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올해로 등단 50주년을 맞은 조정래 작가가 '반일종족주의' 책을 펴낸 이영훈 이승만 학당 교장 등 저자들에 대해 "신종 매국노이자 민족의 반역자"라며 "민족 정기를 위해,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으려면 이제라도 반민특위를 부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정래 작가는 12일 오전 서울 태평로1가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등단 5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친일파를 단죄하지 않으면 이 나라의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조 작가는 "토착왜구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일본에 유학을 다녀와 친일파, 민족반역자가 됐는데 그들은 일본의 죄악에 대해 편을 들고 왜곡하고 있다"며 "이들을 징벌하는 법 제정에 적극 나서려 한다"고 말했다. 조 작가는 '20세기 한국 근현대사 3부작' 대하소설이라 불리는 '태백산맥'과 '아리랑', '한강'등을 펴내며 대한민국이 이 자리에 오기까지 지난 100년 간 혼돈과 격랑의 역사를 반추하고 부패한 권력에 대한 비판과 민중에 대한 신뢰를 담은 이야기들을 써내려갔다. 그의 냉철한 역사인식에 기반을 둔 소설은 우리의 상처 많고 고통 많았던 참담한 역사를 비추며 '우리 민족 내부의 모순과 비극성, 민중의 처절한 삶의 투쟁이 어느 소설이나 역사서보다 진실하고 구체적으로 담겨있다' 평가를 받았으며 이러한 공로로 지난 2017년 은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특히 소설 '아리랑'은 일제 강점기부터 해방까지 이야기를 통해 일제의 수탈과 강제 징용, 소작쟁의, 애국지사들의 독립운동 등의 이야기와 반민족적 행위를 일삼은 친일파들의 실상이 극적으로 담겼다는 평을 받았다. 한편 이에 대해 지난해 '반일종족주의' 저자 이영훈씨가 '아리랑' 속 일부 내용이 조작됐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그의 말은 다 거짓말"이라고 잘라 말하며 불쾌한 기색을 보였다. 조 작가는 "저는 '태백산맥'에서 500가지가 넘도록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고 고발당했었다. 11년 동안 조사받고 무혐의가 됐다. 그 경험 때문에 아리랑은 더 철저하게 조사해서 썼다. 제가 쓴 역사적 자료는 객관적인 것"이라며 "그 자료를 명확하게 쓴 이유는 우리 수난이 얼마나 처절했고 일본이 얼마나 잔혹했는가를 입증하기 위해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역사적 사실은 명확한 것이고 그것을 짊어지고 간 주인공들은 허구 인물"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조 작가는 등단 50주년을 맞아 이번에 탈고 후 30년 만에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의 개정판과 신작 산문집 '홀로 쓰고, 함께 살다'를 출간했다. 그는 개정판을 펴낸 것에 대해 "세 소설을 30년 만에 최초로 정독했다. 게을러서가 아니라 예술이 가진 숙명성 때문에 그랬다"고 밝히며 "모든 분야 예술의 공통점은 '새로워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예술가에게 자기 예술품은 새로 만든 작품의 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전 작품에 나온 인물이 다른 작품에서 비슷하다는 느낌을 줘선 안 되기 때문에 일부러라도 다시 읽지 않았다고 부연하며 또 이름 뿐 아니라 인물상까지도 자신의 작품에서 반복되지 않도록 해왔다고 강조했다. 신작 산문집에 대해선 "10년 전 '황홀한 글감옥'으로 제 인생에 있어 문학에 대한 생각을 엮었다면 이번 책은 제 문학관, 인생관, 역사관, 사회관 등 전부가 포괄돼 있다"며 "두 책을 함께 읽으면 작가 조정래가 누구인지 알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0-10-12 16:34:26[파이낸셜뉴스 최경식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국민 분열' 발언이 큰 논란을 낳고 있는 가운데 여야 4당이 일제히 나 원내대표의 발언을 규탄하고 나섰다. 15일 여야 4당은 "해방 후 반민특위로 인해 국민이 분열됐다"는 나 원내대표의 발언을 5·18 망언에 이은 '또 하나의 망언'으로 규정하며 강력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승만 대통령과 자유당의 독재에 저항했던 '3·15 의거 기념일'을 거론하며, 민족·민주 운동에 헌신한 사람들에게 씻지 못할 상처를 남겼다고 