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BDO성현회계법인(이하 성현)이 부산 벡스코에서 다음달 6일 오후 2시 ‘XBRL 자동화솔루션 을 활용한 내재화 전략 세미나’를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내년 부터 자산총액에 따라 XBRL 주석 공시의무 대상이 확대된다. 당장 내년에 대상이 되는 기업은 자산총액 5000억원이상 2조원 미만 비금융업 상장사와 자산총액 10조원 이상 금융업 상장사이다. 또 2026년부터는 5000억원 미만 비금융업 상장사와 2조이상 10조원 미만 금융업 상장사에 의무 적용된다. 이에 성현은 기업들이 XBRL 공시를 성공적으로 도입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세미나를 개최하고, XBRL 공시 실무현황에 대한 소개와 함께 이를 효율적으로 자동화할 수 있는 내재화 솔루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세미나는 김태식 한국공인회계사회 본부장의 XBRL 공시 제도의 현황 소개로 시작한다. 성현 XBRL 전담팀의 신기택 회계사가 기존 XBRL 편집기를 활용한 공시 작성을 시연하고 뒤이어 회계정보통신 솔루 션 기업 CCK솔루션 조현수 대표가 자동화 솔루션을 활용해 업무 효율을 극대화하는 예시를 선보인다. 이후 자동화 솔루션과 성현의 컨설팅을 동시에 도입함으로써 기업에서 XBRL을 내재화할 수 있는 전략 을 모색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번 세미나를 기획한 임철준 부산본부 본부장은 “XBRL 전문인력을 보유하지 않은 기업들은 XBRL 공시제도 도입으로 수많은 정보 처리에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어 외부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주석 작성의 효율을 위한 AI 기반 솔루션에 성현 XBRL 전담팀의 검증능력을 더해 기업의 부담을 경 감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를 전했다. 성현은 XBRL 전담팀을 조직해 XBRL 공시 컨설팅은 물론, 관련 프로세스 및 시스템 고도화 작업, 그 리고 고객사의 업무 내재화를 위해 정기적으로 실무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참가신청은 BDO성현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4-11-14 14:32:14[파이낸셜뉴스] PKF서현회계법인이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 전략 수립을 지원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한다. 11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서현회계법인은 오는 27일 오후 2시 포스코센터 4층 아트홀에서 기업 성장 전략 세미나를 개최한다.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 속에서 기업 지속 성장을 돕기 위해 기획됐다. 서현회계법인 홈페이지와 대표전화를 통해 참가 신청할 수 있으며, 참가비는 따로 없다. 세미나에선 △인수합병(M&A) 주요 이슈 △가업승계 준비사항 △ ‘국제표준 전산언어(XBRL)’ 공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동향 등 기업이 내일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내용들을 짚어볼 예정이다. 첫 세션에서는 오창걸 시니어 파트너가 기업 성장을 위해 반드시 살펴봐야 할 M&A의 핵심 이슈를 설명한다. 두 번째 세션에선 성공적 승계 이전을 위한 준비와 고려사항에 대해 가업승계 팀장 신지훈 파트너가 발표를 진행한다. 다음으로는 XBRL 전문팀 리더인 김두봉 파트너가 XBRL 공시를 위해 상장사들이 필수적으로 살펴봐야 할 사항을 짚는다. 끝으로 법무법인 화우의 김정남 그룹장이 ESG 규제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국내 기업들 준비사항을 전달할 예정이다. 배홍기 서현회계법인 대표이사는 “전문지식을 통해 기업 고객 성장에 도움을 드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주제의 세미나를 열어 고객 접점을 넓혀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4-11-11 15:21:07#OBJECT0#[파이낸셜뉴스] 금융감독원 ‘국제표준 전산언어(XBRL)’ 담당자가 국내에서 처음 국제표준화기구(ISO) 공시표준 부문 실무협의체 위원으로 선임됐다. 해당 직원은 유럽 XBRL 체계를 개선시켜나가는 과정에서 국내 시스템 현황을 공유하는 등 관련 자문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5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김갑제 금감원 기업공시국 수석조사역은 지난달 ISO 실무협의체 참여위원으로 선정됐다. 