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리스크'가 산업계 전반에 충격을 가져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근거한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할 계획이라고 한다. 현실화되면 IRA가 시행된 2022년 이후 대미국 투자를 크게 늘린 한국의 전기차·배터리 기업들은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된다. 그야말로 날벼락이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정권 인수팀은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 지급하는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보조금 폐지를 검토 중이다. 전기차 세액공제를 폐지해 트럼프 임기 초반에 필요한 수조달러의 감세재정을 확보한다는 것인데, 전기차 전환이 늦은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미국 완성차 업체에 시간 벌어주기와 일자리 지키기 등 여러 계산이 깔려 있다. IRA 세액공제 혜택을 보고 미국에 대규모 투자 중인 한국 기업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한국 배터리 3사는 수십조원을 투자해 미국 내 합작공장을 건설 중이거나 이미 가동 중이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 확장과 보조금 지원 혜택을 고려한 투자결정이었다. 배터리 3사는 캐즘(일시적 수요둔화) 여파에도 미국 정부의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로 올 3·4분기 적자를 간신히 면했다. AMPC와 보조금 지원이 폐지되면 우리 기업들이 받을 충격이 작지 않을 것이다. 공장 건설을 포함한 후속투자 계획과 전략을 전면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 대미 반도체 투자도 안갯속이다. 내년 1월 20일 트럼프 정부 출범과 동시에 칩스법(반도체지원법)이 사라질 가능성도 크다. "부자 회사들을 위해 10센트도 줄 필요가 없다"는 게 트럼프 당선인의 생각이다. 바이든 정부가 15일 서둘러 대만 TSMC에 반도체 직접지원금 66억달러를 확정지은 것도 트럼프의 칩스법 폐기를 염두에 둔 조치다. 현실화되면 한국 반도체 기업의 피해는 클 것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반도체 공장을 지으며 총 64억달러의 보조금을 약속받았다. 대미투자 세계 1위 국가가 한국이다. 미시간주 등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에 주로 공장을 짓고 일자리를 늘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런 IRA 효과가 사라지면 미국이 받을 경제적 손실이 1300억달러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한국 기업의 공을 트럼프 정부가 완전히 무시할 순 없을 것이다. 미국 전기차·배터리업계가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반대하는 이유도 같은 것이다. 트럼프 1기 정부에서 경험한 바, 자국기업 우선 정책이 어느 방향으로 튈지 예측할 수 없다. 불확실성만큼 한국 기업들이 떠안을 충격과 피해는 클 것이다. 현대차·기아는 미국 내 전기차 생산과 판매가 위축되고 배터리 3사는 수익성이 떨어질 것이다. 대미 반도체 투자의 불확실성도 더 커졌다. 우리로선 명백한 근거와 반박 논리를 갖고 철저히 대응하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최선의 대응이다. 트럼프 리스크를 기술과 품질, 가격 경쟁력을 높여가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을 장악한 중국 기업을 상대로 한 관세장벽이 한국 기업의 시간을 벌어줄 수 있을 것이다. 원자재·부품 등 공급망을 효율화하고, 미국 기업과 협력·합작 네트워크를 한층 강화할 기회다. 정부도 친한파 공화당 의원 등과 적극적 아웃리치(대외 접촉)는 물론 선제적 대응 카드를 갖고 백방으로 뛰어야 할 것이다.
2024-11-17 19:30:28[파이낸셜뉴스]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정부 2기 출범을 앞두고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에 지급할 반도체 지원금 66억달러(약 9조2000억원)를 확정했다. 백악관은 1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상무부가 TSMC의 자회사인 TSMC 애리조나에 상업 제조 시설을 위한 반도체법 보조금 프로그램의 자금 기회에 따라 최대 66억달러의 직접 자금을 수여했다"고 발표했다. 백악관은 또 직접 자금 지원 외에도, 반도체법에 따라 제공되는 750억달러 규모 대출 권한의 일부인 최대 50억달러 규모의 저리 대출도 TSMC 애리조나에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직접 자금 지원은 지난 4월 8일 발표된 예비 거래각서와 상무부의 실사 완료 후 이뤄졌다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또 이 지원은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650억달러 이상을 들여 첨단 공장 3곳을 짓겠다는 TSMC의 계획을 지원한다고 덧붙였다. TSMC는 지난 4월 미국 내 투자 규모를 650억달러로 확대하고, 2030년까지 애리조나주에 2나노 공정이 활용될 세 번째 팹(반도체 생산공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TSMC는 이미 피닉스에 팹 두 곳을 건설 중이었다. 