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은 김밥을 팔아 모은 전 재산을 기부하고 40여년간 장애인을 위해 봉사해온 '남한산성 김밥 할머니' 박춘자 할머니의 별세 소식에 16일 추모의 글을 올렸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박춘자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늦게 들었다"며 "사시던 집의 월세 보증금 5000만원까지 어린이복지재단에 기부하셨다고 하니,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나눔을 실천하는 멋진 삶을 사셨다"는 글을 올렸다. 박 할머니는 지난 11일 94세 나이로 별세했다. 이어 "2021년 청와대에서 열린 기부나눔단체 초청 행사에 할머니를 초대했다. 어려웠던 어린 날을 회상하며 '나누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었다'고 행사 내내 눈물을 흘리던 할머니의 모습을 기억한다"고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은 "할머니는 가진 것이 많아 나누는 것이 아니라, 누구든지 돈이든 재능이든 마음이든 나누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셨다"면서 "박춘자 할머니의 영면을 빌며, 나눔의 의미를 다시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박 할머니가 지난 11일 세상을 떠나며 생전 밝힌 뜻에 따라 살고 있던 집의 보증금 5000만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앞서 박 할머니는 2008년 "돈이 없어 학업을 놓아야만 했던 아이들을 돕고 싶다"며 남한산성 인근에서 등산객에게 김밥을 팔며 모은 3억원을 초록우산에 기부한 바 있다. 장사를 그만둔 뒤에도 11명의 지적 장애인을 집으로 데려와 수십년간 친자식처럼 돌보며 수녀원에 장애인 그룹 홈 건립 기금 3억원을 전달하기도 했다. 박 할머니는 지난 2021년 청와대 기부 나눔 단체 행사에 초청받아 당시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손을 잡고 눈물을 보인 사연이 공개되기도 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2024-03-16 16:02:14[파이낸셜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23년 마지막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위성으로 촬영된 한반도의 사진을 게재해 화제가 되고 있다. 머스크는 이날 ‘낮과 밤의 차이(Night and day difference)’라는 글과 함께 야간에 찍은 한반도 위성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에는 거의 대부분의 지역이 불빛으로 환한 남한과, 평양으로 보이는 극히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짙은 어둠이 깔린 북한의 모습이 대조를 이루고 있다. 머스크는 이 사진에 ‘미친 아이디어 : 한 국가를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체제로 반으로 나누고 70년 뒤 모습을 확인해보자’라는 문구를 적었다. 머스크 최고경영자가 해당 사진을 공유한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고 있지 않지만, 1950년 6·25 한국 전쟁 이후 각각 다른 체제의 길을 걸어온 남북한이 70여년 만에 완전히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머스크 게시물에 대해 미국의 유명 언론인인 브라이언 크라센스타인은 “) 공산주의자들은 아마 그곳에 없을 것이다. 자본가들은 공산주의자들을 멸종시킬 기술을 만들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자본주의가 빈부 격차가 계속 벌어지지 않고 기술이 우리 경제에 좋은 영향을 미치도록 해결책을 찾기를 바란다”고 썼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1-01 11:39:58【파이낸셜뉴스 광주=장충식 기자】 남한산성의 역사적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경기 광주시를 비롯한 인근 문화원들이 힘을 모은다. 18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문화원은 남한산성의 역사성을 공유하는 강남, 강동, 성남, 송파, 하남, 강북문화원과 상생발전 및 교류 협력을 목표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협의회 구성에 뜻을 같이하는 문화원장들이 참석했으며, 남한산성 권역 문화원은 협약을 통해 체험활동 활성화를 위한 정기적인 상호협력, 행사의 유기적인 협조,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발전 방향 상호 공유 등에 대해 협력하기로 했다. 이처럼 남한산성 권역 문화원이 상호 협력할 수 있었던 것은 백제 온조대왕 위패가 모셔져 있는 숭렬전 제향을 비롯해 현절사 제향 등 전통 제례 행사가 큰 역할을 했다. 