정식 명칭은 ‘ISO 금융서비스 기술위원회 산하 금융정보교환분과위원회 실무협의체’다. 당장 회의 일정은 잡히지 않았으나 필요 시 대면으로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유럽금유당국 협의체(Eurofilling)’가 한국 담당 기관인 국가기술표준원에 위원 선정을 요청했고, 김 수석이 추천되면서 이번 선임이 이뤄졌다. Eurofilling이 개발한 ‘유럽 XBRL 기반 데이터 교환 체계(Data Point Model)’가 지난 2021년 국제표준(ISO 5116)으로 등록됐는데, 이를 유지·관리하기 위해선 ISO 산하에 협의체를 구성해야 하는 데 따른 조치다. 해당 교환 체계는 국내와 달리 은행, 보험, 증권 등 권역별로 분산돼있는 XBRL 정보 문턱을 낮춰 실질적으로 통합될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실제 Eurofilling은 유럽중앙은행(ECB), 유럽은행감독청(EIOPA), 유럽증권시장청(ESMA), XBRL협회 등으로 이뤄진 기구다. 지난 4월엔 유럽연합(EU) 금융당국이 해당 표준을 채택했고 이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이라크 등에서도 활용 중이다. ISO는 국제 표준을 제정·보급하는 국제표준화기구로, 이곳에서 발의한 표준은 EU 등에서 협약을 통해 제도화되는 추세다. 이번 실무협의체엔 김 수석을 대표로 하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스위스, 이스라엘, 룩셈부르크 등 6개국이 참여한다. Eurofilling(폴란드)이 의장을 맡고 협조기관으로 들어오는 유럽중앙은행(ECB)까지 8개 주체다. 김 수석은 앞서 지난해 8월 국제회계기준(IFRS) 재단 택사노미 자문그룹(ITCG) 위원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당시 국내 첫 사례로, 오는 2025년 8월 1일까지 2년간 직무를 수행한다. 디지털 택사노미 관련 데이터 내용 등 관련 기술적 방안을 제공하는 자리다. 김 수석은 국내에 XBRL 시스템을 정착시킨 인물로, XBRL은 각 기준(택사노미·Taxonomy)별로 기업들이 입력해놓은 정보를 일괄적으로 불러올 수 있도록 해놓은 플랫폼이다. 기업 정보 중 필요한 수치를 뽑아 일렬로 나열해 비교해볼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 전자공시시스템(DART) 및 XBRL 재무보고 체계 우수성을 기반으로 EU 금융 데이터 통합 체계 개선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4-11-04 10:56:13'재무정보 국제표준 전산언어(XBRL)'는 기업 정보 간 비교 가능성을 높여 투자 기준뿐 아니라 은행권의 여신 대상 관리, 금융감독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우리나라는 아직 이 단계까진 오지 못 했다. 투자 정보 환경은 어느 정도 조성됐으나 데이터가 '활용되는 시장'은 태동하지 못해서다. 6일 금융당국과 회계업계에 따르면 XBRL은 크게 2개 시장으로 구분된다. 구축시장과 활용시장이다. 국내에서 전자는 이미 발을 뗐고 금융당국이 키를 잡고 추진·지원하고 있다. 정보 생산자인 기업들이 자기 정보를 작성기를 통해 태깅하는 절차다. 이 과정에서 기업이 수요자, 회계법인 등이 공급자인 컨설팅 시장이 형성돼있다. 후자는 이렇게 올라와있는 정보를 특정 기준에 따라 종합 및 분류하는 영역이다. 가령 현재 전체 상장사 우발부채를 일렬로 나열해 한 번에 뽑아보려면 전자공시시스템에서 일일이 수작업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XBRL은 각 기준(택사노미)별로 기업들이 정보를 입력해놔 원하는 지표를 일괄적으로 불러올 수 있도록 해놓은 플랫폼이다. 수백·수천개 PDF 파일에서 하나씩 엑셀에 복사-붙여넣기 하는 수고를 덜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아직까지는 제무제표 본문에만 해당하는 내용이다. 주석까지 XBRL로 공시해야 하는 기업은 지난 2·4분기 보고서 기준 162곳뿐이다. 하지만 공시 대상 확대로 정보량이 방대해지면 제도권 평가정보업체뿐 아니라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들도 사업에 뛰어들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이형관 나이스평가정보 기업정보운영실 매니저는 "주석도 본문과 같이 추출 작업이 가능해지면 금융투자뿐 아니라 은행 등 여신업권의 기업 대출 심사를 위한 정보 취득 관련해서도 시장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전체 상장사와 외부감사 대상 비상장법인까지 총 4만곳으로 그 영역이 넓어진다면 크고 새로운 XBRL 정보 시장이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XBRL은 금융감독 효율성도 높일 것으로 평가된다. 감독당국이 필요한 정보를 손쉽게 비교해 고위험군을 재빨리 식별해낼 수 있어서다. 회계법인들도 XBRL 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연계해 감사 품질과 속도를 개선할 수 있다. 