다고 평가된다. 지난 2019년 11월 금융투자상품 잔고 기준이 5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낮아지는 등 개인전문투자자 진입 요건이 완화되면서 관련 시장이 본격 성장 궤도에 들어섰다. 절세 혜택도 유인책이다. 금융소득이 2000만원 이상일 때 최대 49.5% 세율이 적용되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파생상품으로 분류돼 일반 해외주식 거래에 적용되는 22% 세율 양도소득세 대신 11%만 부과된다. CFD 배당소득은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포함되지 않아 현재 국내외 주식 투자에서 발생하는 배당소득에 적용되는 15.4%(금융소득 2000만원 이하) 세율도 없다. 해외까지 확장..수수료 수입 다각화 최근 들어서는 증권사들이 해외주식에까지 발을 넓히고 있다. 기존 한국·하나·교보증권에 더해 올해만 메리츠·삼성·하나·키움·유진투자증권 등 5곳이 새롭게 CFD 해외주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달 말까지 첫 거래 시 0.05% 우대수수료와 최대 20만원 투자지원금 혜택을 내걸었다. 앞서 교보증권은 100% 증거금 계좌를 내놨다. 수수료 확대가 증권사들이 사활을 거는 주된 이유다. 일반 주식 위탁매매 대비 수수료가 높고 국내외 증권시장이 위축돼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입이 줄면서 사업 다각화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급락장에 반대매매 공포 '스멀스멀' #OBJECT1# 문제는 증시가 주저앉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시장이 과열될 수 있다. CFD는 투자자가 일정 비율 증거금만 내면 증권사가 대신 주식을 매매해 그 차익을 득할 수 있는 상품으로, 해당 주식 투자액의 최소 40% 증거금으로 최대 2.5배까지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다. 지난해 10월 금융당국이 행정지도로 제동을 걸기 전까지는 최저 증거금율이 10%였다. 1000만원으로 1억원을 거래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규제 이후론 적어도 4000만원이 필요해졌으나, 여전히 위험성이 높은 투자 기법이다. CFD는 하락장에서 반대매매 위험성도 지닌다. 주가 급락 시 투자자가 증거금을 추가적으로 납입하지 못 하면 증권사들이 주식을 강제 매도 처분해버릴 수 있다는 뜻이다. 물량이 대거 풀릴 경우 내리막을 걷고 있는 증시 낙폭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감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8월 CFD 반대매매 규모는 3818억원 수준이다. 전년(1615억원)보다 136% 넘게 늘어난 셈인데, 올해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 긴축에 따른 글로벌 증시 폭락으로 그 수치가 더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반대매매 상위 종목에는 카카오(1159억원), 셀트리온(480억원), 금호석유(352억원), DB하이텍(303억원), 녹십자(221억원) 등이 올랐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가하락 등 시장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CFD 수수료 인하, 신규고객 이벤트 실시 등 공격적 영업으로 시장이 과열될 우려가 있다”며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레버리지 효과 등으로 투자자 손실 폭이 일반 주식투자 대비 증가할 여지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2-10-03 10:57:06[파이낸셜뉴스] 대규모 환매 중단으로 다수 피해자를 양산한 하나은행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에 대해 손해배상비율 최대 한도인 80%가 결정됐다. 이 상품은 이탈리아 지방정부 예산을 재원으로 지급되는 보건의료비를 유동화한 채권에 투자하는 역외 뮤추얼펀드를 총수익스와프(TRS) 방식으로 재투자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2017년말부터 2019년까지 1500억원어치 이상이 판매됐다. 하지만 이탈리아 지방전부가 재정 위기를 맞으며 매출채권 회수가 불확실해지면서 결국 환매가 중단됐다. 13일 금감원에 따르면 금융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는 하나은행이 판매한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 불완전판매 등에 따른 투자자 A씨 손해배상책임에 대해 그 비율을 최대한도 수준인 80%로 책정했다. 해당 투자자에 대한 하나은행의 자본시장법상 부당권유 금지 위반이 확인돼 기본배상비율이 기존 30%에서 40%로 상향됐다. 