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세포 삼투압을 조절하는 단백질이 암과 노화 억제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단백질은 유전체(DNA)의 이상 구조를 제거해 유전체의 안정성을 유지 시켜준다. 이 발견으로 암이나 노화 현상을 해결할 치료제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연구진은 전망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권혁무·이자일·명경재 교수팀이 '톤이비피(TonEBP)' 단백질이 R-루프 제거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22일 밝혔다. R-루프는 DNA로부터 RNA가 합성되는 전사(Transcription)과정에서 DNA 이중나선 구조가 일시적으로 벌어지면서 생기는 고리모양 구조체다. R-루프가 제때 없어지지 않고 축적되면 DNA 복제에 이상이 생기고 암이나 노화 현상이 촉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TonEBP 단백질은 R-루프를 인지한 후, RNA 제거 효소를 R-루프 쪽으로 끌어오는 과정을 활성화한다. R-루프는 벌어진 한 쌍의 DNA 가닥 중 한 가닥 위에 전사를 통해 합성된 RNA가 붙여진 구조다. 따라서 이 RNA 가닥이 제거되면, DNA 가닥이 평상시의 안정한 이중나선 구조(실 두 개가 꼬여 있는 형태)로 봉합된다. 세포를 관찰하던 연구진은 R-루프가 생성된 곳에 TonEBP 단백질이 공존한다는 것을 발견하고 상관관계를 살피는 연구를 시작했다. TonEBP 단백질은 세포의 삼투압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이지만, 최근 이 단백질 이상이 당뇨성 신장병이나 간암, 면역 대사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도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TonEBP 단백질이 RNA 제거를 촉진하는 구체적 과정을 밝혀냈다. 먼저 TonEBP 단백질은 DNA에 형성된 R-루프를 인식해 찾는다. 그리고 RNA의 메틸화를 돕는 'METTL3' 효소와 결합해 메틸화 반응을 촉진시킨다. RNA의 특정 부위에 메틸 작용기가 붙는 과정인 메틸화 반응은 RNA 제거 효소를 R-루프로 유인한다. 연구진은 TonEBP 단백질이 R-루프를 찾아가는 방식도 밝혔다. TonEBP 단백질은 R-루프에 바로 결합하거나 DNA 가닥 위를 타고 이동하다가 30억 개의 염기쌍으로 구성된 사람의 DNA에서 R-루프를 빠르게 발견한다. 이 분석을 위해 DNA 위를 이동하는 단백질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특수기법이 사용됐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인 '뉴클레익 에시즈 리서치' 11일자에 온라인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0-12-22 14:26:07【울산=최수상 기자】 우리 몸속에서 지방 축적을 촉진하는 단백질의 작동 원리가 규명됐다. 이 단백질을 조절하면 지방의 축적을 막을 수도 있어 비만, 당뇨 등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대사질환 치료에 새 길이 열릴 전망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생명과학부 권혁무 교수팀이 ‘톤이비피(TonEBP)’ 단백질이 ‘백색 지방세포’의 에너지 소비와 지방 분해를 감소시켜 비만과 당뇨병을 촉진한다는 것을 발견하고 그 원리를 규명했다고 12일 밝혔다. 함께 진행된 동물실험에서는 톤이비피 단백질을 조절해 에너지 소비와 지방 분해를 촉진할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비만을 막고 인슐린 저항성을 감소시킬 수 있는 새로운 대사질환 치료법 개발에 청신호가 켜진 것이다. 톤이비피 단백질(TonEBP, Tonicity-responsive enhancer binding protein 또는 NFAT5)은 고장성 스트레스(hypertonic stress)에서 신장 세포를 보호하는 기능을 가지는 단백질로, 권혁무 교수가 1999년 존스홉킨스 의대에서 처음 발견했다. 최근 연구결과는 톤이비피 단백질이 염증 반응을 증가시켜 류마티스 관절염, 당뇨병성 신장질환의 발병을 촉진하며, 간암의 발병에도 관여하는 것을 밝혔다. 권혁무, 최수연 교수(공동교신저자) 연구팀은 체질량 지수(BMI)가 높은 사람일수록 지방 세포 내에 톤이비피 단백질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연구를 시작했다. 실제 실험결과, 톤이비피 단백질을 감소시킨 실험쥐는 에너지 소비가 활성화돼 지방세포의 크기가 감소했고, 지방간 · 인슐린 저항성 · 내당능 장애 등 대사질환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제1저자인 이환희 박사는 “톤이비피 단백질의 생성을 억제하자 실험쥐의 열 생산 단백질이 증가하면서 에너지 소비가 늘어났다”며 “지방을 축적하는 백색 지방세포에서 에너지를 소비하는 갈색 지방세포의 특징이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톤이비피 단백질이 백색 지방세포 내에서 ‘베타3 아드레너직 수용체(β3 adrenergic receptor)’의 발현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이 수용체는 백색 지방세포 내에서 갈색 지방세포의 역할을 하는 ‘베이지 지방세포’를 활성화한다. 