공시 대상에 전체 상장사(2467개사)와 국제회계기준(IFRS) 사업보고서 제출 대상 비상장법인(225개사) 등을 넘어 그 외 비상장사까지 포함되면 실시간·주기적 경고 체계가 구축될 수 있다. 실제 금감원은 민간 기업들과 함께 대부업, 저축은행 등 IFRS 미적용 금융사나 비상장사에 적용되는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 분류체계(택사노미)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실제 적용까지 되면 사전 감독 영역이 대폭 확장된다. 김현웅 선솔루션(XBRL 전문 컨설팅사) 대표는 "감독기관에서 XBRL 데이터를 재가공해 다양한 조사 및 감리 등에, 금융기관은 기업 신용평가나 여신 관리 등에 해당 정보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4-10-06 18:30:38시험 점수를 올리려면 대개 수업을 잘 들어야 하지만, 때론 공부 잘 하는 동급생에게 배우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 '국제표준 전산언어(XBRL)' 공시 작성도 마찬가지다. 파이낸셜뉴스는 3일 올해 2·4분기 보고서를 자체 작성한 5개 기업 공시 담당자들 이야기를 들어봤다. 현대백화점 경영지원본부 회계팀은 백승호 책임을 중심으로 2023년 사업보고서부터 3개 분기 연속 자체작성으로 XBRL 재무공시를 완료했다. 백 책임은 "결국 해당 수치가 맞는지는 생산자인 기업이 확인해야 하고, 추가 변경이 있을 때마다 회계법인에 요청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도 첫 시작 땐 막막했다고 회상했다. 실컷 표를 작성해놓고 삭제했다 다시 만든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방향성이 맞는지도 확신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XBRL 실무교육을 더 찾아듣고, 금융감독원에 자주 문의했다. 포스코퓨처엠 재무회계그룹 정우재 과장, 김승현 사원 역시 3개 분기 연속 자체작성을 마쳤다. 금감원 주석 작성 실습 및 현장 코칭뿐 아니라 직접 해보면서 깨닫는 게 많았다. 시중에서 XBRL 서적까지 구매해 기본적인 개념부터 알아갔다. 2개월 만에 초기 양식을 완성했다. 정 과장은 "오류를 해결하는 데 앞서 익혔던 XBRL 기본 개념이 도움됐다"고 설명했다. 강원랜드를 XBRL 공시 3개 분기 연속 자체작성으로 이끈 회계팀 백승용 차장, 장경택·채지연 과장은 2023년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총 4차례 교육에 참석했다. 자체 작성한 파일이 금감원 요구에 부합하는지를 판단하는 게 특히 고충이었다. 하지만 감사인의 도움이 컸다. 채 과장은 "감사보고서 구조를 XBRL 표준 형태에 맞추기 위해 수정을 제안했을 때 적극 검토하고, 작성 시간을 고려해 감사보고서 발행일을 앞당겨주기도 했다"고 전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업종 특성상 회계 계정과 주석 택사노미 선정이 어려워 처음 2023년 사업보고서 때만 회계법인을 쓰다가 올해 들어 자체작성으로 변경했다. 언젠가는 자체작성 능력을 갖춰야한단 판단에 방향을 틀었다. 그 길이 녹록진 않았다. 특히 자산유동화채무, 우발부채, 약정사항 주석에 대한 택사노미 선정과 구조화가 어려웠다. 회계팀 이세영·이예경·권수정 대리는 4개 교육(총 30시간)을 수강하고 직접 금감원 담당자로부터 자문을 받아 수차례 교정 작업을 했다. 다만 이세영 대리는 "작업 파일을 클라우드나 공용드라이버가 아닌 개인 컴퓨터 로컬드라이브에서만 실행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LG에너지솔루션은 XBRL 주석 재무공시에 있어 올해 2·4분기 보고서부터 자체작성을 했으나 감사보고서를 XBRL 형태로 변환하고 그 내용을 검증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김용찬 책임을 비롯한 강경민·남태원·최성원 사원 등 연결회계팀 직원들은 실무교육을 거치며 작성 요령을 터득했다. 김 책임은 "사내 정보기술(IT)부서와의 협업을 통해 구축한 자동 검증 체계로 소요 시간을 대폭 줄였다"고 설명했다. 김갑제 금감원 수석조사역은 "앞으로 상장사 의견을 지속 수렴해 XBRL 작성기를 사용자 친화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4-10-03 18:04:16'재무정보 국제표준 전산언어(XBRL)' 작성기 기본 구조와 틀을 이해했더라도 한층 세부적인 사항으로 들어가면 헷갈리는 지점들이 적지 않다. 파이낸셜뉴스는 2일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XBRL센터와 함께 기업 XBRL 재무공시 담당자들이 유독 어렵게 느낄 유형들을 요약해 그 해법을 제시한다. 기본은 '디테일드 태깅'이다. XBRL 주석을 작성하는 가장 기초 작업으로, 세부 항목 단위로 속성값을 부여하는 일이다. '택사노미'에서 찾아야 한다. 특히 문장으로 공시했던 것도 표준항목을 사용해서 표로 구조화 해야 한다. 