질타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제헌국회 반민특위 활동이 이승만의 집요한 방해공작으로 좌절됨으로써 친일청산의 기회를 놓친 것은 천추의 한을 남긴 일이고, 친일파가 득세하고 정의가 무너지고 굴절된 비운의 역사가 되풀이된 근본 원인이 됐다”며 “자유한국당이 정녕 오늘을 기념할만한 날로 여긴다면 과거 자유당의 만행들을 반면교사로 삼으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 대변인은 “오늘의 반역사·반민족·반민주의 행태 또한 처절히 반성하고 행동하라"며 "5·18 망언자들도 즉각 퇴출하고, 당 지도부는 반성하고 각성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당은 한국당을 '친일파의 후예'라며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윤소하 원내대표는 “반민특위의 해체는 친일파의 복권과 독립운동 세력의 몰락을 가져왔다"며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한국당이 친일파의 후예임을 고백한 것으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서슴없이 넘나드는 한국당에 국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은 나 원내대표의 역사인식을 문제삼으며 한국당 당명도 '자유한국총독부'로 바꾸라고 질타했다. 김정화 대변인은 "나경원 의원의 조국은 어디냐"며 "단죄와 분열을 구분 못 하는 나경원의 빈약한 역사인식이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분열의 혼란을 틈타 이념에 기생하며 지금껏 살아온 정당이 자유한국당”이라며 “나 의원은 독립유공 영령과 국민 앞에 통렬히 사죄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민주평화당은 나 원내대표를 '토착 왜구'로 지칭하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문정선 대변인은 “국민을 분열시킨 것은 반민특위가 아니라 친일파들이었고, 실패한 반민특위가 나경원과 같은 국적불명의 괴물을 낳았다”며 “토착왜구 나경원을 역사의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2019-03-16 07:03:48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해방 이후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로 인해 국민이 분열됐다는 발언을 놓고 여야4당의 비판이 거세다.그러나 나 원내대표는 15일 "해방 이후 친일 청산이 잘됐어야 했다"며 "반민특위가 잘됐어야 한다. 그게 국론 분열을 가져온게 있다"고 재반박했다.문재인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한국당에 '친일 프레임'을 씌우고 있음을 지적한 나 원내대표는 현 정부가 독립유공자 서훈 작업을 놓고 이념 갈라치기를 하고 있다는 것으로 반격했다.이에 여야4당은 전날에 이어 나 원내대표에 맹공을 퍼부으면서 대립 포인트가 다변화되는 분위기다.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 "우리 당에 친일프레임을 거는데 이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3.1절 축사부터 시작한다"며 피우진 보훈처장을 겨냥, "좌파사회주의 운동을 한 사회주의운동 독립유공자를 다시 서훈하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무소속 손혜원 의원의 부친 건을 언급한 나 원내대표는 "손혜원 의원 부친의 경우에 해방 이후에 남파된 공작원으로 조선공산당 활동을 했다"며 "결국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정부가 수립되는 것에 반대한 손 의원 부친 서훈에 대해서 우리는 두 가지 문제점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손 의원의 권한남용 의혹과 손 의원 부친의 독립유공자 서훈 여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나 원내대표는 "사회주의 독립유공자의 서훈을 우리가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그 사회주의 독립유공자가 해방 이후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정부수립을 반대하고, 이 체제를 부정하는 것을 인정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반민특위 활동이 잘 됐어야 했음을 강조한 나 원내대표는 "지금 이 시점에 문재인 정부가 다시 들고 나온 것은 체제 부정의 면죄부 쪽으로 가는 것"이라며 "결국 좌파사회주의에 대한 저희의 비판에 대해 본인들의 면죄부를 가져가는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하나의 역사공정(歷史工程)의 일환이란 것이다.