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세대 갈등이 사회 각 분야에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축구 국가대표팀에서의 내분 사태와 전공의들의 잇따른 파업, 4월 제22대 국회의원선거(이하 총선)를 앞두고 불거진 더불어민주당 내 공천 파동까지 기성세대와 새로운 세대 간의 갈등이 그 배경이란 주장이다. ■차범근 "내가 회초리 맞아야" 2일 업계에 따르면 차범근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H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6회 '차범근 축구상' 시상식에서 'AFC 아시안컵'에서 불거진 대표팀 내부 문제에 대해 소회를 밝혔다. 특히 차 전 감독은 세대 갈등을 언급하며 어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그는 "이강인의 부모와 내가 회초리를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손흥민은) 아버지가 엄격해 아들 교육을 잘 시켰다"고도 말했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선수는 지난달 10일 종료된 '아시안컵' 대회에서 요르단과의 4강전을 앞두고 주장 손흥민(토트넘 훗스퍼) 등 선배 선수들과 갈등을 벌여 지탄의 대상이 됐다. 이강인이 직접 런던으로 건너가 손흥민에게 사과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지만 여전히 소속팀에서 이강인의 부진이 이어지는 등 그 여파가 확산 기로다. '임시 사령탑'으로 선임된 황선홍 감독의 역할론은 물론이고, 향후 대표팀 일정에도 이 사태가 꾸준히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의대 정원 늘린다니 9000명 이탈 정부의 의대 증원 반발로 촉발된 전공의 및 의사들의 파업도 시간이 지날수록 세대 간 갈등으로 진영을 갖추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의대 증원 후 의대에 입학한 학생들이 치료 현장에 들어올 수 있는 '진정한 의사'가 되기까지는 최소 15년이 소요될 것"이라며 "사실상 30~40대 의사들이 생계 위협을 근거로 환자까지 버릴 만한 상황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로스쿨의 사례를 보면 이번 의대 증원 파동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며 "본질은 세대 갈등으로 보인다. 새로운 주도 세력이 될 이들과 기성세대들의 첨예한 대립이 자존심 싸움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의사들은 무조건적인 파업에 반대 의사를 표현하기도 했다. 필수 의료 경쟁력을 높일 의대 증원 순기능에 찬성하는 목소리들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가 병원에 돌아오기만 하면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정한 시한인 지난달 29일 오후 5시까지 의료 현장에 복귀한 전공의는 모두 565명으로 집계됐다. 정부의 최후통첩에도 병원 현장으로 돌아오지 않은 전공의 숫자는 무려 9000명에 육박했다. ■이재명 "세대교체와 새로운 기회 있어야" 내달 10일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친문(친문재인) 핵심 인사인 임종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서울 중·성동갑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되면서 당내 공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임 전 실장은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남 양산 회동에서 이 대표가 굳게 약속한 ‘명문(이재명·문재인) 정당’과 용광로 통합을 믿었다"며 "중·성동갑에 대한 전략공천관리위원회의 의결을 재고해 달라”고 촉구했다. 임 전 실장은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중·성동갑에 전략 공천한 결정에 불복하며 중·성동갑 중심지인 왕십리역에서 선거운동을 이어가는 초강수를 두기도 했다. 비명계 인사들의 줄탈당도 이어지고 있다. 5선 중진 설훈(경기 부천을) 의원 등 하루가 멀다 하고 탈당 인사가 나오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세대교체와 새로운 기회가 있어야 한다"며 자신의 주장을 밀고 나가는 모습이다. 그는 지난달 28일 서울 서대문구 피트니스센터에서 열린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강물이 흘러 바다로 가는 것처럼 세대교체와 새로운 기회가 있어야 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선수 선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4-03-02 01:23:10[파이낸셜뉴스] "우리가 21대 국회에서 봐 온 여야 대치는 22대 국회에서 더욱 강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많은 민생 법안은 22대 국회에서도 처리되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이다." 