공시하고 싶은 항목이 택사노미에 없다는 민원도 더러 있다. 하지만 못 찾았을 가능성이 높다. 가령 본인 회사는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 지분상품 평가손익'이라는 항목을 써왔는데, 이는 택사노미에서 검색해도 잘 안 나온다. '세후기타포괄손익, 지분상품에 대한 투자자산'이 있어 이 항목을 쓰고자 할 수 있다. 하지만 정답은 '지분상품에 대한 투자자산으로 인한 손익 적립금'이다. 두 항목의 차이는 명확하다. 전자는 '기중변동 속성(duration)', 후자는 '기말잔액 속성(instant)' 항목이다. 기말 시점의 '잔액'을 구해야 하기 때문에 instant 항목을 선택해야 한다. 장재성 딜로이트 안진 XBRL센터 이사는 "대응되는 표준 항목을 찾을 때 단순히 명칭만 보면 잘못된 선택을 할 수 있다"며 "표준 항목의 차·대변 속성, 기간속성, 항목이 배치된 위치 등을 종합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 이사는 "자신이 건드리지 않았는데 숫자가 계속 바뀌고 있다면 다른 곳에 있는 동일 항목을 확인해봐야 한다"고 짚었다. '주석항목 레퍼런스' 기능을 사용하면 된다. 항목별 속성도 잘 따져봐야 한다. 가령 '보통주자본금'의 경우 택사노미 'Concept' 시트에서 검색하면 'monetaryItemType'이라고 나온다. 금액 유형에 해당한단 뜻이다. 하지만 같은 방식으로 '수권주식수', '발행주식수'를 검색하면 'sharesItemType'이다. 주식 수 유형으로, 최근 해당 속성이 추가돼 이를 선택하면 된다. 또 '주당 액면가액'은 'perShareItemType'이다. 금액이긴 하지만 per Share, 즉 '주당'이라는 조건이 붙기 때문에 정확하겐 금액 유형이 아니다. 이땐 항목 별칭에 '원' 같은 단위를 직접 써넣어주면 된다. 채권 등의 이자율을 표기 땐, 가령 7%라면 0.07로 써야 한다. 데이터 타입 자체가 '비율'로 고정 설정돼있고 '%' 기호는 입력되지 않기 때문에 7로 적게 되면 700%로 인식한다. 달러 같이 외화금액을 적을 땐 행 데이터 타입을 '숫자'로 설정하면 안 된다. 숫자 타입 항목에 입력한 값은 기본표시 통화(KRW)로 저장되기 때문이다. '문자열'로 변경한 후 따로 USD, CNY 등 통화단위를 표기해주면 된다. DART 편집기에 옮기는 작업까지가 XBRL 공시의 완성이다. XBRL 파일을 DART 편집기 사업보고서에 삽입한 후 데이터가 의도한 대로 표시되는지 확인하면 XBRL 공시가 마무리 된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4-10-02 18:17:47'재무정보 국제표준 전산언어(XBRL)'는 기업 정보 간 비교 가능성을 끌어올리는 수단이 되기 위한 전제는 이곳에 기입되는 수치가 정확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공시를 하는 기업의 몫이다. 파이낸셜뉴스는 1일 기업 공시 담당자들의 작성기 사용을 지원하기 위해 김갑제 금융감독원 기업공시국 수석조사역이 핵심적으로 짚은 유의점과 해법을 전한다. XBRL을 시작할 때 늘 기억해야 할 것은 '행'과 '열'에 각각 어떤 항목이 와야 하는지다. 과거 재무제표 본문 제출 시엔 원하는 계정만 선택해 적절히 배치하면 됐으나 주석을 입력하기 위해선 표를 그려야 하기 때문이다. '택사노미'에 해당 지침이 다 들어있다. 이는 계정과목 명단, 상·하 관계 및 국문 명칭(Label)을 보여주는 XBRL 계층을 정리한 사전이다. 'Member'가 들어있다면 열에, 'LineItems'가 있으면 행으로 가야하는 항목이다. 작성기엔 기본적으로 택사노미에 따라 행과 열에 위치해야 할 계정들이 미리 정해져 있으나 추가해야 할 항목이 생길 수 있다. 택사노미가 모든 기업별 특성을 표현하는 항목을 제시하진 않기 때문이다. 이땐 해당 표에서 돋보기 모양 버튼 클릭 후 '표 상세속성→ Item(아이템) 추가→ 주석항목 검색 후 확인' 과정을 거치면 신규 항목이 생성된다. 표준과 다른 명칭을 사용해야 할 땐 '주석항목 표현 속성→ 별칭1'을 눌러 생성한 칸에 새로운 이름을 입력하면 된다. 또 기업들이 자주 틀리는 유형 중 하나가 열을 구성할 때 최상위계정(도메인)을 다시 하위 항목으로 추가해버리는 일이다. 가령 최상위계정에 '장부금액'이 있고 그 아래 총장부금액, 충당금이 있는데 또 다시 합계(장부금액)를 하위 계정에 신규 생성하면 충돌이 일어난다. 속성값은 행과 열이 만나는 지점에서 보이는 정보다. 이때 행 전체는 속성값의 유형이 같아야 한다. 문자와 숫자가 섞여 입력될 수 없다는 뜻이다. 특히, 모든 금액은 양수(+)로 입력해야 한다. 취득 관련 항목이면 문제없으나 처분, 감가상각비, 대손충당금 등을 음수(-)로 표시해버리면 프로그램은 '마이너스 차감'이라고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이때 필요한 게 'Negated'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당장 입력하고 있는 화면엔 양수로 보이지만 미리보기에선 해당 금액은 '괄호' 안에 들어가 음수로 인식된다. 열에 오는 축이 1개일 경우 가령 장부금액 아래 취득원가, 충당금 등만 기재되는 식으로 구조가 단순하다. 하지만 자산 분류별로 금액을 표현하기 위해 2개를 만들고자 한다면 표 상세속성에 축을 하나 더 만들어주면 된다. 