베이지 지방세포는 백색 지방세포 조직 내부에서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키는데, 톤이비피 단백질을 줄이면 그 활성도가 높아진다. 권혁무 교수는 “톤이비피 단백질의 작동원리를 이용하면 백색 지방세포가 갈색 지방세포의 기능을 갖게 만들 수 있다는 중요한 과학적 지식을 발견한 연구”라며 “비만, 당뇨병 등 대사질환을 치료할 약물을 개발하는데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8월 6일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 수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선도연구센터사업과 개인연구사업(전략과제, 기본연구)등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19-08-12 10:41:05우리 몸속에서 지방 축적을 촉진하는 단백질의 작동 원리가 국내 연구진들에 의해 밝혀졌다. 이 단백질을 조절하면 지방의 축적을 막을 수도 있어 비만, 당뇨 등 현대인 건강을 위협하는 대사질환 치료에 새 길이 열릴 전망이다. UNIST 생명과학부 권혁무 교수팀은 신장 세포를 보호하는 기능을 가진 '톤이비피(TonEBP)' 단백질이 '백색 지방세포'의 에너지 소비와 지방 분해를 감소시켜 비만과 당뇨병을 촉진한다는 것을 발견하고 그 원리를 밝혀냈다. 함께 진행된 동물실험에서는 톤이비피 단백질을 조절해 에너지 소비와 지방 분해를 촉진할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비만을 막고 인슐린 저항성을 감소시킬 수 있는 새로운 대사질환 치료법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다. 권혁무, 최수연 교수(공동교신저자) 연구팀은 체질량 지수(BMI)가 높은 사람일수록 지방 세포 내에 톤이비피 단백질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연구를 시작했다. 실제 실험결과, 톤이비피 단백질을 감소시킨 실험쥐는 에너지 소비가 활성화돼 지방세포의 크기가 감소했고, 지방간·인슐린 저항성·내당능 장애 등 대사질환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제1저자인 이환희 박사는 "톤이비피 단백질의 생성을 억제하자 실험쥐의 열 생산 단백질이 증가하면서 에너지 소비가 늘어났다"며 "지방을 축적하는 백색 지방세포에서 에너지를 소비하는 갈색 지방세포의 특징이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톤이비피 단백질이 백색 지방세포 내에서 '베타3 아드레너직 수용체(β3 adrenergic receptor)'의 발현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이 수용체는 백색 지방세포 내에서 갈색 지방세포의 역할을 하는 '베이지 지방세포'를 활성화한다. 베이지 지방세포는 백색 지방세포 조직 내부에서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키는데, 톤이비피 단백질을 줄이면 그 활성도가 높아진다. 권혁무 교수는 "톤이비피 단백질의 작동원리를 이용하면 백색 지방세포가 갈색 지방세포의 기능을 갖게 만들 수 있다는 중요한 과학적 지식을 발견한 연구"라며 "비만, 당뇨병 등 대사질환을 치료할 약물을 개발하는데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6일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 수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선도연구센터사업과 개인연구사업등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19-08-10 12:48:33유니스트(UNIST)와 울산대학교병원의 공동연구팀이 간암 발생을 촉진하는 주요 유전자를 발견해 치료제 개발에 청신호를 켰다. 18일 UNIST에 따르면 생명과학부 권혁무 교수팀과 울산대병원 소화기내과 박능화 교수팀이 공동연구를 통해 '톤이비피(TonEBP)'라는 유전자가 간암 발생과 재발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영국학술지 소화관(Gut)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동물 실험뿐만 아니라 울산대병원 간암 환자 296명의 간 시료를 분석한 결과까지 더해져 의미가 크다. 연구에서는 간암 환자의 92.6%에서 암세포가 주변 세포보다 톤이비피가 더 많이 발현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암이나 주변 조직의 톤이비피 발현 수치가 높으면 나중에 간암 재발이나 전이, 사망률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발병 원인이 B형 바이러스나 C형 바이러스나, 술, 지방간 등으로 다양해도 간암 발생 원리는 동일하다는 게 밝혀졌다. 권 교수는 "지금까지 간암은 발병 원인이 사람마다 달라 치료제 만들기가 어렵다고 알려졌다"며 "이번 연구로 간암 발병 경로가 동일하다는 게 밝혀지면서 간암 치료의 큰 줄기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톤이비피 유전자가 간암 재발과 항암제 저항성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구체적으로 파악 중"이라며 "이 연구가 성공하면 간암 치료에 획기적인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톤이비피는 권 교수가 1999년 존스홉킨스 의대에서 처음 발견한 유전자다. 