이번 발표는 내년 1월 20일 예정된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을 두 달여 앞두고 나왔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그동안 바이든 정부의 반도체법을 비판해왔다. 그는 지난달 TSMC를 겨냥해 "반도체 기업은 매우 부유한 기업들"이라며 "우리 사업의 95%를 훔쳤고 지금 대만에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차기 반도체와 관련한 미국 정부 정책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TSMC는 내달 초 예정됐던 미국 공장 완공식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2024-11-15 21:05:46[파이낸셜뉴스] 중국의 지속적인 침공 위협을 받는 대만이 5일(현지시간) 미국 대선에서 대만 방위에 회의적인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하자 막대한 금액의 미국 무기를 구입할 계획이다. 관계자들은 대만 정부가 방위비 투자에 진지하다는 점을 보여주려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2기 출범하면 약 21조원 무기 구입 검토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 대만 정부 및 트럼프 1기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대만 정부는 내년 1월에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한 이후 새 트럼프 정부에 미국 군수기업 록히드마틴의 해군 함정, 노스롭그루먼의 'E-2D 호크아이' 구입을 요청할 계획이다. 대만은 이외에도 패트리어트 방공포대 및 ‘F-35’ 전폭기 구입도 희망한다고 알려졌다. 익명의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대만 정부가 트럼프 진영과 “비공식 논의”를 통해 대만 정부가 국방비 지출 의지를 보이기 위해 어떤 무기를 사야 할지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대만군이 갖고 싶었지만 얻을 수 없었던 많은 무기들이 논의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만 관계자는 이지스 레이더 체계 역시 물망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대만 국방안전연구원(INDSR)의 쑤쯔윈 연구원은 “구매 목록을 말한다면, 이번에는 F-35를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만 정부가 퇴역한 미국 타이콘데로가급 순양함이나 페리급 호위함을 요청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관계자들은 대만이 최대 60대의 F-35와 4대의 E-2D, 10척의 퇴역 군함 및 400기의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구입할 수 있다고 전했다. 쑤쯔윈은 해당 목록의 구매 금액이 약 150억달러(약 20조 8965억원)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익명의 트럼프 1기 관계자는 “대만은 자신들의 진지함을 보여줄 수 있는 구매 계획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만 측은 아마도 미국의 새로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명되면 그에게 매우 공격적인 미국산 무기 구매 계획을 제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성화에 또 구입, 불필요 지적도고립주의를 지향하며 유럽 및 한국 동맹에게 방위비를 더 내라고 요구했던 트럼프는 대만 방어에 대해서도 회의적이었다. 트럼프는 지난 7월 인터뷰에서 중국을 상대로 대만을 지킬 것이냐는 질문에 "대만은 우리에게 방어 비용을 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보험 회사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미국의 방위 서비스를 받기 위해 요금을 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지난달 대만의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를 언급하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TSMC 등 외국 반도체 기업의 미국 공장 신축에 보조금을 줬다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반도체 기업은 매우 부유한 기업들"이라면서 "그들은 우리 사업의 95%를 훔쳤고, 지금 대만에 있다"고 말했다. 현재 트럼프 진영에서 차기 국방장관 혹은 국가안보보좌관 1순위 후보로 꼽히는 엘브리지 콜비 전 국방부 부차관보 역시 트럼프의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그는 지난 9월 21일에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대만은 내년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지출을 2.5% 수준으로 줄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만을 신경쓰는 사람은 그들이 극적으로 더 써야 한다고 명확히 밝혀야 한다. 