나 원내대표의 이같은 반박에 여야4당의 공세는 지속됐다.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나 원내대표는) 변명을 하려 했지만 도루묵이었다"며 "결국 우리 근현대사에 대한 오도된 인식이 매우 뿌리가 깊다는 것을 엿볼 수 있게 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5.18을 부정하더니, 이제는 반민특위마저 부정하고 있다"며 "친일에 대한 '후회'는 없고, 친일에 대한 '후예'가 되려 하는가. 그냥, '자유한국총독부'로 당명을 바꿔라"라고 일갈했다.문정선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국민을 분열시킨 것은 반민특위가 아니라 친일파들이었다"며 "실패한 반민특위가 나경원과 같은 국적불명의 괴물을 낳았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19-03-15 17:44:32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해방 이후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로 인해 국민이 분열됐다는 발언을 놓고 여야4당의 비판이 거세다. 그러나 나 원내대표는 15일 "해방 이후 친일 청산이 잘됐어야 했다"며 "반민특위가 잘됐어야 한다. 그게 국론 분열을 가져온게 있다"고 재반박했다. 문재인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한국당에 '친일 프레임'을 씌우고 있음을 지적한 나 원내대표는 현 정부가 독립유공자 서훈 작업을 놓고 이념 갈라치기를 하고 있다는 것으로 반격했다. 이에 여야4당은 전날에 이어 나 원내대표에 맹공을 퍼부으면서 대립 포인트가 다변화되는 분위기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 "우리 당에 친일프레임을 거는데 이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3.1절 축사부터 시작한다"며 피우진 보훈처장을 겨냥, "좌파사회주의 운동을 한 사회주의운동 독립유공자를 다시 서훈하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무소속 손혜원 의원의 부친 건을 언급한 나 원내대표는 "손혜원 의원 부친의 경우에 해방 이후에 남파된 공작원으로 조선공산당 활동을 했다"며 "결국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정부가 수립되는 것에 반대한 손 의원 부친 서훈에 대해서 우리는 두 가지 문제점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손 의원의 권한남용 의혹과 손 의원 부친의 독립유공자 서훈 여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나 원내대표는 "사회주의 독립유공자의 서훈을 우리가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그 사회주의 독립유공자가 해방 이후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정부수립을 반대하고, 이 체제를 부정하는 것을 인정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민특위 활동이 잘 됐어야 했음을 강조한 나 원내대표는 "지금 이 시점에 문재인 정부가 다시 들고 나온 것은 체제 부정의 면죄부 쪽으로 가는 것"이라며 "결국 좌파사회주의에 대한 저희의 비판에 대해 본인들의 면죄부를 가져가는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하나의 역사공정(歷史工程)의 일환이란 것이다. 나 원내대표의 이같은 반박에 여야4당의 공세는 지속됐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나 원내대표는) 변명을 하려 했지만 도루묵이었다"며 "결국 우리 근현대사에 대한 오도된 인식이 매우 뿌리가 깊다는 것을 엿볼 수 있게 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5.18을 부정하더니, 이제는 반민특위마저 부정하고 있다"며 "친일에 대한 '후회'는 없고, 친일에 대한 '후예'가 되려 하는가. 그냥, '자유한국총독부'로 당명을 바꿔라"라고 일갈했다. 문정선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국민을 분열시킨 것은 반민특위가 아니라 친일파들이었다"며 "실패한 반민특위가 나경원과 같은 국적불명의 괴물을 낳았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19-03-15 16:27:16음악대학 교수들의 불법 과외·입시 비리 의혹이 대학가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서울대와 숙명여대 등 음대에서 입시 비리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24일 경찰이 경희대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면서다. 