노동일 파이낸셜뉴스 주필은 1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진행된 '파이낸셜뉴스-율촌 정책 세미나'에서 '2024년 총선 이후 정치 지형의 변화와 정국 전망'을 주제로 한 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 10일 치러진 22대 총선에서 집권여당인 국민의힘·국민의미래는 각각 90석·18석을 얻어 총 108석 확보에 그쳤다. 반면 더불어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은 161석·14석으로 총 175석을 석권했다. 조국혁신당(12석)과 개혁신당(3석), 새로운미래(1석), 진보당(1석) 등 제3정당을 포함하면 범야권이 192석으로, 헌정사상 최대 격차의 여소야대 국면을 맞게 됐다. 총선 후 5일이 지난 이날 키노트 강연자로 나선 노 주필은 향후 정국 전망에 대해 "각종 분야에서 야권의 입김이 세질 수 밖에 없다"며 "21대 국회보다 더 지리멸렬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 주필은 먼저 여당의 총선 패배 배경 중 한 가지로 선거 운동 전략의 실패를 꼽았다. 노 주필은 "총선은 집권세력에 대한 평가라는 성격이 워낙 강한데, 그것을 깰 만한 이슈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며 "심판론으로 맞붙으면 큰 심판론이 작은 심판론을 깨뜨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이조(이재명·조국) 심판', '범법자 심판' '운동권 심판'을 내세운 점을 지적한 것이다. 노 주필은 이어 "정부가 국민들의 마음을 멀어지게 한 것은 '책임지지 않는 모습'"이라며 야권이 이태원 참사 특별법, 채 상병 특검법까지 추진하게 된 상황의 문제점을 짚었다. 노 주필은 또 '의대 정원 확대' 이슈를 두고도 "이제는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총선에 불리할 것 같으면 한발 물러설 수도 있어야 했다"며 정무 감각의 부재를 지적했다. 또한 노 주필은 "가장 큰 변수는 조국혁신당의 등장이었다"며 "민주당이 공천 과정에서 말이 많았고, 곤경에 처할 것이라고 생각됐는데, 조국혁신당이 나오면서 야권 전체의 파이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조국혁신당이 창당되면서 전국의 투표율까지도 높였다는 평가다. 야당 당대표들의 사법리스크를 두고 노 주필은 "야당 대표들은 이를 돌파하기 위해서라도 여권과 강대강 대치를 할 수밖에 없다. 탄핵까지도 발의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예측했다. 아울러 노 주필은 "가장 좋은 정치는 국민의 마음, 민심을 따르는 것"이라며 여야가 대치 속에서도 민생 법안에 중지를 모아주기를 당부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2024-04-15 15:03:45제22대 총선 참패 이후 국민의힘 내부에선 겸손하게 당이 민심에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권 심판론이 범야권의 압승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새로운 당정관계를 정립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국민의 회초리, 겸허히 받겠습니다'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거는 등 철저하게 '반성 모드'를 유지중이다. 총선 당일까지 국민의힘은 주요 격전지에서 골든크로스가 일어나고 있다며 공식적으로는 신승을 토대로 한 낙관론을 펼쳤다. 그러나 정작 결과는 참패였다. 앞서 당의 중진급 인사들은 선대위 입장과는 정반대로 총선 참패를 예견한 듯했다. 권성동·나경원·윤상현 의원이 총선을 3일 앞둔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고 읍소 작전을 편 것을 두고 이러한 분석이 나왔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정부·여당의 과오에 대해 사과하는 동시에 당의 대대적인 변화를 약속하며 한 표를 호소했다. 시계를 좀 더 뒤로 돌려보면 지난 2월 말 국민의힘은 공천을 비교적 잡음없이 마무리하면서 당 지지율에서 민주당을 앞섰다. 하지만 민주당도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빠르게 안정을 되찾자 정권 심판론은 3월 초부터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이때 대통령실발 악재가 덮쳤다. 당시 이종섭 주 호주대사의 '도주 논란'과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발언 등이 나오면서다. 한 위원장이 이 대사 귀국과 황 수석 사퇴를 요구하면서 대통령실의 변화를 어느정도 이끌어냈지만 정부가 '뜨거운 감자'인 의대 증원 갈등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자 결국 민심은 정권 심판론에 손을 들어줬다. 이슈나 인물경쟁력은 모두 심판 블랙홀이 빨아들였다. 