특히 협의회는 남한산성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역사적 중요성에 대한 공통된 인식과 중·장기적인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구성하게 됐다. 방세환 시장은 "업무협약을 통해 문화원 간 긴밀한 유대관계를 바탕으로 활발하게 소통하기를 희망한다"며 "현재 광주시에서 추진 중인 옛 백제의 수도 7개 도시인 '남한산성 도시연합체' 추진도 빠른 시일 내 구성을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3-12-18 16:21:27【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경기도남한산성세계유산센터는 지난 2021년부터 시작한 남한산성 북문 해체·보수공사 완료, 11월 1일부터 남한산성 북문을 개방한다고 31일 밝혔다. 남한산성에 있는 사대문 중 하나인 남한산성 북문은 1624년(인조 2) 신축됐다. 1637년(인조 15) 병자호란 당시, 조선군들이 북문을 나서 청군을 기습공격한 후 패한 '법화골 전투'의 아픔이 있어 1779년(정조 3) 개축하면서 다시는 전쟁에서 패하지 말자는 의미에서 전승문(全勝門)이라 이름 붙였다. 이후 한국전쟁으로 파괴됐던 문을 1979년 남한산성 보수정화 사업으로 새롭게 복원했지만, 점차 성문에 균열이 생기고 문루(門樓, 성문 위의 누각)가 기울어지는 등 문화유산과 탐방객 안전이 우려됨에 따라 2021년 25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남한산성 북문과 문루의 전면 해체·보수에 착수했다. 이번 공사는 가로 25m, 높이 6m의 성벽을 포함해 정면 4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 문루를 동시에 해체·보수한 드문 사례에 속한다. 또 충실한 원형복원과 고증을 위한 발굴조사와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최대한 남한산성 북문의 원형을 복원하고자 노력한 결과, 세계유산으로서의 남한산성의 진정성을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김천광 경기도남한산성세계유산센터 소장은 "남한산성 북문 해체·보수가 완료돼 남한산성의 세계유산적 가치 보존과, 탐방객들의 안전성 및 편의성을 높일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세계유산에 걸맞은 남한산성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3-10-31 10:16:09【파이낸셜뉴스 성남=장충식 기자】 경기도 성남시는 오는 8일부터 10일까지 오후 6시~10시 남한산성 일원과 산성공원 놀이마당에서 '2023 성남 문화재 야행'을 진행한다고 5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문화재청이 시행한 '2023년도 지역 문화재 활용사업'에 선정돼 2억5000만원을 들여 개최하는 야간 문화행사다. 이 기간 '밤을 지키는 남한산성'을 주제로 야화(夜畵), 야경(夜景), 야로(夜路), 야사(夜史), 야설(夜說), 야식(夜食), 야시(夜市) 등 7개 주제의 12개 야행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행사 첫날 산성공원 놀이마당에선 남한산성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조명하는 '무아지경 개막식'이 열린다. 남한산성의 정신을 주제로 한 전통 무예 공연과 트로트 가수 홍자, 국가무형문화재 가야금 산조 보유자 이영희, 태평무 보유자 양성옥, 성남시 청년 프로예술팀 등이 출연하는 풍류 콘서트가 펼쳐진다. 사전 예약하면 산성로타리~서문~수어장대~남문으로 이어지는 남한산성 성곽길 야간 산책 프로그램과 만해기념관~일장각~내행전~외행전~한남루 등 남한산성 행궁 야간 탐방에 참여할 수 있다. 이외에도 역동적인 남한산성의 이미지를 첨단 정보통신 기술로 형상화한 미디어 아트 상영, 전통차·나전칠기·청사초롱 만들기 등 체험행사, 달빛 예술 장터가 열린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3-09-05 11:03:01북한이 지난 30일 오후 북한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2발을 도발하면서 한반도 안보정세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북한 관영 선전매체 조선중앙통신은 8월 31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미국과 《대한민국》군부깡패들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의 전면전쟁을 가상한 도발적 성격이 짙은 위험천만한 대규모 연합훈련을 벌려놓은 상황에 대응해 29일부터 전군지휘 훈련을 조직했다"며 "김정은 동지께서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훈련지휘소를 방문하시고 전군지휘훈련 진행 정형을 료해(파악)하시였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훈련의 목표가 "원쑤들의 불의적인 무력침공을 격퇴하고 전면적인 반공격으로 이행하여 남반부 전 영토를 점령"하는 것이라고 했다. 