교육계 안팎에선 음대 교수의 불법 과외와 실기곡 유출 등 입시비리가 만연해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경희대 음대 A교수의 불법 레슨 및 입시 비리 의혹과 관련해 경희대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A교수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불법 과외를 하고 입시 과정에서 자신이 지도한 학생에게 부적절한 혜택을 제공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이날부터 이틀간 직원 3명을 파견해 경희대에 대한 현장조사를 나설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부 신고센터로 제보된 음대 입시 비리 사안에 대해서는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교육부는 수사에 협조하는 한편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필요한 자체 조사를 진행 중으로 현지 조사를 실시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조사일정이나 내용 등의 구체적인 사항은 비공개이며 추후 수사결과 등에 따라 비리사실이 확인되면 엄정 조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서울대, 숙명여대, 경희대 등 대학에서는 현직 음대 교수가 입시생 대상으로 불법 레슨을 한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학원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학원법) 제3조에 따르면 대학교수를 포함한 교원의 과외 교습은 금지돼 있다. 이와 관련해 시민단체 '반민심 사교육 카르텔 척결 특별조사 시민위원회'(반민특위)는 지난 22일 간담회를 열고 예체능 입시 비리 사교육 카르텔 5대 유형을 공개했다. 당시 발표를 맡은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반민특위 상임위원장)는 예체능 입시 사교육 카르텔 유형을 △음대 교수들의 불법 과외(레슨) △실기곡 유출 △마스터 클래스(전문가 초청해 소수 교습) △학원·교수·협회 유착하는 입시 평가회 △학원의 대학설립 등 총 5가지로 분류했다. 특히 양 교수는 음대 교수와 입시학원이 실기곡을 거래하는 관행도 만연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음대 교수가 학생에게 불법 레슨을 진행하고 해당 학생이 합격할 경우 최소 1억원에서 최대 5억원에 상당하는 대가를 받는다는 설명이다. 양 교수는 음대 입시 비리의 일례로 연세대 교수가 불법 과외를 하고 해당 학생에게 실기곡을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사례를 제시했다. 연세대 음대 피아노과 소속 모 교수는 지난 2021년 입시생에게 불법 과외를 해주고 다음 해 입시 실기곡 1곡을 미리 알려준 혐의로 기소돼 작년 6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양 교수는 예체능 입시 사교육 카르텔 타파를 위해 음대 입시평가회를 상시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음대 교수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저소득 학생을 위한 악기 대여나 공개 마스터 클래스 확대, 공적 레슨 허용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4-01-24 18:05:44음악대학 교수들의 불법 과외·입시 비리 의혹이 대학가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서울대와 숙명여대 등 음대에서 입시 비리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24일 경찰이 경희대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면서다. 