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잘 만든 고급 버건디 와인인 줄 알았다. 맑고 가벼운 질감에 고급스런 과실향, 우아한 산미까지 부르고뉴 꼬뜨 도르의 가장 우아한 와인 뮈지니의 느낌을 다 갖췄다. 게다가 긴 피니시까지 아주 일품이다. 가르나차, 까리냥으로 이렇게 하늘거리며 우아한 와인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화이트 와인도 만만치 않다. 가르나차 블랑카와 마카베우로 빚어내는 고품질 와인은 강한 개성과 우아함으로 프리오랏 화이트만의 특징을 보여준다. 스페인 동북부 프리오랏에서는 품종의 상식을 뒤집는 와인이 종종 나온다. 며칠 전 하이트진로가 수입하는 스페인 프리오랏(Priorat) 지방의 ‘마스 덴 질(Mas den Gil)’ 와인을 경험했다. 마스 덴 질의 오너 마르타 로비라 카르보넬(Marta Rovira Carbonell)은 극한의 떼루아를 먼저 언급했다. 그는 “프리오랏은 해발 1000m, 1300m의 높은 산들에 둘러싸인 곳으로 가운데에는 작은 구릉들이 마치 머핀처럼 우뚝우뚝 솟아있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또 “동남쪽 지중해 방향에서 불어오는 따뜻한 바람이 북서쪽의 차가운 바람과 만나는 중요한 입지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프리오랏의 연간 강수량이 300mm에 불과해 포도 나무를 극한으로 몰아붙이는게 좋은 와인이 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고지대임에도 연간 강수량이 극히 적은데다 저녁에 찬바람이 산도를 높여줘 최고의 포도가 나는 천혜의 환경이라는 것이다. 프리오랏은 과거 이슬람 세력이 이베리아 반도를 차지하고 있을 때 가톨릭 세계가 가장 먼저 수복한 곳이었다. 1163년 이 곳에 스칼라 데이라는 수도원이 생기고, 남프랑스에 속하게 되면서 포도나무 품종도 론 지방의 묘목이 심어졌다. 가르나차(Garnatxa)와 까리냥(Carinyena)이 대표 품종으로 자리잡게 된 이유다. 화이트 품종은 10%도 안되지만 가르나차 블랑카(Garnatxa Blanca)와 마카베우(Macabeu)가 있다. 마스 덴 질은 프리오랏에서 가장 오래된 2개 와이너리 가문 중 하나다. 카르보넬 가문은 1998년 와이너리를 인수해 원래 이름인 마스 덴 질로 바꾸고 지금까지 소유권을 이어오고 있다. 새롭게 주인이 된 이후 줄곧 인근 토지를 매입해 현재 125ha에 달하는 거대한 땅을 소유하고 있다. 이 중 35ha에서만 포도를 재배하고 있다. 크게는 5개 밸리(밸뮨트 델 프리오랏, 라 코마 밸리, 올리브 트리 할로우, 그리뇨 밸리, 사스 밸리)에 위치해 있으며 작게는 경사면에 따라 53개 소구역으로 구분된다. 모두 해발 350m의 고지대다. 토양은 레드 품종은 리코렐라(llicorella)라 불리는 점판암이 대부분이며 화이트 와인 품종은 석회암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날 선보인 와인은 코마 칼카리 2019(Coma Calcari 2019), 코마 블랑카 2018(Coma Blanca 2018), 벨문트 2019(Bellmunt 2019), 코마 벨라 2017(Coma vella 2017), 클로 폰타 2017(Clos Fonta 2017), 그랑 부이그 2016(Gran Buig 2016)로 화이트 2종, 레드 4종 등 6종이다. ■피니시가 인상적인 코마 블랑카 정말 맛있네 코마 칼카리 2019가 가장 먼저 서브됐다. 가르나차 블랑카 100% 와인으로 맑게 빛나는 옅은 노란색 와인이다. 잔에서는 열대과일 향과 약간의 풀향이 함께 어우러져 올라온다. 더운 향과 서늘한 향이 같이 있다. 이와함께 휘발향이 섞여 올라오는 것도 이채롭다. 입에 넣어보면 질감이 아주 가볍다. 산도가 미디엄 플러스 또는 하이 수준으로 좋다. 특히 미네랄 느낌이 좋으며 짭쪼름한 맛이 특징이다. 가벼운 질감에 고급진 향, 뛰어난 산도가 발랄함을 더하는 꽤 좋은 와인이다. 두 번째 와인으로 나온 코마 블랑카 2018은 긴 피니시가 정말 인상적이다. 카르보넬 가문이 인수한 후 오랜 연구 끝에 만들어낸 와인으로 가르나차 블랑카 40%와 마카베우 60%로 블렌딩 됐다. 마카베우는 비우라 품종의 또 다른 이름이다. 초록빛이 감도는 레몬껍질색의 와인으로 잔에서는 풀내음 향, 흰꽃 향, 화장품 향 등 마카베우 품종의 특징이 다 묻어 올라온다. 과실향은 상대적으로 적다. 그러나 입에 넣어보면 반전이 일어난다. 아주 짙은 농축된 과실 향과 꽃 향이 고급스럽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미끌미끌한 유질감이 느껴지는 무거운 질감의 와인이지만 산도가 꽤 좋다. 특히 입에서 와인이 사라진 후 길게 이어지는 피니시는 진짜 압권이다. 시간이 지나면 짭쪼름한 맛까지 더해진다. 마카베우의 고급스러운 장점과 가르나차 블랑카의 산도가 잘 어우러진 상당한 품질의 와인이다. ■피노 누아보다 더 버건디스러운 가르나차 레드는 첫 번째 와인으로 벨문트가 나왔다. 가르나차 네그리(Garnatxa Negre) 65%, 까리냥 30%,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5%의 와인이다. 벨문트 밸리 북동향 경사지에서 나오는 와인으로 옅은 체리색이 그냥 피노 누아(Pinot Noir) 와인이다. 잔에 코를 가까이 하면 신선한 과실 향에 좋은 산도의 와인에서 나는 특유의 향이 올라온다. 이에더해 약간의 스모키한 느낌이 있다. 약간 더운 기후에서 나는 특유의 그을린 향이다. 입에 흘려보면 질감이 아주 가볍다. 섬세하게 잘 만든 피노 누아 와인이 입속에 들어앉을 때 딱 그 느낌이다. 산도는 미디엄 하이 정도다. 이어 스모키함이 더해진 약간의 타닌이 피니시로 이어진다. 이어 코마 벨라 2017이 잔에 따라졌다. 