남한 점령을 목표로한 전군지휘 훈련을 실시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김정은의 훈련지휘소 방문에는 박정천 원수와 강순남 국방상이 동행했다. 그는 작전 초기에 적의 전쟁 잠재력과 적군의 전쟁 지휘 구심점에 심대한 타격을 가하고 지휘통신수단들을 마비시켜 초기부터 기를 꺾어놓고 전투행동에 혼란을 주며 적의 전쟁수행의지와 능력을 마비시키는데 최대한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김정은은 전쟁 준비를 보다 확고히 하기 위한 전면적인 과업과 방도들을 제시하고 작전지휘훈련과 실기동훈련의 강화를 지시하면서 "현대전은 두뇌전의 대결"이라며 "전쟁에서의 승패 여부는 싸움에 앞서 지휘관의 두뇌에 의해 먼저 결정된다"면서 모든 지휘관이 철저히 준비할 것을 강조했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3-08-31 18:16:35[파이낸셜뉴스] 북한이 최근 우리 정부가 내놓은 북한인권보고서에 맞불을 놓으며 한국의 인권 상황을 억지비판하는 책자를 발간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 평양출판사는 남측의 인권 상황을 '전방위적으로' 헐뜯는 내용으로 가득한 '인권동토대'라는 제목의 책을 지난달 21일 냈다. 이는 통일부가 지난 3월 말 내놓은 '2023 북한인권보고서'를 정면으로 맞대응하기 위해 노골적으로 따라 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정부가 북한인권보고서를 내놓은 직후부터 선전매체를 동원해 "모략과 날조"라고 강하게 반발해 왔다. ■남한사회 부조리 가득찬 '인권말살지옥' 사회 묘사 세부 주제마저 동일하게 구성해 '인권동토대'라는 책자가 북한인권보고서에 맞대응하는 성격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총 95페이지 분량의 이 책은 머리말에서 "인간의 정치적 자유와 초보적인 생존의 권리마저 깡그리 유린하는 세계 최악의 인권불모지, 인권동토대인 남조선의 인권실상을 파헤쳐본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 책자에서 일부 사례를 들어 남한 사회가 높은 자살률과 실업난, 산업재해, 여성·장애인 차별, 아동학대 등으로 가득찬 것으로 오도해 묘사했다. 주한미군을 주둔에 대해선 "수십 년 세월 남조선의 하늘과 땅, 바다를 제 것처럼 차지하고 환경오염과 살인, 강도 등 각종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적었다. 이 북한판 인권보고서는 △시민적·정치적 권리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 △취약계층 △정치범수용소·국군포로·납북자·이산가족 등 4개를 주제로 했다. 구체적 내용은 다시 4개 주제로 나누어 △여지없이 말살되는 사회정치적권리 △무참히 짓밟히는 경제문화적권리 △범죄와 여성천시, 패륜패덕의 난무장 △침략자의 군화 밑에서 신음하는 인권 등으로 구성했다. 북한 선전매체 메아리는 지난달 22일 "남측은 윤석열 정부 들어 '인권말살지옥'이 됐다"며 "(남측이) 그 누구의 인권을 운운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고 언어도단"이라고 힐난한 바 있다. ■ 인권 무시와 남남갈등 유도 포석..최악의 인권국 북한, 보편적 가치인 인권 희화화 전문가들은 북한이 발간한 인권동토대는 북한 정권의 인권 인식 수준을 보여주는 셈이라며 '인권 무시'와 '남남갈등 유도'라는 두 가지 포석이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하고, 한국이 힘을 보태고자 하는 국제사회와 연대를 가속화하면서 국제사회에 북한 인권 유린 실상 알리기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반길주 고려대학교 일민국제관계연구원 연구교수는 본지에 "우선 ‘인권동토대’ 발간을 통해 북한정권은 자신이 자행해 온 인권 유린을 외면하고 심지어 인권을 얼마나 무시하고 있는지를 고스란히 보여준다"며 "남북 분단체제 80여년의 역사 진행의 결과 자유와 인권유린 측면에서 극명하게 대비되는 남북간 현실을 말장난으로 눈속임하려는 것은 북한정권의 민낯과 비정상국가로서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반 교수는 "최악의 인권으로 비난받고 있는 북한이 한국을 겨냥해 이러한 책자를 발간하는 것은 보편적 가치인 '인권을 희화화'한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을 더한다"고 지적했다. ■회색지대전략 타파, 국제사회와 연대 가속화해 북한인권 실상 적극 알려야이어 반 교수는 "북한은 담론 경쟁을 유발시켜 남남갈등을 유도하는 셈법도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 북한에 대한 저자세로 비판을 받는 정권이 물러나기는 했지만, 대북 저자세 정책에 노출된 5년의 정체성과 관성이 아직 지속되는 측면이 없지 않다"며 "북한은 이 지점을 파고들어 남남갈등을 유도하면서 회색지대 공세를 통한 한국의 안보이익 잠식을 노리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 인권 실상 알리기에 더욱 박차를 가함으로써 인권을 희화화하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국제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가 지난 3월 발표한 '2023 세계 자유보고서'에서 북한은 자유지수 100점 만점에 3점을 받아 세계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한국은 총점 83점으로 '완전히 자유로운 국가'로 분류, 평가했다. 1941년 설립된 프리덤 하우스(Freedom House)는 워싱턴 D.C.