교육계 안팎에선 음대 교수의 불법 과외와 실기곡 유출 등 입시비리가 만연해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경희대 음대 A교수의 불법 레슨 및 입시 비리 의혹과 관련해 경희대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A교수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불법 과외를 하고 입시 과정에서 자신이 지도한 학생에게 부적절한 혜택을 제공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이날부터 이틀간 직원 3명을 파견해 경희대에 대한 현장조사를 나설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부 신고센터로 제보된 음대 입시 비리 사안에 대해서는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교육부는 수사에 협조하는 한편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필요한 자체 조사를 진행 중으로 현지 조사를 실시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조사일정이나 내용 등의 구체적인 사항은 비공개이며 추후 수사결과 등에 따라 비리사실이 확인되면 엄정 조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서울대, 숙명여대, 경희대 등 대학에서는 현직 음대 교수가 입시생 대상으로 불법 레슨을 한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학원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학원법) 제3조에 따르면 대학교수를 포함한 교원의 과외 교습은 금지돼 있다. 이와 관련해 시민단체 '반민심 사교육 카르텔 척결 특별조사 시민위원회'(반민특위)는 지난 22일 간담회를 열고 예체능 입시 비리 사교육 카르텔 5대 유형을 공개했다. 당시 발표를 맡은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반민특위 상임위원장)는 예체능 입시 사교육 카르텔 유형을 △음대 교수들의 불법 과외(레슨) △실기곡 유출 △마스터 클래스(전문가 초청해 소수 교습) △학원·교수·협회 유착하는 입시 평가회 △학원의 대학설립 등 총 5가지로 분류했다. 특히 양 교수는 음대 교수와 입시학원이 실기곡을 거래하는 관행도 만연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음대 교수가 학생에게 불법 레슨을 진행하고 해당 학생이 합격할 경우 최소 1억원에서 최대 5억원에 상당하는 대가를 받는다는 설명이다. 양 교수는 음대 입시 비리의 일례로 연세대 교수가 불법 과외를 하고 해당 학생에게 실기곡을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사례를 제시했다. 연세대 음대 피아노과 소속 모 교수는 지난 2021년 입시생에게 불법 과외를 해주고 다음 해 입시 실기곡 1곡을 미리 알려준 혐의로 기소돼 작년 6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양 교수는 예체능 입시 사교육 카르텔 타파를 위해 음대 입시평가회를 상시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음대 교수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저소득 학생을 위한 악기 대여나 공개 마스터 클래스 확대, 공적 레슨 허용 등을 추진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4-01-24 13:22:01화신백화점은 일제강점기 5대 백화점 가운데 유일하게 한국인이 세운 것이다. 1932년 서울 종로에 화신백화점을 개업한 사업가 박흥식(1903~1994)은 총독부 산하 8개 단체의 직함을 맡은 친일 인사였다. 반민특위 제1호 체포자로 법정에 섰다가 무죄로 풀려난 그는 안창호 선생을 돕고 협성실업학교(현 광신방송예술고·서울 관악구 신림동) 재단 이사장을 지내는 등 학교 운영에 몸담은 인물이기도 하다. 정승화 전 육군참모총장, 배우 장미희, 농구선수 문경은 등이 이 학교 출신이라고 한다. 현재 평양에 있는 북한 최대 백화점 평양제1백화점은 원래 화신백화점 평양점으로 박흥식의 소유였다. 6·25전쟁으로 화신 본점은 파괴되고 불에 탔다. 그런데 화신은 박흥식 단독소유가 아니라 한학수라는 사람도 지분을 갖고 있었다. 서울 수복 이후 두 사람은 소유권을 놓고 분쟁을 벌이다 공동운영하기로 합의를 봤다. 한씨는 을사늑약 체결을 끝까지 거부한 참정대신 한규설의 손자이며, 서울여상과 문영여중고 등을 거느린 문영학원을 설립한 교육자이기도 하다. 화신백화점은 전쟁이 끝난 후 1953년 수리를 거쳐 일부 문을 열었다가 1956년 10월 15일 완전히 복구해 재개점했다. 재개점을 기념해 경품을 내건 광고(경향신문 1956년 10월 14일자·사진)를 신문에 냈다. 경품 1등은 밀가루 30포대로 돼있다. '백화점 왕'이란 별명답게 박흥식은 앞서가는 마케팅 기법으로 화신을 장안 최고의 백화점으로 키웠다. 여세를 몰아 1970년대에는 일본 소니와 합작해 '화신쏘니'를 세워 오디오 기기 등을 생산하는 한편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손잡고 냉장고를 만드는 등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그러나 오일쇼크를 이기지 못하고 화신쏘니 등의 계열사들은 1980년 부도를 내기에 이르렀다. 내부시설이 오래되고 낡은 화신백화점도 롯데백화점 등 현대식 백화점이 등장함에 따라 경쟁에 밀렸고, 매출도 점점 줄었다. 결국 1987년 2월 문을 닫은 화신백화점 건물은 한보주택을 거쳐 삼성그룹의 동방생명으로 넘어갔다. 삼성그룹은 설계를 변경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종로타워(밀레니엄타워)를 완공했다. 종로타워는 2016년 이지스자산운용에 팔렸다. tonio66@fnnews.com 손성진 논설실장