가르나차 네그리 50%, 가르나차 펠루다(Garnatxa Peluda) 20%, 까리냥 20%, 시라(Syrah) 10%의 블렌딩으로 발 데 라 코마의 가장 오래된 코마 벨라의 싱글 빈야드 와인이다. 가르나차 펠루다는 잎사귀에 털이 많은 품종으로 컬러가 약하지만 산도가 워낙 좋아 와인에 발랄함을 부여하는 역할을 한다. 피노 누아처럼 맑고 옅은 체리빛 와인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외관이 굉장히 좋다. 잔에서 올라오는 향은 젖은 숲길의 향과 신선한 향이다. 그런데 과실의 향이 살집이 더 좋아졌다. 그러나 잔을 기울이면 입에서 느껴지는 질감은 역시 피노 누아 같이 가볍다. 산도는 미디엄 하이 수준으로 좋은 편이며 피니시도 한두숨 정도로 길게 이어진다. ■프리오랏의 보석같은 클로 폰타 꼭 한번 경험해볼만 클로 폰타 2017은 프리오랏 DOQ 체제에서 그랑크뤼에 해당하는 와인이다. 가르나차 네그리 50%, 가르나차 펠루다 20%, 까리냥 30%의 블렌딩이다. 마스 덴 질이 보유한 포도 밭 중 가장 오래된 수령의 나무에서 나는 포도를 사용한다. 카르보넬 가문에서 ‘할머니’라 부르는 와인이다. 잔에 따라진 와인은 좀 더 진한 검붉은 체리 색상으로 반짝반짝 빛난다. 잔에서 올라오는 향부터 완전히 다르다. 붉은 색 과일을 졸인듯 아주 진한 향인데 한데 뭉친 덩어리 같은 향이 아니라 맑고 깊다. 그리고 약간의 담뱃잎 향과 커피, 낙엽 향도 있다. 입에 흘려보니 과실향이 압권이다. 가장 좋은 포도만 골라 진하지 않게 뽑아냈다. 질감이 아주 가벼운데 의외로 타닌은 존재감이 꽤 있다. 산도도 하이 수준으로 아주 높다. 그러나 가장 인상적인 것은 신선한 과실향과 타닌이 계속 머물며 향을 뿜어내는 피니시다. 아주 길게 이어진다. 마지막 와인은 마스 덴 질의 최상위에 위치한 그랑 부이그 2016이다. 가장 좋은 포도가 나는 해에만 생산되는 특급 와인으로 가르나차 65%, 까리냥 35% 블렌딩이다. 마스 덴 질에서 1998년, 2004년과 함께 단 세 번만 생산됐다. 잔에 따라진 와인은 아주 진한 검붉은 색이다. 와인이 잔에 내려앉자 과실 향보다 여러 향신료 향이 먼저 퍼진다. 잔에 코를 가까이하면 오크가 아닌 약간의 풋내가 있는 나무 향, 민트 향이 느껴지고 스월링을 할수록 과실 향이 살아난다. 질감도 달라졌다. 입에 흘려보면 미디엄이나 미디엄 플러스 바디로 제법 살이 붙어있다. 산도가 아주 높고 피니시가 길다. 그러나 향신료와 과실 향과 어우러진 맛이 아직 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
2024-03-26 11:06:02[파이낸셜뉴스] 국제 올리브유 가격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식용유 절도까지 촉발시키고 있다. 18일(현지시간) 경제전문방송 CNBC는 올리브 생산국들의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생산량이 줄면서 이달들어 올리브 기름 가격이 t당 8900달러까지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올리브 생산국이자 올리브유 수출국인 스페인을 비롯해 세계 올리브의 주요 생산지역인 지중해 국가들은 수개월동안 매우 건조한 날씨가 이어졌다. 올해 스페인은 역대 세번째로 더운 여름을 보내면서 평균 섭씨 1.3도가 상승했다. 상품시장정보업체 민텍에 따르면 스페인의 올리브유 생산량이 예년에 비해 절반 이상이 감소한 61만t를 기록했으며 생산량이 각각 세계 1위와 2위인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 다른 올리브유 생산국들도 가뭄으로 타격을 겪었다. 민텍에 따르면 스페인 안달루시아에서 생산되는 올리브유 가격이 집계 이후 가장 비싼 kg 당 8.45유로(9.02달러)로 111% 급등했다. 가격 폭등에 ‘액체금’으로도 불리는 올리브유 절도가 증가해 지난달 30일 스페인 마린 세라노 엘 라가르의 공장에서 누군가가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5만L를 훔쳐가 약 42만유로(약 5억9400만원)의 피해를 입혔었다. 이보다 앞서 다른 공장에서도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6000L가 절도됐다. 민텍은 또다른 주요 올리브유 수출국 튀르키예가 11월1일까지 올리브유의 수출을 중단한 것도 국제 올리브유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텍은 가뭄에 따른 올리브유 재고가 현재 추세로 줄어든다면 올리브가 수확되는 10월 이전에 동이 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3-09-19 14:23:32[파이낸셜뉴스] 가르나차 틴토레라(Garnacha Tintorera) 와인이 이렇게도 고급스럽고 발랄하게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모처럼 경험했다. 가르나차 틴토레라는 가르나차(Garnacha), 그르나슈(Grenache)로 불리는 레드 품종 포도로 검붉은 색 과실 풍미가 좋지만 산도가 낮은 게 특징이다. 때문에 가르나차 틴토레라만으로 좋은 와인을 빚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 와인의 골격이 제대로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5일과 17일 총 3차례에 걸쳐 시음한 스페인 중부 카스티야 라만차주 호야 곤잘로(Hoya Gonzalo) 지역에서 보데가스 엘 타니뇨(Bodegas el Tanino)가 생산하는 프리미엄 와인 '1752 가르나차 틴토레라 2017(1752 Garnacha Tintorera 2017)'를 맛봤다. 