그들의 운명은 균형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1기 정부에서 미국 국방부 동아시아 방위담당 부차관보를 역임했던 하이노 클린크는 이미 대만이 트럼프 1기에서도 기록적으로 많은 미국 무기를 샀다고 지적했다. 당시 트럼프 정부는 F-16 전투기를 포함해 11차례의 거래로 210억달러(약 29조 2614억원) 상당의 무기를 대만에 팔았다. 바이든 정부가 승인한 무기 판매는 70억달러 규모였다. 클린크는 무기 구입이 의미가 있지만 탄약 조달 능력이나 지휘 통제 체계, 공중 및 미사일 방어, 국방 개혁같은 다른 중요한 분야가 있다고 강조했다. 클린크는 “대만이 F-35 구입을 요구하는 것은 작전상으로나 재정적으로나 크게 합리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11-11 09:36:56【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기업 대만 TSMC가 중국고객에게 7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의 최첨단 공정 기반 인공지능(AI) 칩을 공급하지 않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제 47대 미국 대통령 당선인 도널드 트럼프의 눈 밖에 나지 않기 위한 선제 대응으로 풀이된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TSMC는 자신들의 중국 고객들에게 첨단 AI칩을 공급할 경우 미국 정부의 승인 절차를 따를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TSMC의 이같은 행보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TSMC를 신뢰할 수 없고 비협조적이라는 대만 기업이라는 표적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운동 기간 TSMC를 콕 집어 대만이 미국 반도체 산업을 도둑질하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TSMC로 부터 AI칩을 공급받고 있는 중국의 바이두와 같은 중국 기술 대기업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두의 경우 자체 개발칩 '쿤룬'(Kunlun)을 통해 인프라부터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AI 스택(Stack)을 구축중이다. 그런데 쿤룬 II 칩은 TSMC 7나노미터 공정에서 공급받는다. TSMC의 발표에 따르면 바이두는 쿤룬II 칩을 공급받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또 홍콩에 상장된 호라이즌 로보틱스와 블랙 세서미 인터내셔널 홀딩스 등 AI 칩을 설계하는 중국의 팹리스(Fabless·설계중심) 스타트업들도 차질이 예상된다. 이 두회사는 자신들의 최신 AI칩이 TSMC의 7나노미터 공정에 의해 만들어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TSMC의 한 관계자는 "우리의 조치는 트럼프 당선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쇼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미국과 동행하는 기업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트럼프 2기 정부가 견고하고 체계적인 규제를 마련하기 전에 TSMC가 미리 준비를 하는 것 같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 TSMC는 법을 준수하는 기업이며 수출 통제를 포함한 모든 관련 규칙과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TSMC의 대중국 최첨단 AI칩 공급중단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시행되는지는 현재 불분명한 상태다. 미국과 대만 반도체 업계는 TSMC의 이같은 움직임이 TSMC의 매출이나 순익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TSMC의 지난달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29.2% 증가한 3140억 대만달러(98억 달러)다. 한편, 현재 TSMC는 바이든 정부의 반도체법(칩스액트)에 따라 지원받기로 한 애리조나주 반도체 공장 설립 보조금 66억 달러와 저리 대출 50억 달러 협상 속도를 올리고 있다. 일부 미 언론은 TSMC가 바이든의 미 상무부와 계약 협상을 마무리했다고 전했지만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하면 이를 뒤집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4-11-09 08:27:24'미국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전방위적 관세인상을 예고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재선에 성공하면서 한국과 중국, 일본을 비롯한 주요 수출국가들이 긴장하고 있다. 각국 대표들은 일단 트럼프와 만나겠다고 밝혔지만 다가오는 위기를 피하기 위한 해법 마련이 절실해졌다. ■관세 17% 가능…각국 정상들, 트럼프와 서둘러 통화 앞서 트럼프는 해외 기업들이 미국에서 생산해야 한다며 국적을 불문하고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관세를 추가한다고 예고했다. 