그러면 상위 축을 구성하는 또 하위 단계의 축이 생성된다. 그리고 이는 모든 상위 축 항목에 대해 반복된다. 원칙적으로 XBRL 재무공시 법인은 모든 주석을 작성기로 일일이 작성해야 한다. 하지만 국내에선 주석 전체에 대해 '블록 태깅'을 허용하고 있다. 각 주석 세부항목을 개별 처리하지 않고 전체를 단일 정보로 프로그램이 인식토록 하는 방식이다. 관계회사의 지분율과 장부금액 등 복잡한 표 등도 복사-붙여넣기로 DART 편집기에 옮겨 제출하면 된다. 앞서 기업이 일일이 '디테일드 태깅'을 하는 과정에서 단순 실수로 인한 정정공시가 많았는데, 올해 1·4분기 보고서 제출부터 블록 태깅으로 변경되면서 부담이 줄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4-10-01 18:30:54국내 일반투자자 입장에서 '재무정보 국제표준 전산언어(XBRL)'라는 용어를 접한 지는 기껏해야 1~2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XBRL은 지난 2007년 세계 최초로 도입된 후 올해까지 18년여 동안 국내 재무공시 체계를 진일보시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서 오랜 시간을 들여 기업 정보를 일일이 찾아봐야 하는 시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미 2700개에 달하는 국내 기업이 재무제표 본문을 XBRL로 공시하고 있고 금감원도 이로부터 추출한 데이터를 일괄 취합해 제공 중이다. 물론 주석 공시는 그 대상이 160개가 간신히 넘는 걸음마 단계고, 아직은 개인이 고품질 정보를 손쉽게 생성할 기술이 갖춰지진 않았으나 앞으론 '우발부채' 같이 숨겨져 있던 정보까지 일렬로 줄 세워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국내외 기업 지표를 내가 원하는 기준에 따라 이리저리 짜맞춰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파이낸셜뉴스는 XBRL의 변천사와 작성기 사용법, 우수공시 기업들 사례, 끝으로 당국과 시장에 주어진 과제를 5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XBRL의 태동은 1999년이었다. 미국 공인회계사 찰스 호프만을 중심으로 한 회계사 그룹이 대조가 힘들었던 기업 재무정보 등을 쉽게 비교하기 위한 표준 규약 등을 발표했다. 해당 기준을 그해 미국 공인회계사협회(AICPA)가 최초로 채택한 이후 전 세계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국내에 도입된 지 올해로 17년째이지만, 진전은 다소 느려 주석 공시 대상 확대, 데이터 활용시장 구축 등 갈 길이 멀다. 다만, 공시 환경에 있어 XBRL 전과 후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과거 유의미한 기업 비교 정보를 생성하려면 전문기관이 수많은 인력을 동원해 DART를 일일이 확인해야했다. ■공시 수작업 시대 끝 금융당국도 처음엔 자체 구축한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 기반 XBRL 시스템을 개시했다가 2011년엔 전 세계 통용인 국제회계기준(IFRS) 기반 공시 체계로 전환했다. 분류체계인 택사노미도 당시 920여개에서 현재 8000개 정도로 늘었다. 2020년엔 이렇게 만들어진 정보를 공개하는 플랫폼인 'Open DART'가 신규 개설됐다. XBRL이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선 어떻게 쓰이는가를 보면 된다. 9월 30일 DART에 '삼성전자'를 검색해 2023년 12월 사업보고서를 찾아 오른쪽 상단에서 다운로드를 받으면 흔히 보던 사업보고서가 PDF 양식으로 뜬다. 하지만 'XBRL Viewer'라는 주황색 버튼을 눌러 들어간 화면에서 받은 파일은 엑셀로 생성된다.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 등이 연결과 별도로 구분돼 나열돼있고 'View'에 걸린 링크로 이동하면 항목별 수치가 전부 정리돼 제공된다. XBRL 도입 전엔 불가능했던 일이다. 기업이 가령 현금성자산, 매출채권, 유·무형자산 등을 금감원이 제시한 택사노미에 따라 일일이 기입했기 때문에 같은 항목별 수치를 일정 기간 혹은 시점별로 한 눈에 볼 수 있는 것이다. 금감원은 이 같은 체계에 기반해 재무제표 본문을 XBRL로 공시하는 기업들 데이터를 한 곳에 모아 제공하고 있다. 'Open DART'엔 2015년부터 올해 1·4분기 보고서까지 분기별로 재무상태표(본문),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 자본변동표가 올라와있다. 지난해 3·4분기부터 마련된 시스템으로, 전체 상장사(2467개사)와 국제회계기준(IFRS) 사업보고서 제출 대상 비상장법인(225개사) 관련 수치들이 한 문서에 기록돼있다. 이형관 나이스평가정보 기업정보운영실 매니저는 "XBRL 도입 전엔 수많은 인력으로도 방대한 기간이 걸렸으나 이제 본문에 대해선 시간이 비약적으로 단축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현재는 재무제표를 XBRL로 공시하는 기업들 대다수가 그 적용을 본문에 한정하고 있다. 