이에 펀드 판매사로서 투자자보호 노력 미흡에 따른 고액·다수 피해를 유발한 책임을 물어 상정한 공통가중비율(30%), 최소 가입금액 안내 부정확 등 기타사항(10%)을 추가해 총 비율이 정해졌다. 다른 투자자 B씨에 대해서도 적합성원칙 위반, 설명의무 위반 및 기타사항 등을 고려해 손해배상비율 75%를 설정했다. 분조위에 부의된 2건 모두에 대해 하나은행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셈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투자자 성향을 확인하지 않고, 펀드 가입이 결정된 후 공격투자형으로 사실과 다르게 작성한 책임이 있다”며 “특히 1등급 초고위험 상품을 판매하면서 내부통제 미비로 막대한 피해를 발생시킨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나머지 투자피해자에 대해서도 이번 분조위 배상기준을 토대로 조속히 자율조정이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이날 기준 하나은행이 판매한 헬스케어 펀드 14개(1536억원어치) 전액 환매 중단으로 인한 피해자는 개인 444명, 법인 26개사다. 총 분쟁조정 신청은 총 108건(하나은행 105건, 대신증권·유안타증권·농협은행 각 1건)이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1월 하나은행에 업무 일부 정지 3개월과 과태료 처분을 내렸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2-06-13 14:57:37[파이낸셜뉴스] 7년 째 흉물로 남은 포항시 북구 두호동 롯데마트 새 건물이 매각 초읽기에 들어갔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에 부동산 디벨로퍼(종합 부동산 개발 사업자)가 선정됐다. 1000억원이 들어간 건물을 부수고 신축 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포항 두호동 롯데마트 매각측은 최근 우선협상대상자에 DS네트웍스의 계열사 DS디엔씨(D&C)를 선정 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 두호동 롯데마트는 2017년 3월에 설정된 코람코자산운용의 부동산펀드가 보유하고 있다. TRS(총수익스와프) 계약에 따라 콜옵션(살 수 있는 권리)을 보유한 롯데쇼핑이 내년 초 이사회에서 매각을 승인하면 이번 거래가 성사된다. 당초 이달 이사회에서 매각 여부를 다룰 예정였다. TRS란 계약자와 투자자간 거래되는 파생금융 상품이다. 약정에 따라 계약자가 매입한 지분의 시세차익 혹은 손실을 투자자의 책임으로 한다. 계약자는 매입한 지분을 투자자에게 사실상 넘기는 대상 그 대가로 매년 일정 비율의 약정이자를 지급받는 구조다. IB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은 펀드측에 매년 임차료를 지불하고 있어, 펀드의 지분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년 배당을 받는데 문제가 없었다"며 "이번 매각이 성사되면 수익이 발생하는 만큼, 그동안의 롯데쇼핑이 이 마트에 들인 비용을 회수 할 수 있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포항 두호동 롯데마트는 영일대해수욕장 앞에 위치한 라한호텔과 맞붙어 있는 건물이다. 지상 6층, 지하 3층 등 9층 규모다. 연면적 4만 6926㎡, 매장면적 1만 7179㎡ 규모로 지난 2014년 12월 완공됐다. STS개발이 포항시의 허가를 받아 호텔와 마트 건물을 신축했다. 투입비용만 1475억원에 달한다. 롯데쇼핑이 STS개발로부터 임대받아 마트를 오픈키로 했다. 하지만 포항시는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롯데쇼핑이 신청한 대규모점포 개설등록을 무려 7차례나 반려했다. 롯데쇼핑이 120억원에 달하는 지역협력기금, 500명에 이르는 고용창출, 연간 250억원의 지역 농산물 판매 방안 등을 제시한 상황에서 반응이다. 직선거리상 1㎞ 안에 있는 장량성도시장을 비롯해 영일대북부시장과 죽도시장 등에 있는 시장 상인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조치라는 게 포항시의 공식 답변이었다. 롯데쇼핑은 행정심판,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포항시가 모두 승소하면서 마트 오픈은 현재까지 못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서울 상암 롯데몰도 인근 망원시장 등 골목상권 보호 문제가 불거지자 2018년 6월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부결되는 등 사업이 8년 간 표류해왔다. 하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의 당선 후 분위기가 반전된 상황"이라며 "반면 포항시의 입장이 강경한 만큼 롯데쇼핑으로선 두호동 롯데마트를 포기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1-12-21 11:46:45[파이낸셜뉴스]금융위원회는 12일 제20차 정례회의에서 라임펀드 판매하면서 부당하게 상품을 권유하는 등 자본시장법 위반이 적발된 신한금융투자·KB증권, 대신증권에 각각 일부영업정지, 영업점 폐쇄 등의 제재조치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대표이사(CEO)에 대한 제재는 법리 검토 이후 진행하기로 했다.