엘 타니뇨는 지난 2006년 1월 호야 곤잘로(Hoya Gonzalo), 친칠라 드 몬테아라곤(Chinchilla de Montearagon), 이게루엘라(Higueruela), 보니에 포조 카냐다(Bonete y Pozo Canada) 지역의 여러 와인 관련 회사들이 DO 알만사(D.O. Almansa)에서 공동으로 설립한 와이너리다. 이 와이너리 인근에서 기원전 5세기 경 제작된 '말을 탄 이베리아 기마 전사' 조각상과 이 조각상이 새겨진 동전이 발견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조각상은 이후 엘 타니뇨 와이너리의 상징이 돼 라벨에 등장하고 있다. 브랜드명 1752는 호야 곤잘로가 설립된 시기에서 따왔다. 1752 가르나차 틴토레라 코르크를 열면 진한 검은색 과실 풍미가 일품이다. 코르크와 함께 뽑혀 올려진 농축된 향이 마치 몽글몽글 덩어리진 채 돌아다니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잔에 따라보면 역시 정말 검은 색이다. 테두리에 살짝 비치는 보랏빛만이 가르나차 틴토레라임을 가늠할 수 있을 정도로 짙다. 잔을 흔들기도 전에 올라오는 주된 향은 검은 과실향이다. 이어 민트향, 트러플 향과 함께 연유향도 스쳐간다. 잔을 기울이자 부드러운 풍미의 찐득한 액체가 혀를 누르는 순간 약간의 반전이 일어난다. 블랙 계열의 과실 뿐 아니라 아주 신선한 레드 계열 아로마가 더 강하다. 가르나차 틴토레라는 색깔과 달리 레드 계열 아로마가 특징인데 역시 태생을 감추지 않는다. 그러나 일반적인 가르나차 틴토레라 와인이 아니다. 산도가 굉장히 좋다. 가르나차 틴토레라는 풀바디에 과실 풍미가 굉장히 좋지만 덥고 건조한 기후를 좋아하는 탓에 산도가 낮다. 그래서 톱 생산자가 아닌 일반적인 와이너리가 가르나차 틴토레라만으로 와인을 만들면 생기없는 와인이 나오는 이유다. 그런데 1752 가르나차 틴토레라는 산도가 상당히 좋다. 그 이유를 찾아보니 와이너리가 400~700m의 높은 곳에 위치해 일교차가 20~30도까지 차이가 난다. 낮에는 자갈밭으로 이뤄진 토양이 달궈져 온도가 더 올라가지만 밤에는 굉장히 서늘한 북풍 시에르조(Cierzo)가 불어와 온도를 뚝 떨어뜨린다고 한다. 1752 가르나차 틴토레라의 산도가 좋은 이유다. 1752 가르나차 틴토레라 와인의 반전은 또 있다. 오크 향과 타닌이 거의 없다. 입에서 살짝 스쳐갈 뿐 존재조차 희미하다. 색깔과 향만 보고 미뤄짐작했다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게 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수령이 50~60년 된 오래된 포도나무에서 일일히 손수확을 통해 와인을 만들기 때문이다. 올드 바인에서 나는 포도는 타닌이 적고 묽어 오크 터치를 과하게 하기 힘들다. 진하면서 부드러운 풍미가 바로 여기서 온 것이었다. 실제로 와인이 입속에서 사라지고 나면 스모키 한 느낌의 연유향과 검붉은 과실향, 좋은 산도가 피니시로 마무리된다. 알코올 도수 15%의 찐득한 풀바디 와인인데 입에서는 무겁지 않고, 산도까지 훌륭한 독특한 와인이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
2023-02-24 11:16:01[파이낸셜뉴스] 이게 바로 진짜 무적함대다. 무려 7골을 몰아쳤다. 코스타리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스페인은 24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알 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의 2022 FIFA(국제축구연맹) 카타르 월드컵 E조 1차전에서 코스타리카를 7-0으로 꺾었다. 스페인은 우나이 시몬이 골키퍼 장갑을 꼈고, 조르디 알바, 에므리크 라포르트, 로드리,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가 수비진을 구성했다. 중원은 패드리, 세르히오 부스케츠, 가비가 맡았고, 최전방 3톱 자리에는 다니 올모, 마르코 아센시오, 페란 토레스가 나섰다. 코스타리카는 케일러 나바스가 골문을 지켰고, 프란시스코 칼보, 오스카르 두아르테, 케이셔 풀러가 백3를 형성. 윙백 자리에는 브라이언 오비에도와 카를로스 마르티네스가 출전했다. 중원에는 헤위손 베네테, 옐친 테헤다, 셀소 보르헤스, 요엘 캄벨이 지켰으며, 최전방 원톱 자리에서 안토니 콘트레라스가 나섰다. 그러나 경기가 너무도 압도적이었다. 또, 너무 여유로웠고, 아름다웠다. 무적함대 스페인이 코스타리카를 농락했다. 전반 10분 스페인 특유의 패스 플레이에 이어 올모가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20분에는 아센시오가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터트리면서 2-0을 만들었다. 코스타리카는 전반 28분 페널티킥까지 내줬고 토레스가 침착하게 나바스를 속이면서 3-0을 만들었다. 코스타리카는 제대로된 기회 조차 잡지 못했다. 예상보다 코스타리카의 전력이 강하지 않음이 드러났고, 스페인의 위력은 예상보다 강했다. 후반전에도 여유가 있었다. 스페인은 토레스와 가비의 추가 골이 터지며 5-0으로 앞서나갔다. 너무나도 경기력의 차이가 커서 코스타리카는 전의를 상실한 모습까지 보였다. 스페인은 2골을 더 넣는 잔인함을 잊지 않았다. 경기는 7-0 이번 대회 최다 점수차로 마무리되었다. 이날 경기는 스페인과 코스타리카의 희비를 가르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이 경기로 인해 일본의 16강 가능성은 높아졌고, 독일의 예선 탈락 가능성도 함께 높아졌다. 일본은 다음 경기 코스타리카 전을 이기면 16강 진출을 확정짓는다. 