그는 특히 중국산 수입품에는 60% 관세를 추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만약 트럼프가 중국산에 60%, 다른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추가할 경우 17%까지 오를 전망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세계인구리뷰(WPR)에 따르면 미국이 지난해 서비스를 제외한 상품을 거래하면서 가장 큰 적자를 본 국가는 중국(2794억2400만달러·약 390조원)이었다. 중국 외에도 베트남(3위), 일본(5위), 한국(8위), 대만(9위) 같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 역시 미국에 막대한 무역적자를 안겼다. 이미 트럼프 1기 정부에서 미국과 무역전쟁을 치렀던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은 7일 트럼프에게 축전을 보내 대선 승리를 축하했다. 그는 "역사는 우리에게 양국이 '협력하면 모두에게 이롭고, 싸우면 모두 다친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며 "올바른 공존의 길을 걷자"고 강조했다. 중국의 국회 역할을 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산하 상무위원회는 4~8일에 걸쳐 12차 회의를 시작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회의 폐막일인 8일에 트럼프의 무역전쟁에 따른 수출 위축에 대비하여 내수자극을 위한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놓는다고 전망했다. 미국에 막대한 양의 자동차를 수출하는 일본 역시 트럼프의 관세위협에 긴장하고 있다. 트럼프는 앞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일본의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7일 기자들을 만나 이날 트럼프와 전화 통화에서 "조기에 만날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 또한 7일 트럼프와 전화 통화를 마쳤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윤 대통령과 트럼프가 "이른 시일 내에 날짜와 장소를 정해 회동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실제 위협 파악단계, 속단하기 일러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를 보유한 대만도 걱정이다. 트럼프는 지난달 미국의 조 바이든 정부가 TSMC 등 외국 반도체 기업의 미국 공장 신축에 보조금을 줬다고 비난했다. 그는 "반도체 기업은 매우 부유한 기업들"이라면서 "그들은 우리 사업의 95%를 훔쳤고, 지금 대만에 있다"고 말했다. 류징칭 대만 국가발전위원회(NDC) 주임위원(장관급)은 5일 입법원(국회)에서 트럼프의 반도체 규제 가능성에 대해 "대만 기업이 미국 업체의 주문자위탁생산(ODM) 서비스를 주로 제공하므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대로 중국산 제품에 막대한 관세가 붙으면 대만 기업이 유리하다고 밝혔다. 베트남의 경우 지난해 미국 바이든 정부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수립했지만 트럼프의 등장으로 긴장할 수밖에 없다. 미국 컨설팅업체 유라시아 그룹의 피터 뭄포드 동남아시아 대표는 6일 파이낸셜타임스(FT)를 통해 트럼프 2기 정부에서 "베트남의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매우 큰 것이 명백한 표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이웃한 멕시코와 캐나다도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 트럼프는 1기 정부 당시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가 참여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이 불공평하다며 이를 대체할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맺었다. 트럼프는 지난달 선거 유세에서 첫 기한이 돌아오는 2026년에 재협상을 시작한다고 예고했다. 선거 유세에서 중국 등 해외 기업이 멕시코에서 물건을 만들어 USMCA를 통해 관세 혜택을 누린다고 주장한 트럼프는 이번 재협상에서 우회시장 접근을 막는 조항을 추가할 가능성이 높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11-07 18:33:48[파이낸셜뉴스]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6일(현지시간) 일제히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예상을 깨고 전날 대통령 선거에서 경합주 7개 주를 모두 석권하며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한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의 감세가 기업 실적에 보탬이 될 것이란 기대와 함께 대선 승자가 조기에 확정되면서 불확실성이 사라짐에 따라 증시가 큰 폭으로 뛰었다. 미 47대 대통령에 당선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규제 완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란 전망으로 이날 은행들과 석유업체들, 또 미 반도체 보호주의의 혜택을 볼 것이란 기대감 속에 반도체 종목들이 두드러진 상승세를 탔다. 