총선 결과를 놓고 여권 내에선 정권 심판론을 이길 수 있는 강력한 전략이 부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정권 심판론이 여전히 우세했던 지난달 말 한동훈 위원장이 '이조심판특위'를 구성하자 당에서는 '전략 미스'라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정권 심판론이 힘을 받는 건 민심이 정권에 불만을 갖고 있다는 뜻인데, 이 상황에서 당이 정부에 민심을 전달하지 않고 되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혁신당을 공격하는 건 번지 수를 잘못 집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여기에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 민생 토론회를 개최하고 의료 개혁 관련 대국민 담화를 진행한 것도 정권 심판론을 완화하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히려 당이 현안의 선봉에 서서 주도하는 모습이 필요했다는 의견이다. 정권 심판론을 우회하기 위해 당이 취할 수 있는 전략은 두 가지다. 대통령실과 완전히 거리를 두거나, 대대적인 국정 기조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그러나 두 전략 모두 취하지 않고 야당 네거티브에 집중한 것이 이번 총선의 참패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국민의힘에선 강력한 리더십으로 당의 정체성을 새로 만들 수 있는 지도부를 세우자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또 다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가는 대신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선출해 전열 재정비에 나서 당을 빠르게 안정시키자는 것이다. 총선 참패 이후에는 대통령실과 당의 이해관계가 다른 만큼 비윤석열계에 힘을 실어주자는 분위기도 포착된다. 현재까지는 당 수습 방안을 위한 논의에만 속도를 내고 있지만 방법론에 대한 논의가 끝나면 정부를 향한 비판 수위가 세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당은 여론의 최전선에 있기 때문에 여론을 가감없이 전달하고, 대통령실은 이를 가감 없이 반영해야 한다"며 "비대위로 적당히 위기를 넘어가려고 하지 말고 전당대회를 치르고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4-04-14 18:32:09[파이낸셜뉴스] 제22대 총선 참패 이후 국민의힘 내부에선 겸손하게 당이 민심에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권 심판론이 범야권의 압승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새로운 당정관계를 정립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국민의 회초리, 겸허히 받겠습니다'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거는 등 철저하게 '반성 모드'를 유지중이다. 총선 당일까지 국민의힘은 주요 격전지에서 골든크로스가 일어나고 있다며 공식적으로는 신승을 토대로 한 낙관론을 펼쳤다. 그러나 정작 결과는 참패였다. 앞서 당의 중진급 인사들은 선대위 입장과는 정반대로 총선 참패를 예견한 듯했다. 권성동·나경원·윤상현 의원이 총선을 3일 앞둔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고 읍소 작전을 편 것을 두고 이러한 분석이 나왔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정부·여당의 과오에 대해 사과하는 동시에 당의 대대적인 변화를 약속하며 한 표를 호소했다. 시계를 좀 더 뒤로 돌려보면 지난 2월 말 국민의힘은 공천을 비교적 잡음없이 마무리하면서 당 지지율에서 민주당을 앞섰다. 하지만 민주당도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빠르게 안정을 되찾자 정권 심판론은 3월 초부터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이때 대통령실발 악재가 덮쳤다. 당시 이종섭 주 호주대사의 '도주 논란'과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발언 등이 나오면서다. 한 위원장이 이 대사 귀국과 황 수석 사퇴를 요구하면서 대통령실의 변화를 어느정도 이끌어냈지만 정부가 '뜨거운 감자'인 의대 증원 갈등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자 결국 민심은 정권 심판론에 손을 들어줬다. 이슈나 인물경쟁력은 모두 심판 블랙홀이 빨아들였다. 총선 결과를 놓고 여권 내에선 정권 심판론을 이길 수 있는 강력한 전략이 부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정권 심판론이 여전히 우세했던 지난달 말 한동훈 위원장이 '이조심판특위'를 구성하자 당에서는 '전략 미스'라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정권 심판론이 힘을 받는 건 민심이 정권에 불만을 갖고 있다는 뜻인데, 이 상황에서 당이 정부에 민심을 전달하지 않고 되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혁신당을 공격하는 건 번지 수를 잘못 집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여기에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 민생 토론회를 개최하고 의료 개혁 관련 대국민 담화를 진행한 것도 정권 심판론을 완화하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히려 당이 현안의 선봉에 서서 주도하는 모습이 필요했다는 의견이다. 정권 심판론을 우회하기 위해 당이 취할 수 있는 전략은 두 가지다. 