에 위치한 비정부 기구로, 민주주의, 정치적 자유, 인권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대표적인 싱크탱크·연구소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3-08-01 11:52:04[파이낸셜뉴스] 법무부가 남한에 있는 북한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관련법 개정을 추진한다. 법무부는 25일 '남북 주민 사이의 가족관계와 상속 등에 관한 특례법'(남북가족 특례법) 개정안을 이튿날인 26일 입법예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개정안은 현행법상 법무부장관의 허가 대상에 재산관리인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 이상의 금융거래'를 하는 경우를 추가했다. 또 재산관리인이 북한주민의 예금을 인출할 경우 법무부장관의 허가서를 금융기관에 제출하도록 의무화했다. 현행법상 북한주민이 상속·유증 등으로 남한 내 재산을 소유하게 된 경우 재산관리인을 선임하고, 재산관리인이 그 재산을 처분하려는 경우 법무부장관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최근 북한주민이 소유한 남한 내 상속·유증 재산은 2012년 60억원 상당에서 2022년 12월 기준 460억원 상당으로 급증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안전장치 마련해 북한주민의 재산권을 두텁게 보호하고자 한다"며 "입법예고 기간 동안 국민들의 다양한 의견들을 충분히 수렴해 개정안을 확정하고, 신속히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2023-05-25 09:47:38[파이낸셜뉴스] 오락회에서 끝말잇기를 하던 도중 실수로 ‘남한말’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고교생 정도 나이에 불과한 북한의 운동선수들이 노동교화형에 처해지고, 그 가족들은 오지로 추방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 한국어판의 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지난 3일 오후, 혜산시 광장에서 고급중학교(한국의 고등학교에 해당) 졸업생 등 청소년 대상 공개폭로모임이 있었다”며 “삼지연시에 갔던 체육선수들이 훈련 도중에 오락회를 하다가 남조선 말을 한 것이 화근이 됐다”고 전했다. 지난 2월 한 달간 양강도에서 도내의 청소년 체육선수들을 모집해 삼지연시에서 동계훈련을 벌였는데, 훈련에 참가한 선수들이 남한 말을 사용했다는 폭로가 나왔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도 안전국과 검찰소의 주최로 진행된 이번 공개폭로모임은 혜산시의 각급 공장, 기업소, 사회단체, 학교 학생들과 주민들이 모인 가운데 광장에서 열렸다”며 “훈련도중 오락회에서 말꼬리 잇기(끝말잇기)를 하다가 남조선 말이 튀어나온 것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공개폭로모임에서는 오락회에 참가한 20명 전원에게 교화형이라는 법적 처벌이 가해졌다는 사실이 알려졌다”며 “주민들은 앞길이 구만리같은 체육선수들이 말 한마디 때문에 교화소에 보내진다는 것은 너무한 처벌이라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해당 소식통은 그러면서 “공개폭로모임 대상이 된 체육선수들은 대부분 힘있는 간부집 자식들”이라며 “하지만 이 문제가 중앙에까지 제기되면서 가차 없는 처벌 지시가 내려지고 해당 간부들은 해임 철직되고 가족은 산간 오지인 삼수로 추방결정이 내려졌다”고 덧붙였다. 삼수는 개마고원 끝자락에 위치한 지역으로 혜산시에서 약 40km 떨어진 산간지역이다. 한편 북한 내 스마트폰이 보급된 것이 이 같은 사건이 벌어진 원인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양강도의 또 다른 주민소식통은 “누군가 훈련도중에 있은 오락회 영상을 손전화(스마트폰)로 찍었고, 한 여학생이 손전화기에 저장된 이 동영상을 보다가 불시단속에 걸려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여학생이 현장에서 동영상을 직접 찍었는지, 다른 사람이 동영상을 찍어 보내준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이 여학생의 스마트폰에서 문제의 동영상이 발견돼 이번 폭로모임의 대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오락회에 참가한 선수들은 올해 고급중학교를 졸업한 학생들과 25살 미만의 체육선수들(을 포함해 모두) 20명”이라면서 “도내에서 이 사건을 덮으려고 했지만 단속한 