테슬라는 15% 폭등했고, 트럼프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모기업인 트럼프미디어는 6% 급등했다. 사상 최고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사상 최고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다우존스산업평균은 2022년 11월 이후 2년 만에 최고의 하루를 보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사상 최초로 5900을 돌파했다. 다우는 전일비 1508.05 p(3.57%) 폭등한 4만3729.93, S&P500은 146.28 p(2.53%) 급등한 5929.04로 치솟았다. 나스닥은 544.29 p(2.95%) 폭등한 1만8983.47로 마감해 1만9000 코 앞까지 갔다. 중소형주 2000개로 구성된 러셀2000은 132.08 p(5.84%) 폭등해 2392.92로 마감했다. ‘월가 공포지수’는 폭락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4.22 p(20.60%) 폭락해 16.27로 추락했다. 은행·반도체 이날 두드러진 강세를 보인 업종은 금융 업종이었다. 은행들이 규제 완화에 힘입어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이란 전망 속에 폭등하며 사상 최고 기록들을 갈아치웠다. 미 서부 최대 은행 웰스파고는 8.40달러(13.11%) 폭등한 72.47달러, 월스트리트 터줏대감인 골드만삭스는 69.02달러(13.10%) 폭등한 595.98달러로 치솟았다. 모건스탠리는 13.68달러(11.61%) 폭등한 131.49달러, 미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는 25.57달러(11.54%) 폭등한 247.06달러로 마감했다. JP모건은 이날 사상 최고 주가 기록을 경신했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투자은행들을 옥죄고 있는 금융규제가 느슨해질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다. 반도체 종목들도 강세였다. 대장주인 엔비디아가 5.70달러(4.07%) 급등한 145.61달러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엔비디아에 인공지능(AI) 반도체용 HBM(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는 마이크론은 6.34달러(6.01%) 폭등한 111.83달러로 치솟았다. 인텔도 1.73달러(7.42%) 폭등한 25.05달러, 브로드컴은 5.65달러(3.25%) 급등한 179.55달러로 올라섰다. 트럼프가 외국 반도체를 규제하는 대신 미국 내 생산을 더 강하게 밀어붙일 것이란 전망이 반도체 강세로 이어졌다. 세계 파운드리 1위 대만 TSMC는 미 증권예탁원증서(ADR)가 2.54달러(1.30%) 하락한 193.22달러로 마감했다. 테슬라, 15% 폭등 테슬라는 15% 폭등했다.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한자리 차지하면서 테슬라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란 기대가 작용했다. 테슬라는 37.09달러(14.75%) 폭등한 288.53달러로 뛰어올랐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트럼프 정책이 추진되면 전기차 보조금이 사라져 테슬라에도 역풍이 불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테슬라가 규모의 경제를 통해 경제성을 갖췄다는 점에서 앞으로 이를 발판 삼아 미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것으로 낙관했다. 아울러 트럼프의 규제 완화로 테슬라 자율주행택시 출하 시점이 머스크의 계획보다 1년 빠른 2026년에 가능할 수 있다는 점도 호재로 지목됐다. 트럼프미디어도 2.02달러(5.94%) 급등한 35.96달러로 마감했다. 트럼프미디어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정견이나 정책 발표를 담당할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될 것이란 기대가 높다. 트럼프미디어가 부상하면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는 경쟁사 메타플랫폼스는 0.38달러(0.07%) 밀린 572.05달러로 약보합 마감했다. 다만 메타 역시 트럼프 규제 완화로 AI 등에서 호재가 예상되면서 낙폭이 크지는 않았다. 국제 유가, 엿새 만에 하락 국제 유가는 6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트럼프 당선으로 달러 가치가 급격히 뛴 것이 유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국제 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1월 물이 전일비 0.61달러(0.81%) 하락한 배럴당 74.92달러로 마감했다. 미국 유가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2월 인도분이 0.30달러(0.42%) 내린 배럴당 71.69달러로 장을 마쳤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11-07 06:58:50국내 첨단기업들이 경직된 근로시간에 발목이 잡혀 해외 경쟁사에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대만 등 경쟁국에선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기술개발에 매달리고 있는데 우리는 까다로운 노동규제로 집중과 선택이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는 지금 인공지능(AI), 반도체 무한 경쟁에 돌입했다. 