비기더라도 스페인이 다음 경기에 16강 진출을 확정지으면 최선을 다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비겨도 충분히 16강 진출이 가능하다. 반면, 독일은 최악의 상황이다. 스페인에게 지면 예선 탈락 확정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무승부도 탈락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현재 독일의 전력으로 스페인을 잡기 쉽지 않다. 보여준 경기력의 차이가 크다 이번 경기로 인해 일본의 16강 진출, 독일의 예선탈락이 더 가까워졌다. 그리고 스페인이 진짜 ‘무적함대’이며, 이번 대회 우승후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이기도 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2-11-24 02:58:12[파이낸셜뉴스] 스페인 와인은 가격 대비 품질이 좋기로 유명하다. 그 중에서도 리오하(Rioja)를 대표하는 와인 마르께스 데 까세레스(Marques de Caceres)는 속칭 '가성비 최고의 와인'에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이다. 마르께스 데 까세레스는 엔리케 포르네르가 1970년 스페인 리오하에서 설립한 신생 와이너리지만 기존 리오하 와인과 다른 모던한 와인을 선보이면서 전세계적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1983년 포르네르의 딸이자 현재 오너인 크리스티나 포르네르(Cristina Forner)가 경영에 참여하면서 전세계 120개국을 누비며 마케팅을 하면서 리오하의 거대 와이너리로 자리매김했다. 마르께스 데 까세레스는 오히려 모던 스타일의 와인으로 국내에서 '이단아' 취급을 받았지만 먼저 해외에서 인정받은 후 국내 시장을 잠식한 이례적인 사례다. 현재 마르께스 데 까세레스는 스페인 국왕이 가장 사랑하는 데일리 와인 브랜드이자 각종 국제행사의 공식와인으로 사용되고 있다. 마르께스 데 까세레스가 지난달 말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 서울에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와이너리의 대표와인 5종을 선보이는 행사를 가졌다. 이날 나온 와인은 마르께스 데 까세레스 크리안자 2018(Marques de Caceres Crianza 2018), 마르께스 데 까세레스 리제르바 2017(Marques de Caceres Reserva 2017), 마르께스 데 까세레스 그랑 리제르바 2014(Marques de Caceres Gran Reserva 2014), 마르께스 데 까세레스 제네라시온 MC 2020(Marques de Caceres Generation MC 2020), 마르께스 데 까세레스 가우디움 2016(Marques de Caceres Gaudium 2016) 등 5종이다. ■크리안자, 리제르바..진짜 가성비 최고의 데일리 와인 마르께스 데 까세레스 크리안자 2018은 와인 관련 유명 어플 중 하나인 비비노(Vivino) 검색 2위에 오른 와인이다. 그만큼 데일리 와인으로 대중적으로 인기를 모으는 와인으로 뗌프라니요(Tempranillo) 85%, 가르나차(Garnacha)와 그라시아노(Graciano) 15% 블렌딩으로 만들어진다. 루비빛의 굉장히 맑은 와인으로 잔에서는 붉은 과일 위주의 아로마가 올라온다. 산도와 감칠맛이 좋은 와인에서 나는 향도 있다. 입에 넣어보면 역시 좋은 산도를 기반으로 한 붉은 아로마가 신선하다. 약간의 초콜릿 향과 담뱃잎 향도 있다. 타닌은 존재감을 드러낼듯 말듯하지만 입속을 깔끔하게 만들어준다. 마르께스 데 까세레스 리제르바 2017은 뗌프라니요 90%와 가르나차, 그라시아노 10%의 블렌딩이다. 15개월 프렌치 오크에서 숙성과 24개월의 숙성과정을 거친다. 20여일 간의 긴 침용을 진행해 와인 색상이 확실히 검다. 잔에서는 검은색 과일 향을 기반으로 초콜릿 향, 연유 향, 버섯 향 등이 느껴진다. 입에서는 검은색 위주의 아로마가 먼저 들어오며 좋은 산도를 가졌지만 끝을 둥글린 우아한 신맛이 인상적이다. 타닌도 크리안자와 다르게 훨씬 진해졌다. 질감도 무겁고 스모키한 타닌도 두껍게 들어온다. ■그랑 리제르바, 제네라시온 MC 특별한 해에만 나오는 특별한 와인 마르께스 데 까세레스 그랑 리제르바 2014는 뗌프라니요 85%, 가르나차 8%, 그라시아노 7%의 와인으로 좋은 빈티지때만 한정적으로 생산되는 와인이다. 수령 65~85년의 올드 바인에서 좋은 포도만 골라 만들며 침용도 30여일을 진행한다. 그만큼 깊은 맛과 색상, 타닌을 경험할 수 있는 상위 레인지다. 24~26개월 프렌치 오크에서 숙성한 후 4년간 병숙성을 진행해 나온다. 와인색은 검은색이 비치는 검붉은 루비빛으로 잔을 가까이 하면 시원한 삼나무 향이 먼저 반긴다. 이어 검은색 과일향이 들어온다. 잔을 기울이면 잘 익은 검은색 과실향이 지배적이다. 검붉은 말린 자두 향과 달치근한 감초향도 있다. 독특한 이스트 향도 느껴지는데 굉장히 고급스럽다. 혀에 떨어지는 질감은 중상 정도로 의외로 무겁지 않다. 타닌도 상당히 둥글려졌으며 산도는 높지만 날카롭지 않다. 잘 익은 타닌과 함께 묻어 오는 이스트 향이 긴 피니시를 더 아름답게 만든다. 마르께스 데 까세레스 제네라시온 MC 2020도 좋은 해에만 생산되는 와인으로 뗌프라니요 100%로 만든다. 국제플라맹고 대회(SIMOF) 공식와인으로 포도 송이 전체를 넣고 자연발생 효모로 10~12일 간 발효를 진행한 후 30여일 간의 긴 침용을 거친다. 굉장히 검은색을 띠는 와인으로 잔에서는 의외로 붉은 색 과실향이 지배적이다. 후추 향과 연유 향, 잘 익은 카라멜 향도 들어온다. 입에 넣어보면 붉은색 과실 향과 높은 산도가 인상적이다. 타닌은 실키하지만 두껍지 않다. 