주석까지 의무 공시해야 하는 기업은 지난 2·4분기 기준 162개사뿐이다.■투자 국경이 사라진다 외국인투자자들의 국내시장 진입 문턱도 대폭 낮출 수 있다. 여태껏 DART 일반 공시에선 국문판만 제공돼 원하는 항목의 수치를 알려면 전체를 번역한 후 찾아봐야 했다. 그 사이 해당 정보는 주가에 반영돼 적시성을 늘 놓쳤다는 게 그들 주장이었다. 하지만 XBRL은 정보 생산 때부터 이미 영문을 병기하도록 해 영문판은 자동 생성된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만589건에 불과했던 영문 DART 접속건수는 올해 7월말 기준 5만건 이상으로 크게 뛰었다. 김갑제 금감원 기업공시국 수석조사역은 "지난해 법정공시 제출 즉시 보고서명 등을 실시간 영문 변환해 제공하도록 한 시스템을 가동한 이후 이용 건수가 대폭 증가했다"며 "올해 목차, 서식 등 법정공시 주요항목에 대한 영문 자동변환 등을 갖춘 Open DART가 구축되면 그 흐름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4-09-30 18:37:20#OBJECT0#[파이낸셜뉴스] ‘재무정보 국제표준 전산언어(XBRL)’는 결국 기업 정보 간 비교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다. 투자 기준뿐 아니라 은행권의 여신 대상 관리 차원이나 금융감독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우리나라는 아직 이 단계까진 오지 못 했다. 투자 정보 환경은 어느 정도 조성했으나 데이터가 ‘활용되는 시장’은 태동하지 못해서다. XBRL을 거쳐 생산된 재무정보가 쓰이려면 전문적으로 이를 조합해 가치 있는 데이터로 탈바꿈 하는 주체들이 등장해야 한다. 그 토대를 형성하기 위한 환경은 아직 미흡하다. ■ 구축은 활발, 활용시장은 아직 6일 금융당국과 회계업계에 따르면 XBRL은 크게 2개 시장으로 구분된다. 구축시장과 활용시장이다. 국내에서 전자는 이미 발을 뗐고 금융당국이 키를 잡고 가열하게 추진·지원하고 있다. 정보 생산자인 기업들이 자신을 구성하는 데이터들을 하나씩 작성기를 통해 태깅(Tagging)하는 절차다. 이 과정에서 기업이 수요자, 회계법인 등이 공급자로 있는 컨설팅 시장이 형성돼있다. 후자는 이렇게 올라와있는 정보를 특정 기준에 따라 종합 및 분류하는 영역이다. 현재 널리 쓰이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선 단일 기업 정보만 확인할 수 있다. 가령 전체 상장사 우발부채를 일렬로 나열해 한 번에 뽑아보려면 일일이 수작업을 거쳐야 한단 뜻이다. 하지만 XBRL은 각 기준(택사노미·Taxonomy)별로 기업들이 정보를 입력해놨기 때문에 원하는 지표를 클릭해 일괄적으로 불러올 수 있도록 해놓은 플랫폼이다. PDF와 엑셀의 차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수백·수천개 PDF 파일을 켜 하나씩 엑셀에 복사-붙여넣기 하는 수고를 덜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아직까지는 제무제표 본문에만 해당하는 내용이다. 재무제표 주석을 XBRL로 공시해야 하는 기업은 지난 2·4분기 보고서 기준 162곳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대상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유가증권·코스닥시장 금융업 상장법인 중 직전 사업연도 기준 개별자산 총액 10조원 이상부턴 내년 반기보고서 XBRL 주석 재무공시를 실시한다. 이후 상장 금융사들 중 자산 2조원 이상~10조원 미만은 2026년, 2조원 미만은 2027년 반기보고서부터 주석을 공시하게 된다. 이렇게 정보량이 방대해지고 이용자들도 그 가치를 인식하게 되면 제도권 평가정보업체뿐 아니라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들도 사업에 뛰어들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이형관 나이스평가정보 기업정보운영실 매니저는 “주석도 본문과 같이 추출 작업이 가능해지면 금융투자뿐 아니라 은행 등 여신업권의 기업 대출 심사를 위한 정보 취득 관련해서도 시장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향후 전체 상장사와 외부감사 대상 비상장법인까지 총 4만개 가까운 기업으로까지 그 영역이 넓어진다면 크고 새로운 XBRL 정보 시장이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미국에선 캘크벤치(Calcbench) 같은 금융정보 플랫폼 기업이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상장사들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재무제표 정보를 가공해 실시한 분석·비교 가능한 터전을 제공하는 형태다. ■ 시장 감시 강도↑ XBRL은 금융감독 효율성도 높일 것으로 평가된다. 감독당국 입장에서 필요한 정보를 손쉽게 비교해 고위험군을 재빨리 식별해낼 수 있어서다. 