대통령실과 완전히 거리를 두거나, 대대적인 국정 기조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그러나 두 전략 모두 취하지 않고 야당 네거티브에 집중한 것이 이번 총선의 참패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국민의힘에선 강력한 리더십으로 당의 정체성을 새로 만들 수 있는 지도부를 세우자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또 다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가는 대신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선출해 전열 재정비에 나서 당을 빠르게 안정시키자는 것이다. 총선 참패 이후에는 대통령실과 당의 이해관계가 다른 만큼 비윤석열계에 힘을 실어주자는 분위기도 포착된다. 현재까지는 당 수습 방안을 위한 논의에만 속도를 내고 있지만 방법론에 대한 논의가 끝나면 정부를 향한 비판 수위가 세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당은 여론의 최전선에 있기 때문에 여론을 가감없이 전달하고, 대통령실은 이를 가감 없이 반영해야 한다"며 "비대위로 적당히 위기를 넘어가려고 하지 말고 전당대회를 치르고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4-04-14 16:41:48[파이낸셜뉴스] 22대 총선이 더불어민주당의 승리로 끝났다. 민주당을 이끈 이재명 대표는 대선 패배, 사법리스크와 사당화 논란을 딛고 리더십을 되찾았다.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도 굳어졌다. 반면 국민의힘 구원투수로 나섰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총선 참패 책임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에게 책임을 일부 전가하며 다툼을 벌일 수도 있다. 총선 개표 결과 민주당과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은 173석,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는 107석을 차지했다. 민주당 계열의 조국혁신당과 새로운미래가 각기 11석과 1석을 확보했기 때문에 범진보진영 도합 185석 거대야당을 이룬 셈이다. 이재명, 당내 견제 없이 대권가도..대선前 실형 위험 상존 이번 총선 승리로 이 대표는 진보진영 내에서 누구도 쉽게 흔들 수 없는 위치에 서게 됐다. 그동안 이 대표가 당내에서 숱하게 받아왔던 사법리스크와 계파갈등 비판도 다시 고개를 들기 어렵게 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와 경기도지사 법인카드 부정사용 등 여러 의혹들에 싸였다. 이로 인한 검찰 수사와 재판이 이어지면서 이 대표의 인천 계양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와 민주당 당권 도전 모두 ‘방탄’이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었다. 특히 검찰의 두 차례 구속영장 청구를 민주당이 체포동의안 부결로 막아서 방탄국회 공세는 끊이지 않았다. 이 같은 방탄국회 논란과 사법리스크에 민주당은 한 때 사분오열됐다. 친명(親 이재명)과 비명으로 확연히 갈렸고, 총선 공천 과정에서 ‘비명횡사’라 불릴 만큼 비명계가 배제되면서 일부 탈당 사태까지 벌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총선에서 ‘대승’이라 할 만한 결과를 거둔 것이다. 벼랑 끝에 있던 이 대표는 리더십를 입증 받고 대선까지 바라볼 만큼 안정적인 정치적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공천파동을 겪으면서 비명계 대부분이 사라져 당내에 이렇다 할 견제세력도 없어진 상황이다. 민주당 내부 전언에 따르면 애초 비명계의 반란이 실패한 건 "이재명 없이 지지층 결집이 안 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대표의 여러 리스크에도 '팬층'이 두터워 비명계라도 쉽게 등질 수 없었다는 것이다. 거기다 총선 승리까지 이끌면서 이 대표는 당내에서 말 그대로 필수불가결한 존재가 됐다. 다만 재판 리스크는 아직 남아있다. 이 대표는 총선 전날인 9일에도 재판 출석으로 자리를 비웠다. 대장동과 백현동 개발 특혜와 대선 당시 허위사실 공표, 검사 사칭 위증교사 등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다. 3년 후인 차기 대선 전에 실형을 받아 피선거권을 박탈당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법인카드 유용 의혹도 검찰이 수사 중이다. 한동훈, 尹 책임론 제기할 수도..당내 지지 얻긴 어려워 한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당권을 쥔 지 불과 4개월 만에 사퇴 압박에 시달리게 됐다. 총선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등장했지만, 결국 참패라는 성적표를 받게 돼서다. 원톱으로 나서면서 후보들보다 더 돋보였던 탓에 당내 책임론으로 나타나는 후폭풍도 거셀 것으로 보인다. 한 위원장은 그간 총선에서 패배하면 조기에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에 적극 반박해왔다. 