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은 6개월동안 사모펀드 신규 판매를 할 수 없다. 신한금융투자는 외국집합투자증권과 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을 편입하는 특정금전신탁의 신규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 대신증권은 반포WM센터를 폐쇄키로 했다. 총수익스와프(TRS) 거래 관련 불건전 영업행위를 한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은 각각 18억원과 5억5000만원의 과태료도 부과받았다. 신한금융투자는 장외파생상품 투자매매업 중 전문사모집합투자업자가 운용하는 펀드와의 신규 TRS 계약 체결 업무가 6개월동안 정지되고, 해당 임직원에 대해서는 직무정지 3개월과 면직에 상당하는 조치를 해야 한다. TRS 거래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실제 자문을 제공하지 않았는데도 발행회사로부터 금융자문수수료를 받아 부당한 재산상 이익을 수령한 것으로 조사된 KB증권은 과태료 1억4400만원을 더 내야 한다. 향후 금융감독원은 해당 증권사 임원에 대해서는 주의적 경고·주의 조치를, 직원에 대해서는 정직·감봉·견책·경고·주의 조치를 각각 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이번에 조치가 내려지지 않은 금융회사지배구조법 상 내부 통제 기준 마련 의무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사법부 판단에 대한 법리 검토 및 관련 안건들의 비교 심의 등을 거쳐 종합적으로 판단해 나갈 예정이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2021-11-12 17:14:56[파이낸셜뉴스] 증권사 직원과 결탁해 코스닥 상장사를 무자본 인수합병(M&A)해 100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취하고 약 300억원대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일당이 구속 기소됐다. 14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김락현 부장검사)는 자본시장법 위반 및 특정경제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A사 부회장 B씨(54), 사내이사 C씨(51) 등 3명을 구속기소했다. 아울러 같은 혐의를 받는 사내이사 D(51)씨와 이들의 자금 집행을 도운 증권사 팀장 E(38)씨, B씨 등의 범행 도피를 도운 전직 조직폭력배 등 3명을 불구속기소했다. B씨 등은 2019년 7월께 사채자금을 동원해 건실한 코스닥 상장사 A사를 무자본 인수한 뒤 허위 공시하고 해외 바이오 업체에 거액을 투자할 것처럼 허위 보도하는 방법으로 주가를 끌어올려 106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또 B씨와 C씨는 2019년 8~12월께 A사 인수를 위해 빌린 사채자금을 변제할 목적으로 A사의 자금 128억원을 횡령하고 75억원을 배임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A사의 현금 및 전환사채(CB) 102억원이 또 다른 회사에 물품대금 등 명목으로 지급됐고, B씨 등은 지급된 CB 중 77억원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B씨 등에게는 관련 횡령·배임 혐의도 적용됐다. 아울러 증권사 팀장 E씨는 B씨 등이 무자본 M&A 범행을 저지를 무렵 실제로는 220억원만 융통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총수익스와프(TRS)를 활용한 자금 구조를 기획·설계해 증권사 자금 600억원이 집행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 관계자는 "자본시장질서 저해 사범들에게 경종을 울린 사안"이라며 "서울남부지검은 금융범죄중점수사청으로서 무자본 M&A 사범을 비롯한 자본시장 질서 저해 사범 및 비호하는 사법질서 침해 사범에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1-09-14 11:31:42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앞글자를 따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를 측정하고 또 지속가능경영을 의미하는 'ESG'가 대두됐지만, 여전히 법정으로 오는 재벌 총수들이 끊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 오너들의 사법리스크는 ESG 경영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에서 심리가 진행 중인 대기업 총수 일가의 사건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불법 승계 의혹' 사건을 시작으로 '20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를 받는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의 재판 등이 대표적이다. 