2023-07-06 18:36:10【파이낸셜뉴스 남양주=강근주 기자】 “만주와 상해에서 독립운동을 전개하던 이석영(李石榮)이 2월16일 오후 2시 상해 불조계 아이배로(亞爾培路) 서가고교우(徐家庫僑寓)에서 사망하다. 유해는 상해 홍교로(虹橋路) 공동묘지에 안장되다.” 이는 동아일보가 1934년 2월28일 보도한 독립지사 이석영 부고 기사다. 독립운동 하다 중국 망명지에서 쓸쓸히 타계한 사실도 안타깝지만, 80대 노구를 이끌고 상하이 빈민가를 전전하며 콩비지로 연명하다 세상을 떠나 가슴이 더욱 아프다. 삼한갑족 후예로 1만여석 부호이던 이석영은 독립군기지를 개척하고자 모든 재산을 처분하고 1910년 12월 서간도로 망명했다. 이때 이석영 6형제는 행동을 같이했다. 이석영은 서간도에 경학사와 신흥무관학교를 세워 무장독립군을 양성했다. 대한제국 멸망 이후 독립전쟁이란 방책을 실천한 첫 시도다. 그러나 10여년만에 재산이 바닥나고 풍토병까지 돌자 이석영은 동생 이회영을 따라 베이징으로 갔다. 이석영은 베이징에서 끼니조차 잇기 힘든 생활고에 시달렸다. 1930년 이회영이 상하이로 거처를 옮길 때 이석영도 상하이로 가서 빈민가에서 지내다 한 많은 생을 마쳤다. 독립운동을 위해 집안 몰락도 마다하지 않은 이석영의 삶은 정의와 양심, 노블레스 오브리주가 무엇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남양주시가 오는 26일 이석영광장과 Remember(리멤버) 1910을 개관한다. 이로써 독립지사 이석영 희생과 헌신을 기리며 남양주 나아가 대한민국 현재-과거-미래를 조망하는 랜드마크 조성작업이 7부 능선을 넘어섰다. 남양주시는 이석영뉴미디어도서관을 올해 1월14일 개관했고, 현재 이석영청년창업센터를 조성하고 있다. 뉴미디어도서관이 미래를 준비하고 청년창업센터가 현실 돌파구를 모색하고 이석영광장과 Remember 1910은 올바르고 명징한 역사의식을 길러주는 터전이다. 이석영광장은 나라를 잃은 광무황제(고종)가 영면한 남양주 홍유릉 앞에 건립됐다. 무장독립운동 산실이자 광복군 초석이 된 신흥무관학교 설립을 위해 남양주시 화도읍 가곡리 토지 등 전 재산을 희사한 ‘이석영 선생 6형제 애국심’과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추모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됐다. 이울러 봉오동전투-청산리대첩 등 무장항일독립투쟁 주역인 신흥무관학교 출신 등 독립투사의 피와 땀과 얼을 이어받아 일제 식민지 아픈 역사를 극복하고 동북아 평화공존을 다짐하는 역사문화공간이기도 하다. 특히 ‘Remember 1910’은 국권을 일본에 빼앗긴 경술국치가 일어나고, 이석영 6형제가가 국권 회복을 다짐하며 중국으로 망명을 떠난 1910년을 의미한다. 이석영광장은 98.2미터에 이르는 독립지사 분수길을 옆에 끼고 있다. 이석영 6형제가 건넌 압록강 길이를 1000분의 1로 축소한 거리다. 이 길을 걷다 보면 현재 대한민국이 어떤 고난과 역경 속에 태어났는지를 절로 반추하게 된다. 조광한 남양주시장은 이를 “해방전후사 인식을 모든 국민이 한 번쯤 읽었으면 싶다”는 말로 표현했다. 이석영광장 아래 조성된 Remember 1910은 △독립지사 계단 △역사법정 △친일파 수감감옥 △미디어홀 그리고 영석라운지, 컨퍼런스 룸, 베이커리 카페 등으로 구성됐다. 독립지사 계단은 남양주 출신 독립운동가 102명의 이름과 생몰연대가 박힌 적색 벽돌이 계단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역사법정은 청소년이 직접 검사-변호사가 되어 을사오적 등 친일파 죄상을 이해하고 대한독립 의미와 올바른 역사의식을 가다듬는 공간이다. 판사석에는 이석영-이회영-이시영 형제 조각상이 서있다. 친일파 수감감옥은 일제 강점기 독립투사가 수감됐던 서대문형무소와 중국 뤼순(여순) 감옥을 재현했다. 역사법정에서 심판 받은 이완용 등 친일파를 수감하며 해방공간에서 반민특위 활동과 해체 배경을 되돌아본다. 미디어홀은 관람객이 신흥무관학교 등 독립운동 관련 영상을 보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고, 청소년 및 일반 시민이 항일독립운동 자료를 검색하고, 주민자치단체 등이 회의 및 모임장소로 활용할 수 있는 시민친화공간으로 컨퍼런스 룸이 운영된다. 영석라운지 & 베이커리 카페는 관람객 누구나 편안하게 음악을 들으며 소통-화합을 나누는 열린 다용도 공간이다. 한편 대한독립을 위해 전 재산(2020년 기준 2조원 이상)을 희사한 이석영 선생 6형제와 대판민국을 빛낸 대표적인 위인 6명이 서로 손을 맞잡고 글로벌 시대를 선도해 가는 한민족 기상을 표현한 상징 조형물 ‘빛을 잇는 손’은 이석영광장과 Remember 1910 상징성을 그대로 내포하고 있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2021-03-23 04:17:33[파이낸셜뉴스] 시대의 죄인이 있다. 