피니시는 꽤 길며 실키한 타닌과 화이트 초콜릿 향이 남는다. ■가우디움, 뗌프라니요에서 꽃향을 한가득 느꼈다 마르께스 데 까세레스 가우디움 2016은 시그니처 와인이다. 뗌프라니요 100%로 만들어지며 최소 70년 이상의 특별한 포도나무에서 좋은 빈티지때만 생산된다. 포도송이 전체를 넣고 발효를 진행하며 와인의 결을 살리기 위해 인위적인 펌핑조차 하지 않는 특별한 와인이다. 잔에 따라진 가우디움은 진한 루비빛을 띤다. 코를 가까이 하면 검은 과실향이 지배적인데 음습하지 않고 아주 발랄하다. 이름모를 붉은색 꽃향도 들어오는 이 향이 기가막히게 좋다. 뗌프라니요에서 꽃향을 맡기는 처음이다. 또 감칠맛 나는 와인에서 나는 향도 있다. 입에 넣어보면 검은색 과일보다는 붉은색 아로마가 더 강하다. 신선하고 부드러운 아로마로 과즙이 그냥 흘러나온 '프리런' 주스가 연상된다. 특히 잔에서도 풍기던 꽃향은 그대로 입속에서도 비강을 타고 들어오는데 정말 향기롭기 그지없다. 질감은 의외로 중상 정도로 무겁지 않다. 타닌은 실키하지만 입속에서 정말 얇게만 자리잡는다. 피니시는 아주 길게 세 숨 이상 이어지는데 여기에서 검은색 아로마와 연 유향, 초콜릿 향, 커피 향이 타닌과 함께 묻어 들어온다. 일반적이지 않은 품질의 와인이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
2022-11-13 17:47:16와인 수입 전문 기업 ㈜레뱅드매일은 스페인 와이너리 보데가스 까레 (CARE)의 ‘핀카 반깔레스 (Finca Bancales)’를 12월 말 신규 출시한다고 밝혔다. 보데가스 까레는 스페인에서 와인 양조 역사가 가장 긴 아라곤 지역 중에서도 까리네냐 지방에 위치한 와이너리이다. 까레 (CARE)란 스페인어로 ‘얼굴’을 의미하며, 까레의 와인에는 모두 얼굴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이 특징적이다. 이는 엔리께 또리호스 (Enrique Torrijos)가 와인을 마시고 난 후의 느낌을 표현해낸 것으로, 각각의 와인 라벨은 독창성과 신비주의가 깃든 하나의 작품이라고 여겨도 무방하다. 예술의 와인 까레는 가격 대비 뛰어난 퀄리티로 한국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번 신규 런칭을 앞둔 ‘핀카 반깔레스’ 역시 평균 수령(樹齡) 80년 이상의 올드바인 싱글 빈야드 가르나차로 양조되어 더욱 깊고 풍부한 풍미를 느낄 수 있다. 가르나차는 스페인 토착 품종으로 일반적으로는 블렌딩 품종으로 사용하지만, 핀카 반깔레스는 가르나차 100%를 단독으로 사용하였고 프렌치 오크 내 12개월 숙성을 거쳤다. 특유의 잘 익은 검붉은 과실향, 후추 같은 스파이시함을 살린 동시에 과실 응축미, 우아하면서도 파워풀한 피니쉬가 돋보이는 와인으로, 올드바인이 갖는 장점을 최대한으로 발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핀카 반깔레스는 유럽 내 V-Label 인증을 받은 비건 와인이다. 와인 제조 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찌꺼기를 제거할 때, 계란 흰자 대신 콩을 사용하는 등 양조 과정에서의 동물적인 요소를 제거하였기 때문에 비거니즘을 실천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다. V-Label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비건 상품 및 서비스에 부착될 수 있는 일종의 보증표로, 핀카 반깔레스의 후면 라벨에서도 V 모양이 그려진 인증 마크를 확인할 수 있다. ㈜레뱅드매일 마케팅 총괄 박소영 전무는 “최근 건강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식생활과 밀접한 와인 역시 다양한 친환경, 비건 제품에 대한 소비가 늘고 있어 비건 인증을 받은 ‘까레 핀카 반깔레스’를 출시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트렌드에 맞는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니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라고 말했다. 까레 핀카 반깔레스는 레뱅 와인샵, 전국 주요 대형마트 및 백화점에서 만나 볼 수 있다.
2021-12-28 10:04:17레뱅드매일은 포르투갈 포트 와인 'Class A' 등급 생산자 바이즈 앤 크론이 제조한 '포르투 발도우로 10년 숙성 포트'를 출시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번에 선보이는 10년 숙성 포트는 현재 판매되고 있는 '포르투 발도우로' 토니와 화이트 포트 와인과는 다르게 프리미엄 전용 케이스에 담아 판매된다. 생산자 바이즈 앤 크론은 1865년에 설립된 와이너리로 포트 와인 생산지로 유명한 도우로 밸리에서 수확한 포르투갈 토착 품종을 활용해 포트 와인을 양조한다. 이들은 최적의 자연환경과 토양 상태에서 재배한 포도를 수확하기 위해 포도밭의 구획 단위를 설정해 좋은 품질의 포도 재배에 주력하고 있다. 포트 와인 생산자들에게 그들이 소유한 밭의 고도, 포도나무의 수령, 면적당 나무 수 등을 포인트로 환산해 부여되는 생산자 등급 중 가장 높은 A등급을 받았다. 양조 과정에서도 라가르(화강암으로 이루어진 보관통)을 이용한 전통적인 파쇄 방법과 스테인리스 통에서 로봇발을 활용해 파쇄하는 현대 기술까지 접목하여 포트 와인 우수 생산자로써의 명성을 지키고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포르투 발도우로'의 10년 숙성 포트는 일반 대형 오크통이 아닌 630L급 작은 오크통에서 집중 숙성해 집약된 오크 풍미를 잘 표현한다. 높은 도수임에도 불구하고 거부감없이 부드럽고 스위트한 팔레트, 훌륭한 산도와 구조감이 두드러진다. 