정가에 ‘지라시’로 도는 미국 유학설에도 “저는 뭘 배울 때가 아니라 공적으로 봉사할 일만 남았다”고 선을 그었고, 비대위원장 임기를 두고 “총선 이후까지”라고 확언했다. 비대위원장이 아니라도 당내에서 정치를 계속한다는 의지로 읽힌다. 여기에는 총선 패배의 책임을 윤 대통령에게 전가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야권이 승리한 큰 요인이 정권심판론이라는 점, 김건희 여사 디올백 논란은 물론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도피 논란과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의 발언 논란까지 윤 대통령에게서 비롯된 악재들이 여럿이라는 점에서다. 거기다 대통령실이 공천에 불만을 품고 사퇴 압박을 해 논란을 빚었던 만큼 한 위원장으로선 윤 대통령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논리를 펼칠 수 있다. 그러나 한 위원장의 의도대로 흘러가긴 쉽지 않아 보인다. 우선 과거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해 자숙했던 김무성·황교안 전 대표의 전례가 있는 만큼, 당내 책임론을 피할 순 없다. 여소야대라고 하더라도 임기가 3년이나 남은 대통령을 적으로 돌리면서까지 한 위원장을 무리하게 편들기는 쉽지 않아서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총선 후에는 한 위원장에게 당정갈등 유발 등 그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또 국민의힘 주류가 친윤(親 윤석열)을 벗어나기 시작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의 임기는 차기 총선 1년 전인 2027년까지라 대통령실의 당에 대한 영향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서다. 때문에 비윤계 거물급 인사들이 당권에 도전하면서 주류를 차지할 공산이 큰데, 이런 흐름에서 한 위원장 또한 밀려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04-11 09:14:20[파이낸셜뉴스] 4·10 총선 대표 격전지 중 한 곳으로 꼽힌 '한강벨트(마포갑·마포을·동작갑·동작을·영등포갑·영등포을·용산·중구성동갑·중구성동을·광진갑·광진을·강동갑·강동을 등 13곳)'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뒀다.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은 3석을 얻는 데에 그쳤다. 11일 오전 6시 18분 기준 전국 개표가 99.73%, 서울 개표가 99.27% 진행된 가운데 정권심판론을 부각한 민주당이 한강벨트 의석 10석을 얻는 데 성공했다. 민주당이 승리한 곳은 마포을(정청래), 동작갑(김병기), 영등포갑(채현일), 영등포을(김민석), 중구성동갑(전현희), 중구성동을(박성준), 광진갑(이정헌), 광진을(고민정), 강동갑(진선미), 강동을(이해식) 등 10곳이다. 국민의힘은 마포갑(조정훈), 동작을(나경원), 용산(권영세) 등 3곳에 깃발을 꽂았다. '86 운동권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마포을에서는 정청래 후보가 17대, 19대, 21대에 이어 22대 총선에서도 당선되며 4선에 성공하게 됐다. 동작갑은 개표 막판까지 초접전 양상이었으나 오전 4시 50분 기준 서울 동작갑 개표가 99.9% 완료된 가운데 김병기 후보가 50.5%(6만3369표)를 득표하며 3선 고지를 점했다. 공천 당시 '비명횡사' 논란이 불거지며 김영주 후보가 탈당해 국민의힘에 입당한 계기가 됐던 영등포갑에서는 채현일 후보가 당선됐다. 채 후보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정무보좌관과 문재인 정부 청와대 행정관을 거쳐 지난 2018년 영등포구청장에 당선된 바 있다. 영등포을에서는 치열한 접전 끝에 지역구 현역인 김민석 후보 겸 민주 총선상황실장이 승리해 4선을 달성하게 됐다. 중구성동갑에서는 문재인 정부 시절 국민권익위원장을 지내며 윤석열 정부와 대치했던 전현희 후보가 승리했고, 중구성동을에서는 JTBC 앵커 출신인 박성준 후보가 초박빙 승부 끝에 당선됐다. '친명' 이정헌 후보와 '친윤' 김병민 후보 간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광진갑에서는 이 후보가 승기를 잡았고, 광진을에서는 후보가 4년 전에 이어 재차 의석 수성에 성공했다. '여성 법조인 맞대결'로 이목을 집중시켰던 강동갑에서는 진선미 후보가 전주혜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으며 강동을에서는 이해식 후보가 당선돼 2선 의원이 됐다. 마포갑에서는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해 영입한 4·10 총선 '1호 인재'인 조정훈 후보가 경찰 총경 출신 이지은 후보를 누르고 국민의힘 깃발을 꽂았다. 특히 마포갑의 경우 진보 세가 강해 보수 '험지'로 규정되는 만큼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8차례 지원사격하며 승리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던 동작을에서는 큰 이변 없이 나경원 후보가 당선에 성공해 4년 만에 지역구를 탈환했으며, 대통령실이 위치한 용산에서는 권영세 후보가 승리했다. 