기술패권 시대 승자독식의 첨예한 전쟁에서 한국 기업들이 낡은 제도에 묶여 뛰지 못한다면 치명적인 국가적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정부와 정치권은 경각심을 갖고 융통성 없는 제도를 서둘러 손질해야 한다. 세계 파운드리 1위 업체인 대만 TSMC 연구개발(R&D)센터가 주 7일, 하루 24시간 내내 불을 밝힐 수 있는 것은 유연한 근무제도 덕분이다. 대만은 주 40시간제를 채택했지만 노사가 합의하면 하루 근무를 12시간까지 늘릴 수 있다. 새벽에 출근해 다음 날 아침 퇴근하고 오후에 다시 회사로 나오는 연구원도 많다고 한다. 자유로운 밤샘근무, 중단 없는 연구가 쌓여 기술은 차곡차곡 축적될 것이다. 미국 빅테크 기업도 마찬가지다. AI 시대 최대 수혜기업인 미국 엔비디아 직원들은 주 7일 새벽까지 일하고 수시로 초과근무를 한다. 엔비디아의 고강도 근로문화는 유명하다. 엔비디아 전직 직원에 따르면 30인 이상 회의가 하루 최대 10회씩 열린다. 그런데도 이직률은 2%대(2023년 기준)에 불과하다. 업계 평균 17%보다 훨씬 낮다. 고강도 업무에도 직원들이 엔비디아를 떠나지 않는 것은 파격적인 보상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천이 엔비디아 직원들을 '황금수갑(높은 인센티브)'을 차고 주 7일 근무하는 사람들이라고 표현한 것도 이런 배경이다. 애플은 아이폰 개발팀을 격년 주기로 돌리며 제품을 개발한다. 1년6개월은 고강도로, 시제품을 검증하는 6개월은 여유 있게 근무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필요에 따라 몰아서 연구하고 바쁜 시즌이 지나면 미뤘던 휴식시간을 스스로 챙길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자유로운 근무와 파격적인 보상이 개발 의지를 북돋우고 결국 획기적인 성과를 끌어낸다.한국 기업의 경우 업종에 상관없이 강제된 주 52시간제의 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일분일초가 급한 반도체 기업 연구원들이 한창 개발 테스트를 하다가 규제시간에 걸려 실험실을 나와야 하는 게 우리 현실이다. 경쟁사는 한밤에도 뛰고 있는데 우리만 강제로 불 끄고 잠을 자야 하는 것이다. 이러고 기술경쟁이 가능하겠나. 차세대 반도체 기술수준 격차가 선두 국가와 갈수록 벌어지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본다. 고소득자·테크기업 종사자·연구개발자 등을 대상으로 노동규제 예외 적용을 두고 있는 해외 사례를 본받을 필요가 있다. 미국의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일본의 '고도 프로페셔널'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업무 고유의 특성을 살려 유연한 근무가 가능하도록 법과 제도를 시급히 손봐야 한다. 이대로는 해외 경쟁사를 결단코 이길 수 없다.
2024-11-04 18:47:04"삼성전자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도입에 있어 더욱 현실적이 돼야 할 때입니다." 반도체 업계 한 임원은 "삼성전자가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 있어 리더십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자체적인 노력도 중요하지만 협력사들과의 관계도 다시 들여다봐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삼성전자 위기설이 나온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에 있어 전 세계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했다. 하지만 인공지능(AI) 시대가 열리면서 전혀 다른 양상이 벌어진다. AI 반도체에 필수로 쓰이는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는 SK하이닉스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이뿐 아니다. 삼성전자는 오랜 기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계 2위로 부동의 1위인 대만 TSMC의 유일한 대항마로 불렸다. 하지만 최근 3㎚ 이하 공정에서 TSMC에 밀리며 점유율 격차가 벌어진다. 현재 주력인 메모리반도체에서 리더십을 잃고, 차기 먹거리인 파운드리마저 경쟁력이 떨어지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이런 상황에서 필자는 주성엔지니어링과 한미반도체를 떠올려 본다. 이들 모두 반도체 장비기업으로 전자는 전공정, 후자는 후공정 장비에 주력한다. 공통적으로 과거 삼성전자와 거래했으나 현재는 협력 관계가 없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여러 설이 있지만, 석연치 않은 이유로 삼성전자와의 협력이 단절됐다. 한미반도체는 삼성전자 자회사 세메스와 특허소송을 치른 적이 있다. 이런 이유로 현재 삼성전자와 거래하지 않지만 반대로 SK하이닉스와는 활발히 협력한다. 공교롭게도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전 세계 1위 자리를 꿰찼다. 그리고 여기엔 한미반도체 'TC본더'가 어느 정도 역할을 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HBM을 만들기 위해 D램을 여러 층 쌓아 올려야 하는데 이를 위해 적당한 열을 가해 정밀하게 붙이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 역할을 하는 장비가 바로 TC본더다. SK하이닉스는 현재까지 HBM 생산에 필요한 TC본더를 전량 한미반도체로부터 도입한다. 