또 잘 익은 과일, 말린 살구, 견과류, 고소한 너트, 달콤한 건포도 아로마와 함께 풍부한 오크 풍미가 매우 잘 드러난다. 같이 페어링할 수 있는 음식으로는 아몬드 스콘, 쿠키, 다크초코 파운드 케이크, 블루 치즈, 숙성 체다, 카라멜 타르트 등의 디저트류와 포트와인 소스를 곁들인 통삼겹 오븐구이와 같은 구이요리가 있다. 레뱅드매일 관계자는 "'10년 숙성 포트 와인을 통해 '포르투 발도우로'만의 부드럽고 달콤한 매력에 더 깊게 빠져 보시기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21-07-22 10:05:33[파이낸셜뉴스] 핀란드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이딸라(Iittala)'가 2020년 연말을 맞아 핀란드 감성을 담은 레드 컬렉션을 선보인다고 9일 밝혔다. 이딸라는 핀란드 대표 디자인 컬렉션인 '알바 알토', '가르티오', '가스테헬미' 등 유리 제품군에서는 크랜베리 컬러를, 테이블웨어 컬렉션 '따이가', '떼에마' 등 세라믹 제품군에서는 강렬한 레드 컬러 아이템을 활용해 감각적인 연말 선물을 제안한다. 간결하고 실용적인 디자인의 '떼에마'와 핀란드의 자연을 화려한 일러스트로 담아낸 '따이가'의 레드 테이블웨어는 오래도록 지속되는 디자인 제품으로 소중한 이들에게 선물하기에 좋다. 나뭇잎 모양의 양각 패턴이 돋보이는 '헤이키 오르볼라(Heikki Orvola)'의 디자인 미란다 볼과 '가이 프랑크(Kai Franck)'의 디자인 가르티오 텀블러에 크랜베리 색상의 신제품이 추가됐다. 연말 인테리어를 장식할 오브제와 오너먼트도 시즌 한정으로 선보인다. '버드 바이 토이까' 버들뇌조는 이딸라 유리 장인들의 마우스 블로운 기법으로 탄생한 새 모양의 유리 공예품으로 눈이 가득한 핀란드 최북단 지역인 라플랜드에서 영감을 받은 제품이다. 사과 모양의 앙증맞은 글래스 애플과 다채로운 색상들이 섞인 글래스 볼 오너먼트 세트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더해준다. happyny777@fnnews.com 김은진 기자
2020-12-09 09:04:59[파이낸셜뉴스] '가성비', '고급스런 과실 향', '진한 오크'. 스페인 와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들이다. 스페인 토착 품종인 뗌프라니요는 붉은 과실에서 검은 과실 향까지 기후대와 토양에 따라 정말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기분을 좋게 만드는 산도에 적당한 타닌을 갖추고 있는데다 진한 과실향에 살짝 스쳐가는 향신료 향은 일품으로 꼽히고 있다. 이처럼 뛰어난 맛과 향, 탁월한 구조감을 갖춘 와인임에도 다른 지역의 와인들보다 훨씬 저렴하다는게 가장 큰 장점이다. 또 다른 나라보다 숙성 기준을 길게 규정하고 있어 오크 터치를 많이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리제르바급의 경우 숙성기간 3년 이상, 오크 숙성 1년 이상의 규정을 충족해야 하며 그랑 리제르바의 경우 5년 이상의 숙성기간에 오크 숙성 2년 이상을 의무화하고 있다. 가장 낮은 등급의 크리안자의 경우도 1년 이상 숙성, 오크 숙성 6개월을 거쳐야 한다. 와인리뷰가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엘 비노 프로푼도에서 업계 소믈리에 등을 대상으로 스페인 와인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비교 시음회를 열었다. 이날 선보인 와인은 리오하, 리베라 델 두에로, 프리오랏 등 스페인 각 지역의 대표 와인 12종으로 크리안자 급에서 그랑 리제르바 급까지 다양했지만 한결같이 스페인 와인의 장점과 잠재력을 충분히 보여줬다. 특히 라 리오하 알타가 내놓은 '라 리오하 알타 S.A. 비냐 아르단자 리제르바(La Rioja Alta S.A. Vina Ardanza Reserva 2010)'는 정말 인상적이었다. 뗌프라니요를 기반으로 가르나차를 섞어 만든 와인으로 우아한 산도와 독특한 이스트 향, 잘게 쪼개진 과하지 않은 타닌은 환상적이었다. 이 와이너리의 상위 버전인 '라 리오하 알타 S.A. 그랑 리제르바 904(La Rioja Alta S.A. Gran Reserva 904)'는 좀 더 우아한 느낌을 준다. 두 와인 모두 포도가 제대로 익은 해에만 출시되는 와인으로 10년 동안 3~4번만 만들어졌을 정도로 품질관리를 까다롭게 하고 있다. 그럼에도 가격은 접근성이 아주 좋다. 또 스페인 리오하를 대표하는 마르께스 데 리스칼(Marques de Riscal) 와이너리가 내놓은 그랑 리제르바(Gran Reserva)와 바론 데 시렐(Baron de Chirel)도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각 와인의 시음 느낌을 적는다. ■알바로 팔라시오스 페탈로스 2018(Alvaro Palacios Petalos 2018) 스페인의 천재 양조가 알바로 팔라시오스가 스페인 북서부 시골지역인 비에르조에서 멘시아 품종으로 만드는 와인으로 특유의 묽은 색상과 딸기향이 가득한 와인이다. 아주 여리여리한 질감에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맛은 부르고뉴 기본급 피노 누아나 가메 와인 느낌도 닮아있다. 그러나 산도가 높지 않다는 점에서는 확연히 구별된다. 오크 터치는 거의 느껴지지 않으며 미네랄 느낌이 아주 좋다. 나라셀라 수입. ■알바로 팔라시오스 핀카 도피 2017(Alvaro Palacios Finca Dofi 2017) 알바로 팔라시오스가 스페인 동부 프리오랏에서 만드는 고급 와인이다. 가르나차 95%에 다른 품종을 섞어 만드는 와인으로 약간 묽은 보랏빛을 띠고 있다. 잔에 코를 가져가면 붉은 과실 향이 두드러지며 체리 등 약간 과숙된 향기도 느껴진다. 