역사의 준엄한 명령을 거역하고 시대정신에 역행하는 짓거리를 일삼은 자들이다. 이들로 인해 마땅히 누렸어야 마땅한 많은 가치가 꺾이고 부러져 제 꽃을 피우지 못했다. 억울하게 목숨을 잃고, 매를 맞고, 숨어서 눈물짓던, 수많은 아까운 생명들을 보라. 오늘 우리가 마주하는 부조리도 상당부분은 이런 죄인들이 저지른 과오로부터 비롯됐다. 일제강점기와 반민주정권의 지도자와 부역자들은 단죄돼 마땅하다. 단순히 민중들의 화를 푸는 데 그치지 않고, 새 시대의 가치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라도 죄를 묻고 처단해야만 한다.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가 와해되고, 과거사진상조사위원회가 볼품없는 성과만 남긴 채 문을 닫는 모습, 촛불혁명에도 불구하고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고전하는 모습은 이 시대와 나라의 맨 얼굴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하다하다 사면론까지 고개를 쳐드는 오늘이다. 친일과 군부독재의 죄인을 제대로 단죄하지 못한 죄과로 또 다른 괴물들이 탄생했다. 그 죄가 남아 다시 또 이들을 사면하자는 논의가 정계 중심에서 불기 시작한다. 나라의 기틀이 바로 섰다면 어디 가당키나 한 일인가. 한국과 닮은 칠레 역사, 그들의 단죄 군자의 복수는 10년이 걸려도 늦지 않다고 한다. 다만 반드시 복수가 이뤄져야 군자의 삶이다. 여기 라틴문학계의 군자가 있다. 시대의 죄인들을 소설의 중심에 일으켜 세워 그 심장에 칼을 꽂고 가죽을 벗겨 아주 박제를 해 놓는다. 가브리엘 마르케스 이후 남미문학의 정점에 섰다고 평가받는 칠레의 문호 로베르토 볼라뇨다. 칠레는 여러모로 한국과 닮아 있다. 스페인으로부터 식민지배를 겪었고, 독립 후 남아메리카에서 지배력을 행사하려는 미국에게도 적잖은 간섭을 받았다. 민주투표로 창출된 아옌데 정권을 피노체트 군부가 전복하고 16년에 걸친 독재를 했다. 이 기간 정보기관에 끌려가 고문을 받고 목숨을 잃은 이들이 부지기수다. 혁명으로 마침내 민주정권이 들어섰지만 피노체트 정권에 대한 향수는 여전하다. 주변국에 비해 경제적 성과가 있었고 진보와 보수를 첨예하게 갈라놓은 정치공작도 효과를 봤기 때문이다. 이후 들어선 칠레 민주정부는 낮은 지지율과 정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19년과 2020년엔 칠레 전역에서 뜨거운 시위가 있었다. 지하철 요금 단 50원(약 30페소) 인상을 기화로 폭발한 칠레인들의 민중시위는 지난해 피노체트 헌법을 뜯어내기에 이르렀다. 무려 40여년 만에 거둔 성취다. 칠레인들은 죄인의 인장을 뜯어낸 자리에 자유와 인권을 새로 쓰겠다 말한다. 1818년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 뒤 무려 200여 년 동안이나 지연돼 온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이다. 식민지배와 독재정권의 폭압 가운데서도 칠레인이 이 같은 성취를 이룬 데는 로베르토 볼라뇨와 같은 작가의 기여도 있을 것이다. 암담했던 라틴 아메리카의 현실을 성찰하고, 그저 순응하기만 하는 모든 것에 신랄한 지적을 서슴지 않는 삶을 살았다. 때로는 파블로 네루다, 호소 도노소, 이사벨 아옌데, 가브리엘 마르케스 같은 존경받는 거인들도 그의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시대의 죄인을 불러다 소설 위에 세우다 <칠레의 밤>은 볼라뇨가 2000년 탈고한 소설이다. 암담했던 시기, 종교와 문단의 장막 뒤에 숨어 부조리에 부역한 이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단죄한다. 주인공은 이바카체는 카톨릭 사제이자 작가이고 평론가다. 자신의 인간적 결함을 카톨릭 신부복 뒤에 감추고 '오푸스데이'란 단체에 속해 반동주의자들을 옹호하길 주저하지 않는다. 아옌데가 대통령에 당선되던 시기, 집 안에 틀어박혀 그리스 고전에 빠져 살고 피노체트 정권이 들어서자 피노체트를 포함한 군사평의회 최고위원들에게 마르크스주의를 강연한다. 이른바 '적을 알고 더 잘 공격하기 위한' 교육이다. 이바카체는 소설의 다른 많은 이들처럼 실존인물을 모티프로 삼았다고 한다. 호세 미겔 이바녜스 랑글루아라는 인물로, 필명은 이그나시오 발렌테다. 실제 오푸스데이 신부이자 문학평론가로, 피노체트 시절 문단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피노체트에게 마르크스 강의를 했다는 건 정설이고 발렌테가 그 강의를 했다는 이야기도 신빙성이 있다고 한다. 소설은 임종을 앞두고 침상에 누운 이바카체의 회상이다. 소설의 마지막은 이바카체가 자주 찾았던 문학도 마리아 카날레스의 저택에 대한 기억으로 채워진다. 마리아 역시 이바카체 못잖은 사연이 있다. 그녀는 부유한 미국인 남편과 결혼해 대저택에서 유유자적 살았다. 