회계법인들도 XBRL 데이터 추출에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활용해 감사 품질과 속도를 개선할 수 있다. 최근 티몬·위메프 사태 등도 미연에 방지할 여건이 마련될 수 있다. 지금은 전체 상장사(2467개사)와 국제회계기준(IFRS) 사업보고서 제출 대상 비상장법인(225개사) 등 약 2700곳만 XBRL 공시를 하지만 이 주체들에 그 외 비상장사까지 포함되면 실시간 혹은 주기적 경고 및 이상징후 적발 체계가 구축될 수 있다. 실제 금감원은 민간 기업들과 공동으로 대부업이나 저축은행 등 IFRS 미적용 금융사나 비상장사에 적용되는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 분류체계(택사노미)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연내 마무리할 계획이다. 실제 적용 시점은 그보다 더 멀겠으나, 현실화될 경우 사전 감독 영역이 대폭 확장된다. 김현웅 선솔루션(XBRL 전문 컨설팅사) 대표는 “감독기관에서도 XBRL 데이터를 재가공해 다양한 조사 및 감리 등에, 금융기관은 기업 신용평가나 여신 관리 등에 해당 정보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 목적을 두고는 갑론을박이 있을 수 있으나, 민간 영역에서 다수가 불성실 공시, 오류, 부정적 신호들을 수집·공개하게 되면 2차적 감시의 시선이 생기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4-09-25 20:23:53[파이낸셜뉴스] 시험 점수를 올리기 위해 대개 선생님 말씀을 잘 들어야 하지만, 때론 공부 잘 하는 동급생에게 배우는 게 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 그 친구는 같은 학생의 입장에서 내가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을 앞서 극복한 만큼 엇비슷한 눈높이에서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국제표준 전산언어(XBRL)’ 공시 작성도 마찬가지다. 교육과 채점은 금융감독원 몫이지만 같은 시험을 보는 기업들 사례를 참고하는 게 체계를 빠르게 잡아갈 수 있는 길일 수 있다. 파이낸셜뉴스는 3일 올해 2·4분기 보고서를 자체 작성한 5개 기업 공시 담당자들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들은 회계법인 등의 외부 컨설팅 없이 홀로 XBRL 작성법을 배우고 익혀 100점을 받은 곳들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고비만 넘으면 된다”고 조언했다. ■ “결국 내가 할 줄 알아야 한다” 현대백화점 경영지원본부 회계팀은 백승호 책임을 중심으로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4분기와 2·4분기 보고서까지 3개 분기 연속 자체작성으로 XBRL 재무공시를 완료했다. 백 책임이 처음부터 자체작성 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은 ‘최종 점검자는 기업’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백 책임은 “결국 해당 수치가 맞는지는 생산자인 기업이 확인해야 하고, 추가 변경이 있을 때마다 회계법인에 요청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담당자가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도 첫 시작 땐 막막했다고 회상했다. 행과 열에 어떤 항목이 와야 하는지부터 감이 안 잡혔다. 실컷 표를 작성해놓고 삭제했다 다시 만든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방향성이 맞는지도 확신하기 힘들었다. 신규생성을 해야 하는 표도 상당해 시간도 꽤 걸렸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XBRL 실무교육을 더 찾아듣고, 금융감독원에 자주 문의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행·열에 들어가야 할 항목이 눈에 띄고 택사노미상 어디에 부합하는지도 알게 됐다. 백 책임은 어느 시스템이든 시행착오는 있기 마련이라며 “DART가 처음 도입됐을 때도 이런 과정이 있었겠지만 지금은 누구나 다룰 수 있는 플랫폼”이라며 “향후 택사노미가 더 많아진다면 XBRL 취지인 비교 분석 효과도 더 커질 것”이라고 짚었다. ■ “부딪혀야 는다” 포스코퓨처엠 재무회계그룹 정우재 과장, 김승현 사원 역시 3개 분기 연속 자체작성을 마쳤다. 금감원에서 이틀(14시간)에 걸쳐 마련한 주석 작성 실습 및 현장 코칭만 듣고 이뤄낸 결과다. 비슷한 강의를 여러 차례 듣기보다 직접 해보면서 깨닫는 게 많았다. 담당 본부장은 시도도 하지 않고 외부에 의지하지 말자며 전폭 지원했다. 물론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는 시간이 많았다. 둘은 지난해 9월부터 시중에서 XBRL 서적까지 구매해 기본적인 개념부터 알아갔다. 