미국 마이크론 역시 최근 한미반도체와 거래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가 일본 업체 등에서 TC본더를 들여오는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업계 최초로 원자층증착장비(ALD)를 선보인 뒤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외 유수 업체에 공급 중이다. 이 장비는 반도체 원판(웨이퍼) 위에 필요한 물질을 균일하게 입히는 기능을 한다. '흑묘백묘'라는 말이 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말이다. 삼성전자가 지금과 같은 비상상황에서 혹여 과거에 집착해 현재와 미래를 포기하는 일은 없는지 세심하게 들여다봐야 할 때가 아닐까.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2024-11-04 18:46:48중국 기업들의 한국 인재 모시기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로도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이 위기탈출을 위해 고부가가치 메모리 반도체 살리기에 집중하면서 파운드리 투자 축소 방침을 밝히자 중국 업체들이 동요하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인력 영입에 나선 것이다. 중국 기업들은 두둑한 조건을 무기로 K파운드리 인재를 흡수해 미국의 제재로 답보 상태에 빠진 자국 파운드리 강화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지난해 초과이익성과급(OPI)과 지난해 하반기 목표달성장려금(TAI) 지급률이 연이어 0%를 기록하며 저하된 사기가 '약한 고리'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中 표적 된 삼성 파운드리맨4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반도체 업체와 헤드헌팅 계약을 한 업체들의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파운드리사업부 인재 확보 시도가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 소속 직원 A씨는 "올해 들어 경력 10~15년의 허리연차 직원들에게 중국 업체들의 헤드헌팅 문의가 부쩍 많아졌다"면서 "개인적 접촉 외에도 대형 채용포털에서도 공개적으로 '중국 현지에서 근무할 시스템반도체 전문가를 찾는다' '중국 현지에서 근무할 파운드리 공정 경험자를 찾는다'는 공고가 증가하는 등 기존 D램과 낸드플래시, 장비 유지·보수 인력 확보에 혈안이었던 것과는 다르게 최근에는 비메모리 전문가 구인이 두드러지게 늘었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국 현지 근무와 허술한 노동법으로 인해 만연한 주 6일제 등 고민해 볼 부분도 있지만, 삼성전자의 최대 성과급(연봉의 절반 수준)이 나올 때보다도 2~3배 더 많은 대우와 국제학교 학비 전액 지원 등 중국 업체가 내세우는 조건이 좋다"면서 "최근 회사가 파운드리사업에 힘을 빼면서 미래가 불투명해진 직원들에겐 충분히 솔깃한 조건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파운드리 분사는 없다"고 못을 박았지만, DS부문 내에서 파운드리 분사 태스크포스(TF) 설치설을 비롯해 사업 철수설, 메모리와 비메모리(파운드리·시스템LSI) 성과급 분리설 등 다양한 설이 돌면서 해당 사업부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와 관련된 설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美 제재 강화에 K파운드리 영입 늘것"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규제 정책이 강화되면서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도 반도체 기술력 제고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중국의 스마트폰 시장 장악력 확대와 인공지능(AI) 굴기를 위해서는 탄탄한 파운드리 역량이 필수적이다. 중국의 대표 전자기업인 화웨이는 자체 개발 AI칩 '어센드 910C'를 비롯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칩을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없이 선단공정으로 생산할 뜻을 내비치면서 파운드리 우수인재에 대한 갈증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전자업계의 칩 생산이 중국 최대 파운드리사인 중신궈지(SMIC)로 몰리면서 중국 파운드리의 글로벌 점유율과 기술발전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 1·4분기 SMIC의 글로벌 점유율은 6%로 미국 AMD의 자회사인 글로벌파운드리와 대만의 UMC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기술적인 면에서도 단기간 빠르게 성장했다. 앞서 SMIC는 TSMC 출신이자 삼성 파운드리의 '개국공신'인 양몽송을 지난 2017년 파격 영입했다. 