수시로 예술가를 초청해 파티를 벌였다. 그러다 한 장면, 파티장에서 한 손님이 화장실을 찾다 길을 잃는다. 그가 마주한 건 저택 지하실 어느 방의 참혹한 풍경이었던가. 우리도 단죄하고 결딴내지 못한 게 남았는데 카날레스의 남편 지미 톰슨은 후에 CIA 비밀요원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그는 매일 칠레 정치범을 잡아다 지하실에 가두고 고문을 자행했다. 카날레스는 남편이 세실리아 산체스 포블레테라는 사람을 죽였고, 남편의 부하가 스페인 유네스코 직원을 죽였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그녀는 대부분 정확한 사실은 알지 못했다. 그저 가끔 전기가 나갔다가 돌아오면 아래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구나 하고 짐작하는 정도였다. 이 역시 사실을 기반으로 한다. 마이클 타운리라는 CIA 요원이 마리아나 카예하스와 결혼해 살았다. 이 집에선 자주 예술가들이 참석하는 파티가 열렸고, 같은 시기 지하실에선 UN산하 라틴아메리카 경제위원회 직원 카르멜로 소리아가 고문을 받다 숨졌다. 볼라뇨의 상상력이 특히 인상적인 건 카날레스를 문학도로 꾸미고, 그녀가 뻔뻔하게도 정말 어떤 문학을 추구하는 양 묘사하는 대목이다. 이바카체 역시 제 성공이 피노체트 정권에 대한 부역이 아닌 진실로 어떤 이성적인 위대함을 성취한 결과라고 믿는다. 이들이 맞이하는 비참한 결말은 그 시절 실제 존재했던 칠레 문학과 예술에 대한 적나라한 평가이고 단죄다. <칠레의 밤>은 피노체트와 톰슨이 아닌 이바카체와 카날레스를 중심에 세웠다는 점에서 특히 눈여겨 볼만하다. 피노체트와 톰슨의 비극적 결말에도 수많은 이바카체와 카날레스가 죄책 없이 살아 있음을 일깨우고 그에 마땅한 처분을 내리려는 것이다. 군부독재정권이 만든 헌법을 뜯어고치기로 결의한 칠레인들과 반민특위 와해 이후 제정된 국가보안법이 여전히 살아 있는 한국의 오늘을 번갈아 바라본다. 볼라뇨가 오늘 한국에 살았다면 어떤 글을 써내려갔을까. <칠레의 밤>으로부터 이승만과 박정희와 전두환, 다시 이명박과 박근혜를 넘어 아직 단죄하고 결딴내지 못한 것들이 아주 많이 남아 있음을 깨닫는 오늘이다. ■파이낸셜뉴스는 일상생활에서 겪은 불합리한 관행이나 잘못된 문화·제도에 대한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김성호 기자 e메일로 받고 있습니다. 제보된 내용에 대해서는 실태와 문제점, 해법 등 충실한 취재를 거쳐 보도하겠습니다. 많은 제보와 격려를 바랍니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2021-02-11 12:52:21[파이낸셜뉴스] 조정래 작가가 자신의 발언에 대한 일부 언론의 보도와 이를 두고 '광기', '극우'라며 비판만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에 대해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지난 14일 조정래 작가는 KBS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제가 한 말은 '토착왜구라 불리는 사람들'이라는 주어부를 분명히 설정해 그 범위를 명확히 한정했다"고 운을 뗐다. 일부 언론들이 "일본 유학을 다녀오면 친일파가 된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 "주어부를 완전히 없애버리고 술어부 뒷부분만 쓰면서 '일본 유학갔다오면 다 친일파'라고 말한 것처럼 썼다"고 억울함을 드러냈다. 이어 조 작가는 “신문의 의도적 왜곡 때문에 상처받거나 언잖았던 일본 유학다녀온 분들게, 신문들을 대신해서 사과한다"며 "(토착왜구의 친일 활동)그말은 맞는데. 모든 일본 유학다녀온 사람에게 덤터기 씌웠다”고 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자신의 발언에 대해 진 전 교수가 “이 정도면 광기라고 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 따님도 일본 고쿠시칸 대학에서 유학한 것으로 안다"면서 "일본유학 하면 친일파라니 곧 조정래 선생이 설치하라는 반민특위에 회부돼 민족반역자로 처단당하겠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조 작가는 진 전 교수에 대해 "사실확인도 없이 경박하게 두가지의 무례와 불경을 저질렀다"며 "광기라고 하는데, 작가 선배한테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대통령 딸까지 끌어다가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분노를 표했다. 조 작가는 또 "저는 그래서 이 자리에서 진중권 씨에게 공식적으로, 정식으로 사과하기를 요구한다"며 "만약 사과 안하면 명예훼손시킨 법적 책임을 분명히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csy153@fnnews.com 최서영 인턴기자
2020-10-15 09:18:39