이후 실무 차원에서 기업 재무제표에 보다 부합하는 택사노미 표준 계정, XBRL이 지향하는 표의 구조 등을 만들어갈 수 있었다. 2개월 만에 초기 양식을 완성했다. 하지만 공시 1주일 전 최종 재무제표 기반으로 XBRL 작성을 했으나 예외 사항, 표준계정 ID 간 충돌 등으로 인해 수십 번 검증과 수정을 해야 했다. 정 과장은 “숫자가 틀리면 그 후폭풍을 알기 때문에 더 오기를 가지고 작업했다”며 “오류를 해결하는 데 앞서 익혔던 XBRL 기본 개념이나 사상 도움이 컸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 과장은 “현재 주석 번호 입력 시 각 주석마다 제목에 번호를 입력하고 있는데, 순서대로 자동으로 번호가 매겨지면 편리할 것”이라며 “연결, 별도 간 주석 복사기능에 주석 내 각각의 ‘상자’만 선택해 복사할 수 있는 방법이 추가되면 좋을 듯하다”고 짚었다. ■ “팀 내 역할 명확히 해야” 강원랜드를 XBRL 공시 3개 분기 연속 자체작성으로 이끈 주역은 회계팀 백승용 차장, 장경택 과장, 채지연 과장이다. 본사가 강원도 정선군에 있음에도 2023년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총 4차례 교육에 참석했다. 처음부터 회계법인 손을 빌리고 싶진 않았다. 하지만 역시 복잡한 택사노미와 구조를 파악하는 일부터 순탄치 않았다. 채 과장은 “기존 회계업무와 달리 데이터 표준화와 구조화가 요구됐다”며 “자체 작성한 파일이 금감원 요구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게 특히 고충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감원 담당자와 직접 소통하며 구조화뿐 아니라 개념을 익히게 됐고 문제는 하나씩 풀렸다. 특히 강원랜드 감사인의 도움이 컸다. 채 과장은 “감사보고서 구조를 XBRL 표준 형태에 맞추기 위해 수정을 제안했을 때 적극 검토하고 작성 시간을 고려해 감사보고서 발행일을 앞당겨주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업무분장을 강조했다. XBRL은 한번 작성한다고 끝나는 일이 아니고, 이후 지속적인 고도화와 작성기 업데이트를 반영한 수정 작업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채 과장은 작성기에서 개선이 필요한 사항으로 △연결과 별도 작업 파일 분리(현재는 동시작업 불가) △프로그램 저장 속도 등 개선 △주석에서 세부 오류 메시지 팝업 기능 추가 등을 꼽았다. ■ “누구든 자체작성 가능” 아시아나항공은 처음 2023년 사업보고서 때만 회계법인을 쓰다가 올해 들어 자체작성으로 변경했다. 업종 특성상 회계 계정과 주석 표준 택사노미 선정에 어려움이 있어 초기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자문 용역을 체결했으나, 언젠가는 자체작성 능력을 갖춰야한단 생각에 다음 분기부터 방향을 틀었다. 그 길이 녹록진 않았다. 특히 자산유동화채무, 우발부채, 약정사항 주석에 대한 택사노미 선정과 구조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회계팀 이세영·이예경·권수정 대리는 총 30시간에 해당하는 4개 교육을 수강하고 직접 금감원 담당자로부터 자문을 받아 수차례 교정 작업을 했다. 이세영 대리는 “자문 용역엔 비용이 따르고 매번 공시 때마다 의지할 수는 없다”며 “금감원 교육, 자문 등을 적극 활용하면 모든 상장회사가 무리 없이 XBRL 공시를 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그는 “작업 파일을 클라우드나 공용드라이버가 아닌 개인 컴퓨터 로컬드라이브에서만 실행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며 “작성기 업데이트 시 DART 게시판에 그 내용이 고지되긴 하지만 자체 팝업으로 안내되면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 “IT부서와 협업” LG에너지솔루션은 XBRL 주석 재무공시에 있어 올해 2·4분기 보고서부터 자체작성을 했으나 감사보고서를 XBRL 형태로 변환하고 그 내용을 검증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앞서 2개 분기는 회계법인 자문을 받았으나 김용찬 책임을 비롯한 강경민·남태원·최성원 사원 등 연결회계팀 직원들은 실무교육과 앞선 공시 경험을 거치며 작성 요령을 터득했다. 김 책임은 “감사보고서 내용을 XBRL로 옮기고 그 내용을 검증하는 과정이 가장 길고 어려웠다”며 “금감원 교육뿐 아니라 사내 정보기술(IT)부서와의 협업을 통해 구축한 자동 검증 체계로 소요 시간을 대폭 줄였다”고 짚었다. 김갑제 금감원 기업공시국 수석조사역은 “해외 감독당국도 기업 재무공시 작성 비용 부담 등을 인지하고 있어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며 “금감원 역시 상장사 의견을 지속 수렴해 XBRL 작성기를 더욱 사용자 친화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4-09-25 20:19: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