안전원이 이를 무마하려는 사실까지 중앙당에 신고하며 당적인 시범사건으로 번지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현재 우리(북한)내부에 있는 남조선 영화와 드라마는 몇 백, 몇 천개인지 이루 헤아릴 수 없다”면서 “당에서 남한 말을 ‘괴뢰’말이라며 강하게 단속하지만 친한 사람들끼리 모여 (남한 영화와 드라마를 보면서) 비밀에 붙이는데 근절할 방법이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다만 소식통은 체육선수들이 끝말잇기를 하던 중 구체적으로 어떤 남한말을 사용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히면서 ‘오빠’나 ‘자기야’ 등의 말이 나왔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3-04-11 08:20:59[파이낸셜뉴스] 파주시 임진각 망배단에서 열린 제39회 망향경모제에 참석한 실향민들과 탈북민들은 북녘을 향해 절을 올리며 아쉬움을 달랬다. 정부는 설 명절을 맞아 또다시 북한에 이산가족 상봉 등을 위한 대화를 촉구했지만 북한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지난 2019년 2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5년 가까이 중단된 가운데 상봉 신청자들이 고령으로 사망하면서 생존자 비율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통일부는 지난 한 해 동안 남한에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가운데 사망자는 모두 3647명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말 기준 한국 내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총 13만3천675명 가운데 생존자는 31.8%인 4만2천624명으로 이는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70년이 넘으면서 고령으로 사망하는 이산가족 1세대가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생존한 신청자들은 연령대별로 90세 이상이 전체의 28.5%, 80대가 37.1%, 70대는 19.2%, 60대 9.3% 그리고 59세 이하는 6% 정도로 집계됐다. 북한에도 많은 수의 이산가족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열악한 북한의 의료 인프라와 낮은 평균수명 등을 고려할 때 상당수가 끝내 헤어진 가족과 재회도 못 한 채 생을 마감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윤석열 정부는 북한 비핵화라는 궁극적인 목표와는 별개로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에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대화를 촉구하고 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도 지난해 9월 추석 직전 담화를 통해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당국간 회담을 제안했다. 설날인 22일 김기웅 통일부 차관도 경기도 파주 임진각 망배단에서 열린 망향경모제에 참석해 “이산가족 당국 회담 제의를 포함해 한국 정부의 모든 제의는 유효하고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고 강조했지만 북한은 이 같은 제안에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북중 국경 통제가 강화되고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북중 국경을 통한 인적 왕래가 차단되면서 이 같은 민간 차원의 이산가족 만남 또는 연락 수단은모두 막힌 상태다. 특히 최근 북한 내부에선 반동사상문화배격법과 평양문화어보호법 등을 채택하면서 외부 문물 유입을 차단하고 사상통제를 강화하는 흐름에 비추어 북한 당국이 이산가족 만남을 포함해 주민들의 외부 사회와의 일체의 접촉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관계자들은 이산가족 상봉의 본질이 일회성 만남이 아니라 가족의 재결합과 가족관계 회복에 있다고 강조하면서 이산가족 문제 해결은 이미 늦은 셈이지만 여전히 포기할 수 없는 과제라고 말했다. 한편 1970년대 초 남북한 간 분단 후 첫 대화도 이산가족 문제에 관한 적십자회담이었으며,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은 2000년 8월 처음 시작돼 2018년 8월까지 총 21차례 열린 바 있다. 그러나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 2018년 9.19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했던 상설면회소 개소와 화상 상봉, 영상 편지 교환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3-01-24 17:4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