국민의힘이 일부 험지에서 우위를 점하고 이재명 대표가 특히 공을 들이던 동작을에서도 승리하는 등의 성과를 냈지만, 그래도 한강벨트 전체 13석 가운데 10석을 내줬다는 것은 민주당의 정권심판론을 넘어서지 못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특히 '용산발 리스크'라고 봤는데, 이종섭 전 호주대사를 둘러싼 논란이나 의정갈등 국면에서 정부가 보여준 대처가 아쉬웠다는 평가가 다수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2024-04-11 06:53:42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거 결과에 따라 여야 대권주자들의 정치적 입지도 엇갈릴 전망이다. 특히 '대권 잠룡'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총선에서 양당의 수장으로 방향 키를 잡으면서 이들의 정치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양당 수장들에게 이번 총선은 2027년 대선의 '예선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이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경우, 차기 대선 가도에도 순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들이 대거 공천을 받은 상황에서, 이들이 다수 국회에 입성한다면 이 대표가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패배한다면 야당 내 계파 갈등으로 인한 내홍, 사법리스크 논란 등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 위원장은 이번 선거에서 여당이 승리하거나, 패배하더라도 근소한 차이를 보인다면 유력 대선 주자로 위상을 각인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위원장은 지난 12월 여당 구원투수를 자처하며 등판한 '정치 신인'이다. 이번 총선 지휘 역량을 인정받는다면 신인 꼬리표를 떼고 체급이 올라갈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국민의힘이 큰 차이로 패할 경우 공천 과정에서의 '사천 논란', 윤석열 대통령과 갈등 등에 대한 책임론으로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된다. 거대 양당의 수장 외에도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최근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통령 후보 선호도 3위를 차지해 대선주자급으로 떠오를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자녀의 입시 비리 혐의 등으로 2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받았고,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면 5년 동안 피선거권을 박탈당하는 만큼 대선을 기대하기엔 다소 이르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야의 다른 잠룡들에게도 이번 총선은 기회의 장이다. 이번 총선을 기회로 당내 지지 세력을 키우면서 차기 대선 행보를 견고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권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인천 계양을에 출마해 이 대표와 맞대결을 펼치면서 여권 차기 주자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험지에서 민주당 현직 대표이자 지난 대선 후보였던 이 대표를 상대로 지역 표심을 얼마나 끌어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원 전 장관이 선거에서 패하더라도 유의미한 득표율을 올린다면 대선으로 가는 중요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총선 이후 존재감을 키우며 몸 풀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여당이 패하더라도, 민주당이 총선 이후 탄핵론이나 일방적인 개헌 등을 주장한다면 분명한 반대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지다. 야당에서는 김동연 경기지사와 이광재 전 의원이 주목받고 있다. 김 지사는 그동안 민주당의 공천 잡음을 두고 이 대표에게 연이어 쓴소리를 아끼지 않은 만큼, 정치적 행보에 한층 더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 전 의원 역시 수년간 닦아온 서울 종로를 포기하고 '극험지'인 경기 분당갑에 출마하라는 당 요청에 응한 만큼 생환한다면 총선 후 입지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4-04-07 18:59:27[파이낸셜뉴스]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거 결과에 따라 여야 대권주자들의 정치적 입지도 엇갈릴 전망이다. 