가르나차 특유의 향이다. 민트 향도 언뜻 스쳐간다. 입에 넣어보면 신맛이 좋으며 타닌도 제법 자리를 잘 잡고 있다. 약간의 매운 맛과 미네랄 느낌도 좋다. 가르나차 치고는 아주 묽은 편이지만 기분 좋은 산도와 타닌을 잘 갖추고 있고 피니시도 제법 길다. 나라셀라 수입. ■뻬스께라 크리안자 2017(Pesquera Crianza 2017) 알레한드로 페르난데스가 뗌프라니요 품종으로 만드는 리베로 델 두에로 지역의 와인이다. 뗌프라니요 치고는 아주 진한 보랏빛 기반의 검붉은 색 와인으로 정말 '오크, 오크' 소리가 절로 나는 와인이다. 크리안자인데도 연필심, 가죽냄새 등 오크 터치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검붉은 과실 향이 주를 이루며 약간의 붉은 과실 향도 있다. 신맛도 좋고 피니시도 타닌과 함께 길게 이어진다. 민감하지 않다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지만 뒷 맛에 언뜻 단 맛이 스쳐갈 수도 있다. 신세계L&B 수입. ■뻬스께라 밀레니엄 그랑 리제르바 2009(Pesquera Millenium Gran Reserva 2009) 뻬스께라의 상위 버전 와인으로 역시 뗌프라니요로 만들어진 와인이다. 아주 검붉은 색을 띠고 있지만 잔을 기울여보면 세월이 지나간 흔적이 가넷빛으로 남아있다. 10년이 넘게 흘렀지만 신선한 검붉은 과실향이 좋다. 산도는 여전히 기분좋게 존재하며 타닌은 좀 더 둥글어지고 잘게 쪼개져 잇몸을 파고든다. 역시 진한 오크 향이 올라오며 비강으로 계속 흘러들어오는 과실향은 고급 와인이라는 것을 계속 느끼게 해 준다. 좋은 와인이다. 신세계L&B 수입. ■아콘 리제르바 2014(Acon Reserva 2014) 스페인 고산지대인 리베라 델 두에로에서 생산되는 뗌프라니요(85%)와 까베르네 소비뇽(15%)을 블렌딩 해 만드는 와인이다. 검보라 빛을 띠는 와인으로 잔에서 올라오는 향은 까베르네 소비뇽 특유의 카시스 향이 지배적이다. 오크 향은 강하지 않다. 입에 넣어보면 약간 과숙한 과실 향이 느껴지며 타닌은 중간 정도의 느낌으로 다가온다. 산도가 강한 와인은 아니다. 엘 보스께 수입. ■타르굼 2014(Targum 2014) 리베라 델 두에로에서 나는 뗌프라니요로 만드는 와인으로 아주 진한 검은 색을 띤다. 진한 카시스 향에 오크 터치가 살짝 묻어있으며 타닌은 아주 강하고 다소 거친 느낌까지 준다. 피니시가 아주 긴 편이다. 아콘 리제르바도 그렇지만 이 생산자는 과실을 많이 익혀 만드는 느낌이 있다. 전형적인 뗌프라니요 와인보다는 나파의 고급 까베르네 소비뇽을 먹는 느낌을 준다. 엘 보스께 수입. ■마라비데스 12 메시스 2016(Maravides 12 Meses 2016) 스페인에서 가장 많은 보급형 와인을 생산하는 지역인 라만차 와인이다. 쉬라즈 34%, 뗌프라니요 24%, 메를로 20%, 까베르네 소비뇽 14% 블렌딩 와인으로 일반적이지 않은 조합이다. 옅은 검은색을 띠는 이 와인은 붉은 과실향에 피망향을 닮은 야채향이 강하게 올라온다. 오크 터치는 거의 느껴지지 않지만 약간의 바닐라 향이 들어온다. 입에 넣어보면 질감이 아주 가벼운 깔끔한 와인이다. 레드카이트 수입. ■밀베릿 뗌프라니요-까베르네 2016(milberit Tempranillo-Cabernet 2016) 라만차에서 생산되는 뗌프라니요 85%에 까베르네 소비뇽을 섞은 와인으로 밝은 루비빛을 띤다. 오래되지 않은 와인임에도 약간의 가넷빛도 감도는게 특징이다. 산딸기 등 신선한 붉은 과실향이 좋으며 오크는 약하게 터치된 느낌이다. 입에 넣어보면 질감이 아주 가볍고 과실향이 사라질때쯤 초콜릿 향과 커피향이 입안에 감돌기 시작한다. 타닌은 중간정도다. 레드카이트 수입. ■라 리오하 알타 S.A. 비나 아르단자 리제르바 2010(La Rioja Alta S.A. Vina Ardanza Reserva 2010) 스페인을 대표하는 리오하 지역에서 나는 뗌프라니요 78%와 가르나차 22%를 블렌딩 한 와인으로 검붉은 색의 와인이다. 10년이 지난 빈티지 때문인지 약간의 가넷빛이 돌며 연녹색이 살짝 섞여 있다. 잔을 코에 가져가보면 아주 잘익은 검은 과실향과 약간의 붉은 과실향이 느껴지며 연필심 향, 가죽 향, 후추 향 등이 섞인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입에 넣어보면 기분좋은 높은 산도가 먼저 반기는데 이어 내추럴 와인 같은 독특한 이스트 향이 여운을 계속 준다. 타닌은 중간 정도지만 잘게 쪼개져 있다. 피니시에서 특유의 이스트 향이 계속 이어진다. 상당히 인상적인 와인이다. 비노파라다이스 수입. ■라 리오하 알타 S.A. 그랑 리제르바 904 2011(La Rioja Alta S.A. Gran Reserva 904 2011) 리오하에서 생산된 뗌프라니요 89%와 그라시아노 11%를 섞어 만든 와인으로 리오하 클래식 와인의 정수를 보여준다. 테두리에 연녹색이 섞인 가넷빛이 살짝 감도는 검붉은 와인이다. 잔에서는 검은 과실보다 붉은 과실향이 더 많이 피어오르며 아주 신선한 느낌을 준다. 또 오크 터치는 비나 아르단자 리제르바보다 다소 약해 졌지만 훨씬 우아하다. 부드러운 질감에 기분좋은 산도, 실키한 타닌이 매력적이다. 비노파라다이스 수입. ■마르께스 데 리스칼 바론 데 시렐 2014(Marques de Riscal Baron de Chirel 2014) 스페인 리오하를 대표하는 와이너리인 마르께스 데 리스칼이 생산하는 최상위급 와인으로 뗌프라니요 70%와 까베르네 소비뇽 30%를 섞어 만들었다. 포도나무의 수령이 80년~110년 정도 되는 올드바인으로 만드는 아이콘 와인이다. 아주 진한 검은색의 와인에선 카시스 기반의 검은 과실향이 계속 올라온다. 정말 진한 아로마다. 오크 숙성에서 오는 가죽 향과 달지않은 알싸한 향신료 느낌도 계속 올라온다. 입에 넣어보면 의외로 질감은 아주 무겁지 않다. 타닌도 묵직하지만 잘게 쪼개지지 않고 거칠게 뭉쳐 있는 느낌이다. 