자본시장법 위반이나 특정경제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인데 기업 경영과 직접 연관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용 재판... 전문위원 의견 핵심 이 부회장의 재판은 형사와 행정 소송 두 가지다. 형사재판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박정제·박사랑·권성수 부장판사) 심리로 7차 공판까지 진행됐다. 현재 프로젝트G 문건 작성에 참여한 의혹을 받는 증인신문이 진행중이다. 행정소송은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가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를 상대로 낸 2차 제재에 대한 시정 요구 취소 소송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유환우 부장판사)가 심리 중이다. 지난 2018년 11월 시작한 이래 2년 7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증선위는 삼성바이오가 분식회계를 했다고 결론 내리고 해임권고 등 처분을 내렸는데, 이에 대한 불복 소송이다. 이 소송에서 재판부는 지난 4월 전문심리위원으로 지정된 정재욱 대전대 회계학과 교수가 지난 17일 제출한 의견서를 검토 중이다. 400페이지 분량의 의견서에는 '분식회계가 맞다'는 내용이 주로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지난 주 열린 형사재판에서 이 의견서를 증거자료로 냈다. 검찰 측은 "중요한 쟁점이라 증거로 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 측이 이 의견서가 잘못됐다는 점을 어떻게 입증하는지가 형사재판과 행정소송의 핵심 쟁점이다. ■최신원 재판... 조대식과 병합 관심 SK그룹 창업주인 고(故) 최종건 선경그룹 회장의 차남 최 회장의 재판도 진행 중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유영근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기소된 최 회장 사건을 심리 중이다. 현재 6차 공판까지 진행됐다. 최 회장은 지난해 3월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개인 골프장 사업 추진과 가족·친인척 허위 급여, 호텔 빌라 거주비, 개인 유상증자 대금 납부, 부실 계열사 자금 지원 등을 명목으로 SK네트웍스·SKC·SK텔레시스 등 계열사 6곳에서 2235억원 상당을 횡령·배임했다고 보고 있다. 유사한 혐의로 SK 2인자 조대식 SK수펙스 의장도 재판에 넘겨졌다. SK텔레시스 유상증자에 SKC가 900억원가량을 투자하게 했다는 혐의다. 최 회장과 사건이 병합될지 관심이 쏠린다. 재판부는 조 의장 측 입장을 들어보고 병합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취지로 언급한 바 있다. ■구본상·박삼구·조현준·정몽진 재판도 그룹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1330억원대 조세를 포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구본상 LIG 회장과 그 동생 구본엽 사장의 재판도 진행 중이다. 이들은 지난 2015년 LIG 주식매매에 대한 세금을 피할 목적으로 1만481원이던 주식 평가액을 3846원으로 허위 평가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같은 해 6월 30일 LIG 주식을 매매하면서 허위 평가한 주당 금액 3846원으로 대금을 지급한 것처럼 꾸민 혐의도 있다. 이때 구 회장과 구 사장은 자신들의 계좌에서 양도인들의 계좌로 주식매매 대금을 보내 금융거래를 조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과 공정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박 전 회장은 이듬해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금호터미널 주식 전체를 금호기업에 2700억원에 저가 매각하며 그룹 내 지배력을 강화하며 아시아나항공이 손해를 입혔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외에도 총수익스와프(TRS) 거래로 본인이 대주주인 개인회사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GE)를 부당 지원한 혐의로 재판 중인 조현준 효성 회장과 대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본인이 차명으로 소유한 회사와 친족이 지분 100%를 보유한 KCC 납품업체 등 10개사 등을 누락한 혐의로 기소된 정몽진 KCC 회장의 재판도 진행 중이다. jihwan@fnnews.com 김지환 기자
2021-06-28 18:1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