특히 '대권 잠룡'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총선에서 양당의 수장으로 방향 키를 잡으면서 이들의 정치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양당 수장들에게 이번 총선은 2027년 대선의 '예선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이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경우, 차기 대선 가도에도 순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들이 대거 공천을 받은 상황에서, 이들이 다수 국회에 입성한다면 이 대표가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패배한다면 야당 내 계파 갈등으로 인한 내홍, 사법리스크 논란 등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 위원장은 이번 선거에서 여당이 승리하거나, 패배하더라도 근소한 차이를 보인다면 유력 대선 주자로 위상을 각인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위원장은 지난 12월 여당 구원투수를 자처하며 등판한 '정치 신인'이다. 이번 총선 지휘 역량을 인정받는다면 신인 꼬리표를 떼고 체급이 올라갈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국민의힘이 큰 차이로 패할 경우 공천 과정에서의 '사천 논란', 윤석열 대통령과 갈등 등에 대한 책임론으로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된다. 거대 양당의 수장 외에도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최근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통령 후보 선호도 3위를 차지해 대선주자급으로 떠오를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자녀의 입시 비리 혐의 등으로 2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받았고,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면 5년 동안 피선거권을 박탈당하는 만큼 대선을 기대하기엔 다소 이르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야의 다른 잠룡들에게도 이번 총선은 기회의 장이다. 이번 총선을 기회로 당내 지지 세력을 키우면서 차기 대선 행보를 견고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권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인천 계양을에 출마해 이 대표와 맞대결을 펼치면서 여권 차기 주자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험지에서 민주당 현직 대표이자 지난 대선 후보였던 이 대표를 상대로 지역 표심을 얼마나 끌어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원 전 장관이 선거에서 패하더라도 유의미한 득표율을 올린다면 대선으로 가는 중요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총선 이후 존재감을 키우며 몸 풀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여당이 패하더라도, 민주당이 총선 이후 탄핵론이나 일방적인 개헌 등을 주장한다면 분명한 반대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지다. 야당에서는 김동연 경기지사와 이광재 전 의원이 주목받고 있다. 김 지사는 그동안 민주당의 공천 잡음을 두고 이 대표에게 연이어 쓴소리를 아끼지 않은 만큼, 정치적 행보에 한층 더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 전 의원 역시 수년간 닦아온 서울 종로를 포기하고 '극험지'인 경기 분당갑에 출마하라는 당 요청에 응한 만큼 생환한다면 총선 후 입지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4-04-07 16:39:13[파이낸셜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지난 100일은 곧 이번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의 운명을 결정할 시간이었다. 한 위원장은 지난해 말 여의도 입성과 동시에 원내 제1당 탈환이라는 과제를 부여 받았다. 당시 정치판에서 가장 경험이 적은 '새내기'였지만 여권 총사령탑으로 추대되면서 가장 큰 책임감을 떠안은 것이다. 주변에서 비상대책위원장직 수락을 말린 사람은 수두룩했을 것이다. 실제 한 위원장은 지난 1월 18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참석한 의원총회 자리에서 "국민의힘에 온다고 하니 주변의 많은 해설가들이 '너무 빠르다, 이미지를 그렇게 소모하면 안 된다, 너는 소모당할 것'이라고 충고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 위원장은 "(총선 선거일인) 4월 10일까지 완전히 소모되겠다"고 선언했다. 국민의힘 승리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자신을 소진하겠다는 그의 의지에 국민의힘도 한 위원장을 원톱으로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정치 신인인 만큼 초반 말 실수에 대한 우려도 나왔지만 한 위원장이 지난해 12월 26일 취임 수락과 동시에 내세운 '선민후사(개인의 안위보다 국민을 우선시한다) 정신'과 자신의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신인의 강점인 참신함을 살렸다는 평가도 나왔다. 당정일체 분위기를 깨면서 당 이미지를 환기하는 데에도 한몫했다는 분석도 있다. 