현재 양씨는 공동 최고경영자(CEO)로 연구개발과 사업을 총괄 중이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2024-11-04 18:28:36#OBJECT0# #OBJECT1#[파이낸셜뉴스]중국 기업들의 한국 인재 모시기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로도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이 위기 탈출을 위해 고부가 메모리 반도체 살리기에 집중하면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투자 축소 방침을 밝히자 중국 업체들이 동요하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인력 영입에 나선 것이다. 중국 기업들은 두둑한 조건을 무기로 K-파운드리 인재를 흡수해 미국의 제재로 답보 상태에 빠진 자국 파운드리 강화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지난해 초과이익성과급(OPI)과 지난해 하반기 목표달성장려금(TAI) 지급률이 연이어 0%를 기록하며 저하된 사기가 '약한 고리'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힘 빠지는 삼성 파운드리맨...中 표적된다 4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반도체 업체와 헤드헌팅 계약을 맺은 업체들의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 인재 확보 시도가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 소속 직원 A씨는 "올해 들어 경력 10~15년의 허리 연차 직원들에게 중국 업체들의 헤드헌팅 문의가 부쩍 많아졌다"면서 "개인적인 접촉 외에도 대형 채용 포털에서도 공개적으로 '중국 현지에서 근무할 시스템반도체 전문가를 찾는다', '중국 현지에서 근무할 파운드리 공정 경험자를 찾는다'는 공고가 증가하는 등 기존 D램과 낸드플래시, 장비 유지·보수 인력 확보에 혈안이었던 것과는 다르게 최근에는 비메모리 전문가 구인이 두드러지게 늘었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국 현지 근무와 허술한 노동법으로 인해 만연한 주 6일제 등 고민해 볼 부분도 있지만, 삼성전자의 최대 성과급(연봉의 절반 수준)이 나올 때보다도 2~3배 더 많은 대우와 국제학교 학비 전액 지원 등 중국 업체가 내세우는 조건이 좋다"면서 "최근 회사가 파운드리사업에 힘을 빼면서 미래가 불투명해진 직원들에겐 충분히 솔깃한 조건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파운드리 분사는 없다"라고 못을 박았지만, DS부문 내에서 파운드리 분사 태스크포스(TF) 설치설을 비롯해 사업 철수설, 메모리와 비메모리(파운드리·시스템LSI) 성과급 분리설 등 다양한 설이 돌면서 해당 사업부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와 관련된 설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제재 강화 기조...中기업, K파운드리 영입시도 늘 것"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 정책이 강화되면서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도 반도체 기술력 제고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중국의 스마트폰 시장 장악력 확대와 인공지능(AI) 굴기를 위해서는 탄탄한 파운드리 역량이 필수적이다. 중국의 대표 전자기업인 화웨이는자체 개발 AI칩 '어센드 910C'를 비롯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칩을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없이 선단공정으로 생산할 뜻을 내비치면서 파운드리 우수 인재에 대한 갈증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전자업계의 칩 생산이 중국 최대 파운드리사인 중신궈지(SMIC)로 몰리면서 중국 파운드리의 글로벌 점유율과 기술 발전은 확대되고 있다. 지난 1·4분기 SMIC의 글로벌 점유율은 6%로 미국 AMD의 자회사인 글로벌파운드리와 대만의 UMC를 처음으로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기술적인 면에서도 단기간 빠르게 성장했다. 앞서 SMIC는 TSMC 출신이자 삼성 파운드리의 '개국 공신'인 양몽송을 지난 2017년 파격 영입했다. 현재 양씨는 공동 최고경영자(CEO)로 연구·개발(R&D)과 사업을 총괄 중이다. 양 CEO 취임 이후 28나노미터(㎚=10억분의 1m) 제품도 지지부진했던 SMIC는 단숨에 14나노 생산에 이어 지난해 7나노급 제품 생산까지 성공했다. 현재 SMIC는 5나노 개발에 이어 3나노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2위 삼성 파운드리를 추격 중이다. 업계에서는 업계 1위인 대만의 TSMC 인재 영입에 있어 '양안 관계'를 비롯한 다양한 걸림돌이 있어 난항을 겪자, 삼성 파운드리로 중국 업체들이 눈을 돌리고 향후 D램·낸드플래시 인재와 같이 적극적으로 영입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 대선 결과와 상관 없이 대중국 제재는 전방위적으로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국 기업들의 인력 빼가기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라면서 "중국 기업이 금전적 지원 등을 무기로 내세울 수 있으나 반간첩법과 후진적인 노동법 등을 고려해 신중한 선택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2024-11-04 16: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