당시 신장생리학을 연구하던 권 교수는 톤이비피가 신장에서 소변량을 정밀하게 조절하고, 바이러스나 박테리아에 감염됐을 때 염증을 유발해 감염을 퇴치하는 데 기여한다는 걸 밝혀냈다. 이번 연구에서는 신장이 아닌 간에서 톤이비피 유전자의 영향을 밝혀낸 것이다. 장기는 다르지만 ‘염증’이 관여한다는 공통점에서 출발해 7년 만에 맺은 결실이다. 권 교수는 “2011년 UNIST에 부임하면서 본격적으로 톤이비피와 염증질환의 관계를 쫓기 시작했다"며 "2012년 2학기에 학부생 3학년이던 이준호 연구원이 ‘염증이 간암에 영향을 준다’는 자료를 찾아오면서 톤이비피와 간암의 관계도 살피게 됐다"고 연구의 시작을 설명했다. 논문 제1 저자인 이준호 UNIST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톤이비피 유전자가 간암과도 상관있을까'라는 질문에 9개월이 걸리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용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톤이비피 발현량을 다르게 하고, 간암을 일으켰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톤이비피 발현이 적을수록 암 숫자가 적고 암세포 크기도 작았다. 톤이비피가 간암에 영향을 준다는 단서였다. 권 교수는 울산대병원 간암 환자 데이터로 검증작업도 했다. 울산대병원 박능화 교수가 수술하고 떼어낸 간암 시료 296개의 발병 원인과 수술 후 재발, 전이, 사망까지 정리된 자료로 검증했다. 이 작업으로도 톤이비피가 간암을 발생시키는 다양한 단계(세포 손상, 산화 스트레스, 염증) 등에 모두 관여한다는 게 밝혀다. 또 90% 이상의 환자는 간암 발병 원인(B형 바이러스, C형 바이러스, 지방간 등)에 관계없이 톤이비피 발현이 늘면 종양이 악화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18-04-18 10:39:39【울산=최수상 기자】 UNIST는 생명과학부의 권혁무 교수팀이 당뇨병 때문에 신장이 손상되는 ‘당뇨병성 신증’의 원인 유전자를 찾고, 발병원리를 규명했다고 1일 밝혔다. UNIST는 이번 연구결과를 활용해 당뇨병 초기에 신장질환을 예측할 수 있고,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신약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UNIST에 따르면 현재 한국의 당뇨병 환자는 500만 명에 이르며 그 숫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추세다. 성인의 13.7%, 65세 이상 노인의 30.4%를 차지하고 어른 10명 당 1명이, 노인 3명 당 1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다. 특히 당뇨병성 신증은 당뇨병이 10년 이상 진행되면서 나타난다. 당뇨병 환자 셋 중 하나(30.3%)는 이 질환에 걸린다. 특히 말기신부전증의 가장 큰 원인(50.2%)이 당뇨병성 신증일 정도로 위험하지만 적절한 예방법도 없는 상황이다. 권혁무 교수는 “말기신부전증 환자는 투석이나 신장이식을 받지 않으면 생명을 유지하지 못하는 위중한 상태인데, 현재 한국에는 10만 명이 앓고 있다”며 “문제는 말기신부전증의 주요 원인인 당뇨병성 신증의 치료제가 없고, 당뇨병 발병 초기에 예측도 불가능하다는 점이다”라고 연구 배경을 소개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고혈당이 대식세포의 염증반응을 유도해 신장을 손상시키는 전반적인 과정에 ‘톤이비피(TonEBP)’라는 유전자가 관여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당뇨병에 걸린 실험쥐에서 톤이비피 유전자를 제거하자 신장질환이 나타나지 않았던 것이다. 권혁무 교수는 “원래 박테리아나 바이러스가 몸에 침입하면 대식세포 내에서 톤이비피 단백질이 늘어나면서 염증반응이 일어난다”며 “이번 연구는 당뇨병 환자의 높은 혈당을 마치 감염처럼 파악해 염증반응이 시작된다는 걸 밝힌 놀라운 발견”이라고 설명했다. 톤이비피 유전자의 변이는 사람의 당뇨병에도 동일한 작용을 했다. 연구진이 미국 매랠랜드 의과대학 내과와 노인의학연구소의 교수들과 함께 연구한 결과, 백인 환자의 톤이비피(TonEBP) 유전자의 변이가 염증과 신장손상과 관련 있었던 것이다. 권 교수는 “당뇨병성 신증을 예측할 수 있는 유전자 변이를 밝힘으로써 초기 당뇨환자에게 발병위험을 예측하고 조기 예방치료의 길을 열 수 있게 됐다”며 “현재 톤이비피(TonEBP) 유전자의 억제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관련 연구를 계속해 더 많은 환자들의 건강을 지키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신장의학 분야에서 세계최고의 권위학술지 미국신장의학회지(Journal of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 JASN) 2월호에 출판됐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18-02-01 09:2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