한 위원장은 그간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이종섭·황상무 논란, 그리고 최근 의대 증원 등 총 3차례에 걸쳐 대통령실과 다른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래 처음으로 한 위원장이 빚은 당정 갈등은 한 위원장에게 위기였지만 기회이기도 했다. 다만 문제는 줄다리기 싸움 속에 야권이 밀어붙이는 정권 심판론을 뛰어넘을 만한 이벤트를 만들지 못했다는 데 있다. 운동권 청산론도 수도권 표심을 잡는 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것이 수치로 드러나면서 한 위원장을 향한 책임론이 총선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미 공천 과정에서부터 수도권 위기론은 예고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비교적 잡음은 없었지만, 그만큼 적절한 물갈이가 이뤄지지 못했기에 외연 확장을 막았다는 지적이다. 당내에서는 한 위원장이 자처한 원톱 체제에 대한 부정 평가도 감돌고 있다. 비대위 체제에서는 한 위원장에게 스피커가 집중되는 것이 효과적이었지만, 선거대책위원회 체제에서 만큼은 스피커를 나눠 중도 확장에 나섰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위원장은 자신을 총괄 선대위원장으로, 그리고 나경원·원희룡·안철수·윤재옥 후보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앞세웠다. 그러나 네 후보 모두 본인의 선거에 집중하고 있는 데다 책임이 분산된 상황에서 역할을 발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 위원장에 대한 주목도가 너무 높아 한 위원장이 자신이 소화할 수 없는 역할을 자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위원장이 최근 야당을 향한 공세 수위를 한껏 끌어올리는 것도 결국 초조함 속에서 여의도 문법을 답습하게 된 것이 아니냐는 의미로 풀이된다. 당내에선 아직 한 위원장을 향한 직접적인 불만은 표출되고 있지 않지만 총선 결과가 지난21대 총선 수준에 그친다면 한 위원장에 대한 책임론은 불거질 조짐이다. 다만 여권에서 미래 권력으로 인식되는 만큼 여권이 자체 수위 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4-04-04 17:12:01[파이낸셜뉴스] 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정권 심판론'에 불을 붙이며 총선 승리 결의를 다졌다. 이에 더해 공천 잡음으로 갈등을 겪었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만나는 등 '원팀'을 강조하며 통합 의지도 내비쳤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10시 대통령실이 있는 서울 용산에서 '정권심판·국민승리 선대위 출정식'을 열었다. 정권심판론을 앞세워 표심을 흔들고 용산 탈환까지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이재명 대표는 "이번 선거는 국민이 주인임을 보여주는 심판의 장이다. 누가 이 나라의 주인인지, 누가 진정한 권력과 예산의 주체인지 보여줘야 한다"며 "윤 정권 심판 열차가 국민 승리라는 최종 목적지를 향해 지금 출발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후 이 대표는 임 전 실장과 함께 전현희 서울 중·성동갑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다. 임 전 실장은 이 대표와 악수와 포옹을 나누며 화목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지지자들에게 '전현희'를 연호하도록 호응을 유도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존경하는 임 전 실장이 이 자리에 함께 했는데, 우리는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고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만드는 데 모두가 힘을 합칠 것"이라며 "함께 이 나라가 민주 공화국임을 선포하고 4월 10일에 승리하는, 국민들의 승리를 이끄는 심판의 날을 맞이하겠다"고 선언했다. 임 전 실장은 "이 정권은 부도덕하고 무능하고 타락한 열등 정권, 불량정권"이라며 이 대표와 한목소리로 정부를 질타했다. 이날 이 대표는 수도권 격전지 지원에 힘을 쏟았다. 특히 한강 벨트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동작을 방문해 유세를 이어갔다. 이 대표가 동작을 방문한 건 이번이 5번째다. 이 자리에서 대표는 승리를 위한 '단독 151석'을 거듭 강조했다. 원내 1당을 지켜 정부의 폭주를 막겠다는 것이다. 동작 성대약국에서 현역 김병기 의원과 나란히 선 이 대표는 "국회가 정부·여당의 손아귀에 들어가는 순간 지금 우리가 수십 년간 피 흘리고 목숨 바쳐 만들어왔던 민주적인 제도를 다 파괴할 것"이라며 "민주당 지지율이 올라갔느니, 분위기가 좋아졌느니 하는 말에 현혹되지 말고 정말 엄중한 심정으로, 절박한 마음으로 주변에 포기한 사람들을 설득해 한 표라도 더 표를 주고 한 석이라도 더 확보해서 민주당이 반드시 독자적으로 151석 이상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act@fnnews.com 최아영 김해솔 기자
2024-03-28 16:07: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