기분좋은 산도와 진한 아로마, 묵직한 타닌을 가진 아주 힘있는 와인임에도 어디에선지 살짝 우아한 느낌이 묻어나기도 한다. 하이트진로 수입. ■마르께스 데 리스칼 그랑 리제르바(Marques de Riscal Gran Reserva 2013) 올드바인 80년 이상의 포도로 만드는 와인으로 검은 빛의 색깔에서 아주 진한 와인임을 짐작케 한다. 뗌프라니요 90%에 그라시아노 8%, 마주엘로 2%를 블렌딩 했다. 잔에 코를 가져가면 붉은 과실향이 많이 나는데 그라시아노의 역할 때문인듯 하다. 입에 넣어보면 질좋은 뗌프라니요 특유의 신맛을 기반으로 한 신선한 과실향이 아주 좋다. 타닌은 과하지 않을 정도로 점잖게 자리하고 있다. 언뜻 초콜릿과 커피향도 스쳐간다. 32개월 오크 숙성하고 3년 더 병숙성을 진행한 후에 출시되는 와인이다. 하이트진로 수입.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
2020-09-18 08:04:31스위스정부관광청은 2017년, ‘다시, 자연의 품으로’라는 테마에 맞게 스위스 자연의 품에서 특별한 체험을 하며 보다 의미있고 가치있는 여행을 할 수 있는 체험거리 700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여기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 모든 체험을 가능하게 해 주는 지역 토박이들의 ‘개인적인 스토리텔링’이다. ■유라의 우유, 압생트 주조 체험 “나의 아버지는 밀주제조자였죠. 나의 아버지, 프란시스 마탱은 마을 반대편 끝자락에 살았고, 마을 사람들 모두가 그 집을 알았죠.” 스위스 서부, 유라(Jura) 지역의 라 발로트 마르탱 압생트 주조가인 필립 마르탱은 찡긋 윙크를 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1910년부터 2005년까지 거의 백년동안 금지된 압생트를 몇몇 바에서는 은밀히 하얀색 플라스틱 머그잔에 팔곤 했다. 2년 전, 필립은 직장을 그만두고, 아버지의 양조장을 물려 받기로 결심했다. 서구에서 ‘초록 요정(green fairy)’라고도 불렸던 압생트는 이 곳에서 ‘유라 우유(Jura milk)’로 불렸다. 웜우드(wormwood)라 불리는 유럽산 약쑥을 기본으로 최대 12가지 허브를 사용해 만드는 압생트를 필립과 함께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필립의 정원에서 웜우드 줄기를, 그 다음에는 꽃을 코에 대고 냄새를 맡는 것부터 체험은 시작된다. 필립은 다발채 거꾸로 매달아 말린 허브로 가득한 다락에서 직접 말린 허브를 양조장으로 갖고 내려와 잘게 잘라내는 작업을 보여 준다. 그리고 물과 술을 첨가해 압생트를 주조하는 과정을 함께 체험해 볼 수 있다. ■발레 지역 호밀빵 체험 스위스 남부, 발레 주의 작은 산골 마을, 지날은 발 다니비에르 계곡에 위치해 있는데, 전통이 고스란히 이어져 오고 있는 마을로 유명하다. 지날과 옆 마을을 통틀어 부르는 지날 레카 마을은 다섯 개의 4천미터급 알프스 봉우리를 감상하며 하이킹을 즐기기에 좋은데, 특히 베이크하우스(Bakehouse)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주목 받고 있다. 이 곳에서는 발레 주의 빵 굽는 전통을 체험해 볼 수 있는데, 근처의 그리멘츠에 있는 마을 공동 오븐에서 전통 호밀빵을 구워볼 수 있다. 제빵사가 반죽을 제공해 주고, 꼼꼼히 지도를 해 주어, 발레 주의 명물인 호밀빵을 전통적인 방식으로 재현해 볼 수 있어 더욱 특별하다. 발레에서 수 세기 동안 농사지어 온 호밀은 이 산악 지역의 흙과 만나 최상의 맛을 만들어 낸다. 옛날에는 그리멘츠 마을 사람들이 빵을 구울 수 있는 것은 한 해에 단 네 번 뿐이었다고 한다. 마을 공동 오븐에 불을 지펴 각 가정이 순서대로 수개월 동안의 식량이 되어줄 빵을 구웠다고 한다. 이 체험 프로그램을 이끌어 가고 있는 제빵사 야니스 쇼벨은 “빵 밑을 두드려 보아 속 빈 소리가 들린다면 완벽히 구워진 것이죠”라고 말한다. ■티치노 전통 옥수수 제분 체험 돌집에서 왜 팝콘 냄새가 날까? 스위스의 이탈리아어권, 티치노에는 특별한 가루가 있다. 달콤한 맛과 실크같은 보드라운 질감을 가졌다. 온제르노네 계곡, 베르겔레또의 맛있는 전통을 체험해 볼 수 있다. 초등학교 교사이자 파트타임 제분사 일라리오 가르바니와 함께 나서는 옥수수 가루 제분 체험이다. 옥수수 가루가 이 지역에 전파된 것은 19세기 초의 일이다. 그 전에는 호밀이 주요 곡물이었다. 옥수수 가루가 처음 마을에 등장했을 때 마을의 제분소 여주인 눈지아 테리빌리니는 호밀가루를 제분했을 때처럼 장작불에 팬을 올려 옥수수를 볶기 시작했다. 3분의 1일 팝콘으로 변한 뒤에야 볶기를 멈췄고, 나머지 옥수수와 팝콘을 합해 제분을 했다. 이 것이 바로 ‘좋은 가루’란 뜻을 가진 파리나 보나의 기원이다. 1957년 여주인이 사망하고, 그 비밀도 사라지고 말았다. 거의 60년 동안 제분소의 물레는 멈추어 있었다. 지금은 3년 전부터 옥수수 가루 제분을 시작한 일라리오 바르바니가 눈지아의 옛 제분소에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옥수수 가루를 만들고 있다. 스위스에서 유일한 옥수수 제분사다. 초등학교 교사이기도 한 그는 매주 화요일 참가자들을 데리고 옥수수 제분 체험에 나선다. “맛깔스러 보이는 옥수수 가루가 견사처럼 뿜어져 나오면 물레방아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는 뜻이죠. 그제서야 제분사는 잠시 휴식을 취하거나 다른 일을 볼 수 있답니다.”라고 말하는 일라리오에게 열정이 느껴진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17-09-27 09:46: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